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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창의

창의성과 작업 기억의 관계




글 : Ulterior Motives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일요일 밤, 나는 블루스 밴드에서 호른 섹션을 연주한다. 우리와 함께 연주하기 위해 마을 각지에서 음악가들이 매주 찾아온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다양한 악기로 솔로 연주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때때로, 사람들의 솔로 연주에서 묻어나오는 창의성에 압도된다.


Carsten De Dreu, Bernard Nijstad, Matthijs Baas, Inge Wolsink, Marieke Roskes가 2012년 5월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게재한 논문[각주:1]에 의하면, 인간의 작업 기억은 창의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업 기억 용량은 인간이 마음 속에서 한꺼번에 기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다. 인간이 한꺼번에 생각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제한되어 있지만, 작업 기억의 크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이 용량은 OSPAN과 같은 검사로 측정할 수 있는데, 이 검사는 사람들에게 수학을 풀게 하면서 동시에 단어들을 기억하게 한다. 이 검사에서 당신이 더 많은 단어를 기억할수록, 당신의 작업 기억 용량도 큰 것이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즉흥 연주를 훈련받은 적이 없는 첼로 연주자들을 모집했다.  연구자들은 먼저 참가자의 작업 기억 용량을 측정했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주제(겨울 또는 여름)에 맞춰서 3분 동안 즉흥 연주를 했다. 즉흥연주는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고, 전문 음악가가 각 연주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참가자들의 연주는 작업 기억 용량과 상관없이 창의성 수준에서 동일했다. 하지만, 높은 작업 기억 용량을 가진 사람들은 공부를 함에 따라 즉흥 연주 실력이 좋아진 반면, 낮은 작업 기억 용량을 가진 사람들은 실력이 늘지 않았다. 결국 실험이 끝날 무렵엔 높은 작업 기억 용량을 가진 사람이 훨씬 창의적인 즉흥 연주를 보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의 작업 기억 용량을 측정한 다음, 가능한 한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브레인 스토밍을 하도록 지시했다. 참가자가 낸 아이디어들은 독창성과 참신성 측면에서 평가되었다. 또, 연구자들은 아이디어의 유연성(Flexibility)과 지속성(Persistence)도 평가했다. 유연성은 그 사람이 브레인 스토밍하는 동안 얼마나 다양한 범주를 탐색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되었다. 예를 들어, 유연한 사람은 오염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 다음, 교육이나 교통에 관한 아이디어도 낼 것이다. 지속성은 한 카테고리 안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되었다. 지속적인 사람은 교육이라는 범주 안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것이다.


높은 작업 기억을 가진 사람은 낮은 작업 기억 용량을 가진 사람보다 독창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또 지속성도 높았다. 즉, 한 카테고리 안에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통계 분석 결과, 지속성은 아이디어의 독창성과 상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가 무엇을 의미할까?


창의성은 진부한 생각을 뛰어넘을 때 탄생한다. 창의적인 생각을 할 때, 당신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건 과거의 경험이나 지식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평범한 생각들을 토대로 새로운 생각이 탄생할 수 있다.


만약 누군가 높은 작업 기억 용량을 가지고 있다면, 평범한 아이디어를 기억해내고 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쉬울 것이다. 


이것이 정말 사실인지 알아보려면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방금 소개한 연구 결과들은 모두 상관 관계였다. 즉, 연구자들은 사람들의 작업 기억 용량을 측정한 다음 이 점수를 창의성 과제 점수와 비교했다. 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원격 결합 검사(Remote Association Test, RAT)를 하는 동안 특정 숫자들을 계속 기억하라고 지시함으로써 작업 기억을 조작했다. 이 연구처럼 작업 기억을 직접 조작했을 때 창의성이 영향을 받는지 알아봐야 둘 간의 관계가 정말 존재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1. Carsten K. W. De Dreu, Bernard A. Nijstad, Matthijs Baas, Inge Wolsink, and Marieke Roskes Working Memory Benefits Creative Insight, Musical Improvisation, and Original Ideation Through Maintained Task-Focused Attention,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February 2, 2012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