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Visual Lingui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나는 최근 '뇌손상이 연재만화의 결말부분을 이해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을 소개했었다. 오늘은 뇌손상이 연재만화의 각 부분들을 순서적으로 배열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참가자들은 순서가 섞여있는 연재만화를 올바른 순서대로 분류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연 구자들은 뇌손상 부위가 각각 다른 환자들 간의 능력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참가자들은 6개의 그림으로 구성된 연재만화를 말로 설명하는 과제도 부여받았다(하나는 복잡한 문법을 통한 설명, 하나는 간단한 문법을 사용한 설명이 요구된다).



좌반구 손상, 특히 베르니케 실어증(Wernicke’s aphasics) 환자의 경우 언어로 만화를 설명해야 하는 두 가지 경우를 모두 힘들어 했다.


우반구를 다친 환자의 경우 연재만화의 그림 순서를 재배열하는 것은 어려워했지만, 말로 스토리를 설명하는 것은 잘 했다. 브로카 실어증(Broca’s aphasics)의 경우 반대의 결과를 보여줬다. 말로는 설명을 잘 못 했지만, 연재만화의 그림 순서는 제대로 배열했던 것이다.


브로카 실어증은 위계적인 구조화, 특히 문법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대화할 때 뜻은 알고 있지만 단어의 조합을 통해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것을 어려워한다. 베르니케 실어증은 반대의 경우를 알려져 있다. 이들의 문법실력은 손상되지 않았지만 의미를 알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 환자들은 말은 유창하게 잘 하지만, 앞뒤 의미가 맞지 않는 말들을 구사하게 된다.


이 결과는 양 반구가 언어적, 시각적 이야기 구조의 이해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관여함을 보여준다. 우반구는 언어보다 시각적 재구성에 관여하는 듯 보이며, 좌반구는 언어적 재구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러나 이 실험에도 지적할 점은 있다. 이 실험은 환자들의 언어 능력 중 어떤 측면을 다룬 것인지 불분명하다. 뇌손상은 언어 이해의 어떤 측면을 손상시켰을까? 이야기(Narrative)? 의미(Semantics/Meaning)? 이 둘은 동일하지 않으며, 위 실험이 둘 중 어떤 개념과 연결된는지 알기 힘들다. 또 뇌의 특정 부분이 손상되었을 때 언어의 어떤ㄴ 측면이 손상되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어떤 경우에는 뇌 손상이 Narrative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지만, 다른 경우에는 의미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위 실험이 이해의 측면을 구분했다는 점은 훌륭하지만, 실험설계나 이론면에서 다소 흠이 있다고 하겠다.



Huber W, & Gleber J (1982). Linguistic and nonlinguistic processing of narratives in aphasia. Brain and language, 16 (1), 1-18 PMID: 7104674

출처: Music Matters(Henkjan Honing)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아기를 갖게 된 부모들은 아기와 대화할 때 이상한 언어를 구사한다. 아빠와 엄마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아기와 이야기 할 때  "두 두 두 두, 다 다 다 다"같은 일종의 옹알이를 사용한다. 그런데 우리가 이 아기에게 도대체 뭐라고 말하는 걸까? 이 "두 두 두 두, 다 다 다 다"는 무슨 뜻일까?


어른이 아기와 대화할 때 사용하는 이 옹알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infant-directed speech(IDS)라고 한다. IDS는 정상적인 성인의 언어와 구분되며 높은 음, 과장된 멜로디의 높낮이, 느린 템포, 변화무쌍한 리듬을 특징으로 한다. IDS는 일종의 음악적 언어지만, 의미가 불명료하고 문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것을 "babble music'이라고 부를 것이다. 아기들은 babble music을 좋아하며, 부모가 이렇게 말해주면 굉장히 좋아한다. 마치 폴리스의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데 두 두 두, 데 다 다 다"나 카일리 미노그의 "라 라 라"가 매력있는 것과 같다.


부모가 아이와 하는 babble conversation은 전세계적으로 기록되어 왔다. 이 중 몇 개를 들어본다면 그들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어떤 감정을 전달하려는지는 음높이를 통해 알 수 있다. 특히 대화가 놀이에 가깝거나, 지시를 내리거나, 설득하는 목적으로 쓰일 때 더욱 명료해진다. "That's the way!"같은 격려의 문장이나 "잘했어" 같은 문장은 보통 음높이가 상승하다가 내려가는 양상을 띠면서 가장 높은 음을 강조한다. "아니, 그만" 같은 경고나 "조심해, 만지지 마!"같은 문장은 낮은 음높이와 함께 스타카토 같은 리듬을 가진다. 만약 이 대화를 필터링해서 음소를 제거하고 오직 음악적 부분만 남겨놓는다 해도, 우리는 이 소리가 격려 또는 경고의 메세지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왜냐하면 의미 정보가 언어 자체가 있기 보다 멜로디나 리듬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언어학자들은 리듬이나 강약, 억양이 유아로 하여금 자기 문화의 언어에 익숙해지게끔 만든다고 본다. 단어와 단어의 분절은 과장된 억양의 높낮이와 리듬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특정 단어 학습이 촉진된다. 


