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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기억/학습

강의 중 유인물을 나눠주는 게 효과적일까?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이 효과적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유인물을 나눠주면 학생들은 필기를 적게 한다. 따라서 선생님의 수업을 그냥 듣기만 한다. 유인물이 없는 경우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을 받아적기 위해 필기를 하게 되며, 따라서 수업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잡생각을 안 하게 될 것이다.


Elizabeth Marsh와 Holli Sink는 대학생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이 문제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의 평가는 분명했다. 74%의 학생이 수업시간에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에 찬성했다. 노트 필기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였다. 강의자의 의견은 견해가 나뉘었다. 응답자 중 50%는 자신의 강의시간에 유인물을 나눠준다고 응답했지만, 21%는 유인물을 한번도 나눠준 적이 없으며 29%는 강의가 끝난 다음에 나눠준다고 응답했다. 유인물 나눠주기를 꺼리는 이유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가설이 참인지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12분짜리 동영상 강의를 보여줬다. 이 동영상은 12분짜리 과학 강좌이며 강의에 파워포인트를 사용했다. 어떤 경우는 강의 중간에 유인물을 나눠줬다. 어떤 경우는 강의가 끝난 다음 유인물을 나눠줬다. 학생들의 절반은 강의가 끝난 후 12분 후에 학습한 내용에 관한 테스트를 받았다. 나머지 학생들은 1주일 뒤에 테스트를 받았다. 두 집단 모두 검사하기 몇분 전에 자신의 필기와 유인물을 보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몇몇 학생의 경우 유인물을 이 때서야 받았다). 그 결과 수업 중간에 유인물을 받았던 학생과 검사 몇 분 전 유인물을 받았던 학생 간 점수 차이는 없었다. 수업 중간에 유인물을 받은 학생이 필기는 적게 했지만, 그렇다고 뒤이은 검사에서 나쁜 점수를 받지는 않았다.


추가 연구는 첫번째 실험과 유사하지만 검사를 12분 뒤에 하는 것으로 통일했다. 이번에도 검사 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며, 참가자 중 절반은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하고 나머지 절반은 2분만 주었다. 강의 중 유인물을 받은 학생들은 필기를 훨씬 적게 했지만, 강의 후에 유인물을 받은 집단보다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결과는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강의가 끝날 때까지 유인물을 나눠주지 않으면 학생들이 필기를 열심히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 경우 기억의 지속을 돕는 '깊은 부호화(deep encoding)'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유인물 없는 학생들의 노트필기가 오히려 이런 과정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논문 결과는 이 문제에 관한 완전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라고 연구자는 결론지었다. '어쨌거나 강의 도중 유인물을 나눠주는 행위는 시험 점수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두 집단간 점수 차이가 없었다는 의미는, 유인물을 받은 학생들이 노트필기를 하지 않고도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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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h, E., & Sink, H. (2009). Access to handouts of presentation slides during lecture: Consequences for learning.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24 (5), 691-706 DOI: 10.1002/acp.1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