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위에 추상화 2점을 관찰해보자. 오른쪽 그림은 마르셀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2'이다. 왼쪽은 몬드리안의 '회색나무'다. 어떤 그림이 훨씬 운동감 있는가?


Chai-Youn Kim과 Randolph blake의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관찰자는 뒤샹의 그림이 더 운동감 있다고 말할 것이다. 뒤샹의 위 그림은 그가 처음 시도했던 운동감을 표현하는 기법이 적용되었다. 그림 속 인물의 여러 이미지 - 각 이미지는 시간별 인물의 위치를 묘사하고 있다 - 가 한장의 그림에 겹쳐져 있다. 마치 다중노출로 촬영한 사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연속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화가가 한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묘사했음을 알 수 있다.


Étienne Jules Marey, 'Chronographic Study of a Man Pole Vaulting' (1890) albumin print.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추상화를 두 집단으로 분류했다. 한 집단은 뒤샹의 기법처럼 겹쳐진 이미지(superimposed images)를 사용한 그림들이었다. 다른 집단은 회색 나무처럼 superimposing image는 사용하지 않아서 운동감이 없는 그림들이었다. 참가자들은 각 그림이 얼마나 운동감 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운동감을 표현하는 기법을 사용한 그림이 더 운동감 있다고 평가했다. 이 결과는 평소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건 문외한이건 동일했다. 하지만 이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운동감을 더 강하게 느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fMRI를 사용하여 그림을 보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과 문외한에게 운동감이 묘사된 그림과 그렇지 않은 그림을 보여주는 동시에 fMRI를 통해 스캐닝을 했다. 운동감이 묘사된 그림은 움직임의 지각을 담당하는 MT+ (middle temporal 영역과 medial superior temporal (MST)영역을 모두 지칭하는 뜻 같다 - 역자 주)영역의 활성화를 증가시켰다. 하지만 이 효과는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에 한했다. 문외한의 경우, 운동감을 묘사한 그림이나 그렇지 않은 그림 모두 MT+의 활성화 수준에서 차이가 없었다.


결 국 대부분 뒤샹의 그림이 몬드리안의 그림보다 운동감 있다고 인정하겠지만, 평가자의 신경 수준은 추상화에 대한 친숙도와 관련있는 듯 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연구는 현대 미술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의 머리 속이 어떨지 상상하게 만든다. 추상화에 깊은 인상을 받은 사람은 운동감을 묘사하기 위해 그림에 사용된 화법을 관찰해 볼 것이다. 그러나 오직 추상화에 조예가 깊은 사람만 실제 눈으로 지각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그림에서 운동감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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