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운 전 중에 다른 운전자가 이상한 행동을 할 때면, 나는 그 운전자가 전화통화 중이라고 항상 확신한다. 고속도로에서 너무 느리게 달리는 사람이나, 차선을 지그재그로 들락날락한다거나 급정거를 하는 운전자 같은 경우 말이다. 이번 여름에 나는 어떤 차가 주차장을 빠져 나가면서 전화통화를 하는 한 운전자 때문에 경적을 울려야만 했다.


전화통화가 운전을 방해한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운전은 사실 조금 어려운 기술 중 하나이다. 당신은 운전 중 다른 운전자, 자전거, 보행자를 보는 동시에 큰 차량을 컨트롤해야 한다. 또 차량의 이동방향을 즉각적으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상황을 예측하며 운전을 해야 한다


대화를 하는 데에도 노력이 들어간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당신은 다음에 자신이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해야 한다. 당신은 상대방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할 말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수년동안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따로따로 하는 것보다 수행을 저하시킴을 밝혀왔다. 특히 운전처럼 노력이 들어가는 과제의 경우 훨씬 그렇다.


Jason Watson과 David Strayer는 2010년 8월 Psychonomic Bulletin and Review에 몇몇 사람은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해도 혼란을 겪지 않는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200명을 대상으로 가상운전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어떤 차량을 뒤따라 고속도로를 달리는 과제를 수행했는데 앞차가 이따금 정지를 반복했다. 참가자는 앞차로부터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실험자들은 한 조건에서 참가자가 운전만 하도록 지시했다. 다른 조건에서는 핸즈프리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며 운전을 하게끔 지시했다. 이 두번째 과제는 OSPAN이라고 불리는 과제인데, 전화를 통해 단어를 외우고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한다. 마지막 조건에서는 운전은 하지 않고 OSPAN 과제가 실시했다.


Multitasking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가 두 과제를 동시에 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행이 저조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5명의 참가자가 이중과제도 잘 해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사람들은 운전만 할 때와 운전+OSPAN을 할 때 별 차이가 없었다. 이들은 운전을 워낙 잘해서, 다른 과제가 함께 주어진 경우에도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은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런 사람들을 supertasker라고 불렀다. 통계분석을 통해 이런 결과가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입증했다.


그 러나 당신이 집에 가기 전에 이 실험결과에 대해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전체의 2.5%가 두 과제를 동시에 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보자. 이는 당신이 supertasker가 아닐 확률이 97.5%임을 의미한다. 그러니 우리는 자신이 운전중 통화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여전히 버려선 안된다.


둘째, 우리는 우리 운전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경우는 몰라도, 나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만약 두 과제를 동시에 하게 되면, 자신이 운전을 제대로 하는지 알아차릴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착각을 하게 된다. 또, 우리가 운전 중 저지르는 실수가 대게 경미하기 때문에(그리고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운전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당신이 차를 거의 들이받을 뻔 하다가 간신히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내 운전능력이 전화통화로 방해를 받았다고 깨닫는 순간은 이미 차가 박살이 난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셋 째, 이 연구의 해석상 주의할 점이 있다.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한 세션에 참가했다. 이 실험에서 2.5%의 사람들이 'supertasker'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몇번 반복할 경우 이들이 여전히 'supertasker'일지는 의문이다. 실험설계상 사람들이 운전을 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지만, 그 상황이 참가자에 따라 변했을 수가 있다(외생변수의 혼입). 만약 실험을 여러번 반복한다면, 2.5%에 드는 사람이 계속 바뀔 수도 있다.


결국 운전 중에 휴대폰 전화는 어떠한 경우에도 위험한 것이다. 설사 당신이 supertasker라도, 도로에만 집중하며 운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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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그 동안 수많은 연구를 통해 우리는 운전중 휴대폰 사용이 브레이크 밟는 속도를 늦추게 하고, 차로를 잘 지키며 달리지 못하게 하고,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러나 이런 연구들은 현실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실생활에서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 그 차는 우리 차이며 달리는 길은 익숙한 길이고 대화하는 사람도 우리가 아는 사람이다. 반면 실험실에서 진행한 연구는 시뮬레이션을 이용했고, 처음보는 길을 달리는 데다가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 했다.

Western Washington 대학의 Ira Hyman은 운전중 휴대폰 사용의 부작용이 'inattentional blindness'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현상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주위의 정보를 눈치채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존 실험의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그는 자연스러운 상황을 설정했다. 연구자는 대학 내 Red Square를 가로지르는 375피트의 길을 무대로 삼았다. 이 길을 걷는 학생들은 휴대폰으로 통화중이거나, 음악을 듣고 있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하며 걷고 있거나, 혼자 걷고 있었다. 이 학생들이 이 길을 다 지나쳤을 때 연구자가 나타나서 그들에게 '길 옆에 외발자전거를 타고 있는 광대'를 봤냐고 묻는다.

외발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며, 대학 내에서 구경하기는 더더욱 힘들다. 따라서 길 옆에 이 광대는 눈에 띄기 쉬울 것이다.

그 길을 가로지르던 151명의 학생 중 24명이 휴대폰으로 통화중이었고, 이 학생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광대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통화를 한 학생 중 25퍼센트만이 광대의 존재를 알아차린 반면, 혼자 걸은 사람의 51%, 음악을 듣던 사람의 61%, 다른 사람과 같이 걷던 사람의 71%가 광대를 찾아냈다. 이 결과는 휴대폰 사용이 inattentional blindness 효과를 가져왔음을 보여준다(사실, 옆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경우 주위를 탐색하는 능력은 증가한다. 이 효과는 운전 시뮬레이션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그 외에도 연구자는 통화를 하며 걸었던 학생들이 길을 훨씬 느리게 걷고, 방향을 자주 바꾸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 결과 역시 inattentional blindness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나라들이 운전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휴대폰의 해악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자각을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광대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사실을 놓쳤다는 걸 알고 나자 놀라는 반응이었다'라고 연구자는 말했다. '불행하게도 운전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조차 알지 못하며, 너무 늦은 상황(?)이 되서야 알아차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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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man, I., Boss, S., Wise, B., McKenzie, K., & Caggiano, J. (2009). Did you see the unicycling clown? Inattentional blindness while walking and talking on a cell phone.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24 (5), 597-607 DOI: 10.1002/acp.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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