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길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고 상상해보자. 고통스러워하는 그 사람을 봤을 때 당신은 다가가서 도와줄 것인가, 무언가 무서움을 느끼고 도망갈 것인가?
최 근의 뇌영상 연구들은 인간이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을 보인다는 결과를 얻고 있다. 이 공감은 부분적으로는 자동적인 sensorimotor resonance에 의존하고, 부분적으로는 인지적 요소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즉 다른 사람의 고통을 봤을 때 즉각적인 반응과 함께, 그 사람과 나의 관계가 함께 고려된다는 것이다(친구의 고통은 원수의 고통보다 훨씬 공감을 형성할 것이다).
그러나 ‘pain’이라는 것은 진화적인 관점에서 피하고 싶은 요소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발견했다면, 주변에 숨어있을 위협을 피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도망쳐야 한다(사자에게 동료가 잡아 먹히는 것을 본 가젤들이 전부 도망치는 것을 상상해보라).
그렇다면, 고통에 반응하는 뇌 회로는 ‘도망’과 연결되어 있을까? ‘공감’과 연결되어 있을까?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 봤다. 고통의 인식이 공감능력과 연결되어 있다면, 친구의 고통스러운 표정은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보다 빨리 인식될 것이다(친구->공감->고통 인식 촉진). 고통의 인식이 ‘도망’과 관련되어 있다면 싫어하는 사람의 고통스러운 표정이 친구의 경우보다 빨리 인식될 것이다(싫어하는 사람->부정적 정서(즉 도망가고 싶은 감정)->고통 인식 촉진).
실험 진행은 다음과 같다
각 시행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친다
비 점화조건에서는 Prime 단계에서 무작위 단어가 나오는 반면, 점화조건에서는 뒤에 나올 사람과 일관된 단어들이 나온다(사람1의 경우 긍정적 단어, 사람2의 경우 부정적 단어…). 결국 실험의 핵심은 특정 사람 얼굴을 호의적, 또는 적대적으로 만들었을 때 고통스러운 표정이 어느 조건에서 빨리 인식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사진 속 인물은 행복하거나, 중립적이거나,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참가자의 과제는 사진 속 인물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지 마우스로 반응하는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
신 호탐지분석을 한 결과 비점화조건보다 점화조건 참가자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훨씬 잘 찾아냈다. 또 점화조건 중 싫어하는 사람(부정적 정서와 연합된 사람)의 표정을 고통스럽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경향은 The fantasy scale of the IRI(개인의 수줍음, 외로움, 사회공포증 등을 검사하는 도구다)점수와 높은 상관을 보였다.
결 국 고통스러운 표정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도와주러 가기보다는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우선하는 것이다. 역으로, 자신을 위협하거나 부정적 관계에 있는 사람(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만드는)의 고통스러운 표정은 빨리 인식하게 된다. 또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특히 Social Anxiety)의 경우 부정적 표정을 훨씬 잘 포착해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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