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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의사결정/추론

감정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Image: SarahPAC-USA/Flickr



글: Frontal Cortex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수천년 동안 인간은 자신의 감정을 과소평가했다. 우리는 감정을 원시적인 열정, 과거 인간이란 동물의 불필요한 유산으로 봤다. 우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할 때 - 케이크를 너무 많이 먹거나, 바람을 피우거나, 또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로 낭패를 겪는 등 - 자신의 근시안적 감정을 비난한다. 사람들은 열정이라는 범죄를 저지른다. 반면 합리성은 죄가 되지 않았다.

감정에 대한 편견이 생긴 이유는 우리가 그 동안 이성만을 최고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딜레마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대안을 이성적으로 평가하는 데 시간을 들인다. 만약 이런 의사결정이 효과적이라면, 우리는 우리 선호에 적합한 최적의 대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유용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합리성은 프로메테우스의 선물이다.

하지만 이 사실이 완전히 반대라면 어떨까? 만약 감정이 이성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 만약 우리 감정이 우리보다 더 똑똑하다면?

그 동안 문헌들은 인간 정서가 가진 지혜를 다루어왔다 - 데이비드 흄은 이를 미리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 하지만 감정 체계(줄여서 Type 1 사고)가 복잡한 의사결정에 뛰어나다는 사실이 연구로 입증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무의식이 의식보다 복잡한 인지 과제에 더 적합할 것이다. 즉, 우리가 오랫동안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이라고 폄하했던 사고과정이 어떤 상황에선 훨씬 똑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컬럼비아 경영대학의 Michael Pham의 연구실이 이 효과를 연구했다. 연구자는 학부생들에게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에서부터 아메리칸 아이돌 결선 진출자까지 여덟 가지 예측을 하게 했다. 그들은 다우 존스, BCS 챔피언십 게임의 승자, 날씨에 대한 예측도 했다.

그 결과,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예측들이 광범위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믿은 사람들이 더 정확한 예측을 한 것이다. Pham은 이 현상을 emotional oracle 효과라고 이름붙였다.

아메리칸 아이돌 (American Idol)의 경우를 살펴보자 : 감정을 믿은 참가자들이 우승자를 정확히 예측한 확률은 41%였고, 자신의 감정을 불신한 사람들의 예측 확률은 24%였다. 동일한 현상이 주식 시장 예측의 경우에서도 발견되었다 : 감정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예측 정확도가 이성적인 인지능력을 가진 사람보다 25퍼센트 높았던 것이다.

이 역설이 의미하는 바가 무얼까? 바로 처리 능력이다. 최근, 무의식적 뇌가 방대한 정보를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반면 인간의 이성은 매우 좁은 병목을 가지고 있어서 한번에 제한된 정보만을 처리할 수 있다). 

바로 여기에 정서의 유용함이 있다. 모든 감정은 우리가 접근하지 못하는 정보들를 집약해 놓은 '자료의 요약본'이다. (Pham이 말하듯, 정서는 우리 마음 깊은 곳의 '특권을 가진 창'이다) 복잡한 사건을 예측하는 데 있어서 이런 추가적 정보는 보통 필수적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생 상활에서 일어날까? 예를 들어 당신이 20개 주식의 가격변동에 관한 정보를 본다고 가정해보자. (각 주가는 CNBC처럼 텔레비전 화면 하단에 나타난다). 당신은 모든 데이터를 기억하는 게 어렵다. 만약 누군가 어떤 주식이 가장 좋냐고 물어보면, 당신은 아마 대답을 하지 못할 것이다. 당신은 모든 정보를 처리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어떤 주식에 대한 느낌이 제일 좋냐'고 물으면 당신은 가장 좋은 주식을 찾아낼 것이다. 이 영리한 실험을 진행한 Tilmann Betsch라는 심리학자에 의하면, 당신의 느낌은 유가 증권의 실제 가치를 반영한다. 가치가 상승하는 주식은 긍정적 감정과 연결되는 반면, 가치가 하락하는 주식은 잘 안 풀리는 듯한 느낌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매사에 충동적 결정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Pham의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관련 분야에 지식이 있는 경우만 emotional oracle 효과를 보였고, 주식 예측 실험의 참가자들도 모든 정보를 학습해야 했다. 만약 그들이 대학 축구에 대해 아는 게 없다면, 그들의 감정은 BCS 챔피언쉽 게임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가장 큰 교훈은 우리의 감정이 바보같지도, 그렇다고 전지전능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불완전한 oracle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감정은 우리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 우리의 뇌가 무언가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이 정서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