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길치:[명사]길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이 매우 무디어 길을 바르게 인식하거나 찾지 못하는 사람.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심각한 길치가 몇 사람 있다. 조금 복잡한 거리를 들어가게 되면 방향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리곤 한다. 결국 내가 손목을 붙잡고 끌고 나와야 상황이 종료된다. 만약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미로 속에 갇힌 사람처럼 될지도 모른다. 정말 심각한 경우 길을 잃기도 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길치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길치가 되는 원인이 무엇인지는 딱히 아는 사람이 없다. 다행히 2010년 Applied Cognitive Psychology에 게재된 한 논문이 이 궁금증을 다소 완화시켜주었다. 자신이 왜 길치인지 몰라 답답하다면 이 연구자들의 주장을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기존 연구들

 

우선 '작업기억'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길치의 원인을 알 수 있다. 작업기억이란 의식적인 정신적 노력이 가해지는 정신적 작업공간을 의미한다. 컴퓨터에 RAM이 존재한다면, 인간에게는 작업기억이 존재한다. 작업기억은 장기기억에서 무언가를 꺼내오기도 하고, 현재 접하고 있는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 관여한다.

Baddeley 의 초기 주장에 의하면 이 작업기억은 세 가지 성분을 가진다고 한다. 주의 통제및 판단 과정을 담당하는 중앙집행기 밑에 조음 루프와 시공간 스케치판이라는 하위 체계가 있다. 이 두 하위 체계는 용량이 한정되어 있어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양이 제한되어 있다.

우리가 어떤 장소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길을 외우는 과정 역시 작업기억이 관여하게 된다. 따라서 조음 루프와 시공간 스케치판이 길을 학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기존 연구들이 공간 지식 학습(Spatial knowledge Aquisition을 이렇게 번역하고자 한다)에 관해 밝힌 사실들을 설명하고자 한다. 연구자들은 공간 지식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Landmark 지식은 말 그대로 어떤 장소에 있던 건물이나 특정 사물에 대한 기억을 말한다. 둘째, route 지식은 이런 랜드마크의 순서와 방향 결정(ex: 왼쪽, 오른쪽 길)에 관한 기억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survey 지식은 지형을 마치 지도처럼 하늘위에서 조망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럼 작업 기억과 공간 지식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기존 연구는 시공간 스케치판의 공간적 요소가 길을 잘 기억하는 사람과 관계 있는 반면, 길치의 경우 길을 언어적 형태로 기억하고(다시 말해 조음루프를 사용하는 듯)있다고 주장했다(Garden et al. (2002)). 이 결과만 볼 때 공간적 능력이 공간 지식과 관련되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시각적 요소가 공간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미비했다.

 

 

실험

 

결국 이번 논문의 연구자들은 인간의 언어적, 시각적, 공간적 능력 중 어떤 요소가 공간 지식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고자 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도쿄 시내를 자동차로 달려서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모습을 찍은 비디오를 보여주었다. 이 비디오를 보는 동안 세 가지의 방해 과제가 주어진다. 언어적 방해과제에서는 참가자에게 두 음의 한자로 된 단어를 제시하고 이 단어가 진짜 단어인지 사이비 단어인지 판단하게 했다(학생들은 중국 학생들이었다). 시각적 방해 과제에선 참가자에게 특정 시간을 불러주고(예: 10시 30분), 시계의 초침과 분침이 모두 시계 위쪽에 있거나(3~9시를 기준으로 위 아래로 구분할 때) 아래쪽에 있는 경우를 판단하라고 지시했다. 공간적 방해 과제에선 방 안에 있는 세 개의 스피커(좌, 우, 정면)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어느 방향에서 소리가 들렸는지 판단해야 한다.

이 비디오를 다 본 다음에는 세 가지 과제가 주어진다. 장면 재인 과제에서는 일련의 사진들을 보여주고 이 사진이 비디오에서 본 장면에 포함되어 있었는지를 묻는다. 사진에는 비디오에서 지나쳤던 장면과 전혀 나오지 않았던 사진이 섞여 있다. 길 선택 과제에서는 갈림길을 보여준 후 어느 방향이 정확한 방향이었는지를 묻는다. 지도 그리기 과제에서는 조금 전 본 비디오를 바탕으로 참가자가 지도를 그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SOD(Sense of Direction) 문항을 작성했다. 이 문항은 자신이 얼마나 방향을 잘 안다고 느끼는지 주관적 평가를 측정하는 도구다.

 

 

 

결과

 

장면 재인 과제에서 방향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언어적, 공간적으로 방해를 받았을 때 길을 잘 외우지 못했다. 반면 길치는 언어적 방해에만 민감했다.

길 선택 과제에서 방향 감각이 좋은 사람은 언어적, 공간적 방해에 영향을 받았지만, 길치는 언어, 시각, 공간적 방해에 모두 영향을 받았다.

지도 그리기 과제에서 방향 감각이 좋은 사람은 언어, 시각, 공간적 방해에 모두 영향을 받았지만 길치는 방해가 있건 없건 별 차이가 없었다.

 

 

논의

 

연구자들은 위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이론을 만들어 봤다.

 

방향 감각이 좋은 사람은 랜드마크를 언어적, 공간적으로 기억한다. 그 날 갔던 맛집을 기억할 때 이 사람들은 랜드마크를 언어로 추상화하여 기억을 극대화하는 한편, 다른 지형과의 관계까지 고려하여 공간적으로도 기억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길치는 랜드마크를 오로지 언어적으로만 부호화한다. 따라서 '빨간 지붕에 작은 건물이었고....'라는 식으로 표현은 가능하지만, 그곳이 어디쯤에 있었는지, 지하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는 전혀 모르는 것이다.

 

두번째로, 방향 감각이 좋은 사람들은 길을 언어적, 공간적으로 기억한다. "그 맛집을 가려면 큰길에서 오른쪽으로 간 다음 다시 직진하다가...."라고 언어적으로 길의 순서를 기억하는 동시에 공간적인 위치도 함께 기억한다. 물론 길치도 이와 같은 식으로 길을 기억한다. 특이한 점은 길치가 길을 기억할 때 시각적 능력도 사용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길을 외울 때 시각적 능력에 의존하는 것은 당연히 길치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친구집이 아파트였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친구집을 시각적 능력에 의존한다면, 다음에 찾아올 때는 똑같은 집 속에서 헤맬 것이 분명하다. 이럴 땐 그 친구 집이 단지 내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식으로 공간적 지식을 활용하는 게 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방향 감각이 좋은 사람은 survey 지식을 만들어 낼 때(즉 3차원의 지형을 만들어 낼때), 작업기억의 모든 하위요소를 사용한다. 더군다나, 랜드마크와 길을 언어, 공간적으로 기억한 것이 통합 시 도움이 된다. 내가 봤던 맛집이 공간적 위치와 내가 기억하는 길의 공간적 위치가 조합되어 3차원의 입체적 지형을 완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 언어적 정보 또한 같이 통합한다. 흥미로운 것은, 통합 과정에서는 시각적 능력이 활용된다는 점이다.

반면 길치는 이런 3차원 지형을 형성할 수 없다. 랜드마크를 언어적으로만 기억했기 때문에 길에 대한 정보와 통합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길에 대한 기억도 시각적 기억이 우세해서 공간적 정보를 활용할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점이다. 결국 survey 지식을 만들어내기 힘든 상황이 되는 것이다.

 

SOD 점수가 높은 사람은 보통 실제로도 방향 감각이 좋은 편인데, 이 점수는 survey 지식과도 관련이 있다. 즉, 방향 감각이 좋은 사람은 survey 지식이 풍부하다. 결국 길을 잘 찾고 못 찾는 정도는 survey 지식을 잘 만들어내는지 여부와도 관계가 있는 것이다.

 

 

길치의 원인이 무엇인지 들어보니 납득이 간다. 하지만, 난 이 논문에서 만족하고 싶지 않다. 길치의 원인을 알았다면, 길치를 도와줄 수 있는 교육이나 보조장치의 효과 또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동차 운전자가 사용하는 네비게이션이 1인칭 시점을 사용할지 3인칭 시점(하늘에서 지형을 내려다보는)을 채택할지 생각해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흔히 사용하는 다음 지도나 네이버 지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길치에게 어떤 시점이 더 유리할지 연구해 보는 것은 분명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도 중요할 것이다.

 

 

Reference

WEN WEN, TORU ISHIKAWA and TAKAO SATO, Working Memory in Spatial Knowledge Acquisition: Differences in Encoding Processes and Sense of Direction, Applied Cognitive Psychology(2010), DOI: 10.1002/acp.1737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그 동안 수많은 연구를 통해 우리는 운전중 휴대폰 사용이 브레이크 밟는 속도를 늦추게 하고, 차로를 잘 지키며 달리지 못하게 하고,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러나 이런 연구들은 현실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실생활에서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 그 차는 우리 차이며 달리는 길은 익숙한 길이고 대화하는 사람도 우리가 아는 사람이다. 반면 실험실에서 진행한 연구는 시뮬레이션을 이용했고, 처음보는 길을 달리는 데다가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 했다.

Western Washington 대학의 Ira Hyman은 운전중 휴대폰 사용의 부작용이 'inattentional blindness'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현상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주위의 정보를 눈치채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존 실험의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그는 자연스러운 상황을 설정했다. 연구자는 대학 내 Red Square를 가로지르는 375피트의 길을 무대로 삼았다. 이 길을 걷는 학생들은 휴대폰으로 통화중이거나, 음악을 듣고 있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하며 걷고 있거나, 혼자 걷고 있었다. 이 학생들이 이 길을 다 지나쳤을 때 연구자가 나타나서 그들에게 '길 옆에 외발자전거를 타고 있는 광대'를 봤냐고 묻는다.

외발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며, 대학 내에서 구경하기는 더더욱 힘들다. 따라서 길 옆에 이 광대는 눈에 띄기 쉬울 것이다.

그 길을 가로지르던 151명의 학생 중 24명이 휴대폰으로 통화중이었고, 이 학생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광대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통화를 한 학생 중 25퍼센트만이 광대의 존재를 알아차린 반면, 혼자 걸은 사람의 51%, 음악을 듣던 사람의 61%, 다른 사람과 같이 걷던 사람의 71%가 광대를 찾아냈다. 이 결과는 휴대폰 사용이 inattentional blindness 효과를 가져왔음을 보여준다(사실, 옆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경우 주위를 탐색하는 능력은 증가한다. 이 효과는 운전 시뮬레이션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그 외에도 연구자는 통화를 하며 걸었던 학생들이 길을 훨씬 느리게 걷고, 방향을 자주 바꾸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 결과 역시 inattentional blindness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나라들이 운전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휴대폰의 해악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자각을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광대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사실을 놓쳤다는 걸 알고 나자 놀라는 반응이었다'라고 연구자는 말했다. '불행하게도 운전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조차 알지 못하며, 너무 늦은 상황(?)이 되서야 알아차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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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man, I., Boss, S., Wise, B., McKenzie, K., & Caggiano, J. (2009). Did you see the unicycling clown? Inattentional blindness while walking and talking on a cell phone.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24 (5), 597-607 DOI: 10.1002/acp.1638
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빈민촌을 지원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재정적 지원이 있을 수도 있고, 정서적 지원이 있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봉사활동은 이런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빈민촌의 '환경'을 지원하거나 개선하려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적은 듯하다. 주변 환경을 바꾸는 일은 비용과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까? 그러나 오늘 소개할 논문은(발표된 지 꽤 됐지만) 빈민가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재정적, 정서적 지원보다 중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잘 알겠지만, 빈민가는 콘크리트로 지은 집들이 굉장히 좁은 간격을 유지한 체 다닥다닥 붙어있다. 일정한 개인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해보인다. 또, 집 근처 환경도 열악한 편이다. 주변에 제대로 된 공원을 찾아보기 힘들고, 심지어 나무 한 그루 찾기가 힘들다. 비단 빈민가 뿐만 아니라 아파트나 빌라가 빽빽히 들어선 곳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부 콘크리트 벽만 보일 뿐이고, 눈을 쉬게 해 줄 산림이 없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attention restoration theory는 인간의 주의가 '휴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항상 의도적으로 무언가에 집중해야 하는 현대인의 주의는 피로한 상태다. 이 피로해진 주의를 휴식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주변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통제로(directed attention) 피로해진 주의를 쉬게 하려면 비의도적인 주의를 부드럽게 이끌어내는 환경이 필요하다. 인공물과 달리 자연물은 이런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나무 한 그루 찾기 힘든 삭막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필시 주의력에 큰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다. 주의를 쉬게 할 자연환경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의가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계속해서 지친 상태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연구자들은 지친 주의가 빈민층의 근본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처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민한 인지능력, 특히 주의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삭막한 환경 속에서 주의력이 고갈된 상태에 놓인 빈민층은 자신의 문제에 제대로 집중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연구자들은 빈민가(특히 나무같은 자연 환경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곳)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실험

연 구자들이 내놓은 가설의 핵심은 자연->주의->삶의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다. 거주 근처 자연환경의 부재는 주의의 피로(mental fatigue)로 이어지고 삶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자연환경, 주의, 삶의 문제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자연환경
연구자들은 나무를 보며 사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하기 위해 재미있는 측정방법을 생각해냈다.


연 구자들은 건물을 다양한 각도(화살표)에서 촬영한 사진 18장을 학생들에게 보여준 후, 각 장면이 얼마나 나무로 우거져 있는지 평정하게 했다. 그 다음 이 평정을 평균하여 10가구의 '녹화(greenness)' 정도를 계산했다. 10가구 중 평균 이상으로 집주변이 푸르다고 평가된 집은 'green'으로 분류되었다.

주의
연 구자들은 각 가구에 사는 사람들의 주의를 평가하기 위해 Digit span Backwards(DSB) 과제를 사용하였다. 이 과제는 참가자에게 일련의 숫자를 불러준 후, 들은 숫자를 거꾸로 말하게 하는 것이다(i.e., 1,3,6,4라고 들은 참가자는 4,6,3,1이라고 말해야 한다). 제시되는 숫자는 점점 자리수가 많아지게 되고, 참가자의 주의력 정도는 2번을 정확하게 답한 가장 긴 자리수를 기준으로 한다. 6자리 숫자를 두번 성공했으면 그 사람의 주의력을 6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삶의 문제
연 구자들은 면접자를 통해 각 세대의 삶의 문제를 조사했다. 이들은 참가자의 삶의 목표, 삶의 문제, 중요 의사결정을 말하게 했다. 특히 Ineffective Management of Major Issue(IMMI) 척도를 사용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문제를 얼마나 해결 못 하고 있는지 측정했다.


결과

연 구자는 먼저 주의력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놀랍게도, 회귀분석을 한 결과 주의력은 IMMI 척도 점수와 부적 상관이 있었다. 즉, 주의가 많이 지쳐있는 사람이 삶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자연환경이 주의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예상대로, 삭막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은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사는 사람보다 주의력이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자연환경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이번에도 역시 나무가 많은 곳에서 사는 사람이 삶의 문제에 잘 대처하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논의

법 학과 시절, 신림동 고시촌에 돌아다닐 일이 많았다. 가끔은 교재를 사기 위해 가기도 하고, 가끔은 아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들르기도 했다. 이상하게도 그 곳을 들릴 때마다 알 수 없는 삭막함을 느꼈다. 고시원이 다닥다닥 붙은 거리 사이로 지나다닐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무언가가 사람을 답답하게 했다.

