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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기사/창의

주의력과 창의성의 관계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내가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었던 기사는 산만함이 창의성에 주는 이점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주의력을 신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작업을 할 때 컴퓨터 화면을 똑바로 응시하고록 스스로에게 강요한다. 골목의 모퉁이마다 스타벅스가 자리잡고 있으며 - 카페인은 집중을 쉽게 만든다 - 만약 커피로 충분치 않다면, Red Bull을 들이킨다.


주의력은 삶의 필수적 요소이며, 이것이 부족하면 임상적 문제를 가져온다. 미국 어린이의 10%가 주의력력핍 과잉행동장애(ADHD)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주의력 부족이 가져다 주는 이점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때로 지나친 집중은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은 백일몽과 창의성 간에 놀라운 상관관계를 발견하기도 했다. 잡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직원들에게 인터넷에서 흥미거리를 서핑하도록 시켰는데, 뇌손상으로 집중을 할 수 없는 사람의 경우 문제해결과제에서 평균 이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멤피스와 미시간 대학의 새로운 연구는 이 주제를 더욱 확장시켰다. 과학자들은 미술부터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60명의 학부생을 조사했다. 그들은 학생들에게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예술 대회나 과학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물어봤다. 주의력이 결핍된 학생들의 경우 분야에 상관없이 성취정도가 더 높았다.


이 교훈은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몇 년전, 토론토와 하버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86의 하버드 학부생을 대상으로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테스트는 대화가 일어나는 장소에서 에어컨 소음같은 부적절한 자극을 무시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설계되었다. 이런 능력은 일의 효율성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  사람들이 외생적인 정보로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는 흥미로웠다: 관련 없는 정보를 무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학생은 "eminent creative achievers"(기존 성취를 기반으로 평가됨)로 평가될 확률이 7배나 높았다(이 현상은 주의력이 낮고 IQ가 높은 학생의 경우 더 강하게 나타났다).


과학자에 따르면, 집중력 부족은 의식 속에 풍부한 생각들이 떠오르는 것을 도와준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세상을 걸러내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주의력의 결핍은 소중한 창의적 능력으로 변모한다. 우리가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가장 분명해 보이는 해답은 - 우리가 가장 먼저 집중하게 되는 해결책 - 보통 잘못된 것들이다. 이럴 때는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기존의 관습과 다른 접근법을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된다. 산만함이 도움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당장은 상관없어 보이지만 나중에 큰 돌파구를 마련해줄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를 땐, 모든 곳을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주의력이 전혀 불필요한 능력임을 뜻하지 않는다. 교실에서 말썽을 일으키거나 지시를 따르지 못하는 것은 분명 이롭지 않다. (또 이 연구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대학생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우리는 진학에 실패한 ADHD들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산만함은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인지적 보물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새로운 연구는 일부 사람들이 산만함을 통해서 긍정적 이득을 얻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집중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 가장 좋은 방법은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셔서 집중력을 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 그건 사실이 아니다. 가끔은, 인터넷을 서핑하면서 옆문에서 들리는 대화를 듣는 것이 생산적일 때도 있다.

우리는 "생산적"사고의 개념을 보다 넓힐 필요가 있다. 오래 전부터 우리는 집중하지 않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왔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성공하려면 칠판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학습 계획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그건 틀렸다. 최근 연구는 나를 슬프게 만든다. 1995년 Union College는 수십명의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모든 교사들이 자신은 창의적인 학생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실수를 범하고 있었다. 교사들에게 자신의 학생을 여러 특성으로 평가해 보라고 지시하자 - 이 목록은 개인적, 모험추구, 권위에 대한 수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 창의성과 관련된 특성들은 하나같이 "비호감" 학생과 관련있었다. 연구자들은 "마음에 드는 학생이라고 지목된 경우 창의성과는 부족 상관이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평가한 학생은 창의성과 정적 상관 관계가 있었다."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다: 당신이라면 당신 학급에 작은 피카소가 있기를 원하겠는가? 결국 학교는 충동적인 표현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는 오로지 집단 역학에 복종하고 항상 주의력을 잃지 않게끔 한다. 이런 것들은 물론 우리 생활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수십년간의 심리학 연구는 이런 능력들이 창의성과 큰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을 혁신시킬 능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