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브레인
작가
릭 핸슨
출판
불광출판사
발매
2010.08.16


종교서적을 읽으면 좋은 말들이 많이 나온다. '나'를 버려라, 집착을 그만두어라, ..... 살아가면서 지킨다면 좋을 말들이지만, 크게 와닿지 않는다.

이 런 구절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종교의 가르침에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 전자의 이유때문에 성인의 가르침을 포기하고 살지만, 두번째 이유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도 많다. 집착을 버리면 정말 행복해질까? 이 세상은 야망과 집착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세상인데?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면 정말 행복해질까? 내 몫 하나 챙기기도 힘든 세상인데?

이 책은 불교의 이론을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불교의 가르침이 당신에게 결국 이득이 됨을 알게 된다. 현대인의 들끓는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복잡한 머리를 가라앉혀 집중할 수 있게 하려면, 불교의 가르침이 정말 도움이 된다. 저자들은 그 이유로 신경과학적 연구 결과를 든다.

책은 인간의 괴로움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먼저 설명한 다음, 긍정적인 상태를 만들기 위한 불교적 방법과 신경과학적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행복, 사랑, 지혜라는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긍정적인 뇌의 상태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특히 과학적 근거 외엔 아무것도 믿지 않는 사람에게 설득력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심리학과 신경학, 불교 이론의 접점을 찾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신경과학이나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에게도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스펜트
작가
제프리 밀러
출판
동녘
발매
2010.08.12


난이도:


' 진화심리학'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윈, 짝짓기, 유전자 등일 것이다. 그런데 이 학문이 소비심리학에 적용된다는 이야기를 해 주면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인간의 진화를 연구하는 학문이 소비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둘 간의 관계를 떠올리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나 는 갓 사드(Gad saad)의 블로그를 즐겨 읽는 편이다. 그는 '진화소비심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홀로 개척한 사람이다. 이 블로그의 글을 읽다보면, 진화심리학이 마케팅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수 있다. 나는 블로그를 통해 갓 사드와 같은 관점을 가진 또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제프리 밀러라는 학자가 바로 그 사람인데, 그의 저서 '스펜트'가 국내에도 출간되었다.


인 간이 사용하는 물건은 대략 몇가지 범주로 나뉜다. 그 중 일부는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사용성 여부와 상관없이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건도 있다. 이런 부류의 물건을 '과시재'라고 한다.

과 시재는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비싼 자동차부터 시작해서 명품 백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다. 진화소비 심리학은 이 과시재가 우리의 '적응도 지표'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신체 건강, 마음씨, 생식 능력 등 진화를 거치며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표들을 표현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존 마케팅이 추상적으로 정의했던 사람들의 소비욕구를 Big5(인간의 성격을 분류하는 대표적 5요인을 말한다)로 설명한다. 그는 과시재가 Big5(결국 이것도 하나의 적응도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어떤 물건이 잘 팔릴지를 알아보려면 개인의 성향(개방성, 외향성, 성실성, 친화성, 신경성)을 알아보는 것이 훨씬 빠르다. 기존의 관점처럼 소비자 집단을 성별이나 나이, 집단 등으로 분류하는 것보다 Big5를 사용하는 것이 소비패턴을 훨씬 잘 설명한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는 Big5가 좋아하는 음악, 자신의 블로그 사이트 꾸미는 방식, 심지어 페이스북 사용 패턴까지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연구들을 잘 요약한 책으로 '스눕(snoop)'을 추천한다)


이 설명은 다소 급진적으로 보인다. 저자는 책의 중간 부분에서 각 요인에 해당하는 과시적 물건을 예시하며, 인간의 허황된 과시 욕구를 풍자한다. 지능이라면 형질을 과시하려면 대학 졸업장, 성실성이라면 잘 손질해야만 하는 화분이나 어항, 낮은 친화성은 공격적으로 생긴 대형 오토바이나 대형차.... 우리는 자신의 소비가 결국 허황된 자기 표현 욕구에서 나온다는 사실도 모른 체로 살아간다.


