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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

K-POP이 빠르게 전파된 원인

글: 인지심리 매니아



필 자는 최근 파리에서 K-POP이 유행이라는 기사를 보고난 후 한 학자를 떠올렸다. 연이어 파리에서 열린 SMtown 콘서트 소식을 들은 필자는 그 학자의 이론을 빌어 조만간 런던이나 LA, 뉴욕, 밀라노 중 한 곳에서 K-POP 붐이 폭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오늘(2011.7.7)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LA에서 K-POP 기습시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머리가 쭈뼛 섰다.


트렌드학이라는 정체 불명의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인 '헨릭 베일가드'의 이론이 정확히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2008년 출판된 '트렌드를 읽는 기술'에서 헨릭 베일가드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했다.

트렌드를 읽는 기술

작가
헨릭 베일가드
출판
비즈니스북스
발매
2008.07.15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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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렌드를 결정하는 도시가 다른 세계와 더 많이 연결되어 있을수록 그 도시로부터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 또한 더욱 커진다.
  •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런던, 파리, 밀라노, 도쿄와 같은 도시에서 역사적으로 수많은 세계적 트렌드가 시작되었다.

트렌드를 읽는 기술 - 181페이지


저자는 이 도시 중 일부에서 특정 트렌드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경우 곧 전세계적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필자는 당시 이 이론을 낭설이라고 일축한 체 책을 덮어버렸다.


얼 마 뒤, 파리에서 K-POP이 열풍이라는 기사를 접했을 때 베일가드의 주장이 다시 떠올랐다. K-POP은 분명 도쿄에서 붐을 일으킨지 오래되었다. 그리고 그 열기가 파리에서 이어진다. 베일가드가 나열한 도시 중 이미 두 곳에서 트렌드가 시작된 것이다. 필자는 반신반의로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다음은 런던이나 LA인가?'


얼 마 지나지 않아 런던에서도 K-POP인기가 많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오늘, LA에서 K-POP 기습시위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무언가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예언이 차례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특정 대도시에서 시작된 트렌드가 다른 대도시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베 일가드의 예언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심리학도의 입장에서보면 그리 놀랍지는 않다. 우리는 이미 이 현상을 설명한 사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를 기억하는가? 말콤 글래드웰 역시 유행이 폭발하는 임계점(티핑포인트)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헨릭 베일가드는 말콤 글래드웰이 세계적 트렌드가 유행하는 메카니즘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여론 주도자를 통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중대한 변화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 자는 트렌드가 유행하는 조건을 말콤 글래드웰보다 명쾌하게 설명한다. 트렌드는 전세계와 교류가 많은 도시, 여러 문화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섞여 있는 도시에서 발생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환경에서 트렌드가 트렌드 창조자에서 일반 대중에게로 빠르게 확산 되는 다이아몬드형 모델을 제시한다.


그의 이론에 의할 때 K-POP은 '도쿄'라는 도시에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전세계로 퍼질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도쿄는 다문화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대도시이다(도쿄 시내를 돌아다니면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항공로가 결집되는 지역이다. K-POP은 전세계에서 몇 안 되는 허브 도시인 도쿄를 점령함으로써 다른 허브 도시인 파리, 런던, LA 등으로 유행을 재빠르게 퍼뜨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 학자의 이론이 맞다면, 이제 남은 결과는 다음과 같다. 만약 이 예언마저 맞는다면 이 학자를 지도 교수님으로 모시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 K-POP은 조만간 뉴욕, 밀라노에서도 열풍을 일으키고 곧 전세계적 트렌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