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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개념/범주

5세 어린이도 동물과 인공물을 다른 방식으로 분류한다




글 : Ulterior Motives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이 세상은 수많은 대상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매 순간 만나는 이런 대상들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대상에 대한 지식을 학습한다. 만약 어떤 물체가 ‘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테이블, 램프, 오븐 등과 같은 다른 물체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다.


그런데, 성인이 인공물(artifacts)과 동물을 보는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인공물은 특정 목적을 위해 인간이 만든 대상인 반면, 동물은 진화 과정의 결과다.


인공물은 동물보다 훨씬 다양한 유형을 가지고 있다. 의자는 다리를 가지고 있고 받침대가 있을 수도 있다. 의자는 다양한 종류의 재료로 만들 수 있다. 또 다양한 색상을 지닐 수 있다. 어떤 물건이 의자라는 사실을 들었을 경우 우리는 (그것이 앉을 수 있는 물건이라는 정보 외에) 다른 정보를 얻기 힘들다.


반면, 특정 동물 간에는 유사성이 크다. 예를 들어 고양이는 네 발이 있고, 털이 있고, 유사한 내부 기관을 가지고 있으며, 행동도 유사하다(따라서 어떤 동물이 고양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 대상에 대한 추가적인 특징을 금방 추론할 수 있다 - 역자 주).


성인들은 동물과 인공물을 다른 방식으로 인지한다.


그럼, 인간은 언제부터 이런 동물과 인공물의 차이를 터득하게 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해 단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제대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지식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Amand Brandone과 Susan Gelman이 2013년 1월 Cognitive Development에 게재한 연구[각주:1]는 아이들이 동물과 인공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들의 진술 방식을 조사했다. 특히 연구자들은 generic language에 관심을 가졌다. generic statement는 대상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진술을 말한다. 만약 누군가 “의자는 앉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면, 이 진술은 모든 의자에 적용할 수 있다. 만약 누군가 “고양이는 야옹이라고 소리를 낸다"라고 말했다면, 이 진술 역시 모든 고양이에게 적용할 수 있다. 만약 아이들이 인공물보다 동물 간 공통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면, 동물에 대해 얘기할 때 generic statement의 방식으로 말할 확률이 높다.


이 실험에서 5세 어린이들은 외계에서 온 물건이라고 소개 받은 대상을 묘사한 그림을 보게 된다. 이때 한 조건의 아이들에게는 이 물건이 인공물(기계, 탈것, 공구 등)이라고 소개해준 반면, 다른 아이들에게는 외계의 생명체라고 소개해줬다. 각 대상들에게는 특정한 카테고리 이름이 주어졌다. 예를 들면 어떤 대상을 보여주면서 이 대상의 이름은 “dax”라는 식으로 이름을 소개해줬다. 각 이름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단어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아이들이 이전 지식을 활용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었다.


그 다음, 어린이들은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소개받은 인형에게 자신이 본 대상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이 실험은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들도 실험 대상에 포함시켰다.


연구자들은 어린이와 성인들이 사용한 언어를 분석했다. 특히, 이들이 대상을 진술을 할 때 generic statement를 얼마나 자주 사용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어린이와 성인은 생물체에 대해 진술할 때 generic statement를 더 자주 사용했다. 이는 학령 전 아동 역시 인공물보다 동물 간에 유사성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 어린이와 성인들이 non-generic language를 사용한 빈도는 인공물이나 동물의 경우 모두 같았다. 따라서 참가자들이 단지 인공물보다 동물에 대해 더 말하고 싶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 결과는 아이들이 새로운 대상을 학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특정 동물 간 유사성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 발견한 동물이 기존에 알고 있던 동물과 공통점이 많을 거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인공물의 경우, 인공물의 특징보다는 기능을 발견하기 위해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Reference

  1. Amanda C. Brandone, Susan A. Gelman, Generic language use reveals domain differences in young children's expectations about animal and artifact categories, Cognitive Development, Volume 28, Issue 1, January–March 2013, Pages 63-75,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