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만이아니다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지은이 피터 J. 리처슨 (이음,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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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인지심리 매니아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위 문구는 백범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중 일부분이다. 고등학교 시절 이 문장을 처음 접하고 의아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왜 하필 문화 강국인가? 군사 강국도 있고 경제 강국도 있는데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문화로 어떻게 강국이 되는 걸까

 하지만 문화가 무기나 돈보다 강하다는 점에서 김구 선생의 판단은 옳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주장이 듣기 좋은 수식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터 J. 리처슨과 로버트 보이드가 쓴 책 유전자만이 아니다를 읽어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문화는 한 집단의 생존을 결정지을 뿐 아니라, 인간의 유전자마저 바꿀 수 있다.

 이 책은 유전자와 문화가 공진화 한다는 이론에 입각하여 쓴 책이다. 이 관점은 스펙트럼 선상에서 심리학과 정반대의 극단을 차지하고 있다. 진화심리학은 인간 심리가 문화를 결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화는 흔히 유전자 또는 심리에 묶여있는 개로 비유된다. 문화는 가끔 인간 심리(또는 유전자)의 성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만,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만약 벗어나려고 하면 심리가 통제하려 들 것이다. 우리는 자기 자식을 제물로 바치는 풍습이 왜 오래 지속될 수 없었는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우리의 심리가 이를 허락치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문화는 종족 번식의 강력한 심리 아래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저자들은 문화가 인간의 심리 또는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은 문화를 통해 적응도를 높인다고 한다. 적응에 성공하면 그 세대의 후손들은 축적된 문화를 다시 계승하고 문화를 지속시킨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와 문화는 공진화한다. 목축업이 발달한 지역의 사람들이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를 성인기까지 유지하는 현상은 유전자와 문화가 공진화 함을 보여준다.

이 책은 문화의 역할을 진화적 관점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 역사적 사례나 인구학적 천이 등 실제 현상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려고 노력했다. 주장한 가설들이 실험이나 실제 사례를 통해 검증된다면 더 없이 훌륭한 책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 견해

이 책은 진화심리학이 아닌 또 다른 시각으로 진화 과정을 조망한다. 심리학은 문화가 인간 심리에 예속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저자들도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인간은 문화를 받아들일 때 자신의 심리에 맞는 문화를 받아들인다. 저자들은 이를 편향된 전달이라고 부른다. 편향된 전달에는 순응 편향, 빈도 편향, 모델 편향이 있다. 각 편향들은 심리학이 밝혀낸 인간의 심리현상과 같은 맥락선 상에 있다. 하지만 문화는 편향의 힘을 압도해서 전달될 수 있다. 문화는 유전자 또는 인간 심리의 줄에 묶인 개가 아닐 수도 있다.

문화는 심리적 현상을 거스를 뿐 아니라 심리를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문화가 인간의 인지 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2011/07/31 - [인지심리기사/지각] - 종교가 인지적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들을 볼 때마다, 어쩌면 문화가 심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필자처럼 어리석은 심리학도의 짧은 식견과 달리, 세상은 인간 심리만으로 단순하게 설명되지 않으며 문화와 유전자, 심리의 공진화로 설명 가능한 복잡한 체계일지 모른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는 다양한 관점을 통해 인간 현상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비욘세, Upgrade U Video


출처: Homo Consumericu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호르몬은 여러 방법으로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준다. 나는 예전에 대학원생과(John G. Vongas) 함께 진행했던 연구를 Psychology Today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준과 명품 소비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했었다. 나는 또 월경 주기가 광범위한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썼다. (참고자료 here , here , here , and here ). 나는 최근에 The Consuming Instinct: What Juicy Burgers, Ferraris, Pornography, and Gift Giving Reveal About Human Nature라는 책에서 월경 주기가 여성의 소비 선택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나는 대학원생인 Eric Stenstrom과 함께 월경 주기가 미화(beautification)와 음식 선호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늘은 Lens, Karolien Driesmans, Marios Pandelaere, Kim Janssens가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게재한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논문은 월경 주기와 명품 소비의 관계를 연구했다. 아마 독자들은 여성의 월경 주기에 따라 명품 소비 행동에 차이가 있는지 연구했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여성이 월경 기간 동안 프라다 가방을 선호할까? 하지만 이는 벨기에 연구자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대신, 그들은 여성이 기능성(브랜드보다 기능에 목적을 둔 제품들 - 역자 주) 또는 브랜드 제품(포르쉐, 애스턴 마틴, 마세라티)을 기억하는 능력이 월경 주기에 따라 달라지는지 여부를 탐색했다.


