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

저자
토머스 길로비치 지음
출판사
모멘토 | 2008-09-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의식 깊숙이 파고들어 일상의 삶에 두루 영향을 미치는 미심쩍은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 인지심리 매니아


혹시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가? 필자는 누군가를 떠올리면 그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는 신기한 경험을 종종 한다. ‘예전에 OO랑 참 친하게 지냈는데..’라고 생각하다가 그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란 적이 여러 번 있다. 며칠 전에는 통계와 관련된 개념들을 생각하다가 지인으로부터 통계 관련 문의 전화를 받은 적도 있다. 


확률적으로 발생 확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혹자는 ‘텔레파시’가 통했기 때문이라고 믿기도 한다. 그런데, 이 ‘전화 텔레파시'가 사실은 인지적 편향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알고 있는가?


사회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는 자신의 저서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을 통해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단면적 또는 양면적 사건으로 구분하고, 단면적 사건의 경우 인지적 편향이 발생하기 쉽다고 주장한다. 단면적 사건이란 결과가 한쪽으로 나올 때만 눈에 띄어서 사건으로 여겨지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샤워만 하면 전화가 온다'고 믿는 사람을 생각해보자. 그 사람은 가설과 일치하는 사례만 기억하고 가설과 부합하지 않는 사례(샤워를 하는데 전화가 안 온 경우)는 망각하기 쉽다. 인간은 자신의 신념,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만 잘 기억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사건의 한쪽 결과만 기억하기 쉽고, 발생 빈도도 부풀려서 기억하게 된다.


전화 사례는 단면적 사건의 대표적 예다. ‘누군가를 생각할 때마다 그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온다'라는 믿음을 갖기 시작하면, 가설에 부합하는 사례만 선별해서 기억하기 쉽다. 따라서 사건의 발생 빈도도 실제보다 부풀려서 기억하게 된다. 하지만 누군가를 생각할 때 그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안 온 경우가 훨씬 많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결국, 필자의 전화 사례는 생각보다 빈번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틀어 ‘가려진 정보'를 무시하는 인간의 편향을 지적한다. 인간은 가설을 지지하는 정보(A -> B)만 집중하고, 인과관계를 밝혀줄 다른 정보들( ~A -> B, A-> ~B, ~A -> ~B)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후자의 경우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간과하기가 쉽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세상에서 진실을 가리는 능력을 키우려면 네 가지 정보를 모두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편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고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필자가 항상 앉아있는 벤치. Image : http://cafe.naver.com/canon450dclub/206678




글 : 인지심리 매니아



모처럼 쉬는 날을 맞아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한 주일 동안 갑갑한 회사 건물에 갇혀 지내다가 탁 트인 풍경을 보니까 가슴이 시원했다. 


호숫가 주변을 돌면서 아이들과 강아지 구경도 하고, 해바라기랑 코스모스도 구경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갈대습지공원 중간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벤치에 앉아서 흘러가는 물을 보고 있으니까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예전 추억, 쌓인 일들, 장래 계획…. 그러다 문득 ‘나는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봐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답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호수로 흘러 들어가는 물을 바라보던 중 ‘강물도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약간의 자기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강물이 목적 없이 유유히 흐르는 것을 보면서 필자도 그렇게 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필자는 호숫가에서 했던 두 가지 질문이 모두 어리석은 질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질문에 답해줄 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바로 제시 베링의 저서 ‘종교 본능’이다.




종교 본능

저자
제시 베링 지음
출판사
필로소픽 | 2012-04-0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신의 탄생은 ‘마음이론’에 있다!나와 세계 그리고 삶의 의미를 ...
가격비교



이 책은 인간의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이 낳는 부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마음 이론이란 자신이나 타인의 신념, 고의, 욕망 등을 파악하거나 구분하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기 위해 마음 이론을 사용한다. 우리는 ‘저 사람이 무슨 의도로 저런 말을 했을까?’, ‘저 사람은 왜 저런 행동을 할까?’와 같은 질문에 답을 내놓기 위해 끊임없이 추측을 하며 살아간다.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필자가 했던 질문 두 가지는 마음 이론이 낳은 부작용이다. 우선, 내 자신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질문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마음 이론은 모든 현상에 ‘의도나 목적’이 숨어 있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발전하기 쉽다. 인간의 삶 역시 목적이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음 이론은 사람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삶의 목적을 찾게 한다. 저자는 이런 욕망이 마음 이론의 부작용이라고 설명한다.


‘운명, 그리고 본질적 목적이라는 관념은 무해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개개인의 존재에 목적기능 추론을 적용하는 것은 때로는 어처구니없게 일그러지는 상태까지 나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추론은 순진한 젊은 신병들이 위험천만한 임무에 나서도록 꾀는 핵심 전술 중 하나이다. 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다면, 신이 관절염 걸린 할머니를 불구로 만든다는 끔찍한 목적을 위해 자기를 창조했다고 믿거나, 사제폭탄을 던져 옹알이하는 아기의 연한 머리를 날려버린다는 특별한 목적을 위해서 자기를, 오직 자기만을 설계했다고 믿지 않으리라.’


종교 본능 - 94p


둘째, ‘강물도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겠지’라는 질문 역시 잘못된 질문이다. 저자는 마음 이론이 자연 현상에 투영될 경우, 자연 역시 어떤 의도나 목적에 의해 움직인다는 착각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보스턴 대학의 심리학자 데보라 켈레먼의 연구[각주:1]를 인용하여 이런 오류를 지적했다. 이 연구에서 7~8세의 아동들은 산이 왜 존재하는지 묻는 질문에 ‘동물들이 오를 곳을 주기 위해서’라는 등 목적기능 설명을 선호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목적기능 설명보다 기계론적 설명을 선호하긴 하지만, 성인 역시 목적기능 설명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강물은 아무 목적 없이 그냥 흘러가는 것이지만, 필자는 강물에게 인격이 있고 자신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싶어한다고 추측했던 것이다.


