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시간을 공간의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이런 경향은 우리가 쓰는 말(“당신의 미래를 내다봐라", “당신의 과거를 돌아봐라")에서 나타나기도 하며, 심리학 연구도 이를 입증한다. 예를 들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을 쓰는 국가의 사람들은 미래를 왼쪽으로 생각하기 쉽다(원문은 오른쪽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논리상 왼쪽이 맞는 것 같다 - 역자 주). 여기서 궁금한 점이 하나 있다. 시간을 표상하는 공간은 항상 일정할까 아니면 개인이 경험한 일화(episode)가 많아짐에 따라 달라질까?


Brittany Christian과 동료들은 흥미로운 연구[각주:1]를 통해 이 주제를 다뤘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60명의 참가자(18~32세)들에게 36cm의 선을 보여준 다음 자신의 생일을 선 위에 표시하라고 지시했다. 선의 가운데는 ‘현재'를 의미한다. 모든 조건의 참가자들은 이전 생일 (8,9번째 생일)과 함께 미래의 생일 (58. 59번째 생일)을 표시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과제를 수행했다. 하지만 첫 번째 조건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생일을 표시한 반면, 다른 조건의 참가자들은 가장 친한 친구의 생일을 표시했다. 마지막 조건의 참가자는 낯선 사람의 생일을 표시하게 했다. 


실험 결과 자신의 과거~현재~미래 생일의 간격은 친한 친구의 생일 간격보다 넓었다. 또, 친구의 생일 간격은 낯선 사람의 간격보다 넓었다. 8~9번째 생일과 58~59번째 생일 간 간격에는 큰 차이가 없었던 점을 미루어볼 때, 우리는 이 간격을 보다 일반적으로 표상하는 것 같다. 이 결과는 우리가 과거와 미래의 사건을 보다 풍부하게 부호화할 경우, 이 심적 표상에 할당하는 물리적 공간 역시 커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두 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63명의 참가자(18~32세)를 대상으로 자신의 시간 여행을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연구자들은 컴퓨터 화면 중심에 하얀 점을 제시하고 optic flow(광학 흐름)를 만들어냈다. 하얀 점이 수축할수록 참가자는 자신이 뒤로 후퇴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 반면, 점이 확장하면 앞으로 이동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참가자들은 키패드를 이용하여 자신의 움직임을 직접 컨트롤하면서 현재부터 10년 전 또는 10년 후 범위 내에서 각 생일이 공간 상 어디에 해당하는지 응답했다.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은 본인, 친한 친구, 낯선 사람의 생일을 판단했다.



optic flow의 예. 위 사진처럼 광학 흐름(화살표)을 만들어내고 중심점(화살표가 수렴하는 지점)을 점점 작게 만들면, 참가자는 자신의 뒤로 움직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Image : http://www.simplypsychology.org/perception-theories.html



실험 결과, 자신의 생일 간 간격은 친한 친구의 간격보다 훨씬 넓었다. 또, 낯선 사람의 생일 간격이 제일 좁았다. 이런 차이는 과거나 미래에서 모두 발견되었다.


Christian과 동료들은 이 결과가 해석수준이론(Construal Level Theory)과 일치한다고 설명한다. “자신과 관련 있거나 일화적으로 풍푸한(i,e 보다 구체적인) 사건의 심적 표상일수록 보다 많은 공간이 할당된다". 추후 연구에서는 사실적 지식이나 정서적 salience가 공간 할당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친분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인생을 더 넓게 생각할까? 아니면 친분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의 인생을 더 넓게 생각할까? 


연구자들은 “이 연구 결과는 특히 미래와 관련해서 중요한 함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추측에 불과하지만, 연구자들은 이 결과가 계획오류(planning fallacy) - 어떤 일의 소요 시간을 예상할 때 타인보다 자신의 소요시간을 과소추정하는 경향. 인지심리학자인 카네만과 트베르스키가 처음 고안한 용어다 - 와 관련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우리가 자신의 시간을 타인의 것보다 넓게 표상할 경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다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Reference

  1. Christian BM, Miles LK, and Macrae CN (2012). Your space or mine? Mapping self in time. PloS one, 7 (11) PMID: 23166617 [본문으로]




글 : PSYPO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색상-문자 공감각을 경험하는 사람은 글자나 숫자를 볼 경우 색상을 경험하는데, 각 글자마다 일관된 색상을 경험한다. (i.e A를 볼 경우 항상 빨강을 경험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Nathan Witthoft와 Jonathan Winawer는 색상-글자 매칭 패턴이 유사한 11명의 공감각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공감각이 어릴적 가지고 놀던 자석 글자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각주:1]는 Psychological Science와 journal of the Association for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렸다. 


실험 결과 11명의 참가자는 일관된 색상-글자 매칭을 보였으며, 이 일관성은 실험의 한 세션 내 또는 세션 간에서도 계속 유지되었다(이 데이터는 http://www.synesthete.org에서 수집되었다). 참가자들은 이 실험에 참가하고 7년이 지난 후에도 일관된 방식으로 색과 글자를 결합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timed task도 수행했다. 참가자들은 1초 동안 글자를 본 다음, 이 글자의 색이 자신의 공감각과 일치하는지 판단했다. 실험 결과 이들은 과제를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했다.


참가자들의 색상-글자 연상은 특정하고, 자동적이며, 시간에 흐름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있다는 점에서 공감각의 기본 요건을 충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참가자 간 (또는 참가자 내) 색상-글자 매칭의 유사도는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자석 글자의 색상과 관련이 있었다. .

(이해를 돕기 위해 역자가 연구 방법을 상술하고자 한다. 연구자들은 각 참가자가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자석 글자 제품을 조사하여 참가자의 데이터와 비교했다. 그 결과 참가자의 데이터는 자신이 가지고 놀던 자석 글자의 색과 전반적으로 일치했다. 또 같은 제품을 가지고 놀았던 사람들은 공감각 패턴도 유사했다. -역자 주)



s1~s11 : 참가자 번호 set : 참가자가 가지로 놀던 자석 글자의 색상 Image : 논문에서 인용



연구자들에 의하면 이 연구야말로 공감각이 학습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수의 참가자를 통해 검증한 첫번째 사례라고 설명한다.


그들은 자석 글자 놀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 공감각이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지적했다. 자석 글자 놀이를 경험한 사람 중 공감각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Witthoft와 Winawer는 공감각을 이해하려면 학습과 기억의 개념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Reference

  1. Witthoft, N., & Winawer, J. (2013). Learning, Memory, and Synesthesia. Psychological Science. [본문으로]


Image : http://science.howstuffworks.com



글 : 인지심리 매니아


귀벌레(Earworm) 현상은 특정 음악이 머리 속에서 계속 맴도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은 올리버 색스의 저서 ‘뮤지코필리아'를 통해 소개되기 시작했으며, 학계에서는 earworm, imagined music, involuntary semantic memory, involuntary musical imagery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왔다.


최근 Hyman Jr과 동료들은 귀벌레 현상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각주:1]를 진행했다. 그들은 서베이와 실험 연구를 통해 귀벌레 현상에 대한 다양한 특징을 알아냈다. 그 결과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서베이 


연구자들이 299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귀벌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 참가자의 3분의 2가 머리 속에 맴도는 음악을 좋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는 싫어하는 음악이 머리 속에 맴돈다는 속설을 반박한다.


* 머리 속에 맴도는 곡은 참가자마다 모두 달랐다. 즉, 누구에게나 귀벌레 현상을 일으키는 곡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 귀벌레 현상은 보통 간헐적으로 발생하며, 이 때 가사, 멜로디, 가수의 목소리 등 다양한 형태를 체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귀벌레 현상을 발생시키는 강력한 요인 중 하나는 그 곡을 ‘최근에 들은 적이 있는지' 여부였다. 


* 음악가는 일반인보다 귀벌레 현상을 자주 경험했다. χ2(2, N=292)=12.639 p=.002


* 음악을 자주 듣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귀벌레 현상을 자주 경험했다. χ2(4, N=293)=21.628 p<.001



2. 실험 1


연구자들은 처음 듣는 곡과 익숙한 곡, 또는 좋아하는 곡 중 어떤 곡이 귀벌레 현상을 일으키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자들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이 끝난 다음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다음 수업 시간에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지난 수업시간에 들었던 곡을 얼마나 잘 아는지,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아봤다. 또 그 곡으로 인해 귀벌레 현상을 경험했는지 여부도 물어봤다.


그 결과, 자신이 잘 알고 있거나 좋아하는 곡일수록 귀벌레 현상을 자주 경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연구자들은 어떤 활동을 할 때 귀벌레 현상을 자주 경험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는 아래 표와 같다. 보통 인지적 부하가 너무 높거나 낮은 과제를 수행할 때 귀벌레 현상을 자주 경험했다.





3. 실험 2


연구자들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귀벌레 현상을 만들 수 있는지 검증하기로 했다. 또, 귀벌레 현상에서 최신 효과(recency effect, 마지막에 제시된 항목들의 회상률이 높은 현상)가 나타나는지도 알아보고자 했다.


이 연구의 실험 참가자들은 먼저 3 곡의 음악을 듣는다. 참가자 중 절반은 최신곡, 나머지 절반은 옛날 곡을 들었다. 그리고 집단마다 곡의 제시 순서도 조작했다.

음악을 다 들은 참가자는 간단한 미로 게임을 한 다음 설문지를 기재했다. 


설문 결과, 귀벌레 현상에서 최신곡과 예전곡 간에 차이는 없었다. 또 곡 제시 순서에 효과를 발견했다. 즉, 가장 나중에 들은 음악이 미로 게임을 하는 동안 머리 속에 맴도는 경우가 많았으며, 실험 종료 후 24시간 동안 귀벌레 현상을 자주 일으켰다. 미로 게임 동안 귀벌레 현상을 경험할 경우, 24시간 안에 귀벌레 현상을 다시 경험할 확률이 높았다.



4. 실험 3,4


연구자들은 과제의 난이도가 귀벌레 현상을 악화시키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실험은 실험 2와 유사하게 진행되었다. 차이점은 음악을 들은 후 실험 3의 경우 수도쿠, 실험 4의 경우 anagram(철자 순서가 바뀐 단어를 원래대로 배열하는 과제)과제가 주어졌다는 점이다. 


실험 결과, 과제 난이도가 높을수록 귀벌레 현상을 자주 경험했으며, 수도쿠보다 anagram을 풀었을 때 귀벌레 현상을 덜 경험했다. 과제 난이도가 높으면 과제에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에 인지적 자원이 남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mind-wandering이나 귀벌레 현상을 경험하기 쉽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또 anagram을 풀 때 귀벌레 현상을 겪지 않는 이유는 anagram이 음운 루프(phonological loop)을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리소소를 사용하는 귀벌레 현상이 발생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5. 개인적 견해


필자가 이 연구를 읽으면서 떠올린 아이디어들을 정리해봤다.


1. 이 연구자들은 실험을 통해 Zeigarnik 효과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 효과는 종료되지 않은 행동이나 생각이 머리 속에서 계속 남아있는 현상을 말한다. 귀벌레 현상의 경우 특정 음악의 클라이막스나 코러스 부분이 반복 재생되는 경우가 많으며, 음악의 시작부터 끝까지 재생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일단 특정 구절이 머리속에서 떠오르기 시작하면, 머리속에서 음악이 종결되기 전까지 무한 반복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럼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재생시켜 주면 귀벌레 현상이 멈추지 않을까? 예를 들어 해당 음악을 MP3로 듣는다든지 노래로 처음부터 끝까지 부른다면 귀벌레 현상이 멈추지 않을까? 


2. 이 연구는 과제의 난이도가 높을 경우 귀벌레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난이도가 너무 낮은 경우에도 귀벌레 현상이 발생한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이 현상은 Mind-wandering의 경우와 매우 유사하다. 과제 난이도가 너무 낮으면 인지적 자원이 남게 되고, 난이도가 너무 높아도 집중이 떨어지므로 인지적 자원이 과제에 투입되지 않아서 남게 된다. 그러면 남는 리소스를 Mind-wandering이 장악하는 것이다. 

따라서 귀벌레 현상이나 Mind-wandering을 뿌리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에게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를 선택하는 것이다. 난이도가 적절하면 인지적 자원이 과제에 완전히 투입되므로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어진다(칙센트 미하이미하이가 주장한 ‘몰입’이 바로 이런 상태라고 생각한다). 


3. 연구자들은 anagram이 음운 루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귀벌레 현상이 일어날 여지가 적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수도쿠(nonverbal task)를 할 때보다는 덜 했지만(통계적으로 이 차이는 유의미했다), anagram을 푸는 동안에도 여전히 귀벌레 현상이 발생했다.





작업기억에서 언어와 음악을 담당하는 부분은 분리되어 있을 수 있으며, 따라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 Hyman, I. E., Burland, N. K., Duskin, H. M., Cook, M. C., Roy, C. M., McGrath, J. C., & Roundhill, R. F. (2012). Going Gaga: Investigating, Creating, and Manipulating the Song Stuck in My Head.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본문으로]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과녁이 클수록 명중률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정반대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즉, 맞추기 쉬워 보이는 과녁이 더 커 보이기도 한다. 이 현상은 James Gibson의 어포던스 이론과 일치한다. 어포던스 이론은 인간이 몸을 통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이 지각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경상대학교의 이양 교수와 동료들은 경험이 있는 양궁 선수 9명을 대상으로 50미터 떨어진 각기 다른 크기의 과녁을 맞추어보라고 지시했다.[각주:1] 이 때, 연구자는 선수들이 시위를 놓는 순간 고개를 돌려서 화살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게 했다. 또, 과녁이 명중했는지 여부도 알려주지 않았다.


활을 쏜 다음, 선수들은 18개의 모형 과녁 중 자신이 봤던 과녁과 크기가 일치하는 것을 골랐다. 모형 과녁의 크기는 지름이 10~27mm로, 50m에서 떨어져 본 실제 과녁과 유사한 크기다. 


선수들은 자신이 쏜 화살이 명중했는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명중률은 과녁의 크기 판단과 상관이 있었다. 즉, 명중률이 과녁의 실제 크기보다도 크기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 명중률이 높을수록 과녁이 크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양국 선수가 자신의 신체 피드백을 통해 화살의 명중 여부를 가늠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신체 감각을 통해 과녁을 맞출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과녁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화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20명의 초보자를 대상으로 두 번째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실제로 활을 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활시위를 당긴 다음 멈추고 과녁의 크기를 판단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몇몇 활의 경우 stabilising tripod를 이용해서 시위를 당겼다는 사실이다. stabiliser는 참가자에게 명중률이 높아질 거라는 느낌을 준다. 따라서 참가자의 크기 판단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실험 결과는 예상과 일치했다. stabiliser를 통해 시위를 당긴 활을 본 참가자는 과녁이 훨씬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역자 주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는 사회과학 논문 인용색인(SSCI)급 저널이다. 그만큼 권위를 자랑하는 저널이다. 그런 저널에 한국 연구진의 논문이 게재된 사실이 놀라워서 간략하게 소개해 봤다. 