책 의 끝부분에서는 극으로 치달은 과시적 소비 현상을 해결할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5요인을 이마에 써붙이고 다니면 될 것이라는 주장은 조금 황당하다. 이 해결책은 아마 많은 사람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실현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그러나 정부와 법의 간섭 대신 사회 규범(지역 공동체의 규범이나 도덕, 보통 배척이나 조롱 등 집단적 행사를 통해 개인의 일탈을 징계한다)의 활성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지역적, 또는 소규모 공동체는 그들만의 가치관으로 사람을 판단하기 때문에, 과시적 소비로 사람을 판단하는 천편일률적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과시적 소비를 행사하는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그들 자체의 징계 방법으로 일탈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 신의 형질을 알리기 위해 미친듯이 돈을 벌고 미친듯이 물건을 사는 이 어지러운 세상이 쉽게 종결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자신의 유전자 과시 행동을 제대로 파악하고 보다 도덕적, 효율적인 방법으로 표현한다면 본인 스스로에게는 천국이 될 것 같다.



온갖 과시적 소비재로 즐비한 청담동 한복판에서 이런 글을 쓴다는 게 참 묘하다.


 

 

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정답이다. 많은 국가에서 세대를 거듭하는 동안 딸을 가진 부모는 아들을 가진 부모보다 이혼하는 경향이 강하다.


Slate 잡지에서 Steven E. Landsburg가 말한대로 "모든 세상을 통틀어 아들은 부모를 붙잡는 반면, 딸은 부부관계를 깨뜨려놓는다"


경 제학자인 Gordon Dahl (at the University of Rochester)와 Enrico Moretti (at UCLA)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2003년에 발견했다: 미국 내에서 딸을 가진 부모는 아들을 가진 부모보다 이혼할 확률이 5%나 높았다. 딸을 셋 가진 부모는 아들만 셋 가진 부모보다 이혼할 확률이 10퍼센트나 높았다.


뿐만 아니라 딸을 가진 이혼녀는 아들을 가진 이혼녀에 비해 재결합 확률이 낮았다. Landsburg는 "딸은 남편 시장에서 불리한 조건이다. 딸은 재결합 확률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재혼 확률도 낮춘다"


가 장 흥미로운 건 이들이 미혼자를 대상으로 했던 실험 결과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자신이 낳을 아기를 상상했다. 만약 커플이 아들을 낳을거라고 상상하면, 그들은 결혼할 확률이 높았다. Landsburg는 "부인과 남자 아기는 딸아이의 경우보다 남편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다"라고 말했다.


Landsburg 의 말이 타당한가? 딸은 확실히 결혼생활에 있어서 저주인가? Dahl와 Moretti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남자는 결혼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거나,  이혼생활의 고통을 더 심하게 만든다(이혼 후 망나니가 되기 쉽기 때문에). Landsburg는 전자의 이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부모들은 딸보다 아들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설명은 몇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1. 최근 미국 내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체 이혼의 73%는 '부인이' 남편을 떠난 경우였다. 따라서 우리는 '왜 딸을 가진 어머니가 아들을 가진 어머니보다 이혼률이 높은가?라고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

2. 장성한 아들이 집에 사는 경우 부모의 가사부담이 높아진다. 그러나 성인인 여자 자녀를 두었다면 가사 부담은 오히려 줄어든다.

3. 여자는 남자보다 사회적 지지에 강점을 보인다(see Shelley Taylor's 2002 book, The Tending Instinct)


The tending instinct hbk.

작가
Shelley E. Taylor
출판
TimesBooks
발매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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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간은 외로움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see Cacioppo and Patrick's 2008 book, Loneliness: Human Nature and the Need for Social Connection


Loneliness: Human Nature and the Need for Social Connection

작가
John T. Cacioppo, William Patrick
출판
W.W.Norton&Company
발매
200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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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런 자료들을 고려해 본다면, 우리는 딸아이를 가진 엄마가 남편과 같이 있을 필요를 덜 느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왜냐하면 딸아이와 함께 있을 경우 심심하지 않고 도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남편과 같이 살면서 괜한 고통을 받을 필요 없이 딸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이 논리는 딸아이를 가진 엄마가 왜 재결합이나 재혼을 하지 않는지를 설명해 준다. 그녀는 더 이상 남편이 필요없는 것이다.



References

*South, S. J., & Spitze, G. (1994). Housework in Marital and Nonmarital Households.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59, 327-347.

Raley, S., & Bianchi, S. (2006) Sons, Daughters, and Family Processes: Does Gender of Children Matter? Annual Review of Sociology, 32: 401-421.

글: 인지심리 매니아



필 자는 최근 파리에서 K-POP이 유행이라는 기사를 보고난 후 한 학자를 떠올렸다. 연이어 파리에서 열린 SMtown 콘서트 소식을 들은 필자는 그 학자의 이론을 빌어 조만간 런던이나 LA, 뉴욕, 밀라노 중 한 곳에서 K-POP 붐이 폭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오늘(2011.7.7)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LA에서 K-POP 기습시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머리가 쭈뼛 섰다.