‘종교 본능’은 철학, 인지과학, 심리학 연구를 통해 마음이론이 어떤 부작용들을 낳는지 설명한다. 이 책은 그 동안 진화심리학과 생물학에서 주장했던 이론들과 다소 차별된 주장을 하고 있다. 기존의 학설이 오류 관리 이론이나 공포 관리 이론 등을 통해 인간이 신과 내세를 믿는 이유를 설명하는 반면, 저자는 마음 이론을 통해 이를 설명하고자 한다. 


  1. Are Children "Intuitive Theists"? Reasoning about purpose and design in nature. Kelemen, Deborah Psychological Science, Vol 15(5), May 2004, 295-301. [본문으로]




앨빈 토플러와 작별하라

저자
댄 가드너 지음
출판사
생각연구소 | 2011-12-06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댄 가드너의 안티 미래 예측서『앨빈 토플러와 작별하라』. 이 책...
가격비교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특히, 미래는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는 내일 아침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 우리는 며칠 뒤 있을 입사 면접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이 지긋지긋한 경기 침체가 언제 회복될지 예측할 수 없다. 


이렇게 미래가 불확실할 때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점쟁이와 전문가다. 특히, 전문가의 미래 예측은 무척 신뢰 있어 보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의 예측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 이들의 예측은 얼마나 정확한가?


필자는 얼마 전, 조나 레러와 필립 테틀락의 인터뷰 내용을 블로그에 실은 적이 있다(필립 테틀락 - 정치 전문가의 예측은 얼마나 정확한가). 테틀락은 정치 전문가들의 예측이 형편없음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예측이 정확한지 객관적으로 검증한다면, 이들의 예측이 매번 빗나갔음을 누구나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전문가의 예측에만 귀를 기울일 뿐 예측의 정확성을 검증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예측의 정확성에 대해 무지한 것이다.


댄 가드너가 2011년에 출간한 책 “앨빈토플러와 작별하라" 역시 필립 테틀락과 같은 입장이다. 저자는 광범위한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예측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검증한다. 이 자료들을 보면 상당수의 전문가가 미래를 예측하는 데 실패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모든 전문가가 예측에 실패했을까? 전문가 중 다른 사람보다 예측력이 좋은 사람이 분명 있다. 이 사람들은 여러 자료를 토대로 생각하며,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미래는 기본적으로 예측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측은 그나마 정확하다. 오히려 자신의 의견에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거나, 한 가지 큰 이론으로 제반 현상을 모두 설명하려는 전문가가 예측에 실패한다. 전자를 ‘여우형', 후자를 ‘고슴도치형'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신뢰할만한 예측을 하는 전문가들을 구분하는 방법이 또 있다. 이 구분은 너무 당연해서 설명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현재 몸 상태가 지속되면 얼마 가지 않아서 당뇨나 고지혈증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사의 예측은 믿을 만 한가? 당연히 믿을 만 하다. 또, 부품을 교체하지 않으면 자동차가 얼마 가지 않아서 멈춰 설 거라는 자동차 전문가의 말은 믿을 만 한가? 당연히 믿을 만 하다. 

이 책이 비판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을 예측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예측이 가능한 영역'에서 일하는 전문가는 이 범주에서 제외해야 한다. 의사나 자동차 전문가는 “예측이 가능한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므로, 그들의 말은 믿어야 한다. 그럼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필자는 나심 탈레브가 쓴 ‘블랙 스완'이라는 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은 나심 탈레브가 주장한 “회색 영역" 에 포함되는 영역이다. 사건들이 일반적인 분포를 띄지 않거나, 요인들이 비선형적으로 작용해서 결과를 낳는 경우다. 



블랙 스완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출판사
동녘사이언스 | 2008-10-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월스트리트에 출현한 검은 백조! 흑백논리에 젖은 월가의 허상을 ...
가격비교


우리는 복잡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전문가가 앞날을 예견한다. 우리는 그 중 누가 선지자이고 누가 엉터리인지 가려내야 한다. 우리는 전문가의 사고 유형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그 사람의 예언을 믿을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 또, 그 전문가가 예측한 사건이 어떤 영역에 속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역시 정확한 미래 예측을 위해 ‘여우'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개념과 범주적 사고

저자
신현정 지음
출판사
학지사 | 2011-10-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개념과 범주적 사고』는 사물, 사건, 행위 등에 대한 우리의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요즘들어 세간에 기발한 유행어가 자주 등장한다. 악마 에쿠스, 지하철 막말녀 등 두 가지 단어를 조합한 신조어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렇게 두 개의 개념(단어)이 결합된 형태를 ‘개념 결합'이라고 한다. 


