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인지심리 매니아



이번 포스트에서는 타인에 대한 판단이 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새 논문[각주:1]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는 항상 타인에 대한 판단을 내리며 살아간다. 우리는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그 사람의 표정을 살피고, 그 사람의 평상시 행동을 통해 그가 어떤 인물인지 평가한다. 이처럼 인간은 상대방의 외모나 행동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한 판단, 즉 사회적 판단을 한다. 사회적 판단은 거래, 계약 등 수 많은 의사 결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과학자들은 사회적 판단이 경제적 가치 판단과 유사하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TV 광고 속 모델의 웃음은 해당 제품에 대한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사람들은 한 인물에 대한 평가를 통해 그 사람과 가까이 지낼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나 손실을 계산한다. 그래서 저자들은 사회적 판단을 ‘사회적 효용(Utility) 판단’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회적 효용 판단은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다른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저자들은 그 중 ‘주의'에 주목했다. 여러 사람과 만나는 상황에서 각 사람에 대한 정보를 모두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효율적이다. 즉, 사회적 판단이 일어나는 순간 주의가 관심 인물에 집중되는 현상(편향)이 발생하게 된다. 주의의 편향을 통해 얻은 정보들은 의사 결정 시 반영된다. 


이번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사회적 효용 판단이 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이들은 신뢰성이 높거나 낮다고 판단된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전주의적 단계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런 정보는 의사 결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의식적인 주의 없이도 자동으로 처리된다는 것이다.



실험 1에서 연구자들은 외모에 근거한 사회적 효용 판단이 주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다. 저자들은 신뢰성이 높거나 낮게 보이는 인물에 대한 정보가 전주의적 단계에서 처리될 거라고 예상했다. 연구자들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Attentional blink(AB) 패러다임(이전 글 참조)을 사용하기로 했다. 연구자들의 가설이 참이라면 AB task에서 목표자극의 제시 시간이 짧더라도 해당 얼굴에 대한 재인률이 높아야 한다.


실험 1의 참가자들은 우선 12명의 사진을 보고 각 사람의 신뢰도를 평가했다. 그 다음, 각 얼굴에 친숙해지기 위해서 1-back task를 실시하고, 뒤이어 Attentional blink(AB) task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한 시행(아래 그림 참조)이 종료된 다음 첫번째 목표 자극(T1)이 사각형 또는 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는지, 두번째 목표 자극(T2)이 테스트 전에 학습했던 사진인지 여부를 판단했다. T2 자극은 신뢰성이 높거나 보통, 또는 낮아 보이는 사람의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시행은 인물 사진을 바꿔가며 여러 번 반복된다.



실험 절차. 논문에서 인용.



참가자들의 반응을 d’ 점수(신호탐지이론의 민감도를 나타낸다)로 산출한 다음 분석한 결과, T2의 제시 시간이 긴 경우가 짧은 경우보다 얼굴 재인율이 높았으며 이 결과는 세 조건(높은 / 중간/ 낮은 신뢰도)에서 동일하게 발견됐다..  즉, 예상과 달리 높거나 낮은 신뢰성을 가진 얼굴에 대한 전주의적 처리는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실험 2에서 연구자들은 행동에 근거한 사회적 효용 판단이 주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다. 연구자들은 친사회적인 행동을 한 사람의 얼굴이 전주의적으로 처리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 가설이 참이라면 AB task에서 해당 얼굴에 대한 제시시간이 아주 짧더라도 재인율은 높아야 한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신뢰 게임을 진행했다. 참가자(투자자)들은 컴퓨터 상에서 상대방(사진이 모니터에 제시된다)과 게임을 진행한다. 이 때 연구자들은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공정/ 중립/ 불공정한 행위(돌려주는 돈의 액수를 조작)를 하도록 조작했다. 

그 다음, 실험 1과 동일하게 AB task를 진행했다. 다만, T2가 방금 전 게임을 함께 했던 상대방의 사진이라는 점이 다르다. 


실험 결과, 공정한 행위를 했던 사람의 사진은 재인율이 높았으며, 사진의 제시시간이 짧아도 재인율에 차이가 없었다. 즉, 행동을 통해 긍정적 이미지를 얻은 사람의 얼굴은 전주의적으로 처리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는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점이 많다. 특히, 신뢰성이 높은 사람의 정보만 전주의적으로 처리되었다는 점, 또 인상보다 행동으로 평가한 사람에 대한 정보가 전주의적으로 처리되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어쩌면 인간은 자신에게 해가 되는 사람보다 자신에게 득이 되는 사람에 더 관심이 많은지 모른다. 또, 우리 뇌는 사람에 대한 인상이 그 사람을 판단하기에 충분한 자료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지 모른다.



Reference

  1. Shore, D. M., & Heerey, E. A. (2013). Do social utility judgments influence attentional processing?. Cognition, 129(1), 114-122. [본문으로]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왜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누군가 통화하는 소리에 신경을 쓰게 될까? 새 연구에 의하면 두 사람 간의 대화보다 타인의 통화 내용이 사람들의 주의를 더 끈다고 한다. 


Veronica Galván과 동료들은 164명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실험[각주:1]을 진행했다. 연구자는 학생들에게 이 연구가 Anagram과 독해 능력간의 관계를 알아보는 연구라고 속였다. 학생들은 난이도가 비교적 쉽거나 어려운 anagram 문제를 각각 15개씩 풀게 된다. 또 문제를 푸는 동안 근처에서 누군가 통화를 하거나 두 사람이 잡담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통화하는 소리를 들은 참가자들은 두 사람의 잡담을 들은 참가자보다 소리가 더 신경쓰였다고 평가했지만, 두 조건 간 anagram 점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결국 이 연구는 지난 2010년에 진행되었던 실험 결과를 복제하는 데 실패했다. 당시 연구에선 통화하는 소리를 들은 참가자들의 수행이 훨씬 저조했었다.


또,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대화 내용을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던 참가자들이 대화 내용을 훨씬 잘 기억하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통화하는 소리가 인간의 주의를 끄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두 사람 간 대화를 들은 참가자가 훨씬 많은 단어를 들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통화 내용을 들은 사람의 재인 과제 점수가 높은 이유는 실험상의 혼입(Confounding) 때문일 수 있다"고 시인했다.


이 결과는 타인의 통화 소리가 우리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지만, 주의를 분산시키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우리는 두 조건 간 anagram 과제 점수에 차이가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통화하는 소리가 거슬리는 데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어쩌면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통화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화하는 소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지도 모른다.


통화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두 사람 간 대화보다 anagram 수행력을 저하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매체들은 통화하는 소리가 주의를 빼앗는다고 말한다. 관련 연구는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류 매체는 technophobia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Reference

  1. Galván, V., Vessal, R., and Golley, M. (2013). The Effects of Cell Phone Conversations on the Attention and Memory of Bystanders PLoS ONE, 8 (3) DOI: 10.1371/journal.pone.0058579 [본문으로]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심리학 연구 결과에 의하면 노인들은 젊은 사람보다 잡생각(mind-wandering)을 덜 한다. 보통 이런 연구는 연구자가 과제를 하고 있는 참가자에게 ‘방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묻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그런데 이 연구 결과들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노인들은 젊은 성인보다 인지 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집중력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mind-wandering도 심해지는 게 당연해 보인다.


mind wandering 연구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에 의하면,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mind-wandering이 줄어드는 현상은 당연한 결과다. 이 이론에 의하면, 과제가 쉽거나 익숙할 경우 인지 능력을 조금만 할애해도 되기 때문에 인지 자원에 여분이 생긴다. 이 여분의 인지 능력이 mind-wandering에 사용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지 자원이 부족한 노인들은 과제를 수행할 때 여분의 인지 자원이 없기 때문에 mind-wandering을 드물게 경험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학자가 이 자원-기반 이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Jenifer McVay와 동료들은 mind-wandering을 설명하는 또 다른 견해를 주장했다. 이들은 인간이 주의력 통제를 상실할 때 과제와 관련 없는 생각에 주의를 뺏기면서 mind wandering을 경험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젊은 성인과 노인이 mind wandering을 경험할 때 과제 수행 능력이 동일하게 저하되는 현상을 예로 들면서, 만약 mind wandering이 여분의 인지 자원 때문에 일어난다면 이 결과를 설명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McVay와 동료들은 기존 연구가 노인이 경험하는 mind wandering의 횟수를 과소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실험[각주:1]을 진행했다. 기존 연구는 노인들이 과제 수행 시  ‘과제와 관련된 생각’을 하는 것은 mind wandering이 아니라 과제에 집중하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McVay에 의하면, 노인들은 수행 불안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자신의 ‘수행’에 생각을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을 뿐, ‘실제 과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의 첫 번째 실험에서 108명의 젊은 성인( 18-28세)과 99명의 노인(60-75세)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두 가지 과제를 수행했다. 한 가지는 억제 통제 테스트(inhibition control test)였고 다른 한 가지는 경계를 지속시키는(sustained vigilance) 테스트였다. 과제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간 중간 받았다. 참가자들은 과제와 전혀 관련 없는 생각, 과제에 대한 생각, ‘과제와 관련된 생각'이라는 보기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예상대로, 노인들은 ‘과제와 관련된 생각’을 훨씬 많이 보고했다(기존 연구에서는 이를 과제에 대한 생각이라고 잘못 분류했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노인들은 젊은 성인보다 mind wandering을 덜 경험했다(31% VS 48%). 즉, 노인들이 과제에 훨씬 집중한 것이다.


두번째 실험 역시 젊은 성인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지만, 이번에는 과제가 조금 더 어려웠다. - n-back test를 실시했다 -. 결과는 유사했다. 노인들은 과제가 어려울수록 ‘과제와 관련된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젊은 사람보다 과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과제와 관련된 생각'을 mind wandering 범주에 포함할 경우, 노인들 역시 mind wandering을 자주 경험한다는 결론이다. - 역자 주) 


기존 연구에 의하면, mind-wandering은 젊은 성인과 노인의 수행 능력을 동일하게 저하시킨다. McVay 연구팀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mind-wandering이 여분의 인지 능력 때문에 발생한다는 주장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 노인이 젊은 성인보다 수행 관련 생각을 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도 이를 반증한다.


그럼,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뭘까? McVay 연구팀은 주의력 상실로 인해 주의가 다른 생각으로 옮겨 갈 때 mind wandering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또, mind wandering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들이 mind wandering을 덜 경험하는 이유는 연구가 진행되는 실험실에 노인의 주의를 분산 시킬 만한 자극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복도와 최첨단 컴퓨터, 젊은 연구자가 있는 대학교 캠퍼스는 학부생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지만, 학교 생활과 관련 없는 노인들은 이런 주변 환경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주의가 분산될 일도 없는 것이다.”


Reference

  1. McVay, J., Meier, M., Touron, D., and Kane, M. (2013). Aging ebbs the flow of thought: Adult age differences in mind wandering, executive control, and self-evaluation Acta Psychologica, 142 (1), 136-147 DOI:10.1016/j.actpsy.2012.11.006 [본문으로]


Image : http://www.datpiff.com/Ty-Flow-Pay-Attention-mixtape.320045.html



글: 인지심리 매니아


인간의 시각 주의(Visual attention)는 두 가지 요인에 의해 통제된다. 하나는 자극 유도적 주의(Stimulus-driven  attention)이고, 다른 하나는 목표 지향적 주의(Goal-directed attention)다. 자극 유도적 주의는 자극의 현저성이 인간의 주의를 자동적으로 끄는 경우다. 예를 들어 숲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호랑이를 발견했다면, ‘호랑이'라는 자극은 우리의 주의를 자동적으로 끈 것이다. 반면 목표 지향적 주의는 본인이 의도적으로 특정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는 경우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지인의 얼굴을 찾는 경우 목표 지향적 주의가 사용된다. 


하지만, 시각 주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보다 다양할 수 있다. 2012년 12월 Trends in Cognitive sciences에 실린 논문[각주:1]에서 Hutchinson과 Turk-browne은 자극/목표 지향적 주의같은 이분법적 접근 방식이 주의를 완벽하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억 유도 주의(Memory-guided attention)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기억 역시 주의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기억이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전에, 기억의 체계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기억 체계가 제시되어 왔지만, 저자들은 다중 기억 체계(Multiple Memory system, MMS) 이론에 따라 기억을 분류하고 있다. 이 체계에 의하면 기억은 외현 기억암묵 기억으로 나뉜다. 외현 기억은 다시 의미 기억일화 기억, 작업 기억으로 나뉘며, 암묵 기억은 절차 기억, 지각 학습, 연상 학습, 점화를 포함한다(각 기억의 자세한 내용은 인지심리학 교재를 참고하기 바란다).





그럼 각 기억이 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1. 연상 학습





Zhao 등[각주:2]은 연상 학습이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네 개로 구성된 일련의 자극을 관찰하게 된다. 가장 위쪽에 출현하는 자극은 일정한 순서(즉 규칙성이 있는)대로 제시되는 반면, 가장 아래에 있는 자극은 무선적인 순서로 제시된다. 그 다음 목표 자극을 구분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실험 결과, 목표 자극이 위쪽에 출현한 경우 아래쪽에 출현한 경우보다 반응시간이 빨랐다. 즉, 사람들은 자극이 규칙적으로 제시되는 위치에 더 주의를 준다.




2. 작업 기억





Soto 등(2007)[각주:3]은 작업 기억이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단서(Cue, 빨간 사각형)를 본 다음, 대각선을 찾는 과제를 수행한다. 실험 결과, 대각선이 단서에서 보여줬던 빨간 사각형과 동일한 사각형 안에 있는 경우(valid 조건) 반응 시간이 빠른 반면, 빨간 사각형에 distractor(수직선)가 제시된 경우(invalid 조건)는 반응 시간이 가장 느렸다. 즉, 작업 기억에 저장된 도형과 색상이 주의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3. 일화 기억





Stokes 등(2012)[각주:4]은 일화 기억이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탐색 목표 물체(열쇠)가 제시된 사진과 아무 물체도 제시되지 않은 사진을 기억했다. 하루가 지난 다음, 참가자들에게 어제 보여줬던 사진들(이 번엔 두 사진 모두 물체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을 단서로 제시하고 목표 탐색 과제를 실시했다. 실험 결과 valid cue(열쇠가 있었던 사진)가 제시된 경우 invalid cue(열쇠가 없었던 사진)의 경우보다 목표 탐색 시간이 빨랐다. 즉, 어제 봤던 사진의 기억을 토대로 물체가 있을만한 장소에 주의가 제일 먼저 갔기 때문에 valid cue 조건에서 반응시간이 빨랐던 것이다.