연구자들은 visual attention task에서 여성 참가자들에게 6개 제품을 열번씩 보여줬다(다섯 개는 기능성 제품, 하나는 명품이었다). 노출 길이는 각 세트 당 1초였고 그들이 본 것을 적을 때는 25초가 주어졌다. 그 후, Lens와 동료들은 참가자가 명품의 수를 몇 개나 기억하는지, 또 제품이 제시되었던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는지 (월경 기간 전체에 걸쳐서) 조사했다. 예상대로, 생리 기간인 여성의 경우 생리 기간이 아닌 여성에 비해 명품을 잘 기억했다.


결론: 남성의 과시용 소비행태(성적 신호)는 관객인 여성의 호르몬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소비라는 분야는 일종의 활발한 lek이라고 할 수 있다!


Reference


Inge Lens et al(2011), Would male conspicuous consumption capture the female eye? Menstrual cycle effects on women's attention to status product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간접 광고는 보통 영화에서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제품을 배치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제임스 본드 영화에서 BMW차로 추격하는 장면 등). 또는 TV를 이용한 간접광고도 있다(e.g., Jerry Seinfeld drinking a can of Coke on his famous sitcom). 최근에는 노래 가사에 상품 이름을 포함하는 형태도 출현하고 있다(Kluger Agency는 이 분야에 특수화되어 있다). 나는 논문에서 음악이 일종의 레킹(lekking) 행동과 관련있다고 설명해왔다. lek은 수컷이 성적 사인을 보내기 위해 모인 물리적 공간을 말한다. 암컷은 이 렉의 바깥에서 최적의 남성을 고르려 한다.



그 럼 어떻게 노래 가사가 레킹과 관련이 있단 말인가? 모든 노래의 90% 정도가 이성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남성 또는 여성 싱어 모두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속성(attributes)이나 mating 영역에서 바람직한 속성을 노래한다. 남성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에 대해 노래하는 경향이 있다. 이 능력들은 진화적 관점에서 여성이 남성을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또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질 가능성을 가진 남자도 이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가난하지만 야심차고 똑똑한 남자를 들 수 있다). 관련 내용을 좀 더 찾고 싶다면, 남성 래퍼가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지는 방식을 진화적으로 설명한 예전 포스트를 참조해도 좋다.



다 시 가사 이야기로 넘어와서, a consulting firm (Agency Inc.)은 2003에서 2005년동안 빌보드 곡들 속에 언급된 브랜드 이름을 기록해봤다. 진화적 관점의 예상대로 남성 싱어들은 상류층과 밀접한 고가 아이템을 언급하는 경향이 강했다. 주로 비싼 자동차가 대부분이었다(남성이 포르쉐를 운전할 때 남성호르몬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설명했던 예전 글을 참조해 볼 것). 두번째로 많이 언급된 품목은 옷이나 장식품들이었다. 이것 또한 고가 브랜드가 많았다. 술은 세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것 역시 고가의 술 브랜드였다. 총은 네번째로 많이 등장하는 소재였다. 총은 남성의 무자비성을 상징한다(성적 라이벌을 대하는 것과 관련해서 말이다).



결론은 가사가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을 드런내는 문화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Reference
Gad Saad (2007). The Evolutionary Bases of Consumption. Mahwah, NY: Lawrence Erlbaum.

Gad Saad (2011a). The Consuming Instinct: What Juicy Burgers, Ferraris, Pornography, and Gift Giving Reveal About Human Nature. Amherst, NY: Prometheus Books.

Gad Saad, (2011b). Songs lyrics as windows to our evolved human nature. In Alice Andrews and Joseph Carroll (Eds.), The Evolutionary Review: Art, Science, Culture. Albany, NY: SUNY Press.

스펜트
작가
제프리 밀러
출판
동녘
발매
2010.08.12


난이도:


' 진화심리학'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윈, 짝짓기, 유전자 등일 것이다. 그런데 이 학문이 소비심리학에 적용된다는 이야기를 해 주면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인간의 진화를 연구하는 학문이 소비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둘 간의 관계를 떠올리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나 는 갓 사드(Gad saad)의 블로그를 즐겨 읽는 편이다. 그는 '진화소비심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홀로 개척한 사람이다. 이 블로그의 글을 읽다보면, 진화심리학이 마케팅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수 있다. 나는 블로그를 통해 갓 사드와 같은 관점을 가진 또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제프리 밀러라는 학자가 바로 그 사람인데, 그의 저서 '스펜트'가 국내에도 출간되었다.


인 간이 사용하는 물건은 대략 몇가지 범주로 나뉜다. 그 중 일부는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사용성 여부와 상관없이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건도 있다. 이런 부류의 물건을 '과시재'라고 한다.

