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왜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누군가 통화하는 소리에 신경을 쓰게 될까? 새 연구에 의하면 두 사람 간의 대화보다 타인의 통화 내용이 사람들의 주의를 더 끈다고 한다. 


Veronica Galván과 동료들은 164명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실험[각주:1]을 진행했다. 연구자는 학생들에게 이 연구가 Anagram과 독해 능력간의 관계를 알아보는 연구라고 속였다. 학생들은 난이도가 비교적 쉽거나 어려운 anagram 문제를 각각 15개씩 풀게 된다. 또 문제를 푸는 동안 근처에서 누군가 통화를 하거나 두 사람이 잡담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통화하는 소리를 들은 참가자들은 두 사람의 잡담을 들은 참가자보다 소리가 더 신경쓰였다고 평가했지만, 두 조건 간 anagram 점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결국 이 연구는 지난 2010년에 진행되었던 실험 결과를 복제하는 데 실패했다. 당시 연구에선 통화하는 소리를 들은 참가자들의 수행이 훨씬 저조했었다.


또,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대화 내용을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던 참가자들이 대화 내용을 훨씬 잘 기억하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통화하는 소리가 인간의 주의를 끄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두 사람 간 대화를 들은 참가자가 훨씬 많은 단어를 들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통화 내용을 들은 사람의 재인 과제 점수가 높은 이유는 실험상의 혼입(Confounding) 때문일 수 있다"고 시인했다.


이 결과는 타인의 통화 소리가 우리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지만, 주의를 분산시키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우리는 두 조건 간 anagram 과제 점수에 차이가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통화하는 소리가 거슬리는 데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어쩌면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통화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화하는 소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지도 모른다.


통화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두 사람 간 대화보다 anagram 수행력을 저하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매체들은 통화하는 소리가 주의를 빼앗는다고 말한다. 관련 연구는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류 매체는 technophobia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Reference

  1. Galván, V., Vessal, R., and Golley, M. (2013). The Effects of Cell Phone Conversations on the Attention and Memory of Bystanders PLoS ONE, 8 (3) DOI: 10.1371/journal.pone.0058579 [본문으로]

2013.2.16 토요인지모임. 장소: 서강대 정하상관. 발표자: 배문정 교수님 사진: 인지심리 매니아



글 : 인지심리 매니아


2013년 2월 16일 서강대에서 열린 토인모에 다녀왔다. 이번 모임은 ‘체화된 인지의 문명사적 의의’이라는 주제로 우석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님인 배문정 교수님이 발표를 맡아주셨다.


인지 과학이 문명사에 미칠 영향은 좁은 학문 영역을 공부한 필자에게 있어서 대단히 큰 담론이다. 이렇게 큰 주제를 작은 그릇에 담기가 쉽지 않았지만, 배문정 교수님이 강의를 재미있게 풀어주셨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들은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아래에 강의 내용을 요약해 보았다.


인간의 문명은 르네상스를 계기로 큰 성장을 거두었다. 이 시대의 철학자들이 선도한 ‘제 1의 계몽'은 인간 인식의 확장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 인식은 현상과 거리를 둔 체 관찰자의 입장에서 본 지식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또 이 시대의 도덕은 개인에게 부여하는 ‘정언 명령'으로써 강제성을 띄고 있었다. 상호작용 측면에 있어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계 문명의 접촉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시대였다.


그러나 이런 토대를 바탕으로 성장한 문명은 한계에 봉착했다. 우리 인간 문명은 아직 불완전하며, 개개인의 삶은 여전히 위태롭다. 우리는 이 문명을 계속 발전시킬지, 또는 수정을 가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배문정 교수님은 현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문명의 수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제 2의 계몽'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셨다. 그리고 제 2의 계몽을 위해서 인지 과학이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제시해 주셨다. 우선, 인식의 측면에서는 ‘체화된 인지'를 통해 앎의 개념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체화된 인지는 입력과 출력의 구분이 없으며, 인식과 체험을 구분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삶 속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역동적인 ‘앎'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삶이 곧 앎인 것이다.


또, 도덕 대신 ‘윤리의 계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하셨다. 윤리는 개인에게 주어진 정언명령과 달리 자발적 성격을 띠고 있다. 윤리는 즐거워야 한다. 우리 모두가 윤리에 즐겁게,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새로운 문명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제 2의 계몽은 하나의 큰 전제 위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 전제는 바로  ‘we’라는 개념이다. 삶=앎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즉 사랑과 공감의 다른 표현이다. 윤리의 실천 역시 마찬가지다. 윤리의 자발적 참여는 우리라는 틀 안에서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강의를 들으면서 역사 속 ‘우리’라는 개념이 희미해졌다가 회복되는 과정을 되짚어봤다. 미국의 정치학자인 로버트 퍼트넘은 ‘나 홀로 볼링'이라는 저서에서 산업화와 급속한 사회 변화로 사회적 자본이 파괴되는 현상을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설명했다. 저자는 법률, 제도 등 다른 수단이 사회적 자본을 대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개인화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지적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제 1의 계몽'이 낳은 부작용은 아닐까?



