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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심리학

종교적 근본주의자와 우익 권위주의의 차이점




출처: Epiphenom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착한 사마리아인의 우화는 종교에 관심있는 심리학자의 눈길을 끈다. 이 우화는 아무리 이방인일지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이 가치있다고 주장한다. 기독교인들에게 이 미덕은 그들 종교의 핵심이기 때문에, 우리는 종교적인 사람일수록 낯선 사람을 잘 도울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사실, 연구 결과는 이런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종교적인 사람일수록 자신의 친구나 집단은 잘 돕지만, 이방인은 잘 돕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연구결과에는 문제가 있다. 종교는 매우 다양하며, 특히 '근본주의'로 알려진 종교는 '우익 권위주의'라는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마 이것이 현상을 왜곡하는 것 같다. 만약 우리가 일반적인 종교를 근본주의에서 분리해 낼 수만 있다면, 종교의 친사회적 효과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종교 심리학자인 catholique de Louvain 대학의 Vincent Saroglou가 이 문제를 떠맡았다. 동료인 Joanna Blogowsk와 함께 그는 폴란드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종교적 신념을 조사했다(종교가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자주 기도를 하는지 등). 또 그들의 근본주의적 믿음도 측정했다(성경이 문자 그대로 진리인지 등). 연구자들은 또 학생들에게 '우익 권위주의(Right Wign Authoritarian)' 정도를 물어봤다("사회를 망치는 급진적 사고를 막기 위해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학생들의 신념을 물어보기 전에, 연구자들은 시나리오 하나를 보여주었다.

참가자들은 시험준비를 하는 동시에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여학생의 사례를 읽게 된다. 버스에서 잠이 든 사이, 그녀는 책과 노트가 들어있는 가방을 도둑맞는다. 결국 그녀는 시험과목 중 하나를 제대로 준비할 수 없었고, 교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점을 받지 못했다.

이 때 참가자 중 절반은 여학생이 페미니스트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럼, 당신은 이 학생이 안됐다고 생각하는가? 그녀를 도울 생각이 있는가? 이 일은 그녀에게 어떤 교훈을 줄까? 연구자들은 이렇게 12개의 질문을 던지고, 이 응답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이 얼마나 친사회적인지 측정했다.

종교적인 사람일수록 여학생을 돕겠다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여학생이 페미니스트가 아닐 경우만 해당했다. 여학생이 페미니스트로 묘사된 경우, 종교적인 사람은 비종교적인과 도울 의사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친사회적이었지만, 제한된 경우에서만 친사회적이었다.

종교적 근본주의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실, 근본주의자들의 제한된 친절함은 그들의 종교성으로 설명될 수 있었고, 근본주의와는 상관이 없었다.

반면 우익 권위주의의 경우 도움 행동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여성의 페미니스트 여부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근본주의자들은 일반적인 종교인들보다 페미니스트가 불행하다고 생각했다(페미니스트들은 좌절, 공포, 분노를 자주 경험하고 희망, 용기, 친절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우익 권위주의자들 역시 페미니스트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Blogowska와 Saroglou는 이를 통해 결론을 내렸다

이 결과는 종교적 근본주의를 가진 사람들이 찬사회적이지만, 자신의 가치를 위협하는 사람에게는 그렇지는 않다는 이전 연구 결과와 연결할 수 있다(동성애자, Batson et al. 1999. 불경한 사람들 Mak & Tsang 2008. 외국인 Pichon & Saroglou 2009).

하지만, 종교적 근본주의는 일반적인 종교인과 달리 페미니스트에게 부정적인 귀인을 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이는 우익 권위주의들의 결과와 비슷하다. 이 결과는 종교적 근본주의가 권위주의와 마찬가지로 외집단의 구성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두 번째 실험에서, 종교적인 사람은 비종교적인 사람보다 친구를 도우려는 경향이 강했지만, 낯선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근본주의도 이와 비슷했지만, 이 결과는 그들의 종교성이라는 요인만으로도 설명할 수 있었다.

우익 권위주의들은 친구를 도우려는 경향에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예상했듯이, 자유주의 사람들보다 낯선 사람을 도우려는 경향이 떨어졌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이 결과는 종교적 근본주의가 단지 우익 권위주의에 종교적 색채만 입힌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근본주의는 우익 권위주의와 달리 자신과 같은 집단인 사람들에게는 친절하다.

연구자들은 또 하나의 흥미로운 보석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우주적인 사랑(그 사람이 누구이든 간에 돕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을 실천하는지 물어보았다. 종교적인 사람들과 종교적 근본주의자 모두 그렇게 했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