트렌드학이라는 정체 불명의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인 '헨릭 베일가드'의 이론이 정확히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2008년 출판된 '트렌드를 읽는 기술'에서 헨릭 베일가드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했다.

트렌드를 읽는 기술

작가
헨릭 베일가드
출판
비즈니스북스
발매
2008.07.15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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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렌드를 결정하는 도시가 다른 세계와 더 많이 연결되어 있을수록 그 도시로부터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 또한 더욱 커진다.
  •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런던, 파리, 밀라노, 도쿄와 같은 도시에서 역사적으로 수많은 세계적 트렌드가 시작되었다.

트렌드를 읽는 기술 - 181페이지


저자는 이 도시 중 일부에서 특정 트렌드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경우 곧 전세계적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필자는 당시 이 이론을 낭설이라고 일축한 체 책을 덮어버렸다.


얼 마 뒤, 파리에서 K-POP이 열풍이라는 기사를 접했을 때 베일가드의 주장이 다시 떠올랐다. K-POP은 분명 도쿄에서 붐을 일으킨지 오래되었다. 그리고 그 열기가 파리에서 이어진다. 베일가드가 나열한 도시 중 이미 두 곳에서 트렌드가 시작된 것이다. 필자는 반신반의로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다음은 런던이나 LA인가?'


얼 마 지나지 않아 런던에서도 K-POP인기가 많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오늘, LA에서 K-POP 기습시위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무언가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예언이 차례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특정 대도시에서 시작된 트렌드가 다른 대도시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베 일가드의 예언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심리학도의 입장에서보면 그리 놀랍지는 않다. 우리는 이미 이 현상을 설명한 사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를 기억하는가? 말콤 글래드웰 역시 유행이 폭발하는 임계점(티핑포인트)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헨릭 베일가드는 말콤 글래드웰이 세계적 트렌드가 유행하는 메카니즘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여론 주도자를 통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중대한 변화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 자는 트렌드가 유행하는 조건을 말콤 글래드웰보다 명쾌하게 설명한다. 트렌드는 전세계와 교류가 많은 도시, 여러 문화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섞여 있는 도시에서 발생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환경에서 트렌드가 트렌드 창조자에서 일반 대중에게로 빠르게 확산 되는 다이아몬드형 모델을 제시한다.


그의 이론에 의할 때 K-POP은 '도쿄'라는 도시에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전세계로 퍼질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도쿄는 다문화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대도시이다(도쿄 시내를 돌아다니면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항공로가 결집되는 지역이다. K-POP은 전세계에서 몇 안 되는 허브 도시인 도쿄를 점령함으로써 다른 허브 도시인 파리, 런던, LA 등으로 유행을 재빠르게 퍼뜨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 학자의 이론이 맞다면, 이제 남은 결과는 다음과 같다. 만약 이 예언마저 맞는다면 이 학자를 지도 교수님으로 모시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 K-POP은 조만간 뉴욕, 밀라노에서도 열풍을 일으키고 곧 전세계적 트렌드가 될 것이다.
 




출처: NeurRealism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Addiction: A Disorder of Choice

작가
Gene M. Heyman
출판
HarvardUniversityPress
발매
200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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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는 최근 Gene Heyman의 신간 "Addiction: A disorder of Choice"를 즐겨 읽고 있다. 저자는 '중독'이 만성적인 강박행동 또는 재발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로 보는 기존 견해에 반대하고 있다. 저자는 약물 의존을 의지(더불어 엄청난 노력과 동기)로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결과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제시한다. 그럼 어떤 상황에서 인간이 자신을 통제할 수 있을까?

기 존 견해는 자기 통제(self-control)가 노력이 필요하고 자원을 소모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해왔다. 이 모델에  의하면 인간은 제한된 자기 통제력을 가지고 있고, 이 자원이 고갈될 경우 통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충전해야 한다. 기존 모델을 지지하는 증거 중 하나는 자기 통제에 상당한 양의 당(glucose)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다이어트를 갈망하는 사람에게 이 기사가 희소식이 될까?). 자기 통제 실패를 측정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스트룹 테스트다.

