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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

트위터가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가?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언제부터인가 눈을 뜨고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메일이 아니라 내 트위터 프로필로 바뀌었다. 간밤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글을 올렸다. 심지어 달라이 라마도 새 글을 올렸다. 덕분에 그의 가르침은 인도 다람살라를 건너 내 컴퓨터에까지 전송된다. 친구들이 시험 준비로 괴로워하는 글들도 눈에 띤다. 친구들이 공부하고 있는 도서관과 우리 집까지의 거리는 족히 수십 km가 넘는다. 하지만, 친구들의 하찮은 푸념까지 빠짐없이 듣고 리플을 달 수 있다. 우리는 시공간적으로 각기 다른 곳에 존재하고 있지만 소셜 네트워크는 이런 제약을 무너뜨리는 연결망을 형성한다.


트위터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원인 중 하나는 무엇일까? 아마도 시공간적 제약을 무너뜨리고 나와 다른 사람을 '연결'시켜준다는 사실이 트위터의 매력아닐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인'간'에 있기에 인간이다. 다른 사람과 연결되려는 이 근원적인 본성은 오프라인 시절 동네 사람들에서부터 현대의 소셜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았다. 특히, 소셜 네트워크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상당부분 충족시키는 도구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람은 실제로 자신의 사회적 욕구가 충족되었다고 느낄까? 소셜 네트워크를 많이 사용할수록 사회적 만족도 또한 높아질까? 최근에 Computers in Human Behavior 저널에 게재된 한 논문은 트위터가 사용자의 사회적 욕구 충족과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해 봤다.



연 구자들이 본 연구에서 내세운 이론적 근거는 바로 U&G(uses and gratification)다. 이 이론은 대중매체나 인터넷 등 느슨한 형태의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매체의 연구에서 입증되어 왔다. 이 이론은 수많은 미디어들이 서로 경쟁하는 와중에 사용자는 그 중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고른다고 설명한다. 만약 누군가가 특정 매체(TV든 싸이월드든 트위트이던 간에)를 많이 사용한다면, 그 매체가 그 사람의 사회적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킴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이론이 트위터에도 적용될지 알아보고자 했다.


이들은 트위터 유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트위터에서 얼마나 활동을 활발히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트위터의 각 기능들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물어봤다.  설문조사 참가자들은 자신의 총 트윗 수, 팔로워 수, 팔로윙 수와 함께 리트윗, 언급, direct massage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응답하게 된다.

그와 함께 사용자들의 사회적 연결 욕구의 정도(Maslow(1987) and Murray (1953))를 함께 조사했다. 이 문항들은 '나는 다른 트위터 유저들과 연결된 것처럼 느낀다', '나는 트위터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된 적이 있다','나는 트위터상에서 대화하는 동안 편안함을 느낀다' 등 5개의 문항(5점 리커트 척도)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 결과 트위터의 사용 빈도와 사회적 욕구의 충족 정도에는 상관이 있었다. 연구자들은 먼저 트위터의 각 기능 사용빈도수와 사회적 연결의 욕구 충족 간 상관을 분석해 봤다.  그 결과는 아래 그래프와 같다.




그래프를 보면, 각 기능을 사용한 빈도수와 사회적 욕구의 만족 정도에 정적 상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가 나이나, 교육수준, 수입 등 다른 요소들을 모두 통제하고 나서도 이 결과가 유효할지 알아보기 위해 회귀분석을 해 봤다. 가능한 모든 변수를 고려하고 난 다음에도 총 트윗 수(b = .25, p < .01), 언급 수(b = .17, p < .05), 한달 동안 작성한 트윗 수(b = .23, p < .001)가 사회적 연결 만족감과 정적인 관계가 있었으며, 이 변수들에 의해 설명되는 변량이 전체의 47.3%였다. 



우리는 이 논문을 통해 트위터가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상당부분 충족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동안 혹자는 트위터가 단지 잡담만 늘어놓는 시끄러운 장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물론 어떤 유저는 '오늘 점심은 맛이 없어'라든지 '오늘은 지루한 날이야'같은 하찮은 글들을 트위터에 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트위터가 단순한 잡담의 집합소를 넘어서는 기능을 담당함을 암시한다. 소셜네트워크는 이제 의미없는 놀이터가 아니라 우리와 타인을 연결하는 소셜 인프라가 되어 버렸다. 그 기능을 진지하게 탐색해 보는 것이 현대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Reference


Chen, G. M. Tweet this: A uses and gratifications perspective on how active Twitter use gratifies a need to connect with others.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10), doi:10.1016/j.chb.2010.1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