그런데, 신기한 사실은 네티즌들이 처음 본 이 단어들을 금방 이해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악마 에쿠스라는 단어를 학교에서 배우거나 사전에서 찾지 않아도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은 어떤 원리로 복합 명사를 금방 이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심리학은 이 과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인간이 개념 결합을 이해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악마 에쿠스라는 단어는 악마가 가진 속성이 자동차에 결합되어 해석될 수도 있고(속성 대응 해석), 악마와 자동차가 독립적으로 결합되어 해석될 수도 있다(주제적 관계 해석). 전자를 따를 경우, ‘악마처럼 나쁜 자동차'라고 해석되는 반면, 후자의 경우 ‘악마가 타고 다니는 에쿠스'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심리학 내에서는 개념 결합 이해 과정을 연구한 경우가 드물며, 그나마 제시된 이론들도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결국, 개념 결합의 이해 과정을 심리학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


이 책은 개념 결합 이해 과정을 설명하는 기존 이론들을 소개하고, 이를 보완한 새로운 모형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최민경, 신현정, 2007)[각주:1]. 새로운 모형은 주 개념에 외재적(관계적) 자질이 있는 경우 관계 해석이 이루어지고, 수식 개념에 내재적 자질이 있고 주 개념에 대응되는 자질이 있다면 속성 해석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이 모형에 의할 경우 에쿠스는 사람을 태우는 외재적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악마를 태우고 다니는 에쿠스'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악마가 가진 ‘나쁜'이라는 내재적 속성을 자동차도 가질 수 있다면, 이 단어는 ‘악마처럼 나쁜 자동차’로 해석될 것이다. 


이 책은 개념과 범주, 범주 기반 귀납추리, 개념 결합의 심리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인지심리학을 공부하던 중 개념과 범주 이론들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참고하는 걸 추천한다. 특히, 개념 결합은 일반 교재에서 잘 다루지 않는 내용이므로 관심 있는 사람은 꼭 살펴보길 바란다.




  1. 최민경, 신현정(2007). 명사-명사 개념 결합 처리과정 모형의 제안 및 검증: 성분개념의 역할이 자질 간 부합성에 미치는 선택적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실험, 19, 401-432. [본문으로]



선택의 과학

저자
리드 몬터규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11-09-16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뇌과학의 최전선에서 의사 결정의 비밀을 추적하다!우리 뇌에서 일...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왜 선택을 하는 걸까? 당신은 왜 지금 그 옷을 입고 있는가? 당신은 인터넷에 올라온 수 많은 글 중 왜 이 글을 읽고 있는가? 인간은 평생 동안 수 많은 선택을 하며 살지만, 그것을 선택한 이유는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선택의 과학"의 저자인 리드 몬터규는 인간이 선택을 하는 이유가 ‘효율성'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는 ‘에너지'의 제한을 받는다. 즉,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언제나 제한되어 있다. 이런 제한 때문에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전부 다 할 수 없다. 우리 몸은 두 개가 아니며, 시간이 무한정 많은 것도 아니다. 결국, 우리는 수많은 대안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이 때, 선택이란 들인 노력 대비 얻는 보상(가치)이 가장 큰 대안을 고르는 과정이다. 그럼, 인간은 각 대안의 가치를 어떻게 학습하는 것일까? 리드 몬터규는 ‘도파민'이 가치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타인으로부터 칭찬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고 가정해 보자. 예상 밖의 보상(칭찬)이 주어질 때, 우리 뇌에서는 쾌락 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그런데, 이 도파민은 보상을 ‘예상’하게 하는 단서에도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만약 어떤 옷을 입고 나갔는데 사람들한테 칭찬을 들었다면, 그 다음부터는 A가 그 옷을 보기만 해도 도파민이 분비될 것이다(저 옷을 입고 나가면 칭찬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즉, A는 그 옷이 보상을 ‘예상'하는 단서로써 보상 자체 만큼이나 가치 있다고 학습하게 된다. 비록 파블로브의 개는 아니지만, 인간은 이렇게 복잡한 수준의 강화 학습을 하며 가치 지도를 완성한다. 그리고 도파민은 인간의 강화 학습에 필요한 결정적 물질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도파민의 학습을 통해 인간의 추상적인 목표 추구, 중독 현상, 후회 또는 신뢰, 브랜드 선호 현상을 설명한다. 개인적으로는 계산 신경 과학에서 바라본 의사 결정을 기존 심리학적 설명과 통합해서 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한편 이 책에 대한 비판도 함께 참고하길 바란다.





마음챙김 명상 멘토링

저자
김정호 지음
출판사
불광출판사 | 2011-04-0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마음챙김 명상 멘토링』은 심리학 원리를 바탕으로 명상을 과학적...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명상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인지심리 매니아도 명상과 주의, Mind-Wandering과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들을 소개했다.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명상은 정서적이나 인지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는 정신 운동임에 틀림 없다. 


일반인들 중에도 명상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그런데, 명상을 하는 방법을 몰라서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명상'하면 잡념을 없애고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는 명상(‘집중명상)이 떠오른다. 물론 집중명상 역시 여러가지 혜택을 준다. 하지만, 또 다른 명상법인 ‘마음챙김 명상'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마음챙김은 자신이 경험하는 모든 것에 ‘마음챙김'하는 명상법이다. 마음챙김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 책은 마음챙김을 ‘순수한 - 상위 - 알아차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무 욕구나 생각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 자신이 겪는 모든 경험을 - 알아차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언가에 몰두하던 중 ‘아, 내가 지금 일에 몰두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좋은 일이 일어나서 기뻐하다가도 ‘아, 내가 지금 기뻐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생각이나 감정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이 경험하는 정서나 생각, 감각을  제 3자처럼 관조하는 것이다. 


이 책은 집중명상과 마음챙김 명상의 개념, 대상별 명상 방법, 명상을 도와주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문체가 간결해서 일반인도 명상을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집중명상과 마음챙김 명상의 개념이 다소 혼란스러웠는데, 저자인 김정호 교수님 덕분에 개념을 쉽게 정리할 수 있었다. 


