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 http://www.sophia.org/tutorials/interpreting-vocabulary-in-context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단어 암기에서 ‘맥락(context)’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유명한 영어 강사들의 강의를 듣다 보면 단어를 문장과 함께 통째로 외우라는 조언을 한번씩 들을 수 있다. 시중에 나온 영단어 암기장도 이런 통념을 반영하듯 단어를 문장 속에 포함해서 수록한다. 책 제목에도 ‘통암기'라는 문구를 삽입한다.


한편,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정교화(elaboration)' 원리도 맥락의 중요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정교화란 주어진 정보 이외에 부가적으로 연결되는 명제를 생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심리학 관련 연구들은 사람들이 복잡한 문장 맥락에서 단어를 암기했을 때 회상을 더 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속설이나 심리학 연구를 종합해 볼 때, 맥락은 단어 암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학습 현장에서 정말 효과가 있을까? 네덜란드의 한 연구팀은 실제 학습 현장에서 맥락과 테스트가 단어 기억에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했다[각주:1].


연구자들은 자국 언어 중 어려운 단어를 선별해서 네덜란드 초등학생 62명을 대상으로 학습을 실시했다. 학습은 총 7단계로 이루어졌다. 이 때 맥락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단어를 이야기와 함께 또는 단어쌍(ex, baret-muts)으로 제시했다. 또, 테스트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학습 시 단어를 반복 학습하거나 또는 중간에 시험을 보면서 학습하도록 조작했다.


실험 절차

 학습 단계

학습 방식 

 1단계

 단어 제시

 이야기 조건 : 단어를 이야기 속에 포함하여 제시

 단어쌍 조건 : 단어쌍만 제시 (단어-외워야 할 동의어) 

 2단계

 1단계와 동일

 (단어를 화면에 제시하는 점이 다름)

 3단계

 단어쌍 제시 

 4단계

 3단계와 동일

 5단계

 테스트 조건 : 단어쌍 중 일부만 제시. 정답(동의어)를 말해야 함. (ex, baret - ?)

 재학습 조건 : 4단계와 동일 

 6단계

 2단계와 동일

 7단계

 5단계와 동일



학생들은 1주일 뒤 단어 시험을 봤다. 시험은 cued recall 테스트와 선다형 테스트로 구성되었다. cued recall 테스트는 제시된 단어의 동의어를 직접 말하는 방식인 반면, 선다형 테스트는 문장 속에서 강조 표시된 단어의 동의어를 보기에서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테스트 결과는 우리의 직관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cued recall 테스트나 선다형 테스트 모두 단어쌍만 봤던 집단의 점수가 이야기 조건보다 높았던 것이다. 



실험 결과표(정확도 점수)

 

 단어쌍 조건

이야기 조건 

 cued recall 테스트

 0.47(0.21)

 0.39(0.19)

 선다형 테스트

 0.83(0.14)

 0.72(0.16)



필자 역시 단어는 문장과 함께 암기하라고 조언했던 사람 중 하나라서 이 결과가 조금 당황스럽다. 하지만 유사한 연구 결과가 상당수 있는 걸 감안할 때,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맥락 효과는 실제 학습 현장에서 효과가 없을 수도 있으며, 추후 연구가 진행될 때까지 결론내리기 어려울 것 같다.



  1. Goossens, N. A., Camp, G., Verkoeijen, P. P., & Tabbers, H. K. (2013). The Effect of Retrieval Practice in Primary School Vocabulary Learning.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본문으로]



글 : PsyPo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Baycrest Health Sciences’ Rotman Research Institute (RRI)와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과 연구진은 노인들이 건망증을 극복하고 젊은이처럼 높은 기억력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주의를 분산시키는 학습(distraction learning)을 통해 노인들의 건망증을 해결하고 그들의 기억력을 젊은 사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했다. distraction learning이라는 말은 어찌 보면 모순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에 의하면 노인의 뇌는 환경 속에서 관련성이 있거나 없는 정보들을 무의식적으로 처리하는 데 능숙하며, 이 능력이 기억력을 보조한다고 한다.


실험을 진행한 Renée Biss 박사는 “노인의 뇌는 기억력 감퇴를 보완하기 위해 주의를 분산시키는 자극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이 실험에서 우리는 distraction이 노인들의 기억력 향상 시연(Rehearsal)을 촉진하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렇다'라는 결론을 얻었다".


성인과 노인의 주의 및 억제 기능을 연구하는 분야에서 권위 있는 과학자인 Lynn Hasher는 “연속적으로 진행된 세 개의 실험을 통틀어 노화에 의한 건망증을 제거하고 노인들의 기억을 젊은 사람의 수준까지 끌어올린 사실은 매우 놀라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기로 유일한 연구 결과다.”라고 말했다. “ “노인들이 주의 통제력 감퇴는 사실 기억에 도움이 된다.”


2013년 2월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될 이 논문은 노인들이 맞춤형 학습 전략과 적절한 visual distraction 단서를 통해 약속이나 복약 시간 등을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설사 노인들이 시각 단서에 의식적으로 집중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The study


연구자들은 세 개의 실험에서 토론토 대학 학생(17-27세)들과 노인(60-80)들을 대상으로 단어를 암기하게 한 후, 15분 뒤에 Surprise Test(암기 후 단어 시험을 본다는 사실을 사전에 예고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실시하는 회상 테스트)를 실시했다. 15분 동안 참가자의 절반은 주의를 분산시키는 단어(distracter)를 반복한 반면, 나머지 참가자들은 그림을 이용한 간단한 주의력 과제를 실시했다. 

실험 결과, 젊은 참가자의 경우 distracter를 반복하는 것이 기억력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노인의 경우 (비교집단에 비해) 기억력이 30% 증가했다.


“이 결과는 distraction을 효과적으로 배치함으로써 노인들의 기억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방법은 교실, 집, 장기 요양 시설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Biss는 말했다.


만약 노인들이 TV를 보거나 태블릿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면, 특정 스케쥴(전화를 하거나 카드를 보내는 일 등)을 기억하기 위해 화면에 일련의 자극들이 흘러가게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Image : http://www.datpiff.com/Ty-Flow-Pay-Attention-mixtape.320045.html



글: 인지심리 매니아


인간의 시각 주의(Visual attention)는 두 가지 요인에 의해 통제된다. 하나는 자극 유도적 주의(Stimulus-driven  attention)이고, 다른 하나는 목표 지향적 주의(Goal-directed attention)다. 자극 유도적 주의는 자극의 현저성이 인간의 주의를 자동적으로 끄는 경우다. 예를 들어 숲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호랑이를 발견했다면, ‘호랑이'라는 자극은 우리의 주의를 자동적으로 끈 것이다. 반면 목표 지향적 주의는 본인이 의도적으로 특정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는 경우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지인의 얼굴을 찾는 경우 목표 지향적 주의가 사용된다. 


하지만, 시각 주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보다 다양할 수 있다. 2012년 12월 Trends in Cognitive sciences에 실린 논문[각주:1]에서 Hutchinson과 Turk-browne은 자극/목표 지향적 주의같은 이분법적 접근 방식이 주의를 완벽하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억 유도 주의(Memory-guided attention)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기억 역시 주의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기억이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전에, 기억의 체계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기억 체계가 제시되어 왔지만, 저자들은 다중 기억 체계(Multiple Memory system, MMS) 이론에 따라 기억을 분류하고 있다. 이 체계에 의하면 기억은 외현 기억암묵 기억으로 나뉜다. 외현 기억은 다시 의미 기억일화 기억, 작업 기억으로 나뉘며, 암묵 기억은 절차 기억, 지각 학습, 연상 학습, 점화를 포함한다(각 기억의 자세한 내용은 인지심리학 교재를 참고하기 바란다).





그럼 각 기억이 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1. 연상 학습





Zhao 등[각주:2]은 연상 학습이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네 개로 구성된 일련의 자극을 관찰하게 된다. 가장 위쪽에 출현하는 자극은 일정한 순서(즉 규칙성이 있는)대로 제시되는 반면, 가장 아래에 있는 자극은 무선적인 순서로 제시된다. 그 다음 목표 자극을 구분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실험 결과, 목표 자극이 위쪽에 출현한 경우 아래쪽에 출현한 경우보다 반응시간이 빨랐다. 즉, 사람들은 자극이 규칙적으로 제시되는 위치에 더 주의를 준다.




2. 작업 기억





Soto 등(2007)[각주:3]은 작업 기억이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단서(Cue, 빨간 사각형)를 본 다음, 대각선을 찾는 과제를 수행한다. 실험 결과, 대각선이 단서에서 보여줬던 빨간 사각형과 동일한 사각형 안에 있는 경우(valid 조건) 반응 시간이 빠른 반면, 빨간 사각형에 distractor(수직선)가 제시된 경우(invalid 조건)는 반응 시간이 가장 느렸다. 즉, 작업 기억에 저장된 도형과 색상이 주의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3. 일화 기억





Stokes 등(2012)[각주:4]은 일화 기억이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탐색 목표 물체(열쇠)가 제시된 사진과 아무 물체도 제시되지 않은 사진을 기억했다. 하루가 지난 다음, 참가자들에게 어제 보여줬던 사진들(이 번엔 두 사진 모두 물체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을 단서로 제시하고 목표 탐색 과제를 실시했다. 실험 결과 valid cue(열쇠가 있었던 사진)가 제시된 경우 invalid cue(열쇠가 없었던 사진)의 경우보다 목표 탐색 시간이 빨랐다. 즉, 어제 봤던 사진의 기억을 토대로 물체가 있을만한 장소에 주의가 제일 먼저 갔기 때문에 valid cue 조건에서 반응시간이 빨랐던 것이다.




4. 의미 기억





Moore 등(2003)[각주:5]은 의미 기억이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단어로 된 단서(i,e motorbike)를 본 다음 여러 물체 중에서 특정 물체를 찾는 과제를 수행했다. 실험 결과 motorbike와 관련있는 물체(헬멧)가 방해자극으로 제시된 경우 관련없는 물체가 방해자극으로 제시된 경우보다 반응 시간이 느렸다. 즉, 오토바이와 의미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헬맷에 주의를 빼앗긴 것이다



저자들은 기억을 주의 연구에 고려하면 여러 이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주의 연구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추가적인 변량을 설명할 수 있고, 또 역으로 주의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1. J. Benjamin Hutchinson, Nicholas B. Turk-Browne, Memory-guided attention: control from multiple memory systems,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Volume 16, Issue 12, December 2012, Pages 576-579, ISSN 1364-6613, 10.1016/j.tics.2012.10.003.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364661312002392) [본문으로]
  2. Zhao, J et al. Attention is spontaneously biased toward regularities. Psychol. Sci. (in press) [본문으로]
  3. Soto, D. et al. (2007) Dissociating the neural mechanisms of memorybased guidance of visual selection. Proc. Natl. Acad. Sci. U.S.A. 104, 17186–17191 [본문으로]
  4. Stokes, M.G. et al. (2012) Long-term memory prepares neural activity for perception. Proc. Natl. Acad. Sci. U.S.A. 109, E360–E367 [본문으로]
  5. Moores, E. et al. (2003) Associative knowledge controls deployment of visual selective attention. Nat. Neurosci. 6, 182–189 [본문으로]


Image : http://djpeach.blogspot.kr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가 암기한 영단어는 어떤 형태로 저장될까? 몇몇 심리학자들은 외국어가 일화기억(Episodic memory)의 형태로 저장된다고 주장한다. 일화기억은 개인의 경험, 즉 자전적 사건에 관한 기억으로서 사건이 일어난 시간, 장소, 상황 등의 맥락을 함께 포함한다. 예를 들어 Understand라는 단어를 처음 배운 학생은 단어를 회상할 때 단어를 배웠던 상황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아, Understand라는 단어는 과외 선생님이 가르쳐줬던 단어였는데, 이해하다라는 뜻이었지.’

반면, 모국어의 경우 의미기억(semantic memory)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의미기억은 대상 간의 관계 또는 단어 의미들 간의 관계에 관한 지식을 말한다. ‘이해하다'라는 단어를 봤을 때 우리는 그 단어의 의미를 바로 떠올릴 뿐, 이 단어를 맨 처음 학습했던 상황이나 관련 맥락을 떠올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The Episodic L2(Second Language) 가설’이라고 불리는 이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Witzel과 동료들은 Jiang & Forster(2001)[각주:1]의 실험을 반복 검증하기로 했다[각주:2]

연구자들은 모국어(L1)가 중국어, 제 2외국어(L2)가 영어인 참가자를 모집했다. 그 다음 34개의 중국어 단어를 기억하게 했다. 

학습 단계가 끝난 후, 참가자는 두 가지 테스트를 받았다. episodic recognition task에서는 제시한 중국어 단어가 이전에 봤던 단어인지 아닌지를 판단했다. lexical decision task에서는 제시한 중국어 단어가 단어 또는 비단어(i,e ‘까푸'처럼 아무 뜻이 없는 단어)인지 판단하게 했다. 이 때,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중국어 단어 제시에 앞서 동일한 뜻의 영단어를 잠깐 동안 제시했다(점화, Priming).



실험절차



이 실험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만약 외국어가 일화기억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면, 50ms동안 제시한 영단어는 일화기억을 점화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제시된 중국어 단어 중 테스트 직전에 보여준 단어(old item)에 대한 반응이 빨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단어를 봤던 적이 있다는 사실'에 관한 기억은 일화기억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중국어 단어에 대한 반응시간은 느릴 것이다. 이 기억들은 의미기억에 저장되어 있으므로, 일화기억의 점화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 연구자들은 Jiang and Forster(2001)의 연구결과를 반복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점화효과는 old item에서만 발견되었기 떄문이다. 하지만 조금 이상한 결과도 함께 관찰되었다. 중국어를 점화 단어, 영단어를 목표 단어로 바꿔서 실험한 경우(L1-L2 조건)에도 점화 효과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모국어는 의미기억을 점화하기 때문에 일화기억에 저장된 단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하지만, 실험에서는 이와 달리 old item에 대한 반응시간이 빨라진 것이다(new item에 대한 반응시간 역시 빨라졌다). 결과적으로 이 실험은 이중해리(double dissociation) 검증에 실패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하고 있다. 외국어가 목표 단어인 경우 이 단어는 의식적으로 처리되며, 따라서 의사결정 시스템 또한 일화기억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결국 old item, new item은 모두 일화기억의 점화 상태에서 처리되므로 두 조건 간 차이는 사라지며, L1의 점화효과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점화 효과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1. Jiang, N., & Forster, K. I. (2001). Cross-language priming asymmetries in lexical decision and episodic recognition. Journal of Memory and Language, 44, 32–51. doi:10.1006/jmla.2000.2737 [본문으로]
  2. Witzel, N. O., & Forster, K. I. (2012). How L2 Words Are Stored: The Episodic L2 Hypothesis. [본문으로]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보통 ‘자전적 기억’과 ‘기억에 대한 믿음’은 서로 일치한다 - 우리는 지난 주에 컨퍼런스에 갔던 것을 기억하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는다. 한편, 우리는 사건이 일어났었다고 믿지만 - 컨퍼런스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믿지만 -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없을 수도 있다. 컨퍼런스가 지루했거나 술을 많이 마셨기 때문에 세부 기억이 사라졌을 수도 있다. 


자전적 기억 (Autobiographical Memory)


자신의 삶에 관한 개인적 기억. 

예) 어릴 적 길거리에서 엄마를 잊어버렸던 기억


최근, 심리학자들은 위 경우와 정반대되는 사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즉, 사건에 대한 기억은 있는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믿는 경우를 말한다. 최근 한 조사는 1500명의 학부생 중 1/4이 이런 비신뢰(non-belived) 기억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앤드류 클라크와 그의 동료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 실험실에서 비신뢰 기억을 만들어내는 데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흉내와 관련한 실험을 한다고 공고하고 스무 명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연구자는 참가자에게 연구자가 하는 동작(박수를 치거나, 테이블을 문지르거나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등)을 따라하라고 지시한 다음, 실험 장면을 촬영했다. 각 참가자는 총 26개의 행동을 흉내냈다. 


이틀 후, 연구자는 참가자들을 다시 불러서 촬영한 영상을 보여줬다. 이 영상은 참가자 본인이 의자에 앉아있고, 연구자가 12개의 동작을 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참가자는 연구자의 각 동작을 보고 그 동작이 기억나는지, 또 자신이 그 동작을 했다고 얼마나 믿는지 평가했다. 중요한 건, 이 영상이 조작되었다는 점이다. - 원래 실험에는 없었던 두 가지 동작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참가자는 자신이 그 동작도 했을 거라고 믿게 될 것이다. 이런 실험 방법은 오기억을 일으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 결국 68퍼센트의 참가자가 자신이 그 동작을 했다고 응답했다.  


네 시간 후, 참가자들은 마지막 세션으로 돌아와서 이 모든 게 조작된 것임을 들었다. 그 다음 그들에게 각 행동에 대한 "기억"과 "믿음"을 다시 한번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기억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가짜 행동 중 25%에 대해 여전히 강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 즉, 그 행동을 안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동작을 흉내 낸 사실이 분명 기억난다고 생각한 것이다. 