나 홀로 볼링

저자
로버트 D. 퍼트넘 지음
출판사
페이퍼로드 | 2009-03-06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볼링을 치는 사람은 더욱 늘고 있지만 리그 볼링에 가입하는 사람...
가격비교



사회적 자본은 자발적이고, 공동체적이고, 비용면에서도 저렴하며, 현대 문명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사회적 자본은 인간과 인간 간 역동적인 상호작용(이것이 곧 체화된 인지의 앎이 아닐까?)을 필요로 하며, 결국 ‘우리'라는 개념으로 수렴한다. 필자는 강의를 듣는 내내 ‘윤리적 계몽'을 통한 문명의 수정이 ‘사회적 자본'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비록 정치 학자와 인지 과학자가 다른 용어와 다른 Scope에서 현상을 설명하고 있지만, ‘우리'의 회복이라는 대 주제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모임이 끝나고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필자는 이 모임에 올 때마다 학문적 갈망에 목을 축일 수 있어서 기쁘다. 이질적인 학문 간의 조우는 필자의 학문적 식견을 넓혀주고 스스로 성장하게 만드는 것 같다. 

더불어서, 필자의 부족한 블로그를 애독하시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토요인지모임은 매달 1번씩 정기 모임을 가진다. 3월 모임 역시 서강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Image : http://aplangwjps.blogspot.kr/2007/11/syllogism-class-notes-11207.html



글 : 인지심리 매니아


그럴싸함 효과(Belief bias)는 관계 추리에서 그럴 듯한 내용이 추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전제 1: 모든 프랑스 사람들은 포도주를 마신다.

전제 2: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 중의 어떤 사람들은 미식가다.

결론: 따라서 어떤 프랑스 사람들은 미식가다.


위의 결론이 ‘논리적’으로 타당한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라고 답하기 쉽지만 사실은 타당하지 않다. 미식가 중 프랑스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경우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사람들이 결론을 논리적이라고 받아들인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논리적' 참과 ‘현실 세계'의 참을 헷갈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제로 프랑스 사람들이 미식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제시한 삼단논법추리는 현실 세계의 참이 아니라 ‘논리적’ 참을 묻고 있다. 문장의 내용이 실제 세계의 참을 말하는지 여부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 둘을 구분하기 어려워한다.


그럼 Belief Bias가 일어나는 원인은 뭘까? Banks가 2012년 Cognitive Science 저널에 게재한 논문[각주:1]은 Anderson의 ACT-R 모델을 통해 Belief Bias가 일어나는 과정을 설명하고자 했다.


ACT-R(Atomic Components of Thought-Relational)은 Anderson이 주창한 모델로써, 각종 인지적 현상을 활성화 수준으로 설명한다. 특정 chunk(부호화된 사실의 상징적 표상)가 반복적으로 학습, 인출되면 활성화 수준이 증가한다. 하지만 이 수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한다. 


저자는 이 모델이 Belief Bias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특정 사실이 반복적으로 학습될 경우(예, 프랑스 인들이 미식가라는 정보를 자주 접한 경우) 그 사실의 활성화 수준은 높아진다(즉, 그 사실에 대한 Belief가 강화된다). 따라서 추리 시 인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심지어 그 결론이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을 때조차 그렇다. 결국 Believable & invalid한 결론일지라도 타당하게 여기는 현상(Belief bias)이 발생하는 것이다. 


저자는 더 나아가서 흥미로운 예측을 했다. Belief bias가 결정적 문제(determinate problem)보다 비결정적 문제(indeterminate problem)에서 더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비결정적 문제는 앞서 소개한 삼단논법추리 사례처럼 결론이 ‘가능하지만 필연적(necessary)’이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몇몇 프랑스 인이 미식가일 수도 있지만, 프랑스인 중 미식가가 한 명도 없을 수 있다. 반면 결정적 문제는 아래의 예처럼 전제가 필연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경우를 말한다. 


전제 1: 모든 프랑스 사람들은 포도주를 마신다.

전제 2: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들은 모두 미식가다.

결론: 따라서 모든 프랑스 사람들은 미식가다.


사람들은 비결정적 문제의 결론을 판단할 경우 두 가지 심적 모델을 형성해야 한다. 한 가지는 어떤 프랑스인들이 미식가일 경우(Believable), 또 하나는 프랑스인 중 미식가가 하나도 없을 경우(Unbelievable)이다. 이때, Believable한 결론이 Unbelievable한 경우보다 활성화 수준이 높으므로 인출 가능성이 높다. 인출된 결론과 제시된 결론이 일치할 경우 설사 그 결론이 invalid할지라도  타당하다고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심적 모델이 하나만 형성되는 결정적 문제에 비해 Belief Bias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험 1


연구자는 이 두 가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참가자에게 다양한 추리 문제를 제시한 다음, 결론의 Believability(believable or unbelievable), Belief의 강도(strong, weak), 결론의 타당성(valid, determinately invalid, indeterminately invalid)을 조작했다. 그리고 참가자가 타당하다고 받아들인 결론의 수를 세어보았다. 