4. 의미 기억





Moore 등(2003)[각주:5]은 의미 기억이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단어로 된 단서(i,e motorbike)를 본 다음 여러 물체 중에서 특정 물체를 찾는 과제를 수행했다. 실험 결과 motorbike와 관련있는 물체(헬멧)가 방해자극으로 제시된 경우 관련없는 물체가 방해자극으로 제시된 경우보다 반응 시간이 느렸다. 즉, 오토바이와 의미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헬맷에 주의를 빼앗긴 것이다



저자들은 기억을 주의 연구에 고려하면 여러 이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주의 연구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추가적인 변량을 설명할 수 있고, 또 역으로 주의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1. J. Benjamin Hutchinson, Nicholas B. Turk-Browne, Memory-guided attention: control from multiple memory systems,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Volume 16, Issue 12, December 2012, Pages 576-579, ISSN 1364-6613, 10.1016/j.tics.2012.10.003.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364661312002392) [본문으로]
  2. Zhao, J et al. Attention is spontaneously biased toward regularities. Psychol. Sci. (in press) [본문으로]
  3. Soto, D. et al. (2007) Dissociating the neural mechanisms of memorybased guidance of visual selection. Proc. Natl. Acad. Sci. U.S.A. 104, 17186–17191 [본문으로]
  4. Stokes, M.G. et al. (2012) Long-term memory prepares neural activity for perception. Proc. Natl. Acad. Sci. U.S.A. 109, E360–E367 [본문으로]
  5. Moores, E. et al. (2003) Associative knowledge controls deployment of visual selective attention. Nat. Neurosci. 6, 182–189 [본문으로]

글 :  인지심리 매니아


며칠 전부터 생각들이 끝없이 밀려오는 바람에 업무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 지난 과거에 관한 생각,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등등.. 저 사람의 의도는 뭘까, 저 사람은 왜 저럴까 하는 생각 등등.. 수많은 생각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Mind-Wandering은 주말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업무나 학업을 방해하는 Mind Wandering은 언제든 다시 우리 마음으로 침범할 수 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Mind Wandering이 일어날까? 필자는 한동안 소홀히 했던 심리학 논문을 다시 찾아봤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최신 논문 두 편을 찾아냈다.


그 동안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 왔던 대로, 심리학자나 신경과학자들은 Mind Wandering의 주요원인이 default mode network 때문이라고 가정한다. 최근 Trends in Cognitive Sciences에 실린 논문[각주:1]은 기존 연구들을 정리하면서 DMN이 내/외부 지향적 인지과정과 관련있다고 설명한다. default mode network는 우리 뇌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작동하는 일종의 ‘스크린 세이버 모드' 역할을 하며, 이 때 자전적 기억(autoiographical memories) 등 내부 지향적 인지(internally-directed cognition)가 발생한다. 


이 네트워크는 목적 지향적 활동(또는 외부 지향적 인지, Externally-directed cognition)과 부적 상관 관계가 있다. 즉, DMN이 활성화될 경우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만약 DMN의 활성화가 줄어든다면 반대의 경우가 일어날 것이다. 결국 DMN의 활성화는 외부 또는 내부에 대한 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 역시 지금까지 이 설명이 정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Anthony Jack과 동료들은 mind wandering을  내부 VS 외부 주의의 차원으로 설명하는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각주:2]. 이들은 인간이 사회적 정보 처리(Social Information Processing,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를 처리할 때 DMN이 활성화되는 반면, 물체의 운동 등 기계적 메카니즘을 처리할 때는 EAN(Executive Attention Network, 집행 주의 네트워크))이 활성화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한 집단에게 정서적, 도덕적 내용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고, 다른 집단에게는 퍼즐을 풀게 했다. 그리고 각 참가자들의 뇌를 fMRI로 관찰했다. 그 결과, 정서적 내용을 본 참가자의 경우 DMN이 활성화 된 반면, 퍼즐을 푼 참가자는 EAN이 활성화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는 어디까지나 DMN이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활성화된다는 사실만을 보여주었을 뿐, 사회적 정보 처리가 mind-wandering으로 이어지는지는 검증하지 않았다. 필자 역시 이런 해석이 가능할지 망설여진다. 하지만, 사회적 정보 처리->DMN->Mind-Wandering의 연결고리가 발견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Theory of Mind(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의 스위치를 끄는 것이 끊임없는 잡생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의도를 끊임없이 읽으려 하는 과정에서 Mind Wadering의 늪에 빠지는지도 모른다.

  1. Anticevic, A., Cole, M. W., Murray, J. D., Corlett, P. R., Wang, X. J., & Krystal, J. H. (2012). The role of default network deactivation in cognition and disease.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본문으로]
  2. Jack, A. I., Dawson, A., Begany, K., Leckie, R. L., Barry, K., Ciccia, A., & Snyder, A. (2012). fMRI reveals reciprocal inhibition between social and physical cognitive domains. NeuroImage. [본문으로]





글 : Ulterior Motives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도덕은 나쁜 행동을 하고 싶은 유혹으로부터 우리를 도와준다. 예를 들어 당신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혐오감이 일어난다. 또, 타인의 잘못된 행동을 보면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어진다. 이런 본능 때문에 우리는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도덕 판단이 혐오감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목격할 경우 혐오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더불어, 혐오감은 사람들의 도덕적 분노를 증폭시킨다. 이 연구의 흥미로운 점은 혐오감이 다른 원인 때문에 일어났을지라도 도덕적 분노가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우리는 감정을 느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찾는다. 대부분의 경우 원인은 분명하다. 당신이 길을 걷고 있는데 차가 당신을 향해 돌진해 온다고 상상해보자. 아마 옆으로 급하게 피한 다음 순간적으로 공포를 느낄 것이다. 이 감정은 분명 차에 치일 뻔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하지만 가끔 감정의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도 있다. 당신은 시험이나 발표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스를 겪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스트레스가 다른 일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트레스가 전혀 상관 없는 다른 일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혐오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정 상황에서 경험한 혐오감이 전혀 관련 없는 도덕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Lotte Van Dillen, Reine van der Wal, Kees van den Bos는 2012년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저널에 흥미로운 논문[각주:1]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도덕 판단에서 일어나는 혐오감의 오귀인이 개인차에 영향을 받는지 연구했다. 


연구자들은 개인마다 주의력 통제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전적인 스트룹 과제를 예로 들어보자. 스트룹 과제에서 색상 단어는 각각 다른 색으로 씌여져 있다. 참가자는 단어의 색상을 말해야 한다. 이 과제는 단어의 뜻과 글자의 색이 동일할 때 매우 쉽다. 즉, ‘RED’라는 글자가 빨간 색으로 씌여있을 때 ‘RED’라고 금방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단어의 뜻과 글자의 색이 다를 때는 어려워진다. 그래서 ‘GREEN’이 빨간 색으로 씌여져 있는 경우 ‘RED라고 말하는 속도가 느려진다.  


이 과제는 개인차가 있다. 어떤 사람은 이 과제를 매우 어려워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글자의 색깔에만 정확히 집중하기도 한다.


한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앞으로 일련의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알려줬다. 먼저 참가자들은 스트룹 과제를 수행하면서 반응 속도를 측정했다. 이 속도는 주의력 통제 능력을 의미한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약간 혐오스러운 이야기(“앤이 사과를 한입 베어 물자 안에서 벌레가 나왔다”)와 중립적인 이야기(“앤은 점심으로 가져온 사과를 한입 베어물었다.”)를 읽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어떤 사람이 지갑을 발견하고 그것을 가지기로 결심하는 이야기를 읽었다. 참가자들은 이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평가했다. 중립적인 이야기를 읽었던 참가자들은 이 이야기가 약간 잘못되었다고 응답했다. 주의 통제력이 높은 사람도 이 이야기가 약간 잘못되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주의 통제력이 낮은 사람은 이야기 속 인물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에게 각각 다른 지시를 내렸다. 몇몇 참가자에게는 혐오스러운 이야기를 읽으면서 최대한 감정을 강하게 느껴보라고 주문한 반면,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이야기를 읽는 동안 주의를 분산시키도록 했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불륜을 저지르고 가족을 떠난 남자/여자의 이야기를 읽고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평가했다.


이 경우, 혐오스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강한 감정을 느꼈던 참가자들이 주의가 분산되었던 참가자들보다 이야기 속 주인공을 강하게 비난했다.


종합해보면, 우리는 혐오감을 기준으로 행동의 도덕성을 판단한다. 하지만 주의력이 높다면 자신이 경험하는 혐오감이 도덕 판단의 결과라는 잘못된 생각을 억제할 수 있다. 


  1. Van Dillen LF, van der Wal RC, van den Bos K., On the role of attention and emotion in morality: attentional control modulates unrelated disgust in moral judgments. Pers Soc Psychol Bull. 2012 Sep [본문으로]







글: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Amy Winehouse의 경우처럼, 천재들의 알코올 남용은 보통 비극으로 끝난다, 그러나 역사를 통틀어 술이 창의력을 도와준 일화도 있다. 뛰어난 음악가(베토벤)와 작가(포우)의 상당수가 술을 좋아했고, 이를 통해 위대한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최근까지 술이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지 않았다. 


Andrew Jarosz와 그의 팀은 평소 음주를 하는 21-30세 남성 40명을 모집했다. 모든 참가자는 실험 시작 24시간 전부터 금주를 했으며,  실험 전 4시간 전부터는 음식이나 카페인도 섭취하지 않았다. 참가자의 절반은 음주 조건에 할당 된 뒤 , 혈중 알코올 농도가 .07이 될 때까지 보드카를 마셨다(이 양은 평균 체중의 남성이 2 파인트의 맥주를 마신 양과 동일하다). 다른 참가자들은 통제집단으로 분류되었으며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았다. 


그 다음, 모든 참가자에게 "원격 결합 검사(Remote Association Test)"를 실시했다. 이 검사는 각 시행마다 세 개의 단어를 제시한 다음 (e.g. coin, quick, spoon), 이 단어들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를 찾 한다(e.g. silver). 과거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작업 기억이 큰 사람일수록 역설적으로 이 과제를 잘 못한다. 그 이유는 그들이 특정된 단어로 인해 잘못된 생각을 떠올렸을 때, 그 생각을 계속 고수하기 때문이다. 


새 연구[각주:1] 술에 취한 참가자들이 통제 집단보다 단어 연상 검사를 더 잘 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들은 15문제 중 58퍼센트를 푼 반면 통제 집단은 42%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문제를 훨씬 빨리 풀었다(문항 당 11.54초 VS 15.24초). 또, 술에 취한 참가자들은 자신이 통찰을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그들은 작업 기억 테스트에서 나쁜 점수를 받았다. 


Jarosz와 그의 팀은 사람이 술에 약간 취할 경우 발산적, 모호한 사고 모드가 촉진되고, 이 사고 유형이 창의적 해결을 요하는 과제에 적합하기 때문에 단어 연상 과제에 유리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연구는 Digest에서 년초에 다뤘던 연구를 보충한다. 이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이 정신이 몽롱할 때 창의적 문제 해결을 잘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었다. 


심지어 전두엽 손상 환자가 통제 집단보다 성냥개비 산수 문제( 성냥으로 만든 산수 공식에서 성냥개비 한 개를 이동하여 올바른 공식으로 만드는 문제)를 더 잘 푼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주의력 통제의 손상이 가끔 유익할 때도 있음을 말해준다. 


Jarosz와 그의 동료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 "이제 막 시작단계이긴 하지만, 현 연구는 알코올이 창의적 문제 해결에 미치는 영향을 경험적으로 입증한 첫 연구이며, 또 문제 해결의 중요한 기제를 입증한 연구이기도 하다." 


다이제스트는 공동 저자인 Jenny Wiley에게 이 연구가 알코올 남용을 부추길 위험이 없는지 물어봤다.  "우리는 사람들이 약간 취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테스트한 것입니다 -- 너무 많이 취한 경우가 아닙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과도한 음주의 경우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없습니다." 


이 연구는 상이한 마음 상태(mind-set)가 문제 해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노력의 일부분이다. - 그녀의 연구실이나 다른 곳에서 진행된 연구들은 긍정적 기분이 창의성에 유익한 영향을 미침을 보여줬다. 또 이중 언어 사용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그 이유는 이중 언어 사용자가 한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은,"라고 Wiley는 말했다. "무언가 한가지에 지나치게 집중하 새로운 가능성을 놓치기 쉬우며,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해선 보다 넓고 모호하고 유연한 주의의 상태가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


  1. Jarosz, A., Colflesh, G., and Wiley, J. (2012). Uncorking the muse: Alcohol intoxication facilitates creative problem solving. Consciousness and Cognition, 21 (1), 487-493 DOI: 10.1016/j.concog.2012.01.002 [본문으로]





마음챙김 명상 멘토링

저자
김정호 지음
출판사
불광출판사 | 2011-04-0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마음챙김 명상 멘토링』은 심리학 원리를 바탕으로 명상을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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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명상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인지심리 매니아도 명상과 주의, Mind-Wandering과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들을 소개했다.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명상은 정서적이나 인지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는 정신 운동임에 틀림 없다. 


일반인들 중에도 명상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그런데, 명상을 하는 방법을 몰라서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명상'하면 잡념을 없애고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는 명상(‘집중명상)이 떠오른다. 물론 집중명상 역시 여러가지 혜택을 준다. 하지만, 또 다른 명상법인 ‘마음챙김 명상'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마음챙김은 자신이 경험하는 모든 것에 ‘마음챙김'하는 명상법이다. 마음챙김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 책은 마음챙김을 ‘순수한 - 상위 - 알아차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무 욕구나 생각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 자신이 겪는 모든 경험을 - 알아차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언가에 몰두하던 중 ‘아, 내가 지금 일에 몰두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좋은 일이 일어나서 기뻐하다가도 ‘아, 내가 지금 기뻐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생각이나 감정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이 경험하는 정서나 생각, 감각을  제 3자처럼 관조하는 것이다. 


이 책은 집중명상과 마음챙김 명상의 개념, 대상별 명상 방법, 명상을 도와주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문체가 간결해서 일반인도 명상을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집중명상과 마음챙김 명상의 개념이 다소 혼란스러웠는데, 저자인 김정호 교수님 덕분에 개념을 쉽게 정리할 수 있었다. 


명상은 ‘하향적 주의'를 쉬게 함으로써 우리 정신에 휴식시간을 제공한다. 인간의 주의는 자신의 욕망이나 목적에 늘 휘둘리며 산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먹고 싶은 것만 먹는다. 이렇게 욕망과 목적에 오염된 주의를 심리학에서는 ‘자발적(또는 하향적 주의) 주의'라고 부른다. 자발적 주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주의력이 지쳐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그럼, 그 순간부터 주의력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일을 하면서 딴 생각을 하거나, 말도 안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마음 챙김은 욕망과 생각에서 벗어나서 경험을 있는 그대로 보는 훈련이다. 이렇게 ‘비자발적 주의(또는 상향적 주의)’를 사용하는 동안 하향적 주의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책이 욕구와 생각을 배제하고 마음챙김할 것을 당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이전 글 참고)

단 일분이라도 모든 욕구와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해 보길 바란다.




Image: http://www.reveriesanctuary.com


글: 시안 베일록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인다. 실제로, 이런 "마음의 방황(Mind-wandering, 이하 '잡생각'으로 번역하였음 - 역자 주)"은 우리 뇌의 default 모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생각하는 것은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위해 생산적인 사고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서적인 댓가가 따른다. 간단히 말하면, 방황하는 마음은 불행한 마음이다. 잡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덜 행복하다. 하지만 지난 주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실린 새 연구는 잡생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한다: 바로 명상이다. 


숙련된 명상가는 명상을 하는 동안 일반인보다 잡생각을 덜 한다. 그리고 그들의 두뇌는 특별한 생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현재에 잘 집중한다.