새로운 연구는 자기 통제를 제한된 자원으로 보는 모델의 한계점을 연구했다. 첫번째 실험에서 자기 통제력이 유한하다는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능력을 소모하는 과제 후에도 스트룹 테스트에서 실수가 적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가 자기 통제력에 대해 가지고 있는 견해를 조작한 경우에도 동일한 효과를 관찰했다. 심리학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윌리엄 제임스는 선견지명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우리 세대의 가장 큰 발견은 인류가 자신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라고 말했다.


Reference

Job V, Dweck CS, & Walton GM (2010). Ego Depletion--Is It All in Your Head?: Implicit Theories About Willpower Affect Self-Regulation. Psychological science : a journal of the American Psychological Society / APS PMID: 20876879
 


나 는 이번 주 EBS에서 3부작으로 방영되었던 "다큐프라임- 이야기의 힘"을 재미있게 시청했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스토리텔링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 주변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를 재미있게 구성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이 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밝히는 과정에서, '미러링 피플'의 저자인 마르코 야코보니를 인터뷰하여 거울 뉴런이 공감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 발달심리학에서 진행된 유명한 연구를 통해 인간이 본능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존재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심리학도인 나에게는 참 인상 깊은 프로그램이었다.


미러링 피플

작가
마르코 야코보니
출판
갤리온
발매
200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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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런데 문득 의문이 든다. 우리는 정말 스토리를 갈망하는 존재인가? 만약 우리의 희망과 기대를 져버리는 이야기가 있다면 정말 듣고 싶을까? 이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지적 욕망을 자극하는 스토리에 대해서만 탐구했다. 하지만, 세상에는 듣고 싶지 않은 스토리도 존재한다. 우리의 신념에 반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래에 번역 해 놓은 기사가 이 질문에 해답이 될 지도 모른다.





출처: Psyblog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인간의 마음은 세상에서 의미를 찾고자 노력한다. 우리가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우리가 세상에서 무언가 의미를 찾지 않는다면, 세상은 그야말로 무질서한 곳이 될테니까 말이다.


이야기를 통해서 등장 인물, 배경, 꿈, 도덕이 출현한다. 이야기는 간단한 구성을 통해 저자가 전달하고픈 복잡한 개념을 설명해주며 독자들의 배경지식이 없을 때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야기가 우리가 믿는 가치에 배치되는 경우라면, 우리는 그 이야기를 배척해 버린다. 그러나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실린 최근 논문에 의하면, 인간은 이야기를 거부하는 것 이상의 행동을 한다. 인간은 우리의 신념과 반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 자신에게 익숙한 의미구조로 돌아가서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Proulx et al. (2010)의 연구는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신념을 위협하는 이야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했다.



토끼와 거북이

첫 번째 이야기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였다. 독자가 이 우화를 당연히 알 것이라 가정하고, 이 우화의 교훈이 무엇인지 바로 말하겠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에 지속적인 노력을 들인다면(거북이처럼), 결국에는 목표를 성취할 것이다. 심지어 상대가 당신보다 훨씬 월등한 경우라도 말이다. 또 다른 해석은 토끼처럼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사람은 경주에서 지게 된다는 것이다. 두 경우 모두 토끼와 거북이는 자신의 행동에 의해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라고 믿는 것이다. 노력을 하면 보상을 받는 원칙 말이다. 노력 없이는 보상도 없다. 게으르고 자만한 토끼는 결국 지게 된다. 사실일까?


An Imperial Message

연구자는 이와 완전히 반대되는 경우를 조사해보기로 했다. 가장 적절한 예는 카프카가 쓴 "An Imperial Message'이다. 이 이야기에서 왕의 사자는 어떻게 해서든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결단력있고 소신있어도, 아무리 노력해도 그는 메세지를 전달하지 못한다(you can read the full story here).


이솝 우화의 경우오 반대로 카프카는 우리에게 열성적이고 부지런히 노력하는 자가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교훈을 말하고 있다. 그것이 옳듯 그렇지 않든 상관없다. 우리는 때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받지 못한다.


카프카의 이야기는 이솝 우화와 마찬가지로 진실을 말하고 있지만, 우리의 믿음과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 이솝우화와 달리 카프카의 이야기는 마음에 와닿지 않고, 부조리해 보인다. 결국 우리는 카프카의 우울한 이야기보다 이솝 우화의 교훈을 더 선호하게 된다.