클라크와 동료들은 이 결과가 기억 연구의 윤리적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디브리핑은 조작을 완전히 원상 복구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유도된 오기억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실험실을 떠나는 참가자의 머리 속에 조작된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다면,  그게 정말 윤리적일까요? " 


디브리핑 (Debriefing, 실험 사후 설명)


실험에서 참가자에게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유발하거나 속임수를 사용하는 경우, 연구자가 사후에 해명하는 절차. 

예) 이 실험은 오기억을 유발하기 위해 촬영한 영상 중 일부분을 조작했습니다. 


또, 비신뢰 기억 연구에서 기억에 대한 믿음이 기억의 초기 형성에 필요한지, 아니면 기억이 믿음 없이도 형성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Clark, A., Nash, R., Fincham, G., and Mazzoni, G. (2012). Creating Non-Believed Memories for Recent Autobiographical Events. PLoS ONE, 7 (3) DOI: 10.1371/journal.pone.0032998 

성균관대 이정모 교수님의 서평을 링크합니다.


서평 보기



출처: Wired

번역:인지심리 매니아


Ed Yong은 최근 옥시토신을 관찰한 새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이 뇌 호르몬은 믿음이나 사랑과 관련 있다. 예를 들면, 이 호르몬은 출산 중에 혈류로 방출되어서 자궁을 수축하고 아이-어머니간 유대를 촉발한다(pitocin 같은 옥시토신의 합성 버전은 힘든 일을 할 때 사용된다). 최근에는 이 화학물질이 Prairie vole이라는 동물의 일부일처제와 관련있으며, 최후통첩 게임 상황에서 사람을 관대하게 만들거나 위험한 투자를 할 때 타인을 신뢰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결국 이런 연구 결과들이 아래같은 제품을 만들도록 유도했다.




옥시토신의 어두운 측면


그러나, 이 새로운 연구는 이 기분 좋은 설명을 다소 복잡하게 만든다. 옥시토신이 단순히 사회적 감정의 화학적 설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음은 암스테르담 대학의 Carsten de Dreu 연구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De Dreu는 280명의 네덜란드 남성에게 옥시토신 스프레이를 코에 세번 뿌리도록 지시했다. 이 연구는 '이중 은폐" 실험이었다. - 연구자와 남성들 모두 자신이 어떤 처치를 받았거나 가했는지 모르는 것이다.


먼저, de Dreu는 참가자들이 독일인, 아랍인, 또는 네덜란드인에 대해 반응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편견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암묵 연합 검사를 사용하였다. 여기서 참가자들은 두개의 키를 눌러서 주어지는 단어를 특정 집단으로 분류하게 된다.(예. 네덜란드식 이름이나 독일/아랍식 이름, 또는 긍정이나 부정).우리 편견과 일치하지 않는 분류간 조합은 우리 반응시간을 느리게 만든다. 만약 사람들이 아랍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아랍식 이름과 긍정적 단어가 연합되어 있는 경우 반응시간이 느려질 것이다. 이런 "암묵적 연합"은 스스로 결과를 속이기가 매우 어려우며, 특히 검사 속도가 빠르면 더더욱 그렇다.


(암묵 연합 검사를 설명한 동영상)


당연하게도, 옥시토신은 네덜란드 참가자의 편견을 강화했다. 옥시토신을 맡은 경우(위약을 맡은 사람에 비해) 참가자는 독일이나 아랍식 이름보다 네덜란드식 이름-긍정적 단어 조합에 빨리 반응했다.


마지막으로, de Dreu는 이렇게 조작된 편향이 도덕적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유명한 도덕 딜레마 시리즈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만약 당신이 스위치를 돌려서 기차가 한 사람을 치게 하지 않는다면 기차가 그대로 달려가서 다섯 사람을 죽이게 되는 경우다. 모든 딜레마가 동일한 유형을 가지고 있다. - 당신은 한 사람의 생명과 집단의 생명을 비교해야만 한다. 모든 딜레마에서, 죽게 될 한 사람은 네덜란드, 독일, 아랍인 이었고 나머지 5명은 이름이 없었다.



위약의 냄새를 맡은 후, 네덜란드 참가자들은 이름에 관계없이 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쪽을 선호했다. 그러나 옥시토신를 맡은 후, 그들은 네덜란드인을 독일이나 아랍사람보다 덜 희생시키려고 했다.

이는 옥시토신으로 촉발된 신뢰나 따뜻한 감정에도 숨은 댓가가 있음을 말해준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집단'을 덜 신뢰하는 것을 말한다. 화학물질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강화하지만, 우리 집단과 다른 집단의 구분을 강화하기도 한다. 모두를 위한 사랑은 없다.




마이티 마우스는 괴롭다


이런 사실에 대한 너무 놀랄 것은 없다. 인간 뇌에 대한 끊임없는 교훈 중 하나는 뇌가 정교하게 평형을 유지하는 기계라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가 무언가 '향상'시키고 위해 하는 많은 노력이 비싼 댓가를 가져오며, 의도하지 않았던 부작용을 촉발한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단지 사회적 인지의 화학물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작년에, Nature에 실렸던 기사에서, 나는 학습과 기억력이 뛰어난 33마리의 실험쥐를 다뤘었다. 이 유전적으로 조작된 동물은 훨씬 빨리 학습하고, 오래 기억하며 일반 쥐들은 헷갈려하는 복잡한 미로도 해결할 수 있었다. 언뜻, 이 미래형 쥐를 보며 인지적 향상의 무한한 가능성을 조사한 연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쥐를 조금 더 가까이 보면, 이런 동물의 상당수가 부차적인 부작용을 보인다.


전뇌에서 adenylyl-cyclase 과발현된 설치류를 떠올려보자: 이 쥐들이 향상된 재인기억과 LTP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소멸 과제에서의 수행은 저조했다. (즉, 부적절한 정보를 잊기 위해 노력을 해야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똑똑한 쥐는 복잡한 운동을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났지만(Morris Water Maze 같은 경우), 하지만 단순한 조건에도 애를 먹었다. 마치 이들은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는 것 같았다.


텔레비젼에서 소개된 가상 천재 Doogie Howser의 이름을 딴 "Doogie"라는 쥐를 보자. 이 쥐들은 NR2B로 알려진 NMDA의 특정 단위들이 과발현된 경우로써, 수용체들이 정상쥐의 두 배 정도를 수용한다. 그 결과 이 쥐들은 관련없는 정보를 쉽게 조합하는 능력을 보였다. 한가지 문제는 Doogie가 만성 통증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다는 것이다. 이 쥐의 지성이 본인을 괴롭게 한 것이다.



뛰어난 기억의 저주


이런 트레이드 오프는 쥐에게만 나타나지 않는다. 1920 년대 초반, 러시아 신경학자인 A.R Luria는 신문에서 보도된 Sherashevsky라는 사람의 기억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루리아는 Sherashevsky가 기억의 괴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 남자는 완벽한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 부적절한 세부사항을 잊어버리는 데 자주 애를 먹었다. 그는 단테의 Divine Comedy를 읽은 후 거기 나왔던 시를 모두 암기할 수 있었다. 수백자리나 되는 난수가 주어져도 Sherashevsky는 모든 숫자를 기억했으며, 몇 주가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이 완벽한 메모리는 이따금 직장에서 Sherashevsky을 도왔지만 -그는 메모를 할 필요가 없었다 - 루리아는 이런 무한대의 기억이 단점도 있다는 것을 기록했다. 예를 들어, Sherashevsky는 특정 대상에만 고착하는 경향이 있어서 은유를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Sherashevsky]는 시를 읽어보려고 했지만, 이해를 하지 못했다"고 루리아는 기록했다. "각각의 표현들이 이미지로 저장되는데, 결국 다른 이미지들이 들어와 충돌하게 되는 것이다"


루리아는 Sherashevsky의 고충을 통해 잊어버리는 것이 기억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놀라운 선물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 저주였던 것이다.



결론


이 이야기는 나로 하여금 옥시토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수년동안, 우리는 이 화학물이 우리를 근사하게 바꿀 거라고 여겼다. 많이 사랑하고, 타인을 신뢰하고, 보다 인간적이 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런 정서적인 이점은 불리한 조건들을 함께 동반한다.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와 가까워졌다고 느낄 수 있지만, 타인에 대해서는 더더욱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출처: Harvard Business Review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기억을 과거 경험으로의 재방문으로 여긴다. 열대지방으로 갔던 휴가, 잘못 내렸던 의사결정, 차 키를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는 경우 등등.... 신경과학자들은 오래동안 이런 일화기억(episodic memory) 회로가 과거의 사건들을 기억하는 데에만 활성화된다고 믿었다. 신경영상 연구들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정보를 인출할 때 활성화되는 특정 부위를 구분해 왔다. 이 영역은 주로 전전두엽, medial temporal lobes, 그리고 팽대후부피질(retrosplenial cortex)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 영역들이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할 때도 활성화된다고 한다.



이 영역들이 두 가지 기제에서 겹치는 것에 흥미를 가진 몇몇 연구자들은 종전 기억에 대한 개념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뇌의 신경구조는 과거만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상상하고 예상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도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관점에 의하면 당신의 뇌는 과거의 체험을 통합하여 미래를 예상하는 'proactive' 시스템인 것이다.



경제 영역에서 미래의 수요를 예측하는 것은 중요하다. 정확한 예측만이 성공을 보장한다. 미래를 그리는 능력은 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 이익을 위해 단기적 보상을 포기할 줄 아는 능력과도 관련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뇌는 과거 경험의 구체적 예들을 조합하여 유추를 통해 당신이 어디에 있고,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해준다. 우리는 이 능력을 통해 미래 변화를 미리 파악해 볼 수 있다.



우리 뇌가 미래를 예측하는 데 천부적이긴 하지만, 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아래 적은 팁을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많은 경험을 쌓아라. 자신을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노출시켜라. 경험의 폭이 다양해지면 새로운 환경에서 미래를 예상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 대화, 독서,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빌려와라.
  • 미래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상해보라. 조직이나 개인의 목표를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라. 이를 통해 우리 뇌가 목표를 구체화하게 되고 목표 달성을 쉽게 만든다.
  • 미래의 목표가 이루어지는 것을 상상하라. 장기적 결과의 열매를 풍부하게 상상한다면 단기적인 보상에 유혹받지 않을 것이다.
  • 마음이 떠돌아다닐 때 잠시 시간을 주어서 그 생각이 방해받지 않도록 해보자. 이렇게 하면 뇌의 기억 시스템이 우리의 과거 경험을 재구성할 시간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조언이 당신의 잃어버린 차 열쇠를 찾아주지는 않겠지만, 미래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Jeff Brown is a board-certified cognitive-behavioral psychologist on the faculty at Harvard Medical School. Mark Fenske is a neuroscientist at the University of Guelph. They are the authors of The Winners Brain, a Harvard Health Publications book published this year by DaCapo Life Long Books.

출처: NeuroKüz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책 을 두 번째 읽을 때 내용이 이해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경험은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책을 두 번째 읽는 동안 독자는 책의 어떤 부분이 기억나고 어떤 부분이 기억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현상의 중간 단계쯤 되는 현상을 겪기도 한다. 즉, 이 부분을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확실하지 않은 경우다. 아마도 당신이 낯익다고 생각하는 그 부분은 책을 첫 번째 읽었을 때 훑고 지나간 부분일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무지를 깨닫게 되고 자신이 경험한 이 친숙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질문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일련의 평가들이 불일치한 경우가 바로 데자뷰 현상의 핵심이다. 이 현상은 과거에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사건을 경험했다고 의식하는 경우를 말한다. Chris Moulin과 Akira O’Connor는 실험실에서 데자뷰 현상을 연구해왔으며, 최근에는 이 주관적 현상에 관한 연구동향이나 한계점을 요약한 paper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데자뷰 현상에 관한 연구들을 임상적 전집(e.g. 간질이나 치매)을 대상으로 하거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크게 나누었다.

 


이들은 이 두 부류의 연구들이 서로 구분되며, 이 둘을 비교할 때 주의를 요한다고 설명한다. 임상적 전집을 대상으로 한 데자뷰 연구는 엄밀하게 말해서 진짜 데자뷰 연구라기보다는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déjà vecu( 보통 작화증(recollective confabulation)이라고 한다)현상이다. 이 현상은 데자뷰처럼 부적절한 친숙함을 경험하는데, 본인은 이 친숙함이 부적절하다는 인식을 반드시 하지는 않는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일반적인 데자뷰 현상에 확장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최근 인지심리학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데자뷰 현상 연구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연구들은 최면 암시를 이용하거나, 기존에 봤거나 보지 못한 그림을 보여준 후 친숙성 질문에 답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런 실험방법들을 사용한 연구는 그 수가 적어서 실험 결과를 일반적인 데자뷰 현상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 국 데자뷰 현상에 관한 과학적 이론은 사실 없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신경과학 연구에서 데자뷰 현상을 설명할 만한 단서를 포착했다. 뇌를 직접 자극하거나 뇌 특정 부분을 절개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brain lesion studies)들이 mesial temporal cortex가 데자뷰 현상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Moulin과 O’Connor는 그렇다고 해서 mesial temporal cortex를 데자뷰 cortex라고 부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데자뷰 현상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다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이 부위가 전체 신경 네트워크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저자들은 hippocampo-cortical network가 특정 자극을 재인하지 못하더라도 mesial temporal structure에서 친숙한 느낌을 받는다면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가정했다.

 


당 신이 책을 처음 읽은 다음 책의 몇몇 부분이 수정되었다고 가정하자. 여러분이 다시 책을 읽을 때 뇌의 나머지 부분들이 이런 문장을 읽은 기억이 없다고 말함에도 불구하고 mesial temporal regions은 여전히 이 대목이 친숙하다고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뇌의 나머지 부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왜 뇌가 이렇게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지 알기 위해선 추후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O'Connor AR, & Moulin CJ (2010). Recognition without identification, erroneous familiarity, and déjà vu. Current psychiatry reports, 12 (3), 165-73 PMID: 20425276

출처: The Big Question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당신이 아는 누군가가 복권에 당첨되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그가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부도덕하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무언가 부정적인 일이 당신에게 일어났다고 상상해 보자. 이 사건이 당신의 기억에 영향을 미칠까?


최근 일련의 연구들은 이런 궁금증을 연구했다.

한 연구에서, 참가자는 각 조건에 무선적으로 배정된 다음 어떤 사람이 공정하게(지원자가 자격을 갖추었기 때문에), 또는 불공정하게 고용된 사례(회사의 실수로 고용된 경우)를 읽게 된다. 한 주 후에,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이야기 속 지원자가 고용된 이유를 다시 한번 물어본다. 공정하게 고용이 된 사례를 읽은 참가자는 고용 이유를 정확히 기억했다. 그러나 불공정하게 고용된 사례를 읽었던 참가자들은 고용 이유가 공정했다고 잘못 기억했다. 즉, 우리는 사건을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잘못 기억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 참가자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불행한 일을 겪거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좋은 일을 겪었다. 그 다음 참가자에게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좋은 기억이나 나쁜 기억을 회상해 보라고 요청했다. 긍정적인 결과를 겪은 참가자들은 과거 기억 역시 좋은 기억들만을 떠올렸다. 즉, 현재 나쁜 일을 겪을 때보다 좋은 일을 겪고 있다면 과거에 대한 기억 역시 좋은 쪽으로 왜곡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세상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본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 이 연구는 기억이 복사기처럼 사실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기억은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것, 물리적 환경, 냄새, 소리, 정서, 편견, 공정에 대한 욕구가 혼합되어 있다.


우리는 세상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보고 싶어한다. 따라서 우리는 착한 사람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나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났던 경우만 기억한다. 그리고 만약 어떤 일이 일어나면, 우리 기억은 그 사건이 공정하고 정의로웠다고 기억한다.


물론 우리가 언제나 사건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억은 이런 방식으로 편향되기 쉽다는 것이다.


Reference


Mitchell J. Callan, Aaron C. Kay, Nicolas Davidenko, John H. Ellard, The effects of justice motivation on memory for self- and other-relevant event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Volume 45, Issue 4, July 2009, Pages 614-623, ISSN 0022-1031, DOI: 10.1016/j.jesp.2009.02.013.


Aaron C. Kay, Maria C. Jimenez, and John T. Jost, Sour Grapes, Sweet Lemons, and the Anticipatory Rationalization of the Status Quo Pers Soc Psychol Bull September 2002 28: 1300-1312, doi:10.1177/01461672022812014

출처: All about addiction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지난 수십년 동안, 학습과 기억 연구자들은 실험실 연구결과를 학습 현장에 적용하는데 관심 있었다. 특히 요즘같은 교육 위기 상황에서는 과학적 지식과 학습 방법 사이에 다리를 놓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Robert Bjork의 'desirable difficulties' 개념은 지난 20년 간 학교 교수법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 지금까지의 심리학 연구와 달리, 이 이론은 학습 단계 동안 방해물(어려움)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몇가지 주목할 만한 예는 다음과 같다.