  1. Lee Y, Lee S, Carello C, & Turvey MT (2012). An Archer's Perceived Form Scales the "Hitableness" of Archery Target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PMID: 22731994 [본문으로]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미국인지과학회가 최우수로 선정한 인지과학 박사학위논문들이 발표되었다. 오늘은 그 중 시각 작업 기억 분야를 연구한 논문[각주:1]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논문의 저자는 학제적 연구를 통해 시각 작업 기억이 대상을 구조적으로 표상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 시각 작업 기억의 최소 단위


기존 인지심리학 연구들은 시각 기억이 대상(object)의 숫자에 영향을 받지만, 대상이 지닌 특징의 수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해 왔다. 예를 들어 두 개의 동그라미를 기억하는 경우와 빨강과 파랑 동그라미를 기억하는 경우, 후자(색상이라는 특징이 추가되었다)가 전자보다 기억하기 더 어려운 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에 반대되는 연구 결과도 관찰되었다. 대상의 수가 동일하더라도 특징의 수(색상, 기울기 등)가 늘어나면 기억하기 더 어려워지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저자는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hierarchically structured feature-bundle이 시각 작업 기억의 최소 단위라고 주장한다. 



사진출처: 논문에서 인용

인간이 a라는 장면을 머리 속에 기억할 때, 그 표상은 온전한 object(B) 또는 각각 분리된 특징(C)의 형태를 띄지 않는다. 대신 완전한 object와 특징을 모두 포함하는 hierarchically structured feature-bundle(D)로 표상된다. 


이 모델은 특징의 경우 어느 정도 독립된 저장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워야 할 특징의 숫자가 늘어나도 기억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설명한다. 반면 새 물체(즉 새로운 bundle)를 기억해야 할 경우, 기억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기억이 대상의 수에 영향을 받는 경우를 설명할 수 있다.  또, 이 모델은 특징의 저장 공간이 ‘어느 정도' 독립적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동일한 대상 안이라도 특징의 숫자가 너무 많아지면 기억이 힘들어 질 것이다(필자는 이렇게 이해했다). 따라서 같은 대상 안에서 특징의 수가 늘어나면 기억이 어려워지는 경우를 설명할 수 있다. 결국 기존 연구 결과들의 모순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2. Ensemble statistics bias


인간은 물체를 지각할 때 패턴 속에서 통계치를 발견한다. 예를 들어, 여러 개의 도형을 볼 경우 평균 크기, 평균 기울기 등을 매우 빠르게 계산해낸다. 이 통계치를 Ensemble statistics라고 한다.


Ensemble statistics는 시각 작업 기억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부호화하도록 돕는다. 수박이 여러 개 있는 사진을 보여준 다음 특정 위치에 있던 수박의 크기를 기억해 보라고 할 경우를 상상해 보자. 우리는 사진을 볼 때 이미 수박들의 평균 크기를 무의식적으로 계산한 다음 이 수치를 토대로 수박의 크기를 기억한다. 즉, 패턴의 통계치를 기반으로 기억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기억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만약 Ensemble statistics 없이 물체의 크기를 따로따로 기억해야 한다면 작업 기억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저자들은 Ensemble statistics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아래 그림처럼 빨간 또는 파란색 점들이 섞여 있는 그림을 본다. 그 다음,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특정 위치에 있던 점의 크기를 정확히 기억하는지 검사했다.



사진출처: 논문에서 인용



연구 결과, 참가자들은 해당 위치의 점이 파란색일 때 점이 훨씬 컸다고 기억했다. 즉, 파란색 점의 평균 크기가 해당 점의 크기를 기억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효과를 직접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동일한 점의 색깔을 빨강 또는 파랑으로 조작한 다음 크기를 물어봤다. 동일한 점임에도 불구하고 색상이 파란색인 경우 참가자는 점의 크기가 컸다고 기억했다. 


결국 인간은 물체의 개별적 특징 뿐만 아니라 물체들의 평균적 특징도 함께 표상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구조적 부호화 때문에 시각 정보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다.



3. 정보 압축


인간은 주변 환경의 구조적, 통계적 정형성(statistics regularity)에 민감하다. 예를 들면, 우리는 뜨거운 열의 중심부는 노란색이고 주변부는 붉은 색을 띤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통계적 정형성은 한낮의 태양부터 양초의 촛불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나타난다. 


이 통계적 규칙은 우리가 기억을 효과적으로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들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아래 그림처럼 8개의 색으로 이루어진 4개의 원을 보게 된다. 1초가 지난 다음, 이번에는 색상이 모두 제거된 원이 제시된다. 참가자는 그 중 까맣게 표시된 원의 색상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면 된다. 



사진출처: 논문에서 인용



연구자는 참가자를 Uniform 조건과 Patterned 조건으로 나누었다. Uniform 조건의 참가자는 색상의 짝이 무선적으로 구성된 원들을 보게 된다(원과 테두리의 색상 조합이 무선적이다). 반면, Patterned 조건의 참가자는 규칙성이 있는 색상 조합에 노출된다. 예를 들면 빨간색 원이 노란 테두리와 함께 나타날 확률을 80%로 조작하는 식이다.


실험 결과, patterned 조건의 참가자는 uniform 조건의 참가자보다 색상의 회상률이 높았다. 이 효과는 실험 횟수가 거듭될수록 더욱 커졌다. 연구자들의 주장의 의할 때, 이 결과는 참가자들이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빨간색이 노란 테두리와 함께 나타난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이 통계적 규칙성이 중심원의 색상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연구자들은 통계적 정형성이 정보를 압축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기억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인간이 색상 간 규칙을 학습하는 과정을 베이지안 모델로 만든 다음, 색상을 비트로 바꿔서 기억해야 할 양이 어느 정도인지 계산해냈다. 그 결과, uniform과 patterned 집단 간 기억해야 할 정보량에는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atterned 집단의 수행이 높았던 이유는 통계적 정형성이 정보를 압축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동안의 연구들은 시각 기억을 연구할 때 기억해야 할 항목의 개수에만 관심이 있었다. 또, 항목들을 묶어서 기억(청킹)하는 경우 항목이나 특징 간 위계적 구조를 고려하지는 않았다. 이 논문은 우리의 시각 기억 표상이 훨씬 복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대상을 특징 별로 나누어서 기억하는 동시에 그것을 구조적으로 조립한 완전한 대상으로도 기억하며, 거기에 다른 물체에서 발견한 통계적 규칙까지 적용한다. 




  1. Structured Representations in Visual Working Memory, Timothy F. Brady, Department of Brain and Cognitive Sciences,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2012 [본문으로]


Image : http://astridle.deviantart.com/art/The-burden-of-a-secret-290107150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비밀을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무거운 짐’에 비유한다. 최근 한 연구 결과[각주:1]는 비밀이 인간의 지각과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결국 그것이 어떻게 짐이 되는지 보여준다. 이 연구 결과는 기존의 ‘체화된 인지' 연구 결과와 일맥 상통한다.


첫 번째 연구의 참가자는 아마존의 Mechanical Turk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모집했다. 실험 결과, 자신이 간직하고 있던 중요한 비밀을 떠올린 사람들은 사소한 비밀을 떠올린 사람들보다 정면에 그려진 언덕을 훨씬 가파르다고 평가했다. 이는 실제로 짐을 지고 있는 사람이 언덕을 훨씬 가파르다고 평가한다는 이전 연구 결과(pdf)와 일치한다. 반면 탁자의 튼튼함을 평가할 때는 두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36명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2미터 30센티미터 떨어진 표적에 콩주머니를 던지게 해 봤다. 그 결과, 중요한 비밀을 떠올린 사람들은 사소한 비밀을 회상했던 사람보다 콩주머니를 훨씬 멀리 던졌다. 참가자들은 마치 물체가 실제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고 지각한 것처럼 보였다. 이는 신체적으로 짐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거리를 과대추정한다는 이전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세번째 연구에서는 아마존을 통해 불륜을 저지른 사람 40명을 모집했다. 자신의 부정을 비밀로 간직하는 것이 부담(불륜사실이 자꾸 떠올라서 괴롭다는 등)된다고 말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쇼핑한 물건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등 신체적 과제가 힘들다고 응답했다. 반면, 비 신체적인 과제는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마지막 실험에서, 인터뷰 동안 자신의 동성 연애 사실을 숨긴 남성은 책을 옮겨달라는 연구자의 부탁을 거절하기 쉬웠다. 반면, 사소한 비밀을 숨긴 경우(자신의 외향성을 숨기는 경우) 이런 효과가 없었다.


Michael Slepian과 동료들은 비밀을 간직하면 결국 짐이 된다고 말한다. 또, 이 결과는 비밀을 지키기 위해 정신적으로 노력한 결과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 과거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지적 부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물리적 거리를 (과대 추정이 아닌)과소 추정하게 한다. 이 연구 결과가 건강에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비밀은 신체적 부담을 가져오고,  결국 과중한 에너지 낭비나 만성 피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라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1. Slepian, M., Masicampo, E., Toosi, N., and Ambady, N. (2012). The Physical Burdens of Secrec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DOI: 10.1037/a0027598 [본문으로]

글: 인지심리 매니아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이성을 알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한 동안 온라인으로 연락하며 지내다가 실제로 만났다고 치자. 약속장소인 XX까페에 가서 그 사람이 어디 앉아있는지 찾기 시작한다. 단서라고는 온라인에서 봤던 그 사람의 사진첩이 전부다. 만약 당신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만나고자 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거의 대부분 실패할 것이다.


1. 사진은 실물을 반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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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소녀시대를 모르는 외국인이라고 가정하고 네 장의 사진들을 유심히 보자. 나중에 길거리에서 우연히 태연을 본다면, 이 여성이 사진 속 여성과 동일인물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우리는 특정 인물의 사진들이 그 사람의 Identity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보는 사람인 A의 사진들을 연속해서 봤다면, 우리 뇌에는 A라는 인물이 머리 속에 표상되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A의 사진들을 봤는데 B라는 인물이 머리 속에 표상될 수도 있다. 즉, 실물과 사진을 통해 형성된 표상이 불일치할 수 있다. 특히, 사진 속 인물이 처음 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최근 Cognition에 재미있는 논문[각주:1]이 실렸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첫번쨰 실험에서 영국 참가자들에게 네덜란드의 유명인사 2명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각 인물 당 20장의 사진을 보여주었으므로 참가자는 총 40장의 사진을 보게 된다. 그 다음 참가자에게 사진을 인물별로 묶어보라고 지시했다. 만약 참가자가 (처음보는)사진들을 통해 사진속 인물의 Identity를 정확히 식별했다면, 사진들을 2개의 그룹으로 묶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평균 7.5개의 그룹으로 사진을 분류했다. 두 인물을 찍은 사진인데 7명의 사진들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똑같은 사람의 사진이라도 헤어스타일이나 광원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참가자와 달리, 네덜란드 사람들은 동일한 실험에서 사진을 정확히 두 그룹으로 묶었다. 이건 당연한 결과다. 김태희와 전지현 사진이 서로 섞여 있다고 생각해보자. 우리 나라 사람들은 사진을 인물별로 금방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 사람들은 구분을 못 할 수도 있다. 처음 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국 연예인의 사진을 정확히 분류할 수 있었지만, 네덜란드 연예인을 잘 모르는 영국 사람은 두 사람의 사진들을 7명의 사진으로 분류해 버린 것이다.

이 논문의 첫번째 교훈은 다음과 같다.
만약 나와 안면이 없는 사람의 얼굴을 그 사람의 사진첩만으로 파악해야 한다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페이스북 사진첩만 보고 사람을 덥석 만나러 가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인간은 사진만으로 인물의 정확한 표상을 그려낼 수 없는 것 같다.

2. 잘 나온 사진의 효과

원판 불변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잘 생긴 사람은 사진이 못 나와도 잘 생겼고, 못 생긴 사람은 사진이 잘 나와도 못 생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못 생겨도 사진이 잘 나오면 괜찮게 보이지 않을까? '원판'과 '뽀샵' 중 어느 것이 사진의 매력도에 큰 영향을 미칠까?

이 논문의 저자들은 마지막 실험에서 참가자에게 특정 인물들을 사진을 보여준 후, 매력을 평가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네덜란드의 유명인물 20명의 사진을 본다. 각 인물 당 총 20장의 사진이 제시된다. 참가자는 각 사진을 본 다음 매력있음/매력없음을 판단한다.

분석 결과, 사진의 매력도는 '인물' 뿐만 아니라 '사진'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Rank-Identity r은 사진 속 인물과 매력도(순위별로 정렬)의 상관을 나타낸다. Rank-Image r은 각 사진과 매력도(순위별로 정렬)의 상관을 나타낸다. Fisher's z 점수는 두 분포가 얼마나 차이를 보이는지 말해준다. 두 분포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p<.01 (자세한 분석 방법은 논문 참조)

결국, 매력도는 잘 생기고 못 생긴 사람의 얼굴에 큰 영향을 받지만, 사진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못 생긴 사람도 사진이 한번 잘 나오면 괜찮게 보일 수도 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 논문의 두번째 교훈은 다음과 같다
못 생긴 자여, 사진을 수 없이 찍어라. 그리고 그 중에 잘 나온 사진을 끊임없이 페이스북에 올려라. 당신의 매력도를 무한히 증가시켜줄 것이다.

인지심리학 연구에 주는 함의
이 논문은 기존 얼굴 재인 연구의 방법론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기존 연구들은 인물 간의 변산만을 고려했다. 참가자가 얼굴을 식별하는 기준은 '인물'이었다. 즉, A 사진을 A로, B 사진을 B로 구분하느냐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이번 논문은 인물 내의 변산이 얼굴 재인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같은 인물이라도 사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연구 결과에 인물 내 변산이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이 변산을 통제하려면 사진에 대한 '친숙성'이 도움이 될 수 있다(물론 실험에서 친숙성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1. Jenkins, R., et al. Variability in photos of the same face. Cognition (2011), doi:10.1016/ j.cognition.2011.08.001 [본문으로]






출처:
Mind Hack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2002년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에서  맹인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다.

기하학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시각적 경험이 공간 지각 능력을 지각 의존적으로 만든다는 사실을잘 안다. 하지만 시각 의존적인 공간 이해는 기하학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기하학 문제를 다룰 땐 3차원 또는 그 이상의 차원을 이해하거나, 물체의 여러 각도를 동시에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알렉세이 소신스키(Alexei Sossinski)는 맹인 수학자가 기하학에서 재능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한다. 일반인의 공간 능력은 망막에 맺힌 2차원 영상에 의존하는 반면, 맹인은 감각이나 청각 자극에 의존한다. 두 경우 모두, 뇌가 감각을 토대로 공간 표상을 만들어낸다. 소신스키는 시력을 다시 찾은 맹인 수학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기하학적 능력(가령 물체에 구멍이 얼마나 있는지)이 선천적이라고 주장한다.

소신스키는 일반인이 보통 3차원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반인의 경우 망막에 맺힌 2차원 정보가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맹인은 왜곡되지 않은 3차원 공간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다행히 이 기사는 수학 공식 같은 건 없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문장을 다소 포함하고 있다. 어쨌든 이 기사는 장애로 인해 3차원 이상의 공간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수학적 배경이 없는 사람들이 읽어봐도 괜찮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이 기사를 읽으려면 아래 pdf를 참조하기 바란다.

pdf of ‘The World of Blind Mathematicians’ (via @tiempoasm).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타블로이드 신문에 매일 등장하는 악성 루머는 별 영양가가 없는 기사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간이 루머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생존에 유리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오늘날의 현대인 역시 악성 루머에 의해 시각 시스템이 왜곡된다.