연구자들은 명상이 잡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로 했다. 그들은 경험많은 명상가 집단과 명상 초보자에게 다양한 유형의 명상을 하게 한 다음, 그들의 뇌를 fMRI로 촬영했다. 숙련된 명상가들은 10년에 걸쳐  10,000시간 동안 마음챙김 명상을 한 사람들인 반면, 명상 초보자들은 경험이 전혀 없었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초보자들이 명상가들과 국적, 언어, 성별, 나이, 인종, 교육, 직업 면에서 비슷한 사람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야 다른 조건은 모두 같지만 오직 '명상 경험'만 다른 사람들을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챙김 명상은 여러 유형의 명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두 가지 구성 요소를 가진다: (i) 자신의 즉각적 경험에 집중하고 (ii) 이 경험에 수용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챙김이 현재-중심적인 집중을 추구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마음챙김을 연습한 사람들이 명상을 하는 동안 현재에 더 잘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참가자들은 뇌를 촬영하는 동안 마음챙김 전통에서 가르치는 세 가지 명상법을 수행했다: 집중, 자애, 선택없는 알아차림(Concentration, Loving-Kindness, Choiceless Awareness).  각각에 사용된 지침은 다음과 같다. 


집중: "자기 호흡의 신체적 감각에 집중해 보세요. 어떤 식으로든 그것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고, 호흡의 자연적이고 자발적인 움직임을 따르세요. 그냥 그것에 집중합니다. 만약 당신의 주의가 다른 것에 이끌려 있다면,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주의를 되돌려서 호흡의 신체적 감각으로 옮겨 놓으세요."


자애: "당신이 진심으로 타인의 행복을 빌었던 때를 생각해 보세요. 이 느낌을 집중하면서, 당신이 고른 짧은 문구를 반복해서 읊으며 모든 만물의 안녕을 빕니다. 예를 들면 : 모든 존재가 행복하길, 모든 존재들이 건강하기를, 모든 존재가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기를. " 


선택없는 알아차림: "당신의 의식 속에 들어오는 모든 것에 집중해 보세요. 그것이 생각이든, 정서든, 신체적 감각이든 상관없습니다. 또 다른 무언가가 당신의 의식 속으로 들어올 때까지 그것에 계속 집중하고, 그것을 붙잡거나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만약 다른 생각이 당신의 의식 속으로 들어온다면, 또 다른 생각이 들어올 때까지 그것에 집중합니다."


명상을 하는 동안, 숙련된 명상가는 통제집단에 비해 잡생각과 관련된 뇌 부위가 적게 활성화되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명상가에게 아무 명상도 지시하지 않았을 때 그들의 뇌가 보인 반응이었다. 명상가들이 쉬고 있는 동안, 잡생각과 관련된 뇌부위와 작업 기억, 자기 통제와 관련한 뇌부위 간 활발한 교류가 관찰되었다. 이전 글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작업 기억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간직하고 방해 요소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명상가들은 잡생각이 일어날 때 작업 기억을 자동적으로 활성화시킴으로써 잡생각을 통제하거나 축소시키는 것 같았다. 명상 연습을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조차 명상 상태와 유사한 상태 - 보다 현재 중심적인 마음 상태 - 에 이른다


물론, 명상 전문가들이 명상으로 잡생각을 억제한 것이 아니라 잡생각을 별로 안 하는 사람들이 명상을 많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명상을 통해 뇌가 잡생각에 미치는 영향력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잡생각은 우리가 깨어 있는 삶의 50% 정도를 차지한다. 많은 철학적, 명상적, 종교적 관행은 행복이 "현재"로부터 온다고 가르친다. 이것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명상을 통해 우리 뇌가 잡생각을 통제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글: 인지심리 매니아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인간에게 가져다 준 혜택 중 하나는 멀티태스이다. 과거 TV는 방송국에서 전송되는 영상만 볼 수 있었고, 그 외에 다른 기능은 전무했다. 집전화도 전화를 받고 거는 것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모든 일상을 멀티태스킹으로 바꾸어 놓았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게임을 하면서 채팅을 하고, e-learning과 동시에 온라인 사전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했다. 지하철에 잠깐만 서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mp3를 들으며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친구와 통화까지 하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혁신적인 발명품들이 인간의 일상을 정신없게 바꾸어 놓았다.

현대인들을 보고 있으면 외발 자전거 위에서 저글링과 접시 돌리기를 동시에 하는 곡예사가 떠오른다. 멀티태스킹은 때론 정말 묘기처럼 보이기도 하며, 심지어 능력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을 보면, 뛰어난 업무능력을 타고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곡예 뒤에는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이 있다. 바로 산만함이다.

Ophir, Nass, Wagner는 2009년 PNAS에 게재한 논문[각주:1]에서 각종 온오프라인 매체를 동시에 사용하는 사람이 인지적 통제력을 잃어버린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먼저 사전설문으로 heavy media multitasker(HMM) light media multitasker(LMM)를 뽑았다. 이 사전설문은 참가자가 평소 특정 매체를 사용하면서 다른 매체를 동시에 사용하는 정도를 측정했다(예를 들어 음악을 들으면서 카톡을 자주 사용한다면 자주라고 기재한다). 이렇게 총 12개의 매체에 대해 다른 매체와의 동시 사용 빈도를 기재하게 한 다음 점수들을 합하면 그 사람의 멀티태스킹 빈도를 알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논문 참조). 연구자는 이 점수를 근거로 HMM LMM을 나눈 다음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일련의 과제를 수행했다. 이 과제들은 Filtering 과제, AX-CPT 과제, n-back test 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방해자극을 걸러내거나(Filtering), 무시하는(AX-CPT, n-back test) 능력을 측정한다.

Filtering 과제의 경우 여러 개의 도형을 보여준 다음, 검사 단계에서 target 도형의 각도가 달라졌는지 판단한다. 이 과제는 주위의 방해자극(파란 직사각형) 개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난이도가 높아진다.

(Test 단계에서 빨간색 도형의 기울기가 달라졌는지 판단한다)


AX-CPT
과제의 경우 일련의 글자 쌍에서 찾고자 하는 쌍이 출현할 경우 ‘YES’버튼을 누른다. 만약 A를 다음 제시되는 X를 찾으라고 지시할 경우, 검사단계에서 A 다음 X가 나오면 Yes, 그 외의 경우는 No 버튼을 누른다.

)

목표 : A 뒤에 제시되는 X 찾기

검사단계 : A -> Y (No 버튼을 누른다)

          A -> X (Yes 버튼을 누른다)

연구자들은 AX-CPT 과제를 약간 변형시켰다. 변형한 과제의 경우, A X 사이에 다른 (하얀색)방해 글자들이 제시된다. 참가자는 중간에 어떤 글자가 나오든 간에 빨간색 A 다음 빨간색 X가 제시되면 Yes 버튼을 눌러야 한다.

)

목표 : A 뒤에 제시되는 X 찾기

검사단계 : A(빨강) -> X(흰색) -> K(흰색) -> Y(빨강) (No 버튼을 누른다)

          A(빨강) -> X(흰색) -> Y(흰색) -> X(빨강) (Yes 버튼을 누른다)

 

실험 결과, 평소 멀티태스킹을 많이 하는 사람(HMM) Filtering 과제에서 방해자극 개수가 많아질수록 수행능력이 떨어졌으며, AX-CPT 과제의 경우도 방해글자가 있을 경우 반응시간이 길어졌다.

 

Filtering 과제


AX-CPT



, HMMn-back test에서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정답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연구자는 평소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이 관련없는 정보를 무시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쓸모없는 정보에 주의를 뺏기게 된다. HMM은 빨간색 도형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파란색 도형에 한눈을 팔았고, 하얀색 X 때문에 헷갈려하고, 둘 또는 세 글자만 기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전 글자를 지우지 못해서 잘못된 응답을 하고 말았다.

멀티태스킹이 이처럼 간단한 과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학업이나 업무효율성에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직접 느끼지 못하지만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아니면, 그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뇌는 이미 멀티태스킹을 통해 상향처리를 하는 산만한 두뇌로 변모하는지 모른다. 최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인 니콜라스 카는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우리 뇌를 바꾸어놓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염려했던 바가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니콜라스 카 역시 이 논문을 인용하고 있다).

 

우리는 곡예사가 아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각종 매체를 저글링하는 사람의 뇌는 통제 능력을 상실한다. 그때부터 그 사람의 정신상태는 본인의 통제 하에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 정보 홍수 속에서 중심을 잃고 끊임없이 떠다니는 나뭇잎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1. Eyal Ophir, Clifford Nass, and Anthony D. Wagner, Cognitive control in media multitaskers PNAS 2009, doi:10.1073/pnas.0903620106 [본문으로]

Chandrahadi Junato/Flickr


글: The Frontal Cortex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심적 상태는 아무 자극이 없을 때 권태에 빠진다 시인 Joseph Brodsky는 지루함을 '심리적 사막'이라고 표현했다. 인지적 사막은 당신의 침대에서 시작해서 지평선을 쫓아낸다." 시계 바늘은 멈추었고, 의식의 흐름은 느려진다. 우리는 지금 여기 있지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싶다.

그러나 브로드스키가 언급했듯이, 지루함과 그 동의어는 창의성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지루함은 당신의 창이다"라고 시인은 말했다. "일단 이 창이 열리면 그것을 닫으려 하지 말고 반대로 활짝 열어라."

브로드스키가 옳았다. 비밀은 지루함 자체에 있지 않았다. 비밀은 지루함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게 만드는지에 있었다. 사람들이 단조로움에 빠질 경우, 특수한 형태의 사고(mind wandering)와 뇌 활동이 나타난다. 효율성에 집착하는 문화에서 mind wandering은 게으른 습관으로 폄하되었으며, 우리가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일어나는 사고라고 생각되었다. (프로이드는 mind-wandering을 "유아적" 사고의 예로 보았다). mind-wandering은 게으름의 신호일 뿐이며, 생산성과 관련이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경과학은 mind-wandering에 대한 관점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우리 마음은 놀라울 정도로 왕성하게 돌아다닌다. 지난해 하버드대 심리학자 Daniel Gilbert와 Matthe A. Killingsworth는 Science에 흥미로운 논문을 게재했는데, 이 논문은 우리가 마음의 블랙홀로 숨어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과학자들은 2,250명의 참가자에게 아이폰 어플을 통해 무선적으로 자신의 현재 활동과 행복 수준을 체크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전체 시간의 46.9퍼센트를 mind-wandering에 할애하고 있었다. 마음이 방황하지 않는 유일한 시간은 '사랑을 나눌 때' 뿐이었다. 그것만큼은 집중할 수 있었다.

마음이 방황할 때 뇌 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많은 일이 일어난다. 2009년, UBC의 Kalina Christoff과 UCSB의 조나단 Schooler 팀은 백일몽 중의 두뇌 상태를 포착하기 위해 fMRI를 통해 "경험 샘플링"을 사용하였다. (mind-wandering 상태는 유도하기 쉽다. 참가자에게 지루한 과제를 시키면 마음이 곧 방황하기 시작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mind-wandering은 왕성한 대사를 동반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었다. - 당신의 피질은 mind-wandering 동안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 - 이 연구는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과정을 명료화했다.

mind-wandering을 자기 보고하거나 행동 측정(현재 과제 수행 에러율)을 통해 관찰할 때 medial prefront default network 부위가 활성화되었다. mind wandering은 default network와 함께 executive network의 활성화를 동반했으며, 과제와 관련없는 생각이나 집행 기능의 자원으로 예측이 가능했다. 마지막으로, default나 executive network region은 참가자가 자신의 마음이 돌아다니는 사실을 알지 못할 때 강하게 활성화되었다. 이는 mind-wandering이 메타 인식의 부재 시 강하게 활성화됨을 말해준다. default 와 executive network가 병렬적으로 활성화됨은 - 두 영역은 지금까지 반대로 작용한다고 여겨졌다 - mind wandering이 반대로 작용하는 두 네트워크를 협력하게 만드는 독특한 심적 상태임을 의미한다.

여기서 두 가지 사실이 중요하다. 첫번째는 기본 네트워크(default network)의 정의다. 그 의미는 문자 그대로다: 우리는 별 다른 노력없이도 쉽게 백일몽에 빠질 수 있으며, 따라서 이는 사고의 디폴트 모드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디폴트와 집행 기능의 동시적 활성화다. 이는 mind-wandering이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의식이 없는 상태가 아님을 말해준다. (집행 기능의 활성화가 그 이유다). 대신 백일몽은 꿈과 집중한 상태의 중간 단계로 보이며, 깨어 있지만 현재에 온전히 머물러 있지 않은 상태다.

지난 주, 오스트리아 과학자들이 이 주제를 확장한 논문[각주:1]을 PLoS One에 실었다. 이들은 17명의 unresponsive wakefulness syndrome(UWS) 환자와 8명의 minimally conscious state(MCS)환자, 26명의 정상인을 조사했다. 연구자들은 연구를 통해 의식의 단계별로 뇌의 상태에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중요한 차이점은 unresponsive 환자의 대부분이 디폴트 네트워크를 끄는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이 불쌍한 환자들은 자신만의 백일몽에 갇혀 있으며, 집행 기능을 통해 바깥 세상으로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 어려움을 의미한다. (디폴트 네트워크를 끄지 못하는 문제는 알츠하이머나 정신분열증 환자에게서도 관찰된다). 그 결과 그들 마음의 눈은 항상 내면 세계로 향해 있는 것이다.

mind wandering과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소개할 연구는 Schooler의 연구실에서 진행되었다. 그는 지속적으로 mind-wandering에 빠지는 사람이 - 스쿨러는 참가자에게 전쟁과 평화의 한 부분을 보여주었다. 그 다음 참가자가 다른 생각을 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 - 창의성의 여러 측정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든 백일몽이 새로운 영감을 내는 데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스쿨러는 그의 실험에서 두 가지 유형의 공상을 구분했다. 첫 번째 유형은 참가자가 자신이 백일몽 중이었음을 연구자를 통해 깨닫게 된 경우(보통 실험 도중 연구자가 갑자기 개입해서 지금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물어본다 - 역자 주) 일어났다. 그들은 자신의 마음이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아챌 경우 버튼을 누르기로 되어 있었지만, 버튼을 누르는 데 실패했다. 두번째 유형의 공상은 참가자가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깨달을 때 발생했다. - 자신의 마음이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 Schooler의 데이터에 의하면, 자신의 mind-wandering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은 창의성이 증가하지 않았다.

핵심은 단순히 백일몽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마음이 돌아다니게 놔 두는 것은 쉽다. 보다 어려운 것은(그리고 중요한 것은) 메타 인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야 샤워나 운전 중 좋은 생각이 떠올랐을 때 알아차리고 노트에 적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좋은 생각을 버리지 않을 수 있다.

모든 결과를 종합할 때, 연구 결과들은 mind wandering이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우리는 인생의 절반 정도를 백일몽에 할애한다 -, 또한 개발해야 할 능력이라고 말해준다.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는 심각한 뇌손상이 백일몽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걸 불가능하게 만드는 경우일 것이다). 우리는 의식을 완전히 잃는 대신 자기 지각을 유지해서 뇌의 집행 부위가 활동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권태는 인지적 선물이지만, 적절히 통제되어야 한다. 우리는 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지루함에 빠질 수 있다.