지문 예시


케임브리지 대학은 영국 시민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지어졌다.

냉전은 영국 시민 전쟁 이전에 일어났다.

그레이엄 벨은 영국 시민 전쟁 기간 동안 전화기를 발명했다.

베를린 장벽은 냉전 동안 파괴되었다.

따라서, 벨은 베를린 장벽이 파괴되기 전에 전화기를 발명했다.



실험 결과, strong 조건은 weak 조건과 달리 belief의 주효과(F(1,33)=13.36, p=.001, \eta^2=0.29)가 발견되었다. 즉, 정말로 (실제 세계에서) 그럴듯한 결론은 타당하다고 받아들여졌다. 또 strong & invalid한 조건끼리 비교한 결과 validity와 belief의 상호작용이 발견되었다(F(1,33)=14.23, p=.001, \eta^2=0.68). 즉, indeterminate&invalid 한 문장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다(belief bias).  연구자의 예상이 모두 맞아떨어진 것이다.






실험 2


연구자는 실험 2에서 작업 기억의 부담이 Belief Bias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만약 추리 도중 작업 기억에 추가적 부하가 가해지면, 추리는 처리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리게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unbelievable한 결론의 활성화가 believable한 결론보다 빠르게 감소하면서 망각(Decay)된다는 것이다. 


실험 2의 절차는 실험 1과 동일하지만, 추리 과제 동안 5자리  숫자를 계속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숫자 외우기를 통해 작업 기억에 부담을 주려는 의도다.


실험 결과, 숫자 외우기 과제를 동시에 진행했던 참가자는 추리 과제만 한 참가자에 비해 believable한 결론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지만, 그다지 큰 차이는 아니었다(F(1,31)=3.53, p<.07, \eta^2=0.1). 또 실험 1과 마찬가지로 belief bias는 indeterminately invalid 조건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그 동안 연역 추리를 설명하는 이론은 에반스(evans)의 Selective Scrutiny model, Selective Processing model,  존슨 레어드(Johnson-Laird)의 심성 모형(mental model)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번 논문은 Anderson의 ACT-R 모델을 이용하여 연역 추리 과정을 설명했다는 점에서 참신하다고 할 수 있다. 


Reference

  1. Banks, A. P. (2012). The Influence of Activation Level on Belief Bias in Relational Reasoning. Cognitive Science. [본문으로]




글 : PSYPO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색상-문자 공감각을 경험하는 사람은 글자나 숫자를 볼 경우 색상을 경험하는데, 각 글자마다 일관된 색상을 경험한다. (i.e A를 볼 경우 항상 빨강을 경험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Nathan Witthoft와 Jonathan Winawer는 색상-글자 매칭 패턴이 유사한 11명의 공감각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공감각이 어릴적 가지고 놀던 자석 글자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각주:1]는 Psychological Science와 journal of the Association for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렸다. 


실험 결과 11명의 참가자는 일관된 색상-글자 매칭을 보였으며, 이 일관성은 실험의 한 세션 내 또는 세션 간에서도 계속 유지되었다(이 데이터는 http://www.synesthete.org에서 수집되었다). 참가자들은 이 실험에 참가하고 7년이 지난 후에도 일관된 방식으로 색과 글자를 결합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timed task도 수행했다. 참가자들은 1초 동안 글자를 본 다음, 이 글자의 색이 자신의 공감각과 일치하는지 판단했다. 실험 결과 이들은 과제를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했다.


참가자들의 색상-글자 연상은 특정하고, 자동적이며, 시간에 흐름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있다는 점에서 공감각의 기본 요건을 충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참가자 간 (또는 참가자 내) 색상-글자 매칭의 유사도는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자석 글자의 색상과 관련이 있었다. .

(이해를 돕기 위해 역자가 연구 방법을 상술하고자 한다. 연구자들은 각 참가자가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자석 글자 제품을 조사하여 참가자의 데이터와 비교했다. 그 결과 참가자의 데이터는 자신이 가지고 놀던 자석 글자의 색과 전반적으로 일치했다. 또 같은 제품을 가지고 놀았던 사람들은 공감각 패턴도 유사했다. -역자 주)



s1~s11 : 참가자 번호 set : 참가자가 가지로 놀던 자석 글자의 색상 Image : 논문에서 인용



연구자들에 의하면 이 연구야말로 공감각이 학습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수의 참가자를 통해 검증한 첫번째 사례라고 설명한다.