무의식적 위협

이 두 이야기는 연구자의 실험에서 사용되었다. 연구자는 사람들이 안전하고 신념과 일치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의 반응과, 그렇지 않은 이야기에 반응하는 방식을 관찰하고자 했다. 연구자들은 카프카의 이야기를 들을 경우 참가자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기존신념을 강화하는 행동을 할 거라 예상했다. 첫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부조리한 이야기가 참가자의 문화적 정체성 강화와 상관이 있는지를 관찰했다.


26명의 참가자들은 이솝 우화를 읽게 했고, 다른 26명은 카프카의 이야기를 읽었다. 예상한대로 카프카의 이야기를 읽은 사람은 자신의 신념에 무의식적 위협을 받았다. 이 참가자들은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더 강하게 구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결국 카프카의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은 이야기를 거부하는 방안으로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시킨 것이다.



부조리 코미디

다른 두 실험에서 연구자는 실험 상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보완하고자 했다. 참가자들은 카프카의 이야기가 너무 불공평하거나, 익숙치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따라서 두번째 실험은 Monty Python(영국의 유명한 코미디 집단을 일컫는 것 같다 - 역자 주)의 그림을 사용했다. 세번째 실험에서는 Magritte의 유명한 부조리 그림을 사용했다. 이 그림은 한 신사의 얼굴에 녹색 사과가 그려져 있다.




Monty Python이나 Magritte의 그림 같은 부조리한 자극을 사용함으로써 카프카의 이야기와 동일한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이 자극들은 참가자의 신념을 공격하게 될 것이다.


연구자들의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Python과 Magritte의 그림은 사람들에게 반감을 샀다. 참가자들은자신의 기존 신념을 고집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응했다. 유사하지만 부조리하지 않은 자극들은 이런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문화적 정체성 대신 도덕이나 structure(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대로 쓴다 - 역자 주)에 대한 필요성을 관찰대상으로 삼았다. Python으로 신념에 공격을 받게 된 참가자들은, 범법자를 처벌하는 질문에 대해 엄격한 법집행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부조리로 인한 신념의 공격이 '정의'에 대한 강화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세번째 실험의 참가자들은 Magritte의 그림을 보고 structure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요청했다. 그들은 '의미'를 찾길 갈망했다. 신사 얼굴에 녹색 사과가 있는 그림처럼 무질서한 세상보다는 의미 있고 이해 가능한 세상을 원했던 것 같다.



부조리의 진실

이 연구 결과의 함의는 신념에 대한 공격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편안해 하는 의미체계를 강화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연구에서 문화적 정체성, 정의나 의미에 대한 갈망을 측정했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는 정치, 종교처럼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집단에도 동일할 것이다.


우리 세계관을 위협한 부조리, 불예측성, 불합치성은 우리를 심리적으로 후퇴하게 만들고 우리의 안전한 무언가를 강화하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가 피하고 싶은 카프카의 이야기에도 진실이 담겨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스티브 크룩의 사용성 평가 이렇게 하라
작가
스티브 크룩
출판
위키북스
발매
2010.10.15

 

난이도:

대상: 사용성 조사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고 싶은 사람

 

심리학을 처음 접했을 때 읽었던 책 중 '심리학 실험법'이라는 책이 있었다.

 

심리학 실험법

작가
David W. Martin
출판
시그마프레스
발매
2008.03.05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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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처음 심리학을 입문하는 사람에게 실험 설계를 쉽게 가르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복잡한 실험'에 대한 공포증을 버리라는 대목이었다. 실험은 반드시 복잡한 절차와 대단한 장비를 동원해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일반인이라도 통찰력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실험을 있는 것이다. 그 후 복잡한 실험과 장비에 대해 배울 때마다 그 구절을 떠올리며 항상 초심을 유지하고자 애썼다.

 

사용성 조사에 막 입문하려는 지금, " 단순한" 진리를 가르쳐 줄 책을 다시 만났다. 사용성 조사로 유명한 스티븐 크룩이 얇은 책자를 낸 것이다. 책 내용은 "DIY 사용성 테스트"에 관한 것이다. DIY 사용성 테스트란 한 마디로 말하면 "쉬운 사용성 테스트"다. 이 방법을 통해 관련 분야 종사자는 물론, 일반인도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을 조사해 볼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조사 방법이다.

 

DIY 사용성 테스트는 3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참가자를 관찰한다. 참가자를 선정하는 기준도 까다롭지 않다. 참가자가 수행할 과제를 선정하고,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장비를 체크한 다음, 참가자를 관찰한다. 그게 전부다.

