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지심리기사/기억/학습

기억술의 심리학적 검증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장소법(Method of Loci) 또는 “Memory Palace” 는 기억해야 할 대상을 익숙한 길에 배치하는 상상을 하는 기억술을 말하며, 고대부터 전해져 오는 방법이다. 어떤 대상을 기억하고 싶다면 단순히 길을 걷는 상상을 하면 된다. 이 방법은 우리가 중립적인 정보보다 길에서 본 정보를 잘 기억한다는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 이 방법은 Joshua Foer의 베스트셀러인 “Moonwalking With Einstein”에서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기억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 이 방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 원리를 통제된 심리학 실험으로 밝혀내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 근처, 통학 또는 통근길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 기존 연구의 경우 사람들이 기억술을 사용하는 시간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Eric Legge와 동료들은 가상 현실을 통해 Memory Palace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각주:1].


142명의 참가자들은 단어를 기억하기 전에 컴퓨터를 통해 아파트, 학교, 창고 등 가상 환경을 5분 동안 돌아다녔다. 이들 중 3분의 2는 Memory Palace 방법을 통해 단어를 외우도록 지시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자신에게 익숙한 환경(ex, 집)을 사용해서 외우도록 지시했다. 나머지는 방금 전 봤던 가상 환경을 이용해서 단어를 외우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통제 조건의 참가자에게는 특별한 기억술을 주문하지 않았다. 모든 참가자들은 11개의 무관련 단어가 포함된 10개의 리스트를 암기했다.


실험 결과, Memory Palace  방법을 사용한 집단이 통제 집단보다 단어를 더 많이 기억했다(10~16% 더 정확히 기억했다). 예상과 달리, 단어 목록의 순서와 상관없이 회상을 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점수가 높았다.


중요한 점은, 가상 환경을 사용한 참가자와 익숙한 환경을 사용한 참가자의 점수가 비슷했다는 점이다(어떤 가상 장소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또, 가상 환경을 사용한 참가자가 그렇지 않은 참가자보다 기억술을 지시한대로 잘 활용했다.  


이 결과는 가상 환경을 이용해서 Memory Palace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 사실 사람들은 이 방법을 기존 방법보다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이를 통해 심리학자들은 기억술을 정형화된 환경에서 연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 이 결과는 실제적 활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암기 때문에 고생을 하는 사람들은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다양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연구자는 말했다. “그리고 이 환경에 자신이 암기하고자 하는 물건을 배치할 수 있다"


  1. Legge, E., Madan, C., Ng, E., and Caplan, J. (2012). Building a memory palace in minutes: Equivalent memory performance using virtual versus conventional environments with the Method of Loci. Acta Psychologica, 141 (3), 380-390 DOI: 10.1016/j.actpsy.2012.09.002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