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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창의

IQ는 타고 나는 것일까, 바뀔 수 있는 것일까?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역자 서문

지능이 환경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리처드 니스벳의 '인텔리전스'라는 책을 추천한다.


인텔리전스

작가
리처드 니스벳
출판
김영사
발매
2010.02.16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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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월 스트리트 저널에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n-back test와 유동지능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을 다루고 있다. 이 논문은 곧 PNAS에 게재될 예정이다.

자신을 똑똑하게 만들 수 있을까? 최근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IQ 검사로 측정되는 지능이 전적으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증거를 축적해왔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지능의 유전율이 50%에서 80% 정도 된다고 결론내린다. 다소 불편한 진실이지만 모든 뇌가 평등하게 태어난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논문이 큰 파장을 불러오는 것이다. 미시간 대학의 연구진은 단순한 정신 훈련을 통해 인간 지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디 트로이트 지역의 수십개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n-back game을 매일 15분씩 시킨 결과 지능 검사 점수가 향상된 것이다.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지능 향상의 효과가 3개월 간 지속되었으며, 학생이 연습을 그만 둔 뒤에도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지능을 유동지능과 결정지능으로 구분한다. 유동 지능은 새로운 문제나 익숙하지 않은 패턴을 해결할 때 사용된다. 반면 결정지능은 특정 영역의 지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숫자를 셈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결정지능은 향상되지만 유동지능은 여전히 그대로다. 과학자들은 유동지능은 쉽게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훈련을 하고 난 다음 IQ 점수가 5점이나 향상된 것이다. 전체 모집단의 68.2%가 30점 분포 사이에 놓이는 것을 감안할 때, 이 향상은 대단한 것이다. 이들은 까먹을지도 모르는 지식을 학습한 게 아니다. 더 나은 생각을 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이 향상은 n-back game라는 두뇌 훈련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게임은 원래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지만, 게임 형식으로 바꿔서 시행되었다. 이 게임은 시각적 단서를 제시하면서 시작된다.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은 이 단서를 통해 만화의 주인공이 어떤 위치에 나타날지 예상할 수 있다. 그 다음 라운드의 경우, 이 단서의 위치가 바뀐다. 즉, 만화 주인공이 새로운 위치에 나타난다. 아이들의 임무는 만화 주인공이 처음 위치로 돌아오는 순간 스페이스를 누르는 것이다. 다른 위치에 나타났을 때는 그냥 무시하면 된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난이도는 점점 높아져서 캐릭터가 이동하는 횟수가 점점 들어나기 때문에 아이들은 관련없는 위치를 무시하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지루한 게임이 어떻게 지능을 향상시킬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이들의 주의력이 변한다는 것이다. n-back 게임을 반복적으로 하는 동안 아이들은 적절한 정보만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그 결과 기억하지 않아도 될 주인공의 위치, 즉 부적절한 정보를 무시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논문 저자인 John은 "겨에서 밀을 골라내는 능력이 발달하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본 연구는 두 가지 중요한 주의 사항이 있다. 첫 번째는 모든 아이들이 훈련 후에 이런 극적인 향상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동 지능 향상에 실패한 아이들은 게임이 너무 어렵거나 지루하다고 느꼈으며 게임이 집중하지 않았다.

두 번째 문제점은 지능 향상의 적절성이다. 뉴욕 대학의 Scott Barry Kaufman은 이 연구가 "굉장히 큰 함의"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도, 추상적인 지능 외에 다른 능력이 향상되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지능에 대한 오랜 믿음을 바꿀 지도 모른다. 우리 IQ는 유전자에 의해 제한될지 모른다. 하지만 연습만 몇번 하면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는 것 같다. Jonides 교수는 "지능은 신장과 비슷합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키는 대부분 부모의 키를 닮습니다. 하지만 영양 상태가 충분하다면 키가 커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n-back 테스트는 일종의 정신적 영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전되는 지능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우리는 뇌가 어떤 것에 주의를 두는지 통제할 수 있다. 조금만 연습하면 가능한 일이다.

몇 가지를 추가하고자 한다: 만약 이 연구에 관심이 있지만 PNAS에 게재되기까지 참지 못하겠다면 이전 연구들을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논문 1, 논문 2, 논문 3)

현재 n-back 테스트는 모바일 앱으로도 출시되어 있다. 여기서는 링크하지 않기로 한다. 나는 이 게임을 하지 않는다. 연구자들도 이 게임이 효과있다고 보증하지는 않는다.


또 나는 Scott Barry Kaufman이 제기한 의문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IQ 테스트가 수십 년 동안 널리 사용되었지만, 우리는 이 테스트가 무엇을 측정하는 것인지 여전히 모른다. IQ가 한 개인의 성공과 얼마나 관련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 (어떤 연구자 한 사람은 나한테 "IQ 테스트는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나는 유동지능의 향상이 실험실 밖에서 얼마나 큰 효과를 지닐지 궁금하다. 유동지능이 향상되면 학생들이 수학 숙제를 하는 데 도움이 될까? 그것이 직원의 생산성을 높일까? 서로 다른 영역에서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이 질문 중 어느 하나 제대로된 답이 없다.


마지막으로, n-back 테스트와 관련있는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 바로 주의 통제능력이다. - 이 능력 때문에 우리 작업 기억에 적절한 정보만이 들어있는 것이다 - 또 하나는 자기 통제다. 우리는 그 동안 자기 통제가 유혹을 참아내는 능력이라고 여겨왔지만, 이제는 "주의를 할당하는 능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만약 냉장고에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당신은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당신은 무언가 다른 것으로 주의를 돌려야 한다. (우리의 자유 의지는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유혹을 이기려면 다른 대상으로 주의를 돌리는 방법 밖에 없다.) 나는 n-back 테스트가 자기 통제 능력을 향상시킬지 궁금하다. 이 테스트가 부족한 주의 자원을 적절한 곳에 할당하는 능력을 향상시킬까? Angela Duckworth가 보여줬듯이, 학문적 성취에서 중요한 것은 IQ보다도 자기 통제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