  • 구분: 학습을 한꺼번에 하지 말고 나눠서 해라(Baddeley, Longman, 1978; Dempster, 1990)
  • 검사: 단순히 재학습하는 것보다 학습 자료에 대해 테스트를 해라(Roediger & Karpicke, 2006)
  • 학습자료를 수동적으로 읽기 보다 퍼즐을 푸는 등 능동적인 과정을 통해 학습 자료를 스스로 만들게 해라(McDaniel et al., 1994)
  • 학습이 일어나는 환경을 다양하게 해라(Smith, Glenberg & Bjork, 1978)
  • 학습 자료를 덜 명확하게 만들어라(McNamara et al., 1996)
  • 약간 읽기 힘든 글씨체를 사용해라(Diemand-Yauman, Oppenheimer, & Vaughan, in press)

이렇게 학습 내용을 조금 어렵게 만들면 쉬운 학습자료보다 자료를 깊게 처리하게 된다. 물론 학생은 학습을 쉽게 하기 원하고, 선생님 또한 자료를 쉽게 만드려고 한다. 만약 강사가 어떤 개념이나 자료를 가르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써 본다면, 학생의 실력향상이 즉시 나타나는 방법이 최고라고 결론내릴 것이다. 하지만, 교사가 학습을 가능한 쉽게 만드려고 할 때, 단기적 수행은 향상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 기억은 감소한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학습난이도를 제거함으로써 손해를 보는 것이다.


적당히 높은 난이도가 왜 바람직한지 알아보기 위해선 먼저 수행 - 학습과 검사 단계에서 관찰할 수 있는 - 과 실제 학습 그 자체 - 장기적인 과정으로 측정이 힘든 - 를 구분해야 한다. 역사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일어난 사건과 날짜를 외우는 예를 생각해보자. 심리학 용어에 의하면, 우리는 그 학생이 단서(사건)와 반응(날짜)를 연상시켰다고 말할 수 있다. 학생은 암기한 당일 자신의 수행이 빠르게 향상되고 학습 기간 동안 기억이 자주, 확실하게 난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하지만 만약 학생이 목록을 한번만 공부했다면, 암기한 당일 아무리 기억이 잘 나더라도 며칠 뒤에는 그 중 일부만 기억할 것이다. 학습을 한 당일은 새로 배운 내용이 잘 기억난다. 따라서 만약 학생이 기억을 잘 한다면 그 날 기억은 잘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정보에 접근하는 능력이 향상될지는 보장하지 못한다. 그 날 학습한 것은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쉽게 기억할 수 있지만, 추가적인 학습 없이는 새로운 정보가 쉽게 사라진다. 하지만 잊어버린 것을 다시 학습할 때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Bjork와 Bjork(1992)는 그들의 "New Theory of Disuse"를 통해 인출 강도, 즉 특정 시점에서의 즉각적 접근성과 저장 강도, 정보가 장기간에 걸쳐 얼마나 많이 접근됐는지를 구분한다. 저장 강도는 이론적으로 무한하지만(우리는 배우고 싶은 것을 다 배울 수 있다), 수행 능력과 직접 관련있지 않다. 수행능력처럼 특정 시점에서 특정 정보에 접근(기억)하는 능력은 현재의 인출 강도에 의해 좌우된다. 저장 강도는 향상만 가능한 반면, 인출 강도는 점점 사라지는 경향이 있으며 저장 강도가 약하다면 이런 현상이 가속화된다.


NTD 를 위 사례에 적용해 보자면, 그날 그날의 인출 강도는 학습하는 시간동안 급격하게 증가해서 기억을 완벽하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장 강도는 점진적으로 발달하며, 학습 초기에 저장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인출 강도 역시 급격히 감소한다. 따라서 학습 시간 종료 즈음에 기억을 잘 하는 것은 인출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며, 이것이 꼭 장기적인 기억력(저장 강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저장과 인출 강도 간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Bjork & Bjork, 1993년 논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학습난이도가 너무 낮으면 인출 강도를 높여서 학습자로 하여금 자만심을 가지게 하고, 장기 기억을 돕는 깊은 처리를 방해하게 된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바람직한 '어려움'을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는 교사와 학생에게 이런 '어려움'이 바람직하다고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습이 어렵다면 사람들은 더 많은 실수를 하게 될 것이고, 이 교육 방법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봤을 땐 어려움이 수행을 저해하거나 실수를 낳고 기억도 저조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잊어버림'이 학습자의 장기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잊어버렸던 내용을 다시 학습할 땐 학습률이 훨씬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잊어버린 다음 재학습할 때 발생하는 "절약률(Savings)"은 120년 전에 처음 보고되었다(에빙하우스, 1885/1964). 하지만 이 원칙은 아직까지 교육에서 잘 활용되지 않을 뿐더러, 일반인 사이에서도 이해가 부족하다. 그 이유는 이 방법의 장기적 학습 효과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간격효과는 여러 학습 분야에 걸쳐 견고한(robust) 효과가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벼락치기 전략을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Bjork, 1994). 현실에서는, 벼락치기를 통한 단기적 이익이 있을 수 있지만(시험 전날 벼락치기를 하면 다음날 시험은 통과할 수 있다), 간격 학습이 장기 기억 파지율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교육은 학생이 평생 사용할 학습 전략과 교육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결국 교사는 장기 기억률을 향상시킬 방법을 활용하고, 그 방법을 쉽게 적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몇몇 학생들은 학습 내용이 어려우면 포기를 해 버린다; '어려움'이 모든 학생에게 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 개혁자들은 교사와 정부가 교육 과정을 쉽게 만듦으로써 단기 기억을 향상시킬지 몰라도, 장기기억은 손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바람직한 어려움에 관한 과학적 지식이 축적됨에 따라 교육 현장에서의 적용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바람직한 어려움을 연구하는 동시에, 과학자와 교사가 대화를 통해 학습 방법을 향상시킬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Citations:


Baddeley, A.D., & Longman, D.J.A. (1978). The influence of length and frequency of training session on the rate of learning to type. Ergonomics, 21, 627-635.


Bjork, R.A. (1994). Memory and metamemory considerations in the training of human beings. In J.
Metcalfe & A. Shimamura (Eds.), Metacognition: Knowing about knowing (pp. 185-205). Cambridge,
MA: MIT Press.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몇 달 전, 나는 e-reader에 관한 사색적인 블로그글을 썼다. 나는 킨들을 좋아하지만, 나는 이 새로운 기계가 독서를 너무 쉽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또 시각적으로 읽기 쉬운 특성 때문에 언젠가 글에 대한 몰입이 약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내가 소개할 Cognition에 실린 논문에서 프린스톤의 심리학자들(Connor Diemand-Yauman, Daniel M. Oppenheimer and Erikka B. Vaughan)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실제적 증거까지 가지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이 문제를 교실에서의 교수법 차원에서 조망했다. 그들은 교육자들의 핵심 가정을 연구 목표로 삼았다.

많은 교육 연구자와 실무자들은 외생적 인지 부하를 줄이는 것이 학습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즉, 만약 학생들이 새로운 수업이나 개념을 수월하게 배운다면, 학생과 교육자 모두 학습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것이다.

이치에 맞는 말처럼 들린다, 최대한 쉽고 노력없이 학습하면 좋은 거 아닌가? 불행하게도, 이러한 가정은 대부분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연구들은 자료를 학습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 연구자들은 이를 disfluency라고 부른다 - 장기적인 학습이나 파지를 향상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disfluency가 기억의 유지와 학습 수행을 향상시킨다는 강력한 이론적 설명이 있다. Disfluency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보를 훨씬 깊게, 훨씬 추상적으로, 훨씬 주의깊게 처리하게 만들고, 이해를 향상시킨다. 이 모든 것들이 효과적인 학습에서 중요하다.

이 새로운 논문은 disfluency의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관찰하고자 했다. 난 이들의 두번째 실험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다. 이 실험은 오하이오주 체스터 필드의 실제 교실에서 실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자들은 제일 먼저 파워포인트, 유인물, 문제지같은 학습 자료들을 교사들로부터 얻었다(과목은 영어, 물리, 미국 역사, 화학이었다.). 그런 다음, 연구자들은 모든 자료들의 글자를 보기 어렵게 바꾸었다. 모든 교사들이 같은 과목을 두 클래스로 나누어서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에, 연구자가 집단을 둘로 나누어서 비교하기가 쉬웠다. 학생 중 한 집단에는 읽기 힘든 글자로 된 학습자료를 주었고, 다른 집단에게는 Helvetica와 Arial로 된 자료를 주었다. 글꼴 크기는 동일했다.

화학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disfluent 자료를 본 학생들은 알아보기 쉬운 글꼴을 본 학생들보다 더 많은 걸 기억했다. * 여기는 그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다 :

이 연구는 읽기 힘든 글자처럼 자연적인 학습자료가 기억의 파지를 향상시킴을 증명했고, 이 효과는 과목(과학과 인류학 과목)과 난이도(보통 또는 고급과목)에 상관없이 두루 나타났다. 인지적 개입을 통한 학습 향상의 잠재적 효과는 무한하다. 만약 단순히 글자체를 바꾸는 게 학생의 학습을 향상시킨다면,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인지적 개입방법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Fluency 연구는 학생과 교욱 시스템 전체에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오래간만에 동네 도서관을 찾아갔다. 나는 전공이 심리학인지라 도서관에 가면 제일 먼저 심리학 코너로 향하는 버릇이 있다. 한 쪽 구석에 있는 심리학 코너로 다가가서 새로 나온 책들이 없는지 살펴보는데 문득 주목을 끄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그 건 앨런 배들리가 쓴 '당신의 기억'이었다. 기억 연구에 평생을 바친 석학이 2009년에 새롭게 쓴 책이었다. 그간 기억에 관해 진행되었던 연구들과 함께 최근에 밝혀진 사실까지 덧붙여진 듯 했다. 이런 책을 출간된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다니 조금 아쉬웠다.


그 러나 그 책은 진가에 걸맞지 않게 아무도 손을 댄 흔적이 없었다. 도서관 열람실에는 수많은 중고등학생이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아무도 이 책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문득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공부한 내용을 잘 기억할 수 있을까 전전긍긍한다. 기억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시급한 사람이 학생들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머리 속에 지식을 집어넣는 데에는 급급하고, 기억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


나 는 먼지가 쌓인 새 책을 다시 제자리에 꽂아두었다. 다음주에는 도서관에 들러서 이 책을 빌려가야겠다. 공부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오면서, 나는 정말 값진 책은 우리 주변에 숨어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뉴욕타임즈에 실린 기억 방법에 관한 고찰을 번역해 봤다. 기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전에 이 투표를 한번 해 보길 권장한다.



출처: 뉴욕 타임즈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매 년 9월이 될 때마다 수많은 학부모들이 마술을 부리려고 노력한다. 여름 방학동안 놀기에 정신없던 아이를 모범생으로 바꿀 수 없을까, 컴퓨터에 빠져 있는 아이를 책벌레로 만들 수 없을 까 고민한다. 이들이 알고 있는 조언은 거의 대부분 익숙하다. 조용한 공부 공간을 만들어 주어라. 숙제를 미루지 마라. 목표를 정해라. 기간을 정해라. 아이를 돈으로 유혹하지 마라(긴급상황을 제외하고).


교실을 한번 둘러보자. 자녀의 학습 스타일이 새 학기에 새로 만난 선생님과 잘 맞는가? 학교의 교육 방침과는 잘 맞는가? 아닐 수도 있다.


자 녀교육에 대한 학습법들은 뚜렷한 교육지침을 제시하지 않는 거 보통이다. 게다가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학생의 특성과 선생님의 교육 방식은 확실히 상호작용한다. 게다가 자녀의 성격과 가정의 분위기도 또다른 변수가 된다. 결국 학습법이 그 집 자녀에게 반드시 효과를 발휘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학생에게 효과를 발휘할 만한 전략들이 존재하기는 한다. 최근 인지 과학자들은 간단한 방법으로 학습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있음을 주장해왔다.


이 런 연구 결과들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눗셈과 씨름하는 초등학생부터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퇴직인까지 모두 해당된다. 그런데 학자들이 주장하는 방법 대부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천하기가 망설여진다.


예를 들어, 한 장소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공부 장소를 바꿔주는 것이 기억을 돕는다. 또 학습과 구분되지만 관련되는 기술이나 개념을 익히는 것이, 한 가지 학습자료에 집중하는 것보다 도움이 된다.


"이런 원칙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학교가 이 방법을 채택하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 또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이를 배우지 못하는 것도 의아하다"라고 Robert A. Bjork(a psychologist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는 말했다. "대신 우리는 검증되지 않은 학습방법을 헤매다가 효과를 보지 못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특정 학습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그렇다. 소위 "시각 학습 스타일"이나 "청각 학습 스타일", "좌뇌형 학생", "우뇌형 학생"이 대표적이다.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린 연구결과에 의하면, 심리학자들은 이런 주장이 전혀 근거없음을 밝혀냈다. "지구상에 수많은 학습 방법이 있는데도 그 효과를 검증한 경우는 드물다"라고 연구자들은 결론지었다.


선 생님의 교육방법도 마찬가지다. 어떤 교사는 폴스타프처럼 칠판 앞을 깡총깡총 뛰어다니면서 가르친다. 반면 어떤 교사는 수줍음을 잃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교육 방법이 학습 효과에 도움이 되는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Daniel T. Willingham(a psychologist at the University of Virginia and author of the book “Why Don’t Students Like School?)은 말했다. 


그 러나 개인의 학습 방법은 또 다른 문제다. 심리학자들은 학생들의 학습방법으로 신성화되고 있는 원칙들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많은 학생들이 특정 장소, 특정 방이나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걸 고집한다. 연구자들은 그 반대로 주장한다. 1978년 진행되었던 고전적 실험에서 심리학자들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40개의 단어를 암기하게 했다. 참가자 중 일부는 두 개의 방에서 -창이 없는 방과 뜰이 보이는 현대적 느낌의 방 - 단어를 암기했다. 이 학생들은 같은 방에서 단어를 두번씩 본 학생들보다 시험점수가 좋았다. 그 이후의 연구들도 이같은 효과를 다양한 주제에서 발견했다.


우 리 뇌는 지금 공부하고 있는 것과 공부하고 있는 '배경'을 연합시킨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우리 지각이 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와 상관이 없다. 우리 뇌는 Versailles Treaty에 관한 내용을 기숙사 공부방과 연결시키거나, 마셜 플랜에 관한 내용을 정원의 버드나무와 연결시킨다. 뇌가 한 가지 학습내용을 다른 여러 내용과 연결시키는 것은 튼튼한 뉴런 뼈대를 만드는 것과 같다.


"학습하는 환경이 다양할 경우, 정보가 풍부해져서 망각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Bjork는 말했다.


한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는 경우에도 여러 형태의 학습물을 접하는 것 - 단어를 새로운 언어로 읽거나 말해 보는 것 - 은 뇌에 보다 깊은 인상을 준다. 음악가들은 이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여러개의 스케일이나 리듬을 섞어서 연습을 한다. 운동선수 역시 강도, 스피드, 기술을 섞어서 연습한다.


이런 방법의 이점은 놀라울 정도다. 최근 Applied Cognitive Pssychology에 게재된 논문에 서, South Florida대학 교수인 Doug Rohrer와 Kelli Taylor는 4학년에게 4가지 수학공식을 가르쳐봤다. 이 공식들은 프리짐의 여러 양상을 계산하는 것이었다. 참가자 중 절반은 한가지 공식을 반복적으로 익혔다. 이들은 주어진 값에 따라 Prism face의 숫자를 계산하고, 그 다음 공식으로 넘어간 뒤 다시 예제를 반복해서 익히는 방식을 취했다. 다른 학생들은 공식을 모두 섞어서 배웠다. Both groups solved sample problems along the way, as they studied.


하 루 뒤,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어제 푼 것과 비슷한 문제를 주고 테스트를 해 봤다. 공식을 섞어서 배웠던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두배나 잘했다(77 VS 38%). 연구자들은 이 결과가 성인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동일하게 나타남을 발견했다.


" 학생들이 일련의 문제들을 보게 되면, 문제를 읽기도 전에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할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연구자는 말했다. 혼합된 방식은 "자전거 타기를 보조바퀴와 함께 연습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연습 단계에서 혼합방식을 사용했던 학생들은 각 문제가 지난 번에 봤던 문제와 다르기 때문에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바로 이런 능력이 시험에서 요구되는 능력입니다."