보스턴에 있는 Northeastern 대학의 에릭 앤더슨과 동료들은 61명의 참가자에게 중립적인 얼굴 사진을 긍정적, 또는 부정적 소문(문장)과 함께 제시했다. 소문은 '그의 짝꿍에게 의자를 집어던졌다', '식료품점에서 할머니를 도와주었다', 'passed a man on the street' 같은 문장들이었다. 얼굴은 각 소문들과 네번씩 쌍을 이루어서 제시된다.

그 다음 방금 전 본 얼굴들과 집이 그려진 그림을 binocular rivalry paradigm으로 제시했다. 연구자들은 스테레오스코프라는 장비를 사용해서 한쪽 눈에는 얼굴을, 다른 쪽 눈에는 집을 제시하고 참가자의 주의가 둘 중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사진들이 제시되는 10초 동안 처음에는 한 가지 그림만 집중하다가 그 다음에는 다른 그림을 보게 되고 다시 왔다갔다 하면서 지각적 변동을 경험할 것이다.

참가자는 자신이 현재 둘 중 어떤 그림을 보고 있는지 키보드를 눌러서 반응한다. 실험 결과 앤더슨은 부정적 소문과 짝지어진 얼굴이 훨씬 오래동안 주목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부정적 소문의 경우 학습이 빠르다는 점을 고려해서, 두번째 실험은 참가자가 얼굴-소문 연합이 초기에 형성되는 정도를 통제했다. 그 결과 첫번째와 동일한 실험 결과를 얻었다. 이 후속연구는 중립적 얼굴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소문과 연결된 경우 비사회적 정보와 연합된 경우보다 의식 속에 오래 남는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앤더슨의 팀은 인간의 시각 체계가 부정적 소문과 관련된 사람을 우선 관찰함으로써 (진화 상의)생존적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간이 이런 정보에 훨씬 오랫동안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 우리 결과는 소문을 통해 획득한 하향적 정서 정보가 시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따라서 누군가에 대한 정보는 그 사람에 대한 감정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눈으로 관찰하는 행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연구 결과는 광고계의 격언인 '스포츠라이트를 받기 위해 경쟁할 땐, 나쁜 언론이란 없다'가 참임을 보여준다.


Reference


Eric Anderson, Erika Siegel, Eliza Bliss-Moreau, and Lisa Feldman Barrett (2011). The visual impact of gossip. Science DOI: 10.1126/science.1201574

출처: a replicated type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전쟁은 이제 시작되었다.인지 모델링의 세계에서 벌어질 전쟁.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상당한 소동이 있을 것이다.Trends in Cognitive Sciences에 게시된 두 논문은 인지를 각각 다른 현미경을 통해 바라보면서 그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


확률적 모델링을 지지하는 학자로는 Thom Griffiths, Nick Chater, Charles Kemp, Amy Perfors와 Joshua Tenenbaum이 있다. Representing (non-symbolically) emergentist 접근 방식을 지지하는 학자로는 James McClelland, Matthew Botvinick, David Noelle, David Plaut, Timothy Rogers, Mark Seidenberg과 Linda B 스미스가 있다.이번 논쟁은 결코 가벼운 싸움이 아니다.

그러나, 최초의 전쟁터는 이렇게 복잡한 다이어그램을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여부가 될 것이다.나는 (첫 번째 두 이미지 참조)이 결정을 독자에게 맡긴다.

핵심 문제는 어떤 접근법이 대부분의 인지 현상을 잘 설명하는지에 있다.David Mar의 단계적 설명은 문제의 '계산(computational)'적 특징, 그 문제의 '알고리즘적' 기술, 실제로 과정들이 두뇌하여 구현되는 방법에 대한 '실행적'설명을 포함한다.구조화된 확률론(Structured proabilistic)의 경우 하향식(top-down) 처리방식을 지지하는 반면, 발현주의(Emergentism)는 상향식(bottom-up) 접근법을 지지한다.



구조적 접근

구조적 확률론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보가 필요한가?'와 같은 질문이 적절하다고 설명한다. 어떤 표상이 필요하고, 학습에 어떤 제약이 있을까? 질적으로 다른 접근 방법이 각각 다른 영역과 추론에 적용될 수 있다.

계층적 구조의 경우 모델이 상위 수준의 정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돌고래는 어류라고 믿고 있는데 누군가 '돌고래는 어류처럼 보이지만 사실 포유류다'라고 말했다면 당신은 곧 입장을 바꾸게 된다. 반면 확률적 입장은 연결주의 모델이 상위 수준의 정보를 그렇게 쉽게 통합할 수 없으며, 단지 작은 정보에 의해서 인간의 마음이 바뀔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이들은 또 구조적 접근은 인지적 문제와 분리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예를 들면 구조를 학습하는 것과 원인-결과의 강도를 학습하는 것이 그런 경우라는 것이다.연결주의 모델은 이런 두 측면을 통합했지만, 연결주의 모델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설명하기 힘들다.


발현적 접근

발현적 학설은 세 가지 반박을 한다. 첫째로, 그들은 세 개의 처리 단계 - 계산, 알고리즘, 실행 -에 동등한 비중을 둔다. 둘째, '하향식'접근 방식은 부정확한 표상과 구조를 이론으로 구축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학자들은 인지가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는지 보다, 구조가 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통합될지를 주장한다. 그들은 구조화된 접근법을 가정할 경우 뇌가 문제를 최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아래는 범주화의 새로운 모델을 묘사한 다이어그램이다.이 그림은 대상과 속성 간 관계를 학습하는 신경 네트워크를 설명하고 있다.

 



발현적 접근법의 장점이 논문에서 극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다음 그래프는 시간 경과에 따른 표상의 output 활성화를 보여준다.놀랍게도, 이 표상이 모델에서 전혀 나타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염소'가 우세하다. 이것이 어쩌면 새로운 네트워크 상에서 발견한 deep goat-bias의 증거일까? 아니면 오타일까?.

 



마지막으로 발현적 학설은 구조적 접근이 발달과정의 요소들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어린이는 학습곡선과 함께 이와 반대되는 행동을 보이는데, 이런 현상은 새로운 학설로는 설명할 수 있지만, 문제를 최적으로 접근하는 모델에서는 설명할 수 없다.


인지적 양초의 양 끝을 밝히다

나는 문제가 어떻게 구조화되어있는지에 가정하는 발현적 학설이 위험하다는 데 동의한다.내 연구 중 일부는 구조적 접근이 언어학습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정이나, 이중언어같은 언어학습의 '전이'와 관련이 있다.

나는 또한 Griffiths 연구에서처럼 구조적 확률 모델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량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람이 시각적 감각을 이용해 집 안을 돌아다니는 등의 시각적 항행(visual navigation)을 생각해보자.초기 접근법은 우리가 주변 환경에 대한 내부적 지도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내부적 지도는 우리가 현재 어디있고, 우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말한다.연구는 이 문제를 매우 높은 수준에서부터 접근했다. 그러나, Zeil, Hofmann & Chahl는 (2003) 현재 위치와 대상 위치에서 취한 영상의 픽셀별 차이를 통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중요한 점은, 이 실험이 주위가 시끄러운 실제 상황에서 진행되었고 인공적인 실험실에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이 실험은 개미와 꿀벌이 작은 두뇌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을 정확하게 찾아가는 이유를 설명하는 수도 있다. -이 세상에는 저차원의 시스템이 활용할 수 있는 복잡한 정보들이 널려 있다.

이와 동시에, 발현적 학설은 그들이 입력정보를 표상하는 방식을 통해 문제에 대한 가정을 만든다.위의 모델에서 개체, 양상, 관계는 이미 나누어져 있다.이 모델은 새로운 형태에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는 것이다.

두 진영 사이에서도 견해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발현적 접근법은 메카니즘에 초점을 맞춘다. - 뇌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구조적 확률 접근은 왜 뇌가 문제를 그런 방식으로 해결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난 이 논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흥미롭다. 연결주의와 동적 시스템 연구자들이 서로 대립하게 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현재도 이들은 베이지안에 얽매이지 않는다. 현재 상향식, 하향식 접근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모델들도 있다. Friston의 dynamic expectation - maximisation 모델은 모델의 계층 구조를 사용하지만, 이 모델은 학습시 neural net처럼 작동하고, 산출의 경우 베이지안 모델처럼 작동한다.결국, 이러한 방식 모두 인지의 이해와 인공 지능 시스템의 발전에 기여를 할 수 있다.



Reference


  • Griffiths, T., Chater, N., Kemp, C., Perfors, A., & Tenenbaum, J. (2010). Probabilistic models of cognition: exploring representations and inductive biases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14 (8), 357-364 DOI: 10.1016/j.tics.2010.05.004
  • McClelland, J., Botvinick, M., Noelle, D., Plaut, D., Rogers, T., Seidenberg, M., & Smith, L. (2010). Letting structure emerge: connectionist and dynamical systems approaches to cognition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14 (8), 348-356 DOI: 10.1016/j.tics.2010.06.002
  • Zeil J, Hofmann MI, & Chahl JS (2003). Catchment areas of panoramic snapshots in outdoor scenes. Journal of the Optical Society of America. A, Optics, image science, and vision, 20 (3), 450-69 PMID: 12630831


출처: AP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어떤 사람은 건물에서 길을 잘 잃어버리는 반면, 어떤 사람은 동서남북을 금방 파악한다. 왜 그럴까? 아마도 공간 지각능력, 경험, 선호하는 전략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저널에 실린 논문의 내용이다.

공동저자인 Laura Carlson의 설명을 들어보자(courtesy of Notre Dame)




건 축가와 인지과학자들은 서로 상호작용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건축가는 건물내에서의 동선을 위해 어떤 건물 특징을 사용할지 결정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인간이 건물 내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대신 과학자는 사람들의 인지적 지도(cognitive map)와 길찾기 전략을 양적 데이터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Carlson, L.A., Hölscher, C., Shipley, T.F., & Dalton, R.C. (2010). Getting Lost in Buildings.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9 (5). doi: 10.1177/0963721410383243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만 약 내가 사기꾼이라면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따뜻한 음료를 사줄 것이다. 만약 이게 먹히지 않는다면 이들을 따뜻한 방으로 데리고 가거나 열대 지방으로 데려갈 것이다. 왜일까? 잠깐동안의 열이 타인을 신뢰하는 경향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이 주장은 최근 Bargh가 대인관계에서 온도가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 실험에서 나왔다. 논문 초록은 여기를 통해 볼 수 있다.

신뢰는 대인지각과 대인간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우리는 두 개의 실험을 통해 신체적으로 느끼는 온도가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섬엽(insula) 이와 밀접한 관련있음을 발견했다. 참가자들은 차갑거나 뜨거운 팩을 만진 후 ecomonic trust game을 수행했다. 차가운 팩을 만진 참가자들은 따뜻한 팩을 만진 사람에 비해 익명의 파트너와 함께 투자하기를 꺼렸다. 우리는 fMRI를 통해 이 결과와 관련있는 뇌의 신경활동을 관찰했다. 차가운 팩을 만진 사람의 경우 left-anterior insula 부위가 기저활동 수준보다 훨씬 강하게 활성화 된 반면, 따뜻한 팩을 만진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또 차가운 팩을 만진 다음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에서 양측 섬엽 모두가 강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 결과는 섬엽이 온도와 신뢰를 중재하는 신경활동과 관련있음을 보여준다.

이 논문은 기존 '체화된 인지' 개념을 지지하는 동시에 섬엽의 기능을 구체화하고 있다. 내가 섬엽에 관해 흥미있게 읽었던 최근 기사는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섬엽에 손상을 입은 흡연자는 통제집단보다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136배나 높았다. 과학자들은 이 결과가 섬엽의 기능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섬엽은 신체와 느낌을 잇는 교차로 역할을 한다. 섬엽은 흡연 동안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를 감지하고 - 박동수 증가, 호흡의 느려짐, 니코틴 등- 이런 변화를 담배라는 개념과 연합시킨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서 신체적 단서는 중독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우리가 담배를 갈망하는 것은 결국 신체적 느낌을 갈망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섬엽 기능이 손상된 사람은 이런 신체적 느낌을 경험하기 힘들다. - 이들은 자신의 신체와 분리된 상태에 있다 - 이들은 신체가 니코틴을 원하게끔 만들 수 없다. 결국 금연하기도 쉬운 것이다.


이번 논문은 이런 개념을 대인 간 의사결정에 연결시킨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섬엽은 신체적 변화 - 위 논문의 경우 온도 - 와 의사결정을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우리가 마치 육체로부터 자유로운 프로메테우스적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섬엽과 체화된 인지 연구는 우리 정신이 어쩔 수 없이 육체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대 략 1000명당 2~6명 정도가 자폐아로 태어난다고 추정되다. 자폐아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꽤 높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자폐아가 겪는 장애 중 하나가 바로 언어다. 자폐아가 보이는 언어 장애는 주로 부적절한 단어 선택, 거꾸로 말하기, 조리가 맞지 않는 문장, 대답과 전혀 관련없는 대답, 타인과의 의사소통 문제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자폐아의 절반 정도가 말을 이해하고 산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악 치료는 그 동안 자폐아의 기능어 교육을 위한 수단으로써 연구되어 왔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완벽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Lim(2010)은 보다 통제된 실험을 통해 음악 치료가 언어치료보다 기능어 습득에 효과적인지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자는 3~5세 정도의 자폐아 5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Childhood Autism Rating Scale이나 Autism Diagnostic Interview Revised를 통해 '저기능' 또는 '고기능'자폐아로 분류되었다. 실험에서 학습할 기능어들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구사 가능한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검사문항

이 36개의 단어를 참가자가 알고 있는지 사전, 사후 거사가 진행되었다. 이 검사는 문장의 빈칸을 완성하는 과제로 이루어져 있다. 각 문장은 마지막 빈칸에 집어넣을 단어에 대한 힌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Old MacDonald had a ____"의 정답은 'farm'이며, 이 단어는 앞 문장을 보고 생각해 낼 수 있다. 또 정답 단어의 사진이 같이 제시되어서 정답을 유도하는 것을 도왔다. 이 사진들은 매번 달라진다(농장이라는 답이 여러번 나올 경우, 매번 다른 농장 사진이 제시된다). 따라서 참가자가 그림을 단순히 암기해서 답을 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었다.


학습자료

참 가자들은 세 집단 중 하나에 배정되었다. 각 집단은 음악 치료 집단, 언어 치료 집단, 통제 집단으로 구성된다. 음악 치료 집단의 경우 총 6개 곡을 통해 단어를 배우게 되며, 한 곡에는 6개의 단어가 들어있다. 아래 예를 보자.


Hello, hello brown bear.

What do you eat?

I’d like to eat an apple.

After eating apples, he is happy.

Brown bear says more.

Daddy bear says the apples are all gone.


각 노래는 키(C장조, d 단조 등), 템포, 리듬이 각각 다르지만 단순하고 반복적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노래에서 학습 목표 단어는 다른 단어보다 길게 불러서 강조를 하게 된다(i.e. Daddy bear says the apples are allllllll gonnneeeee). 목표 단어와 함께 비디오를 통해 사진이 같이 제시된다. 모든 곡은 여성이 기타와 함께 불렀으며, 이를 녹화해서 참가자에게 TV를 통해 보여주게 된다. 각 곡들은 2번씩 반복해서 제시된다.