어쩌면 고시생들은 이 삭막한 환경 탓에 그들의 주의력 중 절반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확실히 고시공부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집중력을 요한다. 지칠대로 지친 주의력을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고시생들이 주의력을 회복하기에는 주변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근처에 관악산이 있기는 하지만 공부에 매진하는 고시생들이 멀리까지 행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삭막한 환경 속에서 심신을 쉴 기회를 잃어버리는지도 모른다.

얼 마전 이정모 교수님의 블로그에서 빈민가 어린아이들의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가난은 물질적 뿐만 아니라 인지적으로도 되물림되어서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나무 한 포기, 공원 하나 없는 '환경적' 가난함은 이들이 삶의 문제를 적절히 대처할 수 없게 만들어서 가난의 되물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만약 해피빈이 남아있어서 어디에 써야할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빈민촌의 환경 개선을 돕는 봉사단체에 기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금전적으로는 미미할지 모르지만, 그 효과는 재정, 교육적 지원과 마찬가지로 클 수 있다.

다음 번 고시촌에 있는 친구를 찾아갈 때는 작은 화분을 사 들고 가야겠다.


Reference
FRANCES E.KUO, COPING WITH POVERTY: Impacts of Environment and Attention in the Inner City, Environment and Behavior, 2001, DOI: 10.1177/00139160121972846




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방해요소가 무진장 많다. 창 밖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친구에게 전화가 온다. 책 대신 옆에 있는 컴퓨터를 켜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보다가 만 만화책을 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여 러가지 방해요소를 물리치고 목표 과제에 집중하는 능력을 흔히 주의력이라고 한다. 이런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또 각 방법들 간 차이는 무엇일까? 오늘은 주의력 훈련과 관련하여 Trends in Cognitive science에 게재된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AT와 AST

그 동안 동/서양 간 주의력을 훈련하는 방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서양은 Attention training(AT) 방식을 실험에 사용해 왔다. 반면 동양은 Attention state training(AST) 방식을 선호했다.
AT는 여 러가지 방해 자극 속에서도 목표로 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필요없는 자극을 억제하고 한 과제에만 집중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AT 방식의 훈련 방법은 나름 효과적이었으며(장기적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린이와 어른 모두 ANT 과제에서 수행의 향상을 보였다. 또 이런 주의력 향상은 일반적인 인지적 능력(e.g., IQ)으로 전이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ANT의 예


(가운데 화살표의 방향과 동일한 방향키를 눌러야 한다. Incongruent 조건의 경우, 목표 자극 옆에 다른 화살표들이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주의력이 높다면 이런 방해 자극에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AST는 인간의 몸과 정신 상태를 변화시켜 주의력을 향상시킨다. 대표적 방법으로 자연풍경을 보거나 체험하는 방법, 마음챙김 명상, IBMT(중국에서 고안된 훈련 방법)이 있다. 자연 풍경을 보게 되면, 공부하는 동안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반대 기제를 사용하게 된다. 나무, 돌, 동물 등 즉각적으로 출현하는 자극은 비의도적인 주의를 끌게 된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집중하느라 지친 주의를 쉬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과거나 미래의 일들로부터 벗어나 현재의 자기 상태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한 연구에서 이 방법이 attentional blink라는 현상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 적이 있다. 마음챙김이 주의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IBMT는 중국의 전통 의학과 명상을 접목한 훈련 방법이다. 이 방법은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애쓰지 않고 이완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방법을 사용한 연구에서 IBMT를 체험한 참가자들이 ANT 과제를 잘 해냈음을 보여줬다.



차이점

AT는 방해하는 생각들을 억지로 누르는 방법이다. 인지심리학적 용어로 설명하자면 중앙집행기가 불필요한 자극을 눌러버리고 필요한 자극에 주의를 지속하게 만드는 훈련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힘이 많이 든다.
반면 AST는 방해되는 생각을 억누르지 않는다. AST는 한 과제에 집중하느라 지친 주의를 이완시킨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방법이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그 림과 같이 우리는 주의를 집중하지 않아서 잡생각에 사로잡힌 상태(Wandering mind)와 지나친 집중으로 지친 상태(Mental fatigue)라는 양 극단을 피해야 한다. 그 극단의 중간을 유지하는 것이 주의력의 핵심인 것이다. AT 방식은 의식적인 훈련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치게 된다. 반면 AST는 명상 상태를 통해서 비의도적인 훈련 방법을 사용한다.
동양의 주의력 훈련 방식은 기존 서양의 훈련 방식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ST는 AT방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므로 양 극단 속에서 중도를 지키게 해 준다. 만약 이 두 방법의 장점만을 취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주의력 훈련방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신경학적 근거


(왼쪽 그림: 전대상회 오른쪽 그림: Lateral PFC(2번))

AT 방식의 훈련을 받은 참가자의 경우 전대상회(anterior cingulate cortex)와 lateral PFC(prefrontal cortex)의 활성화가 두드러졌다. 이는 두 부위간 연결이 주의력 향상과 관련있음을 보여준다.
반 면 AST는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 차이는 왜 AST가 명상을 통한 이완 훈련이 역설적으로 주의를 강화시키는지 설명해준다. AST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명상상태에 돌입하기 위해 의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Lateral PFC의 활성화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훈련이 진행되는 과정에 ANS(Autonomic control system)의 활성화가 병행한다. 즉 자발적인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전대상회는 자발적인 통제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이므로, 이 부위의 활성화 수준이 높아진다. 훈련의 후기 단계에서는 ACC의 활성화가 압도적으로 변한다. 결국 의도적인 통제 없이도 기민한 주의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집중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을 때 우리는 좌절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는 진행중이다. 언젠가는 오래 수행한 고승처럼 일반인도 칼날같은 주의력을 갖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주의력을 향상시킬 효과적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다.


Reference
Yi-Yuan Tang & Michael I. Posner, Attention training and attention state training,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2009



출처: Scepticon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지난 번 글에 서는 술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오늘은 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첫번째로 다룰 논문에서는 청소년의 음주가 인지적 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남녀 차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두번째로 술집의 수가 폭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어린 학생들이 술을 마시면 머리가 나빠진다


첫번째 논문인 "Initiating moderate to heavy alcohol use predicts changes in neuropsychological functioning for adolescent girls and boys"은 76명의 청소년 코호트 집단을 조사했다(연령은 대략 12-14세 정도였다). 참가자들은 술의 노출 정도에 따라 표집되었다. 각 개인들을 3년간 조사하고 설문지와 일련의 테스트를 통해 그들의 음주 습관이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봤다.


예상대로 술을 많이 마신 청소년들은 테스트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술이 미치는 영향에 남녀차가 있었다는 것이다.


Take the test Here


12개월 동안 많은 양의 알콜을 섭취한 여성 참가자들은 시공간 기능이 통제집단에 비해 저조했다. 시공간 능력의 측정은 Rey-Osterrieth Complex Figure test(그림 참조)를 사용했다. 이 과제는 참가자들에게 특정 그림을 보여준 뒤 30분 정도 경과 후 기억에 의존해서 조금 전 본 그림을 다시 그리게 한다.


이런 기능 손상은 12개월이나 그 이상 음주를 했을 경우 나타나며, 많은 양의 알콜을 섭취할 수록 상태가 더 나빠진다. 이는 전집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추세이다.


반면 남자는 주의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테스트를 통해 부인은 자신의 남편이 청소년기에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주의의 지속을 측정하기 위해 Digit Vigilance Test가 사용되었다. 이 간단한 테스트에서는 일련의 숫자들이 빨강이나 파란색으로 제시된다.(한 페이지 당 한가지 색깔로 제시된다). 참가자는 화면에서 6이나 9를 찾아야 한다.


과제 수행에 걸린 시간과 오답의 횟수를 통해 주의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알 수 있고 통제집단과 비교도 할 수 있다.


이 실험의 설계상 문제나 피험자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연구는 총 76명의 청소년을 조사했는데 그 중 29명이 여자였다. 이 집단은 다시 음주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나뉘어졌다. 따라서 참가자수가 너무 적다는 문제가 있지만 기존 연구에서 밝혀낸 술의 부정적 영향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얻은 연구는 많으며, 어린 시절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특정 기능에 손상을 입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문제이다.




술먹고 일어나는 폭력은 편의점도 책임이 있다



두번째 논문William PridemoreTony Grubesic가 the annual meeting of the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in San Diego에서 발표했다.  “Alcohol outlets and community levels of interpersonal violence: Spatial density, type of outlet, and seriousness of assault”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한 공동체에서 술을 얻을 수 있는 장소의 수가 폭력과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우리 모두 이 정도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직관을 지지하는 실제 데이터가 있다면 훨씬 실감 날 것이다. 이 연구는 폭력을 단순 폭력과 aggravated assault로 나누고 술을 파는 곳을 바(bar), 레스토랑, off-premise(술을 팔지만 그 자리에서 마시지는 못하는 곳. 수퍼마켓 등)로 나누었다.


술집이 많으면 폭력이 많다는 사실은 전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내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는 off-premise 상점에서 파는 술마저 폭력과 상관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연구는 이런 가게들이 전체 폭력의 25-3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bar 또는 레스토랑이 각각 폭력의 10%를 설명하는 것을 감안해도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off-premise가 사람들을 즉석에서 모이게 할 수 있다는 점, 장소의 특성상 사람들이 공동체의 규범이 적용되지 않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는 점 때문이다(지저분한 장소라면 더더욱 심하다). 사람들은 이런 장소에서 도덕심을 져버리기 쉽고, 술이 평소 억제하던 본능을 분출시킨다는 점에서 폭력이 일어나기 쉬운 것이다.


위 내용들은 인간의 의사결정이 항상 우리를 위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만약 한 지역 내 술을 파는 장소의 수를 제한하거나 서로 모여있는 것을 금지시킨다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아니면 위 논문에서 얻은 결과를 활용해서 술을 파는 장소를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면 폭력이 감소할까? 멋진 폭포를 만들거나 아름다운 음악을 틀어놓으면 괜찮을까?




Squeglia, L., Spadoni, A., Infante, M., Myers, M., & Tapert, S. (2009). Initiating moderate to heavy alcohol use predicts changes in neuropsychological functioning for adolescent girls and boys. Psychology of Addictive Behaviors, 23 (4), 715-722 DOI: 10.1037/a0016516


약물중독 치료와 스트룹 테스트 주의 / 인지심리학

2010/05/14 15:41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ryuskae/140106814121

출처: Addiction inbox

 

약물중독 치료 낙오자는 스트룹 과제를 잘 못한다.

 

 

사 람들은 스트룹 과제를 할 때 단어의 의미를 무시하기 어려워한다. John Ridley Stroop은 1935년 그의 학위 논문에서 단어의 의미가 얼마나 자동적으로 처리되는지 보여줬다. 스트룹 테스트에서 사람들은 일련의 단어를 보게 된다(위 사진 참조). 단어들의 색상과 단어의 의미가 가리키는 색상은 다를 수 있다(보라색으로 쓰여진 green을 보라-역자 주). 이 과제에서 사람들은 단어가 쓰여진 ‘색’을 말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빨간색으로 쓰여진 ‘green’의 경우, 정답은 ‘빨강’이다. 이 과제는 보기보다 어렵다. 단어의 의미(녹색)가 자동적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고 글자의 색을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테스트가 약물중독과 무슨 상관일까?

 

심리학자들은 약물중독자가 약물과 관련된 자극들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 약물과 관계 없는 자극의 경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연구자들은 스트룹 테스트가 약물중독의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약물에 다시 중독될 가능성을 진단하는 도구로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웨 일즈 대학의 연구자들이 지적했듯이, ‘술이나 약물사용에 대한 인간의 의사결정은 거의 자동적이며, 보이지 않는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또 중독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약물과 관련된 환경이나 자극에 보다 주의를 기울인다. 그 결과 ‘약물과 관련된 자극(물건, 광고 기타 등등)을 봤을 때 중독자들은 거의 자동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

 

 

최근 한 연구는 74명의 코카인 중독자 중 약물중독 치료에서 낙오하는 사람들을 연구했다. Neuropsychopharmacology에 실린 이 논문에서 Dr. Chris Streeter과 동료들은 스트룹 테스트가 약물중독 치료의 효과를 진단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여러 가지 변형된 형태의 스트룹 테스트는 중독의 심각성이나 우울증, 다른 임상적 현상을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약물중독 치료 낙오자를 예측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낙오자는 다른 중독자에 비해 스트룹 테스트를 마치는 데 24%정도 더 오래 걸렸다. ‘이 결과는 스트룹 테스트가 약물 중독치료 낙오자를 구분하는 도구로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자는 말했다. 이 테스트를 통해 치료에 협조하고자 하는 중독자가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적절한 개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연구 결과는 이런 주의의 편향이 아편 중독의 재발 가능성이나 금연 실패를 예측하는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Streeter, C., Terhune, D., Whitfield, T., Gruber, S., Sarid-Segal, O., Silveri, M., Tzilos, G., Afshar, M., Rouse, E., Tian, H., Renshaw, P., Ciraulo, D., & Yurgelun-Todd, D. (2007). Performance on the Stroop Predicts Treatment Compliance in Cocaine-Dependent Individuals Neuropsychopharmacology, 33 (4), 827-836 DOI: 10.1038/sj.npp.1301465

출처: ScienceDaily (Dec. 3, 2009)

번역: 인지심리학 Mania

 

 

우리는 무언가에 좌절하거나 화가 나는 상황에 자주 직면한다. 우리는 이런 경우 다른 사람에게 괜히 화를 분출하게 된다. 이런 분출은 우리가 우리 감정을 통제할 수 없을 때 발생한다. 다행히 우리는 자기 통제를 할 수 있고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은 감정의 인지적 통제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작업 기억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고려하고, 아무 생각 없는 자동적인 행동에 반하여 신중한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부모에게 있어서 자녀들의 짜증나는 행동에 대해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으며 몇몇 부모들은 자녀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결국 화를 내고 만다. 그러나 이런 만성적인 부정적 대응이 자녀 학대로 이어지거나 아이를 삐뚤어지게 할 수 있다.

 

이런 잘못된 대응을 피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통제해야 한다. Virginia Polytechnic Institute and State University, Stephen A. Petrill from Ohio State University의 Kirby Deater-Deckard, Michael D. Sewell와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의 Lee A. Thompson은 작업 기억과 부모의 부정적 반응이 서로 관련있는지를 연구했다. 

 

일란성 쌍둥이를 둔 엄마들이 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자들은 이들의 집을 방문해서 엄마가 각 쌍둥이들이 짜증나는 행동(사진을 던지는 등)을 할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녹화했다. 또 이 엄마들은 작업기억을 포함한 인지적 능력을 측정하는 일련의 테스트를 받았다.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된 이 논문에 따르면,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대응하는 엄마의 경우 작업 기억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작업 기억 능력이 떨어지는 엄마의 경우 아이들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감정인아 행동을 인지적으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정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부모의 작업 기억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Journal Reference:

  1. . Maternal Working Memory and Reactive Negativity in Parenting. Psychological Science, 2009

변화맹 실험 주의 / 인지심리학

2009/06/28 16:57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ryuskae/140072361776


사람은 자기 관심(주의) 외의 대상이 변화하는 것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네요.

