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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기억/학습

Clicker Technique의 교육적 효과



Image : http://56wrtg1150.wikidot.com/clickers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수업의 목적은 교육이다. 하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구성원에 따라 목적은 달라질 수 있다. 교육자의 입장에선 지식을 짧은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수업의 목적일 것이다. 반면 학생의 입장에선 배운 지식을 오래 기억하고 적절한 때에 응용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이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교육 방법은 없을까? 2012년 Applied Cognitive Psychology에 게재된 새 논문[각주:1]에서, Anderson과 동료들은 ‘Clicker’를 소개했다. Clicker는 일종의 버튼이다. 수업 중 교육자가 학생들에게 다지선다형 문제를 제시하면, 학생들은 Clicker를 이용해서 응답을 한다(퀴즈 프로그램에서 청중이나 패널들이 버튼을 누르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교사는 각 보기의 응답 분포를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 기술이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자는 자신이 낸 문제의 응답 분포를 통해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경우, 교육자는 해당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다음 내용을 가르칠 수 있다. 즉, 교육 시간이 절약되는 것이다. 한편, 학생 역시 Clicker Technique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다. 학습 내용을 오래 기억(retention)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시험(test)'이다. 학생들은 교육자가 끊임없이 내는 문제에 Clicker로 응답하면서 배운 지식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Clicker가 정말 두 가지 목적에 적합한지 검증하고자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1


연구자들은 실험 1에서 Clicker Technique이 교육 시간을 단축하는지 연구했다. 사전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사전 실험자들을 대상으로 64개의 학습 내용(가상 식물에 대한 정의. i,e Pawthra는 아시아산 나무다)을 보여주었다. 그 다음 퀴즈가 바로 이어진다. 참가자들은 이런 (동일한 내용의)학습-퀴즈를 4단계 반복하게 된다. 만약 대부분의 참가자가 특정 단계에서 특정 나무의 이름을 거의 외운 경우, 다음 단계에서는 해당 내용을 재학습하지 않는다. 연구자들은 이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어떤 내용이 어떤 단계에서 거의 완벽하게 학습되는지 파악했다.


본 실험 역시 사전 연구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연구자들은 참가자 조건에 따라 학습 방식을 다르게 조작했다. Full 조건의 경우 4단계 동안 64개의 내용을 반복 학습했다(즉, 동일한 문장을 네 번 보게 된다). Dropout 조건의 경우 각 참가자의 수행 수준에 따라 제시되는 내용이 줄어든다. 만약 참가자 A가 2단계에서 특정 나무의 이름을 맞췄다면, 3단계에서는 해당 나무에 대한 학습을 생략한다. Yoked 조건의 경우 참가자에게 보여지는 학습내용은 자신과 짝지어진 Dropout 조건의 참가자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Dropout 조건의 참가자 A가 2단계에서 특정 나무의 이름을 맞췄다면 Yoked 조건의 참가자 B는 3단계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학습을 생략한다. Clicker 조건의 경우 단계별 제시되는 학습 내용의 수는 사전 연구 데이터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사전 연구의 2단계에서 제시되었던 내용이 총 26개였다면, Clicker 조건에서도 2단계에서 26개의 내용을 보게 된다. 

그 후, 참가자들은 학습한 내용을 테스트하는 검사를 받았다(immediate test). 또 일주일 뒤 동일한 테스트를 다시 받았다(retention test).


실험 결과 Clicker 조건의 평균 효율 점수(test accuracy/number of exposure)는 full 조건보다 높았다. 즉, Clicker 조건의 참가자들이 공부를 훨씬 적게 하면서도 해당 내용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실험 2


연구자들은 실험 2에서 Clicker Technique이 학습 내용의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실험 2는 실험 1과 유사하지만, 이번엔 모두 Clicker 조건으로 통일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어서 학습 방식을 다르게 조작했다. Study-Study 조건의 경우, 전 단계에서 맞추지 못한 문제를 다음 단계에서 다시 학습한다. 하지만 이 때 퀴즈는 풀지 않는다. Study-test의 경우 전 단계에서 맞추지 못한 문제를 다음 단계에서 다시 학습한 후, 퀴즈도 푼다. Test-Test 조건의 경우, 전 단계에서 맞추지 못한 문제를 다음 단계에서 다시 푼다.

실험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실험 1과 동일하게 immediate test와 retention test를 받았다.


Clicker Technique은 학생들에게 내용을 가르치고 퀴즈를 푼 다음, 틀린 내용을 재학습한다는 점에서 Study-test 조건과 유사하다. 따라서 Clicker Technique의 교육 효과가 뛰어나다면, Study-test 조건의 정답률이 가장 높아야 한다. 하지만 실험 결과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구체적 사실을 학습할 경우(i,e Pawthra는 남인도가 원산지인 나무다) Study-Test조건에서 정답률이 높았다.






결론


실험 1은 Clicker Technique 학습 방법이 학습 시간을 단축시키면서도 반복 학습만큼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편, 학습 내용의 기억 측면에서는 특정한 조건 하에서만(일반적 문장보다 구체적 문장을 학습할 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우리 교실은 일방향적 수업 방식만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함께 교육자와 학생이 상호작용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 기술들의 교육적 효과를 검증하고, 그것을 학습 현장에 적용하는 데 끊임없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 Anderson, L. S., Healy, A. F., Kole, J. A. and Bourne, L. E. (2012), The Clicker Technique: Cultivating Efficient Teaching and Successful Learning. Appl. Cognit. Psychol.. doi: 10.1002/acp.2899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