명상은 ‘하향적 주의'를 쉬게 함으로써 우리 정신에 휴식시간을 제공한다. 인간의 주의는 자신의 욕망이나 목적에 늘 휘둘리며 산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먹고 싶은 것만 먹는다. 이렇게 욕망과 목적에 오염된 주의를 심리학에서는 ‘자발적(또는 하향적 주의) 주의'라고 부른다. 자발적 주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주의력이 지쳐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그럼, 그 순간부터 주의력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일을 하면서 딴 생각을 하거나, 말도 안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마음 챙김은 욕망과 생각에서 벗어나서 경험을 있는 그대로 보는 훈련이다. 이렇게 ‘비자발적 주의(또는 상향적 주의)’를 사용하는 동안 하향적 주의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책이 욕구와 생각을 배제하고 마음챙김할 것을 당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이전 글 참고)

단 일분이라도 모든 욕구와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해 보길 바란다.


부동의심리학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지은이 사이언 베일락 (21세기북스, 2011년)
상세보기



글: 인지심리 매니아

시험을 치거나 경기를 할 때 너무 긴장해서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긴장을 하면 왜 실수를 하는 걸까?

시카고대 심리학과 부교수인 사이언 베일락(Sian Beilock)은 인지과학과 인간 행동, 특히 스포츠 분야을 연구하고 있다. 그녀는 긴장된 상황에서 쵸킹(Choking)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실수가 생긴다고 설명한다. 쵸킹은 ‘지나친 분석에 의한 마비 현상’, 또는 ‘지각된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으로 발생하는 좋지 않은 결과'를 말한다.

그녀의 저서 ‘부동의 심리학’은 쵸킹이 일어나는 원인과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쵸킹 현상은 상황에 따라 발생원인이 다르다. 시험의 경우, 시험 불안이 작업 기억 용량을 소모하기 때문에 시험을 망치게 한다. 반면, 운동 경기의 경우 걱정으로 인해 자신의 동작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평소 무의식적으로 잘 하던 동작을 망치게 된다.

따라서, 상황별 해결책도 다르다. 시험을 칠 때는 걱정을 하지 않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하고, 운동 경기를 할 때는 자신의 동작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은 각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해결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책을 참고하길 권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평정심을 찾는 비결
 
자존감 재확인
복잡한 부분 정리
걱정거리 적기
명상을 통한 근심 잊기
남다른 생각
반응 재해석
위축감 막기
근심 걱정 길들이기
오바마 효과
중압감 연습
인지 부하 아웃소싱
아는 내용 정리


스포츠 경기 및 연주에서 평정심을 찾는 비결
 
주의를 분산시킨다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연습한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
특정 기술이 아닌 결과에 집중한다
키워드를 찾는다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한다
그립 방식을 바꿔 입스를 치료한다.

'인지심리 관련서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리뷰] 선택의 과학  (0) 2012.04.19
[책리뷰] 마음챙김 명상 멘토링  (0) 2012.04.04
[책리뷰] 인지과학혁명  (2) 2011.10.14
인지심리 관련서적 목록  (4) 2011.09.03
[책리뷰]붓다 브레인  (0) 2011.08.03

글: 인지심리 매니아


몬티홀 딜레마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3개의 문이 있는데 하나의 문 뒤에는 고급 스포츠카가, 나머지 2개의 문 뒤에는 염소가 숨겨져 있다. 참가자는 이 사실을 모르며, 사회자는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참가자가 이 3개의 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사회자는 나머지 2개의 문 중에서 염소가 있는 문 하나를 열어 보여준다. 그리고 사회자는 참가자에게 열리지 않은 2개의 문 중에서 다시 한 번 문을 선택할 기회를 준다.


만약 두번째로 고른 문에서 스포츠카가 나온다면 참가자는 차를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참가자는 처음에 선택한 문을 바꾸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바꾸지 않는 것이 좋은가?


정답은 아래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영화 '21'중에서



이 동영상을 보고 당황했을 거라 짐작한다. 첫번째는 문을 바꾸는 게 정답이라는 점, 두번째는 영화 속 MIT 학생처럼 수학적 사고를 하는 게 반드시 합리적일까 하는 점이다.

먼저 문을 바꾸는 게 정답이라는 사실을 이해해보자. 사회자가 열어본 문에 염소가 있었다면, 내가 고른 문 뒤에 스포츠카가 존재할 확률은 증가하는 게 아닐까? 따라서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 아닐까?

처음에 3개의 문이 주어졌을 때 자동차가 당첨될 확률은 각각 1/3이다. 하지만 사회자가 꽝인 문 하나를 열어 주었고, 다시 한 번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선택을 바꾼다면 당첨 확률이 2/3로 처음의 1/3보다 2배 상승하게 된다.



위 그림은 참가자가 1번 문을 골랐다가, 나중에 문을 바꾸는 경우 나올 수 있는 모든 결과를 보여준다. 스포츠카가 2번 문에 있었을 경우, 진행자는 3번 문을 열어줄 것이다(사회자는 2번 문에 스포츠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따라서 참가자가 문을 바꾸려 한다면 2번 문을 선택하게 될 것이고, 확률은 여전히 1/3이다. 차가 3번 문에 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차가 1번 문에 있을 경우, 참가자가 후에 문을 바꾸면 차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이 때의 확률은 손실(차를 놓칠 확률)이 된다. 이 때 사회자가 열어줄 수 있는 문은 2번과 3번 문이므로, 참가자가 나중에 문을 3번이나 2번으로 바꿀 확률은 1/2이다. 결국, 차를 고를 확률인 1/3에 2번 혹은 3번 문을 고를 확률(1/2)를 곱하면 차를 놓칠 확률은 각각 1/6이 된다. 둘을 더하면 1/3이 된다.