이 결과는 비단 수학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예술적 직관에도 적용된다. 지난 달 Journal Psychology and Aging에 게재된 논문에 서, 연구자들은 대학생들과 정년퇴직한 사람들이 익숙치 않은 12명의 미술가가 그린 그림을 구분하는 능력을 연구했다. 그 결과 다양한 그림을(12명의 작품) 혼합해서 봤던 집단은 한 사람의 미술가가 그린 12개의 작품을 본 경우보다 그림을 구분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런 결과들은 창조적인 분야에서 집중만을 강조하는 방법이 최선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Nate Kornell(a psychologist at Williams College and the lead author of the study)은 말했다. "여러가지 화가의 그림을 본 경우 뇌가 복잡한 패턴을 추출해 낸 겁니다. 어떤 것이 서로 비슷하고 다른지를 뽑아낸 거죠".


인 지과학자들은 벼락치기 공부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쉬지않고 머리속에 꾹꾹 눌러넣는 공부방식은 단기적으로 좋지만, 결국 내용을 전부 잊어버리게 된다. 고학년으로 올라감에도 불구하고"많은 학생이 학습내용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마치 그 내용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는 표정이죠."라고 Henry L. Roediger III(a psychologist at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가 말했다.


만 약 우리가 지식을 지속적으로 차근차근 축적하면 기억이 꽤 오래 간다. 예를 들어 오늘 한 시간 공부하고, 주말에 한 시간 공부하고, 다른 주에 한번 공부하는 것이다. 소위 spacing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기억을 돕는다. 학생들이 시험 기간이 닥쳐서 벼락치기를 하기 위해 고도의 집중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 학습법의 효과가 어디에 기인하는지는 모른다. 아마 뇌가 반복을 통해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기 전에 해당 기억을 굳히는 작업을 하는 지도 모른다(self reinforcing).


"망각은 기억의 친구다"라고 Kornell 박사는 말했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잊어버린다면, 당신은 그걸 다시 학습하게 되고, 그 다음번에는 재학습 하는데 노력이 훨씬 덜 들어가게 된다."

인 지과학자들이 '시험'을 좋은 학습 도구로 여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억을 인출한는 과정은 책을 서재에서 꺼내는 것과 다르다. 기억을 꺼내는 과정은 기억이 저장되어 있는 방식을 변화시키게 되고, 이 기억을 추후에 더 접근하기 쉽게 만든다.


Roediger 박사는 물리학의 Heisenberg uncertainty principle을 비유로 든다. 이 법칙에 의하면 입자의 성질을 측정하는 행위가 그 입자의 성질을 변화시킨다. "시험은 지식을 측정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꿔놓기도 합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그 변화로 인해 기억은 더욱 공고해진다. 그의 실험에 서, Roediger 박사와 Jeffrey Karpicke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능력을 실시하면서 과학에 관련된 문장들을 읽게 했다. 만약 학생들이 두 세션동안 동일 자료를 '학습'하기만 했다면, 그 다음 치뤄진 시험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겠지만 그 후부터 내용을 잊어버린다


그러나 첫번째는 학습으로, 두번째는 시험을 학습을 한 경우 이틀 뒤 치뤄진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뿐더러, 일주일이 지난 뒤에도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았다.


"보통 시험은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표준화로써의 테스트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 개념을 다르게 불러야 할 것이다. 시험은 강력한 학습도구라는 것이다"라고 박사는 말했다.


사 람들이 시험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험 준비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시험이 사람들 힘들게 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학습도구라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어떤 내용을 힘들게 기억한 경우, 나중에 까먹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효과를 학자들은 "desirable difficulty'라고 부른다.


정 신적인 노력이 더 많이 들수록, 나중에 기억 속에 단단히 뿌리가 내린다. 그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이런 전략들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 공부 환경 바꾸기, 학습 자료를 섞어서 공부하기, 일정한 기간으로 나누어서 학습하기, 자기가 스스로 시험을 보기 -. 그러나 이 외에도 동기적 요소나, 훌륭한 친구를 두는 것도 학습의 관건이 될 것이다.


"연구실에 진행하는 실험은 참가자가 학습 하는 것 외에 다른 모든 요소들을 통제할 수 있다"라고 Willingham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교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다른 모든 요소들이 학습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어찌됐든, 위에서 설명한 인지적 전략들이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학생의 학습전략은 증거를 통해 입증된 방법에 의해서 해야지, 길거리에 떠도는 뜬소문에 근거하면 안될 것이다.

이정모 교수님이 최근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기억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네요.



어떻게 하면 기억을 잘 하는가?:

- 처리 깊이와 냉엄한 인지세계 -

 

 

How memory works:

Deeper Processing and the no nonsense world of Cogn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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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1980년. 11월. 25일 [고대신문] 1면 학술기사로 기고한 [기억과 처리깊이] 원고 내용을 기초로 하고 일반 독자를 위하여 수정, 보완, 확장, 재편집한 글이다. 이 글의 기억전략 관련 일부분은 성균관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05년 5월 19일에 이공계 학생들을 위하여 한 [학습 및 사고 기술 개발]학부세미나의 일부의 내용이다. 이 세미나 발표 내용은 후에 편집하여 다른 텍스트 파일로 공개하겠다.

** 이 글은 2008년 8월 4일 EBS 교양 프로그램 [다큐프라임] 에서 방영된

[『다큐프라임』 공부의 왕도 - <제1부> 인지세계는 냉엄하다 (48분 길이) ]

http://www.ebs.co.kr/actions/TvSubIntro?menu_id=highlight&media_code=A&onair_date=20080804&highlight_seq=26002 (김경은 PD, 박계영 작가 구성) -

와 함께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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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심 리학의 중요 문제 중의 하나는 「인간은 어떻게 아는가」하는 문제이다. 어떻게 아는가를 물음에 있어서 우리는 기억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거의 모든 앎이란 우리의 기억에 집적된 경험에 비추어봐서 그것이 무엇인가를 재인(再認; recognize)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집적된 경험을 근거로 새로이 형성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험은 기억 속에 어떻게 쌓이며 또 어떻게 활용되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은 앎과 기억의 문제를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들의 중심물음이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연구들 중의 하나가 기억의 정도의 차이를 중심으로 한 연구이다.

일 상생활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건과 대상들과 접하게 된다. 이러한 사상(事象) 중의 어떤 것들은 우리의 기억에 분명하게 남아 기억할 수 있으며 어떤 것은 약간 모호하게 기억되고 어떤 것은 아주 완전하게 망각되어 버린다. 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왜 어떤 것은 더 잘 기억되고 어떤 것은 더 잘 기억되지 않는 것일까.

 

이 러한 기억의 차이의 이유를 상식적으로 이야기하여 단순히 흥미 또는 관심의 정도 차이에 따른 차이로 설명할 수도 있겠으나, 이러한 설명은 흥미 또는 관심의 정도가 같은 대상들 사이의 기억되는 정도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며, 또 흥미나 관심의 정도가 차이가 남에 따라서 우리의 기억과정에서 어떠한 독특한 심리과정이 일어나서 기억의 차이를 가져오는 지를 밝히지 못하기에, 불확실한 설명이라고 하겠다. 상식적 설명을 떠나 고전적 심리학의 언어학습과 기억의 연구에서 세워진 기억흔적이론이나 간섭이론을 끌어들여, 더 잘 기억되는 것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보다 지속적이고 강한 기억흔적을 남겨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흔적 소멸속도가 비교적 느리기 때문에 더 잘 기억된다고설명하거나, 더 잘 기억되는 것들은 다른 것들에 의한 간섭 또는 혼동을 적게 받았기 때문에 더 잘 기억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그 러나 전자(前者)의 설명은 비슷한 사상들이 어째서 어떤 것은 강한 흔적을 남기며 어떤 것은 약한 흔적을 남기는지를 설명하지 않고는 미흡한 설명이 되며 후자(後者)의 설명은 혼동 또는 간섭을 일으키는 것들의 양이 비슷한데도 불구하고 일어나는 기억정도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기에 부족한 설명이 된다고 하겠다. 하지만 위의 두 설명의 무엇보다도 큰 결점은, 기억을 마치 사진을 찍고 필름을 저장했다 꺼내는 것 같은 수동적인(passive) 흔적의 저장과 되꺼냄(retrieval)으로 본다는 점에 있다.

 

 

2. 기억과 초기 처리 깊이 이론

 

기 억이란 오히려 능동적으로 자극을 해석처리 해 넣고 그것을 후에 다시 재구성하여 내어 놓는 과정임이 1970년대 이후의 기억연구에서 밝혀졌는데, 이는 위의 두 이론의 입장과는 맞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같은 정도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다른 것들로부터 같은 정도의 간섭을 받는 사건이나 대상들에 대한 기억정도에 왜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우리는 왜 어떤 것을 다른 것보다 더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 같은 특성을 지닌 자극들이 왜 어떤 것은 더 잘 기억되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은가?

이 에 대하여 과거의 행동주의심리학은 아무런 해답을 주지 못하였다. 이러한 행동주의; 심리학의 한계 상태가 지속되다가, 1960년대 이후에 정보처리 이론과 개념이 심리학에 도입되어 인지심리학이라는 하나의 새로운 보는 틀이 형성됨에 따라 기억을 보는 관점의 변혁을 맞게 되고 앞서 제기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한 이론의 형성과 실험적 연구들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정 보처리적 인지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어떻게 무엇을 어떻게 아는가 하는 문제를 그 주제로 삼으며, 이를 인간이 어떻게 각종 환경자극을 처리하여 정보를 추출, 저장, 활용하는가의 문제로써 접근하여 이해하려 한다. 또한 기억과정을 앎의 중심과정으로서 간주하고 기억과정에서 어떻게 각종 자극 대상이 뇌 속에 심적 내용으로서 표상(表象; representation)되고 저장, 보유(파지(把指); retention)되며, 후에 필요한 때에 되찾아 꺼내어지는가 하는 관계에서 「앎」의 심리적 과정을 연구하려하고 있다. 인지심리학은 환경자극의 특성보다는 자극의 인지적 정보처리 과정에 더 관심을 지닌다.

 

이 러한 인지심리학적 이론 틀 내에서의 기억에 관한 연구들은 자연히 자극에 대하여 가하여진 정보처리(information processing) 과정 특성에 따라 기억이 달라지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환경의 각종 자극에 대하여 인간이 어떠한 정보처리적 작용(연산, operations)을 가하였는가에 따라서 그 자극에 대한 이해, 기억, 활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렇다면 동등한 부류의 자극들이 어떤 것은 잘 기억되고 어떤 것은 잘 기억되지 않는다는 이유는 각각의 자극을 처리함에 있어서 이루어진 어떠한 인지적 정보처리 과정의 차이 떄문인가?

 

캐 나다 Toronto 대학의 F. Craik 등은 이러한 정보처리의 특성의 차이를, 정보처리 특히 지각적 분석처리의 깊이 또는 수준의 차이로서 개념화하여 [Levels of Processing]이라는 이론을 내놓았다. 이 이론의 요점은, 어떠한 입력(input)된 자극 대상/사건의 기억이란 그 자극에 가하여진 정보처리의 수준의 함수이며 정보처리 깊이가 깊을수록 그 자극은 더 잘 기억된다는 것이다.

 

다 시 말하여, 기억이 잘된다는 것은 목표 자극의 기억 흔적의 명료성과 지속성의 함수로 보며, 이 지속성은 그 자극에 대하여 정보처리의 일환으로 가하여진 지각적(知覺的) 분석 처리 수준의 산물로써 보며 이 지각적 분석수준이 깊을수록 보다 다양하고 또렷하며 지속적인 기억 흔적을 남기게 되며 따라서 그 자극은 기억이 잘 된다는 것이다.

 

Craik 등은 이 지각적 분석 처리수준을 3개의 주요 수준으로 나누어, 하위의 수준을 시각형태적 분석수준, 중간 수준의 분석 수준을 음성, 운률적 분석 수준, 상위의 분석 수준을 의미적 분석수준으로 규정하여놓고, 「어떤 자극을 의미수준에서 분석 정보처리하는 것이 음성, 운율적 수준에서 분석처리하는 것보다 기억을 더 좋게 하고, 음성-운률적 정보처리는 또 시각적 형태적 분석처리하는 것 보다 더 강하고 지속적인 기억흔적을 낳게 하고 따라서 더 잘 기억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언어의 기억 실험을 통하여 입증하려 하였다.

 

 

3. 처리 깊이 이론의 재구성

 

이 러한 시도는 많은 연구를 낳기는 했으나 반론에 부딪쳐 점차 그 문제점이 드러나게 되었다. 즉 지각적 분석처리수준이론이 정보처리의 깊이의 함수로서 기억의 차이를 개념화하려는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도 있으나, 정보처리의 깊이를 단순한 지각적 분석처리수준의 차이로 환원시키려한 것은 잘못된 것이며 의미적 정보처리 수준의 차이로 새롭게 개념화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의 미적 수준의 정보처리는 이를 정보처리적 개념으로 줄여서 이야기한다면, 자극을 정보처리함에 있어서 우리의 지식의 저장고에서 동원된 또는 활용된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후에 그 자극을 되찾아 꺼낼수 있는 길(인출 통로)이 많아지며 또한 다른 자극과 혼동되지 않게 하여 주는 근거들이 많아져서 기억이 잘된다는 말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즉 「정보처리의 깊이」라는 것은 입력(Input)된 자극대상을 받아들여 의미분석 처리하기 위해 우리의 장기기억(LTM; Tong Term Memory)에서 동원한 각종단위의 정보의 양의 많고 적음으로 바꾸어 볼 수 있으며 (이것은 심리학자 E. Martin 교수의 부호화 변이성(Encoding Variability) 이론의 변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떤 자극의 기억이 잘되고 안 되는 것은 그 자극을 우리의 인지과정에서 처리함에 있어서 동원된 정보들의 총량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다음과 같이 함수 관계로 표현하여 볼 수 있다.

【기억= f (정보처리의 깊이);

정보처리의 깊이= f (동원된 정보의 양)】

 

그 런데 정보처리의 깊이는 과연 단순히 동원된 정보처리의 양에 의하여서만 결정되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아닐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아무 관련성, 연결성 없이 산만하게 제시된 단어, 문장보다는 어떠한 특성이나 관계성에 의해 범주로 묶을 수 있는 것이 더 잘 기억되며, 글의 의미의 상위 구조에 있는 내용들이 하위의 것보다 더 잘 기억됐다.

 

이 러한 연구들은 우리가 「정보처리의 깊이」를 개념화함에 있어서 동원된 정보들을 그 양뿐만 아니라 동원된 정보들이 조직화된 정도와, 그 조직화(연결하여 묶음)의 결과가 어떠한 새 상위 수준의 의미 정보로(더 높은 추상화 수준의 정보로) 새롭게 저장되었는가도 함께 고려하여야 함을 시사한다.

 

즉 자극의 기억의 잘, 잘못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는 정보처리의 깊이란 것은 자극을 의미 분석 처리함에 있어서 동원된 각종 정보의 총량과 그 정보들이 어떤 일관성을 가지고 하나의 상위 의미 수준의 정보단위로 묶이어진 정도와 그렇게 묶이어진 정보들이 의미 추상화 수준에 있어서 얼마나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개념. 명제 등을 이루고 있느냐의 함수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추상화 수준의 한 예: 콩나물 가격에 대한 일반 주부의 생각은 낮은 수준의 추상화의 한 예이고, 국가 경제정책 입안자가 국가 경제 관리 차원에서 보는 콩나물 가격에 대한 생각은 거시적 측면을 고려하고 보다 놓은 상위 추상수준의 생각임). 이를 함수 관계로 다시 정리하여 나타내자면 다음과 같다.

 

【기억= f (정보처리의 깊이),

정보처리깊이 = f (자극의 의미분석처리에 동원된 정보의 양)

X (조직화 정도)

X (조직화 결과의 추상화 수준)】.

 

이렇게 재개념화한 「정보처리의 깊이」의 개념화는 「지각수준의 깊이」로서 개념화 했던 Craik 등의 설명적 약점을 극복하고, 의미분석의 차원에서 정보처리의 「깊이」에 대하여 포괄적이면서도 실험검증 가능한 이론을 제시한다고 하겠다.

 

자 극을 처리하기 위하여 동원된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그리고 더 잘 조직화될수록, 또 상위의 추상화 수준에 이를수록, 그 자극(사건, 대상)에 대한 표상이 보다 특유하고 상세한 형태로 보다 높은 수준의 지식과 결합되어 저장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기억 표상(흔적)은 다른 표상들에 의한 혼동을 적게 받으며, 보다 많은 인출 통로를 제공하며, 그 기억 흔적(표상)을 구성하고 있는 내용의 일부만 회상되어도 전체가 쉽게 재구성되어 질수 있으며, 상위 추상 수준의 내용들이 독립적인 회상단서로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기억 표상이 나타내는 자극이 쉽게 기억되어 꺼낼 질 수 있다는 것이다.

