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인지심리 매니아


당신은 어떤 메뉴 바를 선호하는가? 거의 대부분의 웹사이트나 블로그는 화면 왼쪽에 세로로 긴 메뉴 바를 배치하고 있다. 필자의 블로그 역시 블로그 목차가 왼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로로 긴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런데 모든 메뉴 바가 꼭 이런 형태를 띠고 있어야만 할까? 예를 들어 18X2형태의 긴 메뉴 바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럼 똑같은 아이콘들을 6X6 형태의 메뉴 바에 표시할 수는 없을까? 하지만 6X6처럼 컴팩트한 형태의 메뉴바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또, 미관상으로도 슬림하지 않고 다소 무거워 보인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인터넷 초기부터 긴 형태의 메뉴 바가 선호되었던 것 같다.



둘 중 어떤 메뉴 바가 더 보기 좋은가?



아이콘들을 가늘고 긴 메뉴 바에 표시하는 것과, 두껍고 짧은 메뉴바에 표시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보기 좋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실제로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일까?


2011년 Computer in Human Behavior 저널에 게재된 한 연구[각주:1]가 이 문제를 연구했다.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메뉴 바 layout을 보여준 다음, 특정 아이콘을 얼마나 빠르게 찾는지 측정했다. 각 layout은 12X3처럼 세로로 긴 것부터 6X6처럼 컴팩트한 것까지 다양했다. 또, 연구자는 실험 전후로 layout에 대한 주관적 선호도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layout이 컴팩트할수록 아이콘을 찾는 속도가 빨랐다. 이와 더불어 연구자는 두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진행 전 실시한 조사에서 참가자들은 세로로 긴 layout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응답했다. 가장 컴팩트한 layout(6X6)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메뉴 바 속에서 아이콘을 찾는 과제를 마치고 난 다음에는 선호가 역전되었다. 즉, 가장 컴팩트한 layout에 대한 선호가 늘어난 반면 세로로 긴 layout에 대한 선호는 줄어들었다. 컴팩트한 layout에서 아이콘을 찾기 쉽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에 컴팩트한 메뉴를 더 좋아하게 된 것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선호를 바꾸지 않는 ‘고집스러운’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연구자는 군집분석을 통해 참가자를 집단 별로 분류해봤다. 그 결과, 실험 전 vertical layout을 선호했던 사람 중 일부가 실험 후에도 여전히 이 layout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참가자들은 콤팩트한 레이아웃이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선호를 바꾸지 않았다. 


연구자는 실험 결과를 토대로 디자이너들이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때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1. 사람들이 인터페이스에 대해 가지는 초기 선호는 매우 가변적이라는 점이다. 이 선호는 제품을 사용하면서 겪는 경험에 의해 금방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제품을 가급적 자주 사용하게끔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2. 만약 두 가지 인터페이스가 객관적 효율성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사람들의 주관적 선호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3. 이 세상에는 경험을 통해서도 자신의 선호를 바꾸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 Rafał Michalski, Examining users’ preferences towards vertical graphical toolbars in simple search and point tasks, Computers in Human Behavior, Volume 27, Issue 6, November 2011, Pages 2308-2321, ISSN 0747-5632, 10.1016/j.chb.2011.07.010. [본문으로]


글: 인지심리 매니아
 

인터넷과 모바일이 발달하면서 학습 방법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E-learning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뿐만 아니라, iPad로 책을 읽거나 필기를 하는 사람도 목격할 수 있다. 옛 사람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와서 현대인의 학습 방법을 구경한다면 무척 놀랄 것이다. 

최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들이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정보 관리가 용이해졌다. 일단 사용자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파일들을 업로드하면, 데스크탑이나 휴대폰 등 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런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에버노트(Evernote). 에버노트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사용자의 노트 필기를 관리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웹의 텍스트나 이미지를 저장하거나 할일 목록을 관리하는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웹이나 모바일 App으로 모두 접속이 가능한 이 서비스는 2011 6월 현재 가입자 수가 천만 명을 넘은 상태다. 

만약 에버노트 App을 학습에 활용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우선, 학교에서 한 필기를 집이나 다른 곳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스마트폰으로 필기 내용에 접근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습자료에 접근하는 횟수가 증가할 것이다. 셋째, 접근의 용이성으로 인해 학습내용을 필요할 때마다 활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실험

Schepman, A 등은 대학생에게 에버노트를 학습 도구로 활용하게 하는 실험[각주:1]을 진행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에버노트의 사용법을 알려준 다음, 약 두 달 뒤 학생들의 서비스 사용기록, 서비스에 대한 주관적 태도 등을 측정했다. 이 연구는 특히 에버노트를 데스크탑으로 이용한 학생과 모바일로 이용한 학생들의 데이터를 비교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그 중 흥미로운 결과만을 뽑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스마트폰이 유비쿼터스 학습을 돕는지 살펴보자. 예상대로, 스마트폰(83) 이용자가 데스크탑 이용자(51)보다 훨씬 다양한 장소에서 서비스에 접속했다. (카이 검증 X자승 = 2.95, df = 1, p = 0.05, 기대값은 69.6 VS 73.1). 하지만 모바일로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전체 사용 횟수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다음, 에버노트 모바일 App이 사용횟수를 증가시키는지 살펴보자. 예상과 달리, 스마트폰 사용자와 데스크탑 사용자 간 사용 횟수의 차이는 없었다. note (t(53) = -1.20, p > 0.05) notebook (t(53) =-0.36, p > 0.05).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서비스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살펴보자. 연구자들은 이 서비스가 학습시 Reflection을 촉진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Reflection[각주:2][각주:3]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 경험과 통합하는 과정을 말한다. 학생들이 문제 해결 과정에 직면했을 때 모바일로 어디서든 학습 내용에 접근할 수 있다면, Reflection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노트들을 목적별로 분류하고 그 개수를 센 다음, 전체 노트의 수로 나눠서 백분율을 계산했다. 분석 결과 스마트폰 이용자와 데스크탑 이용자 간 Reflection에 차이는 없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에버노트를 아이디어 노트로 활용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이다 t(45.78) = -2.93, p < 0.005,


결론 

클라우드 기반의 노트 필기 서비스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장점이 십분 발휘되지 못하는 것 같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노트에 접근할 수 있을지라도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버노트는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어두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는 적합해 보인다.

