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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

네이트온과 네이버까페 중 온라인 팀플하기 좋은 곳은?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요즘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팀플을 요구하는 과제를 자주 내준다. 그러나 학생들끼리 스케쥴이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니, 네이트온에서 과제를 토의하거나 까페를 만들어서 글을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은 없는가? 네이트온과 까페 등 의사소통 수단에 따라서 우리의 대화 양상도 달라질까?




실험


Serçe, F. C., et al(2010)은 비동시적인 온라인 대화방식(이메일이나 까페 등)과 동시적인 대화방식(네이트온 등) 에서 학생들이 과제를 토의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조사했다. 연구자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에게 다른 나라 학생들과 협력해서 코딩을 완성하는 과제를 부여했다(Global software development).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학생들은 파나마, 미국, 터키 학생들이며, 온라인을 통해 의사소통하며 과제를 완성하게 된다.


학생들은 각각 세 집단으로 나누어졌다. 첫번째 집단은 그룹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각 나라 학생들이 시스템의 특정 부분을 코딩한 후 나중에 합쳐서 완성물을 만드는 것이 임무였다. 두번째 집단은 자동차 대여 관리 DB를 만드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이 과제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번째 집단은 서점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이 집단은 책 관리 시스템을 '스페인어'로 만드는 임무를 맡았다.

세 개의 프로젝트에는 대략 10그룹 정도가 배정되었으며 한 그룹은 3~5명의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룹별 학생 구성은 각 나라의 학생이 고루 들어갈 수 있도록 정해졌다.


*그림 1) 각 나라 학생들이 맡은 역할



(AU: Atılım University(Turkey) UNT: University of North Texas (US) PTU: anama Technology University (Panama))


학생들이 지역적으로 흩어져있기 때문에 과제를 수행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OLAT라는 비동시적 대화 프로그램을 소개해줬다. 이 프로그램은 이메일, 파일 공유 등 비동시적인 대화기능과 함께 실시간 채팅같은 동시적 대화도 가능하다. 다만 두번째 집단의 경우 동시적 대화방식은 사용할 수 없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이 비동시적/동시적 대화수단을 통해 어떤 말들을 하는지 자료를 수집했다. 그 다음 모든 그룹의 대화를 특정 범주로 나눈 다음(e,g. 사회적 상호작용, 피드백 주기 ..), 각 범주별 빈도수를 군집분석했다.




결과


실험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 전체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2. 실시간 대화의 경우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된 대화를 많이 하는 반면, 비동시적 대화의 경우 과제와 관련된 대화(e.g 계획하기)를 많이 했다.



(군집분석 결과 채팅과 관련된 행동은 거의 대부분은 cluster 1로 묶였다. 비동시적 대화양상은 cluster 3으로 묶였다. Cluster2는 두 가지 양상이 다소 섞여 있었다. 그림에서 알 수 있지만, Cluster1의 경우 Social interaction의 비율이 매우 높다(하늘색). 이는 채팅과 관련된 대화가 주로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말해준다. 반면 Cluster 3의 경우 Planning이나 Contributing의 비율이 높다).


3. 프로젝트 3의 경우 비동시적/동시적 대화가 모두 발견되었고, 대화 범주의 양상도 다양했다. 이는 과제의 특성(스페인어로 만들어야 하다보니, 학생들끼리 언어를 번역해주기 위해 대화를 많이 하게 될 것이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론


저 자들은 결론에서 Social constructivism을 언급한다. 즉, 사람은 혼자서 공부할 때 보다 여럿이 모여서 대화할 때 학습 메카니즘이 촉발된다는 것이다. 공동작업은 단지 사람이나 지식의 숫자의 증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교류하는 과정에서 학습이 촉진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위 데이터가 보여주는 다양한 대화 방식이 Social constructivism을 지지한다고 설명한다.

저 자들은 동시적 대화 방식을 사용할 경우, 보다 많은 의사소통을 유발하고 대화의 범주 또한 다양해져서 과제 수행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말 그대로 과제와 관련없는 일상대화를 포함한다. 따라서 실시간 채팅은 작업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자들은 Social constructivism의 관점에서 동시적 대화 방식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것 같다. 이 얘기 저 얘기 많이 하다 보면 팀플도 잘 돌아간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들이 비동시적 대화 방식의 장점을 부각해 왔다는 점에서 이런 결론은 다소 새롭다고 할 수 있다.


정작 궁금한 건, 종속변인으로 범주별 대화의 빈도수와 함께 '학생들의 성적'도 있었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대화방식과 점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왜 언급하지 않은 것일까? 만약 둘 간에 관계가 있음을 설명했다면 훨씬 수긍이 가는 논문이 됐을 텐데 말이다. 저자들은 프로젝트 2의 경우 동시적 대화방식을 많이 사용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성적이 좋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 프로젝트의 경우 채팅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던 집단이다. 다른 집단의 경우는 결과를 언급하지 않은 것 같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이 말하고 싶은 건 동시적 대화방식도 과제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네이트온은 까페에 글을 올리는 것보다 잡담을 유발시킬 위험이 있지만, 팀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우리는 아직 명확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 내 생각에는 추후 연구가 진행되어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Reference

Serçe, F. C., et al. Online collaboration: Collaborative behavior patterns and factors affecting globally distributed team performance.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10), doi:10.1016/j.chb.2010.09.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