언 어 치료 집단의 경우, 음악 치료 집단과 동일한 문장을 배우지만 음악으로 배우지는 않는다. 음악 치료 집단과 마찬가지로 이 조건에서도 목표 단어의 사진이 같이 제시되며, 동일한 여성이 이야기를 읽어준다. 이 역시 녹화되어 참가자에게 두번씩 제시된다.

마지막으로 통제집단은 아무런 훈련을 받지 않았다.


참 가자들은 먼저 사전 테스트를 거치고(위에서 말했던 빈칸채우기 과제), 세 집단 중 하나에 배정되어 교육을 받게 된다. 각 참가자는 하루에 두번씩 총 3일을 보게 된다. 비디오가 한번 제시될 때 각 단어가 두번씩 반복되므로 참가자는 2 X 2 X 3 = 12번을 보게 되는 셈이다. 4일째 되는 날 사후 검사가 실시되었다. 참가자가 사전, 사후 검사에 응하는 모습 역시 녹화되었다. 검사나 교육은 참가자의 주의가 산만해 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개인적으로 진행되었다.


평가

참가자의 반응은 두 명의 언어병리학자가 평가를 하게 된다. 평가 기준은 의미, 발음, pragmatic, 운율이다.


Semantics는 자폐아가 정확한 단어를 썼는지를 평가한다.

Phonology는 정확한 발음을 했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Pragmatics는 문장 제시 후 반응까지의 시간을 평가한다.

Prosody는 단어의 강세나 의문문, 진술문 등 억양을 평가한다.


이 기준들을 근거로 언어병리학자들이 사전 사후 검사 결과를 평가한다. 평가 결과 두 사람의 평가 점수 간 큰 차이는 없었으며, 이는 이 평가 방식의 신뢰도를 나타낸다.



실험결과

실험 결과 음악, 언어 치료는 통제 집단보다 언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음악, 언어 치료간 유의미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추가 분석 결과 음악 치료는 언어 치료보다 저기능 자폐아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기능 자폐아의 경우 음악, 언어 치료의 효과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The graph shows the differences in scores between the pretest and posttest. The bigger the number, the bigger the improvement in speech production.


비록 음악, 언어 치료의 차이가 고기능, 저기능 자폐아의 경우에서만 나타났지만 이 결과는 중요해보인다. 이는 언어적 지시가 자폐아에게 혼란을 가져오거나 관심을 끌 만큼 재미있지 않음을 의미할 수 있다. 언어를 배워야 할 결정적 시기에 저기능 자폐아를 도와줄 수 있는 학습 방법은 '음악 치료'인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의 저자는 음악의 템포가 저기능 자폐아에게 쉽게 인식될 뿐만 아니라 흥미를 끈다고 설명한다. 자폐아를 교육하는 학교에서는 음악 치료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 교육 방법은 저기능, 고기능 자폐아에게 모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Reference

Lim HA (2010). Effect of “developmental speech and language training through music” on speech production in children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s. Journal of music therapy, 47 (1), 2-26 PMID: 20635521



출처: Nou stuff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누구나 테트리스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들어 간단하지만 중독성 있는 이 게임에 대한 연구가 심심치 않게 있었다. 옥스포드 대학의 연구진은 테트리스가 외상을 겪은 후 사건을 다시 회상하는 것을 막아주는 '인지적 백신'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회상(또는 재경험, flashback)은 외상 후 스트레스(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기존 연구는 외상을 일으킬 수 있는 장면을 본 후 테트리스를 한 경우 다른 집단보다 flashback 현상을 적게 경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테트리스 외에 다른 게임도 주의 분산/즐거움 등의 요소로 인해 외상의 충격을 경감시킬 수 있는지 알아봤다. Holmes는 테트리스와 Pub Quiz - 일반 지식을 묻는 컴퓨터 게임을 말한다. - 를 비교해 보기로 했다. 2개의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죽음이나 부상을 당하는 장면이 포함된 짧은 영상을 보게 된다. 그 다음 한 집단은 테트리스를, 다른 집단은 Pub Quiz를 풀게 된다. 나머지 한 집단은 아무 과제도 하지 않는다(통제 집단). 첫번째 실험의 경우 영상을 본 후 30분 경과 후에 과제를 수행하지만, 두번째 실험은 영상을 본 후 4시간 후에 과제를 한다는 점이 다르다.



두 실험 전부 테트리스를 했던 집단은 통제집단에 비해 flashback 현상을 적게 경험했다. 첫번째 실험의 경우 Pub Quiz 집단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켜서 flashback 현상을 악화시켰다. 그러나 4시간 뒤에는 이런 효과가 없었다.

저자는 이 연구결과가 다음 주장을 지지하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컴퓨터 게임은 그 종류에 따라 외상 후 경험에 다른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각 게임들이 가지는 재미나 난이도가 동일할 때도 그렇다.


이 렇게 게임마다 효과가 다르다는 사실은 심리적 치료에서 컴퓨터 게임을 사용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모든 게임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심지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Holmes는 인지과학에서 발전한 trauma memory formation 모델이 이 논문 결과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 인간의 기억은 시각, 언어적 요소로 구성된다.
2) 외상후 사건의 재경험은 감각, 시각적 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3) 인지 과학은 시공간 능력을 요구하는 인지 과제가 시각을 처리하는 자원과 충돌한다고 설명한다.

4) 기억 강화(memory consolidation)이론에 따르면 6시간 정도가 지난 다음 post-trauma가 형성되며, 그 전까지는 기억은 견고하지 못하고 유동적이다.

5) 따라서 6시간이 지나기 전에 시공간 능력을 요하는 인지 과제를 수행할 경우 기억의 형성이 방해되므로 사후 사건의 재경험을 겪는 일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6) 반면 언어 과제는 언어적 자원을 사용하는 만큼 사건의 구성을 방해하지 못한다.
7) Further, verbal tasks post-trauma will compete with the type of verbal-conceptual processing necessary to make sense of what has happened and from clinical models may serve to increase (rather then reduce) later trauma flashbacks


이 연구는 앞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들을 위한 '컴퓨터 게임'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Holmes, E., James, E., Kilford, E., & Deeprose, C. (2010). Key Steps in Developing a Cognitive Vaccine against Traumatic Flashbacks: Visuospatial Tetris versus Verbal Pub Quiz PLoS ONE, 5 (11) DOI: 10.1371/journal.pone.0013706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모 차르트 효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모차르트 효과란 모차르트 음악을 들을 때 지능이 향상되는 현상을 말한다. 안타깝게도 이 효과가 절대적으로 맞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공간 추론 능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많은 실험 결과 다른 음악과 모차르트 음악이 공간 추론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음악의 무엇인가가 공간 과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음악에 대한 선호가 공간 과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아니면 음악 감상으로 인한 각성 때문일까?


Martin H. Jones는 모차르트 음악, 음악에 대한 선호, 음악을 통한 각성 중 어떤 요인이 공간과제에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이 실험은 음악감상과 문제 해결 능력간 관계를 알아보는 실험이라고 설명한 뒤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 집단은 모차르트의 “Sonata for Two Pianos in D major”를 7분 동안 듣게 했다. 다른 집단은 도서관으로 들어가서 조용한 가운데 7분 동안 앉아있게 했다. 그 후 두 집단 모두 불러서 그들의 각성 상태와 음악/침묵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하는 설문지를 작성했다. 각성을 묻는 문항은  “more awake,” “less awake”, “neither.” 중 하나를 고르게끔 되어 있다. 선호를 묻는 문항은 "당신은 방금 전 음악/침묵을 좋아합니까?"라고 묻고 있으며, "예","약간","아니오"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설문지를 작성한 다음 참가자들은 공간 추론 과제를 수행한다. 이들은 17개의 종이 접기 문제(Stanford Binet Intelligence Scales)를 풀게 된다. 위 그림은 이 문제의 예시 중 하나다. 각 문제는 참가자에게 종이를 접은 다음 종이의 특정 부분을 잘라내고 다시 펴면 보기 중 어떤 그림처럼 될지 묻는다.


연구자들 은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집단이 침묵 속에 앉아있었던 집단보다 과제를 더 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각성 점수를 분석에 집어넣자 모차르트 효과는 사라졌다. 각성 상태는 공간 추론 과제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각성상태가 높았던 것이다.

또 각성 상태가 가장 높았던 참가자는(more awake) 모차르트 음악 집단에서만 발견되었다. 각성 상태가 높은 사람은 공간 추론 과제를 잘 해결했다. 도서관에 앉아있었고 각성 상태가 가장 낮다고 보고한 참가자는 공간 과제 점수도 가장 낮았다.



위 그래프는 두 집단의 각성 수준과 공간 과제 점수를 나타낸다. 가장 각성 상태가 높은 사람들은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사람들이었고 공간 과제도 잘 해결했다. 음악을 들은 사람 중 각성상태에 변화가 없다고 보고한 경우도 다른 집단보다 수행 점수가 높다. 어쩌면 이 결과는 모차르트 음악이 과제 수행에 고유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될 수 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또, 음악을 들은 사람 중 각성상태가 오히려 낮아졌다고 보고한 경우도 침묵 집단보다 점수는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연 구자들은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선호는 과제 수행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결국,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사람은 '각성'수준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과제도 잘 수행한 것 같다. 음악 청취는 어떤 음악인지 여부와 상관없이(심지어 당신이 좋아하지 않는 음악일지라도!) 공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같다. 아래 그림은 음악->각성->공간 추론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화 한 것이다.



이 논문이 신나는 음악은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공간 추론 능력에 제한된 결론이다. 아무튼 공간 추론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자신을 '업'시키는 음악을 들어보자.


 Reference

Jones, M., West, S., & Estell, D. (2006). The Mozart effect: Arousal, preference, and spatial performance. Psychology of Aesthetics, Creativity, and the Arts, S (1), 26-32 DOI: 10.1037/1931-3896.S.1.26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이 동영상은 현대 무용가 가 TV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공연이다.



동영상을 보고 나서 현대 무용에 대해 무언가 알 것 같은가? 단지 무용을 보기만 해도 우리는 춤의 순서를 무의식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이는 무용수나 일반인 모두 마찬가지다. Opacic, Stevens and Tilmann은 이렇게 춤을 무의식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연구하고자 했다. 연구자들은 현대무용에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춤의 동작 속에서 일정한 체계를 알아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 대 무용은 다른 형태의 무용(발레 등)과 달리 구조화되어 있지 않다. 현대 무용에서는 단일한 스텝의 구성이나 동작이 없다. 현대 무용가들은 새로운 동작을 만들어내고 이를 고전적 작품과 연결시켰다. 이 일련의 동작들은 일종의 문법과 같다. 관객이 무용에 익숙해지게 되면 특정 춤 동작, 특정 장르, 무용수의 춤 동작에서 대해서 구조화된 '예상'을 할 수 있게 된다.



인 공 문법 학습은 이렇게 무의식적 학습을 연구할 때 활용된다. 이 과제에서 참가자들은 인공 문법의 순서대로 동작을 암기하게 된다. 인공 문법을 학습한 참가자에게 이 문법을 활용하여 춤의 다음 동작이 무엇이 될지 예상하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제는 춤에 대한 무의식적 학습 능력을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자들은 무의식적 학습(암묵 학습이라고도 한다)을 익숙하지 않은 현대 무용에도 적용해 보고자 했다. 연구에 사용될 동작은 공간, 시간적 요소를 포함하게 되며 서로 연결시켜서 꽤 길게 만들기로 했다.



이 실험은 현대 무용의 5가지 다른 동작을 연속으로 보여준다. 동작들은 triple turn, side fall, body wave, side kick, lunge, leg swing(across the floor frontn and back) 이다.



이 실험자극에서 눈여겨 봐야 할 점은 동작들의 모멘텀이 때때로 방해를 받아서 실험동안 인공문법 학습이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무용수가 왼쪽으로 점프를 했다면 우리는 다음 동작이 왼쪽 어딘가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실험에선 이런 방향이나 움직임의 단서와는 일치하지 않는 동작들을 배열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간의 움직임이 체계적으로 일정한 순서를 가지고 있으며 초보자라도 동작을 본 후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가정을 검증할 수 있게 했다(결국 몸동작의 관성이나 정형적인 동작 순서로 다음 동작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 같다.  순수하게 몸동작의 문법적 순서를 학습하는지를 보고자 한 것.  - 역자 주).

이 런 구분된 동작들은 무용수의 춤 속도와 같게끔 배열하고 동작과 동작 사이에 까만 화면을 삽입했다. 이 순서는 인공 문법 순서에 따랐다. 또 문법과 관련 없는 조건을 추가하여 참가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인공 문법을 학습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실험에 사용된 자극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Grammatical Sequence


Ungrammatical Sequence



실험은 노출집단(인공 문법을 배우는 집단)과 통제 집단(인공 문법을 배우지 않는 집단)으로 나뉘어진다. 노출집단은 문법적 순서에 노출된 다음 이를 학습하게 한다. 그 다음 모든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글을 읽게 된다.

이 순서는 특정 규칙에 의해 만들어 졌으며, 개개 스텝이나 동작들 또한 이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특정 동작은 다른 특정 동작과 함께 오게 된다. 이 규칙은 순서가 규칙에 맞는지 아닌지를 결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단어의 시작 시 a는 p 다음에 올 수 있지만, x는 모음이 없는 한 p 뒤에 올 수 없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문법적인 또는 비문법적인 춤을 보게 된다. 참가자들은 둘 중 어떤 춤이 문법적인지 판단하게 된다. 또, 자신의 답에 대한 확신 정도를 평정하게 된다.



그 결과 인공 문법에 노출된 일반인은 인공문법을 잘 학습했을 뿐만 아니라 이 규칙을 현대 무용 동작에도 잘 적용했다. 노출집단은 통제집단보다 판단이 정확했다. 연구자들은 현대 무용을 보는 동안 무의식적 학습이 일어났다고 결론지었다. 이런 학습은 비교적 길고, 심지어 관성의 법칙에 반하는 동작인 경우에도 일어났다. 이런 결과는 무용 애호가들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설명하는 데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 연구는 일반인이 아무 지식이 없음에도 어떻게 춤의 스타일을 파악하는지 설명해준다. 그렇다, 춤은 일련의 동작으로 이루어진 순서 이상이다. 춤은 예술적 형식이고 현대 무용은 새로운 테크닉을 통해 기존 양식을 깨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일반인이 어떤 무용수의 무용을 보면서 기존 지식을 근거로 다음 동작을 예상할 수 있는지 설명해 준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So You Think You Can Dance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특히 무용가인 Mia Michaels을 좋아한다. 당신이 블로그 맨 앞에 게시된 그녀의 동영상을 기억하는지 상기해보라. 몇 해가 지나는 동안 나는 그녀의 춤동작을 무의식적으로 학습한 것 같다. 왜냐면 춤 동작 중 전혀 예상하지 못하거나, 비문법적인 동작이 나오면 놀라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새로운 춤 동작에 흥미를 느낀다. 나중에는 이 춤에도 적응이 되겠지만, 지금은 그녀의 춤이 비문법적이라는 사실이라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Reference

Opacic, T., Stevens, C., & Tillmann, B. (2009). Unspoken knowledge: Implicit learning of structured human dance movement.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Learning, Memory, and Cognition, 35 (6), 1570-1577 DOI: 10.1037/a0017244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야구경기에서 외야수가 공을 잡는 장면을 보면, 나도 저런 수비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날아오는 공을 잡는 능력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복잡한 과정이다. 우리 인간은 어떻게 날아오는 물체를 잡을 수 있을까?