그들은 자석 글자 놀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 공감각이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지적했다. 자석 글자 놀이를 경험한 사람 중 공감각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Witthoft와 Winawer는 공감각을 이해하려면 학습과 기억의 개념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Reference

  1. Witthoft, N., & Winawer, J. (2013). Learning, Memory, and Synesthesia. Psychological Science. [본문으로]


글 : 인지심리 매니아


당신은 어떤 메뉴 바를 선호하는가? 거의 대부분의 웹사이트나 블로그는 화면 왼쪽에 세로로 긴 메뉴 바를 배치하고 있다. 필자의 블로그 역시 블로그 목차가 왼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로로 긴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런데 모든 메뉴 바가 꼭 이런 형태를 띠고 있어야만 할까? 예를 들어 18X2형태의 긴 메뉴 바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럼 똑같은 아이콘들을 6X6 형태의 메뉴 바에 표시할 수는 없을까? 하지만 6X6처럼 컴팩트한 형태의 메뉴바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또, 미관상으로도 슬림하지 않고 다소 무거워 보인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인터넷 초기부터 긴 형태의 메뉴 바가 선호되었던 것 같다.



둘 중 어떤 메뉴 바가 더 보기 좋은가?



아이콘들을 가늘고 긴 메뉴 바에 표시하는 것과, 두껍고 짧은 메뉴바에 표시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보기 좋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실제로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일까?


2011년 Computer in Human Behavior 저널에 게재된 한 연구[각주:1]가 이 문제를 연구했다.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메뉴 바 layout을 보여준 다음, 특정 아이콘을 얼마나 빠르게 찾는지 측정했다. 각 layout은 12X3처럼 세로로 긴 것부터 6X6처럼 컴팩트한 것까지 다양했다. 또, 연구자는 실험 전후로 layout에 대한 주관적 선호도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layout이 컴팩트할수록 아이콘을 찾는 속도가 빨랐다. 이와 더불어 연구자는 두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진행 전 실시한 조사에서 참가자들은 세로로 긴 layout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응답했다. 가장 컴팩트한 layout(6X6)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메뉴 바 속에서 아이콘을 찾는 과제를 마치고 난 다음에는 선호가 역전되었다. 즉, 가장 컴팩트한 layout에 대한 선호가 늘어난 반면 세로로 긴 layout에 대한 선호는 줄어들었다. 컴팩트한 layout에서 아이콘을 찾기 쉽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에 컴팩트한 메뉴를 더 좋아하게 된 것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선호를 바꾸지 않는 ‘고집스러운’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연구자는 군집분석을 통해 참가자를 집단 별로 분류해봤다. 그 결과, 실험 전 vertical layout을 선호했던 사람 중 일부가 실험 후에도 여전히 이 layout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참가자들은 콤팩트한 레이아웃이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선호를 바꾸지 않았다. 


연구자는 실험 결과를 토대로 디자이너들이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때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1. 사람들이 인터페이스에 대해 가지는 초기 선호는 매우 가변적이라는 점이다. 이 선호는 제품을 사용하면서 겪는 경험에 의해 금방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제품을 가급적 자주 사용하게끔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2. 만약 두 가지 인터페이스가 객관적 효율성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사람들의 주관적 선호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3. 이 세상에는 경험을 통해서도 자신의 선호를 바꾸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 Rafał Michalski, Examining users’ preferences towards vertical graphical toolbars in simple search and point tasks, Computers in Human Behavior, Volume 27, Issue 6, November 2011, Pages 2308-2321, ISSN 0747-5632, 10.1016/j.chb.2011.07.010. [본문으로]


Image : http://www.kent.ac.uk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인간은 조건부 확률을 판단할 때 어떤 방법을 사용할까? 만약 당신이 담배꽁초를 산에 버리면 불이 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만약 당신이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할 경우 사고가 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심리학에서는 대체적으로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베이지안 견해(Bayesian view)는 인간이 사전 확률을 통해 판단을 내린다고 설명한다. 즉, 기존 지식을 통해 A라는 행동을 할 경우 B가 발생할 확률이 90%임을 떠올리고 이를 판단에 활용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본 결과 A 행동을 취해도 B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사전 지식을 수정할 것이다. 베이지안 견해는 인간이 사건 간의 ‘상관'관계를 토대로 판단을 내리며, 주변의 지식을 통해 이 정보를 수정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설명 기반 견해(explanation-based view)는 인간이 인과 관계를 통해 판단을 내린다고 주장한다. 즉, A가 B라는 결과의 원인이라는 인과적 지식을 활용해 확률을 판단한다. 이 때, 두 사건 간의 확률은 판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심리학 문헌에서 볼 수 있는 ‘인과 관계 휴리스틱(Causality heuristic)’은 설명 기반 견해를 지지하는 좋은 예다.  


인과관계 휴리스틱(Causality heuristic)

확률 판단 시 인과적 지식에 의존하고 통계 정보를 무시하는 현상.