  1. Crone JS, Ladurner G, Höller Y, Golaszewski S, Trinka E, et al. 2011 Deactivation of the Default Mode Network as a Marker of Impaired Consciousness: An fMRI Study. PLoS ONE 6(10): e26373. doi:10.1371/journal.pone.0026373 [본문으로]


머리말: 인지심리 매니아


그 동안 '인지심리 매니아'는 자연이 인간의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특히 자연이 인간의 주의력에 큰 공헌을 한다는 사실을 Kaplan 등의 논문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기존 포스트를 읽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환경이 주의력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밑에 링크한 게임을 잠깐 해 보자(그림을 클릭하면 게임을 할 수 있다).


게임처럼 보이는 이 test는 원래 인지심리학 연구에서 자주 사용하는 플랭커 테스트(Flanker test)다.  이 테스트의 목적은 참가자의 주의력을 알아보는 것이다. 어떻게 주의력을 알 수 있을까? 게임을 해 보면 target 화살표와 나머지 화살표의 방향이 서로 일치하거나 불일치하게 제시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일치 조건의 평균 반응시간(얼마나 키보드를 빨리 눌렀나)-불일치 조건의 평균 반응시간을 구하면 주의력의 정도를 알 수 있다. 현재 필자가 해 보니 대략 20~30ms(밀리세컨드, 천분의 1초) 정도 차이가 난다.

근데, 이 두 조건의 차이가 도대체 주의력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플랭커 테스트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인간은 중앙에 있는 화살표 뿐만 아니라 주위에 함께 제시되는 화살표(플랭커)도 같이 보게 된다. 따라서 목표 화살표와 플랭커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반응을 빨리 해야 하는 상황에서 플랭커 때문에 헷갈리게 된다(시끄러운 까페에서 친구와 대화할 때 옆 테이블의 대화가 자꾸 귀에 들어오는 것과 비슷하다). 즉, 플랭커들이 훼방을 놓는 것이다.

만약 집중력이 뛰어나다면,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플랭커에 현혹되지 않고 목표 화살표의 방향에만 반응할 수 있다. 따라서 '일치 조건의 반응시간-불일치 조건의 반응시간'의 차이가 작다면, '방해가 있든 없든 주의력에 흔들림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만약이 차이가 커진다면 '방해가 없을땐 괜찮지만, 방해가 생기면 주의력이 흐트러짐'을 의미한다. 

플랭커 테스트가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인간은 화살표의 방향을 판단할 때도 주위에 방해 자극이 4~5개만 출현하면 주의력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그 효과는 20~30ms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두뇌에서 20~30ms라면 대단한 지연시간이다. 결국, 우리 눈에 보이는 방해자극들이 인지 기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이번에는 도심으로 돌아오자. 신촌 한복판에서 돈까스를 파는 집을 찾아 보자. 만약 목적지를 찾았다면 자신이 가게를 찾는 동안 자신의 눈길을 끈 간판이 몇 개나 있었는지 세어보자. 이제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알겠는가? 당신의 인지 기능은 지금 수많은 플랭커들에 의해 마비된 상태일 것이다. 목표인 돈까스 집(목표 화살표)을 찾는 도중에 수많은 간판들(플랭커)이 우리의 주의를 끌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간판 속을 헤매면서 돈까스 집을 찾아야 한다는 일념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해 목표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돈까스 집에 도착하면 주의력 고갈로 머리가 멍해지는 것이다(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돈까스 집을 찾고 난 다음 스마트폰으로 플랭커 테스트를 다시 해 봐도 좋다. 아마 두 조건의 차이가 훨씬 커져 있을 것이다).


도심에 사는 것은 플랭커의 아귀지옥에서 사는 것과 다름 없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자연의 중요성을 더더욱 강조한다. 최근 시안 베일록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런 취지의 기사를 쓴 것을 보고 번역해 봤다.


글: Choke(시안 베일록)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여름이 지나갔다. 이는 우리가 다시 학교, 직장, 도시생활로 돌아왔음을 의미한다. 도시 생활은 수고스럽다. 사람이 북적대는 도심을 돌아다니거나 끊임없는 소음을 참는 것은 도시에서 오래 생활한 사람도 참기 힘들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처법이 하나 있기는 하다. 잠깐 동안이라도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오랫동안 철학자, 작가 또는 일반인들은 자연과의 상호작용이 인지적 기능, 창조적 능력,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몇 해 전부터 이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시작했다.

일리노이 대학에서 Landscape and Human Health 연구소를 맡고 있는 Frances Kuo가 이 연구의 대표적 인물이다. 쿠오는 인간과 물리적 환경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나무와 녹지가 심미적 만족과 마찬가지로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자연을 보는 것이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쿠오는 한 연구를 통해 녹지가 조성된 아파트에 사는 거주자가 시멘트로 둘러싸인 아파트에 사는 거주자보다 주의력과 기억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 중 창문을 통해 자연풍경을 볼 수 있는 학생의 집중력이 높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럼, 자연풍경에 노출되었을 때 인지 기능이 향상되는 이유는 뭘까? 그 해답은 현대 심리학의 창시자인 윌리엄 제임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두 가지 유형의 주의를 구분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 중 어떤 것은 우리 노력 없이도 주의를 끄는데 이것을 비자발적 주의라고 한다. 비자발적 주의는 "이상한 것, 움직이는 것, 야생 동물, 밝은 것'을 봤을 때 일어난다. 반면 상황이나 자극에 집중하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을 들이는 경우는 자발적 또는 직접적 주의에 해당한다.

과학자들은 자발적 또는 직접적 주의를 정신적 근육에 비유하면서 이런 주의는 시간에 따라 소진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주의를 끄는 자연 환경(예, 아름다운 노을)은 비자발적 주의를 일으킨다. 따라서 비자발적 주의가 일어나는 동안 자발적 주의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것은 미친 듯이 돌아가는 도심의 환경과 대조적이다. 도시 환경은 보통 비자발적 주의를 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자동차가 울리는 경적 소리를 상상해보자. 게다가, 도심을 걸어다닐 때는 각종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상당한 정도의 직접적 주의를 사용해야 한다(예, 각종 광고판으로부터 의식적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 즉, 도심 환경은 자연에 비해 주의가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연구자들은 자연이 훨씬 유익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신은 굳이 자연 속에서 오래 있을 필요가 없다. 몇년 전 미시간 대학의 연구진들이 학부생을 대상으로 주의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학생들에게 1, 4, 7, 3처럼 숫자를 들려준 다음, 들려준 것과 반대의 순서로 숫자를 기억하게 했다(3, 7, 4, 1). 이 과제는 제시된 숫자의 순서를 뒤바꿔서 회상해야 한다는 점에서 직접적 주의를 요구한다. 이 과제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테스트에 참가하기 전과 후에 Ann Arbor 수목원을 한 시간 정도 걷거나, 도심 한복판을 걸었다.

결과는 아주 명확했다. 자연 속을 걸었던 사람은 도심을 걸었던 사람보다 주의력 과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결과는 기분이나 날씨 조건의 변화에 기인한 것이 아니었다. 즉, 자연 속에 정신적 혜택이 있었던 것이다.

전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는 만큼 도시생활은 불가피해 보인다. 따라서 도심 생활 속에서 정신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무 사이를 걷는 것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글: 인지심리 매니아


필자는 코이케 류노스케의 책들을 즐겨 읽는다. 불교의 이론들을 일반인이 알기 쉽게 풀어썼다는 점, 저자가 필자와 나이는 비슷하지만 훨씬 깊은 생각을 가진 점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저서라면 빠짐없이 읽어 본다. 평소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코이케 류노스케의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만화로 가득한 '번뇌 리셋'을 읽기도 했다.  가벼운 그림 속에 깊은 뜻이 담겨 있어서 진지하게 읽어나갔던 기억이 있다.

최근 그의 저서 '생각 버리기 연습'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은 일상에서 생각을 버리는 연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 가치가 매우 크다. 하지만 인지심리를 공부하는 사람은 또다른 이유로 이 책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바로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케가야 유우지'와의 대화편 때문이다. 스님과 뇌과학자의 대화는 동양의 거대한 지혜와 인지과학이 만난 작은 사건이다. 달라이 라마가 과학자들을 초대했던 사건 이래 불교와 과학이 교류를 시작했고, 이 두 사람의 대화 역시 그러한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불교와 과학의 랑데뷰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참으로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인지심리 매니아 역시 이런 랑데뷰에 참여하기로 했다. '생각 버리기 연습'에서 코이케 류노스케가 했던 말들을 인지심리 연구와 비교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불교와 인지심리 연구를 연결할 정도로 뛰어난 학식은 없지만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노력했다.



念力, 定力과 인지심리학


'생각 버리기 연습' 29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쓸데없는 생각을 깨닫는 힘을 불교에서는 '염력(念力)'이라 부른다. 염이란, 알아차리는 능력, 즉 '의식의 센서'이다. 이 센서가 민감하면 민감할수록 아주 작은 변화까지도 알아차릴 수 있다. 변화를 알아차린 뒤에 마음의 작용을 바꾸는 힘을 '정력(定力)'이라 한다. 이 힘은 곧 '집중력'으로, 의식을 조절해 하나의 장소에 모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음이 아주 빠른 속도로 흩어져 여기저기로 달려가는 것을 끌어 모아 한 곳으로 가도록 정해주는 것이다.


즉, 쓸데없는 생각을 의식의 센서로 알아차리고, 주의를 통해 의식을 다시 한 곳으로 모은다는 것이다. 불교의 이런 주장은 심리학적으로 근거가 있으며, 과연 실현 가능한 이야기일까?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심리학에도 불교의 염력, 정력과 유사한 개념을 있기는 하다. 위 문장을 읽던 필자의 머리 속에서 Wegner라는 학자가 순간 떠올랐다. Wegner는 자기 통제와 관련하여 두 가지 인지 과정이 작동한다고 주장했다[각주:1]. Monitoring process는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을 감시하는 인지과정이다. 만약 Monitoring process를 통해 자신이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 생각이나 행동(즐 쓸데없는)을 인식하면, Operation process를 통해 이를 바로 잡는다. 즉, Operation process는 자신의 상태를 원하는 상태로 조절하는 인지과정이다. 그런데 Wegner가 주장한 두 가지 인지과정이 우연하게도 불교의 이론과 유사해 보인다. Monitoring process는 '염력', Operation process는 '정력'과 유사해 보이지 않는가?
Wegner 이후의 연구는 인간의 뇌에서 실제로 자신의 상태를 감시하고 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컨트롤하는 인지과정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Botvinick, Braver, Barch, Carter, & Cohen, 2001, Holroyd & Coles, 2002).  결국 불교의 이론은 과학적으로도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생각 버리기 연습'의 저자는 쓸데없는 생각을 알아차리고 이를 바로 잡는 능력이 연습에 의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맞다. 우리는 주위에서 명상을 통해 이런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해 보면 잘 되지 않는다. 정말 명상을 하면 스님처럼 자신의 생각을 맑은 거울처럼 반영하고 이를 옳은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을까?

이전 심리학 연구들은 이 문제에 있어서 회의적인 것 같다. 어떤 생각이 잘못되거나 쓸데없음을 알아차리고 이를 억누르거나 다른 생각을 하고자 노력하면, 오히려 무시하려는 생각이 튀어오르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Wegner는 이를 Ironic process theory에서 역설했다. Wegner의 이론에 비추어 보면, 쓸데없는 생각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주장은 모순에 가깝다. 예를 들어 누군가 게임을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공부에 집중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게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무시하기 위해선 먼저 자신이 게임에 관한 생각을 한다고 인식한 후(Monitoring), 이를 억누르거나 공부로 주의를 돌려야 한다(Operation).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게임 생각을 억누르려면 공부하다가 이따금씩 '내가 게임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감시(monitoring) 해야 한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방금 앞 문장에서 그 사람은 게임 생각을 감시하려고 하는 찰나에 이미 게임 생각을 하는 모순에 빠진다. "내가 혹시 게임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생각하면 이미 게임 생각을 한 게 아닌가?!

자기 통제 능력은 한계가 있다는 문제도 있다. Inzlicht et al(2007)[각주:2]은 참가자들에게 영화를 보는 동안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도록 지시했다(아마 슬픈 내용의 다큐멘터리였던 것 같다).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려면 자기 통제가 필요하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자기 통제에 힘을 다 써 버리면, 그 다음엔 힘이 남아 있지 않아서 생각을 컨트롤 하기 힘들 것이라는 가정을 세웠다.

결과는 연구자들의 예상대로였다. 자신의 생각이 목표와 벗어나있음을 알아차릴 때는 전대상회에서 ERN(Error related negativity)이라는 뇌파가 발생한다(Wegner의 Monitoring Process와 관련있어 보인다). 그런데, 영화를 보며 자신의 감정을 통제했던 참가자들은 스트룹 테스트를 할 때 ERN 발생이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스트룹 테스트에 반응하는 반응시간 역시 느려졌다.

반응시간

(왼쪽이 자기 감정을 통제했던 집단이다. 반응시간이 통제집단보다 느리다)


ERN

(점선이 감정을 통제했던 집단이다. 70~80ms에서 발생하는 ERN의 진폭이 통제집단보다 줄어들었다).


종합해보면,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경우 자기 통제에 필요한 힘이 점점 소진되서 통제가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Wegner의 주장이 맞다면 억누르는 생각은 더 튀어오를 뿐이다. 그렇다면 명상으로 생각을 통제하는 연습을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잡생각이 무섭게 튀어오르기 시작하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점 더 심해질 뿐이다. 그럼, 생각 버리기는 결국 불가능한 것일까?


그런데 최근 연구들은 불교식 수행 방법이 주의력을 높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연구들의 기본 전제는 자기 통제에 필요한 힘(주의력도 포함된다)이 '한정된 자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연습한다고 크게 늘어나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생각 버리기 연습이 가능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마치 근육 운동과 같다. 처음에는 아령을 1세트만 들어도 지쳐서 더 이상 들지 못한다. 하지만 연습하면 2세트가 가능해진다. 생각 버리기 연습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15분만에 잡생각이 떠오르고 ERN의 감소와 함께 통제 능력이 상실될 수 있다. 하지만 다음날이 되면 내 주의력 근육은 성장한다. 물론 잡생각은 여전히 떠오르고 나중에는 통제가 불가능해 지지만 이번엔 20분을 집중할 수 있다.

심리학계에서는 동양식 주의 훈련 방법을 Attention state training(AST)라고 정의하고 이 훈련 방식의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연구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서양식 주의력 훈련(AT)보다 효과가 뛰어났던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AST 개관 논문을 소개한 이전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2011/07/31 - [인지심리학/주의] - 주의력 훈련의 연구 동향


진리는 아무나 깨닫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코이케 류노스케는 참 대단한 것 같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통제하는 힘이 강한 것 같다. 필자는 아직 이 정도의 내공이 있지도 않고, 생각을 버리는 능력이 연습으로 습득된다는 사실마저 의심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심리학 연구는 불교식 수행 방법의 효과를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최소한 연습을 통해 생각을 버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조심스레 해 본다.






