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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의사결정/추론

종교나 미신 의식에 대한 인과적 믿음




글 : Art Markman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인간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스스로 통제 할 수 없을 때 어려움을 겪는다. 인간의 문화는 이런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만들었다. 그 전략 중 하나가 바로 ‘의식(Ritual)'이다. 


종교는 일련의 행동으로 구성된 수많은 의식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성당에 가보면 기도를 하고 촛불을 밝히는 장소, 손으로 적은 노트를 발견할 수 있다.


의식은 비단 종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야구 선수들은 타석에 들어가기 전 자신만의 ‘의식'을 행한다. 배트를 특정한 패턴으로 휘두르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행동을 반복한다. 타석에 들어가고 난 후에도 발로 흙먼지를 털거나 스윙 연습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행동은 타율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의식의 어떤 점이 효과가 있다고 믿는 것일까?


Cristine Legare와 Andre Souza는 2012년 Cognition에 이 문제를 다룬 논문을 게재했다. 그들은 브라질의 고유 의식인 심파시아(simpatia)를 연구했다. 심파시아는 몸이 아프거나 운이 좋지 않을 때 수행하는 의식이다. 이 의식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친다.


금속 용기에 하얀 장미 잎을 넣는다. 그 다음 잎을 태운다. 타고 남은 재를 플라스틱 용기에 넣는다. 그 용기를 교차로에 놓는다. 이 절차를 7일 연속으로 반복한다.


이 의식은 브라질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 효험을 믿는 것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심파시아를 수정해서 9개의 다른 버젼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수행해야 할 절차의 수를 증감하거나 의식의 일부분으로 무엇을 먹어야 하는 등 새로운 단계를 추가했다. 브라질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 의식들을 읽게 한 후, 의식이 얼마나 효험이 있을지 물어봤다.


그 결과, 사람들이 심파시아의 효험을 판단할 때 세 가지 측면에 주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먼저, 절차가 복잡한 의식일수록 효험이 크다고 생각했다. 또, 반복 횟수가 많은 의식일수록 효험이 크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특정한 시간(예. 보름달이 뜰 때)에 수행해야 하는 의식일수록 효험이 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브라질 문화에서 자란 참가자들이 무의식중에 심파시아의 효과를 믿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미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학생들은 심파시아에 대해 처음 들어봤기 때문에, 이 의식의 효험을 그다지 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학생들도 브라질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절차가 복잡하거나 반복이 많은 의식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미국 학생의 경우 의식을 수행하는 시간은 의식의 효험과 상관이 없었다.


인간은 의식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특정 조건이 필요하다는 일종의 ‘인과적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의식이 효과가 있으려면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복잡한 절차나 반복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식의 효험을 높인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특정 시간에 의식을 수행해야 효험 있다고 믿는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종교들은 하루 중 특정 시간(예. 새벽) 또는 일 년 중 특별한 날에 기도를 하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특정 시간에 의식을 치루는 것 역시 일종의 노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시간에 의식을 진행하기 위해선 그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연구 결과는 흥미롭지만 수 많은 의문을 낳는다. 의식을 치르면 통제 불가능한 일 때문에 불안했던 마음이 가라앉을까? 의식을 수행한 사람들은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 방향으로 행동을 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