 

 

4. 기억과 의미에의 노력

 

기 억에서의 정보처리의 깊이의 차이와 그 작용의 인지과정 메커니즘에 대한 이상의 논의는, 기억을 정체된 수동적 의식내용이라기 보다는, 역동적으로 환경자극에서 의미를 찾아 구하는 ‘의미에의 노력’(Effort after meaning: 1930년대의 영국의 실험심리학자 F. C. Bartlett 교수의 용어)의 활동으로 본 것이며, 기억을 대상에 대한 「앎」 또는 「이해」를 결정하는 인지과정의(더 나아가서는) 주축으로 본 것이다. 즉, 자극대상을 기억해 넣을 때나 기억해 낼 때나 우리는 항상 능동적으로 지식을 적용하여 자극에 대한 각종 의미정보를 짜내어 넣고 또 짜내어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자 극 대상에 대한 사진, 복사를 하여 사진판을 떠서 저장했다가 그대로 꺼내는 것이 아니라, 자극대상에 대한 개인 자기 나름대로의 스케치(Sketch-1) 또는 지도를 그려 넣고(구성하기; construction) 또 꺼낼 때에도 새롭게 스케치(Sketch-2)를 재구성하여(reconstruction)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꺼낼 때의 스케치(2)가 얼마나 잘 이루어져 나올 것인가는 넣을 때의 스케치(1)가 얼마나 상세히 또 잘 조직되고, 또 재구성하기 쉽게 그려 넣어졌는가에 달린 것이다.

 

 

5. 기억해 넣을 때와 낼 때의 단서의 합치도

 

그 런데, 기억 해 낼 때에 어떻게 하면 재구성하기가 쉬울까?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자로 1970년대 이후 기억 심리학이론 학계의 중요한 인물이었던 Endel Tulving 교수는 ‘부호화 특수성이론(Encoding Specificity Theory)’을 제시하였다.

우 리가 무엇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 무엇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제시된 배경 맥락과 함께 기억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학교에서 한 반에서 같이 공부하던 학생도 남대문 시장 한 가운데서 새벽에 마주치면, 아는 사람 같기는 한데, 누구인지, 어디서 보았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생각이 안 날 수가 있다. 또 술에 취해서 집에 돌아와 둔 열쇄를 그 이튿날 아침 술이 깬 말짱한 정신으로는 어디에 두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 안날 수 있다. 그러나 다시 이틀째 밤에도 술을 마시고 집을 들어서서 문지방을 넘자마자 ‘아하’ 하고 열쇄를 둔 곳이 생각날 수 있다. 기억해 넣을 때의 상황맥락과 기억해 내려 할 때의 상황 맥락 단서가 부합되어야 기억이 좋다는 이 이론을 지지하는 사례이다.

 

‘부 호화 특수성 이론’은 ‘단서의존적(cue-dependent) 기억’임을 주장하는 이론이다. 우리가 기억할 때에 배경 단서 맥락들을 함께 기억 한다는 것이다. 기억해야 할 내용과 어떤 단서가 연합되었으면, 그 단서가 다시 주어져야 회상기억이 잘 된다는 주장이다. 단서가 틀려지면 기억해낼 수가 없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잘 기억하기 위하여는 기억해 넣을 때에 (되기억해 낼 때에 사용할) 좋은 단서와 연결지어 넣는 것이 필요하다. 시험보기 전에 커닝 페이퍼를 만든다거나, 시각적 이미지와 연결해 기억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모두 이러한 기억 단서들, 다시 말하여 나중에 기억해내기 위한 ‘인출 단서’들을 만들어 내서 기억하는 것이다.

 

따 라서 기억의 잘잘못은 인출단서, 즉 기억 흔적의 재구성 단서의 좋고 나쁨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인출단서가 쉽게 떠오르느냐, 그것과 목표 내용과 연결이 잘되어 있느냐, 기억 단서가 많은가 등에 따라 기억의 잘잘못이 가려 질 것이다.

 

그 런데, 우리의 많은 기억 중에서 가장 잘 떠오르는 것은 자신에 관련된(self-related) 내용이다. 다른 것은 다 잊어버려도 누가 자신을 칭찬한 것, 욕한 것은 잊지 않는 것이다. 자신에 관련된 내용은 우리 자신의 뇌의 기억저장고의 가장 위에(출구에 가까운 곳에)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억을 잘하기 위하여는 기억해야 할 내용을 자기 자신과 관련된 정보와 연결지어 넣는 것도 한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6. 기억 능력의 개인차를 결정하는 요인들

 

그러면 그래도 기억의 개인차이 나는 원인이 되는 요인들은 무엇일까?

기억을 잘하고 잘못하는 개인 차이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징에서 온다고 하겠다.

 

a. 보유하고 있는 일반지식의 양적 차이 (다양성의 차이)

b. 보유하고 있는 일반지식의 질적 차이 (조직화, 추상화 수준 정도)

c. 작업기억(Working Memory) 또는 단기기억 처리 전략의 풍부성의 차이

d. 주의 할당 전략의 효율성의 차이

e. 부호화처리 능력의 차이 - 깊이 처리 인지전략의 차이.

- 이것은 기억해 넣을 때에 자극을 능동적으로 정보처리(즉 부호화) 함에 있어서, 자신이 이미 지니고 있던 지식에 기초하여, 살붙이기, 가다듬기, 조직화 등의 부가적 인지적 정보처리하기인 정교화(elaboration) 처리 전략의 풍부성과 그 깊이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은 면이다.

 

e-1. 기억해야 할 것을 많은 정보를 동원하여(다양한 맥락) 정보처리하기

e-2. 기억해야 할 것을 의미있는 덩이들로 조직화 (가능한 덩이 수가 적을 것)

e-3. 기억해야 할 것을 보다 더 높은 상위의미 수준으로 조직화 하여 넣기

e-4. 기억해야 할 것을 자기와 관련된 의미 내용으로 정보처리하여 넣기

 

f.. 기억해 넣을 때와 꺼낼 때의 단서를 합치시키는 능력의 차이

- 후에 기억해 낼 때에 사용할 맥락과 관련되는 단서들이 처음 기억 해 넣을 때에 얼마나 풍부하게, 적절하게 연결되어 기억 처리가 되는가와, 이 단서들이 실제로 기억해 낼(인출) 단계에서 사용될 수 있는(available) 가의 차이를 지칭한다.

- 이는 자극을 기억해 넣을 때에, 후에 되꺼낼 때의 인출 맥락이 될 단서들을 미리 연결하여 처리하여(부호화하여) 넣는 능력의 차이와, 다양한 맥락 정보의 활용 능력의 차이, 되꺼낼(인출할) 때에 틀린 부적절한 인출 단서에의 고착(편향) 경향으로부터의 얼마나 쉽게 벗어날 수 있는가 여부, 곧 인출 융통성 차이이다. 또한 부호화-인출 단서간의 부합 여부를 미리 생각,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도 포함된다.

g. 기억 연습 양의 차이

- 기억 흔적이 많이 쇠약하여 지기 전에(즉 학습한 이후에 오랜 시간이 흐르기 전에) 목표 자극에 대한 반복된 인출(기억에서 되꺼내기) 연습 양의 차이이다. 이 때 목표 자극에 대한 인출 연습 뿐만 아니라, 인출 단서의 활용하기, 인출 인지전략 사용하기의 익히기 등의 연습 활동이 포함된다.

 

 

7. 냉엄한 인지 세계의 원리와 기억 전략

 

- 인지의 세계는 냉엄하다. 빈익빈 부익부의 원리가 철저히 지켜진다. 경제의 세계, 부의 세계에서는 하루 사이에 복권에 당첨되거나 거대한 유산을 물려받거나, 다른 횡재의 가능성이 있지만, 인지의 세계에는 그런 갑작스런 변화라는 것이 절대 불가능한 빈익빈, 부익부의 원리가 철저히 지켜지는 세계이다.

- 우리가 무엇을 이해한다, 기억한다 라고 하는 인지적 작용은 자동적으로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해, 기억, 사고의 인지의 과정에는 항상 개인의 지식과 추론이 동원된다.

- 교과서, 참고서, 일반 책, 강의 등에서 이루어지는 언어 이해란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자동적으로 기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해에는 추론, 예측이 필요하다. 그리고 추론, 예측에는 관련 지식이 필요하다. 살인사건의 탐정과 수사 진행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탐정소설이나 TV방영 수사드라마를 읽거나 본다고 하자. 전혀 이해를 못할 것이다. 시골 벽지에서 자라나 미래에 대한 아무런 생각을 못하여 본 사람들이 현대판 공상과학 소설을 읽고 있다고 하자. 이해를 못할 것이다. 예측과 추론을 할 지식이 없으니까 그렇다. 책이나 강의, 드라마에서 나오는 언어 표현(글, 말)이란 그 자체가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니다. 그 언어 표현이란 우리가 그것들을 단서로 하여 우리의 뇌(기억 저장고)에서 어떤 지식을 동원하여 추론, 예측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단서, 신호 표지에 지나지 않는다. 주제에 관련된 적절한 지식이 없다면 이해가 잘 안 된다.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의 경우, 관련 주제에 대한 관심, 따라서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학생이 이해를 잘 못한다는 현상은 당연한 것이다.

 

- 기억도 마찬가지이다. 지식이 있어야 기억을 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기억은 사진을 찍어서, 복사판을 만들어서 뇌에 집어넣었다가 후에 그 사진, 복사판이 들어 있는 곳의 주소를 찾아 그대로 기계적으로 꺼내는 일이 아니다.

지 식 동원, 활용이 중요하다. 기억해 넣을 때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동원하여, 그리고 환경 맥락의 단서를 활용하여 자기 나름대로 기억 내용을 구성하여 자신의 생각 틀, 언어로 기억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후에 기억해 낸다는 것도 뇌에 있는 것을 기계적으로 꺼내는 것이 아니다. 기억 해 낼 때의 환경 맥락에 주어져 있는 단서들을 활용하여(또는 이러한 단서들을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내어서) 그리고 자신의 지식 저장고에서 적절한 지식을 동원하여, 저장되었을 기억 내용을 이렇게 저렇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실 상 기억해 낼 때에 목표 자극 하나만 재구성해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여서 그렇지 우리의 뇌 안에서는 기억해내야 할 것에 대한 여러 후보들을 재구성하여 그 중에서 가장 그럴듯한 것을 골라내는 통계적 판단 과정이 우리의 의식 수준 이하에서 진행된다. 기억해 낼 때에 재구성되는 이들 여러 후보들 중에 특정한 재구성물에 대하여 ‘아하, 이것이다’라고 통계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전혀 의식이 안 된 채, 의식 이하의 수준에서 자기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무의식적(하의식; subconscious) 인지과정이다. “내가 재구성한 이것이(A) 맞는 답(기억)일 가능성이 95%이니 이보다 확률이 낮은 것들, 즉 내가 재구성한 B(80%), C(70%), ...의 다른 후보 구성물들은 제쳐 놓고 이것이 기억된 바라고 하여 내어 놓자” 라고 무의식적으로 판단과 결정을 하여 최종기억을 해 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억 오류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기억은 지식에 의해 결정된다.

그 렇기에 지식이 많은 사람은 많은 지식, 여러 인지적 전략을 동원하여, 자극 대상에 대하여 ‘깊은 정보처리’를 하여 풍부한 정보를 지닌 기억 흔적을 만들어 저장하고, 풍부한 정보를 지닌 이 기억 흔적은 후에 기억해 낼 때에 그 기억 흔적이 보다 더 명료하며, 또한 여러 정보에 바탕을 둔 여러 인출 통로가 있기 때문에 잘 꺼내어진다(재구성이 잘된다). 그렇게 하여 잘 기억하니까 더 좋은, 더 많은 지식을 보유하게 되고, 그리고 그 더 좋은 지식이 또 다른 더 좋은 기억을 낳고, 이것이 더 좋은 지식을 낳고, 그것이 더 좋은 기억을 낳고, .... 눈덩이 불어나듯이 지식과 기억이 불어나는 것이다. 인지적 부익부이다.

그 런데 지식이 적은 사람은 기억처리를 할 때에 동원할 마땅한 지식이 없기에, 기억해야 할 내용에 대하여 깊은 정보처리를 할 수가 없고, 표면적 처리만 하여 기억 저장고에 빈약한 기억흔적으로 저장하게 된다. 기억흔적이 빈약하니까 후에 기억해 내려고 하여도 기억이 잘 안되고, 기억이 잘 안되니까, 이 기억 흔적을 사용하여 잘 정보처리하여 새 지식을 만들어야 할 상황인데 새로운 정보처리가 잘 안되어 얕은 정보처리만 하여 새 정보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니 그 지식이 좋을 리가 없고 기억이 잘 될 리가 없다. 기억과 지식이 빈약하니 그 다음 단계의 이해와 기억 처리가 잘 될 이유가 없고, 결과적으로 빈약한 지식을 낳고, 따라서 그 사람은 인지적 빈익빈의 악순환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인지의 세계는 이러한 인지적 빈익빈, 부익부의 원리가 냉엄하게 지켜지는 세계이다. 로또 당첨과 같은 이변(pop-out) 가능성은 전혀 없는 냉엄한 세계이다.

 

이 러한 상황에 변화를 일으키려고 하면, 꾸준히 지식(특정 영역에 대한 일반 지식과, 이해 및 기억 관련 인지적 전략 기술)을 쌓고 갈고 닦아야한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운 좋게도 일찍이 이런 것을 (대부분의 경우에 무의식적으로) 체득하여 이러한 인지적 습관을 계속 자기도 모르게 갈고 닦아 더 좋은 인지적 전략을 그리고 지식을 키워 온 사람일 뿐이다.

 

이 러한 이야기의 메시지는, ‘누구나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 하는 데에는 높은 지능지수(IQ)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자기가 처한 상황에 적절한 주제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그를 잘 기억하는 자기만의 인지적 전략 기술을 얼마나 잘 개발하였으며, 이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이 지식과 인지적 전략기술을 얼마나 계속 향상,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자신의 지식 수준과 인지적 전략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이러한 인지적 기술 또는 지식을 인지심리학에서는 메타인지적인 지식 또는 기술이라 한다. 공부를 잘 하고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바로 이러한 메타인지적 지식/기술이 있느냐 여부와 그것이 좋은 지식/기술인가 여부일 뿐이다.

 

 

8.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한 인지 기술 / 전략

 

그러면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위에서 제시한 원리들에 바탕을 두고 기억의 인지전략을 짠다면 어떤 전략/ 기술이 될까? 또 기억을 좋게 하기 위하여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습관을 키워야 할까? 여기에서는 기억 과정과 관련된 [8A. 기억의 인지기술과], [8B.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한 일상의 습관 전략] 으로 나누어 개요식으로 설명하겠다.

 

[8A. 기억 인지기술의 개요]

 

어떤 것을 기억하고자 할 때, 그 과제에 가장 잘 맞는 인지기술들을 선택하여, 이 기술들을 조합해서 사용하여야 한다. 기억의 과정별로 처방적 인지기술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1]. 기억기술 1: 학습할 (기억해 넣을) 때

 

(1) 주의 집중하라

(2) 의미를 점검하라

(3) 분산 학습하라

(4) 조직화하라

(5) 인출을 위한 다양한 단서들을 생성하라

(6) 많은 학습을 하라

(7) 정신과 신체 건강을 잘 유지하라

(8)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평가하라

(9) 학습의 쉽고 어려움을 평가하라

(10) 학습과정(획득과정)을 계속 점검하라

(11) 가능하다면, 외부의 보조 기억 수단을 사용하라

(12) 현재 학습중인 과제에 적절한 기억술 방법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라

(13) 가능하면 이미지를 사용하라

 

[2]. 기억기술2: 기억저장하고 있는(retention) 동안

 

(1) 기억이 변화할 수 있는 방식에 주의하라

(2) 추론이 개입된다. 추론된 내용을 실제기억으로부터 분리하도록 하라

(3) 가능하면, 주기적으로 반복하라

(4) 알고 있다는 느낌에 대한 평가 판단을 하여라.

 

[3]. 기억 기술3: 기억해 낼(인출할) 때

 

(1) 기억에 대한 과신을 조심하라

(2) 기억해 낸 내용에 오류가 없는지 점검하라

(3) 학습할 때 만들었던 단서들을 사용하라

(4) 계속 인출하려고 노력하라

(5) 회상이 정확한지 그 신뢰성을 판단하라

(6) 학습할 때 사용했던 기억전략을 사용하라

(7) 학습할 때 사용했던 외부 보조 수단을 활용하라

(8) 회상하려는 정보를 상상하라

 

8B.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한 일상의 습관 전략

 

- 이에 대하여 다음의 사이트에 있는 정보를 편집, 수정하여 제시한다.

http://www.wikihow.com/Improve-Your-Memory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한 습관 형성 전략

1. 나의 기억력은 괜찮은 편이며 더 향상될 수 있다는 확신을 지니기

2. 뇌를 활용하는 활동을 규칙적으로 하기 (Exercise your brain. Regularly)

외국어나 악기를 배우거나 뇌 게임 등

3 매일 유산소 운동하기

4 스트레스 줄이기

-스트레스는 뇌의 해마를 자극하여 송과선을 가동시키고 이는 (ACTH)홀몬을 분비시키고 이는 기억의 주 기관인 해마의 혈행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5 건강식 섭생

6. 좋은 영상적 기억을 하려도 노력하기 (사진으로 연습하기)

7. 기억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이기

8. 일상애서 생생한 이미지로 기억하기

9. 배워야 할 것, 학습해야 할 것은 반복하기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어서)

10. 기억해야 할 것을 덩이로 묶어 조직하여 기억하기

11. 일상의 생활의 일, 대상들을 짜임새 있게 하기, 조직화하기

12. 명상하기

13. 충분한 숙면

14. 기억 기술 전략 창고 만들기

15. 기억을 능동적으로 접근하고, 실수에서 배우기

 

- “기억에 대한 좋은 기쁜 소식은,

누구나 시간을 들여서 연습을 하면 기억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임.”

