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인간은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할 때 두 가지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 한편으로는 목표를 가장 쉬운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 자체를 보상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생 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적은 노력을 들이는 데 능하다. 즉, 목표를 힘들게 달성하는 사람은 쉬운 방법으로 달성하는 사람보다 불이익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목표를 위해 들이는 노력의 정도가 보상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Matthew Botvinick, Stacy Huffstetler, Joseph McGuire는 이 문제를 다룬 논문을 2009년 Cognitive, Affective, and Behavioral Neuroscience에 게재했다. 연구자들은 effort discounting이라는 현상을 관찰하고자 했다. 이 현상은 노력을 많이 들일 수록 그로 인해 얻는 대가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연 구자들은 피험자들을 fMRI로 관찰하는 동안 두 가지 단순한 과제를 지시했다. 참가자들은 숫자를 보게 되는데, 만약 숫자가 노란색이면 그 수가 홀수인지 짝수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만약 숫자색이 파랑이라면 그 수가 5보다 큰지 작은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과제는 쉬운 과제와 어려운 과제로 나뉜다. 쉬운 과제(low effort)의 경우 두 가지 과제 중 한가지만 계속해서 나온다. 반면 어려운 과제(high effort)는 두 가지 과제가 무선적으로 섞여서 제시가 된다. 두 가지 과제가 섞여서 제시되면 참가자는 과제 수행에 혼란을 겪을 것이므로 쉬운 과제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form>

과제를 모두 수행한 후,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1달러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묻는다. 연구자는 참가자에게 1달러를 줄지 여부는 컴퓨터가 무선적으로 정한 것이며, 과제의 정확성이나 스피드를 기준으로 보상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줬다. 또 과제의 난이도가 1달러 수여 여부를 결정한 것도 아니라고 설명해줬다.


Nucleus Accumbens


연구자들은 참가자 뇌의 혈류량을 관찰했다. 이들은 특히 Nucleus Accumbens라는 곳에 관심을 모았다. 이 부분은 basal ganglia라고 불리는 뇌 부위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 부위는 사람이 보상을 평가할 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 구자들은 참가자들이 어려운 과제를 수행한 후 돈을 받을 때 이 부위가 덜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전대상회(Anterior Cingulate Cortex)의 활성화도 이 결과와 관련이 있었다. 전대상회는 사람들이 노력을 들인 양과 관련이 있다. 이 부위의 활성화가 증가할수록(즉 노력을 많이 들일 수록) 보상의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



이 결과를 통해 우리는 몇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Nucleus Accumbens는 뇌의 심층부위에 자리잡고 있으며 진화적으로도 오래 전 형성된 부분이다. 이는 보상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들일 때 그 보상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것이 인간의 일반적 경향이라는 것이다.


둘째, 목적달성을 위해 간단한 수단을 택하는 것은 매우 좋은 전략이라는 것이다. 쉬운 수단을 놔두고 어려운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한다면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셋 째, 어떤 경우는 목적지보다 여행과정이 더 큰 보상인 경우도 있다. 자신의 집을 리모델링한다고 가정해보자. 자신이 직접 리모델링하는 경우 다른 사람을 고용할 때보다 노력을 많이 들일 것이다. 이 경우, 집을 리모델링하는 과정 자체가 보상이 된다. 그리고 결과물을 쳐다볼 때, 우리는 그 과정을 기억하게 된다. 이 기억은 목표 성취에 자부심이라는 느낌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결론은, 노력하기를 싫어하는 것에 너무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노력은 보다 큰 목표를 추구하거나, 또는 과정 자체를 보상으로 여기는 경우에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방해요소가 무진장 많다. 창 밖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친구에게 전화가 온다. 책 대신 옆에 있는 컴퓨터를 켜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보다가 만 만화책을 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여 러가지 방해요소를 물리치고 목표 과제에 집중하는 능력을 흔히 주의력이라고 한다. 이런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또 각 방법들 간 차이는 무엇일까? 오늘은 주의력 훈련과 관련하여 Trends in Cognitive science에 게재된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AT와 AST