Ex) ‘무선적으로 선택된 남성은 적어도 한번 이상 심장 발작을 경험한 적이 있다'

‘무선적으로 선택된 남성은 적어도 한번 이상 심장 발작을 경험한 적이 있고, 55세 이상이다'


사람들은 두번째 문장의 발생확률이 높다고 착각한다(결합 오류). 노령은 심장 발작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인과관계 휴리스틱)



2012년 Cognitive Science 저널에 실린 최신 논문[각주:1]은 설명 기반 관점에서 인간의 판단 과정을 연구했다(이 논문의 제 2저자인 스티븐 슬로만(Steven Sloman)은 설명 기반 견해의 대표적 인물이다). 이 논문은 사건에 대한 통계적 정보가 동일할지라도 인과 구조가 변하면 판단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 연구의 첫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프랑스 대학생 144명을 대상으로 세 가지 변인(A: 원인, B: 결과, C: 매개변인)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세 변인의 동시 발생 확률을 알려줬다. 예를 들어, 전체 사례 중 40%의 경우 세 변인의 발생확률이 모두 높았고, 40%의 경우 모두 낮았고, 나머지 20%의 경우 한 변인은 높고 다른 변인은 낮았다고 알려줬다. 학생들을 이 진술을 통해 한 변인이 발생했을 때 다른 변인이 발생할 확률을 추정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한 집단의 경우 세 변인이 인과 연쇄(Causal Chain, A->C->B)의 형태로 제시되었고, 다른 집단의 경우 C가 A와 B의 공통 원인(Common Cause, A<-C->B)이 되는 형태로 제시되었다. 

시나리오를 제시한 다음, 연구자는 학생들에게 A가 발생할 경우 B가 발생할 확률을 0~100%로 예측하게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공통 원인보다 인과 연쇄일 때 P(B|A)의 발생확률을 높게 평가했다. 연구자가 세 변인의 동시 발생 확률을 각 집단에게 똑같이 알려줬기 때문에, (베이지안 관점에 의할 경우)사건의 인과 구조와 상관없이 A와 B의 발생 확률은 동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과 구조가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또, 참가자는 Predictive chain의 확률(원인이 발생할 경우 결과가 발생할 확률)이 Diagnostic chain의 확률(결과가 발생했을 때 원인이 발생했을 확률)보다 높다고 응답했다. 이 결과는 우리의 직관과 일치한다. 담배꽁초를 산에 버렸을 때 불이 날 확률은, 산에 불이 났을 때 화재의 원인이 담배꽁초일 확률보다 높은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   



각 집단 별 조건부 확률 판단. 논문에서 인용.



결국 통계적 정보를 동일하게 주었을지라도 인과 구조가 판단에 영향을 준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인과 구조가 판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주장하는 설명 기반 견해를 지지하는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1. Bes, B., Sloman, S., Lucas, C. G. and Raufaste, É. (2012), Non-Bayesian Inference: Causal Structure Trumps Correlation. Cognitive Science. [본문으로]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미국인지과학회가 최우수로 선정한 인지과학 박사학위논문들이 발표되었다. 오늘은 그 중 시각 작업 기억 분야를 연구한 논문[각주:1]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논문의 저자는 학제적 연구를 통해 시각 작업 기억이 대상을 구조적으로 표상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 시각 작업 기억의 최소 단위


기존 인지심리학 연구들은 시각 기억이 대상(object)의 숫자에 영향을 받지만, 대상이 지닌 특징의 수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해 왔다. 예를 들어 두 개의 동그라미를 기억하는 경우와 빨강과 파랑 동그라미를 기억하는 경우, 후자(색상이라는 특징이 추가되었다)가 전자보다 기억하기 더 어려운 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에 반대되는 연구 결과도 관찰되었다. 대상의 수가 동일하더라도 특징의 수(색상, 기울기 등)가 늘어나면 기억하기 더 어려워지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저자는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hierarchically structured feature-bundle이 시각 작업 기억의 최소 단위라고 주장한다. 



사진출처: 논문에서 인용

인간이 a라는 장면을 머리 속에 기억할 때, 그 표상은 온전한 object(B) 또는 각각 분리된 특징(C)의 형태를 띄지 않는다. 대신 완전한 object와 특징을 모두 포함하는 hierarchically structured feature-bundle(D)로 표상된다. 


이 모델은 특징의 경우 어느 정도 독립된 저장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워야 할 특징의 숫자가 늘어나도 기억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설명한다. 반면 새 물체(즉 새로운 bundle)를 기억해야 할 경우, 기억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기억이 대상의 수에 영향을 받는 경우를 설명할 수 있다.  또, 이 모델은 특징의 저장 공간이 ‘어느 정도' 독립적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동일한 대상 안이라도 특징의 숫자가 너무 많아지면 기억이 힘들어 질 것이다(필자는 이렇게 이해했다). 따라서 같은 대상 안에서 특징의 수가 늘어나면 기억이 어려워지는 경우를 설명할 수 있다. 결국 기존 연구 결과들의 모순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2. Ensemble statistics bias


인간은 물체를 지각할 때 패턴 속에서 통계치를 발견한다. 예를 들어, 여러 개의 도형을 볼 경우 평균 크기, 평균 기울기 등을 매우 빠르게 계산해낸다. 이 통계치를 Ensemble statistics라고 한다.


