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지 난번 글에서 의사결정자가 다른 사람의 조언보다 자신의 견해에 치중한다는 사실을 다뤘다. 이번 논문 Receiving other peoples advice: Influence and benefit은 동일한 연구자가 2004년에 게재한 것이다. 지난 논문을 기본 전제로 이번에는 1)의사결정자의 지식 2)의사결정자와 조언자의 견해차와 의사결정의 관계를 살펴봤다.

실험

실 험은 지난 논문과 동일한 방식으로 행해졌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적 사실의 연대를 추정하게 했다. 학생들은 정답과 함께 최고-최저 예상치를 함께 적는다(e,g 조선 건국 년도는? 정답:1392 최고 예상치:1398 최저 예상치:1380)

이 렇게 15문제를 푼다음 두번째 실험에서는 종전에 답했던 것을 스크린에 다시 보여준다. 그러나 화면에는 피험자의 정답과 함게 조언자가 내놓은 정답이 함께 제공된다. 피험자는 이 조언을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학생들은 정답의 정확도에 따라 소정의 돈을 지급받게 된다.

실험1: 벼는 익을수록 귀를 막는다?

실 험1은 판단자의 지식 수준에 따라 다른 사람의 조언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지를 알아봤다. 그 결과 지식이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조언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식이 많거나 적은 사람 모두 조언을 들었을 때 정확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실험2: 내 의견과 다르면 귀를 막는다?

실 험2는 다소 복잡하다. 실험 2에서는 피험자에게 조언을 보여줄 때 이전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피험자들의 정답)을 추출해서 보여줬다. 이 때 의도적으로 조언자의 정답과의 차이를 조절했다. 'Near'조건은 데이터에서 피험자의 정답과 근접한 상위 20%의 답을, 'Intermediate'조건은 50%, 'Far'조건은 90% 수준에서 조언을 제시했다. 결국 피험자와 조언자의 의견에 차이를 두어 피험자가 이를 반영하는지를 관찰한 것이다.

이 결과 지식이 많은 사람은 자신의 의견과 거리가 먼 의견일수록 의사결정에 반영을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식이 없는 사람은 이런 패턴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은 지식이 없는 사람의 경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조건 수용하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실험3: 내 의견과 다르면 귀를 막는다2?

실 험 3은 실험2와 유사하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조언자의 조언이 피험자의 정답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빼기를 한 값이라는 점이다. 'Near'조건은 피험자 정답에서 +15 +18 +20, 'Intermediate'조건은 +40 +43 +45, 'Far'조건은 +70 +72 +75를 한 것이다. 실험 2는 조언이 일반인의 데이터에서 추출된 것이므로 실제 세계와 동일한 경우를 반영한 반면, 실험 3은 다소 인위적인 조언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실험에서도 지식이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덜 반영했다. 더불어 사람들은 정확한 조언을 그렇지 않은 조언보다 더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사 람들이 다른 사람보다 자신의 의견에 더 비중을 두는 이유는 정보의 '접근성' 때문이라고 지난번에 설명했다. 특히 지식이 많은 사람이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의 견해를 지지하는 증거가 기억에서 쉽게 인출되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더 의지하게 된다. 반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지지하는 증거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다른 사람의 머리 속을 들어갔다 올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HIgh knowledge 사람은 자기 의견을 더 존중하는 것이다.

또 한 사람은 자신의 견해로부터 심하게 떨어진 듯한 견해를 채택하지 않는다. 이는 정보를 구할 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stereotype을 형성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에 대한 일정한 인상이 형성되고 난 뒤라면, 그와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증거가 나타났을 때에도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쉽사리 바꾸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인상과 합치되는 증거만이 채택되는 것이다.

그 러나 다른 사람의 조언을 반영하는 것은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중요하다. 위 실험과 같이 수량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 여러 사람의 조언을 듣게 되면 변산성이 줄어들어서 정답에 가까워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험 1,2,3 모두 조언을 듣게 된 후 정확성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다. 물론 질적인 측면의 의사결정에서도 이런 효과가 나타날지는 확실치 않지만 말이다.

자기 지식에만 의존하기보다, 자기 견해와 동떨어진 견해라도 수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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