과 시재는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비싼 자동차부터 시작해서 명품 백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다. 진화소비 심리학은 이 과시재가 우리의 '적응도 지표'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신체 건강, 마음씨, 생식 능력 등 진화를 거치며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표들을 표현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존 마케팅이 추상적으로 정의했던 사람들의 소비욕구를 Big5(인간의 성격을 분류하는 대표적 5요인을 말한다)로 설명한다. 그는 과시재가 Big5(결국 이것도 하나의 적응도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어떤 물건이 잘 팔릴지를 알아보려면 개인의 성향(개방성, 외향성, 성실성, 친화성, 신경성)을 알아보는 것이 훨씬 빠르다. 기존의 관점처럼 소비자 집단을 성별이나 나이, 집단 등으로 분류하는 것보다 Big5를 사용하는 것이 소비패턴을 훨씬 잘 설명한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는 Big5가 좋아하는 음악, 자신의 블로그 사이트 꾸미는 방식, 심지어 페이스북 사용 패턴까지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연구들을 잘 요약한 책으로 '스눕(snoop)'을 추천한다)


이 설명은 다소 급진적으로 보인다. 저자는 책의 중간 부분에서 각 요인에 해당하는 과시적 물건을 예시하며, 인간의 허황된 과시 욕구를 풍자한다. 지능이라면 형질을 과시하려면 대학 졸업장, 성실성이라면 잘 손질해야만 하는 화분이나 어항, 낮은 친화성은 공격적으로 생긴 대형 오토바이나 대형차.... 우리는 자신의 소비가 결국 허황된 자기 표현 욕구에서 나온다는 사실도 모른 체로 살아간다.


책 의 끝부분에서는 극으로 치달은 과시적 소비 현상을 해결할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5요인을 이마에 써붙이고 다니면 될 것이라는 주장은 조금 황당하다. 이 해결책은 아마 많은 사람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실현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그러나 정부와 법의 간섭 대신 사회 규범(지역 공동체의 규범이나 도덕, 보통 배척이나 조롱 등 집단적 행사를 통해 개인의 일탈을 징계한다)의 활성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지역적, 또는 소규모 공동체는 그들만의 가치관으로 사람을 판단하기 때문에, 과시적 소비로 사람을 판단하는 천편일률적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과시적 소비를 행사하는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그들 자체의 징계 방법으로 일탈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 신의 형질을 알리기 위해 미친듯이 돈을 벌고 미친듯이 물건을 사는 이 어지러운 세상이 쉽게 종결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자신의 유전자 과시 행동을 제대로 파악하고 보다 도덕적, 효율적인 방법으로 표현한다면 본인 스스로에게는 천국이 될 것 같다.



온갖 과시적 소비재로 즐비한 청담동 한복판에서 이런 글을 쓴다는 게 참 묘하다.

 

 




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Rutgers 대학의 헬랜 피셔 교수는 "뱀파이어는 여성이 원하는 모든 자질을 다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tephenie Meyer의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송곳니에 사로잡힌 사회 현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트와일라잇

감독
캐서린 하드윅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개봉
200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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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는 'Vampier Academy'같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TV에서는 Ture Blood같은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이들 뱀파이어 이야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뱀파이어가 있는 곳에는 로맨스도 같이 있다는 점이다.


트루 블러드

연출
마이클 레만, 스콧 위넌트, 존 달, 다니엘 ...
출연
안나 파킨, 스티븐 모이어
방송
200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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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ville 대학 교수인 Michael Cunningham 여성이 뱀파이어물에 빠지는 현상을 '남자가 포르노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깜깜한 밤에 나타나서 피를 빠는 이 기괴한 존재는 진화적인 관점에서 볼 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여성은 자녀를 성공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 아버지를 원한다. 뱀파이어는 대부분 키가 크고 잘 생겼으며, 좋은 유전자를 가졌다는 특징과 함께 테스토스테론 수치마저 상당히 높다. 거기에 분석적인 능력, 방향감각과 결단력까지 갖추었다. 뱀파이어는 또 부유하고 권위있는 사람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의 양육을 위해 자원을 얻기 원하는 여성에게는 참 매력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몇 가지 특징이 더 있다. 어떤 뱀파이어는 자동차를 동전처럼 쉽게 뒤집기도 한다. 이들은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뱀파이어가 위험하고 새롭다는 사실은 그들의 매력을 더 돋보이게 한다. 무언가 새롭고 예측하기 힘든 것은 인간의 보상 체계를 활성화 해서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든다. 이 도파민이 기분 좋은 느낌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그러나 뱀파이어의 매력은 진화적 관점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바로 낭만적 요소가 뱀파이어에서 큰 역할을 차지한다. 셰익스피어에서 그림 형제에 이르기까지 고전적인 낭만 소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바로 '금지된 사랑'이다.