이 결과는 온라인 학습을 활용하려는 교육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남긴다. 접근성이 용이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지, 또 학습내용을 복습하거나 활용하는 데 서비스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연구하지 않고 무작정 서비스를 학생들에게 소개한다면 그 활용가치가 반감될 것이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기획하는 기업 역시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1. Schepman, A., et al. An observational study of undergraduate students’ adoption of (mobile) note-taking software.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11), doi:10.1016/j.chb.2011.09.014 [본문으로]
  2. Aubusson, P., Schuck, S., & Burden, K. (2009). Mobile learning for teacher professional learning: Benefits, obstacles and issues. ALT-J: Research in Learning Technology, 17(3), 233–247. [본문으로]
  3. Boud, D., Keogh, R., & Walker, D. (1985). Reflection: Turning experience into learning. London: Kogan Page. [본문으로]

We feel fine




글: 인지심리 매니아


We feel fine은  인간의 감정을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웹사이트다. 이 웹사이트는 전세계의 네티즌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수집해서 그 문장이 어떤 감정을 담고 있는지 보여준다. 만약 점이 밝은 빛을 띄고 있다면 행복함을 의미하고 반대로 어둡다면 슬픔을 의미한다.

이 웹사이트는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인간의 감정을 예술작품으로 승화했다. 점들이 지닌 색상은 자칫 무질서해 보이기도 하고 어지럽기도 하지만, 잭슨 폴락이 뿌려놓은 페인트처럼 아름답게 느껴진다. 마치 우주에 떠 있는 수많은 행성들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무선적으로 보이는 이 점들의 색상이 정말 ‘무선적'일까?

심리학은 인간이 느끼는 주관적 무선성과 통계학의 엄밀한 무선성이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음 두 그림을 예로 들어보자.

그림1


그림2



둘중  어느  것이 진짜 무선적으로 보이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림 1이 더 무선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컴퓨터가 만들어낸 진짜 무선적 패턴은 그림 2다.  

사람들이 착각한 이유는 그림 1에 ‘규칙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규칙을 찾을 수 없는 복잡한 패턴을 무선적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패턴에서 규칙을 찾을 수 있다면 무선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림 1은 한 점 주위에 유사한 색상이나 밝기의 점이 없다. 따라서 점들이 어떤 규칙으로 배열되었는지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무선적 배열로 지각된다. 반면 그림 2는 한 점 주위에 유사한 색상이 오거나 대칭을 이루는 등 규칙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무선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이나 디자인을 관찰해보면 색상이  그림 1처럼 주관적 무선성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어쩌면 주관적 무선성이 진정한 무선성보다 인간에게 더 아름답게 느껴지기 때문은 아닐까?

최근 Cognitive science[각주:1]에 이 주제를 다룬 논문이 게재되었다. 연구자는 Damien Hirst의 작품 81개와 디자인에서 발견한 무선적 색상 배열 44개를 컴퓨터로 만들어낸 난수와 비교했다. 먼저 각각의 작품이 가지는 색상의 변이를 측정하기 위해, 포토샵으로 해당 작품의 각 색상마다 밝기(L) , 빨강/마젠타(a), 노랑/파랑(b)의 정도를 측정해서 색상 행렬 C를 만들었다.

C=(ci,j)i,j=([Li,j*,ai,j*,bi,j*])1<=i<=M, 1<=j<=N

그 다음 한 색상과 인접 색상의 차이, 즉 변이를 알아내기 위해 다음 공식을 사용했다.

d(c1,c2) :=[(L1-L2)2+(a1-a2)2+(b1-b2)2]1/2

즉,  한점 c1과 이웃한 점인 c2의 색상 차이는 d(c1,c2)와 같다.  따라서 한 작품의 총 색상 변이는 d를 다 더한 값과 같다.


그 다음, 몬테카를로 실험을 통해 각 작품의 변이를 컴퓨터가 만들어낸 무선적 행렬과 비교했다. 비교 결과, 예술작품이나 디자인 패턴은 진짜 무선적인 패턴보다 변이가 훨씬 심했다. 아래 그래프는 실험에 사용된 디자인 패턴 중 55% 정도가 진짜 난수의 변산 분포 중  95% 보다 높은 수준의 변산을 지님을 보여준다.




실험 결과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먼저 인간이 생각하는 무선이 진짜 무선과 다르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색상 간 변이가 훨씬 심한 경우 패턴이 무선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두번째로 인간이 변이가 심한 무선적 패턴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예술작품이나 디자인 패턴에 주관적 무선성이 많다는 사실은, 그만큼 주관적 무선성이 아름답게 느껴짐을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이 논문은 요인들을 직접 조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인간이 변이가 심한 패턴을 진짜 무선적이라고 느끼는지, 또 이런 패턴을 선호하는지 알아보려면 요인을 직접 조작한 다음 참가자들에게 해당 패턴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물어보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1. Sanderson, Y. B. (2011), Color Charts, Esthetics, and Subjective Randomness. Cognitive Science. doi: 10.1111/j.1551-6709.2011.01198.x [본문으로]

출처: Thoughts of a Neo-Academic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De Goede, Van Vianen, Klehe는 웹사이트의 디자인이 구직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서 International Journal of Selection and Assessment에 논문을 실었다. 이들은 연구에서 fit(부합) - 한 사람의 가치, 신념, 전통 등이 조직 등 다른 개체와 맞아떨어지는 정도 - 을 알아보고자 했다.


논문에서 De Geode와 동료들은 두 가지 형태의 부합을 논의한다. 하나는 개인-조직간 부합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산업간 부합이다. 개인-조직간 부합은 위에서 설명한 내용에 해당하고, 개인-산업간 부합은 개인의 가치, 신념, 전통 등이 해당 산업문화의 고정관념과 일치하는지를 말한다.


대부분의 산업은 그들만의 고정관념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머는 밤낮으로 일하고, 계속 모니터를 주시하고, 다소 비사회적인 생활을 하고, 이따금 마운틴듀를 마신다. 프로그래머는 새 일자리를 구할 때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대충 어떤 생활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 프로그래머가 새 직장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는다면 개인-산업간 부합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조직의 경우 이런 고정관념에서 다소 편차를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동종 산업의 전형적인 문화적 특징에서 벗어난 듯이 보인다. - 직장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육아 서비스, 유동적인 근무 시간, 개인 프로젝트, 애완견 등 - 구글은 프로그래머가 일하는 전형적인 직장의 모습과 거리가 있다. 구글에서의 생활은 편할 것이다 - 다만 그것이 직원이 바라던 것이라는 전제 하에 말이다.