나도 저 상황이라면 저렇게 될까?



아래 미국 주화를 관찰해보라.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두 동전은 조금 다르다. 날짜부분의 위치가 각기 다른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동전이 '틀린' 동전인지 알 수 있는가?(한국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기 때문에 아래 실험이 부적절할 수 있다 -역자 주)


정답을 맞추기 전에 주머니의 동전을 보지 말라! 정답은 포스트 맨 밑에 있다.



시각적 변화에 둔감한 인간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미국 주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안다고 말하지만, 1979년에 행해진 실험에선 주화의 세부적인 특징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 변화맹(change blindness) 실험에서는 눈 앞에서 장면의 특정 부분이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아차리는 데 매우 둔감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Luke Rosielle와 Jeffrey Scaggs는 이런 변화맹은 현실 세계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관찰자의 눈앞에서 특정부분이 사라지거나 변하는 일이 잘 없기 때문이다. 보다 일반적인 형태의 변화는 우리가 오래 기간 어디를 갔다 왔을 때 일어난다. 만약 우리가 몇 주동안 집을 비웠다면, 우리는 평소 좋아하던 커피숍이 페인트칠을 다시 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변화라면 우리는 변화에 훨씬 민감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실험

연궅팀은 4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의 캠퍼스 사진을 보여주고, 사진의 절반이 포토샵으로 지웠거나 주요 랜드마크(빌딩, 기념물)에 변화를 주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각 사진을 20초 정도 응시하고 나서 사진이 원래 장면과 동일한지 아니면 포토샵으로 수정됐는지를 판단한다. 그 다음, 장면의 친숙함 정도를 1-10 척도로 평가하게 했다. 평균적으로 학생들은 장면들에 대해 97퍼센트의 친숙함을 보였다. 그러나 장면의 변화는 81퍼센트 정도밖에 포착하지 못했다!



학생들은 장면을 인식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진이 수정된 사실을 인식하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왜 그럴까? 연구팀은 동일한 사진들을 48명의 학생들(동일한 캠퍼스의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는데, 이번에는 원본사진과 수정된 사진을 나란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다른 학생들이 사진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게 얼마나 힘들지 평가하게 했다. 흥미롭게도 위 학생들의 평가는 첫 번째 실험 집단의 실수와 동일했다.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이 사진의 변화를 알아차릴 확률이 우연수준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다. 결국 학생들은 예측에 실패한 것이다. 학생들은 50%정도가 정확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변화의 80퍼센트를 놓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사진을 다른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48명에게 보여주었다(위 학교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 학생들 역시 사진 속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정답률을 예측하지 못했다. 그들의 예측과 정답률 간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결론

따 라서 인간의 장면에 대한 기억은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좋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기억이 아무 짝에 쓸모 없는 것 같지는 않다. 다른 학교의 학생들은 사진의 큰 변화(사진에서 큰 면적을 차지하는 대상)는 쉽게 발견을 한 반면, 해당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다른 특징들의 변화도 잘 알아차렸다. -- 당신은 한번도 가 보지 않은 곳의 큰 변화보다는 당신이 좋아하는 커피숍이 닫혀있는 것을 훨씬 잘 알아차릴 수 있다. 어쨌든 우리에게 친숙한 장면이 생각보다 잘 기억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무척 놀랍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는 이 글 맨 처음에 했던 투표 결과가 부정확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여기 정답이 있다.

보시다시피 동전 B가 정답이다. 그러나 두 동전 모두 큰 특징 하나가 빠져있다. 루즈벨트 얼굴 왼쪽에 있는 'LIBERTY'가 빠져 있는 것이다. 당신은 이 변화를 전부 알아차렸는가?

Rosielle, L., & Scaggs, W. (2008). What if they knocked down the library and nobody noticed? The failure to detect large changes to familiar scenes Memory, 16 (2), 115-124 DOI: 10.1080/09658210701787765

출처: Cognitive Daily
http://scienceblogs.com/cognitivedaily/2009/06/were_shockingly_bad_at_noticin.php



Is it really impossible to ignore an attractive face?

남자는 죄가 없다!


조와 미첼은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그 날은 두 사람의 1주년 기념일 이었고(결혼한 부부인가? 연인인가? - 역자주) 모든 게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매력적인 여성이 테이블 옆을 지나가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미첼은 조가 그 여자를 힐끔 쳐다보는 것을 눈치챘다. 미첼은 화가 난 얼굴로 조를 째려봤고 조는 위기에 직면했다. "그 여자를 볼 생각은 아니었어", "원래 남자들은 예쁜 여자가 지나가면 저절로 그렇게 돼". 미첼이 씩씩거리자 "그래도 그 여자가 당신만큼은 안 예뻐."라고 수습했다.


 


예제 

여기 예제가 있다. 아래 동영상에서 여러분은 화살표를 보게 된다. 화살표가 사라진 후 화살표가 가리켰던 방향(좌 또는 우)에 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타날 것이다.

여러분은 다른 한쪽에 나타나는 사진(얼굴 또는 빈 화면)을 무시하고 위 그림의 중앙에 있는 T가 원래 위치에 있는 또는 180도로 뒤집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총 4번의 시행이 반복된다. 화면이 매우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Click here to play movie (QuickTime 필요. 주소 복사후 주소창에 붙여서 엔터하면 나옴)

 

해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동영상을 여러번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동영상을 보고 나면, 여러분은 자신이 굉장히 정확한 판단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방해 사진이 얼굴이었더라도 말이다).



Fin.

 

예쁜 열굴은 결국 주의를 끌 수 밖에 없을까? 수많은 연구들에 의하면 우리는 매력적인 얼굴을 다른 사람보다 훨씬 빨리 알아차리고, 못 생긴 얼굴보다 훨씬 오래 쳐다본다. 몇몇 연구는 매력적인 얼굴이 우리가 다른 과제를 수행할 때 얼마나 방해가 될 수 있는 지를 알아냈다.

 

 

실험1

Jie Siu와 Chang Hong Liu은 40명의 대학생에게 위와 같은 영상을 보여줬다. 이 연구는 보다 매력적인 얼굴이 비호감 얼굴보다 과제를 방해하느냐를 알아보는 게 목적이 있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164명의 얼굴을 호감-비호감으로 나눠서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호감-비호감 얼굴은 영상을 보여주는 동안 무선적으로 제시되며 다른 쪽 화면의 T 판단을 방해한다. 학생들에게는 얼굴 사진을 무시하고 목표 사진에만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호감 얼굴은 비호감 얼굴이나 빈 화면보다 수행해야 할 과제를 훨씬 많이 방해했다(T에 대한 반응 시간이 길어졌다).  비호감 얼굴과 빈 화면간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위 실험에서 얼굴과 목표 자극은 제시시간은 200밀리세컨드였다.

이 반응시간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뇌가 시각적 영상에 반응하는 시간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T가 제대로 서 있는지 뒤집히는 지를 판단하는 데는 (적어도 뇌에 있어서)10밀리세컨드도 긴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화살표가 가끔씩 잘못된 방향(얼굴 쪽)을 가리키게 해서 헷갈리게 만들어봤다. 이 조건에서는 얼굴의 매력도가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빈 상자에 비해서는 얼굴(호감-비호감 모두)이 과제를 방해했다.

 

실험2

두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얼굴을 100밀리세컨드라는 극히 짧은 시간동안만 보여줬다. 특이한 점은 얼굴이 왼쪽에 제시된 경우만 첫번째와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는 점이다. 연구진이 안구 운동을 측정해본 결과 안구 운동은 이 효과와는 관련이 없었다. 사진들이 워낙 빠른 시간에 제시되었기 때문에 안구 운동이 일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결과에 안구 운동이 영향을 미쳤을 리는 없다.

 

논의

Sui와 Liu는 매력적인 얼굴이 사회적인 맥락을 벗어난 경우에서도 과제 수행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한다. 이 연구에서는 성별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고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실험에 사용된 얼굴은 남녀 사진을 모두 포함하고 있었고 남녀 피험자 모두 같은 효과를 얻었다.

 

따라서 조는 오로지 미첼에게 주의를 집중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심지어 그게 그들의 기념일이라고 해도 말이다. 아마도 다음 번엔 집에서 그녀랑 저녁을 먹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Sui, J., & Liu, C. (2009). Can beauty be ignored? Effects of facial attractiveness on covert attention Psychonomic Bulletin & Review, 16 (2), 276-281 DOI: 10.3758/PBR.16.2.276

 

출처:Cognitive Daily

http://scienceblogs.com/cognitivedaily/2009/05/guys_on_dates_want_to_know_is.php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타블로이드 신문에 매일 등장하는 악성 루머는 별 영양가가 없는 기사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간이 루머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생존에 유리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오늘날의 현대인 역시 악성 루머에 의해 시각 시스템이 왜곡된다.

보스턴에 있는 Northeastern 대학의 에릭 앤더슨과 동료들은 61명의 참가자에게 중립적인 얼굴 사진을 긍정적, 또는 부정적 소문(문장)과 함께 제시했다. 소문은 '그의 짝꿍에게 의자를 집어던졌다', '식료품점에서 할머니를 도와주었다', 'passed a man on the street' 같은 문장들이었다. 얼굴은 각 소문들과 네번씩 쌍을 이루어서 제시된다.

그 다음 방금 전 본 얼굴들과 집이 그려진 그림을 binocular rivalry paradigm으로 제시했다. 연구자들은 스테레오스코프라는 장비를 사용해서 한쪽 눈에는 얼굴을, 다른 쪽 눈에는 집을 제시하고 참가자의 주의가 둘 중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사진들이 제시되는 10초 동안 처음에는 한 가지 그림만 집중하다가 그 다음에는 다른 그림을 보게 되고 다시 왔다갔다 하면서 지각적 변동을 경험할 것이다.

참가자는 자신이 현재 둘 중 어떤 그림을 보고 있는지 키보드를 눌러서 반응한다. 실험 결과 앤더슨은 부정적 소문과 짝지어진 얼굴이 훨씬 오래동안 주목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부정적 소문의 경우 학습이 빠르다는 점을 고려해서, 두번째 실험은 참가자가 얼굴-소문 연합이 초기에 형성되는 정도를 통제했다. 그 결과 첫번째와 동일한 실험 결과를 얻었다. 이 후속연구는 중립적 얼굴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소문과 연결된 경우 비사회적 정보와 연합된 경우보다 의식 속에 오래 남는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앤더슨의 팀은 인간의 시각 체계가 부정적 소문과 관련된 사람을 우선 관찰함으로써 (진화 상의)생존적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간이 이런 정보에 훨씬 오랫동안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 우리 결과는 소문을 통해 획득한 하향적 정서 정보가 시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따라서 누군가에 대한 정보는 그 사람에 대한 감정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눈으로 관찰하는 행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연구 결과는 광고계의 격언인 '스포츠라이트를 받기 위해 경쟁할 땐, 나쁜 언론이란 없다'가 참임을 보여준다.


Reference


Eric Anderson, Erika Siegel, Eliza Bliss-Moreau, and Lisa Feldman Barrett (2011). The visual impact of gossip. Science DOI: 10.1126/science.1201574

출처: a replicated type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전쟁은 이제 시작되었다.인지 모델링의 세계에서 벌어질 전쟁.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상당한 소동이 있을 것이다.Trends in Cognitive Sciences에 게시된 두 논문은 인지를 각각 다른 현미경을 통해 바라보면서 그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


확률적 모델링을 지지하는 학자로는 Thom Griffiths, Nick Chater, Charles Kemp, Amy Perfors와 Joshua Tenenbaum이 있다. Representing (non-symbolically) emergentist 접근 방식을 지지하는 학자로는 James McClelland, Matthew Botvinick, David Noelle, David Plaut, Timothy Rogers, Mark Seidenberg과 Linda B 스미스가 있다.이번 논쟁은 결코 가벼운 싸움이 아니다.

그러나, 최초의 전쟁터는 이렇게 복잡한 다이어그램을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여부가 될 것이다.나는 (첫 번째 두 이미지 참조)이 결정을 독자에게 맡긴다.

핵심 문제는 어떤 접근법이 대부분의 인지 현상을 잘 설명하는지에 있다.David Mar의 단계적 설명은 문제의 '계산(computational)'적 특징, 그 문제의 '알고리즘적' 기술, 실제로 과정들이 두뇌하여 구현되는 방법에 대한 '실행적'설명을 포함한다.구조화된 확률론(Structured proabilistic)의 경우 하향식(top-down) 처리방식을 지지하는 반면, 발현주의(Emergentism)는 상향식(bottom-up) 접근법을 지지한다.



구조적 접근

구조적 확률론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보가 필요한가?'와 같은 질문이 적절하다고 설명한다. 어떤 표상이 필요하고, 학습에 어떤 제약이 있을까? 질적으로 다른 접근 방법이 각각 다른 영역과 추론에 적용될 수 있다.

계층적 구조의 경우 모델이 상위 수준의 정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돌고래는 어류라고 믿고 있는데 누군가 '돌고래는 어류처럼 보이지만 사실 포유류다'라고 말했다면 당신은 곧 입장을 바꾸게 된다. 반면 확률적 입장은 연결주의 모델이 상위 수준의 정보를 그렇게 쉽게 통합할 수 없으며, 단지 작은 정보에 의해서 인간의 마음이 바뀔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이들은 또 구조적 접근은 인지적 문제와 분리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예를 들면 구조를 학습하는 것과 원인-결과의 강도를 학습하는 것이 그런 경우라는 것이다.연결주의 모델은 이런 두 측면을 통합했지만, 연결주의 모델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설명하기 힘들다.


발현적 접근

발현적 학설은 세 가지 반박을 한다. 첫째로, 그들은 세 개의 처리 단계 - 계산, 알고리즘, 실행 -에 동등한 비중을 둔다. 둘째, '하향식'접근 방식은 부정확한 표상과 구조를 이론으로 구축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학자들은 인지가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는지 보다, 구조가 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통합될지를 주장한다. 그들은 구조화된 접근법을 가정할 경우 뇌가 문제를 최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아래는 범주화의 새로운 모델을 묘사한 다이어그램이다.이 그림은 대상과 속성 간 관계를 학습하는 신경 네트워크를 설명하고 있다.

 



발현적 접근법의 장점이 논문에서 극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다음 그래프는 시간 경과에 따른 표상의 output 활성화를 보여준다.놀랍게도, 이 표상이 모델에서 전혀 나타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염소'가 우세하다. 이것이 어쩌면 새로운 네트워크 상에서 발견한 deep goat-bias의 증거일까? 아니면 오타일까?.

 



마지막으로 발현적 학설은 구조적 접근이 발달과정의 요소들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어린이는 학습곡선과 함께 이와 반대되는 행동을 보이는데, 이런 현상은 새로운 학설로는 설명할 수 있지만, 문제를 최적으로 접근하는 모델에서는 설명할 수 없다.


인지적 양초의 양 끝을 밝히다

나는 문제가 어떻게 구조화되어있는지에 가정하는 발현적 학설이 위험하다는 데 동의한다.내 연구 중 일부는 구조적 접근이 언어학습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정이나, 이중언어같은 언어학습의 '전이'와 관련이 있다.