  1. Wegner, D. M. (1994), "Ironic Processes of Mental Control", Psychological Review 101 (1): 34–52, doi:10.1037/0033-295X.101.1.34, PMID 8121959. [본문으로]
  2. Michael Inzlicht, Jennifer N. Gutsell, Running on Empty Neural Signals for Self-Control Failure, PSYCHOLOGICAL SCIENCE, 2007 [본문으로]
 




출처: NeurRealism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Addiction: A Disorder of Choice

작가
Gene M. Heyman
출판
HarvardUniversityPress
발매
200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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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는 최근 Gene Heyman의 신간 "Addiction: A disorder of Choice"를 즐겨 읽고 있다. 저자는 '중독'이 만성적인 강박행동 또는 재발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로 보는 기존 견해에 반대하고 있다. 저자는 약물 의존을 의지(더불어 엄청난 노력과 동기)로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결과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제시한다. 그럼 어떤 상황에서 인간이 자신을 통제할 수 있을까?

기 존 견해는 자기 통제(self-control)가 노력이 필요하고 자원을 소모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해왔다. 이 모델에  의하면 인간은 제한된 자기 통제력을 가지고 있고, 이 자원이 고갈될 경우 통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충전해야 한다. 기존 모델을 지지하는 증거 중 하나는 자기 통제에 상당한 양의 당(glucose)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다이어트를 갈망하는 사람에게 이 기사가 희소식이 될까?). 자기 통제 실패를 측정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스트룹 테스트다.

새로운 연구는 자기 통제를 제한된 자원으로 보는 모델의 한계점을 연구했다. 첫번째 실험에서 자기 통제력이 유한하다는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능력을 소모하는 과제 후에도 스트룹 테스트에서 실수가 적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가 자기 통제력에 대해 가지고 있는 견해를 조작한 경우에도 동일한 효과를 관찰했다. 심리학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윌리엄 제임스는 선견지명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우리 세대의 가장 큰 발견은 인류가 자신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라고 말했다.


Reference

Job V, Dweck CS, & Walton GM (2010). Ego Depletion--Is It All in Your Head?: Implicit Theories About Willpower Affect Self-Regulation. Psychological science : a journal of the American Psychological Society / APS PMID: 20876879

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어 떻게 해야 효과적인 인터넷 광고 배너를 만들 수 있을까? 사람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는 광고면 될까? TV 광고를 보면 알겠지만, 사람의 주의를 끄는 방법은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선을 끈다 하더라도 광고 내용이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따라서 배너를 구성할 때는 사람들이 광고를 얼마나 오래 기억할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좋 다. 그렇다면 배너를 어떻게 구성해야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을까? 인터넷 배너의 형태는 대략 다음처럼 나눌 수 있다. 1. 회사나 브랜드 이름만 적혀 있는 경우. 2.URL이 적혀 있는 경우. 3.URL+간단한 설명글이 있는 경우다.




세 가지 배너 중에서 어떤 것이 기억에 오래 남을까? 이전 연구 결과는 '대중 매체'의 경우 웹사이트의 주소를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1. 이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은 웹사이트의 주소를 통해 브랜드 이름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으며, 광고 속에서 웹사이트 주소가 눈에 띄는 확률 또한 83%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어디까지나 '대중 매체'상에서의 효과를 알아본 것이었다. 웹페이지 속에 위치하고 있는 배너의 경우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기 억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사용자의 목적'이다. 특정 웹사이트에 접근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원하는 정보를 찾는 '목표 지향적(goal-directed)' 사용자일 수도 있고, 단지 웹서핑을 하고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이전 연구는 웹서핑 목적의 사용자들의 배너를 잘 기억한다고 주장한다2. 이는 인지심리학의 '주의'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한다. 특정 요소에 주의가 할당되지 않는다면, 주의는 분산되어서 여러개의 요소를 병렬적으로 처리하게 될 것이다. 웹서핑을 하는 사람은 특정 요소나 정보에 관심이 없으므로, 분산된 주의가 웹사이트의 여러 요소를 동시에 처리하게 될 것이고, 이 와중에 배너가 인식될 확률이 높아진다.




오늘 소개할 논문은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 목적, 배너의 형태, 배너의 위치가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다음과 같은 웹페이지를 보여주었다.



참 가자 중 한 집단은 나중에 풀 10개의 선다형 문제를 풀기 위해 웹사이트를 눈여겨 보게 된다. 정답이 웹사이트 안에 있는 것이다. 반면 다른 한 집단은 특별한 목적을 부여하지 않았으며, 그냥 자유롭게 페이지를 탐색해도 된다고 설명해줬다. 이렇게 함으로써 목적 지향적 또는 단순 웹서핑 목적이라는 조건을 조작했다.

또 배너의 형태를 각각 달리하여 참가자에게 보여줬다. 어떤 사람은 브랜드 이름만 적혀 있는 배너, 또 다른 사람은 URL만 적혀 있는 배너, 또 다른 사람은 URL+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함께 있는 배너를 봤다.

그 외에 배너의 위치를 좌측 상단, 상단 중앙, 우측 상단으로 조작해서 위치에 따른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종 속변인은 배너에 대한 재인률, 재인의 확신, 재인의 정확성이었다. 웹페이지를 15분 동안 관찰한 다음, 참가자는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이 테스트에선 좀 전에 봤던 배너와 본 적이 없는 배너가 섞여서 나오게 된다. 참가자는 자신이 봤던 배너가 어떤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또 자신의 판단에 얼마나 확신하는지 '아마도, 그렇다, 매우 그렇다'로 응답하게 된다. 연구자는 이 확신정도(3)와 정확성(2)을 통합해서 판단자의 응답을 1~6으로 점수화했다. 예를 들어 참가자가 자신의 답이 정답이라고 강하게 확신했지만, 실제로 오답이었다면 1점이 부여된다. 만약 정답을 강하게 확신했고 실제로도 정답이었다면 6점이 부여된다.


이 점수를 분석한 결과, 각 요인의 주효과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배너의 형태와 navigation style간에 상호작용이 발견되었다(F-value = 5.38, P-value = 0.007).





목적이 있어서 웹사이트를 탐색했던 사람들은 배너의 재인률이 형태에 관계없이 일정했다. 반면 단순 웹서핑 목적으로 탐색했던 사람들은 URL만 적힌 배너를 잘 기억했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URL+ 서비스의 설명이 들어있는 배너의 경우, 목적 지향적인 사용자가 단순 웹서핑 목적 사용자보다 재인 점수가 높았다는 점이다. 기존 이론에 비추어 볼 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연구자들은 사용자가 나중에 실시할 테스트를 위해서 웹사이트 요소를 유심히 관찰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결론


연구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리는 웹사이트의 성격에 따라 인터넷 배너의 형태도 바뀌어야 함을 알 수 있다. 특히 단순 웹서핑 목적의 사용자가 많이 찾는 사이트라면, URL만이 표시된 배너를 구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러나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 있다. 웹서핑 목적의 사용자가 URL만 표시된 배너를 잘 기억하는 이유는 뭘까? 웹사이트의 주소는 일반 단어보다 기억하기 어려울 텐데 말이다. 예를 들어, 내 블로그의 주소는 blog.naver.com/ryuskae인 반면 블로그의 이름은 '인지심리 매니아'이다. 어느 쪽이 기억하기 더 쉬울까? 이 논문에 의하면 블로그 주소가 훨씬 기억하기 쉽다는 것인데, 직관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 어떤 원인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이 연구가 Lavie의 perceptual load 이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Reference


Fethi Calisir, Demet Karaali, The impacts of banner location, banner content and navigation style on banner recognition,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08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필 자도 '네이버 애드포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자신이 쓴 글의 맥락에 맞추어 광고가 게재되고, 누군가 이 광고를 클릭하면 블로거의 계정으로 돈이 들어온다. 참으로 그럴 듯한 생각이다. 앉아서 돈 버는 방법 중 이보다 손쉬운 방법이 있을까? 하지만 해 본 사람은 다 알듯, 독자들이 광고를 클릭하는 횟수는 가뭄에 콩나듯 한다. 왜 그럴까?


오 늘 소개할 논문은 네티즌이 인터넷 광고에 주의를 기울이는 데 미치는 요소를 연구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해당 웹페이지가 어떤 컨텐츠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이 배너에 주의를 기울이는 시간이 영향을 받는다는 가정을 검증하고자 했다.



기존 인터넷 광고가 효과없는 이유


그 동안 전통적 디자인 관점은 인터넷 배너가 '외생적 주의'를 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 관점의 영향을 받은 배너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림이 쉴 새 없기 바뀌거나, 화면 옆에서 갑자기 나타나거나, 번쩍번쩍 거리면서 우리 관심을 끌려는 배너말이다. 이렇게 물리적인 요소의 끊임없는 변화가 사람들의 '외생적' 주의를 유도한다면, 클릭수나 광고효과가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 달리 인터넷에서는 이런 전략이 먹혀들지 않았다. 사람들이 인터넷 배너를 무시해버리는 이런 현상을 'banner blindness' 라고 한다. banner blindnes가 생기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검색전략을 학습하기 때문이다. 웹사이트는 언제나 현란한 배너들로 가득하다. 따라서 우리는 정말 중요한 콘텐츠에만 집중하고, 주변 광고나 낚시성 기사들을 걸러내는 습관을 들여왔다. 그 결과, 광고 비스무레하게 생긴 것은 절대 쳐다보지 않는 '검색전략'을 학습하게 된 것이다. 사용자들의 이런 전략 덕분에 외생적 주의를 끄는 광고들이 효과를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다.

기존 배너가 효과적이지 않은 또다른 이유는 바로 '문맥광고' 에 있다. 네이버 애드포스트로 돈 벌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문맥광고는 중심 콘텐츠(예: 블로그의 포스트)와 관련 있는 내용이 나온다. 문제는 사용자가 이 광고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문맥광고를 콘텐츠와 독립된 웹 요소로 인식하지 않고, 콘텐츠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이는 광고를 'salient'하지 못하게 만드는 문제를 낳는다. 


연구자들은 이 외에도 광고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추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인지심리학에서 연구했던 '주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인간의 주의는 처리해야 할 정보의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그림보다는 문자를 처리할 때 주의가 많이 소모된다. 따라서 웹사이트의 주요 콘텐츠가 글로 구성되어 있다면, 사용자의 주의자원이 소모되어 광고에 주의를 기울일 추가적 자원이 부족하게 된다.

Attentional inertia로 인해 광고 효과가 약해지기도 한다. 이 현상은 인간의 주의집중 정도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과 관련있다. 우리가 책이나 영화를 볼 때, 처음에는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몰입이 되기 시작하면서 오로지 내용에만 집중하게 된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블로그의 글을 처음 봤을 때는 집중이 잘 안 된다. 따라서 주의가 방황하는 동안 광고를 발견할 확률도 높다. 하지만 글에 집중하면서부터 광고는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토대로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가정을 검증해보았다.


H1: 사용자들은 웹사이트가 글이 아닌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 광고를 더 많이 볼 것이다.

H2: 구조화된 웹사이트를 이동하는 경우, 사용자들은 첫 페이지에서 광고를 더 많이 볼 것이다.



실험방법





실 험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인터넷에서 115개의 배너를 구한 다음, 사람들에게 각 배너가 얼마나 눈에 띄는지 평가해서 88개를 추려냈다. 그 다음 120명을 4집단으로 나누어서 가상 웹사이트(10페이지)를 보게 했다. 각 집단은 웹사이트가 1.글자로만 이루어진 경우 2.글자+그림 3.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경우 4.비디오만 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한 페이지마다 아까 추려냈던 광고 배너 중 하나가 상단에 나타난다.

페 이지를 다 보고 난 다음에는 테스트를 실시한다. 1단계에서 봤던 배너 한 개와 보지 않았던 배너 2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자신이 봤던 배너가 어떤 것이었는지 고르게 한다. 또, 자신이 봤던 배너가 어느 정도 주의를 끌었는지도 평가하게 된다. 즉, 기억을 얼마나 정확히 하는지, 또 주의를 끄는 강도가 어느 정도 였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결과





먼 저 광고를 정확히 기억한 횟수다. 웹사이트가 그림이나 비디오로 구성되어 있던 경우 광고의 기억효과가 우세하다. 특히 첫 페이지에서 각 페이즈들의 광고기억 정도를 ANOVA 비교해 본 결과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F(3,116) = 3.795, p < .012





다음 그림은 광고가 주의를 끈 정도를 나타내는 그래프다. 예상대로 첫 페이지에서는 광고에 눈길을 돌린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2,3페이지를 보기 시작하면서 광고에 한눈을 파는 정도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회귀 분석 결과 이런 감소 경향은 그림과 비디오에서만 유의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론


실 험 결과, 우리는 웹사이트의 콘텐츠가 주변 광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비디오나 그림의 경우 옆에 있는 광고를 같이 볼 확률이 커진다. 이는 앞서 설명한대로, 인간이 그림을 처리할 때 비교적 적은 주의자원을 사용하며 따라서 남는 자원을 다른 대상에까지 확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병렬적 처리'라고 한다. 반면 텍스트는 처리를 위해 선택적 집중을 해야 하고, 여기에 주의를 뺏긴 나머지 다른 대상에 주의를 돌릴 시간이 없어지게 된다.

또, 인터넷의 경우 attentional inertia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사람들은 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할 때 다소 산만한 것 같다. 광고가 힘을 발휘하는 시점은 바로 이 첫 페이지일 것이다. 사용자가 페이지를 읽는 동안 몰입하기 시작하면 광고의 효과는 떨어질 것이다. 결국 광고는 웹사이트의 메인페이지에 놓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Reference


Hsieh, Y.-C., & Chen, K. H. How different information types affect viewer’s attention on internet advertising.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10), doi:10.1016/j.chb.2010.11.019





출처: Neurokuz

 

당신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운동할 때도 역시 음악 듣기를 좋아할 것이다. 아마 아이팟에 ‘조깅할 때 듣는 음악’,’운동할 때 듣는 음악’ 같은 폴더가 있을지 모른다. 난 개인적으로 헤비메탈 팬이다. 메탈리카나 아이언 메이든의 음악은 운동할 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내 mp3에는 ‘Heart attack music’이라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는데, 이 폴더에 있는 음악들(헤비메탈 음악)은 내가 지친 상태에서도 몇 마일을 더 뛸 수 있는 힘을 준다.

 


어떤 종류의 음악이던 간에 좋아하는 음악은 운동할 때 도움을 준다. 새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은 강도 높은 사이클 운동 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더 많이 달릴 수 있고 고통도 덜 느낀다고 한다. 이 연구는 불행히도 15명의 남자 피험자로부터 얻은 데이터에 근거한다는 제한점이 있지만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은 조건이 평균 9.8km를 달린 반면,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들은 경우 7.1km정도를 달렸다(음악이 없는 상태에서는 평균 7.7km를 달렸다)


연구자들은 피험자들이 어떤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통 빠른 템포의 음악(분당 117 비트)을 느린 템포보다(분당 95비트) 선호했다고 말했다. 아마 빠른 템포의 음악은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켜서 강도 높은 사이클링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선호하는’음악과 ‘선호하지 않는’음악 조건을 나눌 때는 박자를 엄격히 통제해야 정교한 실험이라 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런 점까지 고려하지 못한 셈이다.


어찌되었든 간에 음악은 정서나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좋아하는 음악은 신체 활동을 돕는다. 연구자들은 음악이 운동간 운동하는 사람의 주의를 분산시켜서 피로나 신체적 고통에 집중을 덜 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아마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들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좋아하지 않는 음악일 경우 우리는 이 음악을 마음 속으로 차단하거나 무시하게 되며 신체적 고통에 집중하게 만든다. 우리가 정말 음악을 좋아해서 거기에 심취한다면 고통을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뇌영상 촬영이 동원되었더라면,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동안 고통을 관장하는 insula cortex의 활성화가 덜했을지도 모른다.