하지만 작은 조직의 경우는 어떨까? 당신이 수백만 달러를 HR/직원 복지에 쓸 형편이 안 된다면, 당신이 구직자의 눈을 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의 웹사이트뿐이다. 구직자들은 지원하려는 회사의 웹사이트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만약 구직자들이 개인-산업간 부합 정도를 낮게 지각한다면, 이런 지각은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


De Goede et al은 두 가지 실험을 통해 이를 조사했다. 먼 저 산업조직심리 학생 80명을 대상으로 조직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을 말하게 한 다음, 5주 뒤에 학생들에게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4개의 I/O Psychology firm의 웹사이트를 보게 하고 이 조직의 지각된 가치를 평가하게 했다. 이렇게 개인의 가치와 조직에 대한 지각된 가치를 측정함으로써 개인-조직간 부합 정도를 평가할 수 있었다.


두번째 실험의 경우, 연구자는 37명의 산업조직심리 학생들에게 산업조직심리라는 산업에서 느껴지는 가치를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 이전 연구와 마찬가지로, 개인-조직간 부합의 정도가 클수록 그 조직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정도도 커졌다.
  • 이전 연구와 마찬가지로, 웹사이트 디자인은 조직에 대한 매력도와 상관이 있었다.
  • 개인-산업간 부합은 개인-조직간 부합과 상관이 있었다(그 산업에 대한 인식이 좋다면, 그 산업 내에 속한 조직 또한 좋아하게 된다)
  • 웹사이트의 디자인과 조직-산업간 유사성(조직의 가치가 산업의 고정관념과 부합하는 정도)은 부적 상관이 있었지만, 개인-산업간 부합이 낮을 경우 상관의 정도가 강해진다.

웹디자인과 조직-산업간 유사성 예측


마지막 결과가 가장 중요하므로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이 결과는 만약 누군가가 자신이 이 산업에 정말 맞는다고 생각하면(높은 개인-산업간 부합), 웹디자인이 지각된 개인-조직간의 부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산업과 자신이 잘 맞지 않는다고 느낄 경우, 웹디자인은 개인-조직간 부합에 영향을 미쳤다. 사실, 당신이 종사하고자 하는 산업에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있다면(프로그래머의 예에서 봤듯이) 잘 디자인된 웹사이트는 지원자로 하여금 해당 조직이 해당 산업의 고정관념과 다른 특성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산업에 대해 인상이 좋지 않고 게다가 지원하려는 부서의 웹사이트마저 부실하다면 지원자가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은 당신의 부서를 다른 업체와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Reference

De Goede, M., Van Vianen, A., & Klehe, U. (2011). Attracting Applicants on the Web: PO fit, industry culture stereotypes, and website design International Journal of Selection and Assessment, 19 (1), 51-61 DOI: 10.1111/j.1468-2389.2010.00534.x []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애 플의 아이패드는 심플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UI 역시 깔끔하면서 아름답다. 우리는 지금 아이패드의 아름다운 매력에 푹 빠져 있다. 하지만,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이패드는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책장을 넘길 때나 앱을 사용할 때, 문서를 작성하거나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기 편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게 된다. 애플은 아름다움과 사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 같다.


그 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아름다움'이라는 속성은 '사용성'이라는 속성에 영향을 미칠까? 어떤 제품이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에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아이패드의 아름다움에 홀려서 그 제품이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착각하는지도 모른다.


보기 좋은 떡은 먹기에도 좋은 것일까?



실험


Hassenzahl 은 그의 2004년 논문에서 'Beauty', 'Goodness', 'Usability'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했다. 기존 연구는 아름다움과 사용성이 서로 관련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연구자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봤다. 아름다움은 사용성과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다. 


연 구자는 기존 연구에서 제품이 가지는 속성을 hedonic/pragmatic quality로 구분지었다. hedonic attribution의 경우 다시 Identification(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 Stimulation(지적인 자극이나 창의성)으로 나눌 수 있다. 반면 pragmatic quality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제품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연 구자는 첫번째 실험을 통해 아름다움이 Identification, Stimulation, Pragmatic quality(PQ)와 어떤 관계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우리는 세 가지 결과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먼저, Pragmatic quality와 상관있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또는, 단순히 hedonic attribution과 상관있을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hedonic/pragmatic quality와 모두 상관있을 수도 있다. 첫번째와 세번째의 경우가 발견된다면, 아름다움은 사용성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내릴 수 있을 것이다

 



Study 1


절차

연 구자는 MP3 플레이어의 스킨을 실험자극으로 선정했다. 19명의 참가자가 여러개의 스킨을 본 다음 ugly~meauty를 7점 척도로 평정했다. 연구자는 그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스킨 2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스킨 2개를 실험자극으로 선정했다.


연 구자는 본 실험에서 참가자 집단을 둘로 나눈 다음, 각 집단에게 위에서 고른 스킨 4개를 차례대로 보여줬다. 그리고 나눠준 설문지(AttracDiff 2라는 이름의 이 설문지는 hedonic quality stimulation(HQS), hedonic quality identification(HQI), pragmatic quality(PQ)를 묻는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를 작성하게 한다. 첫번째 집단과 두번째 집단의 차이점은 스킨의 제시 순서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결과

조작점검

ANOVA 분석 결과 skin의 주효과가 나타났다. F(3, 96) = 36.80.  파일럿 테스트에서 참가자들이 아름답다고 했던 스킨은 실험1의 참가자 역시 아름답다고 평가했다.


Attribute group

그 다음 연구자는 각 스킨 별로 HQI, HQS, PQ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우선, 미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스킨끼리 분석을 해 보고, 높은 평가를 받은 스킨끼리 분석을 해 봤다.

 


(네모: PQ,

세모: HQS

검정 세모:HQI)


그 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Ugly/Beautiful 조건의 스킨 간에도 HQS나 PQ의 차이가 심하게 난다. ugly 조건이라도 어떤 경우는 PQ나 HQS 점수가 높게 나오는가 하면. beauty 조건에서도 두 점수가 낮은 경우가 있다. Ugly와 Beauty를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점수는 HQI밖에 없다. HQI의 경우 ugly 조건에서는 낮게, beauty 조건에서는 높게 나타났다. difference = 1.40, t(32) = 10.07,p < .01 (Bonferroni-corrected). 결국 아름다움을 가장 잘 대변하는 점수는 HQI라고 할 수 있겠다.


회귀분석 결과는 이 관계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Beauty를 잘 예측하는 요인은 HQI가 유일했다. β=0.74, t=11.34, p<.001.


연구자는 beauty와 goodness가 같은 개념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둘 간의 상관분석 결과는 r=0.54였다. 또 beauty가 HQI와 관련있는 반면, goodness는 HQI, PQ와 모두 관련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 합해보면, 아름다움은 identification과 관련이 있고 goodness는 identification, pragmatic quality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즉, 사용성이라는 측면은 아름다움보다 '좋음'과 관련있는 것 같다. 이 결과는 사용성과 아름다움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기존 연구결과와 상반되는 것이다.