나는 또한 Griffiths 연구에서처럼 구조적 확률 모델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량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람이 시각적 감각을 이용해 집 안을 돌아다니는 등의 시각적 항행(visual navigation)을 생각해보자.초기 접근법은 우리가 주변 환경에 대한 내부적 지도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내부적 지도는 우리가 현재 어디있고, 우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말한다.연구는 이 문제를 매우 높은 수준에서부터 접근했다. 그러나, Zeil, Hofmann & Chahl는 (2003) 현재 위치와 대상 위치에서 취한 영상의 픽셀별 차이를 통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중요한 점은, 이 실험이 주위가 시끄러운 실제 상황에서 진행되었고 인공적인 실험실에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이 실험은 개미와 꿀벌이 작은 두뇌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을 정확하게 찾아가는 이유를 설명하는 수도 있다. -이 세상에는 저차원의 시스템이 활용할 수 있는 복잡한 정보들이 널려 있다.

이와 동시에, 발현적 학설은 그들이 입력정보를 표상하는 방식을 통해 문제에 대한 가정을 만든다.위의 모델에서 개체, 양상, 관계는 이미 나누어져 있다.이 모델은 새로운 형태에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는 것이다.

두 진영 사이에서도 견해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발현적 접근법은 메카니즘에 초점을 맞춘다. - 뇌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구조적 확률 접근은 왜 뇌가 문제를 그런 방식으로 해결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난 이 논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흥미롭다. 연결주의와 동적 시스템 연구자들이 서로 대립하게 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현재도 이들은 베이지안에 얽매이지 않는다. 현재 상향식, 하향식 접근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모델들도 있다. Friston의 dynamic expectation - maximisation 모델은 모델의 계층 구조를 사용하지만, 이 모델은 학습시 neural net처럼 작동하고, 산출의 경우 베이지안 모델처럼 작동한다.결국, 이러한 방식 모두 인지의 이해와 인공 지능 시스템의 발전에 기여를 할 수 있다.



Reference


  • Griffiths, T., Chater, N., Kemp, C., Perfors, A., & Tenenbaum, J. (2010). Probabilistic models of cognition: exploring representations and inductive biases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14 (8), 357-364 DOI: 10.1016/j.tics.2010.05.004
  • McClelland, J., Botvinick, M., Noelle, D., Plaut, D., Rogers, T., Seidenberg, M., & Smith, L. (2010). Letting structure emerge: connectionist and dynamical systems approaches to cognition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14 (8), 348-356 DOI: 10.1016/j.tics.2010.06.002
  • Zeil J, Hofmann MI, & Chahl JS (2003). Catchment areas of panoramic snapshots in outdoor scenes. Journal of the Optical Society of America. A, Optics, image science, and vision, 20 (3), 450-69 PMID: 12630831


출처: AP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어떤 사람은 건물에서 길을 잘 잃어버리는 반면, 어떤 사람은 동서남북을 금방 파악한다. 왜 그럴까? 아마도 공간 지각능력, 경험, 선호하는 전략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저널에 실린 논문의 내용이다.

공동저자인 Laura Carlson의 설명을 들어보자(courtesy of Notre Dame)




건 축가와 인지과학자들은 서로 상호작용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건축가는 건물내에서의 동선을 위해 어떤 건물 특징을 사용할지 결정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인간이 건물 내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대신 과학자는 사람들의 인지적 지도(cognitive map)와 길찾기 전략을 양적 데이터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Carlson, L.A., Hölscher, C., Shipley, T.F., & Dalton, R.C. (2010). Getting Lost in Buildings.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9 (5). doi: 10.1177/0963721410383243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만 약 내가 사기꾼이라면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따뜻한 음료를 사줄 것이다. 만약 이게 먹히지 않는다면 이들을 따뜻한 방으로 데리고 가거나 열대 지방으로 데려갈 것이다. 왜일까? 잠깐동안의 열이 타인을 신뢰하는 경향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이 주장은 최근 Bargh가 대인관계에서 온도가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 실험에서 나왔다. 논문 초록은 여기를 통해 볼 수 있다.

신뢰는 대인지각과 대인간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우리는 두 개의 실험을 통해 신체적으로 느끼는 온도가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섬엽(insula) 이와 밀접한 관련있음을 발견했다. 참가자들은 차갑거나 뜨거운 팩을 만진 후 ecomonic trust game을 수행했다. 차가운 팩을 만진 참가자들은 따뜻한 팩을 만진 사람에 비해 익명의 파트너와 함께 투자하기를 꺼렸다. 우리는 fMRI를 통해 이 결과와 관련있는 뇌의 신경활동을 관찰했다. 차가운 팩을 만진 사람의 경우 left-anterior insula 부위가 기저활동 수준보다 훨씬 강하게 활성화 된 반면, 따뜻한 팩을 만진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또 차가운 팩을 만진 다음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에서 양측 섬엽 모두가 강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 결과는 섬엽이 온도와 신뢰를 중재하는 신경활동과 관련있음을 보여준다.

이 논문은 기존 '체화된 인지' 개념을 지지하는 동시에 섬엽의 기능을 구체화하고 있다. 내가 섬엽에 관해 흥미있게 읽었던 최근 기사는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섬엽에 손상을 입은 흡연자는 통제집단보다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136배나 높았다. 과학자들은 이 결과가 섬엽의 기능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섬엽은 신체와 느낌을 잇는 교차로 역할을 한다. 섬엽은 흡연 동안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를 감지하고 - 박동수 증가, 호흡의 느려짐, 니코틴 등- 이런 변화를 담배라는 개념과 연합시킨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서 신체적 단서는 중독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우리가 담배를 갈망하는 것은 결국 신체적 느낌을 갈망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섬엽 기능이 손상된 사람은 이런 신체적 느낌을 경험하기 힘들다. - 이들은 자신의 신체와 분리된 상태에 있다 - 이들은 신체가 니코틴을 원하게끔 만들 수 없다. 결국 금연하기도 쉬운 것이다.


이번 논문은 이런 개념을 대인 간 의사결정에 연결시킨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섬엽은 신체적 변화 - 위 논문의 경우 온도 - 와 의사결정을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우리가 마치 육체로부터 자유로운 프로메테우스적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섬엽과 체화된 인지 연구는 우리 정신이 어쩔 수 없이 육체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대 략 1000명당 2~6명 정도가 자폐아로 태어난다고 추정되다. 자폐아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꽤 높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자폐아가 겪는 장애 중 하나가 바로 언어다. 자폐아가 보이는 언어 장애는 주로 부적절한 단어 선택, 거꾸로 말하기, 조리가 맞지 않는 문장, 대답과 전혀 관련없는 대답, 타인과의 의사소통 문제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자폐아의 절반 정도가 말을 이해하고 산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악 치료는 그 동안 자폐아의 기능어 교육을 위한 수단으로써 연구되어 왔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완벽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Lim(2010)은 보다 통제된 실험을 통해 음악 치료가 언어치료보다 기능어 습득에 효과적인지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자는 3~5세 정도의 자폐아 5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Childhood Autism Rating Scale이나 Autism Diagnostic Interview Revised를 통해 '저기능' 또는 '고기능'자폐아로 분류되었다. 실험에서 학습할 기능어들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구사 가능한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검사문항

이 36개의 단어를 참가자가 알고 있는지 사전, 사후 거사가 진행되었다. 이 검사는 문장의 빈칸을 완성하는 과제로 이루어져 있다. 각 문장은 마지막 빈칸에 집어넣을 단어에 대한 힌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Old MacDonald had a ____"의 정답은 'farm'이며, 이 단어는 앞 문장을 보고 생각해 낼 수 있다. 또 정답 단어의 사진이 같이 제시되어서 정답을 유도하는 것을 도왔다. 이 사진들은 매번 달라진다(농장이라는 답이 여러번 나올 경우, 매번 다른 농장 사진이 제시된다). 따라서 참가자가 그림을 단순히 암기해서 답을 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었다.


학습자료

참 가자들은 세 집단 중 하나에 배정되었다. 각 집단은 음악 치료 집단, 언어 치료 집단, 통제 집단으로 구성된다. 음악 치료 집단의 경우 총 6개 곡을 통해 단어를 배우게 되며, 한 곡에는 6개의 단어가 들어있다. 아래 예를 보자.


Hello, hello brown bear.

What do you eat?

I’d like to eat an apple.

After eating apples, he is happy.

Brown bear says more.

Daddy bear says the apples are all gone.


각 노래는 키(C장조, d 단조 등), 템포, 리듬이 각각 다르지만 단순하고 반복적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노래에서 학습 목표 단어는 다른 단어보다 길게 불러서 강조를 하게 된다(i.e. Daddy bear says the apples are allllllll gonnneeeee). 목표 단어와 함께 비디오를 통해 사진이 같이 제시된다. 모든 곡은 여성이 기타와 함께 불렀으며, 이를 녹화해서 참가자에게 TV를 통해 보여주게 된다. 각 곡들은 2번씩 반복해서 제시된다.


언 어 치료 집단의 경우, 음악 치료 집단과 동일한 문장을 배우지만 음악으로 배우지는 않는다. 음악 치료 집단과 마찬가지로 이 조건에서도 목표 단어의 사진이 같이 제시되며, 동일한 여성이 이야기를 읽어준다. 이 역시 녹화되어 참가자에게 두번씩 제시된다.

마지막으로 통제집단은 아무런 훈련을 받지 않았다.


참 가자들은 먼저 사전 테스트를 거치고(위에서 말했던 빈칸채우기 과제), 세 집단 중 하나에 배정되어 교육을 받게 된다. 각 참가자는 하루에 두번씩 총 3일을 보게 된다. 비디오가 한번 제시될 때 각 단어가 두번씩 반복되므로 참가자는 2 X 2 X 3 = 12번을 보게 되는 셈이다. 4일째 되는 날 사후 검사가 실시되었다. 참가자가 사전, 사후 검사에 응하는 모습 역시 녹화되었다. 검사나 교육은 참가자의 주의가 산만해 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개인적으로 진행되었다.


평가

참가자의 반응은 두 명의 언어병리학자가 평가를 하게 된다. 평가 기준은 의미, 발음, pragmatic, 운율이다.


Semantics는 자폐아가 정확한 단어를 썼는지를 평가한다.

Phonology는 정확한 발음을 했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Pragmatics는 문장 제시 후 반응까지의 시간을 평가한다.

Prosody는 단어의 강세나 의문문, 진술문 등 억양을 평가한다.


이 기준들을 근거로 언어병리학자들이 사전 사후 검사 결과를 평가한다. 평가 결과 두 사람의 평가 점수 간 큰 차이는 없었으며, 이는 이 평가 방식의 신뢰도를 나타낸다.



실험결과

실험 결과 음악, 언어 치료는 통제 집단보다 언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음악, 언어 치료간 유의미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추가 분석 결과 음악 치료는 언어 치료보다 저기능 자폐아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기능 자폐아의 경우 음악, 언어 치료의 효과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The graph shows the differences in scores between the pretest and posttest. The bigger the number, the bigger the improvement in speech production.


비록 음악, 언어 치료의 차이가 고기능, 저기능 자폐아의 경우에서만 나타났지만 이 결과는 중요해보인다. 이는 언어적 지시가 자폐아에게 혼란을 가져오거나 관심을 끌 만큼 재미있지 않음을 의미할 수 있다. 언어를 배워야 할 결정적 시기에 저기능 자폐아를 도와줄 수 있는 학습 방법은 '음악 치료'인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의 저자는 음악의 템포가 저기능 자폐아에게 쉽게 인식될 뿐만 아니라 흥미를 끈다고 설명한다. 자폐아를 교육하는 학교에서는 음악 치료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 교육 방법은 저기능, 고기능 자폐아에게 모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Reference

Lim HA (2010). Effect of “developmental speech and language training through music” on speech production in children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s. Journal of music therapy, 47 (1), 2-26 PMID: 20635521



출처: Nou stuff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누구나 테트리스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들어 간단하지만 중독성 있는 이 게임에 대한 연구가 심심치 않게 있었다. 옥스포드 대학의 연구진은 테트리스가 외상을 겪은 후 사건을 다시 회상하는 것을 막아주는 '인지적 백신'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회상(또는 재경험, flashback)은 외상 후 스트레스(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기존 연구는 외상을 일으킬 수 있는 장면을 본 후 테트리스를 한 경우 다른 집단보다 flashback 현상을 적게 경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테트리스 외에 다른 게임도 주의 분산/즐거움 등의 요소로 인해 외상의 충격을 경감시킬 수 있는지 알아봤다. Holmes는 테트리스와 Pub Quiz - 일반 지식을 묻는 컴퓨터 게임을 말한다. - 를 비교해 보기로 했다. 2개의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죽음이나 부상을 당하는 장면이 포함된 짧은 영상을 보게 된다. 그 다음 한 집단은 테트리스를, 다른 집단은 Pub Quiz를 풀게 된다. 나머지 한 집단은 아무 과제도 하지 않는다(통제 집단). 첫번째 실험의 경우 영상을 본 후 30분 경과 후에 과제를 수행하지만, 두번째 실험은 영상을 본 후 4시간 후에 과제를 한다는 점이 다르다.



두 실험 전부 테트리스를 했던 집단은 통제집단에 비해 flashback 현상을 적게 경험했다. 첫번째 실험의 경우 Pub Quiz 집단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켜서 flashback 현상을 악화시켰다. 그러나 4시간 뒤에는 이런 효과가 없었다.

저자는 이 연구결과가 다음 주장을 지지하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컴퓨터 게임은 그 종류에 따라 외상 후 경험에 다른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각 게임들이 가지는 재미나 난이도가 동일할 때도 그렇다.


이 렇게 게임마다 효과가 다르다는 사실은 심리적 치료에서 컴퓨터 게임을 사용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모든 게임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심지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Holmes는 인지과학에서 발전한 trauma memory formation 모델이 이 논문 결과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 인간의 기억은 시각, 언어적 요소로 구성된다.
2) 외상후 사건의 재경험은 감각, 시각적 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3) 인지 과학은 시공간 능력을 요구하는 인지 과제가 시각을 처리하는 자원과 충돌한다고 설명한다.

4) 기억 강화(memory consolidation)이론에 따르면 6시간 정도가 지난 다음 post-trauma가 형성되며, 그 전까지는 기억은 견고하지 못하고 유동적이다.

5) 따라서 6시간이 지나기 전에 시공간 능력을 요하는 인지 과제를 수행할 경우 기억의 형성이 방해되므로 사후 사건의 재경험을 겪는 일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6) 반면 언어 과제는 언어적 자원을 사용하는 만큼 사건의 구성을 방해하지 못한다.
7) Further, verbal tasks post-trauma will compete with the type of verbal-conceptual processing necessary to make sense of what has happened and from clinical models may serve to increase (rather then reduce) later trauma flashbacks


이 연구는 앞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들을 위한 '컴퓨터 게임'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Holmes, E., James, E., Kilford, E., & Deeprose, C. (2010). Key Steps in Developing a Cognitive Vaccine against Traumatic Flashbacks: Visuospatial Tetris versus Verbal Pub Quiz PLoS ONE, 5 (11) DOI: 10.1371/journal.pone.0013706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모 차르트 효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모차르트 효과란 모차르트 음악을 들을 때 지능이 향상되는 현상을 말한다. 안타깝게도 이 효과가 절대적으로 맞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공간 추론 능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많은 실험 결과 다른 음악과 모차르트 음악이 공간 추론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음악의 무엇인가가 공간 과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음악에 대한 선호가 공간 과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아니면 음악 감상으로 인한 각성 때문일까?