금지된 사랑은 왕자와 문지기의 딸처럼 부모가 완강히 반대하는 스토리로 이루어진다. 이 때 도파민이 다시한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은 즐거움 외에도 무언가 한 가지에 집중하거나, 동기를 부여하거나, 목표를 성취하는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다. 피셔는 금지된 사랑 이야기에서 "frustration attraction"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얻지 못하면 도파민 시스템이 그 대상을 더욱 갈망하게 만들게 된다."


이런 뱀파이어물들의 팬들은 주로 여성들이다. 특히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은 여성이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뱀파이어를 좋아할 것이라고 피셔는 추측했다.


더불어 뱀파이어는 현실 세계의 남성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Cunningham은 이론화했다. 호전적이고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지만 자신의 고통을 여성이 알아주길 원하고, 돌봐주길 원하고, 믿어주길 원하는 이 복잡한 생물체의 반영물이라는 것이다.

 






Prologue


우리 어머니는 요즘 나오는 남자 아이돌 그룹에 별 관심이 없는 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비가 TV에만 나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비는 그나마 제일 멋있다는 것이다.


우 리 어머니가 특히 비의 매력에 빠지신 이유는 바로 춤동작에 있다. 비의 '널 붙잡을 노래'를 유심히 보시던 어머니는, 비의 춤에 다른 가수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비가 춤을 잘 추는 건알고 있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여성들이 좋아하는 플러스 알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구체적으로 비의 상체 - 특히 몸통 동작이 인상깊다고 하셨다. 나도 유심히 화면을 봤지만, 나는 남자라 그런지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수달마저 따라하는 저 동작, 특히 상체가 웨이브를 타는 동작이 춤을 잘 춘다는 인상을 준 것임에 분명했다.



 
 

얼 마 뒤 이 논문 뉴스를 보고 난 뒤, 비가 왜 여심을 사로잡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평가하건데, 비는 이 연구결과에 밝혀진 모든 조건을 다 충족하고 있는 것 같다. 비 본인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래에 기사를 번역해 봤다.




출처: Medical news today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Northumbria 대학의 심리학자들이 여심을 특히 사로잡는 남성의 춤동작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3D motion-capture 기술을 사용하여 아바타를 만들어냈다. 이 아바타의 춤동작을 여성에게 보여준 후 춤동작이 '멋있다' 또는 '별로다'라고 평가하게 해 봤다.

Nick Neave와 Kristofor McCarty는 멋있거나 별로인 남성의 춤동작에는 생물학적인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했다. 이 연구결과는 9월 8일 Royal Society Joournal Biology Letters에 게재되었다.


Neave박사는 이런 춤동작이 남성의 생식 능력, 건강, 힘 등을 드러내는 사인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Northumbria의 Life Science 연구자들은 18-35세의 남성 19명의 춤을 3-D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 춤 동작을 아바타에 매핑시킨 다음, 35명의 여성에게 보여주고 각 남성의 춤이 멋있는지를 평가하게 했다. 아바타를 사용한 이유는 남성의 외모에 평가가 좌우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실험 결과 8개의 변수가 멋있는 춤과 별로인 춤을 갈라놨다. 이 8개의 변수는 목, 몸통, 왼쪽 어깨와 손목 움직임의 '크기'와 목, 몸통, 왼쪽 손목 움직임의 변산성, 오른쪽 무릎 동작의 속도였다.


여성 평가자들은 특히 목과 몸통의 움직임을 보고 멋있는 춤이라고 판단했다(이제 비의 댄스가 왜 여심을 흔드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Neave박사는 "이 연구는 춤을 잘추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밝혀낸 첫번째 연구다. 전세계 남성들은 어떻게 해야 여성의 주목을 끌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제 여성이 남성의 춤동작에서 어떤 부위를 유심히 보는지 알게 되었다. 만약 당신이 춤을 잘 추고 싶다면, 이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Kristofor McCarth는 "우리가 사용한 방법은 왜 춤이 진화했는지를 짐작하게 해 준다. 우리 결과는 좋은 춤과 나쁜 춤에 대한 강한 합의가 있음을 증명하고 있고, 여성이 특정 동작을 유독 좋아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추가 연구가 이런 주장들을 뒷받침 해야 할 것이다."


Dr Neave and Kristofor McCarty also worked with fellow Northumbria researchers Dr Nick Caplan and Dr Johannes Hönekopp, and Jeanette Freynik and Dr Bernhard Fink, from the University of Goettingen, on the landmark study.