Study2


그럼,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까? 즉, 제품을 사용해 보고 사용성을 높이 평가했다면, 그 제품이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까? 사용자가 mp3를 직접 사용해 본 후라면, 스킨에 대한 미적 평가에도 변화가 있을까?

연 구자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 만약 위에서 말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제품 사용 후 PQ 점수가 beauty를 잘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아름다움이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hedonic attribution(HQI, HQS)가 beauty 점수를 잘 예측할 것이다.


절차

실험2의 절차는 실험 1과 동일하다. 다만, 실험 1처럼 각 스킨에 대한 사전 평가를 내린 다음, 일련의 과제가 주어지는 점이 다르다. 참가자는 이 과제를 수행한 다음 다시 제품에 대한 사후 평가를 내리게 된다.


참 가자에게 주어지는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과제의 경우 mp3로 음악을 듣는 중에 전화가 울리게 한다. 참가자는 전화를 받기 위해 mp3 볼륨을 줄여야 한다. 그 다음 다시 mp3 볼륨을 정상으로 돌려놓는다. 두번째 과제의 경우, 참가자들에게 사전에 저장되어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로딩시키고, 그 리스트에서 지정된 곡들을 재생해야 한다. 이 과제를 수행한 다음에 mental effort를 측정하는 문항(SMEQ)을 작성한다. 우리는 SMEQ를 통해 어떤 제품이 조작 상 정신적 노력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고, 정신적 노력이 많이 든다면 그 만큼 사용성도 떨어진다고 예상할 수 있다.


결과

beauty (ugly, beautiful), time (pre-use,post-use), and attribute group (PQ, HQI, HQS)을 독립변인, PQ, HQI, HQS의 평균 점수를 종속변인으로 ANOVA 분석한 결과 beauty와 attriute group의 주효과가 나타났다.

  • ugly, beauty 조건의 HQI, HQS, PQ 결과는 실험 1과 동일하다. 즉, beauty를 온전히 반영하는 점수는 HQI, HQS같은 hedonic attribution이었다.
  • PQ는 goodness와 관련있었으며, 이 둘은 사용자의 경험에 영향을 받았다. HQI와 HQS는 pre-post 점수 간 상관이 높았지만, PQ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즉, 경험 이후 점수에 변동이 있었다).



연구자는 이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모델을 제시했다.



제품이 '좋다'라는 평가은 '아름답다'라는 평가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

'아름다움'은 제품의 사용성(PQ)와 관련이 없다. 사용성은 제품의 '좋음'과 관련있다.

제품의 사용 단계에서 경험하는 mental effort는 사용성에 영향을 받지만, 아름다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결 론은, 사람들이 아이패드의 사용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아이패드의 외관이 아름답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아이패드를 직접 사용해 본 다음 사용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 아름다움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둘은 관련 있을지 모르나 구분되는 개념같다.


 

 Reference


Marc Hassenzahl, The Interplay of Beauty, Goodness, and Usability in Interactive, HUMAN-COMPUTER INTERACTION, 2004, Volume 19, pp. 319–349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사 용성 평가는 HCI 분야에서 빠질 수 없는 방법론으로 여겨진다. 이제는 모든 제품을 개발할 때 사용성 평가를 거쳐야 할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필수적' 절차로 생각되는 사용성 평가가 오히려 해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것이든 한가지 방법 만을 고수하면 문제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오늘은 사용성 평가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 벅스턴의 논문을 소개하기로 한다.


Buxton 은 2008년 논문에서 사용성 평가를 적용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을 언급하고 있다. 저자도 서두에서 사용성 평가가 학회, 기업에서 할 것 없이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사용성 평가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있음을 주지시키고 있다. 그러면, 어떤 상황에서 사용성 평가가 독이 되는 것일까?



Weak Science


사회과학을 포함한 과학은 가설을 검증할 때 독특한 방법을 사용한다. 연구자가 주장하는 가설을 입증하기 보다 '기각' 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잘 생겼다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서 나의 외모를 칭찬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외모를 욕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다. 만약 내 외모를 욕하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나는 잘생겼다'라는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난다. 즉, 내 가설이 참임을 보는 것이 아니라 거짓인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이런 검증방법이 다소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가설 검증 방법이야말로 과학을 진짜 'Strong Science'로 만든다(도대체 왜 이런 방법이 과학적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칼 포퍼에 관한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어떤 가설이 끊임없는 반박(반증)연구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으면 강력한 이론으로 변신한다. 수천명을 뒤져봐도 내가 못 생겼다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직까지는 내 주장이 사실인 것이다. 난 계속 잘 생긴 사람으로 남게 된다.


사용성 테스트의 문제는 과학에서 사용하는 검증방법을 온전히 채택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용성 테스트는 가설을 반박하기 보다 '입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confirmative hypothesis testing). 신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가정을 검증할 때, 사용성 테스트는 이 가정을 입증하는 '최소한 한 개 이상의 증거'를 찾는다. 가정과 맞아떨어지는 사례를 하나라도 발견하면 우리 주장은 맞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진정한 의미의 과학적 검증이 아니다. 생각해보자. 내 얼굴이 잘 생겼다고 친구에게 주장하자 친구가 사실임을 입증해보라고 한다. 나는 길을 가던 사람 하나를 붙들고 내가 잘 생겼는지 물어본다(실제로는 이런 황당한 일은 없겠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사람은 내가 잘생겼다고 대답한다. 나는 의기양양하게 '내가 잘 생겼다'고 주장한다. 친구는 어이가 없는 표정이다. 고작 한 사람의 의견에 근거해서 '내가 잘 생겼다'라는 주장이 참임을 알 수 있을까? 


또 다른 문제점은 이 분야갸 '반복검증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한 연구를 통해 발견된 현상은 다른 논문에 의해서 반복적으로 발견될 때 일관성 있다고 판단될 것이다. 친구가 거리를 돌아다니며 내 사진을 보여주고 잘생겼는지 물어봤지만 결과가 매번 똑같다면, 결국 내 주장이 진리인 것이다. 또 반복검증가능성은 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를 찾는 데도 중요하다. 친구가 유치원생들에게 내 사진을 보여줬는데 한결같이 못 생겼다고 대답했다면, '적어도 유치원생의 눈에는 내가 잘 생겼다는 사실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CHI의 경우 결과가 replicate된 논문을 '예전 것과 똑같네'라고 하며 간과해 버린다는 것이다. 결국 학회에 논문을 내기 위해선 예전 것과 다른 '새로운 것'을 연구해야만 한다. 결국, 같은 내용에 대해 반복된 결과를 검증한 논문이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외적 타당도를 떨어뜨릴 것이다. 내 얼굴은 20대 초반 여성에게는 매력적일지 몰라도, 우리 집 뒤에 있는 유치원의 원생들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다.