최 근 잇따른 연구에 의하면 우리 시각 체계는 proprioception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roprioception은 신체 움직임을 지각하거나 물체에서 공간적 orientation이 발생했을 때 이를 인식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능력이 날아오는 공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는 proprioception이 시각 체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Bastin, Calvin, Montagne가 한 연구는 proprioception이 지각적 정보에 편향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물 체 등을 잡는 과제를 통해 proprioception의 효과를 알아볼 때 연구자들은 tendon(건, 힘줄) vibration을 사용한다. 이 장치는 말 그대로 자기장을 통해 근육을 자극한다. 이런 실험을 할 땐 참가자에게 헬멧을 씌워서 머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이 tendon vibration을 이용한 연구들은 특정 근육을 자극했을 때 물체의 움직임을 자극의 방향과 반대로 지각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예를 들어 눈의 밑 부분에 자극을 가하면, 가만히 있는 물체가 위로 움직인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 번 연구는 컴퓨터와 프로젝터 이용하여 가상의 장면을 스크린에 투여했다. 목표 자극은 지름이 11센티미터인 원이었다. 이 원은 화면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직선을 그리며 움직이게 된다. 참가자들은 그 점이 정확히 중앙에 왔을 때 버튼을 누르면 된다.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점의 위치와 실제 중심점의 차이가 기록된다. 점이 실제 중심점보다 오른쪽에 위치해있다면 +, 중심점보다 왼쪽에 있다면 - 점수를 받게 된다. 중심점과 일치한다면 0이 된다.


Apparatus and Task

On the left is a diagram of the task. A target moves from right to left across the screen. When the subject judges the target has crossed the midline axis, he presses the switch, and the angle between the target's position and the path's spot on the midline axis is calculated. On the right, a rendered diagram of the vibrator and screen apparatus.



이 연구는 또 가상 환경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했다. Rich 조건의 경우 목표 자극 뒤 텍스처 바닥으로 꾸며지는 반면, Poor 조건의 경우 목표 자극 외에 아무것도 화면에 제시되지 않는다. 또 참가자들을 왼쪽, 오른쪽, 중앙의 세 조건으로 나누었다. 왼쪽 조건의 경우 바이브레이터가 목의 왼쪽, 오른쪽 조건은 오른쪽만 자극하게 된다.



그 결과 tendon vibrator가 물체 움직임을 지각할 때 편향을 일으킴을 발견했다. 예상대로 왼쪽 목에 자극을 가한 조건은 왼쪽에 있는 점이 중앙에 있다고 보고하는 편향을 일으켰다(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오른쪽의 경우 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또 시각적 환경의 영향도 발견했다. 바이브레이터의 효과는 Poor 조건에서 더 강했다. 이는 다른 시각적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proprioceptive information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경화면이 있던 경우 다른 시각적 단서를 통해 물체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proprioception의 효과가 줄어든 것 같다.


Sample of BiasAn illustration of bias consequences of vibration. On the right, proprioceptive information from the vibrations on the right causes the participant to think his trunk has shifted right.



이 연구가 proprioception의 효과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간접적인 증거이다. 우리는 proprioceptive system이 편향을 어떻게 일으키는지 알지 못하며, tendon vibratin의 효과 역시 다른 원인의 결과일 수도 있다. 직접적인 증거를 찾을 수 있는 기술을 사용하기 전까지 우리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proprioception가 우리 신체와 상대적인 물체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함을 알수 있다. 왼쪽, 오른쪽 목에 가한 자극으로 인한 일관된 편향은 우리가 시각적 단서와  proprioception을 모두 사용함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각적 단서에 조금 더 의존하는 것 같다. 




Reference


Bastin J, Calvin S, & Montagne G (2006). Muscular proprioception contributes to the control of interceptive action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32 (4), 964-72 PMID: 16846291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Prologue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따라해 보자. 지금 보고 있는 컴퓨터 화면을 응시한다. 그 다음 눈을 감는다. 머리를 좌우로 흔든 다음 눈을 떠서 다시 화면을 보자. 컴퓨터 화면이 몇 초 전에 있던 그 위치에 여전히 있는가?


신기하지 않은가?


시각적 항상성


당신은 모니터가 제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연하다고 하기에는 우리 뇌가 너무 놀라운 일을 처리하고 있다. 심지어 간단한 안구 운동, 예를 들어 두 눈이 같은 방향으로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사카드(saccades)의 경우 뇌가 시각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아래 그림처럼 움직이는 버스를 촬영한 사진을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카메라는 움직이는 버스를 포착하기 힘들다. 이 경우 아마추어 작가가 찍은 작품처럼 흔들린 사진이 나오게 된다.


An example of motion blurs in photography

An example of motion blurs in photography

An example of those notorious family album photos

Without visual supression, everything, including people, would look like they came out of the first family photo album Dad tried to make



만약 우리 뇌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면, 우리 눈은 위 그림처럼 움직이는 모든 물체의 잔상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신기한 점은 우리가 일생 생활을 영위하는 동안에도 사카드는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아무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 눈의 retina에 맺혔던 상이 잠시 후에는 다른 곳에 맺히게 될 것인데, 물체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가 시각적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visual suppression 때문이다. 이 현상은 뇌가 안구 운동을 하는 동안 시각 처리를 선택적으로 막아버려서, 동일한 물체에서 얻은 미미한 불일치를 억제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우리 뇌의 다른 기능과 마찬가지로 이 현상은 아직 완벽하게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 뇌가 안구 운동의 방향과 정도를 알아내는 방식은 세 가지 요소에 결정된다고 여겨진다.


1. 외부적 환경으로부터 얻은 단서, 물체나 표면 또는 공간 관련 시각적 단서를 말한다.

2. Neural outflow, 뇌가 ocular motor system에 보내는 명령을 말한다.

3. Neural inflow, 안구 운동에서 일어나는 근육의 움직임이 다시 뇌로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1번 단서를 망막(retinal) 단서라고 부르고 2,3번을 망막 외 정보(extra-retinal information)라고 한다. 시각적 항상성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사카드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눈깜빡임에 관한 연구는 적은 편이다. 두 현상이 흡사함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메카니즘이 시각적 항상성에 관여하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 



실험

Stephen Higgins는 눈 깜빡임 과정에서 시각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과정이 사카드의 경우와 유사한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진이 관찰하고자 했던 요소는 blanking effect였다. 이 현상은 사카드 과정에서 동일한 물체로부터 얻은 두 개의 불일치하는 상이 처음에는 보이지 않다가, 짧은 간격 뒤에 다시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두 상의 불일치를 금방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visual suppression 현상을 잠시 제거할 수 있다. 기존 연구는 사카드 동안 blanking 효과가 나타남을 관찰했다. 그렇다면 눈깜빡임의 경우는 어떨까?


연구자들은 기존 연구 방법을 약간 수정하기로 했다. 각 시행에서, 참가자들은 모니터 화면에 제시되는 점 하나를 응시하게 된다. 이 점은 굉장히 짧은 시간 나타났다(밀리세컨드)가 사라진다.

첫번째 실험은 참가를 나누어서 한 집단은 점이 제시된 다음 눈을 깜빡이게 하고, 다른 집단은 눈을 계속 뜨게끔 지시했다. 그 다음 점이 다시 나타나게 되는데, 점의 위치가 처음 위치보다 아래,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바뀌게 된다. 참가자들은 점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했는지를 응답해야 한다. 두번째 실험은 모든 사람들이 점 출현 후 눈을 깜빡이게 된다. 대신 참가자의 반은 blanking 기간이 삽입되고, 나머지 반은 처음 실험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세번째 실험은 첫번째 실험과 동일하지만 blinking 조건이 "simulated blinking" 조건으로 수정된 점이 다르다. 이 조건의 경우 점 출현 후 컴퓨터 화면이 잠시동안 까맣게 변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시각적인 방해를 유도하게 된다(즉 망막에 들어온 정보를 방해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참가자 반응의 정확도를 통해 눈 깜빡임이 visual suppression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



Demonstration of the task participants were asked to perform

Diagram representing the task participants were asked to perform



위 그림은 두번째 실험의 절차를 설명해 놓은 것이다. 처음에 점이 출현했다가(3번째 열을 말하는 것 같다 - 역자 주) 사라진다. 그 다음 점이 무선적인 위치에 다시 출현하게 된다. 

역자 주)

blank 조건의 경우 점이 다시 출연하기 전에 피험자가 눈을 뜨게 되므로 하얀색 화면(즉 blank)를 보게 된다(5열의 그림). 반면 no blank 조건은 눈을 뜨자마자 위치가 바뀐 점을 바로 보게 된다(6열의 그림).


결과


실험 결과 눈깜빡임에서 일어나는 visul suppression 현상은 사카드의 경우와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연구자는 눈을 깜빡인 피험자가 방향 판단에서 훨씬 부정확함을 발견했다. 결국 visual suppression은 우리가 눈을 깜빡이는 동안 일어나는 것 같다 두번째로 방향 판단의 정확성은 blank가 삽입된 경우 더 높았다. 결국 blank 효과는 사카드의 경우처럼 눈깜빡임에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세번째로 simulated blinking의 경우 깜빡임이 없던 집단보다 정확도가 낮았다. 하지만 실제로 눈을 깜빡인 집단에 비해 blanking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는 visual suppression이 시각적 방해 뿐만 아니라 망막 외부적 정보에도 의존함을 말해준다. 결국 사카드눈깜빡임 간 유사성이 있는 것이다.


이 연구는 눈 깜빡임 간 시각적 항상성을 연구하는 첫걸음인 점에서 중요성을 가진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있다. 우리는 세가지 요소가 visual suppression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또 blanking effect가 왜 일어나는지 모른다. 이번 연구를 근거로 Higgins는 시각적 랜드마크로부터 물체의 상대적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다면, 그것이 중요한 요소로 기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의문점은 피험자에게 눈을 깜빡이라고 '시킨' 것이 visual suppression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이다. 비자발적이고 반사적인 눈 깜빡임의 경우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까? 추후 연구가 진행되면 위와 같은 질문도 해결될 거라고 본다. 현재로서는 아마추어 사진처럼 화면이 보이지 않게 열심히 일하는 우리 뇌가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수 밖에 없다.


Higgins, J., Irwin, D., Wang, R., & Thomas, L. (2009). Visual direction constancy across eyeblinks Attention, Perception & Psychophysics, 71 (7), 1607-1617 DOI: 10.3758/APP.71.7.1607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위에 추상화 2점을 관찰해보자. 오른쪽 그림은 마르셀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2'이다. 왼쪽은 몬드리안의 '회색나무'다. 어떤 그림이 훨씬 운동감 있는가?


Chai-Youn Kim과 Randolph blake의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관찰자는 뒤샹의 그림이 더 운동감 있다고 말할 것이다. 뒤샹의 위 그림은 그가 처음 시도했던 운동감을 표현하는 기법이 적용되었다. 그림 속 인물의 여러 이미지 - 각 이미지는 시간별 인물의 위치를 묘사하고 있다 - 가 한장의 그림에 겹쳐져 있다. 마치 다중노출로 촬영한 사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연속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화가가 한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묘사했음을 알 수 있다.


Étienne Jules Marey, 'Chronographic Study of a Man Pole Vaulting' (1890) albumin print.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추상화를 두 집단으로 분류했다. 한 집단은 뒤샹의 기법처럼 겹쳐진 이미지(superimposed images)를 사용한 그림들이었다. 다른 집단은 회색 나무처럼 superimposing image는 사용하지 않아서 운동감이 없는 그림들이었다. 참가자들은 각 그림이 얼마나 운동감 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운동감을 표현하는 기법을 사용한 그림이 더 운동감 있다고 평가했다. 이 결과는 평소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건 문외한이건 동일했다. 하지만 이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운동감을 더 강하게 느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fMRI를 사용하여 그림을 보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과 문외한에게 운동감이 묘사된 그림과 그렇지 않은 그림을 보여주는 동시에 fMRI를 통해 스캐닝을 했다. 운동감이 묘사된 그림은 움직임의 지각을 담당하는 MT+ (middle temporal 영역과 medial superior temporal (MST)영역을 모두 지칭하는 뜻 같다 - 역자 주)영역의 활성화를 증가시켰다. 하지만 이 효과는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에 한했다. 문외한의 경우, 운동감을 묘사한 그림이나 그렇지 않은 그림 모두 MT+의 활성화 수준에서 차이가 없었다.


결 국 대부분 뒤샹의 그림이 몬드리안의 그림보다 운동감 있다고 인정하겠지만, 평가자의 신경 수준은 추상화에 대한 친숙도와 관련있는 듯 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연구는 현대 미술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의 머리 속이 어떨지 상상하게 만든다. 추상화에 깊은 인상을 받은 사람은 운동감을 묘사하기 위해 그림에 사용된 화법을 관찰해 볼 것이다. 그러나 오직 추상화에 조예가 깊은 사람만 실제 눈으로 지각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그림에서 운동감을 느낄 것이다.

 

출처: Cognition & Arts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창고, 차고, 다락방, 상자, 침대 밑, 기숙사 방..... 우리는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엉망진창 공간이 있다. 휴대폰 충전기, , 노트북 더미 에서 파란색 셔츠를 찾는다고 상상해보자. 며칠 뒤 당신은 배터리를 찾기 위해 그 아귀지옥을 다시 뒤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해 본 경험이 있는가?

 

심리학자인 Carrick Williams는 인간이 잡동사니로 가득한 방에서 찾고자 하는 물건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연구했다. 이 분야의 기존 연구는 target(목표자극) distracter(방해자극)의 기억 정도에 초점을 맞추었다. 목표자극은 현재 찾고자 하는 물건을 말한다. 방해자극은 목표자극 주변에 널려 있지만 현재 내가 찾는 목표 물건이 아닌 대상을 말하며, 우리는 이를 무시하고 목표자극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런 연구들은 보통 시각 탐색 과제와 surprise memory test(처음에는 피험자에게 자극을 기억하라는 말을 하지 않지만, 실험 후반부에 아까 제시된 자극을 기억해보라고 하는 방법. 피험자가 예상치 못한 요구에 당황한다고 해서 surprise테스트다 역자 주)를 병행해서 사용한다. 피험자들은 여러개의 물건 속애서 목표 물건을 찾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이 때 주변에 널려있는 방해자극은 색상, 모양 등이 목표자극과 유사해서 피험자를 헷갈리게 한다. 이후 Surprise memory task에서는 두 가지 물건을 제시하고 아까 봤던 물건이 어떤 것인지 물어본다. 이 때 두 사진은 한 물체의 다른 이미지를 보여줘서 피험자가 언어적 구분을 하지 못하게 한다(. 파란 셔츠). 이런 류의 연구들은 우리가 목표자극을 더 잘 기억한다고 설명한다. 또 목표자극과 색상이나 범주가 비슷한 방해자극도 기억이 잘 된다고 한다. 아래 그림은 파란 셔츠가 목표자극인 자극 세트의 예이다. 독자는 나중에 어떤 것을 기억하게 될까? 노란 양말? Pot?