Martin H. Jones는 모차르트 음악, 음악에 대한 선호, 음악을 통한 각성 중 어떤 요인이 공간과제에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이 실험은 음악감상과 문제 해결 능력간 관계를 알아보는 실험이라고 설명한 뒤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 집단은 모차르트의 “Sonata for Two Pianos in D major”를 7분 동안 듣게 했다. 다른 집단은 도서관으로 들어가서 조용한 가운데 7분 동안 앉아있게 했다. 그 후 두 집단 모두 불러서 그들의 각성 상태와 음악/침묵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하는 설문지를 작성했다. 각성을 묻는 문항은  “more awake,” “less awake”, “neither.” 중 하나를 고르게끔 되어 있다. 선호를 묻는 문항은 "당신은 방금 전 음악/침묵을 좋아합니까?"라고 묻고 있으며, "예","약간","아니오"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설문지를 작성한 다음 참가자들은 공간 추론 과제를 수행한다. 이들은 17개의 종이 접기 문제(Stanford Binet Intelligence Scales)를 풀게 된다. 위 그림은 이 문제의 예시 중 하나다. 각 문제는 참가자에게 종이를 접은 다음 종이의 특정 부분을 잘라내고 다시 펴면 보기 중 어떤 그림처럼 될지 묻는다.


연구자들 은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집단이 침묵 속에 앉아있었던 집단보다 과제를 더 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각성 점수를 분석에 집어넣자 모차르트 효과는 사라졌다. 각성 상태는 공간 추론 과제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각성상태가 높았던 것이다.

또 각성 상태가 가장 높았던 참가자는(more awake) 모차르트 음악 집단에서만 발견되었다. 각성 상태가 높은 사람은 공간 추론 과제를 잘 해결했다. 도서관에 앉아있었고 각성 상태가 가장 낮다고 보고한 참가자는 공간 과제 점수도 가장 낮았다.



위 그래프는 두 집단의 각성 수준과 공간 과제 점수를 나타낸다. 가장 각성 상태가 높은 사람들은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사람들이었고 공간 과제도 잘 해결했다. 음악을 들은 사람 중 각성상태에 변화가 없다고 보고한 경우도 다른 집단보다 수행 점수가 높다. 어쩌면 이 결과는 모차르트 음악이 과제 수행에 고유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될 수 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또, 음악을 들은 사람 중 각성상태가 오히려 낮아졌다고 보고한 경우도 침묵 집단보다 점수는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연 구자들은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선호는 과제 수행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결국,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사람은 '각성'수준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과제도 잘 수행한 것 같다. 음악 청취는 어떤 음악인지 여부와 상관없이(심지어 당신이 좋아하지 않는 음악일지라도!) 공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같다. 아래 그림은 음악->각성->공간 추론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화 한 것이다.



이 논문이 신나는 음악은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공간 추론 능력에 제한된 결론이다. 아무튼 공간 추론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자신을 '업'시키는 음악을 들어보자.


 Reference

Jones, M., West, S., & Estell, D. (2006). The Mozart effect: Arousal, preference, and spatial performance. Psychology of Aesthetics, Creativity, and the Arts, S (1), 26-32 DOI: 10.1037/1931-3896.S.1.26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이 동영상은 현대 무용가 가 TV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공연이다.



동영상을 보고 나서 현대 무용에 대해 무언가 알 것 같은가? 단지 무용을 보기만 해도 우리는 춤의 순서를 무의식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이는 무용수나 일반인 모두 마찬가지다. Opacic, Stevens and Tilmann은 이렇게 춤을 무의식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연구하고자 했다. 연구자들은 현대무용에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춤의 동작 속에서 일정한 체계를 알아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 대 무용은 다른 형태의 무용(발레 등)과 달리 구조화되어 있지 않다. 현대 무용에서는 단일한 스텝의 구성이나 동작이 없다. 현대 무용가들은 새로운 동작을 만들어내고 이를 고전적 작품과 연결시켰다. 이 일련의 동작들은 일종의 문법과 같다. 관객이 무용에 익숙해지게 되면 특정 춤 동작, 특정 장르, 무용수의 춤 동작에서 대해서 구조화된 '예상'을 할 수 있게 된다.



인 공 문법 학습은 이렇게 무의식적 학습을 연구할 때 활용된다. 이 과제에서 참가자들은 인공 문법의 순서대로 동작을 암기하게 된다. 인공 문법을 학습한 참가자에게 이 문법을 활용하여 춤의 다음 동작이 무엇이 될지 예상하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제는 춤에 대한 무의식적 학습 능력을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자들은 무의식적 학습(암묵 학습이라고도 한다)을 익숙하지 않은 현대 무용에도 적용해 보고자 했다. 연구에 사용될 동작은 공간, 시간적 요소를 포함하게 되며 서로 연결시켜서 꽤 길게 만들기로 했다.



이 실험은 현대 무용의 5가지 다른 동작을 연속으로 보여준다. 동작들은 triple turn, side fall, body wave, side kick, lunge, leg swing(across the floor frontn and back) 이다.



이 실험자극에서 눈여겨 봐야 할 점은 동작들의 모멘텀이 때때로 방해를 받아서 실험동안 인공문법 학습이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무용수가 왼쪽으로 점프를 했다면 우리는 다음 동작이 왼쪽 어딘가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실험에선 이런 방향이나 움직임의 단서와는 일치하지 않는 동작들을 배열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간의 움직임이 체계적으로 일정한 순서를 가지고 있으며 초보자라도 동작을 본 후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가정을 검증할 수 있게 했다(결국 몸동작의 관성이나 정형적인 동작 순서로 다음 동작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 같다.  순수하게 몸동작의 문법적 순서를 학습하는지를 보고자 한 것.  - 역자 주).

이 런 구분된 동작들은 무용수의 춤 속도와 같게끔 배열하고 동작과 동작 사이에 까만 화면을 삽입했다. 이 순서는 인공 문법 순서에 따랐다. 또 문법과 관련 없는 조건을 추가하여 참가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인공 문법을 학습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실험에 사용된 자극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Grammatical Sequence


Ungrammatical Sequence



실험은 노출집단(인공 문법을 배우는 집단)과 통제 집단(인공 문법을 배우지 않는 집단)으로 나뉘어진다. 노출집단은 문법적 순서에 노출된 다음 이를 학습하게 한다. 그 다음 모든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글을 읽게 된다.

이 순서는 특정 규칙에 의해 만들어 졌으며, 개개 스텝이나 동작들 또한 이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특정 동작은 다른 특정 동작과 함께 오게 된다. 이 규칙은 순서가 규칙에 맞는지 아닌지를 결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단어의 시작 시 a는 p 다음에 올 수 있지만, x는 모음이 없는 한 p 뒤에 올 수 없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문법적인 또는 비문법적인 춤을 보게 된다. 참가자들은 둘 중 어떤 춤이 문법적인지 판단하게 된다. 또, 자신의 답에 대한 확신 정도를 평정하게 된다.



그 결과 인공 문법에 노출된 일반인은 인공문법을 잘 학습했을 뿐만 아니라 이 규칙을 현대 무용 동작에도 잘 적용했다. 노출집단은 통제집단보다 판단이 정확했다. 연구자들은 현대 무용을 보는 동안 무의식적 학습이 일어났다고 결론지었다. 이런 학습은 비교적 길고, 심지어 관성의 법칙에 반하는 동작인 경우에도 일어났다. 이런 결과는 무용 애호가들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설명하는 데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 연구는 일반인이 아무 지식이 없음에도 어떻게 춤의 스타일을 파악하는지 설명해준다. 그렇다, 춤은 일련의 동작으로 이루어진 순서 이상이다. 춤은 예술적 형식이고 현대 무용은 새로운 테크닉을 통해 기존 양식을 깨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일반인이 어떤 무용수의 무용을 보면서 기존 지식을 근거로 다음 동작을 예상할 수 있는지 설명해 준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So You Think You Can Dance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특히 무용가인 Mia Michaels을 좋아한다. 당신이 블로그 맨 앞에 게시된 그녀의 동영상을 기억하는지 상기해보라. 몇 해가 지나는 동안 나는 그녀의 춤동작을 무의식적으로 학습한 것 같다. 왜냐면 춤 동작 중 전혀 예상하지 못하거나, 비문법적인 동작이 나오면 놀라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새로운 춤 동작에 흥미를 느낀다. 나중에는 이 춤에도 적응이 되겠지만, 지금은 그녀의 춤이 비문법적이라는 사실이라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Reference

Opacic, T., Stevens, C., & Tillmann, B. (2009). Unspoken knowledge: Implicit learning of structured human dance movement.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Learning, Memory, and Cognition, 35 (6), 1570-1577 DOI: 10.1037/a0017244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야구경기에서 외야수가 공을 잡는 장면을 보면, 나도 저런 수비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날아오는 공을 잡는 능력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복잡한 과정이다. 우리 인간은 어떻게 날아오는 물체를 잡을 수 있을까?



최 근 잇따른 연구에 의하면 우리 시각 체계는 proprioception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roprioception은 신체 움직임을 지각하거나 물체에서 공간적 orientation이 발생했을 때 이를 인식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능력이 날아오는 공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는 proprioception이 시각 체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Bastin, Calvin, Montagne가 한 연구는 proprioception이 지각적 정보에 편향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물 체 등을 잡는 과제를 통해 proprioception의 효과를 알아볼 때 연구자들은 tendon(건, 힘줄) vibration을 사용한다. 이 장치는 말 그대로 자기장을 통해 근육을 자극한다. 이런 실험을 할 땐 참가자에게 헬멧을 씌워서 머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이 tendon vibration을 이용한 연구들은 특정 근육을 자극했을 때 물체의 움직임을 자극의 방향과 반대로 지각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예를 들어 눈의 밑 부분에 자극을 가하면, 가만히 있는 물체가 위로 움직인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 번 연구는 컴퓨터와 프로젝터 이용하여 가상의 장면을 스크린에 투여했다. 목표 자극은 지름이 11센티미터인 원이었다. 이 원은 화면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직선을 그리며 움직이게 된다. 참가자들은 그 점이 정확히 중앙에 왔을 때 버튼을 누르면 된다.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점의 위치와 실제 중심점의 차이가 기록된다. 점이 실제 중심점보다 오른쪽에 위치해있다면 +, 중심점보다 왼쪽에 있다면 - 점수를 받게 된다. 중심점과 일치한다면 0이 된다.


Apparatus and Task

On the left is a diagram of the task. A target moves from right to left across the screen. When the subject judges the target has crossed the midline axis, he presses the switch, and the angle between the target's position and the path's spot on the midline axis is calculated. On the right, a rendered diagram of the vibrator and screen apparatus.



이 연구는 또 가상 환경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했다. Rich 조건의 경우 목표 자극 뒤 텍스처 바닥으로 꾸며지는 반면, Poor 조건의 경우 목표 자극 외에 아무것도 화면에 제시되지 않는다. 또 참가자들을 왼쪽, 오른쪽, 중앙의 세 조건으로 나누었다. 왼쪽 조건의 경우 바이브레이터가 목의 왼쪽, 오른쪽 조건은 오른쪽만 자극하게 된다.



그 결과 tendon vibrator가 물체 움직임을 지각할 때 편향을 일으킴을 발견했다. 예상대로 왼쪽 목에 자극을 가한 조건은 왼쪽에 있는 점이 중앙에 있다고 보고하는 편향을 일으켰다(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오른쪽의 경우 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또 시각적 환경의 영향도 발견했다. 바이브레이터의 효과는 Poor 조건에서 더 강했다. 이는 다른 시각적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proprioceptive information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경화면이 있던 경우 다른 시각적 단서를 통해 물체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proprioception의 효과가 줄어든 것 같다.


Sample of BiasAn illustration of bias consequences of vibration. On the right, proprioceptive information from the vibrations on the right causes the participant to think his trunk has shifted right.



이 연구가 proprioception의 효과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간접적인 증거이다. 우리는 proprioceptive system이 편향을 어떻게 일으키는지 알지 못하며, tendon vibratin의 효과 역시 다른 원인의 결과일 수도 있다. 직접적인 증거를 찾을 수 있는 기술을 사용하기 전까지 우리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proprioception가 우리 신체와 상대적인 물체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함을 알수 있다. 왼쪽, 오른쪽 목에 가한 자극으로 인한 일관된 편향은 우리가 시각적 단서와  proprioception을 모두 사용함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각적 단서에 조금 더 의존하는 것 같다. 




Reference


Bastin J, Calvin S, & Montagne G (2006). Muscular proprioception contributes to the control of interceptive action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32 (4), 964-72 PMID: 16846291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Prologue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따라해 보자. 지금 보고 있는 컴퓨터 화면을 응시한다. 그 다음 눈을 감는다. 머리를 좌우로 흔든 다음 눈을 떠서 다시 화면을 보자. 컴퓨터 화면이 몇 초 전에 있던 그 위치에 여전히 있는가?


신기하지 않은가?


시각적 항상성


당신은 모니터가 제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연하다고 하기에는 우리 뇌가 너무 놀라운 일을 처리하고 있다. 심지어 간단한 안구 운동, 예를 들어 두 눈이 같은 방향으로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사카드(saccades)의 경우 뇌가 시각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아래 그림처럼 움직이는 버스를 촬영한 사진을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카메라는 움직이는 버스를 포착하기 힘들다. 이 경우 아마추어 작가가 찍은 작품처럼 흔들린 사진이 나오게 된다.


An example of motion blurs in photography

An example of motion blurs in photography

An example of those notorious family album photos

Without visual supression, everything, including people, would look like they came out of the first family photo album Dad tried to make



만약 우리 뇌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면, 우리 눈은 위 그림처럼 움직이는 모든 물체의 잔상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신기한 점은 우리가 일생 생활을 영위하는 동안에도 사카드는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아무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 눈의 retina에 맺혔던 상이 잠시 후에는 다른 곳에 맺히게 될 것인데, 물체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가 시각적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visual suppression 때문이다. 이 현상은 뇌가 안구 운동을 하는 동안 시각 처리를 선택적으로 막아버려서, 동일한 물체에서 얻은 미미한 불일치를 억제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우리 뇌의 다른 기능과 마찬가지로 이 현상은 아직 완벽하게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 뇌가 안구 운동의 방향과 정도를 알아내는 방식은 세 가지 요소에 결정된다고 여겨진다.


1. 외부적 환경으로부터 얻은 단서, 물체나 표면 또는 공간 관련 시각적 단서를 말한다.

2. Neural outflow, 뇌가 ocular motor system에 보내는 명령을 말한다.

3. Neural inflow, 안구 운동에서 일어나는 근육의 움직임이 다시 뇌로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1번 단서를 망막(retinal) 단서라고 부르고 2,3번을 망막 외 정보(extra-retinal information)라고 한다. 시각적 항상성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사카드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눈깜빡임에 관한 연구는 적은 편이다. 두 현상이 흡사함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메카니즘이 시각적 항상성에 관여하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 



실험

Stephen Higgins는 눈 깜빡임 과정에서 시각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과정이 사카드의 경우와 유사한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진이 관찰하고자 했던 요소는 blanking effect였다. 이 현상은 사카드 과정에서 동일한 물체로부터 얻은 두 개의 불일치하는 상이 처음에는 보이지 않다가, 짧은 간격 뒤에 다시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두 상의 불일치를 금방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visual suppression 현상을 잠시 제거할 수 있다. 기존 연구는 사카드 동안 blanking 효과가 나타남을 관찰했다. 그렇다면 눈깜빡임의 경우는 어떨까?