사용성 조사의 방법은 결국 다소 약한 형태의 과학적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결과를 통해 과학적 지식을 축적하기에는 무언가 미덥지 않은 결과들인 것이다.



사용성 조사 관행


벅스턴은 사용성 조사의 초기에 만드는 스케치와 프로토타입을 구분한다. 둘은 아래 그림처럼 양 극단의 특징을 가진다.




스케치는 비교적 초기에 만들어지는 대안이다. 이 단계에서 UX 디자이너들은 직관적인 영감을 통해 아이디어를 산출한다. 따라서 스케치를 하는 과정은 탐색적, 실험적인 단계다. 반면 프로토타입은 스케치에 살을 입혔다고 볼 수 있다. 보다 구체적인 기능이 입혀져 있고, 정제되어 있는 대안이다.


벅스턴은 사용성 조사가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는 조사가 스케치 단계에서 바로 이루어지는 것과 관계있다고 설명한다. 아이디어을 생성하는 단계에서는 최대한 많은 대안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사용성 조사는 성격상 '대안을 가지 치는' 방법론이다. 이 방법은 사용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적합하지 않은 대안들을 지워버린다. 따라서 혁신적인 대안들이 초반에 탈락하는 문제가 생긴다.


우리는 '올바른 디자인을 만드는 것'과 '디자인을 올바르게 만드는 것' 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용성 조사는 후자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첫번째 문제에도 그런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 중에는 사용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창의적인 대안이 있을 수 있다. 올바른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가능성 있는 소재를 생성하고 택하는 과정에서 가능하다. 가능성이 있는 소재들을 되도록 많이 모은 다음, 추후에 사용성 조사를 거쳐서 정제하는 방법을 택한다면, '올바른 디자인을 만들고, 그 디자인을 올바르게 만들 수 있다'.



Useful


사용성 조사는 Usable의 문제다. 어떻게 보면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조사방법일 수도 있겠다. 문제는 useful하지만 usable하지 않은 제품이 히트를 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WWW이다. 웹은 처음에는 사용하기 까다로운 제품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유저 프렌들리한 인터페이스를 갖추었다. useful한 제품이 나중에 Usable한 속성까지 가지게 된 것이다. 만약 우리가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웹에 대한 사용성 조사를 했다면, 조사자들은 웹이 수년도 못 가서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을 것이다.


그 럼, 사용성 조사에서 usable과 함께 useful을 평가할 수는 없는 걸까?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장래 인기를 끌 제품을 미리 알 수 있고, 여기에 사용성 조사까지 미리 진행할 수 있어서 좋을텐데 말이다. 현재 관행상 이를 함께 알 수 있기는 힘들다고 한다. Christensen1에 의하면, 참가자들은 제품의 기술적 혁신이 useful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제품의 값어치(useful)를 초기에 발견하는 일은 사용자 조사의 몫이라기 보다조사자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solution


저자는 이 외에도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한편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들을 함께 적어놨다. 그 방안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형식적인 사용자 조사 기법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옛말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사용성 조사에 날이 무딘 'Weak Science'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런 분석 기법들이 도입된 역사가 길지도 않기 때문에 방법론이 안정적으로 발전을 시간도 없었다. 이런 불충분한 방법론을 단지 '과학적 방법'이라고 해서 단순 신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우리는 사용자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는 예전 방식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숫자와 통계 사이에서 진짜 놓칠 수 있는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두번째로, 사용자 조사를 어느 단계에서 적용할지 고심해야 한다. 앞서 말했지만,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단계에서 사용자 조사를 시행하면, 가능성 있는 대안들을 버리게 될 수 있다. 아이디어 중에는 사용성이라는 날개를 달아주면 훨훨 날아다닐 혁신적인 대안들도 존재한다. 형식적인 조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재목을 찾기 위해 보다 신경쓴다면, 버려질뻔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보다 엄격한 과학적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과정이라면, 종전에 사용하던 confirmative hypothesis testing이 적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의 이론을 발전시키거나 검증하는 과정에서는 risky hypothesis testing이 적합하다. 날 좋아하는 여자가 존재할 가능성을 찾을 땐 내가 잘 생겼다고 말하는 여자 한 명으로도 족하다. 하지만 내가 잘 생긴게 전우주적인 진리인지를 판단할 때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여자 친구의 말만 들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Reference


Saul Greenberg, Bill Buxton, Usability Evaluation Considered Harmful (Some of the Time), CHI 2008 Proceedings

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어 떻게 해야 효과적인 인터넷 광고 배너를 만들 수 있을까? 사람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는 광고면 될까? TV 광고를 보면 알겠지만, 사람의 주의를 끄는 방법은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선을 끈다 하더라도 광고 내용이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따라서 배너를 구성할 때는 사람들이 광고를 얼마나 오래 기억할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좋 다. 그렇다면 배너를 어떻게 구성해야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을까? 인터넷 배너의 형태는 대략 다음처럼 나눌 수 있다. 1. 회사나 브랜드 이름만 적혀 있는 경우. 2.URL이 적혀 있는 경우. 3.URL+간단한 설명글이 있는 경우다.




세 가지 배너 중에서 어떤 것이 기억에 오래 남을까? 이전 연구 결과는 '대중 매체'의 경우 웹사이트의 주소를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1. 이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은 웹사이트의 주소를 통해 브랜드 이름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으며, 광고 속에서 웹사이트 주소가 눈에 띄는 확률 또한 83%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어디까지나 '대중 매체'상에서의 효과를 알아본 것이었다. 웹페이지 속에 위치하고 있는 배너의 경우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기 억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사용자의 목적'이다. 특정 웹사이트에 접근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원하는 정보를 찾는 '목표 지향적(goal-directed)' 사용자일 수도 있고, 단지 웹서핑을 하고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이전 연구는 웹서핑 목적의 사용자들의 배너를 잘 기억한다고 주장한다2. 이는 인지심리학의 '주의'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한다. 특정 요소에 주의가 할당되지 않는다면, 주의는 분산되어서 여러개의 요소를 병렬적으로 처리하게 될 것이다. 웹서핑을 하는 사람은 특정 요소나 정보에 관심이 없으므로, 분산된 주의가 웹사이트의 여러 요소를 동시에 처리하게 될 것이고, 이 와중에 배너가 인식될 확률이 높아진다.




오늘 소개할 논문은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 목적, 배너의 형태, 배너의 위치가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다음과 같은 웹페이지를 보여주었다.