기존 연구들은 시각 기억이 어떤 부호화 과정을 거치고 어떤 요소에 영향을 받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본 연구자는 인간이 시각 기억을 업데이트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세가지 요인을 있을 거라고 가정했다. 첫번째는 전체 물건의 갯수, 두번째는 물건을 본 횟수와 시간, 세번째는 물체간 색상이나 범주의 유사성이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자는 시각 탐색 과제와 surprise memory task를 같이 사용하기로 했다. 또 아이트래커를 사용하여 피험자의 초점이 물체의 어떤 부분을 자주, 오래 봤는지 측정하기로 했다. 이 실험이 기존 실험과 다른 점은 일부 자극 세트는 2번만 제시되는 반면, 다른 자극 세트는 4번 제시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출 횟수가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라 수 있게 되었다. 목표자극은 전체 제시 횟수의 절반 정도는 제시되지 않으며, 방해자극은 모든 자극 제시에서 나타난다.



24명의 참가자는 총 96개의 (물체)배열을 보게된다(32개의 구분되는 배열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절반은 두번씩, 나머지는 네번씩 제시된다)를 보게 된다. 한 배열은 12장의 사진이 들어있다. 12장 중 4장은 목표자극과 색상이 비슷하고, 또 다른 네 장은 목표자극과 범주가 비슷하다. 나머지 사진은 목표자극과 아무 연관이 없다. 각 배열이 제시되기 전에 화면에 목표물체를 단어로 표시해준다. (: ‘파란 셔츠’) 그 다음 12장의 사진이 화면에 나타난다. 참가자는 이 중 목표자극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해서 키보드를 누르게 된다. 위에서 제시했던 사진이 이 배열의 예시이다. 가장 위에는 파란 셔츠가 있고, 첫번째 줄은 목표자극과 같은 색상을 가진 물건들, 두번째 줄은 목표자극과 범주면에서 관련이 있는 물건들, 마지막은 무관한 물체들이 제시되었다

 

탐색 과제에 이어 참가자들은 surprise memory test를 받게 된다. 참가자는 두 장의 사진을 보고 어떤 사진이 앞전 실험에서 본 것인지 판단하게 된다. 제시되는 사진들 중 일부는 언어적 단서와는 일치하지만 시각적 단서와 불일치한 경우다. 이는 참가자가 오로지 시각 기억에만 의존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파란색 폴로 셔츠가 앞 실험에서 제시되었다면, 기억 테스트에서는 파란색 티셔츠가 보기로 제시될 수 있다(앞 실험에서 제시 단어는 파란 셔츠였다. 아래 그림을 보여주게 된다면 피험자는 파란 셔츠라는 언어적 기억만으로 판단 하는 것이 곤란해진다. 둘 다 파란 셔츠이기 때문이다 역자 주)





참가자들은 총 128개의 기억 판단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연구자는 실험을 통해 이전 연구와 일관된 결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목표자극은 방해자극보다 기억이 더 잘 됐다. 또 색상이나 범주에서 목표자극과 비슷한 방해자극은 무관한 방해자극보다 기억이 더 잘 됐다. 2번 보여주는 것과 4번 보여주는 것에도 차이가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4번 보여주는 것이 기억을 도왔다. 목표자극이 전체 시행에 반에서만 제시된 것을 감안하면, 자극이 한번 제시되는 것보다 두번 제시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 셈이다.

 

아이트래커 측정 결과 또한 흥미롭다. 물체를 응시한 시간이 기억력 향상과 관련이 있었다. 또 방해자극을 아무리 오래 관찰한다고 해도 목표자극을 기억하는 데 별 지장이 없었다. 자극 제시 시간이 길어질 경우 피험자들은 방해자극을 더 오래 쳐다보는 경향이 있었다(하지만 기억이 더 향상되지는 않았다)

 

가장 재미있는 비교는 4번씩이나 제시된 방해자극과 1번만 제시된 목표자극의 결과일 것이다. 놀랍게도 1번만 제시된 목표자극의 재인률이 더 높았다.

연구자는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이 세가지 요인(제시 횟수, 제시 시간, 자극간 유사성)을 면밀히 분석해 봤다. 분석 결과 우리는 목표자극과 방해자극을 다른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시 횟수는 목표 자극과 관련이 있는 반면, 방해자극은 응시 시간과 관련이 있었다. 이 연구는 두 자극의 질적 차이를 밝히는 초석을 마련했다.

 


Williams, C. (2010). Not all visual memories are created equal Visual Cognition, 18 (2), 201-228 DOI: 10.1080/13506280802664482

 




출처: Cognition &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인간은 물체를 탐색하거나 잃어버린 개를 찾을 때 시각적 특징이나 일반적 의미지식을 모두 활용한다. 오늘 소개할 연구는 시각적 특징이나 일반 의미지식 중 어떤 것이 탐색 과제에 효과적인지를 탐구했다. 실종견 포스터는 그림으로 만드는 것이 좋을까, 글로 쓰는 것이 좋을까?


일 반 의미지식(general semantic knowledge)은 특정 장면에서 탐색하는 목표가 존재할 확률과 관련이 있다.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 집의 부엌에서 은수저를 찾는다면 틀림없이 주방 서랍을 먼저 열어볼 것이다. 은수저에 관한 당신의 의미지식은 탐색해야 할 범위를 좁혀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포크와 나이프가 정원에 있다고 말해준다면 탐색 과제는 훨씬 어려워질 것이다. 왜냐하면 정원에 떨어진 은수저에 대한 지식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시각적 특징은 물체의 공간적 레이아웃이나 특징, 문맥을 말한다. 내 방에서 츄리닝을 찾는 것은 남의 방에서 츄리닝 찾기보다 쉽다. 왜냐하면 당신은 당신 츄리닝과 당신의 방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일반 의미지식은 친숙한 장소에서 시각적 탐색과제를 돕는다. 사람들은 거실에 놓여있는 칫솔보다 화장실에 있는 칫솔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 시각적 특징 또한 탐색과제를 돕는다. 해당 물건을 찾기 전에 찾아야 할 장소를 미리 한번 보는 것은 탐색 과제를 용이하게 만든다.


일반적 의미지식과 시각적 특징이 시각 탐색 과제에 영향을 미친다면, 둘 중 어떤 경우가 탐색에 더 도움이 될까? Monica Castelhano와 Chelsea Heaven은 이 문제를 탐구해 보기로 했다.


이 연구는 32명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특정 물건을 찾기 전에 두 가지 단서를 화면에 제시한다. 첫번째 단서는 탐색을 하게 될 장소에 관한 단서이며 시각적으로 제시되거나 단어로 제시된다. 만약 탐색해야 할 장소가 부엌이라면, 첫번째 단서는 부엌의 사진을 보여주거나 또는 부엌이라는 단어를 화면에 제시하게 된다. 장소에 대한 단서가 주어진 후, 빈 화면이 제시되고 다시 탐색목표에 대한 단서가 제시된다. 만약 찾아야 할 물건이 포크라면, 참가자는 포크의 그림을 보거나 '포크'라는 글자를 보게 된다. 목표 단서가 제시된 후, '준비'라는 단어가 화면에 떠오르고 뒤이어 찾아야 할 장소가 제시된다. 이 화면은 14초동안 제시되며, 참가자는 물건을 찾은 다음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 결과 목표 단서를 시각적으로 본 참가자의 반응속도가 가장 빨랐다. 또, 장소에 대한 그림을 먼저 봤던 조건은 장소를 단어로 봤던 사람보다 물건을 더 빨리 찾았다. (시각적)목표 단서와 장소 단서 모두 물체 탐색에 도움을 준 것이다.


아래 그래프는 참가자들의 반응속도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장소, 목표 단서가 전부 시각적으로 제시되었을 때 반응속도가 가장 빨랐다. 장소, 목표 단서가 전부 단어로 제시된 경우 반응속도가 가장 느렸다. 이는 일반 의미 지식이 느린 탐색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장소, 목표 단서간 상호작용은 없었다. 이는 장소, 목표에 대한 정보가 동일하게 중요함을 보여준다.


물체나 탐색 공간의 시각적 특징은 일반지식보다 탐색 과제에 도움이 됐다 이 결과에 근거할 때 실종견 포스터는 사진으로 제시할 경우 효과가 크다고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실종견 포스터가 사진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사람들이 이미 이 방법의 효과를 알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당신의 사랑하는 개를 빨리 찾고 싶다면, 실종견 포스터에 '사진'을 꼬고 붙여야 할 것이다.


Castelhano MS, & Heaven C (2010). The relative contribution of scene context and target features to visual search in scenes. Attention, perception & psychophysics, 72 (5), 1283-97 PMID: 20601710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 리 부모님은 눈이 좋아지려면 당근을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어느날 나와 동생은 깜깜한 곳에서도 눈이 잘 보이는지 당근을 엄청나게 먹어봤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당근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눈이 잘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눈을 잘 보이게 하는 것은 안경, 렌즈, 라식 수술, 그리고 게임이다!


Renjie Li와 동료들은 게임이 대비(contrast)에 대한 민감성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능력은 균일한 배경화면에서 회색 그림자가 미세하게 변하는 정도를 탐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만약 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해보고 싶다면, 아래 있는 Campbell-Robson Contrast Sensitivity function Chart를 사용해봐도 좋다. 사진에서 검은 줄무늬와 회색 배경이 더 이상 구분되지 않을 때까지 아래에서 위로 초점을 이동하면 된다. 보통 뒤집어진 U자 모양의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이는 대비 민감성이 중간 정도의 공간 주파수에서 가장 좋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연구자들이 발견한 사실에 의하면, 게임광들의 경우 이 그래프가 훨씬 위쪽에서 그려진다는 것이다.



여 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왜 우리가 대비 민감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가스불이 희미하게 남아있다던지, 깜깜한 방에서 물건을 찾는다든지, 안개 낀 밤에 운전을 하는 경우 낮은 대비에서 물건을 식별해야 한다. 더군다나 대비를 찾아내는 것이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도 있다. 파일럿이 야간비행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또는 MRI 영상결과를 보고 종양이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하는 경우도 생각해보자. 두 경우 모두 대비의 변화를 포착하는 데 민감해야 한다.


이 모든 예는 contrast sensitivity가 우리 시각 지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이 능력은 나이를 먹으면서 쇠퇴한다. Li와 동료들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런 능력의 쇠퇴가 단지 시각 체계의 변화만을 반영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뇌 기능의 변화가 대표적인 예다. 연구자들은 뇌의 가소성이 시각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 자들은 게임광들과 게임을 잘 하지 않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contrast sensitivity를 테스트했다. 이들은 각 집단의 나이를 동일하게 만들어서, 나이가 시각에 미치는 영향을 두 집단간 동일하게 만들었다. 측정 결과 젊은 사람중에서도 게임광들은 contrast sensitivity가 뛰어났다. 특히 intermediate나 high spatial frequencies에서 그랬다.


결과를 토대로 연구자들은 이 관계가 인과적 관계인지 확인하기 위해 또 다른 실험을 만들었다. 평소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들을 선정해서 9주 동안 50시간 게임을 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액션 게임을 하거나(Unreal Tournament 2004 by Atari and Call of Duty 2 by Infinity Ward) 비액션게임(심즈 2)을 하는 조건으로 나뉘어졌다. 참가자 개개인의 민감도 정도는 사전에 측정되었고, 트레이닝이 끝난 후에도 측정되었다.


나처럼 게임에 문외한인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에 그림을 첨부한다.

(왼쪽부터 Call of duty, Unreal Tournament 2004, 심즈)



연 구팀은 액션게임을 했던 집단의 contrast sensitivity가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래 그래프에서 막대가 짧아지는 것은 contrast sensitivity가 높음을 의미한다(대비를 빨리 찾아냈다는 뜻이다). 액션 게임을 훈련했던 참가자는 처음보다 민감성이 향상되었다. 비액션 게임의 경우 민감성이 향상되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효과가 1년 뒤까지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이 향상은 젊고 건강하며 정상적인 시력을 가진 성인에게서 관찰되었다. 짐작컨데, 이 훈련효과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각 능력의 감퇴를 막는 일반적 절차와 병행해서 게임을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 나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이 연구에서 대비에 대한 민감성이 향상된 건 사실이지만, 어느 게임이나 동일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실험에 사용된 게임은 복잡한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떤 요소가 시각적 능력의 향상을 가져왔는지 알 수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비액션 게임의 경우 (보통 게임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이런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이 게임들은 너무 폭력적이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 적절한 무기를 고르는 정확성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학자들은 폭력적인 게임이 어린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우리가 지금 하는 얘기와는 상관없지만 말이다.


Li, R., Polat, U., Makous, W., & Bavelier, D. (2009). Enhancing the contrast sensitivity function through action video game training Nature Neuroscience, 12 (5), 549-551 DOI: 10.1038/nn.2296

Caplovitz, G., & Kastner, S. (2009). Carrot sticks or joysticks: video games improve vision Nature Neuroscience, 12 (5), 527-528 DOI: 10.1038/nn0509-527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전 시회에 가면 작품들을 둘러보다가 눈을 사로잡는 작품 앞에 잠깐동안 서 있게 된다. 내가 주로 좋아하는 화가는 모네와 드가이다. 나는 나만의 취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내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에는 어떤 요소가 있는 것일까? 당신은 그림을 볼 때 어떤 부분에 주목하는가? Locher, Krupinski, Mello-Thoms and Nodine은 인간이 예술작품의 첫인상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연구했다.



인 간이 예술작품을 지각하는 두 가지 프로세스가 있다. 첫번째는 그림의 전체적인 느낌이나 레이아웃, 소위 그림에 '핵심'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프로세스는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고 무의식적이다. 두번째는 그림의 의미를 파악하고 우리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그림의 요소를 관찰하는 것이다. 이 프로세스는 주의 요소를 포함한다. 만약 그림의 첫 인상이 우리 눈길을 끌지 못한다면 그림의 나머지 요소 또한 주의 깊게 보고 싶지 않다. 연구자들은 그림의 질이 감상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상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만들거라고 가정했다. 그림의 질은 그림을 구성하는 부분보다 전체적인 정서적,심미적 인상에서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가정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 가져온 8개의 그림을 스크린을 통해서 잠깐동안 감상했다. 이들은 감상 후 그림에 대한 인상을 5가지 항목으로 기술하게 되는데, 마치 그림을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처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의 응답을 통해 어떤 요소가 그림의 첫인상에 강한 영향을 미쳤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림의 특정 부분보다 표현, 스타일, 형태를 유심히 봤다. 이 결과는 2단계 모형의 두번째 프로세스를 지지한다. 관찰자들은 그림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고 짧은 시간동안 그림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관찰자들이 그림을 오래  관찰할 경우는 어떨까?



두번째 실험은 우리가 그림의 '어떤' 부분을 주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되었다. 우리가 그림을 볼 때 우리 눈은 어디를 주목하는가? 어떤 요소가 눈길을 끄는가? 우리 주의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두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첫번째 실험에서 사용된 8개의 그림을 보게 된다. 이번에는 한 그림 당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무제한이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그림에 대한 반응과 생각을 말하는 동안 안구 운동을 기록했다.



3초 정도 작품을 봤을때 참가자들은 전체 그림의 25%를 본 후였다. 첫번째 실험과 동일하게 이 참가자들 역시 그림의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그림에 대한 평을 끝냈을 때 참가자들은 전체 그림의 46%를 훑어 본 후였다.



참 가자들은 그림의 큰 부분을 통해 그림에 대한 첫인상을 만들어냈다. 이 결과 역시 연구자들이 가정한 2단계 모형을 지지한다. 그림에 전반적 gist는 보다 세밀한 관찰과 양적인 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 뇌는 첫인상을 형성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부분에 주목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단지 그림을 오래 쳐다보는 것 만으로는 그림에 대한 첫인상을 바꿔놓기 어렵다.