이 연구가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운동하러 갈 때는 아이팟을 들고 가라.


References:
Nakamura PM, Pereira G, Papini CB, Nakamura FY, & Kokubun E (2010). Effects of preferred and nonpreferred music on continuous cycling exercise performance. Perceptual and motor skills, 110 (1), 257-64 PMID: 20391890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내가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었던 기사는 산만함이 창의성에 주는 이점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주의력을 신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작업을 할 때 컴퓨터 화면을 똑바로 응시하고록 스스로에게 강요한다. 골목의 모퉁이마다 스타벅스가 자리잡고 있으며 - 카페인은 집중을 쉽게 만든다 - 만약 커피로 충분치 않다면, Red Bull을 들이킨다.


주의력은 삶의 필수적 요소이며, 이것이 부족하면 임상적 문제를 가져온다. 미국 어린이의 10%가 주의력력핍 과잉행동장애(ADHD)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주의력 부족이 가져다 주는 이점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때로 지나친 집중은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은 백일몽과 창의성 간에 놀라운 상관관계를 발견하기도 했다. 잡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직원들에게 인터넷에서 흥미거리를 서핑하도록 시켰는데, 뇌손상으로 집중을 할 수 없는 사람의 경우 문제해결과제에서 평균 이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멤피스와 미시간 대학의 새로운 연구는 이 주제를 더욱 확장시켰다. 과학자들은 미술부터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60명의 학부생을 조사했다. 그들은 학생들에게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예술 대회나 과학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물어봤다. 주의력이 결핍된 학생들의 경우 분야에 상관없이 성취정도가 더 높았다.


이 교훈은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몇 년전, 토론토와 하버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86의 하버드 학부생을 대상으로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테스트는 대화가 일어나는 장소에서 에어컨 소음같은 부적절한 자극을 무시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설계되었다. 이런 능력은 일의 효율성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  사람들이 외생적인 정보로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는 흥미로웠다: 관련 없는 정보를 무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학생은 "eminent creative achievers"(기존 성취를 기반으로 평가됨)로 평가될 확률이 7배나 높았다(이 현상은 주의력이 낮고 IQ가 높은 학생의 경우 더 강하게 나타났다).


과학자에 따르면, 집중력 부족은 의식 속에 풍부한 생각들이 떠오르는 것을 도와준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세상을 걸러내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주의력의 결핍은 소중한 창의적 능력으로 변모한다. 우리가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가장 분명해 보이는 해답은 - 우리가 가장 먼저 집중하게 되는 해결책 - 보통 잘못된 것들이다. 이럴 때는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기존의 관습과 다른 접근법을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된다. 산만함이 도움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당장은 상관없어 보이지만 나중에 큰 돌파구를 마련해줄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를 땐, 모든 곳을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주의력이 전혀 불필요한 능력임을 뜻하지 않는다. 교실에서 말썽을 일으키거나 지시를 따르지 못하는 것은 분명 이롭지 않다. (또 이 연구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대학생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우리는 진학에 실패한 ADHD들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산만함은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인지적 보물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새로운 연구는 일부 사람들이 산만함을 통해서 긍정적 이득을 얻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집중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 가장 좋은 방법은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셔서 집중력을 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 그건 사실이 아니다. 가끔은, 인터넷을 서핑하면서 옆문에서 들리는 대화를 듣는 것이 생산적일 때도 있다.

우리는 "생산적"사고의 개념을 보다 넓힐 필요가 있다. 오래 전부터 우리는 집중하지 않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왔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성공하려면 칠판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학습 계획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그건 틀렸다. 최근 연구는 나를 슬프게 만든다. 1995년 Union College는 수십명의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모든 교사들이 자신은 창의적인 학생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실수를 범하고 있었다. 교사들에게 자신의 학생을 여러 특성으로 평가해 보라고 지시하자 - 이 목록은 개인적, 모험추구, 권위에 대한 수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 창의성과 관련된 특성들은 하나같이 "비호감" 학생과 관련있었다. 연구자들은 "마음에 드는 학생이라고 지목된 경우 창의성과는 부족 상관이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평가한 학생은 창의성과 정적 상관 관계가 있었다."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다: 당신이라면 당신 학급에 작은 피카소가 있기를 원하겠는가? 결국 학교는 충동적인 표현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는 오로지 집단 역학에 복종하고 항상 주의력을 잃지 않게끔 한다. 이런 것들은 물론 우리 생활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수십년간의 심리학 연구는 이런 능력들이 창의성과 큰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을 혁신시킬 능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 심리학 매니아

 

 

컴퓨터를 통한 두뇌 트레이닝을 6주 동안 하더라도 트레이닝에 포함된 과제 외에 다른 능력은 향상되지 않는다. BBC가 주관한 ‘Bang Goes The Theory’ 프로그램에 참여한 11,000명의 참가자로부터 얻은 결과다.


MRC Cognition and Brain Sciences Unit의 Adrian Owen과 그의 동료들은 먼저 참가자들에게 온라인에서 이용 가능한 두뇌테스트를 시켜봤다.freely available 이 테스트에는 추론, verbal 단기 기억, 공간 작업기억, paired-associates learning(장기 언어 기억)이 포함되어 있다.

 

참 가자들은 세 집단으로 나뉘어졌다. 첫 번째 그룹은 하루 10분씩 일주일에 세 번 컴퓨터를 통한 두뇌 트레이닝을 했다. 이 훈련은 총 6주 동안 이어졌다. 이 트레이닝은 추론, 계획과 문제해결을 훈련시킨다. 두 번째 그룹은 같은 시간 동안 단기 기억, 주의, 시공간 처리, 수학과 관련된 다양한 훈련을 받았다. 이 집단은 시중에 유통되는 두뇌 프로그램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통제 집단은 같은 시간 동안 퀴즈 문제에 대한 답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게 했다.

 

세 조건 모두 자신이 훈련 받은 과제에 대한 능력은 향상되었지만, 처음에 했던 온라인 테스트를 다시 해 본 결과 다른 능력으로 일반화되지 않았다. 온라인 테스트와 트레이닝의 과제가 유사한 인지적 기능을 수반하는데도 말이다.

 

두 뇌 트레이닝 조건의 훈련 효과는 일반 지식 문제의 답을 구글로 찾는 과제를 수행하게 하자 통제집단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한 예로 숫자 기억 능력의 변화를 보자. 연구가 종료될 무렵 통제 집단은 수십개의 숫자 중 2개 정도를  기억했다. 그러나 두뇌 트레이닝 집단은 수 백개 중 3개 정도를 기억했다. 통제 집단보다도 오히려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일반 성인 표본을 대상으로 두뇌 트레이닝을 실시해도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향상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자는 말했다. 하지만 두뇌 트레이닝의 기간이 너무 짧았던 탓은 아닐까? 훈련 세션의 숫자와 관찰된 트레이닝 효과간 부적 상관이 있는 점을 볼 때 기간 탓은 아닌 것 같다. ‘만약 다양한 과제를 훈련시켰다면 효과가 나타났을 수도 있다’고 연구자는 덧붙였다.


The results of this study will be shared and discussed on Bang Goes The Theory on BBC One at 9pm on 21 April and on the BBC's Lab UK website.


이 결과는 그 동안 두뇌 트레이닝이 효과 없다는 의심을 더하게 하는 최신 연구이다. 2008년 연구(2008 investigation)에서는 어떤 상업적 두뇌 트레이닝 제품의 주장도 지지 받지 못했다. Adrian Owen은 건강한 식단, 운동, 정신적 활동(악기를 배우거나 퍼즐 풀기 등)이 건강한 두뇌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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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Owen, A. Hampshire, J.A. Grahn, R. Stenton, S. Dajani, A.S. Burns, R.J. Howard, & C.G. Gallard (2010). Putting brain training to the test. Nature [In Press].
Link to interactive website featuring the benchmark cognitive tests used in the current study, including useful background information.
Link to Which? investigation of brain training products.
Link to BBC Bang Goes The Theory programme.
Link to recent feature article in The Independent on brain training.

출처: Your wise brain(릭 핸슨: '붓다 브레인'의 저자)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 조상의 뇌는 생존을 위해 공포에 민감하도록 진화했으며, 그 결과 지속적인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 내부의 작은 속삭임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주위를 둘러보며 문제점이 없는지 전전긍긍하게 된다.


이 조심성과 불안은 자동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불안을 겪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만약 당신이 긴장하고 있다면 자신을 주의 깊게 관찰해 보자, 당신의 몸이 어떻게 경직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주위 환경이나 다른 사람을 너무 주의깊게 관찰(경계)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또 몸을 완전히 이완하고 모든 걸 내려놓기 힘들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사무실이나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지나친 경계를 풀고 자신이 안전함을 인식해보자. 아니면 집에서 5분 정도 앉아서 방어적인 자신의 몸을 편안하게 만들고 평화롭게 해 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하는 걸 힘들어 한다.


불안해 하는 뇌는 원숭이가 자신에게 언제 달려들지 모르는 미지의 대상을 경계할 때 적합하다. 그러나 이런 삶은 힘들다. 불안은 삶의 질을 낮추고 사람을 소극적으로 만든다.


더 나쁜 점은, 이런 성향이 거짓말을 한다는 점이다.

공포의 속삭임은 당신에게 "조심해. 보이지는 않지만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어. 모든 게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 절대로 경계를 늦춰선 안돼'라고 암시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주의깊게 관찰해보라. 당신은 괜찮다. 어느 누구도 당신을 공격하지 않으며, 당신은 익사하지도 않는다. 폭탄이 떨어지지도 않고, 위기도 없다. 설사 상황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어쨌든 당신은 지금 괜찮다.


우리는 미래를 생각할 때 항상 걱정하며 계획을 짠다. 우리는 과거를 생각할 때 후회를 한다. 공포는 미래와 과거를 섞어서 심적 융단을 짠다.현재의 찰나를 다시한번 관찰해보자. 지금 이 순간 당신은 무사한가? 당신의 호흡은 무사한가? 당신의 맥박은 무사한가? 마음은 온전한가? 아마 대답은 '네'일 것이다.


우리는 일생상활에서 일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런 'alrightiness'를 경험할 수 있다. 진짜로 닥친 위협이나 문제를 무시하거나 모든 게 잘 된다는 합리화를 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당신은 매사에 당신이 괜찮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편안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하루에 여러번 당신이 괜찮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당신은 보다 많은 돈을 벌거나 사랑을 원할 수도 있고, 짠 감자튀김이 먹고 싶을 수도 있다. 아니면 마음의 고통이 수그러들거나, 교통 체증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 모두 정당한 욕구다. 그러나 이같은 고통과 욕망 속에서도 당신은 무사하다. 당신의 일생상활은 현재 살아있음과 이 시각 내가 괜찮다는 자각을 기본으로 한다.


접시를 닦으면서 "나는 지금 괜찮아"라는 사실을 느껴보자. 또는 운전을 하면서 "나는 괜찮다"라고 해도 좋다. 또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지금 괜찮다"라고 생각해도 좋다. 이메일을 보내거나 아이를 재우면서도 "나는 괜찮다"라고 생각해도 좋다.


지금 현재 괜찮다는 느낌을 받는 동안에도 여전히 문제와 부딪힐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내가 무사하다고 걱정을 버리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공포는 사실 근거가 없다. 이런 걱정 역시 잠재워버리자. 당신은 지금 현재 공포를 느낄 필요가 없다.


가끔은 정말로 괜찮지 않을 때도 있다.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 몸이 안 좋을 수도 있고, 마음이 심란할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폭풍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현재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 마치 바다 위를 휩쓸고 있는 허리케인으로부터 50피트 밑에 있는 조용한 장소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당신이 현재 괜찮다는 것은 우주적 의식이라든지, 예쁜 장막으로 당신의 삶에 긍정적 태도를 입히라는 것이 아니다. 그 대신, 단순하지만 심오한 사실을 알고 있으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괜찮다는 것이다. 당신은 자신에 몸이 실제 어떻게 느끼는지 느껴보고, 자신의 호흡과 상태가 무사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당신에게 아무리 나쁜 일이 일어나도 내 마음은 문제 없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런 '괜찮아'라는 감각을 익히면 자신의 삶과 뇌와 자아를 건강하게 영위할 수 있다.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몇 몇 사람들은 일하는 동안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한다. 아마 당신의 자녀도 공부를 하는 와중에 라디오를 듣는 버릇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당신의 삼촌은 책을 읽는 동안 자신의 좋아하는 앨범을 듣는 버릇이 있을 수 있다. 아무튼 이런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 그 동안 우리는 일하는 동안 음악 듣는 것이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믿어왔다. 공공도서관이나 까페에 가 보면 이어폰을 꽂고 있는 사람이 정말 많다. 어떤 경우는 음악이 우리를 쉬게 만들기도 하고, 에너지를 주기도 하고,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일하는 동안 음악감상이 집중력을 향상시켜줄까? 이런 예상은 반직관적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우리는 인간의 인지적 자원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가지 과제를 동시에 하는 것은 주의 용량에 부담을 주어서 수행을 저하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할 때 음악 듣는 것이 도리어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일 단의 연구 결과들은 그 동안 반대되는 결과를 주장해왔다. 많은 경험적 연구 결과들은 음악이 공부를 돕기보다 방해를 한다고 주장했지만, 소수의 연구 결과들은 음악이 특정 과제의 수행을 향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가 미국 학생의 대부분이 공부하며 음악을 듣는 버릇이 있다고 보고했음을 감안할 때, 음악은 국가 전체의 교육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 

이 논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Walden 대학의 Anderson과 Fuller는 배경음악이 독해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로 했다. 이 연구는 다음 세 가지 의문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첫째로, 배경음악이 독해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음악의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다른가? 셋째, 음악에 대한 선호도가 음악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가?



이 연구는 334명의 7~8학년 학생들(남자 172, 여자 1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 실험에서 학생들은 Gates-MacGinitie 독해 검사지를 작성하게 된다. 총 48문항이며 11개의 산문이 포함되어 있는 이 검사지는 학생들이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알아보는 검사지이다. 이 검사지가 2개의 유형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은 두 유형 중 한가지에 배정된다. 또, 실험은 2개의 다른 조건에서 실행된다. 따라서 총 4가지 조건이 생기게 된다. 첫번째 조건의 경우 스터디 홀이 굉장히 조용한 반면, 두번째 조건은 가사가 있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터디 홀이었다. 검사는 2일동안 진행되었으며 4개의 집단은 실험조건이나 문제지 유형을 바꿔가면서 실험에 응하게 된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아래 그림을 보는 것이 빠를 것이다.


Chart of Conditions

A handy-dandy chart to help illustrate the procedure and the conditions. Each group performed under one set of conditions, then switched for the next day's session.



음 악이 나오는 조건의 경우 총 9곡이 75데시벨의 크기로 흘러나오게 된다. 이 곡들은 실험이 진행되던 주의 빌보드 top hit single 앨범에서 골랐는데, 학생들에게 익숙한 곡을 고르기 위해서 취한 조치다. 그 다음 학생들은 공부할 때 음악이 있는게 좋았는지 없는게 좋았는지 평가를 하게 된다.