 

 

9. 기억 과 뇌

 

기 억은 어떻게 하여 이루어지는가? 가만히 생각하여 보면 기억이란 주로 우리의 뇌가 작동하여서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의 인지 이론에 의하면 뇌가 파악하고 통제하지 못하는 것도 몸은 기억한다고 한다. 우리의 뇌와 몸이 다 기억에 관여한다고 하겠다. 특히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의 일부분은 우리의 몸이 기억한다고 할 수 있ㄷ.

그 렇기는 하지만 기억의 과정 및 저장고 역할은 거의 대부분이 뇌가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뇌와 기억에 대한 초기 연구의 물음은 흔히 뇌의 어떤 특정 부위가 기억을 담당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점차 기억 관련 신경과학적 물음은 어떠한 종류의 기억, 어떠한 종류의 기억처리과정을 뇌의 어떤 부위가 어떤 다른 위와 연결되어서 주로 담당하는가의 물음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다. 뇌의 작용과 기억 관련 내용은 이미 국내에 많이 나온 뇌과학 관련 서적들에서 다루어지고 있기에 여기에서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다음의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 Marie T. Banich (지음)/ 김명선, 강은주, 강연욱, 김현택 (옮김). [인지 신경과학과 신경 심리학 (제2판)]. (시그마프레스, 2008). 제10장 기억.

* 에릭 캔델 (지음)/ 전대호 (역). [기억을 찾아서].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 BERNARD J. BAARS,NICOLE M. GAGE (저)/강봉균 역 [인지 뇌 의식 : 인지신경과 학 입문서] (교보문고, 2010). 9장. 학습과 기억

* 이정모 (지음). 인지과학: 학문간 융합의 원리와 응용.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09)

10장. 학습과 기억. 12절. 학습과 기억의 신경적 기초 (464-472쪽)

 

 

10. 뇌, 기억을 좋게하는 건강식 그리고 노령화의 문제

 

[뇌에 좋은 음식]: 감자, 귤, 기름뺀 소고기, 달걀, 두부, 땅콩버터, 밀 배아, 바나나, 발효이스트, 브로콜리, 상치, 아마 기름, 아바카도, 양배추, 양상치, 연어, 오트밀, 완두콩, 요거트, 우유,

참치, 치즈, 닭 살, 칠면조 고기, 캔털로프, 콩, 현미 등

 

[뇌에 해로운 음식]: 술, 담배, 인공채색 음식, 인공감미제, 콜라, 옥수수시럽, 과자, 빵에 입힌 설탕, 고당류 음료, 단 과자, 흰 빵, 그리고 과식

 

[기억에 좋은 음식]

1. 오메가-3 지방산; 뇌세포의 회질세포의 요소가 되면 신경기능, 신경막, 시냅스, 뇌세포의 신경활동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야생 연어, 참치, 고등어, 청어 등. 좋은 생선 기름은 뇌와 기억을 좋게 한다.

2. 항산화물: 항산화성 식품은 연령증가에 따른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급격한 뇌세포 손상을 완화시킨다. 신선하고 색깔이 뚜렷한 야채와 과일 등에 많다. 제일 좋은 항산화 물질은 딸기(일반딸기, 불루베리, 산딸기, 검은나무딸기)와 상치, 방울양배추, 서양자두, 브로콜리, 붉은무우(비트), 아바카도, 오랜지, 붉은 고추, 버찌 등이다. 다양한 색깔의 야채와 과일을 먹는 것은 다양한 항산화물질이 뇌에 영양분을 주고 보호하게 하는 것이다.

- 이외에도 호두, 잣, 참깨, 콩, 사과, 홍삼 등을 권장한다. 참깨의 레시틴 성분은 혈액의 순환을 도와 두뇌활동에 필요한 산소와 포도당 공급을 도우며, 사과에는 기억을 돕는 아연이 다소 포함되어 있다. 홍삼이 포도당 흡수를 도와 학습기억력 뇌활동 증진에 도움되며, 콩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뇌세포의 신경정달화학물질인 아세틸콜린을 합성하고 뇌에 해를 주는 물질을 분해하는 콜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3. 기억, 학습 및 언어 기술 증진 영양제

알 파리포산, 비타민 E, 비타민 C 등은 기억에 좋다. 두잎은행은 뇌 혈액순환을 증진시키고, 기억려과 집중력을 증진시킨다. 인산염계의 Phosphatidylserine 약이 노년기의 기억, 정서, 인지기능을 강화시킨다는 보고가 있으나 미국 FSA는 유보적이다.

 

[기억에 해로운 음식]

위에서 열거한 뇌에 해로운 음식들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인공색깔, 인공감미료, 포화지방 등이 들어간 것이 기억에 해롭다

 

[기억과 노령화]: 기억과 집중력은 나이가 든다고 하여 감소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뇌기능의 급격한 변화는 정상적 노령화의 증상이라기 보다는 질병이 진행된다는 것의 표징이다. 뇌는 정상적으로 기능하여 작용하기 위하여는 건강식과 맑은 물이 필요하다. 가족 중에 알짜이머 질환의 사람이 있었다면, 그리고 자신이 과거에 뇌손상 병력이 있었다면 뇌영양제를 사용하고 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의사와 상의하여 구체적 추천안을 받는 것이 좋고, 기억을 잘하는 일생이 되기 위하여 가능한 한 일찍부터 건강한 뇌 습관을 유지하여야 한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는 조금 다른 지침이 필요할 것이다.

 

 

11. 맺는 말

 

우 리의 기억은 인지작용의 결과이다. 인지는 우리의 마음의 큰 부분이 작동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원시시대부터 인류가 기나긴 진화과정에서 동물과는 달리 발달시켜온 우리 인간의 중심 기능이다. 따라서 기억은 인지의 원리, 곧 마음의 일반적 작동 원리를 따라 작용한다.

그 런데 동물과는 달리 독특한 특성을 지닌 기능을 지닌 것으로 진화시켜온 인간의 마음은 어떤 기능을 하기 위하여 진화되었을까? 다른 가능성도 있겠지만 인간의 마음의 주 기능의 하나는 자연세계의 온갖 정보들을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정보양을 감소시키도록, 관련되는 것을 한 덩이로 묶고 또 쉽게 처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목적에서 자극 사건/대상과 사건/대상 사이에 의미적 관계를 지어(공간적 관계, 시간적 관계, 인과적 관계, 이야기적 관계) 한 덩이로 묶음으로써 처리하여야 할 정보의 양을 줄였을 것이다. 그러한 마음의 원리는 바로 Bartlett 교수의 말대로 ‘의미에의 노력(effort after meaning)'이었을 것이고, 이것이 인간 인지의, 그리고 기억의 작동 메커니즘의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그 런데, 의미에의 노력은 곧 ‘구성’이다. 그리고 구성은 ‘관련 지식을 동원 하여야만’ 가능하다. 그래서 인간 기억의 핵심은 곧 ‘지식’과 ‘구성’이다. 이것이 인간의 인지능력의 진화의 원리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식’과 ‘구성’의 기억 작동 원리를 무시한 채, 지식의 습득과 활용에의 노력 없이, 그저 수동적으로 자극을 받아들여, 구성의 인지적 전략이나 기술을 사용함이 없이 정보처리하거나 기억하려는 사람은 인류 진화사의 원리를 거슬러 가겠다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 마음 작동 원리 이하 수준에서 살려는 ‘무지막지한’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

인지적 빈익빈일 수밖에 없다.

당 신은 언젠가 아침에 일어나서 세상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물론 일생의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몇몇 사람은 컵속에 차 있는 물을 보고 '반이 찼다'라고 말하는 대신 '반이 비었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심리학 연구를 통해 이런 현상이 과연 중요한 현상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컵에 물이 반이나 비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인가?


우리는 지식 혁명의 정점에 살고 있으며, 이 지식혁명은 직장, 관계, 교육, 노년 등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작업기억은 매우 중요해서 이것 없이는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기 힘들다. 작업기억은 뇌에 달린 '포스트잇'이라고 설명하면 쉬울 것이다. 우리는 특정 정보를 기억하고 이를 토대로 일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차를 운전하면서 방향을 기억한다든지 또는 전화번호를 기억해야 할 때가 그런 경우다. 작업 기억 없이는 우리는 이 모든 능력을 잃게 된다. 우리는 중요한 회의 장소에 어떻게 갈지 헤매게 될 것이고 중요한 연락처를 잊어버릴 수도 있다. 작업 기억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읽기, 산수에서부터 건물 안을 돌아다니는 등 간단한 일에도 필요하다.


작업 기억은 교실 벽 역할 이상을 하기도 한다. 작업기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좋은 직장,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거나 행복한 삶을 사는 경향이 있다. 작업기억이 나쁜 사람은 직장에서 고전하거나, 사람 간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법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쉽다. 최근의 연구들은 작업기억이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근 나는 컵에 물이 반밖에 없다고 말하는 20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부정적 견해(컵에 물이 반밖에 없다)에도 불구하고 작업 기억이 뛰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을 덜 겪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결국 물이 반밖에 없다는 부정적 견해를 가져도 뛰어난 작업 기억이 우울증으로부터 보호하는 '버퍼'역할을 하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작업기억의 당신의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현재 우리가 온라인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참여하면 당신의 작업기억에 대해 알 수 있다. 여기 몇가지 당부사항을 적어놓는다.


1. 먼저, 몇가지 기억 테스트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걱정은 하지 말자. 나는 당신이 차 키를 잊어버린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을 까먹는 횟수를 알고 싶은 건 아니다. 당신의 해야 할 과제는 그것보다 훨씬 쉽다. 당신은 어떤 모양을 보고 그 모양이 그리드의 어느 지점에서 나타났는지를 기억하면 된다. 이 과제를 실수없이 최대한 빨리 하면 된다.


2. 그 다음, 여러가지 문장을 보여줄 것이다(예: 나는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나는 평소에 생각도 하지 않던 일들 때문에 신경이 쓰인 적이 있다). 이 문장 진술이 당신의 지난 1주일동안 얼마나 많이 일어났는지 평가하면 된다. 보기는 다음과 같다.

a. rarely or none of the time (less than once day);
b. some or a lit­tle of the time (1–2 days);
c. occa­sion­ally or a mod­er­ate amount of time (3–4 days);
d. most or all of the time (5–7 days).


이 연구는 British Sci­ence Fes­ti­va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이 연구에 참여하고 싶으면 Here를 클릭하면 된다.


Tracy Pack­iam Alloway, PhD, is the Direc­tor of the Cen­ter for Mem­ory and Learn­ing in the Lifes­pan at the Uni­ver­sity of Stir­ling, UK. She is the author of over 75 sci­en­tific arti­cles and books on work­ing mem­ory and learn­ing, and has devel­oped the world’s first stan­dard­ized working-memory tests for edu­ca­tors pub­lished by Pear­son. She has pub­lished aca­d­e­mic books, as well as books for the layper­son on Improv­ing Work­ing Mem­ory (Sage, 2010) and Train­ing Your Brain for Dum­mies (Wiley, 2010). Her research has received wide­spread inter­na­tional cov­er­age, appear­ing in out­lets such as the Sci­en­tific Amer­i­can, Forbes, US News, ABC News, NBC, BBC, Guardian, and Daily Mail. She is a much in demand inter­na­tional speaker in North Amer­ica, Europe, Asia and Aus­tralia and is an advi­sor to the World Bank on the impor­tance of work­ing mem­ory. She was the 2009 win­ner of the pres­ti­gious Joseph Lis­ter Award by the British Sci­ence Asso­ci­a­tion for bring­ing her sci­en­tific dis­cov­er­ies to a wide audience.

About the British Sci­ence Fes­ti­val: The British Sci­ence Fes­ti­val is one of Europe’s largest sci­ence fes­ti­vals and reg­u­larly attracts over 350 of the UK’s top sci­en­tists and speak­ers to dis­cuss the lat­est devel­op­ments in sci­ence with the pub­lic. Over 50,000 vis­i­tors reg­u­larly attend the talks, dis­cus­sions and work­shops. The Fes­ti­val takes place at a dif­fer­ent loca­tion each year.

출처: ScienceDaily (July 27, 2010)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잡 생각을 하게 되면 백일몽에 빠지기 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기 어렵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우리가 멀리 떨어진 과거나 장소를 생각할수록 이 효과가 강해진다고 한다. - 예를 들면 해외로 여행갔던 일이나 먼 과거의 일을 떠올리는 경우 말이다.


심 리학자들은 기억에서 문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우리가 기억이 만들어진 곳에서 벗어나게 되면 - 즉 문맥에서 벗어나게 되면 -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일이 어렵게 된다. 기존 연구들은 무언가 딴 생각을 하는 것이 - 백일몽이나 마음이 이곳저곳 방황하는 경우 - 최근에 형성된 기억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Greensboro에 있는 North Carolina 대학의 Peter F. Delaney, Lili Sahakyan와 Florida State University의 Colleen M. Kelley,Carissa A. Zimmerman은 백일몽의 내용이 최근 기억에 접근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첫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일련의 단어를 하나씩 보게 된다. 그 다음 참가자에게 집 -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있었던 - 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부모님의 집 -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적이 최소 몇 주 전일 것이다 - 을 생각하게 했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두번째 단어집을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는 두 단어리스트에서 기억나는 단어를 모두 말하면 된다. 불과 몇 시간 전의 일을 생각했던 참가자는 몇 주 전 일을 생각했던 참가자보다 더 많은 단어를 기억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장소에 관한 기억을 조작해봤는데 결과가 역시 같았다.  미국 내에서 했던 여행을 기억한 집단은 해외로 여행갔던 일을 회상한 집단보다 더 많은 단어를 기억했다. 이 연구는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되었다.


이 연구의 실용적 가치는 무언가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을 가진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만약 생각하기 싫은 무언가가 있다면 가까운 사건보다 먼 시점의 사건을 기억하면 될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그 생각을 잠시 제쳐둘 수 있을 것이다"라고 Delaney는 말했다.



Journal Reference:

  1. Peter F. Delaney, Lili Sahakyan, Colleen M. Kelley and Carissa A. Zimmerman. Remembering to Forget: The Amnesic Effect of Daydreaming. Psychological Science, (in press)

출처: Neuroskeptic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당신이 무언가 끔찍하거나 당황스러운 사건을 겪었다고 상상해보자. 이런 부정적 기억을 머리 속에서 깨끗이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당신 머리에 electrodes를 심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런던 Institute of Psychiatry의 Lacruz는 Single pulse 전기 자극을 해마에 가할 경우 인간의 일화기억이 손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자는 간질로 뇌를 절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해마에 단 한번의 전기적 자극을 가할
경우 일시적인 기억상실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환자들은 전기자극을 받은 뒤 곧 바로 제시된(150밀리세컨드 이내) 단어나 사진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 런 기억상실증은 해마의 오른쪽과 왼쪽이 전부 전기자극을 받았을 때 발생했다. 만약 한쪽만 전기자극을 받았다면 기억에 손상을 입지 않는다. 이는 한쪽에서 받은 전기충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른 한쪽이 기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해 마의 손상이 기억상실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60년이 흘렀다. 전기자극을 이용한 기존 연구들은 몇 차례의 반복적인 충격 후에 기억상실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단 한번의 전기충격으로 단기 기억이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추가 연구에서는 이 전기자극이 오직 기억에만 영향을 미치고 물체의 지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참가자에게 대상을 기억하라고 지시하기 전 가한 전기자극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이는 해마가 부호화 단계에만 관여할 뿐 인출에는 관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실험은 해마가 우리 기억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봤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이 결과만으로 해마를 'memory module'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해마는 공간 지각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실험은 간질환자가 왜 현대 신경과학의 숨은 영웅인지 보여준다. 윤리적 측면에서 이런 종류의 실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바로 간질환자이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간질환자의 치료를 위해 뇌 이곳저곳에 자극을 가해야 한다(그 이유는 뇌의 중요한 부분을 병소로 여겨서 절단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 역자 주). 만약 정상인을 대상으로 두개골을 열고 회질을 건드리는 실험을 한다면 난리가 나겠지만, 간질환자의 경우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뇌를 자극해야 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실험을 병행할 수 있는 것이다.