참 가자 중 한 집단은 나중에 풀 10개의 선다형 문제를 풀기 위해 웹사이트를 눈여겨 보게 된다. 정답이 웹사이트 안에 있는 것이다. 반면 다른 한 집단은 특별한 목적을 부여하지 않았으며, 그냥 자유롭게 페이지를 탐색해도 된다고 설명해줬다. 이렇게 함으로써 목적 지향적 또는 단순 웹서핑 목적이라는 조건을 조작했다.

또 배너의 형태를 각각 달리하여 참가자에게 보여줬다. 어떤 사람은 브랜드 이름만 적혀 있는 배너, 또 다른 사람은 URL만 적혀 있는 배너, 또 다른 사람은 URL+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함께 있는 배너를 봤다.

그 외에 배너의 위치를 좌측 상단, 상단 중앙, 우측 상단으로 조작해서 위치에 따른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종 속변인은 배너에 대한 재인률, 재인의 확신, 재인의 정확성이었다. 웹페이지를 15분 동안 관찰한 다음, 참가자는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이 테스트에선 좀 전에 봤던 배너와 본 적이 없는 배너가 섞여서 나오게 된다. 참가자는 자신이 봤던 배너가 어떤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또 자신의 판단에 얼마나 확신하는지 '아마도, 그렇다, 매우 그렇다'로 응답하게 된다. 연구자는 이 확신정도(3)와 정확성(2)을 통합해서 판단자의 응답을 1~6으로 점수화했다. 예를 들어 참가자가 자신의 답이 정답이라고 강하게 확신했지만, 실제로 오답이었다면 1점이 부여된다. 만약 정답을 강하게 확신했고 실제로도 정답이었다면 6점이 부여된다.


이 점수를 분석한 결과, 각 요인의 주효과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배너의 형태와 navigation style간에 상호작용이 발견되었다(F-value = 5.38, P-value = 0.007).





목적이 있어서 웹사이트를 탐색했던 사람들은 배너의 재인률이 형태에 관계없이 일정했다. 반면 단순 웹서핑 목적으로 탐색했던 사람들은 URL만 적힌 배너를 잘 기억했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URL+ 서비스의 설명이 들어있는 배너의 경우, 목적 지향적인 사용자가 단순 웹서핑 목적 사용자보다 재인 점수가 높았다는 점이다. 기존 이론에 비추어 볼 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연구자들은 사용자가 나중에 실시할 테스트를 위해서 웹사이트 요소를 유심히 관찰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결론


연구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리는 웹사이트의 성격에 따라 인터넷 배너의 형태도 바뀌어야 함을 알 수 있다. 특히 단순 웹서핑 목적의 사용자가 많이 찾는 사이트라면, URL만이 표시된 배너를 구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러나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 있다. 웹서핑 목적의 사용자가 URL만 표시된 배너를 잘 기억하는 이유는 뭘까? 웹사이트의 주소는 일반 단어보다 기억하기 어려울 텐데 말이다. 예를 들어, 내 블로그의 주소는 blog.naver.com/ryuskae인 반면 블로그의 이름은 '인지심리 매니아'이다. 어느 쪽이 기억하기 더 쉬울까? 이 논문에 의하면 블로그 주소가 훨씬 기억하기 쉽다는 것인데, 직관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 어떤 원인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이 연구가 Lavie의 perceptual load 이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Reference


Fethi Calisir, Demet Karaali, The impacts of banner location, banner content and navigation style on banner recognition,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08

출처: Thinking Out Lou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positivist research 과학자로서 나는 User Experience (UX)의 정의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해 왔는데, 왜냐하면 이 개념이 매우 모호해 보였기 때문이다. Rui Lopes(그의 최신 블로그 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UX의 정의를 이해한 것 같은 반면, 나는 이 개념이 구체적 인터페이스의 평가에는 적합하지만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이 개념은 인터페이스의 측면과 디자인에 관한 무언가를 말해주지만, 다른 인터페이스에 일반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특정 사용자 그룹이나 개인 또는 특정 인터페이스에 관한 경험을 언급하는 게 더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나는 User Experience (UX 또는 UE)가 usability라는 개념과 혼동되어 왔지만 experience design (XD)보다 우위를 점해왔다고 설명했다. 현실에서 이 말은 유저빌리티가 보통 기술적인 영역에 속해있다고 여겨짐을 의미한다. 유저빌리티는 보통 인터페이스의 기술적인 측면이나 유저빌리티 패러다임 구축을 통한 상호적인 행동이라고 여겨졌다. 반면 사용자 경험은 단지 인터페이스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사용자 행동의 심리적 측면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


현실에서 사용자 경험은 유저빌리티와 매우 유사하지만, 사용자 경험이 제품 디자인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 컴퓨팅에 기반한 유저빌리티와 다르다. 유저빌리티 전문가는 종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나 코딩을 어느 정도 담당하는 반면, 사용성 전문가는 각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사용자 경험 전문가가 device의 물리적 설계를 할 수는 있지만, 하드웨어를 디자인하거나 소프트웨어에까지 관여하지는 않음을 의미한다. 사실, 사용자 경험은 '사용자가 기기나 시스템을 사용하며 겪는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나 상호작용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분야의 범위는 제품과 사용자 간 상호 작용의 모든 측면에 미친다 : 그것이 어떻게 지각되고, 학습되고, 사용되는가'.

따라서 사용자 경험은 정량적인 사용자 수행보다 유저빌리티의 정성적인 측면과 관련있다. 이런 방식으로 사용자와 아이디어, 감정, 경험의 순간 생겨나는 기억들 사이에서 개입(engagement, touchpoint로 알려져 있다)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것은 사용자가 인터페이스 또는 시스템에 대해 좋은 기분을 느끼도록 만들지만,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의 순수한 유용성과는 다르다.


사용자 경험의 영역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인간공학 전문가를 포함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공학 전문가는 사용자 경험 전문가나 경험 디자인 전문가와 함께 작업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는 웹이나 모바일을 개발하는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어쨌든 내가 상상한 것 보다 '주류'로부터 동떨어진 생각을 한 것 같지 않아서 기쁘다. Law et al.[1]는 연구자, 학계 및 업계의 실무자 275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UX는 역동적이고, 맥락에 의존하며, 주관적인 개념이라는 데 동의했다. 대다수는 '임시적 또는 안정적인 인간의 내적 상태(니즈, 동기)가 사람의 경험에 영향을 미친다', 'UX는 인공물에 대한 경험에서 발생하는 문맥에 의존한다', '인공물에 대한 사전 노출이 후의 UX 경험을 형성한다'와 같은 문장에 강한 긍정을 나타냈다. 또, 'UX 디자인은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UX는 사용자가 인공물과의 상호작용을 멈춘 후에도 변화할 수 있다', 'UX는 사람이 인공물의 특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근거하지만, 현재 상황의 특성에 근거하지는 않는다'와 같은 문장에는 약한 긍정을 보였다.