그 결과 독해 점수는 음악이 있던 조건이 없던 조건보다 낮았다. 전반적으로 음악을 들은 학생 중 4분의 3 정도는 독해점수가 떨어졌다. 또 이런 점수의 하락은 남자보다 여학생의 경우 심했다. 연구자들은 사춘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독해점수가 높고 자기 효능 점수 또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여학생들이 음악을 들을 경우에도 자신의 독해 점수가 높을 것이라고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점수 하락폭이 크다는 것이다.

또 연구 결과는 공부할 때 음악이 있는 경우를 좋아했던 학생이 안 좋아하는 학생보다 점수가 낮았으며, 점수 하락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컸다는 점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성별과 조건 간 점수 차이를 볼 수 있다.


Mean test score results

이 평균 독해 점수 그래프는 성별과 조건에 따라 독해 점수가 차이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결국 음악은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이나 까페에서 이어폰을 꽂고 있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도대체 뭘까? 우리는 무언가를 하면서 음악 듣는 것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것이 우리 일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경시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결과에 따라서 일이나 공부를 할 때 음악을 듣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Music test

None of this applies of course if you're studying music. If you are, I bet you'd really like to hear music during your tests!



이 논문 결과를 반드시 받아들여야 할 필요는 없다. 음악과 관련된 연구결과를 볼 때는 이 문제가 흑백논리로 해결될 수 없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음악이 우리 뇌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 음악의 특정 장르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음악에 대한 선호도의 경우는? 언어적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 과제의 경우라면 가사가 있는 음악이라도 괜찮지 않을까? 예를 들면 수학 문제 같은 경우 말이다. 수많은 궁금증이 아직 풀리지 않은 체 남아있다. 대부분의 경험적 연구는 음악이 대부분 이득보다 방해가 더 많다고 말하지만, 반대되는 결과를 얻은 경우도 있다. 이 연구 결과에서도 아주 작은, 소규모 집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 또 우리 뇌는 가사와 멜로디를 독립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악기 연주로만 구성된 음악의 경우 가사까지 있는 경우보다 공부에 지장이 없을 수도 있다. 또, mood나 각성에 관한 연구 결과들은 음악으로 인한 적당량의 각성이 수행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조용하고 편안한 음악은 인지적 수행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조건에서, 어떤 음악이 최적의 효과를 발휘하는지 잘 모른다.



Reference

Stacey A. Anderson, & Gerald B. Fuller (2010). Effect of Music on Reading Comprehension of Junior High School Students School Psychology Quarterly, 25 (3), 178-187 : 10.1037/a0021213

attentional blink는 인간이 가진 가장 재미있는 맹점이다. attentional blink는 두 개의 이미지를 연속해서 빠르게 보여주면 두번째 화면을 보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의 원인은 우리 뇌가 첫번째 자극을 처리하기 바빠서 두번째 자극을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최근 Lorenzo Colzato는(지난 번에 소개했던 논문의 저자이기도 하다 - 역자 주) 무신론자와 칼뱅파 기독교인(Dutch Calvinist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 역자 주)의 attentional blink를 연구했다.


실험은 간단하다. 화면에 여러개의 문자가 연속적으로 나타나다가 중간에 숫자 하나가 나타난다. 다시 문자가 몇 개 나타나다가 또 다시 숫자 하나가 나온다. 참가자의 과제는 자신이 본 숫자 두개를 입력하는 것이다(블로그 원문에는 반대로 써 있는 것 같은데, 잘못 쓴 것 같다. - 역자 주)



 
 
역 자 해설) 연구자들은 이 실험에서 T2(두번째 숫자 정답인 경우)|T1(첫번째 숫자 정답인 경우)라는 사후확률을 종속변인으로 사용했다. 아래 그림의 AB magnitude는 두 숫자 사이의 제시간격이 긴 조건(lag8)의 T2|T1 - 제시간격이 짧은 조건(lag1)의  T2|T1을 의미한다. AB magnitude가 크다면 attentional blink의 길이도 긴 것이다.



연구팀은 무신론자가 칼뱅파 교인보다 짧은 attentional blink를 가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오른쪽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참가자의 기도 횟수와 attentional blink의 길이는 정적 상관관계가 있었다.



연구자는 이 현상이 그녀가 연구했던 이전 논문과 관련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칼뱅파 교인은 큰 그림보다 세부적인 사항을 보는 경향이 있다). 그녀는 칼뱅파 교인들은 개인주의적 문화로 인해 좁은 주의를 가지게 되고, 이런 경향이 정보 처리에서도 나타난다고 생각했다(공동체적 관점을 중시하는 종교에서는 보다 넓은 주의가 발달할 것이다).
역자 해설) 그럼 주의의 범위가 좁은 것과 attentional blink는 무슨 상관일까? 국재적인 주의를 사용하는 경우, 첫번째 주의에 온 주의를 다 쏟게 되어서 두번째 자극에 주의를 주지 못하게 된다. 결국 attentonal blink가 발생한다.



나는 attentional blink가 길고 짧은 경우의 장단점을 아직 잘 모르겠다. 아마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상이 attentional blink를 감소시킨다는 연구가 있는데, 꽤 흥미로운 애기다).




Colzato, L. (2010). Religion and the Attentional Blink: Depth of faith predicts depth of the blink Frontiers in Psychology DOI: 10.3389/fpsyg.2010.00147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그 동안 수많은 연구를 통해 우리는 운전중 휴대폰 사용이 브레이크 밟는 속도를 늦추게 하고, 차로를 잘 지키며 달리지 못하게 하고,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러나 이런 연구들은 현실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실생활에서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 그 차는 우리 차이며 달리는 길은 익숙한 길이고 대화하는 사람도 우리가 아는 사람이다. 반면 실험실에서 진행한 연구는 시뮬레이션을 이용했고, 처음보는 길을 달리는 데다가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 했다.

Western Washington 대학의 Ira Hyman은 운전중 휴대폰 사용의 부작용이 'inattentional blindness'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현상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주위의 정보를 눈치채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존 실험의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그는 자연스러운 상황을 설정했다. 연구자는 대학 내 Red Square를 가로지르는 375피트의 길을 무대로 삼았다. 이 길을 걷는 학생들은 휴대폰으로 통화중이거나, 음악을 듣고 있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하며 걷고 있거나, 혼자 걷고 있었다. 이 학생들이 이 길을 다 지나쳤을 때 연구자가 나타나서 그들에게 '길 옆에 외발자전거를 타고 있는 광대'를 봤냐고 묻는다.

외발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며, 대학 내에서 구경하기는 더더욱 힘들다. 따라서 길 옆에 이 광대는 눈에 띄기 쉬울 것이다.

그 길을 가로지르던 151명의 학생 중 24명이 휴대폰으로 통화중이었고, 이 학생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광대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통화를 한 학생 중 25퍼센트만이 광대의 존재를 알아차린 반면, 혼자 걸은 사람의 51%, 음악을 듣던 사람의 61%, 다른 사람과 같이 걷던 사람의 71%가 광대를 찾아냈다. 이 결과는 휴대폰 사용이 inattentional blindness 효과를 가져왔음을 보여준다(사실, 옆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경우 주위를 탐색하는 능력은 증가한다. 이 효과는 운전 시뮬레이션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그 외에도 연구자는 통화를 하며 걸었던 학생들이 길을 훨씬 느리게 걷고, 방향을 자주 바꾸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 결과 역시 inattentional blindness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나라들이 운전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휴대폰의 해악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자각을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광대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사실을 놓쳤다는 걸 알고 나자 놀라는 반응이었다'라고 연구자는 말했다. '불행하게도 운전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조차 알지 못하며, 너무 늦은 상황(?)이 되서야 알아차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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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man, I., Boss, S., Wise, B., McKenzie, K., & Caggiano, J. (2009). Did you see the unicycling clown? Inattentional blindness while walking and talking on a cell phone.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24 (5), 597-607 DOI: 10.1002/acp.1638
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빈민촌을 지원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재정적 지원이 있을 수도 있고, 정서적 지원이 있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봉사활동은 이런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빈민촌의 '환경'을 지원하거나 개선하려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적은 듯하다. 주변 환경을 바꾸는 일은 비용과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까? 그러나 오늘 소개할 논문은(발표된 지 꽤 됐지만) 빈민가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재정적, 정서적 지원보다 중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잘 알겠지만, 빈민가는 콘크리트로 지은 집들이 굉장히 좁은 간격을 유지한 체 다닥다닥 붙어있다. 일정한 개인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해보인다. 또, 집 근처 환경도 열악한 편이다. 주변에 제대로 된 공원을 찾아보기 힘들고, 심지어 나무 한 그루 찾기가 힘들다. 비단 빈민가 뿐만 아니라 아파트나 빌라가 빽빽히 들어선 곳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부 콘크리트 벽만 보일 뿐이고, 눈을 쉬게 해 줄 산림이 없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attention restoration theory는 인간의 주의가 '휴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항상 의도적으로 무언가에 집중해야 하는 현대인의 주의는 피로한 상태다. 이 피로해진 주의를 휴식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주변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통제로(directed attention) 피로해진 주의를 쉬게 하려면 비의도적인 주의를 부드럽게 이끌어내는 환경이 필요하다. 인공물과 달리 자연물은 이런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나무 한 그루 찾기 힘든 삭막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필시 주의력에 큰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다. 주의를 쉬게 할 자연환경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의가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계속해서 지친 상태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연구자들은 지친 주의가 빈민층의 근본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처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민한 인지능력, 특히 주의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삭막한 환경 속에서 주의력이 고갈된 상태에 놓인 빈민층은 자신의 문제에 제대로 집중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연구자들은 빈민가(특히 나무같은 자연 환경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곳)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실험

연 구자들이 내놓은 가설의 핵심은 자연->주의->삶의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다. 거주 근처 자연환경의 부재는 주의의 피로(mental fatigue)로 이어지고 삶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자연환경, 주의, 삶의 문제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자연환경
연구자들은 나무를 보며 사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하기 위해 재미있는 측정방법을 생각해냈다.


연 구자들은 건물을 다양한 각도(화살표)에서 촬영한 사진 18장을 학생들에게 보여준 후, 각 장면이 얼마나 나무로 우거져 있는지 평정하게 했다. 그 다음 이 평정을 평균하여 10가구의 '녹화(greenness)' 정도를 계산했다. 10가구 중 평균 이상으로 집주변이 푸르다고 평가된 집은 'green'으로 분류되었다.

주의
연 구자들은 각 가구에 사는 사람들의 주의를 평가하기 위해 Digit span Backwards(DSB) 과제를 사용하였다. 이 과제는 참가자에게 일련의 숫자를 불러준 후, 들은 숫자를 거꾸로 말하게 하는 것이다(i.e., 1,3,6,4라고 들은 참가자는 4,6,3,1이라고 말해야 한다). 제시되는 숫자는 점점 자리수가 많아지게 되고, 참가자의 주의력 정도는 2번을 정확하게 답한 가장 긴 자리수를 기준으로 한다. 6자리 숫자를 두번 성공했으면 그 사람의 주의력을 6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삶의 문제
연 구자들은 면접자를 통해 각 세대의 삶의 문제를 조사했다. 이들은 참가자의 삶의 목표, 삶의 문제, 중요 의사결정을 말하게 했다. 특히 Ineffective Management of Major Issue(IMMI) 척도를 사용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문제를 얼마나 해결 못 하고 있는지 측정했다.


결과

연 구자는 먼저 주의력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놀랍게도, 회귀분석을 한 결과 주의력은 IMMI 척도 점수와 부적 상관이 있었다. 즉, 주의가 많이 지쳐있는 사람이 삶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자연환경이 주의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예상대로, 삭막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은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사는 사람보다 주의력이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자연환경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이번에도 역시 나무가 많은 곳에서 사는 사람이 삶의 문제에 잘 대처하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논의

법 학과 시절, 신림동 고시촌에 돌아다닐 일이 많았다. 가끔은 교재를 사기 위해 가기도 하고, 가끔은 아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들르기도 했다. 이상하게도 그 곳을 들릴 때마다 알 수 없는 삭막함을 느꼈다. 고시원이 다닥다닥 붙은 거리 사이로 지나다닐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무언가가 사람을 답답하게 했다.

어쩌면 고시생들은 이 삭막한 환경 탓에 그들의 주의력 중 절반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확실히 고시공부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집중력을 요한다. 지칠대로 지친 주의력을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고시생들이 주의력을 회복하기에는 주변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근처에 관악산이 있기는 하지만 공부에 매진하는 고시생들이 멀리까지 행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삭막한 환경 속에서 심신을 쉴 기회를 잃어버리는지도 모른다.

얼 마전 이정모 교수님의 블로그에서 빈민가 어린아이들의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가난은 물질적 뿐만 아니라 인지적으로도 되물림되어서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나무 한 포기, 공원 하나 없는 '환경적' 가난함은 이들이 삶의 문제를 적절히 대처할 수 없게 만들어서 가난의 되물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만약 해피빈이 남아있어서 어디에 써야할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빈민촌의 환경 개선을 돕는 봉사단체에 기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금전적으로는 미미할지 모르지만, 그 효과는 재정, 교육적 지원과 마찬가지로 클 수 있다.

다음 번 고시촌에 있는 친구를 찾아갈 때는 작은 화분을 사 들고 가야겠다.


Reference
FRANCES E.KUO, COPING WITH POVERTY: Impacts of Environment and Attention in the Inner City, Environment and Behavior, 2001, DOI: 10.1177/00139160121972846


출처: Scepticon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지난 번 글에 서는 술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오늘은 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첫번째로 다룰 논문에서는 청소년의 음주가 인지적 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남녀 차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두번째로 술집의 수가 폭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어린 학생들이 술을 마시면 머리가 나빠진다


첫번째 논문인 "Initiating moderate to heavy alcohol use predicts changes in neuropsychological functioning for adolescent girls and boys"은 76명의 청소년 코호트 집단을 조사했다(연령은 대략 12-14세 정도였다). 참가자들은 술의 노출 정도에 따라 표집되었다. 각 개인들을 3년간 조사하고 설문지와 일련의 테스트를 통해 그들의 음주 습관이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봤다.


예상대로 술을 많이 마신 청소년들은 테스트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술이 미치는 영향에 남녀차가 있었다는 것이다.


Take the test Here


12개월 동안 많은 양의 알콜을 섭취한 여성 참가자들은 시공간 기능이 통제집단에 비해 저조했다. 시공간 능력의 측정은 Rey-Osterrieth Complex Figure test(그림 참조)를 사용했다. 이 과제는 참가자들에게 특정 그림을 보여준 뒤 30분 정도 경과 후 기억에 의존해서 조금 전 본 그림을 다시 그리게 한다.


이런 기능 손상은 12개월이나 그 이상 음주를 했을 경우 나타나며, 많은 양의 알콜을 섭취할 수록 상태가 더 나빠진다. 이는 전집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추세이다.


반면 남자는 주의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테스트를 통해 부인은 자신의 남편이 청소년기에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주의의 지속을 측정하기 위해 Digit Vigilance Test가 사용되었다. 이 간단한 테스트에서는 일련의 숫자들이 빨강이나 파란색으로 제시된다.(한 페이지 당 한가지 색깔로 제시된다). 참가자는 화면에서 6이나 9를 찾아야 한다.


