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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주의

노인들은 젊은 사람보다 MInd-Wandering을 덜 경험할까?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심리학 연구 결과에 의하면 노인들은 젊은 사람보다 잡생각(mind-wandering)을 덜 한다. 보통 이런 연구는 연구자가 과제를 하고 있는 참가자에게 ‘방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묻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그런데 이 연구 결과들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노인들은 젊은 성인보다 인지 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집중력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mind-wandering도 심해지는 게 당연해 보인다.


mind wandering 연구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에 의하면,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mind-wandering이 줄어드는 현상은 당연한 결과다. 이 이론에 의하면, 과제가 쉽거나 익숙할 경우 인지 능력을 조금만 할애해도 되기 때문에 인지 자원에 여분이 생긴다. 이 여분의 인지 능력이 mind-wandering에 사용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지 자원이 부족한 노인들은 과제를 수행할 때 여분의 인지 자원이 없기 때문에 mind-wandering을 드물게 경험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학자가 이 자원-기반 이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Jenifer McVay와 동료들은 mind-wandering을 설명하는 또 다른 견해를 주장했다. 이들은 인간이 주의력 통제를 상실할 때 과제와 관련 없는 생각에 주의를 뺏기면서 mind wandering을 경험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젊은 성인과 노인이 mind wandering을 경험할 때 과제 수행 능력이 동일하게 저하되는 현상을 예로 들면서, 만약 mind wandering이 여분의 인지 자원 때문에 일어난다면 이 결과를 설명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McVay와 동료들은 기존 연구가 노인이 경험하는 mind wandering의 횟수를 과소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실험[각주:1]을 진행했다. 기존 연구는 노인들이 과제 수행 시  ‘과제와 관련된 생각’을 하는 것은 mind wandering이 아니라 과제에 집중하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McVay에 의하면, 노인들은 수행 불안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자신의 ‘수행’에 생각을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을 뿐, ‘실제 과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의 첫 번째 실험에서 108명의 젊은 성인( 18-28세)과 99명의 노인(60-75세)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두 가지 과제를 수행했다. 한 가지는 억제 통제 테스트(inhibition control test)였고 다른 한 가지는 경계를 지속시키는(sustained vigilance) 테스트였다. 과제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간 중간 받았다. 참가자들은 과제와 전혀 관련 없는 생각, 과제에 대한 생각, ‘과제와 관련된 생각'이라는 보기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예상대로, 노인들은 ‘과제와 관련된 생각’을 훨씬 많이 보고했다(기존 연구에서는 이를 과제에 대한 생각이라고 잘못 분류했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노인들은 젊은 성인보다 mind wandering을 덜 경험했다(31% VS 48%). 즉, 노인들이 과제에 훨씬 집중한 것이다.


두번째 실험 역시 젊은 성인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지만, 이번에는 과제가 조금 더 어려웠다. - n-back test를 실시했다 -. 결과는 유사했다. 노인들은 과제가 어려울수록 ‘과제와 관련된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젊은 사람보다 과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과제와 관련된 생각'을 mind wandering 범주에 포함할 경우, 노인들 역시 mind wandering을 자주 경험한다는 결론이다. - 역자 주) 


기존 연구에 의하면, mind-wandering은 젊은 성인과 노인의 수행 능력을 동일하게 저하시킨다. McVay 연구팀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mind-wandering이 여분의 인지 능력 때문에 발생한다는 주장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 노인이 젊은 성인보다 수행 관련 생각을 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도 이를 반증한다.


그럼,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뭘까? McVay 연구팀은 주의력 상실로 인해 주의가 다른 생각으로 옮겨 갈 때 mind wandering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또, mind wandering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들이 mind wandering을 덜 경험하는 이유는 연구가 진행되는 실험실에 노인의 주의를 분산 시킬 만한 자극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복도와 최첨단 컴퓨터, 젊은 연구자가 있는 대학교 캠퍼스는 학부생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지만, 학교 생활과 관련 없는 노인들은 이런 주변 환경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주의가 분산될 일도 없는 것이다.”


Reference

  1. McVay, J., Meier, M., Touron, D., and Kane, M. (2013). Aging ebbs the flow of thought: Adult age differences in mind wandering, executive control, and self-evaluation Acta Psychologica, 142 (1), 136-147 DOI:10.1016/j.actpsy.2012.11.006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