연구자들은 기존 연구 방법을 약간 수정하기로 했다. 각 시행에서, 참가자들은 모니터 화면에 제시되는 점 하나를 응시하게 된다. 이 점은 굉장히 짧은 시간 나타났다(밀리세컨드)가 사라진다.

첫번째 실험은 참가를 나누어서 한 집단은 점이 제시된 다음 눈을 깜빡이게 하고, 다른 집단은 눈을 계속 뜨게끔 지시했다. 그 다음 점이 다시 나타나게 되는데, 점의 위치가 처음 위치보다 아래,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바뀌게 된다. 참가자들은 점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했는지를 응답해야 한다. 두번째 실험은 모든 사람들이 점 출현 후 눈을 깜빡이게 된다. 대신 참가자의 반은 blanking 기간이 삽입되고, 나머지 반은 처음 실험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세번째 실험은 첫번째 실험과 동일하지만 blinking 조건이 "simulated blinking" 조건으로 수정된 점이 다르다. 이 조건의 경우 점 출현 후 컴퓨터 화면이 잠시동안 까맣게 변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시각적인 방해를 유도하게 된다(즉 망막에 들어온 정보를 방해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참가자 반응의 정확도를 통해 눈 깜빡임이 visual suppression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



Demonstration of the task participants were asked to perform

Diagram representing the task participants were asked to perform



위 그림은 두번째 실험의 절차를 설명해 놓은 것이다. 처음에 점이 출현했다가(3번째 열을 말하는 것 같다 - 역자 주) 사라진다. 그 다음 점이 무선적인 위치에 다시 출현하게 된다. 

역자 주)

blank 조건의 경우 점이 다시 출연하기 전에 피험자가 눈을 뜨게 되므로 하얀색 화면(즉 blank)를 보게 된다(5열의 그림). 반면 no blank 조건은 눈을 뜨자마자 위치가 바뀐 점을 바로 보게 된다(6열의 그림).


결과


실험 결과 눈깜빡임에서 일어나는 visul suppression 현상은 사카드의 경우와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연구자는 눈을 깜빡인 피험자가 방향 판단에서 훨씬 부정확함을 발견했다. 결국 visual suppression은 우리가 눈을 깜빡이는 동안 일어나는 것 같다 두번째로 방향 판단의 정확성은 blank가 삽입된 경우 더 높았다. 결국 blank 효과는 사카드의 경우처럼 눈깜빡임에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세번째로 simulated blinking의 경우 깜빡임이 없던 집단보다 정확도가 낮았다. 하지만 실제로 눈을 깜빡인 집단에 비해 blanking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는 visual suppression이 시각적 방해 뿐만 아니라 망막 외부적 정보에도 의존함을 말해준다. 결국 사카드눈깜빡임 간 유사성이 있는 것이다.


이 연구는 눈 깜빡임 간 시각적 항상성을 연구하는 첫걸음인 점에서 중요성을 가진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있다. 우리는 세가지 요소가 visual suppression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또 blanking effect가 왜 일어나는지 모른다. 이번 연구를 근거로 Higgins는 시각적 랜드마크로부터 물체의 상대적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다면, 그것이 중요한 요소로 기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의문점은 피험자에게 눈을 깜빡이라고 '시킨' 것이 visual suppression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이다. 비자발적이고 반사적인 눈 깜빡임의 경우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까? 추후 연구가 진행되면 위와 같은 질문도 해결될 거라고 본다. 현재로서는 아마추어 사진처럼 화면이 보이지 않게 열심히 일하는 우리 뇌가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수 밖에 없다.


Higgins, J., Irwin, D., Wang, R., & Thomas, L. (2009). Visual direction constancy across eyeblinks Attention, Perception & Psychophysics, 71 (7), 1607-1617 DOI: 10.3758/APP.71.7.1607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위에 추상화 2점을 관찰해보자. 오른쪽 그림은 마르셀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2'이다. 왼쪽은 몬드리안의 '회색나무'다. 어떤 그림이 훨씬 운동감 있는가?


Chai-Youn Kim과 Randolph blake의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관찰자는 뒤샹의 그림이 더 운동감 있다고 말할 것이다. 뒤샹의 위 그림은 그가 처음 시도했던 운동감을 표현하는 기법이 적용되었다. 그림 속 인물의 여러 이미지 - 각 이미지는 시간별 인물의 위치를 묘사하고 있다 - 가 한장의 그림에 겹쳐져 있다. 마치 다중노출로 촬영한 사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연속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화가가 한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묘사했음을 알 수 있다.


Étienne Jules Marey, 'Chronographic Study of a Man Pole Vaulting' (1890) albumin print.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추상화를 두 집단으로 분류했다. 한 집단은 뒤샹의 기법처럼 겹쳐진 이미지(superimposed images)를 사용한 그림들이었다. 다른 집단은 회색 나무처럼 superimposing image는 사용하지 않아서 운동감이 없는 그림들이었다. 참가자들은 각 그림이 얼마나 운동감 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운동감을 표현하는 기법을 사용한 그림이 더 운동감 있다고 평가했다. 이 결과는 평소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건 문외한이건 동일했다. 하지만 이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운동감을 더 강하게 느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fMRI를 사용하여 그림을 보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과 문외한에게 운동감이 묘사된 그림과 그렇지 않은 그림을 보여주는 동시에 fMRI를 통해 스캐닝을 했다. 운동감이 묘사된 그림은 움직임의 지각을 담당하는 MT+ (middle temporal 영역과 medial superior temporal (MST)영역을 모두 지칭하는 뜻 같다 - 역자 주)영역의 활성화를 증가시켰다. 하지만 이 효과는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에 한했다. 문외한의 경우, 운동감을 묘사한 그림이나 그렇지 않은 그림 모두 MT+의 활성화 수준에서 차이가 없었다.


결 국 대부분 뒤샹의 그림이 몬드리안의 그림보다 운동감 있다고 인정하겠지만, 평가자의 신경 수준은 추상화에 대한 친숙도와 관련있는 듯 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연구는 현대 미술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의 머리 속이 어떨지 상상하게 만든다. 추상화에 깊은 인상을 받은 사람은 운동감을 묘사하기 위해 그림에 사용된 화법을 관찰해 볼 것이다. 그러나 오직 추상화에 조예가 깊은 사람만 실제 눈으로 지각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그림에서 운동감을 느낄 것이다.

 

출처: Cognition & Arts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창고, 차고, 다락방, 상자, 침대 밑, 기숙사 방..... 우리는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엉망진창 공간이 있다. 휴대폰 충전기, , 노트북 더미 에서 파란색 셔츠를 찾는다고 상상해보자. 며칠 뒤 당신은 배터리를 찾기 위해 그 아귀지옥을 다시 뒤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해 본 경험이 있는가?

 

심리학자인 Carrick Williams는 인간이 잡동사니로 가득한 방에서 찾고자 하는 물건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연구했다. 이 분야의 기존 연구는 target(목표자극) distracter(방해자극)의 기억 정도에 초점을 맞추었다. 목표자극은 현재 찾고자 하는 물건을 말한다. 방해자극은 목표자극 주변에 널려 있지만 현재 내가 찾는 목표 물건이 아닌 대상을 말하며, 우리는 이를 무시하고 목표자극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런 연구들은 보통 시각 탐색 과제와 surprise memory test(처음에는 피험자에게 자극을 기억하라는 말을 하지 않지만, 실험 후반부에 아까 제시된 자극을 기억해보라고 하는 방법. 피험자가 예상치 못한 요구에 당황한다고 해서 surprise테스트다 역자 주)를 병행해서 사용한다. 피험자들은 여러개의 물건 속애서 목표 물건을 찾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이 때 주변에 널려있는 방해자극은 색상, 모양 등이 목표자극과 유사해서 피험자를 헷갈리게 한다. 이후 Surprise memory task에서는 두 가지 물건을 제시하고 아까 봤던 물건이 어떤 것인지 물어본다. 이 때 두 사진은 한 물체의 다른 이미지를 보여줘서 피험자가 언어적 구분을 하지 못하게 한다(. 파란 셔츠). 이런 류의 연구들은 우리가 목표자극을 더 잘 기억한다고 설명한다. 또 목표자극과 색상이나 범주가 비슷한 방해자극도 기억이 잘 된다고 한다. 아래 그림은 파란 셔츠가 목표자극인 자극 세트의 예이다. 독자는 나중에 어떤 것을 기억하게 될까? 노란 양말? Pot?



기존 연구들은 시각 기억이 어떤 부호화 과정을 거치고 어떤 요소에 영향을 받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본 연구자는 인간이 시각 기억을 업데이트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세가지 요인을 있을 거라고 가정했다. 첫번째는 전체 물건의 갯수, 두번째는 물건을 본 횟수와 시간, 세번째는 물체간 색상이나 범주의 유사성이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자는 시각 탐색 과제와 surprise memory task를 같이 사용하기로 했다. 또 아이트래커를 사용하여 피험자의 초점이 물체의 어떤 부분을 자주, 오래 봤는지 측정하기로 했다. 이 실험이 기존 실험과 다른 점은 일부 자극 세트는 2번만 제시되는 반면, 다른 자극 세트는 4번 제시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출 횟수가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라 수 있게 되었다. 목표자극은 전체 제시 횟수의 절반 정도는 제시되지 않으며, 방해자극은 모든 자극 제시에서 나타난다.



24명의 참가자는 총 96개의 (물체)배열을 보게된다(32개의 구분되는 배열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절반은 두번씩, 나머지는 네번씩 제시된다)를 보게 된다. 한 배열은 12장의 사진이 들어있다. 12장 중 4장은 목표자극과 색상이 비슷하고, 또 다른 네 장은 목표자극과 범주가 비슷하다. 나머지 사진은 목표자극과 아무 연관이 없다. 각 배열이 제시되기 전에 화면에 목표물체를 단어로 표시해준다. (: ‘파란 셔츠’) 그 다음 12장의 사진이 화면에 나타난다. 참가자는 이 중 목표자극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해서 키보드를 누르게 된다. 위에서 제시했던 사진이 이 배열의 예시이다. 가장 위에는 파란 셔츠가 있고, 첫번째 줄은 목표자극과 같은 색상을 가진 물건들, 두번째 줄은 목표자극과 범주면에서 관련이 있는 물건들, 마지막은 무관한 물체들이 제시되었다

 

탐색 과제에 이어 참가자들은 surprise memory test를 받게 된다. 참가자는 두 장의 사진을 보고 어떤 사진이 앞전 실험에서 본 것인지 판단하게 된다. 제시되는 사진들 중 일부는 언어적 단서와는 일치하지만 시각적 단서와 불일치한 경우다. 이는 참가자가 오로지 시각 기억에만 의존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파란색 폴로 셔츠가 앞 실험에서 제시되었다면, 기억 테스트에서는 파란색 티셔츠가 보기로 제시될 수 있다(앞 실험에서 제시 단어는 파란 셔츠였다. 아래 그림을 보여주게 된다면 피험자는 파란 셔츠라는 언어적 기억만으로 판단 하는 것이 곤란해진다. 둘 다 파란 셔츠이기 때문이다 역자 주)





참가자들은 총 128개의 기억 판단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연구자는 실험을 통해 이전 연구와 일관된 결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목표자극은 방해자극보다 기억이 더 잘 됐다. 또 색상이나 범주에서 목표자극과 비슷한 방해자극은 무관한 방해자극보다 기억이 더 잘 됐다. 2번 보여주는 것과 4번 보여주는 것에도 차이가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4번 보여주는 것이 기억을 도왔다. 목표자극이 전체 시행에 반에서만 제시된 것을 감안하면, 자극이 한번 제시되는 것보다 두번 제시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 셈이다.

 

아이트래커 측정 결과 또한 흥미롭다. 물체를 응시한 시간이 기억력 향상과 관련이 있었다. 또 방해자극을 아무리 오래 관찰한다고 해도 목표자극을 기억하는 데 별 지장이 없었다. 자극 제시 시간이 길어질 경우 피험자들은 방해자극을 더 오래 쳐다보는 경향이 있었다(하지만 기억이 더 향상되지는 않았다)

 

가장 재미있는 비교는 4번씩이나 제시된 방해자극과 1번만 제시된 목표자극의 결과일 것이다. 놀랍게도 1번만 제시된 목표자극의 재인률이 더 높았다.

연구자는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이 세가지 요인(제시 횟수, 제시 시간, 자극간 유사성)을 면밀히 분석해 봤다. 분석 결과 우리는 목표자극과 방해자극을 다른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시 횟수는 목표 자극과 관련이 있는 반면, 방해자극은 응시 시간과 관련이 있었다. 이 연구는 두 자극의 질적 차이를 밝히는 초석을 마련했다.

 


Williams, C. (2010). Not all visual memories are created equal Visual Cognition, 18 (2), 201-228 DOI: 10.1080/13506280802664482

 




출처: Cognition &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인간은 물체를 탐색하거나 잃어버린 개를 찾을 때 시각적 특징이나 일반적 의미지식을 모두 활용한다. 오늘 소개할 연구는 시각적 특징이나 일반 의미지식 중 어떤 것이 탐색 과제에 효과적인지를 탐구했다. 실종견 포스터는 그림으로 만드는 것이 좋을까, 글로 쓰는 것이 좋을까?


일 반 의미지식(general semantic knowledge)은 특정 장면에서 탐색하는 목표가 존재할 확률과 관련이 있다.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 집의 부엌에서 은수저를 찾는다면 틀림없이 주방 서랍을 먼저 열어볼 것이다. 은수저에 관한 당신의 의미지식은 탐색해야 할 범위를 좁혀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포크와 나이프가 정원에 있다고 말해준다면 탐색 과제는 훨씬 어려워질 것이다. 왜냐하면 정원에 떨어진 은수저에 대한 지식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시각적 특징은 물체의 공간적 레이아웃이나 특징, 문맥을 말한다. 내 방에서 츄리닝을 찾는 것은 남의 방에서 츄리닝 찾기보다 쉽다. 왜냐하면 당신은 당신 츄리닝과 당신의 방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일반 의미지식은 친숙한 장소에서 시각적 탐색과제를 돕는다. 사람들은 거실에 놓여있는 칫솔보다 화장실에 있는 칫솔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 시각적 특징 또한 탐색과제를 돕는다. 해당 물건을 찾기 전에 찾아야 할 장소를 미리 한번 보는 것은 탐색 과제를 용이하게 만든다.


일반적 의미지식과 시각적 특징이 시각 탐색 과제에 영향을 미친다면, 둘 중 어떤 경우가 탐색에 더 도움이 될까? Monica Castelhano와 Chelsea Heaven은 이 문제를 탐구해 보기로 했다.