하 지만,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도 많은 팁을 주고 있다. 저자는 한달에 한번, 반나절만 소요되는 간단한 테스트의 이점을 설명한다. 고객들, 관련 부서 사람들이 모두 모여 참가자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테스트실과 관찰실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들은 전문가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다. 책 내용은 쉽지만, 전문가도 지나치기 쉬운 중요한 사항이나 노하우를 담고 있다.

 

아 무 생각 없이 '사용성 조사는 뭐야?'라고 궁금해 하는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UX의 이론은 모두 섭렵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 사람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많은 독자층에 걸쳐 '사용성'이 뛰어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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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경험 측정
작가
빌 알버트, 토마스 툴리스
출판
지앤선
발매
2009.07.06

난이도:

대상: UX에 관심 있는 사람

        사용자 조사 방법론을 탐색, 연구하는 사람

       


이 책은 사용자 경험 측정, 특히 사용자 조사에서 사용하는 매트릭스를 소개한 책이다. 사용자의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특성에 알맞는 매트릭스를 고르는 것은 쉽지 않다. 특정 사이트의 UI를 조사해 본다고 가정하자. 우리는 어떤 매트릭스를 사용해야 할 것인가? 과제 완료에 소요된 시간? 성공률? 참가자의 주관적 느낌?


저자는 프로젝트의 특성에 적합한 매트릭스(심 리학도에게는 '종속변인'이라는 표현이 더 쉬울 지도 모르겠다)를 소개하고 있다. 유저빌리티 테스트에서 사용하는 매트릭스로는 과제 성공률, 소요 시간, 에러, 효율성, 학습성, 이슈(문제점), 자가 기록 매트릭스, 행태적/생리적 매트릭스, 결합/비교 매트릭스(심리학에서는 이를 복합 종속 변인이라고 한다) 등이 있고 그 외에 실시간 웹 사이트 매트릭스와 카드 소팅 데이터도 포함된다.


이 책에서 소개한 매트릭스는 정량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현장에서 사용자 조사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이 책의 방법들을 참고해서 수치적으로 명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를 정량화하면 신뢰 구간이나 식스시그마, T-test, ANOVA 분석 방법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전집의 특성을 추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자가 기록 매트릭스와 관련하여 기존 연구자들이 사용한 평가 도구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를 수행할 때 조사자가 새로운 평가 척도를 만드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새로 만든 평가 도구가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담보할지 알 수 없으며, 다른 사람들이 개발한 척도의 결과와 비슷한지, 또 표본 수의 영향을 받지는 않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 책은 표본 수에 Robust하고 다른 측정치와의 비교를 통해 일관성 있다고 평가받은 측정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시스템 유저빌리티 척도(SUS), 사후 시나리오 질문(After-Scenario Questionnaire, ASQ), 사용자 인터페이스 만족도에 대한 설문지(Questionnaire for User Interface Satisfaction, QUIS) 등 다양한 척도가 책에 실려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실제 사용성 조사 사례들이 실려 있다. 각 사례들은 연구 진행 절차와 참가자 수, 사용한 척도 등이 적혀 있다. 실무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UX를 공부하는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멘탈모델
작가
인디 영
출판
인사이트
발매
2009.11.19

 

 

난이도: 중

대상: 사용자 리서치에 관심 있는 사람


사용자 리서치에는 많은 방법이 있다. 그 중, 사용자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연구하는 정성적 연구방법으로 '멘탈 모델'이 있다. 사회조사방법론의 '탐색적 연구'에 해당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사용자의 멘탈 모델을 만들어서 제품이나 웹 개발에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연구자들이 사용자를 일정한 집단으로 나눈다. 그 다음 타켓 사용자 집단을 모집하여 인터뷰를 진행하고, 인터뷰 내용을 데이터화 한다. 참가자들의 발언을 행동 단위로 나누어서 수많은 행동들로 나누고, 거기에서부터 행동기둥, 인지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모델을 다 완성하고 난 다음, 현재 제품이나 웹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모델과 비교해서 어떤 기능을 개선하거나 추가할지를 결정한다.


멘탈 모델의 연구방법은 전적으로 조사자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사용자들의 행동들을 조사자의 판단으로 분류해야 하는 작업이다. 또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정리해야 하는 힘든 작업처럼 보인다.