교육적으로 봤을 때, 부모가 이렇게 "babble music"을 사용하는 기간은 상당히 길다. 유아들은 태어난지 아홉 달이 지나서야 성인의 언어에 관심을 가지지만, babble music의 경우 태어난 직후부터 관심을 보인다. 특정 단어나 단어의 분절, 소리의 구조에 대한 관심은 생후 일년이 지나야 형성되며, 이때부터 의미있는 단어를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생후 얼마 되지 않은 아기에게 IDS가 언어 학습의 보조도구로 사용된다는 주장은 설득력 있어 보이지 않는다.


대안적 설명은 IDS가 언어적 준비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언어적 형태라고 주장한다. 진짜 언어를 사용할 수 없는 동안 의사소통을 위해 일종의 '음악'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언어는 감정적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언어는 문법은 없지만 여전히 정서적 의미를 지닌 언어다.

나는 2개 국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 언어를 배울 때 나는 모국어에서 다른 언어로 바꿔 말하는 일이 힘들었다. 내가 제일 잘하는 불어도 간신히 하곤 했다. 반면 레스토랑이나 지하철에서 내가 본 사람들은 두 언어를 같이 구사할 뿐더러 유창하기까지 했다. 그 사람들은 이야기를 영어로 들었지만 허를 찌르는 농담은 스페인어로 했다. 단일 언어만 쓸 수 있는 사람과 대화할 때는 재고의 여지도 없이 그 사람에 맞춰서 언어를 바꾸는 것이었다.


이 세상에 2개 국어를 쓰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은 그 사람들도 우리와 별 차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들은 우리보다 연습을 조금 더 했을 뿐이고 어렸을 적부터 배웠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어떤 아이들은 한 언어를 집에서 배우고 다른 언어는 학교에서 배웠을 수 있다. 또는 부모가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해서 2개 국어를 모두 배웠을 수도 있다. 그래도 단일언어 사용자와 이중언어 사용자의 차이 때문에 우리는 이 두 사람이 다른 측면에서도 다를 수 있다고 예상할 것이다.


2개국어 사용이 이익인 경우

사 실 몇몇 연구자들은 2개국어 사용자가 단일언어 사용자보다 몇 가지 과제를 훨씬 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중 한 가지가 Simon task라는 것인데, 두 물체가 스크린에 나란히 제시되는 과제를 말한다. 피험자들은 빨간 물체가 나타날 때 왼쪽 버튼을 누르고, 녹색 물체일 때 오른쪽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중언어 사용자들은 버튼방향과 물체 제시방향이 다른 경우 단일언어 사용자보다 과제를 잘 수행했다(예를 들어 녹색 물체가 왼쪽에 나오고 피험자가 오른쪽 버튼을 눌러야 하는 경우)

This makes some sense -- after all, a person who speaks both English and Spanish has had a lot of practice not speaking the wrong language, which may be similar to not pressing the wrong button.


2개국어 사용이 불이익인 경우

비록 이중언어 사용자가 몇몇 과제에서 더 나은 수행을 보였지만, 못하는 과제도 있을 수 있다! 아래 동영상을 보라.




Barbara Treccani는 학생들에게 이와 유사한 영상을 보게 했다. 여기서의 과제는 O를 무시하고 x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해당하는 버튼(각 방향별로 4개가 있다)을 누르는 것이다. 이 실험의 핵심은 O가 '부적점화(negative primes)'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O가 나타났던 자리에 X가 뒤이어서 나타나게 되면, 과제를 수행할 때 훨씬 헷갈린다.

첫 번째 X와 O는 전에 나타났던 글자가 없는 관계로 부적 점화 효과가 없다. 그러나 네 번째 X의 경우 O가 나타났던 자리에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부적점화 효과가 발생한다.



연구진은 29명의 이중언어 사용자와 29명의 단일언어 사용자에게 위와 같은 영상을 보게 하고 피험자의 반응 시간과 정확도를 측정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부적 점화가 없었을 때는 이중언어 사용자가 단일언어 사용자보다 적은 오류를 범했다. Simon 과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부적절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배제했다. 그러나 부적 점화 효과가 개입된 실험(O가 나왔던 자리에 X가 나오는)에서는 이중언어 사용자가 단일언어 사용자보다 실수를 훨씬 많이 했다. 그러나 결과가 다소 애매하다. 어떤 실험에서는 두 집단간 차이가 없었다. 또한 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특별히 빠른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 따라서 Simon 과제에 비해서는 다소 애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중언어 사용자가 단일언어 사용자보다 항상 인지적으로 우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두 개 언어를 바꿔가며 말하는 연습이 어떤 과제에서는 다른 효과를 미치는지도 모른다.

Treccani, B., Argyri, E., Sorace, A., & Sala, S. (2009). Spatial negative priming in bilingualism Psychonomic Bulletin & Review, 16 (2), 320-327 DOI: 10.3758/PBR.16.2.320

출처: Cognitive Daily
http://scienceblogs.com/cognitivedaily/2009/06/a_rare_instance_where_its_not.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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