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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지각

인간은 자신의 손을 짧고 넓다고 생각한다


출처: Discover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우 리는 매일같이 자신의 손등을 보기 때문에 내 손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각하는 손은 실제 손보다 조금 짧고 너비가 넓은 편이다. 결국 실제 손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University College London의 Matthew LongoPatrick Haggard에 의하면 인간은 본인의 손에 관한 심적 모형을 기억함으로써 자신의 손이 공간 상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모형이 다소 왜곡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신체 일부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기 위해서 우리 뇌는 근육, 관절이나 피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인다. 눈을 감고 몸을 움직일 때 우리는 자신의 몸을 직접 보거나 만지지 않아도 자신의 각 신체부위가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각 신체부위의 크기나 형태를 알려주는 신호는 없다. 대신 우리 뇌는 신체 부위에 관한 심적 모형을 매핑한다.


이 심상 모형을 시각화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자신의 손을 보드 아래 위치하게 한 다음 손의 특정 지점 10곳(e.g., 각 손가락의 첫번째 관절)을 보드 위에 표시하게 했다. 참가자의 응답은 놀랄 정도로 부정확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엄지손가락 길이를 5%정도 과소추정했으며, 약지와 새끼손가락의 경우 35% 정도 과소추정했다. 반면 자기 손의 넓이는 67% 정도 과대추정했으며, 특히 중지에서 약지에 이르는 관절 사이에서의 과대추정이 심했다. 우리 심적 모형은 손이 짧고 넓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자신의 손을 90도 정도 꺾어 보거나 오른손 왼손을 모두 관찰한 경우에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런 왜곡은 손의 각 부위가 감각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런 왜곡된 심적 지도는 뇌의 somatosensory cortex(감 각 정보를 처리하는 부분)를 나타낸 Penfield's homunculus라는 지도와 유사하다. 감각 정보가 예민한 신체 부위의 homunculus에서 많은 부위를 차지하며, 우리 심적 지도상에서도 크게 표상된다. 감각이 다소 둔한 곳은 이 부위에서도 작은 부분을 차지한다.


엄지손가락에서 새끼손가락으로 내려감에 따라 감각의 예민함 정도도 떨어지게 되고 따라서 실제 크기를 과소추정하게 된다. 손등의 감각은 세로방향보다 가로방향이 더 민감하다. 따라서 우리 심적 지도는 손을 넓고 짧게 보는 것이다(반대가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 역자 주)


이 현상을 딱히 설명할 길은 없다. 참가자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손 모양과 크기를 잘 알고 있었다. 연구자가 여러 장의 손 사진을 보여주고 자신의 손과 잘 맞는 것을 고르게 할 때, 참가자들은 대체적으로 과제를 잘 수행했다. 그러나 자신의 손을 보드 위에 표시하는 과제에서는 여전히 손을 왜곡되게 지각하는 현상을 나타냈다.


이렇게 손에 대한 심상이 왜곡되어 있다면, 어떻게 이를 수정할 수 있을까? 연구자들은 두가지 그럴듯한 가설을 내놓았다. 하나는 시각적 단서를 통해 왜곡된 지도의 영향을 극복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인간이 잘못된 심상을 수정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경우다. 이런 요인들을 제거하고 난다면 연구자들은 우리 실제 지각이 어떻게 왜곡되어 있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 PNAS http://dx.doi.org/10.1073/pnas.1003483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