몇가지 의문점이 든다. 우선, 저자는 멘탈 모델이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내적 표상(mental representation)'과 다르다는 점을 설명한다. 멘탈 모델이 인간의 일반적 표상을 구현한 것이라면, 인지심리학의 내적 표상은 각 실험 패러다임에 국한된 표상이라는 것이다.

두 개념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내적 표상과 멘탈 모델은 서로에게 기여할 수 있다. 물론, 각 실험을 통해 검증된 내적 표상은 어디까지나 '그 실험에 국한된' 표상일 수 있다. 그런데, 각 실험의 결과들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보편적인 표상을 만드는 데 있다. 표상의 일반화 정도로만 본다면, 인지심리이론의 범위가 멘탈 모델보다 오히려 더 클 수 있다.

두 개념이 다르다고 해서 인지심리의 수많은 결과와 방법론을 버려둔 체, 처음부터 다시 고생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적 표상에 관한 연구에서 취할 게 있다면 취함으로써, 멘탈 모델 조사자는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멘탈 모델이 정성적 연구방법이라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정량적 방법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매우 어렵게 해 나간다는 인상을 받았다. 멘탈 모델 방법론에서는 사용자들이 한 번이라도 언급했던 행동들을 모두 분류한다. 순간 어지럼증을 느꼈다. 사실, 사용자들이 말한 내용중 가장 중요한 핵심행동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모든 행동을 전부 분류화한다고 해서, 또 그에 상응하는 기능을 모두 만드는다고 해서 제품이나 웹이 필연적으로 성공하지는 않는다. 참가자 수 등 여건 때문에 어렵긴 하겠지만, 이럴 때는 요인 분석을 쓰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통해 중요한 핵심 요인만 추려낼 수 있을 뿐더러, 조사자가 하는 분류작업을 통계 패키지가 할 수 있다는 이점까지 더할 수 있다.


위 의 얘기는 어디까지나 심리학에서 바라본 입장임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 멘탈 모델은 확실히 사회과학조사방법론과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용자 조사는 역사가 길지 않은 분야인 만큼, 정교하게 발전한 심리학의 연구방법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교류하면서 더욱 정교한 방법론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나도 좀 더 공부해 볼 생각이다.

심리학으로 밥 먹고 살기
작가
한국심리학회
출판
삼성출판사
발매
2010.08.15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학 부 때 전공했던 법학을 과감히 버리고 심리학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고 대학원에 진학했었다. 그 때 심리학과 학부생들이 자신의 전공에서 이탈하거나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심리학이라는 전공을 살려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취업포탈 '커리어'가 발표한 '2015년 10대 유망직업'결과를 보면 심리학 관련 직업이 장래 얼마나 유망할지 알 수 있다. 가장 상위에 랭크된 직업들의 예를 보자.




상 담 전문가가 9위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상담심리 전공자가 장래 직업세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범죄심리나 인지심리 등 다양한 심리학과 연계된 직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직업 관련 정보 부족으로 심리학에서 이탈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심리학으로 밥 먹고 살기'는 다 양한 직업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리학 전공자들의 글을 담은 책이다. 심리학 전공 후 주로 많이 진출하는 분야가 임상이나 상담이지만, 소비자심리, 산업.조직 심리,범죄심리, 인지심리처럼 아직은 생소한 영역에 진출한 선배들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책 에 잠깐 소개된 것처럼, 인지심리 전공자의 진로는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 인지과학 관련 연구결과를 제품에 반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국내에서도 이를 적용하는 사례가 생겨났다. 또, UX 분야에서도 인지심리학 전공자를 찾는 실정이다. 아직 완전하게 자리잡히지 않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직업이 창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갓 입학했거나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심리학 전공자라면 참고할 만한 책이다.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
작가
크리스티안 베버, 베르너 지퍼
출판
들녘
발매
2007.10.17


난이도:

대상: '내'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궁금한 사람들


'나'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우주를 떠돌던 영혼이 육체를 빌어 세상에 태어나게 된 것일까? 그럼 나란 존재는 내 육체와 별개인가? 아니면 뇌세포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나'라는 자각이 생겨난 것일까?


이 책은 환자들의 사례를 들기 시작해서 기억, 진화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연구들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인지심리나 사회심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된 연구를 모두 설명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소 산만해 보인다. 하지만 연구들이 하나의 정점을 향해 수렴한다. 이 책은 '나'라는 개념이 진화를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었으며, 수많은 하위체계(뇌세포 등)활동의 집합으로 이루어져다고 설명한다.