Sources: Northumbria University, AlphaGalileo Foundation.

by Erica Scheer | December 14th, 2009

Ask women what they look for in a man and it should come as no surprise that, while some prefer blue eyes to brown or a smooth face to a bearded one, almost all are attracted to tall men.  Studies have shown that people associate male height with attractiveness, dominance, and reproductive success (Mueller & Mazur, 2001; Nettle 2002; Pawlowski, Dunbar, & Lipowicz, 2000). There is also evidence suggesting that male height may signal good genes since height has been correlated with a higher level of cognitive abilities (Case & Paxon, 2006; Judge & Cable, 2004; Loh, 1993).  To top it off, women desire even taller guys when they are most fertile and when they’re considering partners for a fling (Pawlowski & Jasienska, 2005).  Based on this knowledge, recent research has examined whether males’ heights are predictors for how jealous they are in relationships and how height affects how jealous women are, as well.

 

According to Buunk et al. (2008), height may affect male jealousy in a couple ways.  For one, given the association between height and attractiveness, partners of taller males may be less inclined to stray, reducing the need for mate-guarding and jealousy. Secondly, with the association between height and dominance, taller males may be more successful at deterring rivals, again reducing the need for mate-guarding and jealousy.  Predictably, it was determined that for men, the taller they were, the less jealous they were, with the tallest men being the least jealous (Buunk et al., 2008).

 

However, it is a different story for women. It seems that women of medium height appear to be physically healthiest and most attractive to men.  Across the board, men tend to prefer women who are shorter than they are, although “not too short.”  In addition, women of average height have the highest reproductive success (Nettle, 2002).  True to form, as heights either increased or decreased for women, jealousy levels went up, with the average-heighted women revealing the least amount of jealousy (an upside-down bell-curve).  However, according to the study, there was an interesting caveat here: while men showed no relationship between height and their perceptions of their partner’s sexual interest in others, for women, the shorter she was, the more she thought her partner was interested in other women.

 

Additionally, the study showed that there was a clear correlation between women’s perceptions of their partner’s interest in others and the women’s jealousy levels. Yet for men, there was apparently no additional jealousy reported by the men when they perceived their partners to be interested in other males (Buunk et al., 2008).  Hmmm.  It seems to me that, because these results were based on self-report, men may have downplayed some feelings of jealousy, possibly pulling a tough-guy act.

 

However, there may be drawbacks to dating a tall guy:  researchers also discovered that while taller men were indeed happier and less jealous, they were also more likely to monopolize their partner’s time, threaten perceived rivals, and generally be more possessive, perhaps because they felt they could get away with it and still seem attractive.  Shorter men, while reporting more jealousy, were more likely to try “increasing the love and care that they show their partner,” potentially in attempt to keep them…and keep them away from their taller, “hotter” male competition (Brewer & Riley, 2009).

 

출처: eHarmonyLabs

 

Further Reading:

Brewer, G., & Riley, C. (2009). Height, Relationship Satisfaction, Jealousy, and Mate Retention Evolutionary Psychology, 7 (3), 477-489

Buunk, A. P., Park, J. H., Zurriaga, R., Klavina, L., Massar, K. (2008). Height predicts jealousy differently for men and women.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29, 133-139.

Case, A., & Paxon C. (2006). Stature and status: Height, ability, and labor market outcomes. Nber Working Paper Series, No. 12466.

Judge TA, & Cable DM (2004). The effect of physical height on workplace success and income: preliminary test of a theoretical model. The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89 (3), 428-41 PMID: 15161403

Loh, E. S. (1993). The economic effects of physical appearance Social Science Quarterly, 74, 420-438

Mueller, U., & Mazur, A. (2001). Evidence of unconstrained directional selection for male tallness Behavioral Ecology and Sociobiology, 50 (4), 302-311 DOI: 10.1007/s002650100370

Nettle, D. (2002). Women’s height, reproductive success and the evolution of sexual dimorphism in modern human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of London B, 269, 1919-1923.

Pawlowski B, Dunbar RI, & Lipowicz A (2000). Tall men have more reproductive success. Nature, 403 (6766) PMID: 10646589

Pawlowski B, & Jasienska G (2005). Women’s preferences for sexual dimorphism in height depend on menstrual cycle phase and expected duration of relationship. Biological Psychology, 70 (1), 38-43 PMID: 16038772

출처: Research Blogging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램프 고르기


당 신이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떨어졌다고 상상해보자. 그 곳에는 램프 두 개가 있다. 하나는 3개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램프다. 나머지 다른 하나는 다소 변덕스러운 램프다. 어떤 경우는 1개의 소원만 들어주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7개의 소원을 들어준다. 결국 이 램프를 문지를 때 소원이 1개만 이루어질지 7개가 이루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 우리가 있는 곳은 '램프가 희귀한' 사막이다. 내일 다시 이와 동일한 두 개의 램프와 맞닥뜨릴 수 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이 램프와 다시 조우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당신은 두 개의 램프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Figure 1: If you're lucky, the genie will have the voice of Robin Williams and will sing to you.