그 렇다면 전문가의 경우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우리와 다른 각도에서 그림을 보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5명의 예술가들에게 8개 그림의 주요 부분들을 파악하게 했다. 예술가들은 그림의 주변부보다 중앙에 있는 주요 구성부분에 주의를 기울였다. 즉 우리 시각 바깥보다 중심 부분을 본는 것이다. 연구자들이 안구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일반인들은 그림을 볼 때 예술가들이 주목했던 3개의 주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일반인과 예술가가 동일하게 그림의 특정 부분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작 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반드시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찾는다. 이 연구는 어느 누구든지 그림에서 전반적 인상을 추출하고 그 작품에 추가적인 주의를 기울일지 여부를 잘 안다고 말해준다. 사람들은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 평균 32.5초 동안 그림 앞에 서 있는다. 이 연구는 위와 같은 상황을 실험실에서 재현해서 그림을 분석하는 인지적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밝혀냈다. 그림을 잠깐 보는 것 만으로도 작품 앞에 오래 서 있어야 할지를 알 수 있다. 모네와 드가의 작품은 나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짧은 시간 동안 남긴 것이다.


Locher, P., Krupinski, E., Mello-Thoms, C., & Nodine, C. (2008). Visual interest in pictorial art during an aesthetic experience Spatial Vision, 21 (1), 55-77 DOI: 10.1163/156856808782713762

 


Prologue


법 학과를 다니던 시절 겪었던 일이다. 그 날 아침도 행정법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뛰어갔다. 거의 1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한꺼번에 떠드는 소리 때문에 강의실은 정신이 없었다. 다들 삼삼오오 그룹을 이루어서 떠들고 있었고, 나는 교수님이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윽고 교수님이 들어오시고 강의가 시작되었다. 술렁이던 강의실은 이내 정리가 되었다. 떠드는 사람도,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었다. 교수님 말소리 외에는 침묵만이 있었다.

그런데 반시간이 경과할 때 쯤, 침묵을 깨고 들리는 소리가 하나 더 생겨났다. 누군가가 코를 골기 시작한 것이다. 학생들은 교수님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다들 이 코 고는 소리가 교수님의 귀에 들릴까봐 조마조마했던 것이다. 옆에 있는 누군가가 건드려서 깨우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도와주는 친절한 사람도 옆에 없었다. 위기일발의 상황이었다.


그 학생의 코 고는 소리는 점점 심해져서 나중에는 강의실 맨 앞에까지 들릴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소리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 학생이 자다가 깜짝 놀라서 깨는 바람에 사건이 급 마무리 되었다. 그제서야 모두들 교수님이 눈치채지 못하게 한번 미소를 짓고는 강의에 집중했다. 나도 웃음이 나오는 걸 억지로 참으면서 강의를 들어야 했다.


그 학생의 코 고는 소리는 아주 잠깐 동안만 지속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 상황이 한 15분은 지속된 것처럼 느껴졌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여러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나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이 시간의 주관적 경험을 왜곡시켰다고 생각한다. 강의시간은 조용해야 하고, 교수님 앞에서 졸다가 코까지 고는 것은 어찌됐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학생들이나 나는 교수님에게 이 상황이 발각될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억제하면서' 강의를 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 자기 통제가 시간의 흐름에도 주의를 집중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10분이라고 느꼈던 시간이 30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다행히 이 주장을 입증할 만한 논문 하나가 있다.




출처: Psychothalamu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자기통제와 시간의 흐름


아 인슈타인의 발견에 흥미를 가졌던 Kathleen Vohs와 Brandon Schmeichel은 자기 통제가 시간의 주관적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싶었다. "자기 통제는 보통 자신의 행동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도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라고 연구자는 설명했다. "이 모니터링은 자신의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하지 않는 사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간 단히 말해서 '자기 통제(self-regulation)'는 시간의 흐름에 집중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시간 판단에 관한 초기 연구 결과에 의하면, Tv를 시청하기전 자신이 보게 될 프로그램의 방영길이를 예측했던 집단은 프로그램을 보고 난 후 방영길이를 더 길다고 생각했다. 의식적으로 프로그램에 집중한 결과 시간의 흐름에도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의식적이고 노력이 필요한 자기 통제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고 느끼게 할 것이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이 주장의 과학적 근거를 찾아보고 싶었다.





영화 보며 눈물 참기


실험 1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Terms of Endearment라는 영화를 보여주었다. 


애정의 조건

감독
제임스 L. 브룩스
출연
셜리 맥클레인, 데브라 윙거, 잭 니콜슨, 대니 드비토, 제프 다니엘스, 존 리스고
개봉
198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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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죽어가는 한 여성이 자신의 자녀, 남편과 어머니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가자들 중 일부는 평상시 영화 보듯 이 영화를 관람한 반면, 다른 일부는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거나 또는 과장하며 관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조작은 다른 실험에서 참가자로 하여금 의식적 자기 통제를 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를 다 보고난 후 참가자들은 영화의 길이를 판단하게 된다. 실제 영화의 길이는 11분 23초였다.


자신의 감정을 강화하거나 억제했던 집단은 통제집단보다 영화 상영시간을 더 길다고 판단했다.




실험 2 또한 첫번째 실험과 유사했다. 다만 새로운 영화를 보여준 것이 바뀐 점이었다(Mondo Cane이라는 영화였는데 야생동물의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시간 판단이 정말 자기 통제에 영향을 받는 것인지 또는 일반적 정보 처리의 결과인지 알아보기 위해 재평가(reappraisal)조건을 추가해 봤다. 이 조건에 할당된 참가자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를 냉정한 입장에서 관람하게 된다. 연구자는 "기존 연구들은 감정의 통제로 인한 영향(예를 들어 감정을 억제할 경우 기억이 감소되는 현상)이 재평가를 하는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참가자들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영화의 길이를 판단하게 된다.



실험 결과 자기 통제가 필요없었던 통제집단과 재평가 집단과 달리, 억제 조건의 참가자가 영화길이를 길게 판단했음을 알 수 있다.





대본 연습은 책읽기 보다 오래 걸려?


실험 3에 서 참가자들은 다양한 직업과 관련된 글을 소리내어 읽었다. 이 때 행동 통제 집단은 그 직업을 기술한 대로 '행동'을 해야 했다. 따라서 특정 직업이 행복하고, 웃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참가자들도 글을 읽는 동안 그 특징들을 행동으로 따라하는 것이다(논문을 직접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 역자 주). 다른 조건의 참가자는 아무 지시도 받지 않았다.


4 분 23초가 경과한 뒤 참가자들은 갑자기 질문 하나를 받게 된다. 그 질문은 질문을 받기 전까지 참가자가 느낀 실험의 경과시간을 묻는다. 질문이 있은 다음 실험이 계속 진행된는데 참가자들은 자신이 느끼기에 15분이 되는 시점에서 실험을 멈출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번 실험의 결과도 실험 1,2의 결과와 동일했다. 행동을 통제했던 그룹(직접 행동으로 모사했던 집단)의 사람들은 실험 시간이 길다고 판단했다. 이 주관적 판단은 실험을 지속시킨 시간에도 영향을 미쳤다. 즉, 실험이 길다고 느꼈던 사람들은 15분이 채 되기도 전에 실험을 중지시켰다.





결론


이를 통해 연구자는 실험집단과 통제 능력을 연결하는 모형을 만들었다. 이 모형은 시간 지각이 중재변수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에 근거한다. 이 모형은 추후 실험에 의해 증거를 확보했다.

따 라서 4개의 실험을 통해 연구자는 사람의 시간 지각이 자기 통제에 필요한 자원의 고갈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정 인지적 통제가 개입될 때, 예를 들어 감정적 통제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길다고 느낀다. 부담스럽거나 귀찮은 일을 할 때는 시간이 느리게 지나간다고 느낀다"


아인슈타인의 발견에 비추어서 생각해 볼 때, 매력적인 이성과 같이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자기 통제가 필요 없다. 따라서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Vohs, K., & Schmeichel, B. (2003). Self-regulation and extended now: Controlling the self alters the subjective experience of tim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5 (2), 217-230 DOI: 10.1037/0022-3514.85.2.217.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나는 '마음챙김'이라는 책을 다시 읽고 있다.


마음 챙김

작가
장현갑
출판
미다스북스
발매
200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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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조건 중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구절이 새롭게 다가온다. 누구나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수용하는 마음은 폭이 좁은 시야를 가지게 한다. 그건 우리 마음의 시야를 좁게 만드는 행동이다. 속 좁은 마음은 남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자기 자신에게도 손해가 되는지 모른다.

글쓴이는 수용하는 마음을 가질 때 판단이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순간을 완전하게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글을 읽던 중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수용하는 마음이 사물의 지각에 정말 영향을 미칠까? 보다 구체적으로, 수용하는 마음이 지각의 범위를 넓게 만드는가? 지각 뿐만 아니라 주의력에도 영향을 미칠까?



어 쩌면 이와 관련된 논문이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와 관련된 논문이 없다면, 실험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지난 번에 나는 공동체를 강조하는 종교가 Global Precedence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적이 있다. 개인주의 성향을 띄는 네덜란드의 neo-칼뱅파의 경우 사물의 지역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카톨릭이나 정통 유대교인은 전역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이 두 종교는 공동체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종교의 교리의 인간의 지각적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이에 덧붙여서 수용하는 마음이 지각 능력의 범위를 확장시킬 거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주의의 범위 또한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수용하는 마음을 점화시킨 다음, 사진을 짧은 시간 동안 보여준 다음 회상검사를 해 본다면, 보다 많은 항목을 기억해 낼지도 모른다. 아니면, Global Precedence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해 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내 주장은 어디까지나 추측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위와 같은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MP3에 넣어두고 듣지도 않던 음악을 어느날 자세히 들어보고 새로운 감명을 받기도 한다(누구나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더러는 친구로만 여겼던 사람이 어느날 주의깊게 살펴 본 후 이성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수용하는 마음은 인지적 능력을 확장시킬 지도 모른다.



만약 내 주장과 관련된 논문을 발견한 사람이 있다면, 댓글로 꼭 알려주길 바란다. 과연 내 주장이 맞을지 정말 궁금하다.


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Introduction
아래 그림을 잘 살펴보자.




왼쪽 글자를 봤을 때 무얼 먼저 봤는가? H? L? 오른쪽 글자의 경우는 어떤가? L을 먼저 봤는가, H를 먼저 봤는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왼쪽 글자의 경우 L, 오른쪽 글자의 경우 H를 먼저 본다. 이렇듯 세부특징보다 전체 형상을 먼저 보는(즉, 나무보다 숲을 먼저 보는) 현상을 global precedence effect라고 한다.
그런데, 종교적 믿음이 global precedence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의 논문이 2010년 Cognition에 게재되었다. 도대체 종교가 어떻게 시각 주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기존 연구
Colzato, van den Wildenberg, Hommel(2008)은 네덜란드의 neo-칼뱅파 교도와 무신론자들을 대상으로 Global-Local task(위 그림과 유사한 과제)를 실시했다. 그 결과 neo-칼뱅파 교도의 경우 global precedence 현상을 적게 보였다.
(Sphere Sovereignty를 주장한 Abraham Kuyper)
연 구자들은 그 이유가 바로 칼뱅파의 특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칼뱅파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 교파이며 sphere sovereignty를 중시한다. sphere sovereignty는 삶의 각 영역이 분리되어 있으며, 자신의 영역 외의 범위는 각자의 책임 하에 있다는 개념이다. 이는 네덜란드 사회의 'segregation'을 촉진하는 원인이 되었다. 즉, neo-칼뱅파의 영향으로 인해 네덜란드 사회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개인주의적 성향이 비단 생활 방식 뿐만 아니라 시각 주의(visual attention)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칼뱅파 교도들은 무신론자보다 나무를 보는 성향이 강했다. 연구자들은 개인주의가 전역적인 주의보다는 국재적(local) 주의를 촉진한다고 결과를 해석했다.


실험 1
이번 년도에 발표된 이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기존 연구의 결과를 재확인 하는 동시에 이런 효과가 지속적인지, 또 다른 종교 간 비교를 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실험하기로 했다.
실 험 1에서는 참가자를 매우 보수적인 칼뱅파, 다소 자유주의적인 칼뱅파, 무신론자, 세례받은 무신론자(몸만 교회를 다니고 실제로 믿지는 않는 사람)로 나누었다. 그 다음 참가자에게 도형을 보여주었다. 도형은 사각형 또는 삼각형인데, 수많은 사각형 또는 삼각형이 모여서 이루어진 형태를 취하고 있다(처음에 봤던 그림을 떠올린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참가자들은 지시에 따라 때로는 전체 모양을, 때로는 전체를 이루고 있는 부분의 모양을 맞춰야 한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예 상대로 칼뱅파 교도는 Global precedence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즉, 부분에 초점을 더 맞추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기적으로 세례만 받는 나이롱 신자(Baptized Atheists)들이 일반 칼뱅파 교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종교적 의식이 몸에 배는 것 만으로도 인지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칼뱅파의 개인주의적 성향은 열렬한 신도뿐 아니라 나이롱 신도에게마저 Local attention을 형성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실험 2
그 러나 종교가 반드시 Local attention만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개신교가 개인주의적 성향을 바탕으로 성장한 반면(미국은 이런 문화의 영향을 받은 전형적인 사례일 것이다), 유교 문화권인 동양이나 카톨릭, 정통파 유대교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종교이다. 그렇다면 이런 공동체적 관점이 Global precedence effect를 더 심화시킬 수도 있을까?
연구자들은 이탈리아와 이스라엘인을 대상으로 두번째 실험을 진행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카톨릭 신자와 세속인을, 이스라엘에서는 정통파 유대교인과 세속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실험 절차는 실험 1과 같았다. 결과는 아래 그림과 같다



예 상대로, 천주교나 정통파 유대교인은 일반인보다 Global precedence효과를 크게 보였다. 천주교나 유대교같은 공동체 중심의 종교는 나보다 주위 사람을 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그 결과 전역적 주의(Global attention, 나무보다 숲을 보는)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결론
연 구자들의 두 가지 가설은 실험을 통해 지지되었다. 종교가 인지적 기능에 미치는 효과는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이며, 종교적 관습만으로도 이런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나이론 신도의 예에서 봤듯이). 또 종교가 어떤 가치관을 중시하는지에 따라(개인주의 또는 집합주의) 인지적 기능도 그에 맞춰 형성된다는 것이다.



Reference
Colzato, L. S., et al. God: Do I have your attention?. Cognition (2010), doi:10.1016/j.cognition.2010.07.003



출처: neurophilosophy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사 고와 행동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어떤 행동을 하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 그것을 행하는 것과 같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 뇌는 동작을 준비할 때 일종의 시뮬레이션을 만들어서, 신체 움직임을 연습한다. 도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 도구를 사용하는 시뮬레이션을 자동적으로 촉발하게 한다. - 물체에 접근해서 손으로 손잡이를 움켜지는 일종의 심적 이미지를 말이다.