결론적으로, 문을 바꾸면 차를 잃을 확률이 1/3, 차를 얻을 확률이 2/3이 된다. 반면, 문을 바꾸지 않으면 확률은 여전히 1/3이다. 문을 바꿀 때 확률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몬티홀 딜레마'라고 부른다).


수학적=합리적?

첫 번째 의문은 해소된 것 같다. 그러나 두번째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영화 속 학생은 조건부 확률을 사용하여 사후 확률을 계산했고, 일반인은 어림짐작을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결국 저 학생의 정답이 옳았다. 하지만 저 학생처럼 사고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또 저 학생처럼 사고하는 게 과연 합리적일까?

카네만과 트베르스키는 인간의 의사결정이 수학적 합리성과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몬티홀의 딜레마를 해결할 때 조건부 확률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냥 직관적으로 문을 바꾸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카네만과 트베르스키는 인간이 수학적 추론 대신 '휴리스틱'을 사용해서 의사결정을 한다고 결론지었다. 놀랍게도, 각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 조건부 확률에 약하다. 심지어 수학자들마저 몬티홀 딜레마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 따라서 MIT 학생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카네만과 트베르스키는 '수학적 사고가 합리적이다'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인간은 이 기준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비합리적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근데, 수학적 사고를 '합리적 사고'라고 규정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수학적 사고는 상황과 관계없이 항상 합리적일까? 다음 글은 수학적 사고가 모든 상황에서 반드시 합리적이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5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를 풀 때, 대개의 경우 답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번호를 버린 나머지 2개 또는 3개의 번호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 갈등을 한다. 만약, 3개의 번호 중에서 하나의 번호를 선택한 상태에서 다른 번호가 답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면 이때 처음에 선택한 번호를 바꾸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바꾸지 않는 것이 좋은가? 이 문제를 몬티홀 문제와 같이 생각하면 번호를 바꾸어서 답을 결정하는 것이 그 문제를 맞힐 확률을 더 높이는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3개의 번호 중에서 정답인 번호는 하나이므로 오답을 선택했을 확률이 2/3로 정답을 선택했을 확률 1/3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의 경험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선택한 번호를 바꾸면 대부분 틀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몬티홀의 문제와 다른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인가? 그것은 확률은 “무작위로”로 선택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우리가 시험볼 때는 무작위로 번호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했던 것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여 번호를 선택하므로 처음에 답이라고 생각했던 번호가 답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출처 - 수학개념서 수학교과서의 새로운 접근


시험 문제를 풀 때는 확률보다 직관에 의존해야 한다. 시험 문제를 풀 때 직관은 우리로 하여금 이전에 봤던 내용을 무의식중에 고르게 한다. 만약 이 답에 수정을 가하면 틀리기 쉽다. 이전 포스트에서 소개했던 숨막힘 현상(choke)이 이와 관련있다.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수행이 저조해질 수 있다. 직관적으로 튀어나온 답은 정답일 확률이 높으므로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놔두는 게 낫다.

이 상황에서 조건부 확률을 고려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영화 속 MIT 학생이 오지선다형 문제를 풀 때 저런 논리를 사용한다면 낭패를 볼 것이다. 결국 합리성은 ‘생태적 합리성'이어야 한다. 인간은 베이지안 추론에 무지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그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에 적합한 합리성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이 합리성은 수학적 합리성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여전히 우리를 ‘합리적'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인지과학 혁명’에서 사에키 유타카는 ‘생태적 합리성'을 자신의 메타이론으로 삼으려 한다. 그는 심리학 연구들을 생태적 합리성이라는 기준으로 재평가한다.  기존의 심리학 연구는 인위적인 환경, 전문가들이 정한 인위적인 합리 안에서 실험을 진행했으며, 이로 인해 인간의 합리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태적 합리성을 발견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조건부 추론을 잘 모른다고 해서 사는 데 지장은 없다. 그냥 내 직관이 잘 들어맞었다는 경험을 믿으면 된다. 시험 문제를 풀 때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붓다 브레인
작가
릭 핸슨
출판
불광출판사
발매
2010.08.16


종교서적을 읽으면 좋은 말들이 많이 나온다. '나'를 버려라, 집착을 그만두어라, ..... 살아가면서 지킨다면 좋을 말들이지만, 크게 와닿지 않는다.

이 런 구절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종교의 가르침에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 전자의 이유때문에 성인의 가르침을 포기하고 살지만, 두번째 이유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도 많다. 집착을 버리면 정말 행복해질까? 이 세상은 야망과 집착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세상인데?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면 정말 행복해질까? 내 몫 하나 챙기기도 힘든 세상인데?

이 책은 불교의 이론을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불교의 가르침이 당신에게 결국 이득이 됨을 알게 된다. 현대인의 들끓는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복잡한 머리를 가라앉혀 집중할 수 있게 하려면, 불교의 가르침이 정말 도움이 된다. 저자들은 그 이유로 신경과학적 연구 결과를 든다.

