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9 토요인지모임. 장소: 서강대 정하상관. 발표자: 윤홍옥 박사 사진: 인지심리 매니아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오랜 망설임 끝에 마침내 토인모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 모임은 서강대학교에서 개최되었으며,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윤홍옥 박사님이 발표를 맡았다. 발표 제목은 ‘예측성과 유사성이 문장 처리에 끼치는 영향’이었다.
언어 연구는 통제해야 할 factor가 많기 때문에 실험 설계가 까다롭고 이론도 복잡하다. 또 필자의 전공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 내용을 모두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이해한 내용과 개인적으로 얻은 교훈을 적고자 한다.
인간의 언어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지만, 우리는 상대방의 말이 체 끝나기도 전에 다음 말을 예상할 수 있다. 이 놀라운 능력에는 무수히 많은 요인들이 관여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발표는 문장을 통해 활성화된 후보 단어들(cohort) 간의 의미적 유사성, 문맥적 제약, Timing이 단어 예측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다뤘다.
필자의 관심을 끈 대목은 문맥적 제약의 효과였다. 문맥적 제약이 강한 조건에서는 target 단어의 활성화가 강해진다. 하지만 문맥적 제약이 약할 경우 (target 단어를 포함한) cohort 내 단어들은 비슷한 활성화 수준을 가진다는 것이다(필자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 모르겠다).
이 결과는 영어 교육에 큰 함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4년 수능 영어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바로 ‘빈칸' 추론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빈칸 추론을 두려워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학생 한 명도 빈칸 추론에 유독 약하다. 이런 학생들은 보통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어쩌면 학생들의 뇌에서 보기로 제시된 단어들의 활성화 수준은 모두 비슷할지 모른다. 해당 문장의 문맥, 또는 글 전체 문맥의 제약을 통해 정답을 골라내지 못한다면 빈칸 추론하기 문제는 고역이 될 것이다. 영어 교육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화용적 의미'의 활용을 가르치는 것은 단어나 문법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일지 모른다.
필자는 발표를 듣는 동안 이따금씩 이정모 교수님이 앉아 계시는 모습을 지켜봤다. 만약에 교수님이 없었더라면 이런 값진 모임이 계속 유지될 수 있었을까? 지난 수십 년 동안 인지과학 발전을 위해 공헌하고 계신 교수님을 보면서, 후학 양성은 위대한 스승의 지도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순간, 모교인 성균관대의 인지심리 동아리 후배들이 떠올랐다. 필자 역시 교수님처럼 후배들을 지도하는 데 도움을 주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기회가 된다면, 후배들을 지도하는 일을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발표가 끝나고 참석한 사람들끼리 점심을 먹으면서 분위기는 보다 화기애애해졌다. 참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임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의 이색적인 전공과 이력을 접하면서 이 모임이 참 매력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필자가 인지과학을 접하고 처음 받았던 느낌과 묘하게 닮은 느낌이었다.
토요인지모임은 매달 1번씩 정기 모임을 가진다. 다음 모임은 2월에 서강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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