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Ulterior Motives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도덕은 나쁜 행동을 하고 싶은 유혹으로부터 우리를 도와준다. 예를 들어 당신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혐오감이 일어난다. 또, 타인의 잘못된 행동을 보면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어진다. 이런 본능 때문에 우리는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도덕 판단이 혐오감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목격할 경우 혐오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더불어, 혐오감은 사람들의 도덕적 분노를 증폭시킨다. 이 연구의 흥미로운 점은 혐오감이 다른 원인 때문에 일어났을지라도 도덕적 분노가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우리는 감정을 느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찾는다. 대부분의 경우 원인은 분명하다. 당신이 길을 걷고 있는데 차가 당신을 향해 돌진해 온다고 상상해보자. 아마 옆으로 급하게 피한 다음 순간적으로 공포를 느낄 것이다. 이 감정은 분명 차에 치일 뻔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하지만 가끔 감정의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도 있다. 당신은 시험이나 발표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스를 겪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스트레스가 다른 일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트레스가 전혀 상관 없는 다른 일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혐오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정 상황에서 경험한 혐오감이 전혀 관련 없는 도덕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Lotte Van Dillen, Reine van der Wal, Kees van den Bos는 2012년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저널에 흥미로운 논문[각주:1]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도덕 판단에서 일어나는 혐오감의 오귀인이 개인차에 영향을 받는지 연구했다. 


연구자들은 개인마다 주의력 통제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전적인 스트룹 과제를 예로 들어보자. 스트룹 과제에서 색상 단어는 각각 다른 색으로 씌여져 있다. 참가자는 단어의 색상을 말해야 한다. 이 과제는 단어의 뜻과 글자의 색이 동일할 때 매우 쉽다. 즉, ‘RED’라는 글자가 빨간 색으로 씌여있을 때 ‘RED’라고 금방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단어의 뜻과 글자의 색이 다를 때는 어려워진다. 그래서 ‘GREEN’이 빨간 색으로 씌여져 있는 경우 ‘RED라고 말하는 속도가 느려진다.  


이 과제는 개인차가 있다. 어떤 사람은 이 과제를 매우 어려워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글자의 색깔에만 정확히 집중하기도 한다.


한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앞으로 일련의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알려줬다. 먼저 참가자들은 스트룹 과제를 수행하면서 반응 속도를 측정했다. 이 속도는 주의력 통제 능력을 의미한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약간 혐오스러운 이야기(“앤이 사과를 한입 베어 물자 안에서 벌레가 나왔다”)와 중립적인 이야기(“앤은 점심으로 가져온 사과를 한입 베어물었다.”)를 읽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어떤 사람이 지갑을 발견하고 그것을 가지기로 결심하는 이야기를 읽었다. 참가자들은 이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평가했다. 중립적인 이야기를 읽었던 참가자들은 이 이야기가 약간 잘못되었다고 응답했다. 주의 통제력이 높은 사람도 이 이야기가 약간 잘못되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주의 통제력이 낮은 사람은 이야기 속 인물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에게 각각 다른 지시를 내렸다. 몇몇 참가자에게는 혐오스러운 이야기를 읽으면서 최대한 감정을 강하게 느껴보라고 주문한 반면,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이야기를 읽는 동안 주의를 분산시키도록 했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불륜을 저지르고 가족을 떠난 남자/여자의 이야기를 읽고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평가했다.


이 경우, 혐오스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강한 감정을 느꼈던 참가자들이 주의가 분산되었던 참가자들보다 이야기 속 주인공을 강하게 비난했다.


종합해보면, 우리는 혐오감을 기준으로 행동의 도덕성을 판단한다. 하지만 주의력이 높다면 자신이 경험하는 혐오감이 도덕 판단의 결과라는 잘못된 생각을 억제할 수 있다. 


  1. Van Dillen LF, van der Wal RC, van den Bos K., On the role of attention and emotion in morality: attentional control modulates unrelated disgust in moral judgments. Pers Soc Psychol Bull. 2012 Sep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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