Ensemble statistics는 시각 작업 기억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부호화하도록 돕는다. 수박이 여러 개 있는 사진을 보여준 다음 특정 위치에 있던 수박의 크기를 기억해 보라고 할 경우를 상상해 보자. 우리는 사진을 볼 때 이미 수박들의 평균 크기를 무의식적으로 계산한 다음 이 수치를 토대로 수박의 크기를 기억한다. 즉, 패턴의 통계치를 기반으로 기억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기억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만약 Ensemble statistics 없이 물체의 크기를 따로따로 기억해야 한다면 작업 기억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저자들은 Ensemble statistics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아래 그림처럼 빨간 또는 파란색 점들이 섞여 있는 그림을 본다. 그 다음,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특정 위치에 있던 점의 크기를 정확히 기억하는지 검사했다.



사진출처: 논문에서 인용



연구 결과, 참가자들은 해당 위치의 점이 파란색일 때 점이 훨씬 컸다고 기억했다. 즉, 파란색 점의 평균 크기가 해당 점의 크기를 기억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효과를 직접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동일한 점의 색깔을 빨강 또는 파랑으로 조작한 다음 크기를 물어봤다. 동일한 점임에도 불구하고 색상이 파란색인 경우 참가자는 점의 크기가 컸다고 기억했다. 


결국 인간은 물체의 개별적 특징 뿐만 아니라 물체들의 평균적 특징도 함께 표상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구조적 부호화 때문에 시각 정보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다.



3. 정보 압축


인간은 주변 환경의 구조적, 통계적 정형성(statistics regularity)에 민감하다. 예를 들면, 우리는 뜨거운 열의 중심부는 노란색이고 주변부는 붉은 색을 띤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통계적 정형성은 한낮의 태양부터 양초의 촛불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나타난다. 


이 통계적 규칙은 우리가 기억을 효과적으로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들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아래 그림처럼 8개의 색으로 이루어진 4개의 원을 보게 된다. 1초가 지난 다음, 이번에는 색상이 모두 제거된 원이 제시된다. 참가자는 그 중 까맣게 표시된 원의 색상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면 된다. 



사진출처: 논문에서 인용



연구자는 참가자를 Uniform 조건과 Patterned 조건으로 나누었다. Uniform 조건의 참가자는 색상의 짝이 무선적으로 구성된 원들을 보게 된다(원과 테두리의 색상 조합이 무선적이다). 반면, Patterned 조건의 참가자는 규칙성이 있는 색상 조합에 노출된다. 예를 들면 빨간색 원이 노란 테두리와 함께 나타날 확률을 80%로 조작하는 식이다.


실험 결과, patterned 조건의 참가자는 uniform 조건의 참가자보다 색상의 회상률이 높았다. 이 효과는 실험 횟수가 거듭될수록 더욱 커졌다. 연구자들의 주장의 의할 때, 이 결과는 참가자들이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빨간색이 노란 테두리와 함께 나타난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이 통계적 규칙성이 중심원의 색상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연구자들은 통계적 정형성이 정보를 압축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기억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인간이 색상 간 규칙을 학습하는 과정을 베이지안 모델로 만든 다음, 색상을 비트로 바꿔서 기억해야 할 양이 어느 정도인지 계산해냈다. 그 결과, uniform과 patterned 집단 간 기억해야 할 정보량에는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atterned 집단의 수행이 높았던 이유는 통계적 정형성이 정보를 압축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동안의 연구들은 시각 기억을 연구할 때 기억해야 할 항목의 개수에만 관심이 있었다. 또, 항목들을 묶어서 기억(청킹)하는 경우 항목이나 특징 간 위계적 구조를 고려하지는 않았다. 이 논문은 우리의 시각 기억 표상이 훨씬 복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대상을 특징 별로 나누어서 기억하는 동시에 그것을 구조적으로 조립한 완전한 대상으로도 기억하며, 거기에 다른 물체에서 발견한 통계적 규칙까지 적용한다. 




  1. Structured Representations in Visual Working Memory, Timothy F. Brady, Department of Brain and Cognitive Sciences,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2012 [본문으로]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챌린저호 참사, Pigs fiasco만, 이라크 침공... 이 사건들은 어리석은 집단 의사결정의 결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법같은 "집단지성"의 효과는 정말 존재한다. -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모이면 한 사람의 의견보다 훨씬 정확한 답이 도출된다. 어떻게 이 역설을 해결할 수 있을까? Asher Koriat은 흥미로운 연구[각주:1]를 통해 해답을 제시하고자 했다. 연구자는 사람들의 자신감과 문제의 유형이 중요한 변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Koriat은 다섯 개의 연구에 걸쳐 수십 명의 참가자에게 선택형 문제를 제시했다. - 그 중 일부는 시각 주의와 관련된 것이었다(e.g. 보기 중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은?); 나머지는 일반 지식에 관한 것이었다(e.g. 두 유럽 도시 중 어느 곳의 인구가 훨씬 많을까?); 그리고 시각적 판단 질문도 있었다 (e.g. 두 개의 동그라미 중 어떤 것의 선이 더 길까?). 참가자들은 정답과 함께 정답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응답했다.


Koriat은 참가자들을 두 사람씩 임의로 묶은 다음, 둘 중 자신감이 높은 사람의 정답을 취했다.