결국 UX가 일반화할 수 있는 결과라기 보다 단일하고 구체적인 사용자 경험이라는 데 다들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 경험은 변화할 수 있다 -.



Reference


Law, Effie Lai-Chong and Roto, Virpi and Hassenzahl, Marc and Vermeeren, Arnold P.O.S. and Kort, Joke (2009). Understanding, scoping and defining user experience: a survey approach Proceedings of the 27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1 (1), 719-728 : 10.1145/1518701.1518813


인간의 주의력은 관성을 가진다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Hypertext의 힘


아 침에 컴퓨터를 켜자마자 제일 먼저 확인한 건 축구 경기 결과였다. 네이버 뉴스를 통해 한국이 이란을 이겼는지 확인한 다음, 기사 밑에 표시된 관련 기사들까지 모조리 훑어봤다. 해외 외신 반응, 상대편 감독의 말, 다음 경기 일정까지 샅샅이 훑어봤다.

만 약 우리가 아침에 배달 온 신문으로 이 기사를 봤다면, 이렇게 관련 기사까지 모두 볼 수 있었을까? 우리는 모두 '하이퍼텍스트'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웹은 '하이퍼텍스트'를 통해 수많은 문서들이 연결되어 있다. 인터넷 상에서 어떤 문서를 보고 난 다음, 그 문서와 의미적으로 관련있는 다른 문서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하이퍼텍스트'때문이다.



Hypertext Kill the Ad Star!


광 고배너의 시련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네티즌들은 자신의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하이퍼텍스트로 연결된 문서들을 돌아다닌다. 그러면서 각각의 정보들을 조합하여 전체적인 지식틀을 받아들인다. 각 정보들을 찾아다니고 모아서 조합하려면 '목적 지향적' 상태가 되기 마련이다. 이 '목적 지향적' 상태에서 사람은 자신이 관심있는 정보 외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는 한국이 어떻게 상대팀을 이겼는지, 누가 골의 주인공인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 페이지의 사이드를 장식하고 있는 다른 기사(호주가 이라크를 어떻게 이겼는지, 이대호의 연봉이 얼마인지 등등)에는 관심이 없었다. 즉, 유저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탐색하게 되고, 주변의 다른 자극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결국 페이지를 수없이 장식하고 있는 광고배너 역시 소용이 없는 것이다.


광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attentional inertia(지 난 번 포스트에서 소개했다)이다. Anderson이 제안한 이 현상은 인간의 심적 과정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균일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보통, 페이지의 첫 부분에서 사람들의 집중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한국이 이란을 1:0으로 이겼다는 헤드라인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아직 잠도 안 깬 상태였다. 따라서 기사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기사를 읽어나가면서 점차 집중하기 시작했다. 연장 혈투끝에 윤빛가람이 골을 넣었고, 박지성이 다쳤으며, 이용래 선수는 '힘든 경기'였다고 털어놨음을 알게 된다.

attentional inertia는 광고의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헤드라인을 막 봤을 때는, 주변에 다른 기사들도 눈에 띄었다. 즉, 관련 없는 정보들에도 주의를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관심사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없는 기사들은 눈에 띄지 않게 되었다. 이 기사들이 광고문구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attention inertia는 이렇게 광고의 힘을 약화시킨다. 주의가 관성(inertia)을 받기 시작하면서, 광고가 끼여들 여지를 차단하는 것이다.


실험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구조화된 웹페이지(즉 관련정보가 하이퍼텍스트 형태로 연결된)에서 attention inertia가 광고배너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실험에 사용한 웹페이지는 다음 구조를 가지고 있다.


 


A,B,C는 각각의 뉴스 주제를 말한다(예를 들어 A는 축구 관련 뉴스, B는 야구 관련 뉴스). 한 주제에는 관련된 페이지가 대략 10개씩 있다. 이 페이지의 수가 'meaningful path'를 의미한다.


한 페이지는 아래 그림처럼 구성되어 있다.




중심 영역에는 뉴스 기사가 자리하게 되고, 아래, 위, 각 모서리 부분에 광고가 자리하게 된다. 참가자는 next page를 눌러서 다음 페이지를 읽을 수도 있고, 메인 주제 목록화면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참가자들에게 웹페이지를 보여주는 동안 눈동자 움직임을 eye-tracker로 추적했다.



결과


먼저 각 영역에 눈동자가 고정된 횟수를 분석한 결과다.


압도적으로 메인콘텐츠 영역에 눈동자가 많이 고정되었다. 이는 예상한 결과다.


그 다음, 참가자가 웹페이지를 서핑하는 동안 (즉 페이지 1->페이지10까지 이동하며 기사를 읽는 동안) 집중력에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봤다. 연구자는 우선 메인콘텐츠영역에 눈동자가 고정된 횟수를 통해 집중력의 변화를 알아봤다. 그 결과 웹페이지 서핑 동안 집중력이 들날달락한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p-value = 0.048, g2 = 0.019). 이 현상은 광고 배너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주의력은 웹페이지 중반부로 갈수록 강해졌다가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즈음에 떨어졌다(Fig.5 참조)


연 구자들은 이 결과가 종속변인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지 확인해보고자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눈동자 고정 횟수가 아닌, 고정 시간을 조사해봤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였으며(p-value = 0.018, g2 = 0.012), 눈동자 고정 횟수와 고정 시간의 상관은 r=0.97(p=0.0000)로 매우 높았다.




결론


우리는 실험을 통해 Web에서 attention inertia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할까?

한가지 방법은, 연구자들이 언급한대로 사회심리학의 ELM(Elaboration likelihood model)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 모델은 사람들의 주의력 정도가 정보처리에 미치는 영향을 잘 설명한다. 만약 우리의 주의 자원이 고갈되어 있는 상태라면 정보의 외향,물리적인 측면(깜빡임, 색상, 크기 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주의 자원이 충분하다면 정보의 내용이나 논리에도 신경을 쓸 수 있다. 그렇다면 주의가 아직 메인 컨텐츠로 쏠려 있는 상태가 아닌 초기에는 광고배너의 내용에 역점을 두고, 페이지 중간에는 배너의 물리적 측면을 강조하는 전략이 최선일 것이다. 반직관적인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연구결과를 놓고 본다면 이것이 최선이 전략이다.


