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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인지심리 매니아


인간의 의지(willpower)는 제한된 자원이다. 그래서 한 과제에서 자기 통제력을 고갈시키면 다른 과제에서 자기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Ego-depletion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Roy Baumeister라는 학자가 주장하면서 유명해졌다.


바우마에스터는 Ego-depletion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혈당 수치를 꼽았다. 혈당 수치가 낮아지면 자기 통제력도 고갈되고, 반대로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 통제력도 회복된다는 것이다. 그는 2007년에 실험을 통해서 이 가설이 사실임을 증명했다. 


그런데 최근 이 가설을 의심하게 만드는 논문들이 발표되기 시작했다. Matthew Sanders와 동료[각주:1]들은 실험 참가자에게 책 속에서 e를 찾는 과제를 시켰다. 이런 지루한 과제를 통해 자기 통제력을 약화시킨 다음, 연구자는 참가자에게 스트룹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때 한 조건은 당분이 들어있는 레모네이드로 입을 헹구었고, 다른 그룹은 인공 감미료로 맛을 낸 레모네이드로 입을 헹구었다.  


실험 결과, 당분이 포함된 레모네이드로 입을 헹군 참가자가 스트룹 테스트를 잘 수행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레모네이드를 삼키지 않았기 때문에 실험 결과가 혈당 수치에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설탕 맛을 본 순간, 뇌의 보상 체계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에 자기 통제력이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연구[각주:2] 역시 위의 실험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결과 역시 동일했다. 두 실험 결과는 Ego-depletion이 혈당의 부족 뿐만 아니라 동기(보상)와도 관련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단맛이라는 보상은 자기 통제력을 지속시키는 동기로 작용하는 듯 하다. 








  1. Sanders, M., Shirk, S., Burgin, C., and Martin, L. (2012). The Gargle Effect: Rinsing the Mouth With Glucose Enhances Self-Control. Psychological Science DOI: 10.1177/0956797612450034 [본문으로]
  2. Hagger, M., and Chatzisarantis, N. (2012). The Sweet Taste of Success: The Presence of Glucose in the Oral Cavity Moderates the Depletion of Self-Control Resource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DOI: 10.1177/0146167212459912 [본문으로]




글 : Scott Barry Kaufman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이성 간 만남에서 첫 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첫 만남에서 작업 멘트를 적절히 구사하면 대화를 원활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상대방이 도망갈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작업 멘트의 심리학을 이해하기 위해 수 년 동안 노력해 왔다.


80년대에 Chris Kleinke와 동료들은 각기 다른 환경(바, 슈퍼마켓, 레스토랑, 빨래방, 해변) 속에서 100개의 작업 멘트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실험해봤다. 그들은 작업 멘트가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직접적(Direct) 작업 멘트는 정직하고 단도직입적인 멘트를 말한다(부끄럽긴 한데, 당신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싶어요). 무해한(Innocuous) 작업 멘트는 화자의 진정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경우다(이 밴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귀엽거나 경박한 멘트는 유머를 동반하거나, 저급하거나 진부한 멘트를 말한다(혹시 건포도를 가지고 계신가요? 없나요? 그럼, 우리 데이트 하는 건 어때요? – 필자는 아직도 이 멘트의 뜻을 이해 하지 못했다.)


남자와 여자 모두 귀엽거나 경박한 멘트가 가장 덜 매력적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특히 여자가 남자에 비해 귀엽거나 경박한 멘트를 더 싫어했고, 무해한 작업 멘트는 더 좋아했다. 반면 남자는 여자에 비해 직접적인 작업 멘트를 선호했다. 또 다른 연구의 의하면, 여자는 실없는 작업 멘트를 쓰는 남자가 사교적이고 자신감 있고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만, 신뢰가 가지 않고 지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이런 특징들 역시 짝짓기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신뢰나 지능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돼서 장기적 관계가 깨지기 때문에 그 효과가 상쇄되는 것이다.


여자는 확실히 귀엽거나 경박한 작업 멘트에 회의적이다. 연구에 의하면 장기적 관계를 추구할 경우 지지적이거나 정직한 작업 멘트를 쓰는 반면, 단기적 관계를 추구할 경우 가식적이거나 정직하지 않은 멘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여자라도 단기적 관계를 추구할 경우 이야기가 완전 다를 수 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여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남자랑 단기적 관계를 추구할 경우 그 남자의 작업 멘트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결과를 발견했다. 또, 개인차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외향적이고 단기적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의 경우 유머나 성적 농담에도 관대하다.


위의 연구 결과들이 모두 유용한 정보이기는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정신적 변화를 연구한 경우는 없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인지적 자원이 항상 일정하지 않다. 작업 멘트에 대한 수용성은 인지적 과정을 동반한다. 대화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진짜 의도를 가려내기 위해선 정신적 에너지가 소모된다. 하지만 우리의 인지적 상태는 하루 동안 겪은 스트레스나 방금 전 나누었던 대화 등 수많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만약 당신이 귀엽거나 경박한 작업 멘트로 연타 공격을 받았다면, 당신의 뇌는 지쳐있을 것이다.


인지적 피로가 관건이다. 당신의 정신이 지쳐있다면 정보를 처리하거나 감정, 사고, 행동을 통제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자기 통제는 근육과 마찬가지로 제한된 자원이기 때문에 일단 지치면 회복하기가 힘들다. 이 사실은 대인 관계와 관련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뇌가 지치게 되면 자신의 짝 대신 다른 매력적인 짝을 찾거나, 다른 사람의 데이트 신청을 수용하기 쉽다. 


하지만 이 사실이 작업 멘트에 대한 수용성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사람의 정신적 상태가 작업 멘트를 받아들이는데 영향을 줄까? 최근 연구[각주:1]에서, Gary Lewandowski와 동료들은 99명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5분짜리 작문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테스트에서 학생들은 가장 최근에 다녀온 여행을 기술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이 때, ‘ego-depletion’조건의 학생들은 글 속에서 A나 N을 쓰지 못하는 제약을 부여 받았다. 반면 ‘non-depletion’조건의 학생들에게는 제약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매력적인 이성의 사진을 본 후, 이 사람이 접근해서 세 가지 유형의 멘트(직접적, 무해한, 귀엽거나 경박한 멘트)를 쓸 경우 어떻게 반응할지 응답했다.


인지적 자원을 소비한 학생들은 non-depletion 조건의 학생들보다 귀엽거나 경박한 멘트를 싫어했고, 무해한 멘트를 더 좋아했다. 단도직입적인 멘트는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또 성별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남자들이 단도직입적인 멘트를 좋아한 반면, 여자들은 무해한 멘트를 더 좋아했고 귀엽거나 경박한 멘트를 제일 싫어했다.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연구자들은 귀엽거나 경박한 멘트의 경우,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많은 인지 자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인지적 자원이 고갈됐더라도 이런 멘트의 뜻을 즉각 알아차리고 거절할 것이다. 하지만 무해한 멘트의 경우, 화자의 의도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이를 해석하기 위해서 인지적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지적 자원이 고갈된 사람은 상대방의 의도가 명백해질 때까지 계속 대화를 하려는 것이다. 



  1. Gary W. Lewandowski, Jr, Natalie J. Ciarocco, Michelle Pettenato and Jessica Stephan, Pick me up: Ego depletion and receptivity to relationship initiation,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19 2012 June 1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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