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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지각

사수는 과녁을 크게 지각하여 적중한다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과녁이 클수록 명중률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정반대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즉, 맞추기 쉬워 보이는 과녁이 더 커 보이기도 한다. 이 현상은 James Gibson의 어포던스 이론과 일치한다. 어포던스 이론은 인간이 몸을 통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이 지각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경상대학교의 이양 교수와 동료들은 경험이 있는 양궁 선수 9명을 대상으로 50미터 떨어진 각기 다른 크기의 과녁을 맞추어보라고 지시했다.[각주:1] 이 때, 연구자는 선수들이 시위를 놓는 순간 고개를 돌려서 화살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게 했다. 또, 과녁이 명중했는지 여부도 알려주지 않았다.


활을 쏜 다음, 선수들은 18개의 모형 과녁 중 자신이 봤던 과녁과 크기가 일치하는 것을 골랐다. 모형 과녁의 크기는 지름이 10~27mm로, 50m에서 떨어져 본 실제 과녁과 유사한 크기다. 


선수들은 자신이 쏜 화살이 명중했는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명중률은 과녁의 크기 판단과 상관이 있었다. 즉, 명중률이 과녁의 실제 크기보다도 크기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 명중률이 높을수록 과녁이 크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양국 선수가 자신의 신체 피드백을 통해 화살의 명중 여부를 가늠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신체 감각을 통해 과녁을 맞출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과녁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화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20명의 초보자를 대상으로 두 번째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실제로 활을 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활시위를 당긴 다음 멈추고 과녁의 크기를 판단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몇몇 활의 경우 stabilising tripod를 이용해서 시위를 당겼다는 사실이다. stabiliser는 참가자에게 명중률이 높아질 거라는 느낌을 준다. 따라서 참가자의 크기 판단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실험 결과는 예상과 일치했다. stabiliser를 통해 시위를 당긴 활을 본 참가자는 과녁이 훨씬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역자 주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는 사회과학 논문 인용색인(SSCI)급 저널이다. 그만큼 권위를 자랑하는 저널이다. 그런 저널에 한국 연구진의 논문이 게재된 사실이 놀라워서 간략하게 소개해 봤다. 



  1. Lee Y, Lee S, Carello C, & Turvey MT (2012). An Archer's Perceived Form Scales the "Hitableness" of Archery Target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PMID: 22731994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