책은 인간의 괴로움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먼저 설명한 다음, 긍정적인 상태를 만들기 위한 불교적 방법과 신경과학적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행복, 사랑, 지혜라는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긍정적인 뇌의 상태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특히 과학적 근거 외엔 아무것도 믿지 않는 사람에게 설득력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심리학과 신경학, 불교 이론의 접점을 찾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신경과학이나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에게도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크룩의 사용성 평가 이렇게 하라
작가
스티브 크룩
출판
위키북스
발매
2010.10.15

 

난이도:

대상: 사용성 조사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고 싶은 사람

 

심리학을 처음 접했을 때 읽었던 책 중 '심리학 실험법'이라는 책이 있었다.

 

심리학 실험법

작가
David W. Martin
출판
시그마프레스
발매
2008.03.05
평점

리뷰보기

 

이 책은 처음 심리학을 입문하는 사람에게 실험 설계를 쉽게 가르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복잡한 실험'에 대한 공포증을 버리라는 대목이었다. 실험은 반드시 복잡한 절차와 대단한 장비를 동원해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일반인이라도 통찰력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실험을 있는 것이다. 그 후 복잡한 실험과 장비에 대해 배울 때마다 그 구절을 떠올리며 항상 초심을 유지하고자 애썼다.

 

사용성 조사에 막 입문하려는 지금, " 단순한" 진리를 가르쳐 줄 책을 다시 만났다. 사용성 조사로 유명한 스티븐 크룩이 얇은 책자를 낸 것이다. 책 내용은 "DIY 사용성 테스트"에 관한 것이다. DIY 사용성 테스트란 한 마디로 말하면 "쉬운 사용성 테스트"다. 이 방법을 통해 관련 분야 종사자는 물론, 일반인도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을 조사해 볼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조사 방법이다.

 

DIY 사용성 테스트는 3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참가자를 관찰한다. 참가자를 선정하는 기준도 까다롭지 않다. 참가자가 수행할 과제를 선정하고,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장비를 체크한 다음, 참가자를 관찰한다. 그게 전부다.

하 지만,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도 많은 팁을 주고 있다. 저자는 한달에 한번, 반나절만 소요되는 간단한 테스트의 이점을 설명한다. 고객들, 관련 부서 사람들이 모두 모여 참가자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테스트실과 관찰실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들은 전문가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다. 책 내용은 쉽지만, 전문가도 지나치기 쉬운 중요한 사항이나 노하우를 담고 있다.

 

아 무 생각 없이 '사용성 조사는 뭐야?'라고 궁금해 하는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UX의 이론은 모두 섭렵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 사람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많은 독자층에 걸쳐 '사용성'이 뛰어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지심리 관련서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지심리 관련서적 목록  (4) 2011.09.03
[책리뷰]붓다 브레인  (0) 2011.08.03
[책리뷰]사용자 경험 측정  (2) 2011.08.03
[책리뷰]멘탈 모델  (0) 2011.08.03
[책리뷰]심리학으로 밥 먹고 살기  (0) 2011.08.03
사용자 경험 측정
작가
빌 알버트, 토마스 툴리스
출판
지앤선
발매
2009.07.06

난이도:

대상: UX에 관심 있는 사람

        사용자 조사 방법론을 탐색, 연구하는 사람

       


이 책은 사용자 경험 측정, 특히 사용자 조사에서 사용하는 매트릭스를 소개한 책이다. 사용자의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특성에 알맞는 매트릭스를 고르는 것은 쉽지 않다. 특정 사이트의 UI를 조사해 본다고 가정하자. 우리는 어떤 매트릭스를 사용해야 할 것인가? 과제 완료에 소요된 시간? 성공률? 참가자의 주관적 느낌?


저자는 프로젝트의 특성에 적합한 매트릭스(심 리학도에게는 '종속변인'이라는 표현이 더 쉬울 지도 모르겠다)를 소개하고 있다. 유저빌리티 테스트에서 사용하는 매트릭스로는 과제 성공률, 소요 시간, 에러, 효율성, 학습성, 이슈(문제점), 자가 기록 매트릭스, 행태적/생리적 매트릭스, 결합/비교 매트릭스(심리학에서는 이를 복합 종속 변인이라고 한다) 등이 있고 그 외에 실시간 웹 사이트 매트릭스와 카드 소팅 데이터도 포함된다.


이 책에서 소개한 매트릭스는 정량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현장에서 사용자 조사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이 책의 방법들을 참고해서 수치적으로 명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를 정량화하면 신뢰 구간이나 식스시그마, T-test, ANOVA 분석 방법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전집의 특성을 추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자가 기록 매트릭스와 관련하여 기존 연구자들이 사용한 평가 도구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를 수행할 때 조사자가 새로운 평가 척도를 만드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새로 만든 평가 도구가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담보할지 알 수 없으며, 다른 사람들이 개발한 척도의 결과와 비슷한지, 또 표본 수의 영향을 받지는 않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 책은 표본 수에 Robust하고 다른 측정치와의 비교를 통해 일관성 있다고 평가받은 측정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시스템 유저빌리티 척도(SUS), 사후 시나리오 질문(After-Scenario Questionnaire, ASQ), 사용자 인터페이스 만족도에 대한 설문지(Questionnaire for User Interface Satisfaction, QUIS) 등 다양한 척도가 책에 실려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실제 사용성 조사 사례들이 실려 있다. 각 사례들은 연구 진행 절차와 참가자 수, 사용한 척도 등이 적혀 있다. 실무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UX를 공부하는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멘탈모델
작가
인디 영
출판
인사이트
발매
2009.11.19

 

 

난이도: 중

대상: 사용자 리서치에 관심 있는 사람


사용자 리서치에는 많은 방법이 있다. 그 중, 사용자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연구하는 정성적 연구방법으로 '멘탈 모델'이 있다. 사회조사방법론의 '탐색적 연구'에 해당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사용자의 멘탈 모델을 만들어서 제품이나 웹 개발에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연구자들이 사용자를 일정한 집단으로 나눈다. 그 다음 타켓 사용자 집단을 모집하여 인터뷰를 진행하고, 인터뷰 내용을 데이터화 한다. 참가자들의 발언을 행동 단위로 나누어서 수많은 행동들로 나누고, 거기에서부터 행동기둥, 인지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모델을 다 완성하고 난 다음, 현재 제품이나 웹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모델과 비교해서 어떤 기능을 개선하거나 추가할지를 결정한다.