이 연구는 32명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특정 물건을 찾기 전에 두 가지 단서를 화면에 제시한다. 첫번째 단서는 탐색을 하게 될 장소에 관한 단서이며 시각적으로 제시되거나 단어로 제시된다. 만약 탐색해야 할 장소가 부엌이라면, 첫번째 단서는 부엌의 사진을 보여주거나 또는 부엌이라는 단어를 화면에 제시하게 된다. 장소에 대한 단서가 주어진 후, 빈 화면이 제시되고 다시 탐색목표에 대한 단서가 제시된다. 만약 찾아야 할 물건이 포크라면, 참가자는 포크의 그림을 보거나 '포크'라는 글자를 보게 된다. 목표 단서가 제시된 후, '준비'라는 단어가 화면에 떠오르고 뒤이어 찾아야 할 장소가 제시된다. 이 화면은 14초동안 제시되며, 참가자는 물건을 찾은 다음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 결과 목표 단서를 시각적으로 본 참가자의 반응속도가 가장 빨랐다. 또, 장소에 대한 그림을 먼저 봤던 조건은 장소를 단어로 봤던 사람보다 물건을 더 빨리 찾았다. (시각적)목표 단서와 장소 단서 모두 물체 탐색에 도움을 준 것이다.


아래 그래프는 참가자들의 반응속도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장소, 목표 단서가 전부 시각적으로 제시되었을 때 반응속도가 가장 빨랐다. 장소, 목표 단서가 전부 단어로 제시된 경우 반응속도가 가장 느렸다. 이는 일반 의미 지식이 느린 탐색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장소, 목표 단서간 상호작용은 없었다. 이는 장소, 목표에 대한 정보가 동일하게 중요함을 보여준다.


물체나 탐색 공간의 시각적 특징은 일반지식보다 탐색 과제에 도움이 됐다 이 결과에 근거할 때 실종견 포스터는 사진으로 제시할 경우 효과가 크다고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실종견 포스터가 사진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사람들이 이미 이 방법의 효과를 알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당신의 사랑하는 개를 빨리 찾고 싶다면, 실종견 포스터에 '사진'을 꼬고 붙여야 할 것이다.


Castelhano MS, & Heaven C (2010). The relative contribution of scene context and target features to visual search in scenes. Attention, perception & psychophysics, 72 (5), 1283-97 PMID: 20601710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 리 부모님은 눈이 좋아지려면 당근을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어느날 나와 동생은 깜깜한 곳에서도 눈이 잘 보이는지 당근을 엄청나게 먹어봤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당근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눈이 잘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눈을 잘 보이게 하는 것은 안경, 렌즈, 라식 수술, 그리고 게임이다!


Renjie Li와 동료들은 게임이 대비(contrast)에 대한 민감성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능력은 균일한 배경화면에서 회색 그림자가 미세하게 변하는 정도를 탐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만약 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해보고 싶다면, 아래 있는 Campbell-Robson Contrast Sensitivity function Chart를 사용해봐도 좋다. 사진에서 검은 줄무늬와 회색 배경이 더 이상 구분되지 않을 때까지 아래에서 위로 초점을 이동하면 된다. 보통 뒤집어진 U자 모양의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이는 대비 민감성이 중간 정도의 공간 주파수에서 가장 좋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연구자들이 발견한 사실에 의하면, 게임광들의 경우 이 그래프가 훨씬 위쪽에서 그려진다는 것이다.



여 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왜 우리가 대비 민감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가스불이 희미하게 남아있다던지, 깜깜한 방에서 물건을 찾는다든지, 안개 낀 밤에 운전을 하는 경우 낮은 대비에서 물건을 식별해야 한다. 더군다나 대비를 찾아내는 것이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도 있다. 파일럿이 야간비행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또는 MRI 영상결과를 보고 종양이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하는 경우도 생각해보자. 두 경우 모두 대비의 변화를 포착하는 데 민감해야 한다.


이 모든 예는 contrast sensitivity가 우리 시각 지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이 능력은 나이를 먹으면서 쇠퇴한다. Li와 동료들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런 능력의 쇠퇴가 단지 시각 체계의 변화만을 반영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뇌 기능의 변화가 대표적인 예다. 연구자들은 뇌의 가소성이 시각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 자들은 게임광들과 게임을 잘 하지 않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contrast sensitivity를 테스트했다. 이들은 각 집단의 나이를 동일하게 만들어서, 나이가 시각에 미치는 영향을 두 집단간 동일하게 만들었다. 측정 결과 젊은 사람중에서도 게임광들은 contrast sensitivity가 뛰어났다. 특히 intermediate나 high spatial frequencies에서 그랬다.


결과를 토대로 연구자들은 이 관계가 인과적 관계인지 확인하기 위해 또 다른 실험을 만들었다. 평소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들을 선정해서 9주 동안 50시간 게임을 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액션 게임을 하거나(Unreal Tournament 2004 by Atari and Call of Duty 2 by Infinity Ward) 비액션게임(심즈 2)을 하는 조건으로 나뉘어졌다. 참가자 개개인의 민감도 정도는 사전에 측정되었고, 트레이닝이 끝난 후에도 측정되었다.


나처럼 게임에 문외한인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에 그림을 첨부한다.

(왼쪽부터 Call of duty, Unreal Tournament 2004, 심즈)



연 구팀은 액션게임을 했던 집단의 contrast sensitivity가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래 그래프에서 막대가 짧아지는 것은 contrast sensitivity가 높음을 의미한다(대비를 빨리 찾아냈다는 뜻이다). 액션 게임을 훈련했던 참가자는 처음보다 민감성이 향상되었다. 비액션 게임의 경우 민감성이 향상되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효과가 1년 뒤까지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이 향상은 젊고 건강하며 정상적인 시력을 가진 성인에게서 관찰되었다. 짐작컨데, 이 훈련효과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각 능력의 감퇴를 막는 일반적 절차와 병행해서 게임을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 나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이 연구에서 대비에 대한 민감성이 향상된 건 사실이지만, 어느 게임이나 동일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실험에 사용된 게임은 복잡한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떤 요소가 시각적 능력의 향상을 가져왔는지 알 수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비액션 게임의 경우 (보통 게임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이런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이 게임들은 너무 폭력적이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 적절한 무기를 고르는 정확성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학자들은 폭력적인 게임이 어린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우리가 지금 하는 얘기와는 상관없지만 말이다.


Li, R., Polat, U., Makous, W., & Bavelier, D. (2009). Enhancing the contrast sensitivity function through action video game training Nature Neuroscience, 12 (5), 549-551 DOI: 10.1038/nn.2296

Caplovitz, G., & Kastner, S. (2009). Carrot sticks or joysticks: video games improve vision Nature Neuroscience, 12 (5), 527-528 DOI: 10.1038/nn0509-527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전 시회에 가면 작품들을 둘러보다가 눈을 사로잡는 작품 앞에 잠깐동안 서 있게 된다. 내가 주로 좋아하는 화가는 모네와 드가이다. 나는 나만의 취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내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에는 어떤 요소가 있는 것일까? 당신은 그림을 볼 때 어떤 부분에 주목하는가? Locher, Krupinski, Mello-Thoms and Nodine은 인간이 예술작품의 첫인상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연구했다.



인 간이 예술작품을 지각하는 두 가지 프로세스가 있다. 첫번째는 그림의 전체적인 느낌이나 레이아웃, 소위 그림에 '핵심'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프로세스는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고 무의식적이다. 두번째는 그림의 의미를 파악하고 우리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그림의 요소를 관찰하는 것이다. 이 프로세스는 주의 요소를 포함한다. 만약 그림의 첫 인상이 우리 눈길을 끌지 못한다면 그림의 나머지 요소 또한 주의 깊게 보고 싶지 않다. 연구자들은 그림의 질이 감상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상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만들거라고 가정했다. 그림의 질은 그림을 구성하는 부분보다 전체적인 정서적,심미적 인상에서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가정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 가져온 8개의 그림을 스크린을 통해서 잠깐동안 감상했다. 이들은 감상 후 그림에 대한 인상을 5가지 항목으로 기술하게 되는데, 마치 그림을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처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의 응답을 통해 어떤 요소가 그림의 첫인상에 강한 영향을 미쳤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림의 특정 부분보다 표현, 스타일, 형태를 유심히 봤다. 이 결과는 2단계 모형의 두번째 프로세스를 지지한다. 관찰자들은 그림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고 짧은 시간동안 그림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관찰자들이 그림을 오래  관찰할 경우는 어떨까?



두번째 실험은 우리가 그림의 '어떤' 부분을 주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되었다. 우리가 그림을 볼 때 우리 눈은 어디를 주목하는가? 어떤 요소가 눈길을 끄는가? 우리 주의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두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첫번째 실험에서 사용된 8개의 그림을 보게 된다. 이번에는 한 그림 당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무제한이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그림에 대한 반응과 생각을 말하는 동안 안구 운동을 기록했다.



3초 정도 작품을 봤을때 참가자들은 전체 그림의 25%를 본 후였다. 첫번째 실험과 동일하게 이 참가자들 역시 그림의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그림에 대한 평을 끝냈을 때 참가자들은 전체 그림의 46%를 훑어 본 후였다.



참 가자들은 그림의 큰 부분을 통해 그림에 대한 첫인상을 만들어냈다. 이 결과 역시 연구자들이 가정한 2단계 모형을 지지한다. 그림에 전반적 gist는 보다 세밀한 관찰과 양적인 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 뇌는 첫인상을 형성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부분에 주목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단지 그림을 오래 쳐다보는 것 만으로는 그림에 대한 첫인상을 바꿔놓기 어렵다.



그 렇다면 전문가의 경우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우리와 다른 각도에서 그림을 보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5명의 예술가들에게 8개 그림의 주요 부분들을 파악하게 했다. 예술가들은 그림의 주변부보다 중앙에 있는 주요 구성부분에 주의를 기울였다. 즉 우리 시각 바깥보다 중심 부분을 본는 것이다. 연구자들이 안구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일반인들은 그림을 볼 때 예술가들이 주목했던 3개의 주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일반인과 예술가가 동일하게 그림의 특정 부분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작 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반드시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찾는다. 이 연구는 어느 누구든지 그림에서 전반적 인상을 추출하고 그 작품에 추가적인 주의를 기울일지 여부를 잘 안다고 말해준다. 사람들은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 평균 32.5초 동안 그림 앞에 서 있는다. 이 연구는 위와 같은 상황을 실험실에서 재현해서 그림을 분석하는 인지적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밝혀냈다. 그림을 잠깐 보는 것 만으로도 작품 앞에 오래 서 있어야 할지를 알 수 있다. 모네와 드가의 작품은 나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짧은 시간 동안 남긴 것이다.


Locher, P., Krupinski, E., Mello-Thoms, C., & Nodine, C. (2008). Visual interest in pictorial art during an aesthetic experience Spatial Vision, 21 (1), 55-77 DOI: 10.1163/156856808782713762

 


Prologue


법 학과를 다니던 시절 겪었던 일이다. 그 날 아침도 행정법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뛰어갔다. 거의 1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한꺼번에 떠드는 소리 때문에 강의실은 정신이 없었다. 다들 삼삼오오 그룹을 이루어서 떠들고 있었고, 나는 교수님이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윽고 교수님이 들어오시고 강의가 시작되었다. 술렁이던 강의실은 이내 정리가 되었다. 떠드는 사람도,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었다. 교수님 말소리 외에는 침묵만이 있었다.

그런데 반시간이 경과할 때 쯤, 침묵을 깨고 들리는 소리가 하나 더 생겨났다. 누군가가 코를 골기 시작한 것이다. 학생들은 교수님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다들 이 코 고는 소리가 교수님의 귀에 들릴까봐 조마조마했던 것이다. 옆에 있는 누군가가 건드려서 깨우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도와주는 친절한 사람도 옆에 없었다. 위기일발의 상황이었다.


그 학생의 코 고는 소리는 점점 심해져서 나중에는 강의실 맨 앞에까지 들릴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소리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 학생이 자다가 깜짝 놀라서 깨는 바람에 사건이 급 마무리 되었다. 그제서야 모두들 교수님이 눈치채지 못하게 한번 미소를 짓고는 강의에 집중했다. 나도 웃음이 나오는 걸 억지로 참으면서 강의를 들어야 했다.


그 학생의 코 고는 소리는 아주 잠깐 동안만 지속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 상황이 한 15분은 지속된 것처럼 느껴졌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여러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나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이 시간의 주관적 경험을 왜곡시켰다고 생각한다. 강의시간은 조용해야 하고, 교수님 앞에서 졸다가 코까지 고는 것은 어찌됐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학생들이나 나는 교수님에게 이 상황이 발각될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억제하면서' 강의를 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 자기 통제가 시간의 흐름에도 주의를 집중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10분이라고 느꼈던 시간이 30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다행히 이 주장을 입증할 만한 논문 하나가 있다.




출처: Psychothalamu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자기통제와 시간의 흐름


아 인슈타인의 발견에 흥미를 가졌던 Kathleen Vohs와 Brandon Schmeichel은 자기 통제가 시간의 주관적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싶었다. "자기 통제는 보통 자신의 행동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도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라고 연구자는 설명했다. "이 모니터링은 자신의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하지 않는 사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간 단히 말해서 '자기 통제(self-regulation)'는 시간의 흐름에 집중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시간 판단에 관한 초기 연구 결과에 의하면, Tv를 시청하기전 자신이 보게 될 프로그램의 방영길이를 예측했던 집단은 프로그램을 보고 난 후 방영길이를 더 길다고 생각했다. 의식적으로 프로그램에 집중한 결과 시간의 흐름에도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의식적이고 노력이 필요한 자기 통제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고 느끼게 할 것이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이 주장의 과학적 근거를 찾아보고 싶었다.





영화 보며 눈물 참기


실험 1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Terms of Endearment라는 영화를 보여주었다. 


애정의 조건

감독
제임스 L. 브룩스
출연
셜리 맥클레인, 데브라 윙거, 잭 니콜슨, 대니 드비토, 제프 다니엘스, 존 리스고
개봉
198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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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죽어가는 한 여성이 자신의 자녀, 남편과 어머니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가자들 중 일부는 평상시 영화 보듯 이 영화를 관람한 반면, 다른 일부는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거나 또는 과장하며 관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조작은 다른 실험에서 참가자로 하여금 의식적 자기 통제를 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를 다 보고난 후 참가자들은 영화의 길이를 판단하게 된다. 실제 영화의 길이는 11분 23초였다.


자신의 감정을 강화하거나 억제했던 집단은 통제집단보다 영화 상영시간을 더 길다고 판단했다.




실험 2 또한 첫번째 실험과 유사했다. 다만 새로운 영화를 보여준 것이 바뀐 점이었다(Mondo Cane이라는 영화였는데 야생동물의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시간 판단이 정말 자기 통제에 영향을 받는 것인지 또는 일반적 정보 처리의 결과인지 알아보기 위해 재평가(reappraisal)조건을 추가해 봤다. 이 조건에 할당된 참가자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를 냉정한 입장에서 관람하게 된다. 연구자는 "기존 연구들은 감정의 통제로 인한 영향(예를 들어 감정을 억제할 경우 기억이 감소되는 현상)이 재평가를 하는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참가자들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영화의 길이를 판단하게 된다.



실험 결과 자기 통제가 필요없었던 통제집단과 재평가 집단과 달리, 억제 조건의 참가자가 영화길이를 길게 판단했음을 알 수 있다.





대본 연습은 책읽기 보다 오래 걸려?


실험 3에 서 참가자들은 다양한 직업과 관련된 글을 소리내어 읽었다. 이 때 행동 통제 집단은 그 직업을 기술한 대로 '행동'을 해야 했다. 따라서 특정 직업이 행복하고, 웃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참가자들도 글을 읽는 동안 그 특징들을 행동으로 따라하는 것이다(논문을 직접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 역자 주). 다른 조건의 참가자는 아무 지시도 받지 않았다.


