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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HCI

사용자 경험은 메뉴형태에 대한 선호를 바꾼다


글 : 인지심리 매니아


당신은 어떤 메뉴 바를 선호하는가? 거의 대부분의 웹사이트나 블로그는 화면 왼쪽에 세로로 긴 메뉴 바를 배치하고 있다. 필자의 블로그 역시 블로그 목차가 왼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로로 긴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런데 모든 메뉴 바가 꼭 이런 형태를 띠고 있어야만 할까? 예를 들어 18X2형태의 긴 메뉴 바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럼 똑같은 아이콘들을 6X6 형태의 메뉴 바에 표시할 수는 없을까? 하지만 6X6처럼 컴팩트한 형태의 메뉴바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또, 미관상으로도 슬림하지 않고 다소 무거워 보인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인터넷 초기부터 긴 형태의 메뉴 바가 선호되었던 것 같다.



둘 중 어떤 메뉴 바가 더 보기 좋은가?



아이콘들을 가늘고 긴 메뉴 바에 표시하는 것과, 두껍고 짧은 메뉴바에 표시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보기 좋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실제로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일까?


2011년 Computer in Human Behavior 저널에 게재된 한 연구[각주:1]가 이 문제를 연구했다.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메뉴 바 layout을 보여준 다음, 특정 아이콘을 얼마나 빠르게 찾는지 측정했다. 각 layout은 12X3처럼 세로로 긴 것부터 6X6처럼 컴팩트한 것까지 다양했다. 또, 연구자는 실험 전후로 layout에 대한 주관적 선호도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layout이 컴팩트할수록 아이콘을 찾는 속도가 빨랐다. 이와 더불어 연구자는 두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진행 전 실시한 조사에서 참가자들은 세로로 긴 layout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응답했다. 가장 컴팩트한 layout(6X6)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메뉴 바 속에서 아이콘을 찾는 과제를 마치고 난 다음에는 선호가 역전되었다. 즉, 가장 컴팩트한 layout에 대한 선호가 늘어난 반면 세로로 긴 layout에 대한 선호는 줄어들었다. 컴팩트한 layout에서 아이콘을 찾기 쉽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에 컴팩트한 메뉴를 더 좋아하게 된 것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선호를 바꾸지 않는 ‘고집스러운’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연구자는 군집분석을 통해 참가자를 집단 별로 분류해봤다. 그 결과, 실험 전 vertical layout을 선호했던 사람 중 일부가 실험 후에도 여전히 이 layout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참가자들은 콤팩트한 레이아웃이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선호를 바꾸지 않았다. 


연구자는 실험 결과를 토대로 디자이너들이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때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1. 사람들이 인터페이스에 대해 가지는 초기 선호는 매우 가변적이라는 점이다. 이 선호는 제품을 사용하면서 겪는 경험에 의해 금방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제품을 가급적 자주 사용하게끔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2. 만약 두 가지 인터페이스가 객관적 효율성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사람들의 주관적 선호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3. 이 세상에는 경험을 통해서도 자신의 선호를 바꾸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 Rafał Michalski, Examining users’ preferences towards vertical graphical toolbars in simple search and point tasks, Computers in Human Behavior, Volume 27, Issue 6, November 2011, Pages 2308-2321, ISSN 0747-5632, 10.1016/j.chb.2011.07.010.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