그 동안 동/서양 간 주의력을 훈련하는 방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서양은 Attention training(AT) 방식을 실험에 사용해 왔다. 반면 동양은 Attention state training(AST) 방식을 선호했다.
AT는 여 러가지 방해 자극 속에서도 목표로 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필요없는 자극을 억제하고 한 과제에만 집중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AT 방식의 훈련 방법은 나름 효과적이었으며(장기적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린이와 어른 모두 ANT 과제에서 수행의 향상을 보였다. 또 이런 주의력 향상은 일반적인 인지적 능력(e.g., IQ)으로 전이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ANT의 예


(가운데 화살표의 방향과 동일한 방향키를 눌러야 한다. Incongruent 조건의 경우, 목표 자극 옆에 다른 화살표들이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주의력이 높다면 이런 방해 자극에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AST는 인간의 몸과 정신 상태를 변화시켜 주의력을 향상시킨다. 대표적 방법으로 자연풍경을 보거나 체험하는 방법, 마음챙김 명상, IBMT(중국에서 고안된 훈련 방법)이 있다. 자연 풍경을 보게 되면, 공부하는 동안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반대 기제를 사용하게 된다. 나무, 돌, 동물 등 즉각적으로 출현하는 자극은 비의도적인 주의를 끌게 된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집중하느라 지친 주의를 쉬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과거나 미래의 일들로부터 벗어나 현재의 자기 상태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한 연구에서 이 방법이 attentional blink라는 현상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 적이 있다. 마음챙김이 주의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IBMT는 중국의 전통 의학과 명상을 접목한 훈련 방법이다. 이 방법은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애쓰지 않고 이완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방법을 사용한 연구에서 IBMT를 체험한 참가자들이 ANT 과제를 잘 해냈음을 보여줬다.



차이점

AT는 방해하는 생각들을 억지로 누르는 방법이다. 인지심리학적 용어로 설명하자면 중앙집행기가 불필요한 자극을 눌러버리고 필요한 자극에 주의를 지속하게 만드는 훈련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힘이 많이 든다.
반면 AST는 방해되는 생각을 억누르지 않는다. AST는 한 과제에 집중하느라 지친 주의를 이완시킨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방법이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그 림과 같이 우리는 주의를 집중하지 않아서 잡생각에 사로잡힌 상태(Wandering mind)와 지나친 집중으로 지친 상태(Mental fatigue)라는 양 극단을 피해야 한다. 그 극단의 중간을 유지하는 것이 주의력의 핵심인 것이다. AT 방식은 의식적인 훈련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치게 된다. 반면 AST는 명상 상태를 통해서 비의도적인 훈련 방법을 사용한다.
동양의 주의력 훈련 방식은 기존 서양의 훈련 방식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ST는 AT방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므로 양 극단 속에서 중도를 지키게 해 준다. 만약 이 두 방법의 장점만을 취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주의력 훈련방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신경학적 근거


(왼쪽 그림: 전대상회 오른쪽 그림: Lateral PFC(2번))

AT 방식의 훈련을 받은 참가자의 경우 전대상회(anterior cingulate cortex)와 lateral PFC(prefrontal cortex)의 활성화가 두드러졌다. 이는 두 부위간 연결이 주의력 향상과 관련있음을 보여준다.
반 면 AST는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 차이는 왜 AST가 명상을 통한 이완 훈련이 역설적으로 주의를 강화시키는지 설명해준다. AST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명상상태에 돌입하기 위해 의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Lateral PFC의 활성화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훈련이 진행되는 과정에 ANS(Autonomic control system)의 활성화가 병행한다. 즉 자발적인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전대상회는 자발적인 통제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이므로, 이 부위의 활성화 수준이 높아진다. 훈련의 후기 단계에서는 ACC의 활성화가 압도적으로 변한다. 결국 의도적인 통제 없이도 기민한 주의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집중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을 때 우리는 좌절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는 진행중이다. 언젠가는 오래 수행한 고승처럼 일반인도 칼날같은 주의력을 갖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주의력을 향상시킬 효과적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다.


Reference
Yi-Yuan Tang & Michael I. Posner, Attention training and attention state training,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20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