종전 연구들은 우리가 위험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무언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인간은 보다 안전한 대안을 선택한다. 그러나 '램프가 희귀한 사막'에서라면 인간은 모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 이 램프와 언제 다시 마주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원은 희소성이라는 속성을 가진다. 기회는 흔한 것이 아니므로 할 수 있을 때 많은 소원을 빌어야 할 것이다.


동물들도 우리와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음식을 얻고 맹수를 피한다는 점에서는 인간과 다르지만 말이다. 자연 선택은 진화 과정에서 환경에 적합한 특정 의사결정 메카니즘을 선호했을 것이다. 동물들의 위험 선호(Risk preference)의 정도는 각각 다르다. 이런 변산성은 동물들이 자신에 환경에 맞게끔 의사결정 전략을 바꾼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만약 위험한 대안의 위험성이 그다지 크지 않고, 다른 자원들을 주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면 위험한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동물들에게는 최선의 결정일 것이다.



침팬지와 보노보의 차이


그 럼 정말 먹이를 구하는 생태와 의사결정 메카니즘은 연관이 있을까? 아니면 종 간의 의사결정 차이가 단순히 요구특성(참가자들이 특정 방식, 대개 독립변인의 수준과 무관하게 실험의 가설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반응하게끔 만드는 실험자의 특성- 역자 주)을 반영한 것일까? 하버드와 듀크대의 연구자들은 이 문제를 파헤쳐보고자 했다. 이들은 침팬지와 보노보(피그미 침팬지)의 먹이 생태가 위험 선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가정했다.


침팬지와 보노보는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나왔지만 몇가지 다른 점이 있다. 이들은 다른 지역에서 서식하며, 다른 자원을 사용한다. 침팬지와 보노보는 채식이 위주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보노보의 경우 먹이를 사시사철 아무곳에서나 구할 수 있는 곳에 산다. 이런 풍족한 환경에서 살다보니 보노보는 먹이를 구하는 행동과 관련해서 위험을 피하는 반면, 침팬지는 먹이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


또 다른 차이점은 침팬지의 경우 먹이를 구하기 위해 원숭이도 사냥한다는 점이다. 이 대안은 확실히 위험하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보노보는 먹이가 풍부한 반면 침팬지는 다소 궁핍한 삶을 영위하며 따라서 경쟁이 발생한다. 따라서 보노보는 침팬지에 비해 위험을 피하는 성향이 강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아까 예로 든 이야기를 빌려오자면, 보노보는 '램프가 풍성한 사막'에 살고 있는 것이다. 1 or 7이라는 위험한 대안보다는 3개의 소원을 들어주는 확실한 램프를 선호하는 것이다. 반면 침팬지는 '램프가 희귀한 사막'에 살고 있다. 3개의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보다 위험하더라도 7개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대박을 노리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런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실험


Figure 2: Researcher Brian Hare with Malou, a bonobo from Lola. Click to embiggen.


독일 라이프치히 동물원의 Primate Research Center는 5마리의 침팬지와 5마리의 보노보(각각 남 3, 여 2로 구성)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10마리는 모두 사육되었으며 사육과정에서 먹이를 항상 제공했고 물도 마음대로 마실 수 있었다. 10마리 모두 이전에 인지/행동과 관련된 실험에 참가한 경험이 있었다. 원숭이들에게는 야채와 과일을 매일 제공했고 고기도 일주일당 1번 꼴로 제공했다(이 패턴은 테스트를 하는 동안에도 유지되었다). 원숭이들이 우리에 갇혀서 지냈고 음식을 정기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험 결과에서 두 종 간 차이가 난다면 이는 전적으로 유전적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먼저 연구자들은 원숭이들이 숫자를 구분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원숭이들이 포도 네 송이와 일곱 송이를 구분할 수 있을까? 원숭이들은 전부 이 차이를 구분할 수 있었고, 연구자들은 실험을 진행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Figure 3: Experimental Apparatus. Chimps and bonobos chose between fixed and risky rewards, hidden under the bowls.


실험에서 원숭이들은 각각 다른 색상과 모양을 가진 2개의 그릇이 엎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한 그릇 아래에는 언제나 포도 4송이가 있다. 두번째 그릇 아래에는 포도가 1송이만 있거나 7송이가 있다. 확률은 각각 50%이다. 전자는 고정된 보상을, 후자는 위험한 대안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험을 진행하기 전, 연구자들은 그릇과 보상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원숭이들을 학습시켰다. 어떤 경우는 포도 4송이를 의미하는 그릇만 제시했고, 다른 경우는 '1 or 7' 그릇만 제시했다. 원숭이들이 이 그릇과 익숙해지도록 만든 다음, 총 3 세션에 걸쳐 실험이 진행되었다. 한 세션당 20 trial이 진행된다.


