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Ulterior Motives (Art Markman)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살면서 타인에게 많은 조언을 해 준다. 우리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람은 대게 두 가지 유형 중 하나다. 첫째, 해당 분야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당신의 전문성이나 의견에 전적으로 기대려고 한다. 가끔 학생들이 사무실에 찾아와서 내가 추천해준 강의에 대해 묻는 경우가 있다. 그들은 어떤 강의를 들어야 할지 잘 모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다


둘째, 이미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 경우, 사람들은 당신의 조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만약 당신의 견해가 그들의 견해와 같다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자신의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나의 견해를 묻기 위해 사무실을 찾는 학생들이 가끔 있다. 하지만 학생들 대부분 내 의견과 상관없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많은 연구들은 사람들이 초기 견해를 가지고 있을 경우, 조언을 받아들이기 보다 자신의 견해를 고수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아냈다. 심지어 조언이 더 나은 의사 결정을 이끌 수 있는 경우에도 그랬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조언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Ilan Yaniv와 Shoham Choshen-Hillel이 2012년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게재한 논문[각주:1]은 이 주제를 연구했다. 저자들은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할 경우 조언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제시되는 식품들의 칼로리를 맞추는 문제를 풀었다. 문제를 다 풀고 난 다음, 연구자는 참가자 본인의 응답과 100명의 응답 중 무선으로 추출된 5명의 응답을 참가자에게 동시에 보여줬다. 그리고 답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 때, 참가자의 절반에게는 다른 참가자 역시 본인 응답 + 5명의 응답 을 보게 된다고 설명해줬다. 그리고 다른 참가자의 입장에 서서 정답을 맞추어보라고 지시했다. 


자신의 입장에서 문제를 푼 경우 초기 정답을 고수하는 경우가 50%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문제를 푼 경우 17%였다. 또 전자의 경우 후자보다 정답과의 오차가 매우 컸다. 

자신의 입장에서 문제를 푼 사람들은 자신의 초기 견해가 매우 정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견해를 바꾸지 않았다. 


물론, 타인의 관점에서 조언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편향이 무조건 사라지지는 않는다. 또 다른 연구에서, 참가자는 타인의 관점에서 정답을 예측한 다음, 자신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정답을 예측했다. 이 경우 초기 의견을 고수하는 경향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는 사람들이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할지라도 자신의 견해에 여전히 강한 선호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려면 타인의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내려보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입장과 비슷한 의견만 찾을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상황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1. Ilan Yaniv, Shoham Choshen-Hillel, When guessing what another person would say is better than giving your own opinion: Using perspective-taking to improve advice-taking,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Volume 48, Issue 5, September 2012, Pages 1022-1028,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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