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가이버



글 : Ulterior Motive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혁신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다. 제임스 다이슨은 제재소의 유추를 통해 진공청소기를 개발했고, George DeMestral은 강아지의 털에 붙어있는 도꼬마리를 보고 벨크로를 만들었다.


통찰은 기능적 고착을 깨는 데서 시작된다. 맥가이버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기능적 고착을 극복하는 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주인공은 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주변에 있는 사물을 이용해 장치를 만들어낸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사물을 참신한 방식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종이 클립은 철사로 사용하고, 공구 상자는 내용물을 비워서 호수에 띄우기도 한다. 시계는 분해해서 기어의 일부로 사용한다.


기능적 고착 (Functional fixedness)


어떤 물체를 가장 많이 쓰는 용도로만 인식하는 경향. (출처 - 실험심리학용어사전)
EX) 흔히 상자는 물건을 담는 용도로 쓴다고 생각하지만, 양초를 벽에 고정시킬 때도 쓴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던컨의 양초 문제.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일반적으로, 우리는 물체가 특정한 기능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클립은 종이를 묶어 놓기 위해 쓰인다. 공구 상자는 공구를 담기 위해 쓰인다. 하지만 우리는 물체들의 각 부분과 구성 물질을 고려하지는 않으며, 따라서 이 물체를 다른 기능으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맥가이버의 재미는 사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하는 데 있다. 


물론 맥가이버는 대본 속 이야기일 뿐이다. 일반인의 경우는 어떨까? 2012년 4월 Psychological Science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서,  Tony McCaffrey는 우리 모두가 기능적 고착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물을 진부한 방식으로 보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선 물체의 모든 특성을 나열한 다음, 물체의 기능보다 구성 요소에 주목해야 한다. 이 논문에서, McCaffrey는 참가자에게 양초와 금속 블럭을 이용해서 두 금속 반지를 연결하라는 문제를 냈다. 사람들은 이 문제를 매우 어려워했다. 하지만, 사물을 구성 요소로 나누어 보면 양초가 왁스와 심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심지는 실로 만들어진다. 만약 양초의 왁스를 긁어내기만 한다면, 반지를 묶을 수 있는 심지를 얻게 된다.


이 방법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McCaffrey는 사물의 특성을 모두 나열하라고 지시한 집단과 지시를 받지 않은 집단을 비교했다. 그 다음, 기능적 고착을 극복해야만 풀 수 있는 여섯 개의 통찰 문제를 제시했다. 통제 집단은 전체 문제의 절반 밖에 풀지 못한 반면, 특징을 나열한 집단은 문제의 80%를 풀었다.


당신은 문제를 풀다가 난관에 부딪혔을 때 이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사실 난관에 부딪힐 때 문제 풀이에 필요한 지식과 도구는 쉽게 이용 가능하다.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문제 풀이에 지식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문제를 다시 기술하면 된다. 주위에 있는 물체들을 기능에 상관없이 부분으로 나열하는 전략은, 문제를 다시 기술함으로써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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