이 실험의 문제점은 바로 '개인차' 가 변량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개인에 따라 페이지를 탐색하는 전략이 제각각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인터넷 광고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화'하는 방법일 것이다. 각 유저의 성향을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광고전략을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이런 개인화된 광고전략의 효과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Reference


Jyun-Cheng Wang , Rong-Fuh Day, The effects of attention inertia on advertisements on the WWW,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09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필 자도 '네이버 애드포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자신이 쓴 글의 맥락에 맞추어 광고가 게재되고, 누군가 이 광고를 클릭하면 블로거의 계정으로 돈이 들어온다. 참으로 그럴 듯한 생각이다. 앉아서 돈 버는 방법 중 이보다 손쉬운 방법이 있을까? 하지만 해 본 사람은 다 알듯, 독자들이 광고를 클릭하는 횟수는 가뭄에 콩나듯 한다. 왜 그럴까?


오 늘 소개할 논문은 네티즌이 인터넷 광고에 주의를 기울이는 데 미치는 요소를 연구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해당 웹페이지가 어떤 컨텐츠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이 배너에 주의를 기울이는 시간이 영향을 받는다는 가정을 검증하고자 했다.



기존 인터넷 광고가 효과없는 이유


그 동안 전통적 디자인 관점은 인터넷 배너가 '외생적 주의'를 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 관점의 영향을 받은 배너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림이 쉴 새 없기 바뀌거나, 화면 옆에서 갑자기 나타나거나, 번쩍번쩍 거리면서 우리 관심을 끌려는 배너말이다. 이렇게 물리적인 요소의 끊임없는 변화가 사람들의 '외생적' 주의를 유도한다면, 클릭수나 광고효과가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 달리 인터넷에서는 이런 전략이 먹혀들지 않았다. 사람들이 인터넷 배너를 무시해버리는 이런 현상을 'banner blindness' 라고 한다. banner blindnes가 생기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검색전략을 학습하기 때문이다. 웹사이트는 언제나 현란한 배너들로 가득하다. 따라서 우리는 정말 중요한 콘텐츠에만 집중하고, 주변 광고나 낚시성 기사들을 걸러내는 습관을 들여왔다. 그 결과, 광고 비스무레하게 생긴 것은 절대 쳐다보지 않는 '검색전략'을 학습하게 된 것이다. 사용자들의 이런 전략 덕분에 외생적 주의를 끄는 광고들이 효과를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다.

기존 배너가 효과적이지 않은 또다른 이유는 바로 '문맥광고' 에 있다. 네이버 애드포스트로 돈 벌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문맥광고는 중심 콘텐츠(예: 블로그의 포스트)와 관련 있는 내용이 나온다. 문제는 사용자가 이 광고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문맥광고를 콘텐츠와 독립된 웹 요소로 인식하지 않고, 콘텐츠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이는 광고를 'salient'하지 못하게 만드는 문제를 낳는다. 


연구자들은 이 외에도 광고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추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인지심리학에서 연구했던 '주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인간의 주의는 처리해야 할 정보의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그림보다는 문자를 처리할 때 주의가 많이 소모된다. 따라서 웹사이트의 주요 콘텐츠가 글로 구성되어 있다면, 사용자의 주의자원이 소모되어 광고에 주의를 기울일 추가적 자원이 부족하게 된다.

Attentional inertia로 인해 광고 효과가 약해지기도 한다. 이 현상은 인간의 주의집중 정도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과 관련있다. 우리가 책이나 영화를 볼 때, 처음에는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몰입이 되기 시작하면서 오로지 내용에만 집중하게 된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블로그의 글을 처음 봤을 때는 집중이 잘 안 된다. 따라서 주의가 방황하는 동안 광고를 발견할 확률도 높다. 하지만 글에 집중하면서부터 광고는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토대로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가정을 검증해보았다.


H1: 사용자들은 웹사이트가 글이 아닌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 광고를 더 많이 볼 것이다.

H2: 구조화된 웹사이트를 이동하는 경우, 사용자들은 첫 페이지에서 광고를 더 많이 볼 것이다.



실험방법





실 험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인터넷에서 115개의 배너를 구한 다음, 사람들에게 각 배너가 얼마나 눈에 띄는지 평가해서 88개를 추려냈다. 그 다음 120명을 4집단으로 나누어서 가상 웹사이트(10페이지)를 보게 했다. 각 집단은 웹사이트가 1.글자로만 이루어진 경우 2.글자+그림 3.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경우 4.비디오만 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한 페이지마다 아까 추려냈던 광고 배너 중 하나가 상단에 나타난다.

페 이지를 다 보고 난 다음에는 테스트를 실시한다. 1단계에서 봤던 배너 한 개와 보지 않았던 배너 2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자신이 봤던 배너가 어떤 것이었는지 고르게 한다. 또, 자신이 봤던 배너가 어느 정도 주의를 끌었는지도 평가하게 된다. 즉, 기억을 얼마나 정확히 하는지, 또 주의를 끄는 강도가 어느 정도 였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결과





먼 저 광고를 정확히 기억한 횟수다. 웹사이트가 그림이나 비디오로 구성되어 있던 경우 광고의 기억효과가 우세하다. 특히 첫 페이지에서 각 페이즈들의 광고기억 정도를 ANOVA 비교해 본 결과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F(3,116) = 3.795, p < .012





다음 그림은 광고가 주의를 끈 정도를 나타내는 그래프다. 예상대로 첫 페이지에서는 광고에 눈길을 돌린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2,3페이지를 보기 시작하면서 광고에 한눈을 파는 정도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회귀 분석 결과 이런 감소 경향은 그림과 비디오에서만 유의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론


실 험 결과, 우리는 웹사이트의 콘텐츠가 주변 광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비디오나 그림의 경우 옆에 있는 광고를 같이 볼 확률이 커진다. 이는 앞서 설명한대로, 인간이 그림을 처리할 때 비교적 적은 주의자원을 사용하며 따라서 남는 자원을 다른 대상에까지 확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병렬적 처리'라고 한다. 반면 텍스트는 처리를 위해 선택적 집중을 해야 하고, 여기에 주의를 뺏긴 나머지 다른 대상에 주의를 돌릴 시간이 없어지게 된다.

또, 인터넷의 경우 attentional inertia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사람들은 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할 때 다소 산만한 것 같다. 광고가 힘을 발휘하는 시점은 바로 이 첫 페이지일 것이다. 사용자가 페이지를 읽는 동안 몰입하기 시작하면 광고의 효과는 떨어질 것이다. 결국 광고는 웹사이트의 메인페이지에 놓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Reference


Hsieh, Y.-C., & Chen, K. H. How different information types affect viewer’s attention on internet advertising.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10), doi:10.1016/j.chb.2010.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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