실험 결과, Koriat은 자신감이 높은 참가자의 정답이 정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평균 69.88%). 이 결과는 정답률이 가장 높은 한 사람의 수행보다도 높은 것이었다(67.82%). 즉, 두 사람 중 보다 자신있는 한 사람의 의견이 전체 집단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보다 나았다. 시각 패턴을 사용했던 첫 번째 연구의 경우 총 19쌍 중 18쌍에서 이런 결과를 발견했다. 추가 분석은 두 사람 중 자신감 있는 사람의 답이 집단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의 답보다 낫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 전략은 한 사람이 두 번의 정답을 내는 경우도 효과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일련의 질문에 대답하고 정답에 대한 자신감을 평정한 후, 일주일 뒤 다시 한번 정답과 자신감을 평정했다. 두 대답 중 보다 자신 있는 대답을 취한 경우가 두 응답을 평균한 경우보다 정답에 가까웠다(Unleash the crowd within 참조).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 전략은 "대중"이 정답을 취할 확률이 높은 경우만 효과가 있다. 질문이 까다롭거나 대부분 틀릴 확률이 높다면, 규칙은 정반대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취리히와 베른 중 어느 곳의 인구가 더 많을까?"라고 물어봤다고 가정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답을 말할 것이다 - 사람들은 베른이 수도이기 때문에 인구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정답은 취리히다. 이런 유형의 질문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자신감이 제일 낮은 파트너의 답을 취하는 것이다(이 전략은 가장 뛰어난 개인의 응답보다 낫다).


바젤 대학의 Ralph Hertwig은 앞으로 두 가지 중요한 사항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중의 지혜를 쓰면 안 되는 경우와 써야 하는 경우를 나눌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대중의 지혜가 옳거나(이 경우 가장 자신있는 사람의 정답을 취하면 될 것이다) 틀린 경우(이 경우, 가장 자신감이 없는 사람의 정답을 취해야 할 것이다)를 사전에 알 수 있을까?


- 역자 주

자신감을 집단지성에 활용하지 말아야 할 상황이 분명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Spurious Consensus[각주:2]다. 만약, 집단 구성원이 자신과 유사하거나 본인과 유사한 의견만 가지고 있다면 집단지성이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집단지성의 필수조건인 '독립성'을 위반하는 것이다) . 이 경우 본인 정답에 대한 자신감이 상승하기 때문에 본인의 의견을 정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오답일 확률이 높다.


조나 레러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대중의 지혜가 낳는 오류)





  1. Koriat, A. (2012). When Are Two Heads Better than One and Why? Science, 336 (6079), 360-362 DOI: 10.1126/science.1216549 [본문으로]
  2. Spurious consensus and opinion revision: Why might people be more confident in their less accurate judgments? Yaniv, Ilan; Choshen-Hillel, Shoham; Milyavsky, Maxim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Learning, Memory, and Cognition, Vol 35(2), Mar 2009, 558-563. doi: 10.1037/a0014589 [본문으로]




글 : Ulterior Motive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인간은 기회 비용 때문에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 당신은 체육관에 가는 대신 책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또는 쇼핑을 가는 대신 부엌을 정리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기회 비용 때문에 다른 목표를 포기하는 것은 그래도 괜찮다. 이런 결정은 당신의 선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진짜 문제는 목표 달성의 실패가 본인의 의지 때문인 경우다. 만약 체육관에 간다는 약속을 매일 어긴다면, 건강한 몸을 만든다는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이렇듯,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는 누구에게나 하나 정도 있다.  심리학은 그 동안 목표를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 중 하나는 피터 골위처(Peter Gollwitzer)와 그의 동료들이 연구한 실행 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다.


실행 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


자기 조절 전략의 하나다. "만약 A라면, 나는 Y를 할 것이다"와 같은 형태를 취하며, 목표  성취를 돕는다. 심리학자인 피터 골위처(Peter Gollwitzer)1에 의해 처음 소개된 개념이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실행 의도는 목표를 위한 첫 행동 개시를 쉽게 만든다. 


실행 의도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말한다. 사람들의 의도는 보통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실행에 옮길 수 없다. 예를 들어 "헬스 클럽에 나간다"는 매우 일반적인 진술이다. 하지만 실행 의도를 만들 때는 목표를 달성하고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구체적인 단계를 만든다. 예를 들면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4시에 운동을 하러 간다고 결심할 수 있다. 또 회의가 있다거나 피곤하다는 등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장애물도 이런 식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실행 의도는 목표 달성을 위해 언제 어디서 무슨 행동을 해야 할지 알려주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Amy Dalton과 Stephen Spiller가 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게제한 논문에 의하면 실행 의도의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실행 의도의 효율성은 성취하려는 목표의 수에 영향을 받는다.