멘탈 모델의 연구방법은 전적으로 조사자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사용자들의 행동들을 조사자의 판단으로 분류해야 하는 작업이다. 또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정리해야 하는 힘든 작업처럼 보인다.


몇가지 의문점이 든다. 우선, 저자는 멘탈 모델이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내적 표상(mental representation)'과 다르다는 점을 설명한다. 멘탈 모델이 인간의 일반적 표상을 구현한 것이라면, 인지심리학의 내적 표상은 각 실험 패러다임에 국한된 표상이라는 것이다.

두 개념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내적 표상과 멘탈 모델은 서로에게 기여할 수 있다. 물론, 각 실험을 통해 검증된 내적 표상은 어디까지나 '그 실험에 국한된' 표상일 수 있다. 그런데, 각 실험의 결과들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보편적인 표상을 만드는 데 있다. 표상의 일반화 정도로만 본다면, 인지심리이론의 범위가 멘탈 모델보다 오히려 더 클 수 있다.

두 개념이 다르다고 해서 인지심리의 수많은 결과와 방법론을 버려둔 체, 처음부터 다시 고생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적 표상에 관한 연구에서 취할 게 있다면 취함으로써, 멘탈 모델 조사자는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멘탈 모델이 정성적 연구방법이라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정량적 방법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매우 어렵게 해 나간다는 인상을 받았다. 멘탈 모델 방법론에서는 사용자들이 한 번이라도 언급했던 행동들을 모두 분류한다. 순간 어지럼증을 느꼈다. 사실, 사용자들이 말한 내용중 가장 중요한 핵심행동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모든 행동을 전부 분류화한다고 해서, 또 그에 상응하는 기능을 모두 만드는다고 해서 제품이나 웹이 필연적으로 성공하지는 않는다. 참가자 수 등 여건 때문에 어렵긴 하겠지만, 이럴 때는 요인 분석을 쓰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통해 중요한 핵심 요인만 추려낼 수 있을 뿐더러, 조사자가 하는 분류작업을 통계 패키지가 할 수 있다는 이점까지 더할 수 있다.


위 의 얘기는 어디까지나 심리학에서 바라본 입장임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 멘탈 모델은 확실히 사회과학조사방법론과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용자 조사는 역사가 길지 않은 분야인 만큼, 정교하게 발전한 심리학의 연구방법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교류하면서 더욱 정교한 방법론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나도 좀 더 공부해 볼 생각이다.

심리학으로 밥 먹고 살기
작가
한국심리학회
출판
삼성출판사
발매
2010.08.15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학 부 때 전공했던 법학을 과감히 버리고 심리학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고 대학원에 진학했었다. 그 때 심리학과 학부생들이 자신의 전공에서 이탈하거나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심리학이라는 전공을 살려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취업포탈 '커리어'가 발표한 '2015년 10대 유망직업'결과를 보면 심리학 관련 직업이 장래 얼마나 유망할지 알 수 있다. 가장 상위에 랭크된 직업들의 예를 보자.




상 담 전문가가 9위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상담심리 전공자가 장래 직업세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범죄심리나 인지심리 등 다양한 심리학과 연계된 직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직업 관련 정보 부족으로 심리학에서 이탈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심리학으로 밥 먹고 살기'는 다 양한 직업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리학 전공자들의 글을 담은 책이다. 심리학 전공 후 주로 많이 진출하는 분야가 임상이나 상담이지만, 소비자심리, 산업.조직 심리,범죄심리, 인지심리처럼 아직은 생소한 영역에 진출한 선배들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책 에 잠깐 소개된 것처럼, 인지심리 전공자의 진로는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 인지과학 관련 연구결과를 제품에 반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국내에서도 이를 적용하는 사례가 생겨났다. 또, UX 분야에서도 인지심리학 전공자를 찾는 실정이다. 아직 완전하게 자리잡히지 않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직업이 창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갓 입학했거나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심리학 전공자라면 참고할 만한 책이다.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
작가
크리스티안 베버, 베르너 지퍼
출판
들녘
발매
2007.10.17


난이도:

대상: '내'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궁금한 사람들


'나'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우주를 떠돌던 영혼이 육체를 빌어 세상에 태어나게 된 것일까? 그럼 나란 존재는 내 육체와 별개인가? 아니면 뇌세포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나'라는 자각이 생겨난 것일까?


이 책은 환자들의 사례를 들기 시작해서 기억, 진화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연구들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인지심리나 사회심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된 연구를 모두 설명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소 산만해 보인다. 하지만 연구들이 하나의 정점을 향해 수렴한다. 이 책은 '나'라는 개념이 진화를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었으며, 수많은 하위체계(뇌세포 등)활동의 집합으로 이루어져다고 설명한다.