Figure 4: Results. Bonobos in slashed bars, chimpanzees in black bars. Values represent the proportion of trials when the fixed option was chosen, with standard error.


결과는 매우 명확했다. 침팬지는 실험 전체에 걸쳐 위험을 추구했다(1 or 7). 침팬지는 회기가 계속될수록 위험을 점점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보노보는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었다(포도 4송이를 선택). 두 집단을 비교했을 때 침팬지는 보노보보다 위험을 더 추구했다. 5마리 중 4마리가 위험을 선호했으며, 보노보는 5마리 모두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외에 성별이나 나이에 따른 영향은 없었다.


이런 차이는 원숭이들이 숫자 계산을 못 하기 때문이 아니다(원숭이들이 4송이와 7송이를 구분할 수 있었음을 기억해보자). 원숭이들이 일관되게 큰 수의 포도송이를 고른 것을 보면, 이 결과가 원숭이의 동기로 인한 결과도 아님을 보여준다.



논의


침 팬지와 보노보는 동일한 과제에서 전혀 다른 의사결정 전략을 사용했다. 침팬지가 위험 선호를 추구하는 반면, 보노보는 안전을 선택했다. 물론 이 결과는 두 종이 동물원의 다른 곳에서 살고있으며, 두 종간 문화가 다르다는 사실을 반영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종이 모두 우리에 갇혀서 사육되었고 음식을 정기적으로 제공받은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런 차이가 선천적 - 즉 진화 과정에서 발달한 인지 전략 - 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불어, 이 연구를 뒷받침하는 수렴적 증거가 있다. 다른 연구결과는 침팬지가 보노보에 비해 더 큰 보상을 얻기 위해서 오래 기다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서 보상의 지연이 증가함은 '위험'을 의미한다. 침팬지가 더 오래 기다렸다는 사실을 위험을 더 감수한다는 의미이다.


이 시점에서 독자는 왜 우리가 원숭이의 의사결정 전략을 연구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지 모른다. 한가지 대답은 인간 역시 이들의 의사결정과 다를 바 없는 전략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은 먹이를 구하거나 기타 진화에 적합한 방식으로 발전했다. 경제적 선호에 관한 진화적 접근은 인간의 본성을 보다 예리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해 준다.


Reference

Heilbronner, S., Rosati, A., Stevens, J., Hare, B., & Hauser, M. (2008). A fruit in the hand or two in the bush? Divergent risk preferences in chimpanzees and bonobos Biology Letters, 4 (3), 246-249 DOI: 10.1098/rsbl.2008.0081


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빨강'을 '파랑'이라고 하면 안되요?

우 리는 어떻게 내가 보는 '빨강'과 다른 사람이 보는 '빨강이 같다고 생각할까? 내가 보는 빨강이 당신이 보는 파랑일 수도 있다. 심지어 당신이 보는 빨강이 내 색상표에는 전혀 없을 수도 있다! 색상이라는 것이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레이블이라면, 왜 타인의 뇌와 우리 뇌는 동일한 레이블을 사용하는 것일까?


리차드 도킨스는 최근 색상에 관한 재미있는 글을 썼는데 거기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했다.

그 는 타인과 자신의 색상 레이블이 다를 수 있지만, 다른 동물의 시각 외 감각에서는 동일한 레이블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박쥐는 귀로 공간적 정보를 얻으며 furry moth를 빨강으로, leathery locust를 파랑으로 듣는다. 이와 유사하게 코뿔소는 후각으로 공간적 정보를 얻는데 물을 오렌지색으로, 자신과 같은 종의 수컷을 회색으로 지각한다.


하 지만 나는 색상 특질(qualia)의 재배열에 관한 논의가 색상 지각의 구조적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색상 특질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또 다른 색상 외에 다른 특질과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이해한다면, 단일한 색상 특질을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왜 설득력 없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과 반대로 음악을 지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e.g., 음정과 음량의 개념이 뒤바뀌어서 멜로디가 음량의 크기 변화로 지각되는 경우. 또 위 아래 개념이 바뀌어서 아래를 위라고 착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 깊이를 악기의 음색과 착각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런 예는 무한히 들 수 있다.



