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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의사결정/추론

로저 페더러, 타이거 우즈가 경기를 독식할 수 있었던 이유


사진: 2011년 윔블던에서 Jo Wilfried Tsonga에게 패배한 로저 페더러. ap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지난 수년 동안 테니스와 골프계는 로저 페더러와 타이거 우즈가 지배했었다. 이 선수들은 단지 대회에서 우승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기량을 뛰어넘는 것처럼 보였다. 데이빗 포스터 월레스는 2006년 페더러의 profile에서 이 천재 선수의 플레이가 다른 선수에 비해 얼마나 매력적인지 묘사하고 있다.

아름다움이 경쟁적인 스포츠의 목적이 아니지만, 높은 수준의 스포츠는 인간의 미적 표현을 위한 주요 창구다. 이 둘 간의 관계는 전쟁과 용기의 관계와 비슷하다.

여기서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아름다움은 특별한 유형의 아름다움이다; 바로 운동감각적(kinetic) 아름다움이다. 이 아름다움의 매력과 힘은 보편적이다. 이 아름다움은 문화적 규범이나 성별과 관련이 없다. 이 아름다움은 오직 인간과 신체 간의 조화와 관련있다.

그러나 우즈와 페더러가 전성기에서 벗어나면서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우즈는 개인적 불륜과 다리 부상을 핑계로 대고 있고, 페더러는 나이를 먹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그는 30세도 아니다!) 두 사람이 모두 전성기 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 그들의 경쟁자들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 나는 부수적인 현상이 몰락을 가속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두 사람 모두 수퍼스타라는 지위를 읽어버렸다는 점이다. 그 결과 경쟁력을 상당 부분 잃어버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자. 몇 년 전, 노스웨스턴 대학의 Management and Strategy 교수인 제니퍼 브라운은 "수퍼스타 효과"라는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이 효과는 우즈나 페더러같은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선수들을 위협할 때 발생하며, 그 결과 다른 선수들의 수행은 저조해진다. 결국, 운동스타는 자기 성취 예언을 이루는 것이다. (나는 작년 WSJ에서 슈퍼스타 효과에 대해 쓴 적이 있다.)

슈퍼스타가 될 때 얻는 이득을 살펴보자. 브라운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PGA 투어에 참여한 선수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녀가 골프를 택한 이유는 이 종목에 "팀 역학"이 혼입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우즈가 본격적으로 활약한 2009년부터 그의 골프 랭킹 점수는 16.169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때 두 배에 가깝다. 그는 다른 선수보다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가 많고 PGA Player of the Year로 수상한 적도 10번이나 된다.


이러한 독점은 확실히 위협적이다. 우즈가 일단 대회에 참여하면, 그 대회에 참가한 다른 선수들은 평균 0.8타를 더 많이 쳤다. 이 효과는 심지어 첫번째 라운드에서도 발견되었다. 우즈의 존재만으로도 다른 선수들은 초기 18홀 동안 0.3타를 더 많이 쳤다(사소한 차이처럼 들리겠지만, PGA에서 1등과 2등의 차이는 보통 한타 차이다). 흥미롭게도, 슈퍼스타 효과는 선수가 리더보드와 얼만큼 떨어져 있는지에 따라 달라졌다. 선수가 가까이 있을 수록, 수행은 떨어졌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라운은 "슈퍼스타 효과"가 우즈의 수입을 5백만 달러 정도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슈퍼스타 효과가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두 가지 설명이 있다. 첫번째 설명은 수퍼스타가 플레이를 할 때 경쟁자가 그냥 포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열심히 하는 대신 자신의 어쩔 수 없는 패배를 인정한다. 어차피 수퍼스타가 이길 것인데 무엇하러 열심히 한단 말인가?


두 번째 설명은 슈퍼스타의 존재가 다른 사람을 질식(choke)1하게 한다는 것이다. 경쟁자들은 자신이 우즈나 페더러를 이기기 위해선 최고의 기량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불안해져서 실수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국영 TV에서 자신이 지는 것을 보이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스윙이나 서브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역효과를 가져온다: 공을 제대로 맞춰야 한다는 걱정이 오히려 공을 잡초 쪽으로 보내고 마는 것이다.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시안 베일록 은 프로 선수들의 질식 효과(choke effect)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녀는 골프를 연구했다. 사람들은 퍼팅을 처음 배울 때 매우 어려워한다. 생각할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초보 골퍼들은 골프체를 제대로 잡고 어깨를 사각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 다음 공을 부드럽게 쳤는지 확인한다. 퍼터의 중앙이 공과 맞았는지, 공을 친 후에 클럽이 안쪽으로 이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경험이 없는 선수에게 퍼팅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끊임없이 체크해야 하는 과제와 같다.

하지만 정신적인 노력은 초반에 장점이 있다. 베일록은 초보자들이 동작을 의식하고 있을 때 퍼팅을 잘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퍼팅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수록, 초보자가 저지르는 실수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 숙련되면 모든 게 달라진다. 일단 골퍼가 퍼팅을 배우고 나면 - 필요한 동작들을 외우고 나면 - 자신의 스트로크를 분석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베일록이 숙련된 골퍼에게 자신의 퍼팅을 의식하도록 만든 경우, 그들의 수행이 저조해졌다. 의식적인 생각이 수년동안 축적된 경험을 지워버리는 것이다; 재능의 축복은 사라지고 만다. 이런 이유 때문에 수퍼스타와 경쟁할 때는 위험한 것이다: 경쟁자는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브라운은 데이터를 골프에만 한정했지만, 나는 페더러 역시 수퍼스타 효과의 이득을 봤다고 확신한다. 테니스도 골프와 마찬가지로 정밀함, 정신적 강인함,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 나는 몇 년 전 Jo-Wilfried Tsonga가 윔블던에서 두 세트를 잃고 기가 죽지 않았을까 의심해본다. 그는 페더러한테 기가 죽어서 경기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고, 동기가 떨어졌거나 지나치게 과민한 상태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페더러가 불멸의 존재가 아니며 심지어 잔디 코트에서도 패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 페더러는 더 이상 수퍼스타가 아니기 때문에 경쟁자들의 실력은 상대적으로 더 늘었다.

그래서 수퍼스타가 천천히 몰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슬프다는 것이다. 맞다. 그들은 신체적 천재성을 일부 상실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그들을 무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아우라가 사라졌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