과제 수행에 걸린 시간과 오답의 횟수를 통해 주의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알 수 있고 통제집단과 비교도 할 수 있다.


이 실험의 설계상 문제나 피험자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연구는 총 76명의 청소년을 조사했는데 그 중 29명이 여자였다. 이 집단은 다시 음주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나뉘어졌다. 따라서 참가자수가 너무 적다는 문제가 있지만 기존 연구에서 밝혀낸 술의 부정적 영향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얻은 연구는 많으며, 어린 시절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특정 기능에 손상을 입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문제이다.




술먹고 일어나는 폭력은 편의점도 책임이 있다



두번째 논문William PridemoreTony Grubesic가 the annual meeting of the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in San Diego에서 발표했다.  “Alcohol outlets and community levels of interpersonal violence: Spatial density, type of outlet, and seriousness of assault”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한 공동체에서 술을 얻을 수 있는 장소의 수가 폭력과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우리 모두 이 정도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직관을 지지하는 실제 데이터가 있다면 훨씬 실감 날 것이다. 이 연구는 폭력을 단순 폭력과 aggravated assault로 나누고 술을 파는 곳을 바(bar), 레스토랑, off-premise(술을 팔지만 그 자리에서 마시지는 못하는 곳. 수퍼마켓 등)로 나누었다.


술집이 많으면 폭력이 많다는 사실은 전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내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는 off-premise 상점에서 파는 술마저 폭력과 상관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연구는 이런 가게들이 전체 폭력의 25-3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bar 또는 레스토랑이 각각 폭력의 10%를 설명하는 것을 감안해도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off-premise가 사람들을 즉석에서 모이게 할 수 있다는 점, 장소의 특성상 사람들이 공동체의 규범이 적용되지 않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는 점 때문이다(지저분한 장소라면 더더욱 심하다). 사람들은 이런 장소에서 도덕심을 져버리기 쉽고, 술이 평소 억제하던 본능을 분출시킨다는 점에서 폭력이 일어나기 쉬운 것이다.


위 내용들은 인간의 의사결정이 항상 우리를 위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만약 한 지역 내 술을 파는 장소의 수를 제한하거나 서로 모여있는 것을 금지시킨다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아니면 위 논문에서 얻은 결과를 활용해서 술을 파는 장소를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면 폭력이 감소할까? 멋진 폭포를 만들거나 아름다운 음악을 틀어놓으면 괜찮을까?




Squeglia, L., Spadoni, A., Infante, M., Myers, M., & Tapert, S. (2009). Initiating moderate to heavy alcohol use predicts changes in neuropsychological functioning for adolescent girls and boys. Psychology of Addictive Behaviors, 23 (4), 715-722 DOI: 10.1037/a0016516


아래 미국 주화를 관찰해보라.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두 동전은 조금 다르다. 날짜부분의 위치가 각기 다른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동전이 '틀린' 동전인지 알 수 있는가?(한국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기 때문에 아래 실험이 부적절할 수 있다 -역자 주)


정답을 맞추기 전에 주머니의 동전을 보지 말라! 정답은 포스트 맨 밑에 있다.



시각적 변화에 둔감한 인간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미국 주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안다고 말하지만, 1979년에 행해진 실험에선 주화의 세부적인 특징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 변화맹(change blindness) 실험에서는 눈 앞에서 장면의 특정 부분이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아차리는 데 매우 둔감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Luke Rosielle와 Jeffrey Scaggs는 이런 변화맹은 현실 세계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관찰자의 눈앞에서 특정부분이 사라지거나 변하는 일이 잘 없기 때문이다. 보다 일반적인 형태의 변화는 우리가 오래 기간 어디를 갔다 왔을 때 일어난다. 만약 우리가 몇 주동안 집을 비웠다면, 우리는 평소 좋아하던 커피숍이 페인트칠을 다시 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변화라면 우리는 변화에 훨씬 민감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실험

연궅팀은 4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의 캠퍼스 사진을 보여주고, 사진의 절반이 포토샵으로 지웠거나 주요 랜드마크(빌딩, 기념물)에 변화를 주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각 사진을 20초 정도 응시하고 나서 사진이 원래 장면과 동일한지 아니면 포토샵으로 수정됐는지를 판단한다. 그 다음, 장면의 친숙함 정도를 1-10 척도로 평가하게 했다. 평균적으로 학생들은 장면들에 대해 97퍼센트의 친숙함을 보였다. 그러나 장면의 변화는 81퍼센트 정도밖에 포착하지 못했다!



학생들은 장면을 인식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진이 수정된 사실을 인식하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왜 그럴까? 연구팀은 동일한 사진들을 48명의 학생들(동일한 캠퍼스의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는데, 이번에는 원본사진과 수정된 사진을 나란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다른 학생들이 사진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게 얼마나 힘들지 평가하게 했다. 흥미롭게도 위 학생들의 평가는 첫 번째 실험 집단의 실수와 동일했다.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이 사진의 변화를 알아차릴 확률이 우연수준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다. 결국 학생들은 예측에 실패한 것이다. 학생들은 50%정도가 정확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변화의 80퍼센트를 놓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사진을 다른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48명에게 보여주었다(위 학교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 학생들 역시 사진 속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정답률을 예측하지 못했다. 그들의 예측과 정답률 간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결론

따 라서 인간의 장면에 대한 기억은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좋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기억이 아무 짝에 쓸모 없는 것 같지는 않다. 다른 학교의 학생들은 사진의 큰 변화(사진에서 큰 면적을 차지하는 대상)는 쉽게 발견을 한 반면, 해당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다른 특징들의 변화도 잘 알아차렸다. -- 당신은 한번도 가 보지 않은 곳의 큰 변화보다는 당신이 좋아하는 커피숍이 닫혀있는 것을 훨씬 잘 알아차릴 수 있다. 어쨌든 우리에게 친숙한 장면이 생각보다 잘 기억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무척 놀랍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는 이 글 맨 처음에 했던 투표 결과가 부정확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여기 정답이 있다.

보시다시피 동전 B가 정답이다. 그러나 두 동전 모두 큰 특징 하나가 빠져있다. 루즈벨트 얼굴 왼쪽에 있는 'LIBERTY'가 빠져 있는 것이다. 당신은 이 변화를 전부 알아차렸는가?

Rosielle, L., & Scaggs, W. (2008). What if they knocked down the library and nobody noticed? The failure to detect large changes to familiar scenes Memory, 16 (2), 115-124 DOI: 10.1080/09658210701787765

출처: Cognitive Daily
http://scienceblogs.com/cognitivedaily/2009/06/were_shockingly_bad_at_noticin.php
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Introduction
아래 그림을 잘 살펴보자.




왼쪽 글자를 봤을 때 무얼 먼저 봤는가? H? L? 오른쪽 글자의 경우는 어떤가? L을 먼저 봤는가, H를 먼저 봤는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왼쪽 글자의 경우 L, 오른쪽 글자의 경우 H를 먼저 본다. 이렇듯 세부특징보다 전체 형상을 먼저 보는(즉, 나무보다 숲을 먼저 보는) 현상을 global precedence effect라고 한다.
그런데, 종교적 믿음이 global precedence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의 논문이 2010년 Cognition에 게재되었다. 도대체 종교가 어떻게 시각 주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기존 연구
Colzato, van den Wildenberg, Hommel(2008)은 네덜란드의 neo-칼뱅파 교도와 무신론자들을 대상으로 Global-Local task(위 그림과 유사한 과제)를 실시했다. 그 결과 neo-칼뱅파 교도의 경우 global precedence 현상을 적게 보였다.
(Sphere Sovereignty를 주장한 Abraham Kuyper)
연 구자들은 그 이유가 바로 칼뱅파의 특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칼뱅파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 교파이며 sphere sovereignty를 중시한다. sphere sovereignty는 삶의 각 영역이 분리되어 있으며, 자신의 영역 외의 범위는 각자의 책임 하에 있다는 개념이다. 이는 네덜란드 사회의 'segregation'을 촉진하는 원인이 되었다. 즉, neo-칼뱅파의 영향으로 인해 네덜란드 사회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개인주의적 성향이 비단 생활 방식 뿐만 아니라 시각 주의(visual attention)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칼뱅파 교도들은 무신론자보다 나무를 보는 성향이 강했다. 연구자들은 개인주의가 전역적인 주의보다는 국재적(local) 주의를 촉진한다고 결과를 해석했다.


실험 1
이번 년도에 발표된 이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기존 연구의 결과를 재확인 하는 동시에 이런 효과가 지속적인지, 또 다른 종교 간 비교를 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실험하기로 했다.
실 험 1에서는 참가자를 매우 보수적인 칼뱅파, 다소 자유주의적인 칼뱅파, 무신론자, 세례받은 무신론자(몸만 교회를 다니고 실제로 믿지는 않는 사람)로 나누었다. 그 다음 참가자에게 도형을 보여주었다. 도형은 사각형 또는 삼각형인데, 수많은 사각형 또는 삼각형이 모여서 이루어진 형태를 취하고 있다(처음에 봤던 그림을 떠올린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참가자들은 지시에 따라 때로는 전체 모양을, 때로는 전체를 이루고 있는 부분의 모양을 맞춰야 한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예 상대로 칼뱅파 교도는 Global precedence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즉, 부분에 초점을 더 맞추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기적으로 세례만 받는 나이롱 신자(Baptized Atheists)들이 일반 칼뱅파 교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종교적 의식이 몸에 배는 것 만으로도 인지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칼뱅파의 개인주의적 성향은 열렬한 신도뿐 아니라 나이롱 신도에게마저 Local attention을 형성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실험 2
그 러나 종교가 반드시 Local attention만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개신교가 개인주의적 성향을 바탕으로 성장한 반면(미국은 이런 문화의 영향을 받은 전형적인 사례일 것이다), 유교 문화권인 동양이나 카톨릭, 정통파 유대교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종교이다. 그렇다면 이런 공동체적 관점이 Global precedence effect를 더 심화시킬 수도 있을까?
연구자들은 이탈리아와 이스라엘인을 대상으로 두번째 실험을 진행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카톨릭 신자와 세속인을, 이스라엘에서는 정통파 유대교인과 세속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실험 절차는 실험 1과 같았다. 결과는 아래 그림과 같다



예 상대로, 천주교나 정통파 유대교인은 일반인보다 Global precedence효과를 크게 보였다. 천주교나 유대교같은 공동체 중심의 종교는 나보다 주위 사람을 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그 결과 전역적 주의(Global attention, 나무보다 숲을 보는)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결론
연 구자들의 두 가지 가설은 실험을 통해 지지되었다. 종교가 인지적 기능에 미치는 효과는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이며, 종교적 관습만으로도 이런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나이론 신도의 예에서 봤듯이). 또 종교가 어떤 가치관을 중시하는지에 따라(개인주의 또는 집합주의) 인지적 기능도 그에 맞춰 형성된다는 것이다.



Reference
Colzato, L. S., et al. God: Do I have your attention?. Cognition (2010), doi:10.1016/j.cognition.2010.07.003



출처: neurotopia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우리는 게임이 유익하다는 소식을 가끔 접한다. 보통 게임은 폭력성, 중독성이 강하고 사회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게임이 특정 능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그 중에는 비디오 게임을 복강경 수술에 이용하는 경우처럼 유익한 경우도 있다. 누가 이런 게임을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결과가 궁금해진다.


비디오 게임의 다른 이점도 있다. 비디오 게임을 수술 훈련에 이용하는 아이디어는 게임이 눈과 손의 협응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몇몇 연구는 게임이 반응 속도나 공간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얻기도 했다.




실험


이 논문의 저자들은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에 관심이 있었다. 이 논문에서 인지적 유연성은 복잡한 시나리오 상에서 주의를 빠르게 전환시키고, 빠르게 반응하고, 여러가지 과제에 주의를 적절히 배치하는 능력을 말한다. 연구자들은 특히 FPS 게임이 초점을 맞췄다.


FPS는 first-person shooter의 약자이다. Doom, Halo, Moder Warfare 2같은 게임이 여기에 속한다. 유저들은 흔히 게임 속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으며, 이 주인공의 눈을 통해 주위 사물을 보게 된다.



  Doom


Halo 2



연구자들은 평소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 17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 17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IQ와 연령이 비슷한 사람들로 선정해서 연구 결과에 이런 요인이 혼입되지 않도록 했다). 특히 1인칭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연구자들은 이들에게 실시한 테스트는 과제 전환과 반응 시간을 알아보는 테스트였다.


위 그림이 일련의 실험 절차이다. 화면에는 직사각형(왼쪽)과 정사각형(오른쪽)이 제시된다. 그 다음 목표자극이 나온다. 목표자극이 직사각형이라면 왼쪽버튼, 정사각형이라면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된다. local cue의 경우 보기(크기가 작다)와 목표자극이 화면 위에 제시되고, global cue의 경우 보기(크기가 크다)와 목표자극이 화면 아래에 제시된다.



이 과제에서 인지적 유연성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참가자는 두 종류의 cue중 하나만 제시받게 된다. 이 cue에 익숙해질 때 쯤 다른 cue가 제시된다. 그 다음 다시 cue가 바꾼다. 즉 자극들이 화면 위에서 나왔다가 아래에서 나왔다가 하기 때문에 참가자는 주의를 즉각적으로 스위칭해야 한다. cue가 바뀔 때 반응속도가 얼마나 느려지는지를 측정하는데, 이것이 인지적 유연성을 나타낸다.


y축은 반응시간이다. x축의 repeated는 동일한 cue가 반복되어 나타난 경우다(즉 자극들이 계속 같은 위치에 나왔던 경우). alternated는 다른 cue들이 섞여 나온 경우다(자극들이 위치를 계속 바꿔가며 제시된 경우). 반응시간은 짧을수록 빠르게 반응했음을 의미한다. 게이머들의 경우(VPGs)와 non-gamer(NVPSs)들은 repeated조건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자극의 위치가 계속 바뀌는 alternated 조건에서는 게임을 많이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빠르게 반응했다.





결론


결국 게임을 많이 한 사람은 task-switching에 관련된 인지적 유연성이 뛰어나다. 물론 게이머들이 반응이 항상 정답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게이머들의 특정 능력이 뛰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일인칭 게임이 인지적 유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이 실험 결과는 노화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인지적 유연성이 노화가 진행되면서 퇴화된다면, 게임을 통해서 이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실험은 비교적 훌륭한 편이지만, 그럼에도 몇가지 의문점이 있다. 먼저, task-switching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1인칭 게임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1인칭 게임을 해서 task-switching 능력이 뛰어난가? 평소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몇달동안 게임을 하게 한 뒤 그 결과를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몇몇 실험에서 얻은 결과에 의하면 이 경우 공간적 능력에 향상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인지적 유연성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두번째로, 1인칭 게임 말고 다른 게임은 효과가 없을까? 게임에 1인칭이라는 요소가 꼭 필요할까?


아무튼 1인칭 시점 게임이 인지적 유연성을 발달시키거나, 노화로 인한 기능 감퇴를 막을 수 있다. 할머니에게 Halo 2를 가르쳐주는 것은 어떨까?



Reference

Colzato, L. (2010). DOOM'd to switch: superior cognitive flexibility in players of first person shooter games Frontiers in Psychology, 1 DOI: 10.3389/fpsyg.2010.0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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