Lacruz ME, Valentín A, Seoane JJ, Morris RG, Selway RP, & Alarcón G (2010). Single pulse electrical stimulation of the hippocampus is sufficient to impair human episodic memory. Neuroscience PMID: 20643192




출처: Neurocritic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Forgetting Emotional Information Is Hard


정서적인 사건은 중립적인 사건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 사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에서 중요한 문제다. 어떻게 부정적인 기억을 머리 속에서 지울 수 있을까? 실험 연구에 의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건이 발생한 순간에 부호화를 의도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Nowicka의 연구는 사건이 일어난 당시 의도적으로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보여준다. 이 과정은 노력이 필요하고, 특히 억제하려는 기억이 정서적인 사건이 경우 뇌의 많은 부분이 개입된다(i.e, International Affective Picture System, 또는 IAPS에서 부정적인 사진을 제시한 경우).

(실험의 자극)학습 단계의 경우, 부정적 기억을 효과적으로 잊어버리는 것은 우반구의 앞뒤 영역에 걸쳐 광범위한 활성화가 일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반면 중립적인 사건의 경우 오른쪽 lingual gyrus[occipital cortex]의 한 부분에서 일어나는 활성화와 관계가 있었다. 따라서 정서적인 정보를 잊어버리는 것은 광범위한 신경 네트워크를 동원해야 하는 힘든 일인 것이다. 뒤이은 검사단계의 경우, 부정적 기억의 망각은 뇌의 어떤 부위와도 관계가 없었다. 이 결과는 부호화 단계에서 기억을 억압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사건을 그 당시 상황에서 억압하는 방법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 이런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에 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e.g., Terr vs. Loftus). 관련 연구들은 대부분 부정적 기억의 '부호화'보다 '인출'에 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해왔다(Anderson & Levy, 2009; Geraerts & McNally, 2008; Levy & Anderson, 2008).



How to Forget

사 람을 대상으로 외상을 겪을 만한 끔찍한 사건을 보여주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그 대신, 실험에서는 item-method directed forgetting task를 수행하게 하고, fMRI를 통해 뇌를 관찰한다. 23명의 참가자는 IAPS의 사진을 보게 되는데 이 사진 패키지들은 정서적이거나 중립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부호화 단계에서 참가자들은 사진 제시 후 나타나는 지시(cue)에 따라 자신이 본 사진을 기억하거나 그 자리에서 잊어버려야 한다. 그 다음 기억 테스트 단계에서 이전에 봤던 사진들이 새로운 사진들과 섞여서 제시된다. 참가자들은 이 사진들이 전에 봤던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면 된다.

각 데이터는 task instruction(Remember or Forget)과 기억의 결과(Remembered of Forgotten)에 따라 분류되었다. 그 자리에서 기억을 잊게 하는, 즉 directed forgetting 조작은 성공적이었다. 참가자들은 기억해야 할 항목(To-be-remembered, TBR)보다 잊어버려야 할 항목(To-be-forgotten, TBF)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정서적 조작 역시 효과적이었다. 참가자들은 중립적 사건보다 정서적 사건을 잘 기억했다. 하지만 정서적 사진의 경우 false alarm(새로운 사진을 전에 봤다고 착각한 경우)을 일으킬 확률이 높았다. 이는 일종의 응답 편향이다. 참가자들은 정서적 사진의 경우 전에 본 사진이라고 할 확률이 높다.


Figure 1B (modified from Nowicka et al., 2010). Percentage of correctly recognized TBR and TBF images (TBR_R and TBF_R, respectively) and percentage of false alarms for the group of 16 subjects included in the fMRI analyses. Bars represent SD; E, emotionally negative images; N, neutral images.

false alarm을 수정(correct라는 표현을 썼는데 어떤 통계적 절차를 거쳤다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 역자 주)했을 때, 잊어버리라고 지시한 부정적 사진의 경우 재인의 정확성이 낮았다. 이는 참가자들이 정서적 기억을 잊어버렸음을 뜻한다.

fMRi 연구에서는 기억 또는 잊어버리라는 지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보았다. 정서적 사건과 중립적 사건을 잊어버리고자 노력할 때, 둘 간에 차이가 있을까? Figure 2A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정서적 사진의 경우 bilateral occipital cortex와 우반구의 나머지 영역이 활성화되었다. 반면 중립적 사진의 경우 occipital cortex의 일부만이 활성화되었다.



Figure 2 (modified from Nowicka et al., 2010). The study phase. (A) Effect of memory instruction: intention to forget contrasted with intention to remember (F instruction > R instruction for all trials). Significant group activations are superimposed on a normalized single subject's T1 image.

이 는 정서적 사건을 잊어버리려는 노력이(자동차 사고나 처참한 시신을 본 경우) 중립적 사건의 경우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억 테스트의 경우, 당신이 기억을 의도적으로 지워버렸는지 우연히 잊어버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뇌는 잊어버린 사진을 새로 본 사진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결국 이런 item-method directed forgetting과 관련된 뇌영상 연구는 정서적 사건의 망각이 광범위한 뇌 부위와 관련되어 있으며,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런 차이는 학습 단계(즉 사건을 접하는 단계)에서 나타나지만 검사 단계(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단계)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망각의 효과가 기억의 인출 단계보다 부호화 단계에서 나타남을 말해준다(but see: Ullsperger et al. 2000; Nowicka et al., 2009). 우리 결과는 기억의 유연한 통제가 정서적 사건의 경우에도 유효함을 보여주지만, 중립적 사건보다는 더 힘이 든다는 것도 보여준다.



References

Anderson MC, Levy BJ. (2009). Suppressing unwanted memories. Curr Dir Psychol Sci. 18:184-194.

Geraerts E, McNally RJ. (2008). Forgetting unwanted memories: directed forgetting and thought suppression methods. Acta Psychol (Amst). 127:614-22.

Joslyn S, Carlin L, Loftus EF. (1997). Remembering and forgetting childhood sexual abuse. Memory 5:703-24.

Levy BJ, Anderson MC. (2008). Individual differences in the suppression of unwanted memories: the executive deficit hypothesis. Acta Psychol (Amst). 127:623-35.

Nowicka, A., Marchewka, A., Jednorog, K., Tacikowski, P., & Brechmann, A. (2010). Forgetting of Emotional Information Is Hard: An fMRI Study of Directed Forgetting Cerebral Cortex DOI: 10.1093/cercor/bhq117

Terr LC (1991). Childhood traumas: An outline and overview. Am J Psychiatry 148:10–20.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 심리학 매니아

 

 

컴퓨터를 통한 두뇌 트레이닝을 6주 동안 하더라도 트레이닝에 포함된 과제 외에 다른 능력은 향상되지 않는다. BBC가 주관한 ‘Bang Goes The Theory’ 프로그램에 참여한 11,000명의 참가자로부터 얻은 결과다.


MRC Cognition and Brain Sciences Unit의 Adrian Owen과 그의 동료들은 먼저 참가자들에게 온라인에서 이용 가능한 두뇌테스트를 시켜봤다.freely available 이 테스트에는 추론, verbal 단기 기억, 공간 작업기억, paired-associates learning(장기 언어 기억)이 포함되어 있다.

 

참 가자들은 세 집단으로 나뉘어졌다. 첫 번째 그룹은 하루 10분씩 일주일에 세 번 컴퓨터를 통한 두뇌 트레이닝을 했다. 이 훈련은 총 6주 동안 이어졌다. 이 트레이닝은 추론, 계획과 문제해결을 훈련시킨다. 두 번째 그룹은 같은 시간 동안 단기 기억, 주의, 시공간 처리, 수학과 관련된 다양한 훈련을 받았다. 이 집단은 시중에 유통되는 두뇌 프로그램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통제 집단은 같은 시간 동안 퀴즈 문제에 대한 답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게 했다.

 

세 조건 모두 자신이 훈련 받은 과제에 대한 능력은 향상되었지만, 처음에 했던 온라인 테스트를 다시 해 본 결과 다른 능력으로 일반화되지 않았다. 온라인 테스트와 트레이닝의 과제가 유사한 인지적 기능을 수반하는데도 말이다.

 

두 뇌 트레이닝 조건의 훈련 효과는 일반 지식 문제의 답을 구글로 찾는 과제를 수행하게 하자 통제집단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한 예로 숫자 기억 능력의 변화를 보자. 연구가 종료될 무렵 통제 집단은 수십개의 숫자 중 2개 정도를  기억했다. 그러나 두뇌 트레이닝 집단은 수 백개 중 3개 정도를 기억했다. 통제 집단보다도 오히려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일반 성인 표본을 대상으로 두뇌 트레이닝을 실시해도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향상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자는 말했다. 하지만 두뇌 트레이닝의 기간이 너무 짧았던 탓은 아닐까? 훈련 세션의 숫자와 관찰된 트레이닝 효과간 부적 상관이 있는 점을 볼 때 기간 탓은 아닌 것 같다. ‘만약 다양한 과제를 훈련시켰다면 효과가 나타났을 수도 있다’고 연구자는 덧붙였다.


The results of this study will be shared and discussed on Bang Goes The Theory on BBC One at 9pm on 21 April and on the BBC's Lab UK website.


이 결과는 그 동안 두뇌 트레이닝이 효과 없다는 의심을 더하게 하는 최신 연구이다. 2008년 연구(2008 investigation)에서는 어떤 상업적 두뇌 트레이닝 제품의 주장도 지지 받지 못했다. Adrian Owen은 건강한 식단, 운동, 정신적 활동(악기를 배우거나 퍼즐 풀기 등)이 건강한 두뇌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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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Owen, A. Hampshire, J.A. Grahn, R. Stenton, S. Dajani, A.S. Burns, R.J. Howard, & C.G. Gallard (2010). Putting brain training to the test. Nature [In Press].
Link to interactive website featuring the benchmark cognitive tests used in the current study, including useful background information.
Link to Which? investigation of brain training products.
Link to BBC Bang Goes The Theory programme.
Link to recent feature article in The Independent on brain training.

 

출처: Scienceblog(Neurophilosophy)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이 짧은 동영상은 같은 장소를 촬영한 두 사진을 보여준다. 동영상을 잘 보고 두 사진간 차이점을 찾아보라. 사진을 탐색하는 동안 눈동자가 이곳 저곳으로 움직이며 가장 중요한 특징들을 찾게 된다. 그리고 심지어 당신이 의식적으로 사진간 차이를 알아채지 못해도, 당신의 뇌는 이를 알아차린다. 이런 암묵적 형태의 기억을 relational memory(e.g 내 방에 창문이 어디 있었더라? – 역자주)라고 한다. 이 경우 뇌는 이미지에 있는 아이템들의 지각적 관계를 부호화한다. 최근 연구들은 relational memory의 인출이 안구운동에서 더욱 분명하다고 설명한다. 비록 우리가 의식적으로 두 사진간 차이를 모를지라도 우리의 눈은 차이가 나는 지점을 더욱 많이 응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relational memory의 인출이 서술지식(오늘 먹은 아침 메뉴, 지난 주말에 한 일 등)과 동일한 뇌 활동을 수반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서술지식은 medial temporal lobe에 있는 해마(Hippocampus)의 활동과 관련이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자들은 무의식적인 relational memory의 인출이 해마와 관련이 있으며 이 부위의 활동을 통해 기억을 회상하는 와중에 수반되는 안구운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마가 기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1950년대에 선구적 신경심리학자인 Brenda Milner가 밝혀냈다. 해마는 의식적인 기억과 관련이 있지만 최근의 한 연구는 기억이 해마보다 전두엽에 더 의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해마와 relational memory의 관련은 여전히 불분명했다. 아직까지는 해마의 활성화가 의식적 기억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Deborah Hannula와 Charan Ranganath는 relational memory에 수반되는 안구운동이 해마의 운동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이들은 18명의 참가자에게 간단한 기억 과제를 수행하게 한 뒤 fMRI를 사용해봤다. 실험의 첫 번째 block에서 참가자들은 일련의 배경(scenic) 사진을 봤다(각 1초씩 제시). 그 뒤 이 사진 위에 사람 얼굴사진이 같이 제시된다. 두 번째 block에선 배경이 2초 동안 제시되고(인출 단서), 잠깐의 대기 후에 세 명의 얼굴이 동시에 제시된다. 참가자들은 어떤 얼굴이 장면과 함께 제시됐는지 버튼을 눌러서 결정한다.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의 안구운동을 아이트래커로 추적했다.

 

연 구진은 두 번째 block에서 보여준 배경 사진이 relational memory를 인출하고, 참가자들은 정답인 얼굴 사진을 더 오랜 시간 응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상대로 참가자들은 정답인 얼굴 사진을 더 오래 응시했다. 이것은 배경-얼굴 연합을 의식적으로 회상해냈기 때문이 아니다. 참가자들은 심지어 틀린 답을 고른 경우에도 정답인 얼굴을 더 오래 응시했기 때문이다. 또 어느 얼굴이 정답인지 모른다고 말한 경우에도 정답사진의 응시시간은 길었다.

 

fMRI 자료 또한 이를 증명해준다. 해마의 주변 medial temporal lobe 영역의 활성화가 정답인 사진을 응시하는 동안 활성화되었고, 이는 참가자가 의식적인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해마의 활성화는 정답인 얼굴을 가려내는 경우 증가했으며, 잘못된 답을 고르거나 답을 모른다고 한 경우에도 증가했다.

 

얼굴 탐색의 정확성은 뇌의 특정 활성화 패턴과 관련이 있었다. 모든 trial은 해마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정확한 답을 찾은 경우(부정확한 경우는 제외) 인출단서의 제시와 함께 perirhinal cortex(해마와 인접한 부위임), left dorsolateral,ventrolateral prefrontal cortex(dlPFC, vlPFC)의 활성화가 증가했다. 영상 자료를 추가 분석한 결과 세 얼굴 사진이 제시되는 동안 medial temporal lobe와 전전두엽 피질의 활성화가 서로 관련 있었다.  이는 해마가 독자적으로 relational memory를 인출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하지만, 전전두엽 피질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의식적인 기억을 회상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해마의 활성화는 relational memory가 인출되는 동안 수반되는 안구운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의식적인 자각이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암묵 또는 명시적인 기억 인출 또한 구분되는 뇌활동 패턴과 관련이 있었다. 연구자는 이 결과에 보다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트래커를 이용하여 유아들의 기억을 연구해보거나 기억하기 싫은 기억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발생하는 회상 실패를 연구해 볼 수 있다. 정신분열증의 경우 확실히 memory deficits을 보이는데 연구자는 이들의 안구패턴을 통해 환자들이 금방 배운 장면에 대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Hannula, D. E. & Ranganath, C. (2009). The Eyes Have It: Hippocampal Activity Predicts Expression of Memory in Eye Movements. Neuron 63: 1-8. DOI: 10.1016/j.neuron.2009.08.025.

출처: Cognitive Daily


몇몇 연구들이 다음과 같은 이상한 가정을 확인했다. 만약 당신이 단어 등을 잘 기억하고 싶다면 눈을 좌우로 30초 동안 굴려라.


연 구자들은 기억 테스트 전에 이렇게 좌우로 안구운동을 하면 기억력이 향상됨을 발견했다. 왜일까? 이런 안구운동은 뇌의 좌우 반구를 연결시키기 때문인 것 같다. 분할뇌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단어 회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같은 이치로, 두 반구의 소통을 돕는다면 기억력이 좋아질 것이다.



Keith Lyle은 만약 좌우 반구의 연결이 기억력 증진과 관련있다면

좌우 반구의 연결이 빈약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안구운동의 도움을 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반구간 연결이 비교적 약한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오른손잡이다. 자주 사용하는 손은 보통 한 손으로 그치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왼손으로 먹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 오른손잡이다. 간단한 테스트로 당신이 어느 손을 더 많이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여기를 클릭하면 온라인으로 자신의 성향을 알 수 있다. here

결과는 -100(완전한 왼손잡이)부터 +100(완전한 오른손잡이) 내에서 나올것이다.



Lyle의 팀은 똑같은 척도로 142명의 대학생을 측정했다. +80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은 오른손 성향이 강한 사람으로 분류되었다. 다른 사람은 오른손 성향이 약한 사람으로 분류되었다.


