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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HCI

에버노트(Evernote)의 학습도구적 가치



글: 인지심리 매니아
 

인터넷과 모바일이 발달하면서 학습 방법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E-learning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뿐만 아니라, iPad로 책을 읽거나 필기를 하는 사람도 목격할 수 있다. 옛 사람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와서 현대인의 학습 방법을 구경한다면 무척 놀랄 것이다. 

최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들이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정보 관리가 용이해졌다. 일단 사용자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파일들을 업로드하면, 데스크탑이나 휴대폰 등 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런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에버노트(Evernote). 에버노트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사용자의 노트 필기를 관리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웹의 텍스트나 이미지를 저장하거나 할일 목록을 관리하는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웹이나 모바일 App으로 모두 접속이 가능한 이 서비스는 2011 6월 현재 가입자 수가 천만 명을 넘은 상태다. 

만약 에버노트 App을 학습에 활용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우선, 학교에서 한 필기를 집이나 다른 곳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스마트폰으로 필기 내용에 접근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습자료에 접근하는 횟수가 증가할 것이다. 셋째, 접근의 용이성으로 인해 학습내용을 필요할 때마다 활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실험

Schepman, A 등은 대학생에게 에버노트를 학습 도구로 활용하게 하는 실험[각주:1]을 진행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에버노트의 사용법을 알려준 다음, 약 두 달 뒤 학생들의 서비스 사용기록, 서비스에 대한 주관적 태도 등을 측정했다. 이 연구는 특히 에버노트를 데스크탑으로 이용한 학생과 모바일로 이용한 학생들의 데이터를 비교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그 중 흥미로운 결과만을 뽑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스마트폰이 유비쿼터스 학습을 돕는지 살펴보자. 예상대로, 스마트폰(83) 이용자가 데스크탑 이용자(51)보다 훨씬 다양한 장소에서 서비스에 접속했다. (카이 검증 X자승 = 2.95, df = 1, p = 0.05, 기대값은 69.6 VS 73.1). 하지만 모바일로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전체 사용 횟수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다음, 에버노트 모바일 App이 사용횟수를 증가시키는지 살펴보자. 예상과 달리, 스마트폰 사용자와 데스크탑 사용자 간 사용 횟수의 차이는 없었다. note (t(53) = -1.20, p > 0.05) notebook (t(53) =-0.36, p > 0.05).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서비스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살펴보자. 연구자들은 이 서비스가 학습시 Reflection을 촉진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Reflection[각주:2][각주:3]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 경험과 통합하는 과정을 말한다. 학생들이 문제 해결 과정에 직면했을 때 모바일로 어디서든 학습 내용에 접근할 수 있다면, Reflection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노트들을 목적별로 분류하고 그 개수를 센 다음, 전체 노트의 수로 나눠서 백분율을 계산했다. 분석 결과 스마트폰 이용자와 데스크탑 이용자 간 Reflection에 차이는 없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에버노트를 아이디어 노트로 활용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이다 t(45.78) = -2.93, p < 0.005,


결론 

클라우드 기반의 노트 필기 서비스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장점이 십분 발휘되지 못하는 것 같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노트에 접근할 수 있을지라도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버노트는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어두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는 적합해 보인다.

이 결과는 온라인 학습을 활용하려는 교육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남긴다. 접근성이 용이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지, 또 학습내용을 복습하거나 활용하는 데 서비스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연구하지 않고 무작정 서비스를 학생들에게 소개한다면 그 활용가치가 반감될 것이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기획하는 기업 역시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1. Schepman, A., et al. An observational study of undergraduate students’ adoption of (mobile) note-taking software.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11), doi:10.1016/j.chb.2011.09.014 [본문으로]
  2. Aubusson, P., Schuck, S., & Burden, K. (2009). Mobile learning for teacher professional learning: Benefits, obstacles and issues. ALT-J: Research in Learning Technology, 17(3), 233–247. [본문으로]
  3. Boud, D., Keogh, R., & Walker, D. (1985). Reflection: Turning experience into learning. London: Kogan Page.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