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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지각

체화된 인지 - Paul Thagard

출처: Psychology today
        posted by Paul Thagard,
(Professor of Philosophy at the University of Waterloo and author of The Brain and the Meaning of Life)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체화는 최근들어 심리학과 철학에서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사고는 지각이나 정서와 같은 생리적 과정에 영향을 받는다. 체화는 사고를 심적 표상으로 설명하는 인지 이론을 확장시켜주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이론은 아니다.


1960 년대부터 인지 심리학은 사고를 '심적 표상을 수학적 과정을 통해 처리하는 것'으로 설명해왔다. 이런 표상은 단어, 개념, 문장과 같은 언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이미지와 신경 네트워크를 포함한다. 지난 수십년동안 많은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은 이런 접근방식이 인지과정에서 인간의 신체가 미치는 역할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개념은 컴퓨터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 수학적 구조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신체의 감각 시스템에 의존하는 지각 정보와 결합된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Lawrence Barsalou같은 심리학자들은 개념이 지각적 상징 시스템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라는 개념은 일반적인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언어적 기술들 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생김새, 소리, 냄새, 감정 등의 감각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정서에 관한 연구는 이런 체화적 관점과 일관된 결과를 보여준다. 사고는 정서와 분리할 수 없으며, 정서는 심박수, 호흡, 피부 반응, 호르몬 수치 등 생리적 변화를 야기한다. 정서는 효율적 인지과정을 방해하기 보다 행동의 가치나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서는 인간이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상황의 적절성을 추상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뇌로 하여금 신체적 변화를 일으키게 한다.


그 러나 이런 체화가 수학적-표상적 접근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과장되면 안된다. 바퀴벌레도 체화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다지 똑똑하지 않다. 우리는 언어와 사고가 체화된 행동으로부터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체화의 약한(moderate) 입장과 사고는 곧 체화된 행위이며 표상이나 계산적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강한 입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극단적 입장은 하이데거적 철학자(Heideggerian philosophers)들이 지지하고 있으며, 일부 심리학자들도 뇌가 수학적이기 보다는 역동적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분명 뇌는 역동적 시스템임에 틀림없지만, 동일한 경우인 은하계나 생태계의 경우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인간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추론하고, 언어를 사용하는지는 표상을 다루는 정교한 계산적 과정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결국 신체의 지각과 정서와 관련하여 축적된 결과들은 극단적 입장이 아닌 약한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다른 글에 서, 나는 인지적 평가와 신체적 지각을 결합하는 정서적 관점을 지지했었다. 영어에는 감정을 표현하는 수백개의 단어가 있으며, 정서는 생리적 현상과 구분지을 수 없다. 인지적 평가는 공포나 분노같은 기본적 정서를 구분하기 위해서 필요하며, 특히 자존감, 거만, 당황, 부끄러움, 죄책감 등 사회적 정서를 구분지을 때 더욱 그러하다. 결국 체화는 인간의 사고의 중요한 단면이지만,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