그 다음 연구자들은 50개의 단어를 각각 2초동안 화면에 제시했다. 그 다음 위 학생들 중 절반을 나누어 점이 왼쪽과 오른쪽에 번갈아 나타나는 화면을 응시하게 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화면 중앙에 있는 점의 색깔이 바뀌는 것을 응시하게 했다. 그 다음 학생들에게 기억나는 단어를 전부 써 보라고 시켰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오른손 성향이 강한 학생들은 안구 운동을 했을 때 기억을 훨씬 잘 했다. 오른손 성향이 약한 학생들은 안구 운동 여부와 관계없이 회상해낸 단어수가 동일했다. 이번에는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학생들의 오답률은 어느 정도였을까?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오 른손 성향이 강한 사람은 이번에도 안구 운동 후 적은 오류를 범했다. 그러나 오른손 성향이 약한 사람의 경우 결과가 반대로 나타났다. 안구 운동이 더 많은 오류를 발생시킨 것이다. 결론적으로, 안구운동은 오른손잡이에게는 효과적이지만 왼손잡이나 오른손잡이더라도 성향이 약한 사람에게는 도리어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실험에서는 보다 이상한 결과가 나왔다. 우리는 좌우로 움직이는 안구 운동이 수행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눈을 위아래로 움직인 경우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좌우반구의 연결에 대한 주장에 일침을 가할 수 있다. 좌우 시각은 각기 다른 반구에 연결되어 있지만 위 아래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But the researchers say that other studies have shown that any eye movements increase bilateral activity in the frontal eye field(정확한 뜻을 몰라서 영어 원문 그대로 적습니다 - 역자주), 따라서 반구간 연결이 수행을 향상시켰다는 설명이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그렇다면 동일한 효과가 왜 왼손잡이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을까? 왼손잡이는 이미 좌우간 반구의 연결이 활발한 상태다. 연구팀은 왼손잡이의 반구간 연결이 활발하기 때문에 안구운동이 오히려 수행을 저하시킨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당신이 +80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오른손잡이라면, 이 결과는 당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단순 기억 테스트를 할 때는 눈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LYLE, K., LOGAN, J., & ROEDIGER, H. (2008). Eye movements enhance memory for individuals who are strongly right-handed and harm it for individuals who are not Psychonomic Bulletin & Review, 15 (3), 515-520 DOI: 10.3758/PBR.15.3.515

영어원문: http://scienceblogs.com/cognitivedaily/2009/04/a_quick_eye-exercise_can_impro.php

출처: Cognitive Daily


Name That Tune
만 약 나처럼 70-80년대 미국에서 자랐던 사람은 Name That Tune이라는 게임쇼를 잘 알 것이다. 이 게임에서 참가자들은 유명한 노래의 일부분을 듣고 곡의 이름을 알아맞춰야 한다. 곡들이 주로 30-50년대 곡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 노래들의 대부분을 몰랐지만, 하여간 그 게임이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했던 부분은 두 참가자가 얼마나 곡목을 빨리 맞추는지 경쟁하는 부분이었다. 어떤 경우는 참가자가 단지 음표 하나만 들었을 뿐인데도 곡목을 맞춘 경우가 있었다.


이 쇼는 유명한 곡들의 멜로디가 일종의 기억 장치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곡들은 오케스트라나 피아노로 연주되었고 참가자들은 곡을 1-2초만 듣고도 곡목을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과연 멜로디가 곡을 외우는 최상의 방법인가? 만약 'Name Those Lyrics'라는 쇼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우리는 곡을 훨씬 잘 맞출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음악과 가사에 대한 연구를 할 때 연구 초점은 주로 반응 시간에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Name That Tune에서는 참가자가 곡목을 기억해내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실험

Zehra Peyrnircioğlu팀은 180명의 심리학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멜로디나 가사, 곡목을 들려준 다음 이 단서를 바탕으로 노래의 다른 부분을 회상하도록 요구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멜로디를 들었다면, 당신은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가사를 기억하며 곡목도 기억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가사를 읽었다면,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가사의 나머지 부분을 기억하고 곡목도 기억해야 한다. 제목을 먼저 본 경우라면, 가사와 멜로디만 기억하면 된다. 이 실험을 어렵게 하기 위해서 가사와 멜로디는 노래의 독창부에서만 따오고 유명한 코러스 부분은 제외했다. 결과는 오른쪽 위에 있다.




피험자들이 곡의 멜로디나 제목의 일부분을 들었을 때, 곡의 다른 요소를 10-15%정도 기억했다. 그러나 가사를 읽었을 경우 곡의 멜로디나 곡목을 훨씬 잘 회상했다. 또 오류도 적었다. 따라서 Name Those Lyrics가 Name That Tune보다 훨씬 쉬운 것이다.곡의 제목이 들어가지 않은 가사가 제시되었는데도 말이다.



이상하게도 가사를 읽은 경우 가사의 나머지 부분을 기억해 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멜로디와 가사를 같이 들은 경우는 따로 들은 경우보다 멜로디나 가사의 나머지 부분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흥 미로운 점은 참가자들이 가사가 곡의 다른 요소들 회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이 대답을 하지 못할 때 연구자는 그들에게 그들이 이 곡을 알고 있는지 평가해 보게 했다. --만약 피험자에게 단서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얼마나 정확한 응답을 할 것인가? 그 다음 참가자들에게 정답을 말하는 대신 multiple choice 문제를 풀게 했다. 참가자들은 가사가 주어졌을 때 자신이 정답을 맞출 수 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우리는 멜로디와 곡의 제목이 곡을 기억하는 데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반대다.

Peynircioglu, Z., Rabinovitz, B., & Thompson, J. (2007). Memory and metamemory for songs: the relative effectiveness of titles, lyrics, and melodies as cues for each other Psychology of Music, 36 (1), 47-61 DOI: 10.1177/0305735607079722

영어원문
http://scienceblogs.com/cognitivedaily/2009/05/how_do_we_remember_songs_by_on.php

아래 글은 [Cognitive daily]블로그의 게시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Last night in the U.S. many televisions were tuned to one of the biggest spectacles of the year: the American Idol finale, where America would learn which singer had been chosen as "America's favorite" (or, more cynically, who inspired the most teenagers to repeatedly dial toll-free numbers until all hours of the night). Greta and I are suckers for this sort of thing, so we watched along with the rest of the nation.


지난 밤에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은 누가 'America's favorite'으로 뽑히는 지를 알기 위해 '아메리칸 아이돌 파이널'을 보고 있었다. 그레타와 나 또한 이 사람들의 대열에 동참하기로 했다.


What impressed me about the show wasn't so much the prodigious vocal talents of the two finalists, but how everything was put together so hastily: there had been only six days from the previous week's episode (where the two finalists were revealed), and during this time each finalist learned at least three or four songs. The musicians who played along with them had no score to follow; they had to commit the songs to memory. Everything went off without a hitch, because these professional musicians routinely hold an astonishing variety of music in their memories.


내가 깊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은 결선에 올라온 사람들의 노래 실력이 아니라, 그들의 노래 배우는 속도였다. 지난 주 방영부터 결선까지 6일의 시간이 주어졌고, 그 동안 각각의 결선 주자들은 최소 3개에서 4개의 곡을 외워야 한다. 이들과 연주하는 뮤지션들은 따라할 악보도 없었다. 그들은 오로지 곡을 외워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막히는 데 없이 연주를 잘 해냈는데, 이런 프로 뮤지션들은 놀랄정도로 다양한 음악들을 기억에 저장하고 있다.

If you've ever seen a symphonic concerto, you probably noticed that the soloist usually performs the entire piece -- lasting 20 minutes or more -- from memory: thousands of notes, all played with perfect pitch and intonation. Clearly many musicians have exceptional memories for the songs they play. So does this ability to remember hundreds of songs transfer into other types of memory? While there's been some research into musicians' memory, the results have been mixed. Most studies show that musicians have better memory for words than non-musicians, but there's less evidence that musicians can remember spatial information better. In one study, musicians couldn't recall locations on a map any better than non-musicians.


만약 교향악 연주를 본 적이 있다면, 독주자가 20분 또는 훨씬 길게 솔로를 연주하는 것을 봤을 것이다. pitch와 intonation을 지키며 연주해야 할 음표가 수천개나 넘는데도 말이다. 확실히 많은 연주자들이 자신들의 곡을 외울 때 무언가 (일반적인 기억력과)다른 기억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이런 곡을 외우는 능력은 다른 종류의 기억력이 있음을 말해주는가? 그 동안 음악가의 기억력에 관한 연구들이 있었지만, 결과들이 혼합되어 있다. 대부분의 연구 결과들은 음악가가 non-musican에 비해 단어에서 월등한 기억력을 보인 반면, 음악가가 공간적 정보를 더 잘 기억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한 연구결과에선 음악가가 비전문가보다 지도 위치를 잘 못 외우는 것으로 드러났다.


So a team led by Lorna Jakobsen tested 36 college students, 15 of whom had an average of 11.5 years of formal piano instruction and had passed a rigorous performance examination, while the rest had less than a year of musical training.

Two tests were given. In the first, the students listened to a list of 16 words chosen from one of four different semantic categories (e.g. birds, furniture, etc.). The list was presented five times, after each of which they tried to remember as many words as possible. Next they were presented a different list of 16 words as a filler interference task. Then they were asked to try to recall the original 16 words again, and accuracy was tracked. Then everyone took the separate visual test, and after completing that (about 20 minutes later), they were again asked to remember the original 16 words again. How did they do? Here are the results:


Lorna Jakobsen은 36개의 college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피험자중 15명은 평균 11.5년동안 음악 교육을 받았으며 엄격한 기준에 의해 선발된 반면, 나머지 반은 1년도 채 못되는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두가지 실험이 진행되었다.

실험 1

먼저 학생들은 4개의 범주(e,g. 새, 가구 등)중 하나에 속하는 단어를 총 16개 듣는다. 이 목록은 다섯 번 제시되고, 목록 제시 후 최대한 많은 단어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 다음 또 다른 16개의 단어가 방해 과제로 제시된다. 그 후에 그들은 또다시 처음 제시됐던 단어들을 회상해야 한다. 그 다음 피험자 전원은 시각 테스트를 거치고, 그 후에(20분 뒤) 또다시 처음 제시되었던 단어들을 기억해야 한다.

  1                     2                    3                    4                    5                6

단어 과제 A -> 회상검사(A) -> 단어 과제 B -> 회상검사(A) -> 시각 검사 -> 회상검사(A)


결과는 다음과 같다.


The students were actually tested on the words in two different ways: free recall, and cued recall, which was a multiple-choice test. The musicians performed significantly better than non-musicians in every test except the short-delay free recall. So this confirm!ed the previous research suggesting that musicians are better than non-musicians at remembering words.


학생들이 회상검사를 받을 때 두 가지 다른 방법이 사용되었다. 하나는 자유 회상과제였고, 또 하나는 multiple choice 과제였다. 음악가들은 비전문가보다 수행이 뛰어났다(단어 제시후 바로 기억을 하게 한 경우는 제외). 이 결과는 음악가들이 비전문가보다 단어 기억 능력이 뛰어남을 증명해준다.


The interference task was similar, but it focused on visuals. The students saw 15 simple drawings, presented one at a time. The drawings all consisted of a single line and a dot, arranged in different orientations. As with the word task, the students saw the pictures five times, trying to draw by hand as many of the pictures as they could recall each time. After they had done the word memory test, they returned about 15 minutes later to see how many of the drawings they could remember. The results were similar: musicians remembered significantly more of the drawings than non-musicians.

실험2

실험2에서의 방해과제는 실험 1과 유사했지만 주로 시각적인 측면에 초점을 두었다. 학생들은 15개의 간단한 그림들을 한번씩 보게 된다. 그림들은 단일 선들과 점들로 이루어져있고 전부 다른 각도로 기울어져 있다. 학생들은 단어태스크와 함께 그림들을 다섯번씩 보면서 기억해낼 수 있는 최대한 많은 그림들을 손으로 그리게 했다. 학생들이 단어 과제를 수행한 다음 15분 후에 얼마나 많은 그림들을 기억해 낼 수 있는지를 알아봤다. 결과는 실험 1과 비슷했다. 음악가들이 비전문가보다 훨씬 많은 그림을 기억했다.



The researchers also paid careful attention to how the students were recalling both the words and pictures. Musicians, they found, used different strategies. With words, they were more likely than non-musicians to group the words into similar categories (like "eagle" and "robin"). With the pictures, non-musicians tried to verbalize the pictures, while musicians did not.

연구자들은 학생들이 '어떤'방식으로 기억을 하는지도 유심히 관찰했다. 음악가들은 일반인과 다른 전략을 사용했다. 단어 기억 테스트시 음악가들은 단어들을 유사한 범주로 묶어서 기억했다. 그림 기억 테스트의 경우 일반인들은 그림을 언어화하여 외우는 반면, 음악가들은 그렇지 않았다.


In both cases, the musicians' strategies proved to be more effective, and they also seem to duplicate strategies experts use to remember large quantities of information: they chunk it into related groups so that it's easier to recall later on. When they remember songs, musicians rely on the fact that the notes are related to each other (and in fact are no better than non-musicians at remembering random sequences of notes). They appear to apply a similar strategy to other memory tasks.

두 경우에 비추어보건데, 음악가들의 기억 전략은 매우 효율적이며 기억 수행에서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전략과 동일한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음악가들은 단어들은 연관된 그룹으로 묶어서 회상이 쉽게끔 만든다. 음악가들은 곡을 기억할 때 하나의 음표와 다른 음표가 연결되어 있는 방식에 근거해서 기억을 한다(음악가나 일반인에게 무선으로 배열된 음표를 들려주면 기억력 수행에 차이가 없다). 음악가들은 음악 외에 다른 분야에도 동일한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Jakobson, L., Lewycky, S., Kilgour, A., & Stoesz, B. (2008). Memory for Verbal and Visual Material in Highly Trained Musicians Music Perception, 26 (1), 41-55 DOI: 10.1525/mp.2008.26.1.41

출처: Cognitive daily.

http://scienceblogs.com/cognitivedaily/2009/05/musicians_have_better_memory_-.php

아래 미국 주화를 관찰해보라.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두 동전은 조금 다르다. 날짜부분의 위치가 각기 다른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동전이 '틀린' 동전인지 알 수 있는가?(한국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기 때문에 아래 실험이 부적절할 수 있다 -역자 주)


정답을 맞추기 전에 주머니의 동전을 보지 말라! 정답은 포스트 맨 밑에 있다.



시각적 변화에 둔감한 인간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미국 주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안다고 말하지만, 1979년에 행해진 실험에선 주화의 세부적인 특징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 변화맹(change blindness) 실험에서는 눈 앞에서 장면의 특정 부분이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아차리는 데 매우 둔감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Luke Rosielle와 Jeffrey Scaggs는 이런 변화맹은 현실 세계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관찰자의 눈앞에서 특정부분이 사라지거나 변하는 일이 잘 없기 때문이다. 보다 일반적인 형태의 변화는 우리가 오래 기간 어디를 갔다 왔을 때 일어난다. 만약 우리가 몇 주동안 집을 비웠다면, 우리는 평소 좋아하던 커피숍이 페인트칠을 다시 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변화라면 우리는 변화에 훨씬 민감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실험

연궅팀은 4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의 캠퍼스 사진을 보여주고, 사진의 절반이 포토샵으로 지웠거나 주요 랜드마크(빌딩, 기념물)에 변화를 주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각 사진을 20초 정도 응시하고 나서 사진이 원래 장면과 동일한지 아니면 포토샵으로 수정됐는지를 판단한다. 그 다음, 장면의 친숙함 정도를 1-10 척도로 평가하게 했다. 평균적으로 학생들은 장면들에 대해 97퍼센트의 친숙함을 보였다. 그러나 장면의 변화는 81퍼센트 정도밖에 포착하지 못했다!



학생들은 장면을 인식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진이 수정된 사실을 인식하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왜 그럴까? 연구팀은 동일한 사진들을 48명의 학생들(동일한 캠퍼스의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는데, 이번에는 원본사진과 수정된 사진을 나란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다른 학생들이 사진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게 얼마나 힘들지 평가하게 했다. 흥미롭게도 위 학생들의 평가는 첫 번째 실험 집단의 실수와 동일했다.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이 사진의 변화를 알아차릴 확률이 우연수준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다. 결국 학생들은 예측에 실패한 것이다. 학생들은 50%정도가 정확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변화의 80퍼센트를 놓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사진을 다른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48명에게 보여주었다(위 학교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 학생들 역시 사진 속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정답률을 예측하지 못했다. 그들의 예측과 정답률 간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결론

따 라서 인간의 장면에 대한 기억은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좋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기억이 아무 짝에 쓸모 없는 것 같지는 않다. 다른 학교의 학생들은 사진의 큰 변화(사진에서 큰 면적을 차지하는 대상)는 쉽게 발견을 한 반면, 해당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다른 특징들의 변화도 잘 알아차렸다. -- 당신은 한번도 가 보지 않은 곳의 큰 변화보다는 당신이 좋아하는 커피숍이 닫혀있는 것을 훨씬 잘 알아차릴 수 있다. 어쨌든 우리에게 친숙한 장면이 생각보다 잘 기억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무척 놀랍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는 이 글 맨 처음에 했던 투표 결과가 부정확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여기 정답이 있다.

보시다시피 동전 B가 정답이다. 그러나 두 동전 모두 큰 특징 하나가 빠져있다. 루즈벨트 얼굴 왼쪽에 있는 'LIBERTY'가 빠져 있는 것이다. 당신은 이 변화를 전부 알아차렸는가?

Rosielle, L., & Scaggs, W. (2008). What if they knocked down the library and nobody noticed? The failure to detect large changes to familiar scenes Memory, 16 (2), 115-124 DOI: 10.1080/09658210701787765

출처: Cognitive Daily
http://scienceblogs.com/cognitivedaily/2009/06/were_shockingly_bad_at_notici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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