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사람들에게 한 가지(책 읽기, 친구에게 전화하기, 건강한 식사 하기) 또는 여섯 가지 목표를 실천하게끔 지시했다. 그들은 단순히 목표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하거나, 구체적인 실행 의도를 만들었다. 5일이 지난 다음, 연구자들은 사람들에게 목표를 달성했는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 목표를 성취하는데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는지 물어봤다.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있던 사람의 경우, 실행 의도는 목표 달성을 도와줬다. 단지 목표를 성취하려고 다짐한 경우보다 실행 의도를 만든 경우 목표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하지만 목표가 여섯 가지인 경우, 실행 의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 결과는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있을 경우 실행 의도가 목표 달성에 대한 노력을 증가시키고 힘도 덜 힘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하지만 여섯 개의 목표가 있을 경우, 실행 의도는 사람들로 하여금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감소시킨다.


이 연구의 주요 메시지는 어려운 일의 세부사항을 정할 때 너무 많은 일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실행 의도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무슨 행동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려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목표 달성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부정적일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세세한 계획에 압도된 상태라면, 계획을 재조정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작은 실천이 더 낫다. 예를 들어, 체육관에 매일 갈 수 없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간다고 계획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새 계획을 일과에 추가하면, 목표 추구가 쉬워질 것이다.





글 : Ulterior Motives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일요일 밤, 나는 블루스 밴드에서 호른 섹션을 연주한다. 우리와 함께 연주하기 위해 마을 각지에서 음악가들이 매주 찾아온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다양한 악기로 솔로 연주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때때로, 사람들의 솔로 연주에서 묻어나오는 창의성에 압도된다.


Carsten De Dreu, Bernard Nijstad, Matthijs Baas, Inge Wolsink, Marieke Roskes가 2012년 5월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게재한 논문[각주:1]에 의하면, 인간의 작업 기억은 창의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업 기억 용량은 인간이 마음 속에서 한꺼번에 기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다. 인간이 한꺼번에 생각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제한되어 있지만, 작업 기억의 크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이 용량은 OSPAN과 같은 검사로 측정할 수 있는데, 이 검사는 사람들에게 수학을 풀게 하면서 동시에 단어들을 기억하게 한다. 이 검사에서 당신이 더 많은 단어를 기억할수록, 당신의 작업 기억 용량도 큰 것이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즉흥 연주를 훈련받은 적이 없는 첼로 연주자들을 모집했다.  연구자들은 먼저 참가자의 작업 기억 용량을 측정했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주제(겨울 또는 여름)에 맞춰서 3분 동안 즉흥 연주를 했다. 즉흥연주는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고, 전문 음악가가 각 연주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참가자들의 연주는 작업 기억 용량과 상관없이 창의성 수준에서 동일했다. 하지만, 높은 작업 기억 용량을 가진 사람들은 공부를 함에 따라 즉흥 연주 실력이 좋아진 반면, 낮은 작업 기억 용량을 가진 사람들은 실력이 늘지 않았다. 결국 실험이 끝날 무렵엔 높은 작업 기억 용량을 가진 사람이 훨씬 창의적인 즉흥 연주를 보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의 작업 기억 용량을 측정한 다음, 가능한 한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브레인 스토밍을 하도록 지시했다. 참가자가 낸 아이디어들은 독창성과 참신성 측면에서 평가되었다. 또, 연구자들은 아이디어의 유연성(Flexibility)과 지속성(Persistence)도 평가했다. 유연성은 그 사람이 브레인 스토밍하는 동안 얼마나 다양한 범주를 탐색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되었다. 예를 들어, 유연한 사람은 오염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 다음, 교육이나 교통에 관한 아이디어도 낼 것이다. 지속성은 한 카테고리 안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되었다. 지속적인 사람은 교육이라는 범주 안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것이다.


높은 작업 기억을 가진 사람은 낮은 작업 기억 용량을 가진 사람보다 독창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또 지속성도 높았다. 즉, 한 카테고리 안에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통계 분석 결과, 지속성은 아이디어의 독창성과 상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가 무엇을 의미할까?


창의성은 진부한 생각을 뛰어넘을 때 탄생한다. 창의적인 생각을 할 때, 당신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건 과거의 경험이나 지식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평범한 생각들을 토대로 새로운 생각이 탄생할 수 있다.


만약 누군가 높은 작업 기억 용량을 가지고 있다면, 평범한 아이디어를 기억해내고 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쉬울 것이다. 


이것이 정말 사실인지 알아보려면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방금 소개한 연구 결과들은 모두 상관 관계였다. 즉, 연구자들은 사람들의 작업 기억 용량을 측정한 다음 이 점수를 창의성 과제 점수와 비교했다. 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원격 결합 검사(Remote Association Test, RAT)를 하는 동안 특정 숫자들을 계속 기억하라고 지시함으로써 작업 기억을 조작했다. 이 연구처럼 작업 기억을 직접 조작했을 때 창의성이 영향을 받는지 알아봐야 둘 간의 관계가 정말 존재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1. Carsten K. W. De Dreu, Bernard A. Nijstad, Matthijs Baas, Inge Wolsink, and Marieke Roskes Working Memory Benefits Creative Insight, Musical Improvisation, and Original Ideation Through Maintained Task-Focused Attention,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February 2, 201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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