'위'를 '아래'라고 할 수 없는 이유



색상이라는 특질과 달리 다른 특질들은 서로 재배열이 불가능해 보인다. 왜 그럴까? 왜 유독 색상만 빨강을 파랑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다 른 특질의 경우 단일한 레이블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이 특질들은 우리 지각의 다른 측면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특질들은 서로 복잡한 구조를 형성하게 되며 이 네트워크의 일부가 파괴 된다면 네트워크 전체의 모양을 바꾸게 된다. 만약 이런 네트워크의 모양이나 구조가 급진적으로 바뀌어버린다면 우리가 지각하는 특질의 의미는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


다 른 특질들이 하나 이상의 레이블을 가지는 이유는 명확한 의미와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특질들이 네트워크의 다른 것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않다. 반면 색상은 우리 지각의 다른 부분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색상이 우리 지각의 다른 특질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색상 레이블을 맘대로 바꿔도 별 문제가 없는 것이다.


역자 해설

[여 기서 잠깐. 글쓴이가 너무 어렵게 글을 쓴 것 같아서 정리하고자 한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다른 특질은 또 다른 특질과 연결되어 있어서 임의적으로 바꾸는 것이 위험하다는 뜻인 것 같다. 예를 들어. 피아노는 오른쪽 건반으로 갈 수록 높은 음이 난다. 만약 누군가 왼쪽과 오른쪽의 개념을 임의로 바꿔버린다면, 그 사람은 음의 높낮이를 뒤바꿔서 연주하게 된다. 이렇게 '방향'이라는 특질과 '음정'이라는 특질이 서로 연결된 상황에서는, 한 특질의 레이블링(왼쪽/오른쪽)을 마음대로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 그러나 색상은 다른 특질과 연계가 없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레드를 블루라고 한다 한들 문제가 없어보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색상 이름을 맘대로 못 바꾸는 이유


그러나 우리가 색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색상이라는 특질은 다른 특질과 마찬가지로 레이블을 재배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째, 색상이라는 특질에 대한 논의는 그 동안 색에 대해 밝혀온 사실에 대한 무지와 관련이 있다. 색이라는 개념은 한 색과 다른 색이 구분되는 크래온 같은 개념이 아니다. 색은 3가지 차원의 연속선상에서 정의되는 개념이다. 이 차원은 각각 빨강-녹색 차원, 노랑-파랑 차원, 검정-흰색 차원 중 어느 한 지점으로 표상된다. 이 각각의 축들은 서로 반대되는 색들을 축의 각 끝에 가지고 있다. 모든 색은 이 세 차원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burnt orange는 노랑-파랑 축에서는 중간, 검정-흰색 차원에서는 다소 검정에 치우쳐 있다.


따라서 빨강을 지각하기 위해서는 녹색이 없이 불가능하며, 빛을 지각하기 위해서는 어두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렌지색을 지각하기 위해선 빨강-녹색 축과 노랑-파랑 축이 함께 있어야 한다.


색은 색상이라는 특질 내부에서만 연결성을 갖는 게 아니다. 색은 우리 일상의 다른 측면인 감각, 감정과도 연결되어 있다.


내가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유인원의 색 지각은 얼굴이나 (털이 없는)신체의 지점들의 색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발전했다. 유인원의 색 지각은 특히 추상체(cone)의 민감성에서 두드러진다(M과 L cone의 민감성 정도는 굉장히 흡사하다). 이런 추상체의 민감성은 혈류랑 변화로 인한 피부색 변화를 파악하는 데 적합하다. 특히 얼굴과 엉덩이에 털이 없는 유인원이 색 지각을 한다. 색 지각을 하지 못하는 유인원은 얼굴에 털이 있다.


본질적으로, 우리 시각 체계는 병원에서 볼 수 있는 산소 농도계와 같은 것이다. 이는 우리가 주변인의 감정이나 기분, 건강을 읽는 도구가 된다.


이 새로운 관점에 의할 때 색상은 아무렇게나 레이블링된 특질과 거리가 멀다. 세 차원으로 구성된 우리의 색 공간은 정서, 기분, 신체적 상태, 행동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색 공간에서 보라색 지역은 단순히 파랑과 빨강을 섞었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게 아니라, 신체 정서적 의미도 같이 포함하고 있다. 이 경우 격노한 수컷이 당신을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이런 관계는 임의적이거나 학습된 것이 아니다. 이 특질간 연결은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 런 모든 연결이 우리가 보는 색의 질적인 느낌을 결정한다. 나와 당신으 동일한 '지각적 네트워크'를 공유한다면 우리는 동일한 특질을 지녔다. 만약 어떤 동물이 우리와 전혀 다른 3차원 색공간을 가지고 있다면, 그 동물의 일상은 우리와 많이 다를 것이다.


Mark Changizi is the author of The Vision Revolution and a professor at 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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