결 국 나는 깨지기 쉬운 임시적인 개념인 것이다. 기억이 없다면 나는 '나'라는 개념을 만들어낼 수 없다.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오늘 할 일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고,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모든 일들일 단편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기억 하나만 손상을 입어도 '나'라는 존재를 형성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 뿐 아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제한되어 있다. 어쩌면 우리는 운명이라는 틀 속에 움직이면서도 자신이 '자유의지'에 의해 행동하고 있다고 착각하는지 모른다. 책에 소개된 연구들은 인간의 자유의지가 제한되어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자유의지를 가진 '내'가 허구일 수도 있음을 일깨워준다.


' 나'라는 존재는 사실 허구의 존재다. 나를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하위요소 중 어느 하나만 무너져도 '나'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불교의 가르침을 새삼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인간은 무아를 알지 못하고 '나'라는 존재가 영원불멸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죽어도 영원히 구천을 떠도는 불멸의 영혼이라기보다 진화과정에서 탄생한, 그리고 언젠가는 변하고 사라질 임시적인 존재다.  나라는 존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우연치 않게 생겨났으며, 불완전하고,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내가 자연의 지극히 작은 일부임을 깨닫게 되면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 때부터 나라는 존재에 대한 집착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 같다.


성균관대 이정모 교수님의 서평을 링크합니다.


서평 보기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작가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샌드라 블레이크스리
출판
바다출판사
발매
2007.01.18

난이도:

대상: 뇌에 관심있는 일반인

        인지심리학 교재에 나오는 환자들의 사례를 쉽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


인 지심리학 교재를 볼 때 건너뛰기 쉬운 부분이 환자들을 다룬 사례다. 우리가 의사도 아닌데, 긴 명칭을 가진 환자들의 병명을 외워가며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느낀다. 환자들의 증상과 인지심리학 이론이 어떤 관련성을 가지는지 이해도 안 간다. '주의'편에서 나오면 주의와 관련되어 있구나, '기억'편에서 나오면 '기억'과 관련이 있구나 짐작할 뿐, 병의 증상과 그것이 의미하는 심리학적 원칙 간 연결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인지심리학 교재는 역시 재미없다는 편견이 강화된다.


이 책은 거의 대부분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사례를 다룬다. 심리학 전공자 뿐만 아니라, 호기심에 이 리뷰를 보는 일반인도 들으면 기겁할 소리다. 하지만 저자가 책을 재미있게 쓰는 바람에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다.

이 책에선 교재에서 볼 수 있었던 환자들의 사례를 보다 생생히 접할 수 있다. 편측무시, 부정, 기억상실증 등이 그렇다. 더 나아가서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사례도 있다. 카프그라나 찰스 보넷 증후군, 거울인식 불능증은 이름처럼 생소할 뿐더러 증상 또한 신비롭다.

인지심리학에 나온 환자들의 사례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학생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교과서보다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에게도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저 자는 이 증상들을 관찰함으로써 인간의 근본적인 본성을 파헤친다. 저자가 무엇보다 역점을 두는 부분은 '나'라는 존재가 내 머리 속 어디에 있는지를 파헤치는 것이다. 사례 속에서 환자들의 뇌에는 자신과 다른 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맹시(blindsight)의 경우, 환자는 물체를 보지 못해도 무의식적으로 물체를 잡을 수 있다. 물체를 보는 것 외에 물체를 잡는 '내'가 따로 있단 말인가? 부정 환자의 경우 마치 우리 머리 속 '변명하는 존재'가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자신을 합리화하는 자기가 머리 속에 따로 존재한다는 말인가?


저 자는 개개 챕터에서 소개한 사례들을 토대로 인간의 자아가 구성되는 방식을 정리한다. 책 후반부에는 자아의 몇 가지 특징을 설명해 놓고 있다. 궁극적으로,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두뇌활동의 결과물임을 설명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정신활동은 인과적으로 필연적인 결과일 뿐인가? 우리가 말하는 '자유의지'라는 것은 정말 있는 것인가?  이를 설명하기 위해 감각질, 의식에 관한 설명도 하고 있다.


내 안의 수많은 '나'를 분해하면 결국 나라는 존재도 별 것 아닌 존재다. 우리의 정신활동도 어쩌면 육체와 두뇌에 국한된 물리, 화학적 작용일 뿐일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동물과 다른 특별한 존재가 아니며, 나 또한 거대한 자연 현상의 일부일 뿐이라는 깊은 깨달음을 준다.

세로토닌하라!
작가
이시형
출판
중앙북스
발매
2010.07.15

 

 

난이도

대상

일반인 누구나

내용

  • 현대인의 문제
  • 뇌의 신경전달물질:
  • 노르아드레날린
  • 도파민
  • 세로토닌
  • 세로토닌 강화의 방법




그 동안 '인지심리 매니아'에서는 도파민이 인간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도파민은 학습을 담당하고 인간의 '예측'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지나치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특히 도파민이 지나치면 일정한 패턴이 없는 무선적인 경우에서조차 패턴을 찾으려고 시도할 수 있다. 그 결과 도박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등 허황된 자신감에 빠지기도 한다. 또 도파민은 자가 억제 능력이 없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이 책은 어쩌면 현대인의 일상에서 과잉분비되고 있을지 모르는 노르아드레날린이나 도파민을 대체할 물질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세로토닌을 자극하는 삶과 너무 동떨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책에서 권하는 조언을 따라보자. 심신을 안정시킬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TIP

앞부분에 세로토닌의 장점을 다소 장황하게 늘어놓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구체적인 방법이 후반부에 나오니까 인내심을 갖고 책을 읽기 바란다. 세로토닌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이나 뇌과학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은 다른 책을 읽기를 권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