Motor 시뮬레이션과 동작은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otor cortex에 자기적 자극을 가하면 팔이나 다리의 동작과 관련된 단어의 처리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 한 방향으로만 지속된 동작은 다른쪽 방향으로의 동작과 관련된 문장을 처리하는 속도를 늦추게 한다. Purdue 대학  Action-Modulated Perception Laboratory의 심리학자 Jessica Witt는 이 관계에 관한 새로운 증거를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했다. 그들은 motor simulation이 도구의 인식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자들은 동작을 방해하는 것이 도구의 이름을 정확히 말하는 과제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첫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63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도구나 동물의 사진을 보여주고 가능한 빨리 이름을 말하도록 지시했다. 사진 속 도구의 손잡이 방향이나 동물의 머리는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foam ball(스펀지같은 공을 말하는 것 같다 - 역자 주)을 왼손 또는 오른손에 쥐고 있었다. 따라서 공을 잡고 있는 손을 담당하는 뇌는 사진 속 물체를 잡는 상상을 해야하는 동시에 공을 쥐고 있어야 하므로 방해를 받게 될 것이다.


참가자들은 도구의 손잡이가 공을 잡고 있는 손과 반대방향으로 위치해 있을 때 도구의 이름을 빨리 말할 수 있었다. 도구의 손잡이가 공을 잡은 손과 반대방향일 경우 이름을 말하기 까지 1.12초가 걸린 반면, 도구의 손잡이 방향과 공을 잡은 손이 일치하는 경우 반응시간은 1.145초로 느렸다. 이 작은 차이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차이였다. 이런 차이는 동물 사진의 경우 나타나지 않았다.


두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이런 동작의 방해가 도구 분류의 정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92명의 다른 참가자들을 모집한 후 동일한 사진을 보여주고 동일한 과제를 부여했다. 이번에도 역시 공을 왼손 또는 오른손에 쥐게 했다. 그 결과 실험 1과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도구의 손잡이 방향이 공을 잡은 손과 반대일 때 도구의 이름을 정확히 말한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동물사진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에 의하면, 공을 잡는 단순한 동작이 도구의 이름을 말하는 속도를 늦췄을 뿐만 아니라 정확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 이유는 공을 잡은 손과 도구의 손잡이 방향이 같은 경우 뇌가 두 가지 일(공잡기와 도구를 잡는 상상)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구의 기능은 도구의 개념을 구성하는 통합적 요소이기 때문에, 도구의 기능(손으로 잡고 사용하기 등등)을 제대로 상상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개념을 인식(이름을 말하는 것)하는 것도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동시적인 motor simulation이 동작을 방해한다는 증거는 또 다른 연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이 연필을 집을 때 망치가 같이 놓여 있으면 연필만 있는 경우보다 grip aperture(엄 지와 검지 사이의 간격을 말한다- 역자 주) 커지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연필을 집을 때 망치가 옆에 있으면 두 가지 시뮬레이션이 동시에 작용하므로 grip aperture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망치를 잡으려면 손을 더 크게 벌려야 하기 때문에 이것이 연필 잡을 때 영향을 미친다는 뜻 같다 - 역자 주)


그러나 motor imagery가 도구를 인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apraxia의 경우 위 사실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 이 환자들은 도구 사용을 비롯한 숙련된 동작에 문제를 보인다. 몇몇 apraxia 환자의 경우 도구의 사용과 인식에 어려움을 겪지만, 도구의 인식에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otor simulation은 도구를 인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 보인다.


Reference

Witt, J.K., et al. (2010). A Functional Role for Motor Simulation in Identifying Tools. Psychological Sci. [Abstract]


Castiello, U. (2005). The neuroscience of grasping. Nat. Rev. Neurosci. 6: 726-736. [PDF]


Tucker, M. & Ellis, R. (1998). On the relations between seen objects and components of potential actions. J. Exp. Psychol. 24: 830-846. [PDF]

출처: Psychology today
        posted by Paul Thagard,
(Professor of Philosophy at the University of Waterloo and author of The Brain and the Meaning of Life)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체화는 최근들어 심리학과 철학에서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사고는 지각이나 정서와 같은 생리적 과정에 영향을 받는다. 체화는 사고를 심적 표상으로 설명하는 인지 이론을 확장시켜주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이론은 아니다.


1960 년대부터 인지 심리학은 사고를 '심적 표상을 수학적 과정을 통해 처리하는 것'으로 설명해왔다. 이런 표상은 단어, 개념, 문장과 같은 언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이미지와 신경 네트워크를 포함한다. 지난 수십년동안 많은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은 이런 접근방식이 인지과정에서 인간의 신체가 미치는 역할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개념은 컴퓨터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 수학적 구조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신체의 감각 시스템에 의존하는 지각 정보와 결합된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Lawrence Barsalou같은 심리학자들은 개념이 지각적 상징 시스템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라는 개념은 일반적인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언어적 기술들 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생김새, 소리, 냄새, 감정 등의 감각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정서에 관한 연구는 이런 체화적 관점과 일관된 결과를 보여준다. 사고는 정서와 분리할 수 없으며, 정서는 심박수, 호흡, 피부 반응, 호르몬 수치 등 생리적 변화를 야기한다. 정서는 효율적 인지과정을 방해하기 보다 행동의 가치나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서는 인간이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상황의 적절성을 추상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뇌로 하여금 신체적 변화를 일으키게 한다.


그 러나 이런 체화가 수학적-표상적 접근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과장되면 안된다. 바퀴벌레도 체화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다지 똑똑하지 않다. 우리는 언어와 사고가 체화된 행동으로부터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체화의 약한(moderate) 입장과 사고는 곧 체화된 행위이며 표상이나 계산적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강한 입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극단적 입장은 하이데거적 철학자(Heideggerian philosophers)들이 지지하고 있으며, 일부 심리학자들도 뇌가 수학적이기 보다는 역동적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분명 뇌는 역동적 시스템임에 틀림없지만, 동일한 경우인 은하계나 생태계의 경우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인간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추론하고, 언어를 사용하는지는 표상을 다루는 정교한 계산적 과정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결국 신체의 지각과 정서와 관련하여 축적된 결과들은 극단적 입장이 아닌 약한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다른 글에 서, 나는 인지적 평가와 신체적 지각을 결합하는 정서적 관점을 지지했었다. 영어에는 감정을 표현하는 수백개의 단어가 있으며, 정서는 생리적 현상과 구분지을 수 없다. 인지적 평가는 공포나 분노같은 기본적 정서를 구분하기 위해서 필요하며, 특히 자존감, 거만, 당황, 부끄러움, 죄책감 등 사회적 정서를 구분지을 때 더욱 그러하다. 결국 체화는 인간의 사고의 중요한 단면이지만,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출처: Neuroskeptic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우리 뇌는 어떻게 공간을 학습할까? Science에 실린 두 논문은(논문1, 논문2) 아기 쥐의 경우 위치와 방향에 대한 신경적 표상이 매우 이른 시기에 출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어미 쥐의 품을 벗어나기도 전에 말이다.

Langston et al, Wills et al, 이렇게 두 팀은 태어난지 16일이 지난 쥐의 해마와 entorhinal cortex(공간 지각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성인쥐와 마찬가지로 방향, 위치를 담당하는 셀을 발견했다. 며칠이 지나자 grid cell이 출현했다.

쥐 는 인간에 비해 성장이 덜 된 상태에서 태어난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인간의 아기는 오감을 완전히 지각할 수 있는 체로 태어나며 사물을 바로 볼 수 있다. 반면 갓 태어난 쥐는 눈이 덮힌 체로 14일을 기다려야 한다. 이 결과는 해마 시스템이 공간적 표상을 저장하기 위해 태어날때부터 준비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공간을 부호화하는 능력은 이미 진화상태에서 완성된 듯 보이며 출생 후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는 이 선천적 '감'을 지지하는 데이터가 된다.

이건 아기 쥐에게 매우 기쁜 소식임에 틀림없다. 만약 공간 표상에 관한 선천적 능력이 없다면 아기쥐는 태어나자마자 바쁘게 주위 환경을 학습해야 할 뿐 아니라, 공간의 '개념'에 대해서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쥐가 그렇게 똑똑한 생물일지는 의문이 든다. 동일한 논리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아기 뇌에 전극을 심어서 직접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아마 부모들이 결사반대할 것이다), 우리는 해마와 관련된 부위를 다친 성인이 공간 처리와 기억력에 문제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는 비단 공간만의 문제는 아니다. 노암 촘스키는 자신의 이론에서 인간이 특수화된 언어 학습 메카니즘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데이터는 칸트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칸트는 우리 지식이 공간이나 시간같은 선천적 mental '카테고리'에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카테고리는 경험에 의해서 학습되는 것이 아니며 인간은 이 개념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이해한다고 칸트는 말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칸트와 쥐가 닮은 것 같다.


참 신기하게도 동일한 내용의 논문이 같은 시기 같은 논문에 게재되었다. 결과도 같고, 방법도 같다는 점이 참 신기하다.




Langston, R., Ainge, J., Couey, J., Canto, C., Bjerknes, T., Witter, M., Moser, E., & Moser, M. (2010). Development of the Spatial Representation System in the Rat Science, 328 (5985), 1576-1580 DOI: 10.1126/science.1188210

Wills, T., Cacucci, F., Burgess, N., & O'Keefe, J. (2010). Development of the Hippocampal Cognitive Map in Preweanling Rats Science, 328 (5985), 1573-1576 DOI: 10.1126/science.1188224


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빨강'을 '파랑'이라고 하면 안되요?

우 리는 어떻게 내가 보는 '빨강'과 다른 사람이 보는 '빨강이 같다고 생각할까? 내가 보는 빨강이 당신이 보는 파랑일 수도 있다. 심지어 당신이 보는 빨강이 내 색상표에는 전혀 없을 수도 있다! 색상이라는 것이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레이블이라면, 왜 타인의 뇌와 우리 뇌는 동일한 레이블을 사용하는 것일까?


리차드 도킨스는 최근 색상에 관한 재미있는 글을 썼는데 거기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했다.

그 는 타인과 자신의 색상 레이블이 다를 수 있지만, 다른 동물의 시각 외 감각에서는 동일한 레이블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박쥐는 귀로 공간적 정보를 얻으며 furry moth를 빨강으로, leathery locust를 파랑으로 듣는다. 이와 유사하게 코뿔소는 후각으로 공간적 정보를 얻는데 물을 오렌지색으로, 자신과 같은 종의 수컷을 회색으로 지각한다.


하 지만 나는 색상 특질(qualia)의 재배열에 관한 논의가 색상 지각의 구조적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색상 특질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또 다른 색상 외에 다른 특질과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이해한다면, 단일한 색상 특질을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왜 설득력 없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과 반대로 음악을 지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e.g., 음정과 음량의 개념이 뒤바뀌어서 멜로디가 음량의 크기 변화로 지각되는 경우. 또 위 아래 개념이 바뀌어서 아래를 위라고 착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 깊이를 악기의 음색과 착각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런 예는 무한히 들 수 있다.



'위'를 '아래'라고 할 수 없는 이유



색상이라는 특질과 달리 다른 특질들은 서로 재배열이 불가능해 보인다. 왜 그럴까? 왜 유독 색상만 빨강을 파랑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다 른 특질의 경우 단일한 레이블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이 특질들은 우리 지각의 다른 측면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특질들은 서로 복잡한 구조를 형성하게 되며 이 네트워크의 일부가 파괴 된다면 네트워크 전체의 모양을 바꾸게 된다. 만약 이런 네트워크의 모양이나 구조가 급진적으로 바뀌어버린다면 우리가 지각하는 특질의 의미는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


다 른 특질들이 하나 이상의 레이블을 가지는 이유는 명확한 의미와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특질들이 네트워크의 다른 것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않다. 반면 색상은 우리 지각의 다른 부분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색상이 우리 지각의 다른 특질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색상 레이블을 맘대로 바꿔도 별 문제가 없는 것이다.


역자 해설

[여 기서 잠깐. 글쓴이가 너무 어렵게 글을 쓴 것 같아서 정리하고자 한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다른 특질은 또 다른 특질과 연결되어 있어서 임의적으로 바꾸는 것이 위험하다는 뜻인 것 같다. 예를 들어. 피아노는 오른쪽 건반으로 갈 수록 높은 음이 난다. 만약 누군가 왼쪽과 오른쪽의 개념을 임의로 바꿔버린다면, 그 사람은 음의 높낮이를 뒤바꿔서 연주하게 된다. 이렇게 '방향'이라는 특질과 '음정'이라는 특질이 서로 연결된 상황에서는, 한 특질의 레이블링(왼쪽/오른쪽)을 마음대로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 그러나 색상은 다른 특질과 연계가 없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레드를 블루라고 한다 한들 문제가 없어보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색상 이름을 맘대로 못 바꾸는 이유


그러나 우리가 색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색상이라는 특질은 다른 특질과 마찬가지로 레이블을 재배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째, 색상이라는 특질에 대한 논의는 그 동안 색에 대해 밝혀온 사실에 대한 무지와 관련이 있다. 색이라는 개념은 한 색과 다른 색이 구분되는 크래온 같은 개념이 아니다. 색은 3가지 차원의 연속선상에서 정의되는 개념이다. 이 차원은 각각 빨강-녹색 차원, 노랑-파랑 차원, 검정-흰색 차원 중 어느 한 지점으로 표상된다. 이 각각의 축들은 서로 반대되는 색들을 축의 각 끝에 가지고 있다. 모든 색은 이 세 차원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burnt orange는 노랑-파랑 축에서는 중간, 검정-흰색 차원에서는 다소 검정에 치우쳐 있다.


따라서 빨강을 지각하기 위해서는 녹색이 없이 불가능하며, 빛을 지각하기 위해서는 어두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렌지색을 지각하기 위해선 빨강-녹색 축과 노랑-파랑 축이 함께 있어야 한다.


색은 색상이라는 특질 내부에서만 연결성을 갖는 게 아니다. 색은 우리 일상의 다른 측면인 감각, 감정과도 연결되어 있다.


내가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유인원의 색 지각은 얼굴이나 (털이 없는)신체의 지점들의 색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발전했다. 유인원의 색 지각은 특히 추상체(cone)의 민감성에서 두드러진다(M과 L cone의 민감성 정도는 굉장히 흡사하다). 이런 추상체의 민감성은 혈류랑 변화로 인한 피부색 변화를 파악하는 데 적합하다. 특히 얼굴과 엉덩이에 털이 없는 유인원이 색 지각을 한다. 색 지각을 하지 못하는 유인원은 얼굴에 털이 있다.


본질적으로, 우리 시각 체계는 병원에서 볼 수 있는 산소 농도계와 같은 것이다. 이는 우리가 주변인의 감정이나 기분, 건강을 읽는 도구가 된다.


이 새로운 관점에 의할 때 색상은 아무렇게나 레이블링된 특질과 거리가 멀다. 세 차원으로 구성된 우리의 색 공간은 정서, 기분, 신체적 상태, 행동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색 공간에서 보라색 지역은 단순히 파랑과 빨강을 섞었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게 아니라, 신체 정서적 의미도 같이 포함하고 있다. 이 경우 격노한 수컷이 당신을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이런 관계는 임의적이거나 학습된 것이 아니다. 이 특질간 연결은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 런 모든 연결이 우리가 보는 색의 질적인 느낌을 결정한다. 나와 당신으 동일한 '지각적 네트워크'를 공유한다면 우리는 동일한 특질을 지녔다. 만약 어떤 동물이 우리와 전혀 다른 3차원 색공간을 가지고 있다면, 그 동물의 일상은 우리와 많이 다를 것이다.


Mark Changizi is the author of The Vision Revolution and a professor at 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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