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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지각

공간이라는 개념은 타고나는가, 학습되는가?



출처: Neuroskeptic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우리 뇌는 어떻게 공간을 학습할까? Science에 실린 두 논문은(논문1, 논문2) 아기 쥐의 경우 위치와 방향에 대한 신경적 표상이 매우 이른 시기에 출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어미 쥐의 품을 벗어나기도 전에 말이다.

Langston et al, Wills et al, 이렇게 두 팀은 태어난지 16일이 지난 쥐의 해마와 entorhinal cortex(공간 지각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성인쥐와 마찬가지로 방향, 위치를 담당하는 셀을 발견했다. 며칠이 지나자 grid cell이 출현했다.

쥐 는 인간에 비해 성장이 덜 된 상태에서 태어난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인간의 아기는 오감을 완전히 지각할 수 있는 체로 태어나며 사물을 바로 볼 수 있다. 반면 갓 태어난 쥐는 눈이 덮힌 체로 14일을 기다려야 한다. 이 결과는 해마 시스템이 공간적 표상을 저장하기 위해 태어날때부터 준비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공간을 부호화하는 능력은 이미 진화상태에서 완성된 듯 보이며 출생 후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는 이 선천적 '감'을 지지하는 데이터가 된다.

이건 아기 쥐에게 매우 기쁜 소식임에 틀림없다. 만약 공간 표상에 관한 선천적 능력이 없다면 아기쥐는 태어나자마자 바쁘게 주위 환경을 학습해야 할 뿐 아니라, 공간의 '개념'에 대해서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쥐가 그렇게 똑똑한 생물일지는 의문이 든다. 동일한 논리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아기 뇌에 전극을 심어서 직접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아마 부모들이 결사반대할 것이다), 우리는 해마와 관련된 부위를 다친 성인이 공간 처리와 기억력에 문제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는 비단 공간만의 문제는 아니다. 노암 촘스키는 자신의 이론에서 인간이 특수화된 언어 학습 메카니즘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데이터는 칸트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칸트는 우리 지식이 공간이나 시간같은 선천적 mental '카테고리'에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카테고리는 경험에 의해서 학습되는 것이 아니며 인간은 이 개념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이해한다고 칸트는 말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칸트와 쥐가 닮은 것 같다.


참 신기하게도 동일한 내용의 논문이 같은 시기 같은 논문에 게재되었다. 결과도 같고, 방법도 같다는 점이 참 신기하다.




Langston, R., Ainge, J., Couey, J., Canto, C., Bjerknes, T., Witter, M., Moser, E., & Moser, M. (2010). Development of the Spatial Representation System in the Rat Science, 328 (5985), 1576-1580 DOI: 10.1126/science.1188210

Wills, T., Cacucci, F., Burgess, N., & O'Keefe, J. (2010). Development of the Hippocampal Cognitive Map in Preweanling Rats Science, 328 (5985), 1573-1576 DOI: 10.1126/science.1188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