4 분 23초가 경과한 뒤 참가자들은 갑자기 질문 하나를 받게 된다. 그 질문은 질문을 받기 전까지 참가자가 느낀 실험의 경과시간을 묻는다. 질문이 있은 다음 실험이 계속 진행된는데 참가자들은 자신이 느끼기에 15분이 되는 시점에서 실험을 멈출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번 실험의 결과도 실험 1,2의 결과와 동일했다. 행동을 통제했던 그룹(직접 행동으로 모사했던 집단)의 사람들은 실험 시간이 길다고 판단했다. 이 주관적 판단은 실험을 지속시킨 시간에도 영향을 미쳤다. 즉, 실험이 길다고 느꼈던 사람들은 15분이 채 되기도 전에 실험을 중지시켰다.





결론


이를 통해 연구자는 실험집단과 통제 능력을 연결하는 모형을 만들었다. 이 모형은 시간 지각이 중재변수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에 근거한다. 이 모형은 추후 실험에 의해 증거를 확보했다.

따 라서 4개의 실험을 통해 연구자는 사람의 시간 지각이 자기 통제에 필요한 자원의 고갈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정 인지적 통제가 개입될 때, 예를 들어 감정적 통제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길다고 느낀다. 부담스럽거나 귀찮은 일을 할 때는 시간이 느리게 지나간다고 느낀다"


아인슈타인의 발견에 비추어서 생각해 볼 때, 매력적인 이성과 같이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자기 통제가 필요 없다. 따라서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Vohs, K., & Schmeichel, B. (2003). Self-regulation and extended now: Controlling the self alters the subjective experience of tim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5 (2), 217-230 DOI: 10.1037/0022-3514.85.2.217.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나는 '마음챙김'이라는 책을 다시 읽고 있다.


마음 챙김

작가
장현갑
출판
미다스북스
발매
200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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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조건 중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구절이 새롭게 다가온다. 누구나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수용하는 마음은 폭이 좁은 시야를 가지게 한다. 그건 우리 마음의 시야를 좁게 만드는 행동이다. 속 좁은 마음은 남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자기 자신에게도 손해가 되는지 모른다.

글쓴이는 수용하는 마음을 가질 때 판단이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순간을 완전하게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글을 읽던 중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수용하는 마음이 사물의 지각에 정말 영향을 미칠까? 보다 구체적으로, 수용하는 마음이 지각의 범위를 넓게 만드는가? 지각 뿐만 아니라 주의력에도 영향을 미칠까?



어 쩌면 이와 관련된 논문이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와 관련된 논문이 없다면, 실험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지난 번에 나는 공동체를 강조하는 종교가 Global Precedence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적이 있다. 개인주의 성향을 띄는 네덜란드의 neo-칼뱅파의 경우 사물의 지역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카톨릭이나 정통 유대교인은 전역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이 두 종교는 공동체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종교의 교리의 인간의 지각적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이에 덧붙여서 수용하는 마음이 지각 능력의 범위를 확장시킬 거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주의의 범위 또한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수용하는 마음을 점화시킨 다음, 사진을 짧은 시간 동안 보여준 다음 회상검사를 해 본다면, 보다 많은 항목을 기억해 낼지도 모른다. 아니면, Global Precedence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해 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내 주장은 어디까지나 추측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위와 같은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MP3에 넣어두고 듣지도 않던 음악을 어느날 자세히 들어보고 새로운 감명을 받기도 한다(누구나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더러는 친구로만 여겼던 사람이 어느날 주의깊게 살펴 본 후 이성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수용하는 마음은 인지적 능력을 확장시킬 지도 모른다.



만약 내 주장과 관련된 논문을 발견한 사람이 있다면, 댓글로 꼭 알려주길 바란다. 과연 내 주장이 맞을지 정말 궁금하다.


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Introduction
아래 그림을 잘 살펴보자.




왼쪽 글자를 봤을 때 무얼 먼저 봤는가? H? L? 오른쪽 글자의 경우는 어떤가? L을 먼저 봤는가, H를 먼저 봤는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왼쪽 글자의 경우 L, 오른쪽 글자의 경우 H를 먼저 본다. 이렇듯 세부특징보다 전체 형상을 먼저 보는(즉, 나무보다 숲을 먼저 보는) 현상을 global precedence effect라고 한다.
그런데, 종교적 믿음이 global precedence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의 논문이 2010년 Cognition에 게재되었다. 도대체 종교가 어떻게 시각 주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기존 연구
Colzato, van den Wildenberg, Hommel(2008)은 네덜란드의 neo-칼뱅파 교도와 무신론자들을 대상으로 Global-Local task(위 그림과 유사한 과제)를 실시했다. 그 결과 neo-칼뱅파 교도의 경우 global precedence 현상을 적게 보였다.
(Sphere Sovereignty를 주장한 Abraham Kuyper)
연 구자들은 그 이유가 바로 칼뱅파의 특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칼뱅파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 교파이며 sphere sovereignty를 중시한다. sphere sovereignty는 삶의 각 영역이 분리되어 있으며, 자신의 영역 외의 범위는 각자의 책임 하에 있다는 개념이다. 이는 네덜란드 사회의 'segregation'을 촉진하는 원인이 되었다. 즉, neo-칼뱅파의 영향으로 인해 네덜란드 사회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개인주의적 성향이 비단 생활 방식 뿐만 아니라 시각 주의(visual attention)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칼뱅파 교도들은 무신론자보다 나무를 보는 성향이 강했다. 연구자들은 개인주의가 전역적인 주의보다는 국재적(local) 주의를 촉진한다고 결과를 해석했다.


실험 1
이번 년도에 발표된 이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기존 연구의 결과를 재확인 하는 동시에 이런 효과가 지속적인지, 또 다른 종교 간 비교를 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실험하기로 했다.
실 험 1에서는 참가자를 매우 보수적인 칼뱅파, 다소 자유주의적인 칼뱅파, 무신론자, 세례받은 무신론자(몸만 교회를 다니고 실제로 믿지는 않는 사람)로 나누었다. 그 다음 참가자에게 도형을 보여주었다. 도형은 사각형 또는 삼각형인데, 수많은 사각형 또는 삼각형이 모여서 이루어진 형태를 취하고 있다(처음에 봤던 그림을 떠올린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참가자들은 지시에 따라 때로는 전체 모양을, 때로는 전체를 이루고 있는 부분의 모양을 맞춰야 한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예 상대로 칼뱅파 교도는 Global precedence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즉, 부분에 초점을 더 맞추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기적으로 세례만 받는 나이롱 신자(Baptized Atheists)들이 일반 칼뱅파 교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종교적 의식이 몸에 배는 것 만으로도 인지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칼뱅파의 개인주의적 성향은 열렬한 신도뿐 아니라 나이롱 신도에게마저 Local attention을 형성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실험 2
그 러나 종교가 반드시 Local attention만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개신교가 개인주의적 성향을 바탕으로 성장한 반면(미국은 이런 문화의 영향을 받은 전형적인 사례일 것이다), 유교 문화권인 동양이나 카톨릭, 정통파 유대교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종교이다. 그렇다면 이런 공동체적 관점이 Global precedence effect를 더 심화시킬 수도 있을까?
연구자들은 이탈리아와 이스라엘인을 대상으로 두번째 실험을 진행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카톨릭 신자와 세속인을, 이스라엘에서는 정통파 유대교인과 세속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실험 절차는 실험 1과 같았다. 결과는 아래 그림과 같다



예 상대로, 천주교나 정통파 유대교인은 일반인보다 Global precedence효과를 크게 보였다. 천주교나 유대교같은 공동체 중심의 종교는 나보다 주위 사람을 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그 결과 전역적 주의(Global attention, 나무보다 숲을 보는)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결론
연 구자들의 두 가지 가설은 실험을 통해 지지되었다. 종교가 인지적 기능에 미치는 효과는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이며, 종교적 관습만으로도 이런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나이론 신도의 예에서 봤듯이). 또 종교가 어떤 가치관을 중시하는지에 따라(개인주의 또는 집합주의) 인지적 기능도 그에 맞춰 형성된다는 것이다.



Reference
Colzato, L. S., et al. God: Do I have your attention?. Cognition (2010), doi:10.1016/j.cognition.2010.07.003



출처: neurophilosophy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사 고와 행동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어떤 행동을 하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 그것을 행하는 것과 같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 뇌는 동작을 준비할 때 일종의 시뮬레이션을 만들어서, 신체 움직임을 연습한다. 도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 도구를 사용하는 시뮬레이션을 자동적으로 촉발하게 한다. - 물체에 접근해서 손으로 손잡이를 움켜지는 일종의 심적 이미지를 말이다.


Motor 시뮬레이션과 동작은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otor cortex에 자기적 자극을 가하면 팔이나 다리의 동작과 관련된 단어의 처리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 한 방향으로만 지속된 동작은 다른쪽 방향으로의 동작과 관련된 문장을 처리하는 속도를 늦추게 한다. Purdue 대학  Action-Modulated Perception Laboratory의 심리학자 Jessica Witt는 이 관계에 관한 새로운 증거를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했다. 그들은 motor simulation이 도구의 인식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자들은 동작을 방해하는 것이 도구의 이름을 정확히 말하는 과제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첫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63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도구나 동물의 사진을 보여주고 가능한 빨리 이름을 말하도록 지시했다. 사진 속 도구의 손잡이 방향이나 동물의 머리는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foam ball(스펀지같은 공을 말하는 것 같다 - 역자 주)을 왼손 또는 오른손에 쥐고 있었다. 따라서 공을 잡고 있는 손을 담당하는 뇌는 사진 속 물체를 잡는 상상을 해야하는 동시에 공을 쥐고 있어야 하므로 방해를 받게 될 것이다.


참가자들은 도구의 손잡이가 공을 잡고 있는 손과 반대방향으로 위치해 있을 때 도구의 이름을 빨리 말할 수 있었다. 도구의 손잡이가 공을 잡은 손과 반대방향일 경우 이름을 말하기 까지 1.12초가 걸린 반면, 도구의 손잡이 방향과 공을 잡은 손이 일치하는 경우 반응시간은 1.145초로 느렸다. 이 작은 차이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차이였다. 이런 차이는 동물 사진의 경우 나타나지 않았다.


두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이런 동작의 방해가 도구 분류의 정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92명의 다른 참가자들을 모집한 후 동일한 사진을 보여주고 동일한 과제를 부여했다. 이번에도 역시 공을 왼손 또는 오른손에 쥐게 했다. 그 결과 실험 1과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도구의 손잡이 방향이 공을 잡은 손과 반대일 때 도구의 이름을 정확히 말한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동물사진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에 의하면, 공을 잡는 단순한 동작이 도구의 이름을 말하는 속도를 늦췄을 뿐만 아니라 정확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 이유는 공을 잡은 손과 도구의 손잡이 방향이 같은 경우 뇌가 두 가지 일(공잡기와 도구를 잡는 상상)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구의 기능은 도구의 개념을 구성하는 통합적 요소이기 때문에, 도구의 기능(손으로 잡고 사용하기 등등)을 제대로 상상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개념을 인식(이름을 말하는 것)하는 것도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동시적인 motor simulation이 동작을 방해한다는 증거는 또 다른 연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이 연필을 집을 때 망치가 같이 놓여 있으면 연필만 있는 경우보다 grip aperture(엄 지와 검지 사이의 간격을 말한다- 역자 주) 커지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연필을 집을 때 망치가 옆에 있으면 두 가지 시뮬레이션이 동시에 작용하므로 grip aperture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망치를 잡으려면 손을 더 크게 벌려야 하기 때문에 이것이 연필 잡을 때 영향을 미친다는 뜻 같다 - 역자 주)


그러나 motor imagery가 도구를 인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apraxia의 경우 위 사실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 이 환자들은 도구 사용을 비롯한 숙련된 동작에 문제를 보인다. 몇몇 apraxia 환자의 경우 도구의 사용과 인식에 어려움을 겪지만, 도구의 인식에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otor simulation은 도구를 인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 보인다.


Reference

Witt, J.K., et al. (2010). A Functional Role for Motor Simulation in Identifying Tools. Psychological Sci. [Abstract]


Castiello, U. (2005). The neuroscience of grasping. Nat. Rev. Neurosci. 6: 726-736. [PDF]


Tucker, M. & Ellis, R. (1998). On the relations between seen objects and components of potential actions. J. Exp. Psychol. 24: 830-846. [PDF]

출처: Psychology today
        posted by Paul Thagard,
(Professor of Philosophy at the University of Waterloo and author of The Brain and the Meaning of Life)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체화는 최근들어 심리학과 철학에서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사고는 지각이나 정서와 같은 생리적 과정에 영향을 받는다. 체화는 사고를 심적 표상으로 설명하는 인지 이론을 확장시켜주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이론은 아니다.


1960 년대부터 인지 심리학은 사고를 '심적 표상을 수학적 과정을 통해 처리하는 것'으로 설명해왔다. 이런 표상은 단어, 개념, 문장과 같은 언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이미지와 신경 네트워크를 포함한다. 지난 수십년동안 많은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은 이런 접근방식이 인지과정에서 인간의 신체가 미치는 역할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개념은 컴퓨터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 수학적 구조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신체의 감각 시스템에 의존하는 지각 정보와 결합된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Lawrence Barsalou같은 심리학자들은 개념이 지각적 상징 시스템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라는 개념은 일반적인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언어적 기술들 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생김새, 소리, 냄새, 감정 등의 감각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정서에 관한 연구는 이런 체화적 관점과 일관된 결과를 보여준다. 사고는 정서와 분리할 수 없으며, 정서는 심박수, 호흡, 피부 반응, 호르몬 수치 등 생리적 변화를 야기한다. 정서는 효율적 인지과정을 방해하기 보다 행동의 가치나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서는 인간이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상황의 적절성을 추상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뇌로 하여금 신체적 변화를 일으키게 한다.


그 러나 이런 체화가 수학적-표상적 접근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과장되면 안된다. 바퀴벌레도 체화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다지 똑똑하지 않다. 우리는 언어와 사고가 체화된 행동으로부터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체화의 약한(moderate) 입장과 사고는 곧 체화된 행위이며 표상이나 계산적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강한 입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극단적 입장은 하이데거적 철학자(Heideggerian philosophers)들이 지지하고 있으며, 일부 심리학자들도 뇌가 수학적이기 보다는 역동적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분명 뇌는 역동적 시스템임에 틀림없지만, 동일한 경우인 은하계나 생태계의 경우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인간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추론하고, 언어를 사용하는지는 표상을 다루는 정교한 계산적 과정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결국 신체의 지각과 정서와 관련하여 축적된 결과들은 극단적 입장이 아닌 약한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다른 글에 서, 나는 인지적 평가와 신체적 지각을 결합하는 정서적 관점을 지지했었다. 영어에는 감정을 표현하는 수백개의 단어가 있으며, 정서는 생리적 현상과 구분지을 수 없다. 인지적 평가는 공포나 분노같은 기본적 정서를 구분하기 위해서 필요하며, 특히 자존감, 거만, 당황, 부끄러움, 죄책감 등 사회적 정서를 구분지을 때 더욱 그러하다. 결국 체화는 인간의 사고의 중요한 단면이지만,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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