결 국 나는 깨지기 쉬운 임시적인 개념인 것이다. 기억이 없다면 나는 '나'라는 개념을 만들어낼 수 없다.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오늘 할 일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고,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모든 일들일 단편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기억 하나만 손상을 입어도 '나'라는 존재를 형성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 뿐 아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제한되어 있다. 어쩌면 우리는 운명이라는 틀 속에 움직이면서도 자신이 '자유의지'에 의해 행동하고 있다고 착각하는지 모른다. 책에 소개된 연구들은 인간의 자유의지가 제한되어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자유의지를 가진 '내'가 허구일 수도 있음을 일깨워준다.


' 나'라는 존재는 사실 허구의 존재다. 나를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하위요소 중 어느 하나만 무너져도 '나'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불교의 가르침을 새삼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인간은 무아를 알지 못하고 '나'라는 존재가 영원불멸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죽어도 영원히 구천을 떠도는 불멸의 영혼이라기보다 진화과정에서 탄생한, 그리고 언젠가는 변하고 사라질 임시적인 존재다.  나라는 존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우연치 않게 생겨났으며, 불완전하고,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내가 자연의 지극히 작은 일부임을 깨닫게 되면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 때부터 나라는 존재에 대한 집착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 같다.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작가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샌드라 블레이크스리
출판
바다출판사
발매
2007.01.18

난이도:

대상: 뇌에 관심있는 일반인

        인지심리학 교재에 나오는 환자들의 사례를 쉽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


인 지심리학 교재를 볼 때 건너뛰기 쉬운 부분이 환자들을 다룬 사례다. 우리가 의사도 아닌데, 긴 명칭을 가진 환자들의 병명을 외워가며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느낀다. 환자들의 증상과 인지심리학 이론이 어떤 관련성을 가지는지 이해도 안 간다. '주의'편에서 나오면 주의와 관련되어 있구나, '기억'편에서 나오면 '기억'과 관련이 있구나 짐작할 뿐, 병의 증상과 그것이 의미하는 심리학적 원칙 간 연결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인지심리학 교재는 역시 재미없다는 편견이 강화된다.


이 책은 거의 대부분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사례를 다룬다. 심리학 전공자 뿐만 아니라, 호기심에 이 리뷰를 보는 일반인도 들으면 기겁할 소리다. 하지만 저자가 책을 재미있게 쓰는 바람에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다.

이 책에선 교재에서 볼 수 있었던 환자들의 사례를 보다 생생히 접할 수 있다. 편측무시, 부정, 기억상실증 등이 그렇다. 더 나아가서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사례도 있다. 카프그라나 찰스 보넷 증후군, 거울인식 불능증은 이름처럼 생소할 뿐더러 증상 또한 신비롭다.

인지심리학에 나온 환자들의 사례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학생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교과서보다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에게도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저 자는 이 증상들을 관찰함으로써 인간의 근본적인 본성을 파헤친다. 저자가 무엇보다 역점을 두는 부분은 '나'라는 존재가 내 머리 속 어디에 있는지를 파헤치는 것이다. 사례 속에서 환자들의 뇌에는 자신과 다른 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맹시(blindsight)의 경우, 환자는 물체를 보지 못해도 무의식적으로 물체를 잡을 수 있다. 물체를 보는 것 외에 물체를 잡는 '내'가 따로 있단 말인가? 부정 환자의 경우 마치 우리 머리 속 '변명하는 존재'가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자신을 합리화하는 자기가 머리 속에 따로 존재한다는 말인가?


저 자는 개개 챕터에서 소개한 사례들을 토대로 인간의 자아가 구성되는 방식을 정리한다. 책 후반부에는 자아의 몇 가지 특징을 설명해 놓고 있다. 궁극적으로,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두뇌활동의 결과물임을 설명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정신활동은 인과적으로 필연적인 결과일 뿐인가? 우리가 말하는 '자유의지'라는 것은 정말 있는 것인가?  이를 설명하기 위해 감각질, 의식에 관한 설명도 하고 있다.


내 안의 수많은 '나'를 분해하면 결국 나라는 존재도 별 것 아닌 존재다. 우리의 정신활동도 어쩌면 육체와 두뇌에 국한된 물리, 화학적 작용일 뿐일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동물과 다른 특별한 존재가 아니며, 나 또한 거대한 자연 현상의 일부일 뿐이라는 깊은 깨달음을 준다.

세로토닌하라!
작가
이시형
출판
중앙북스
발매
2010.07.15

 

 

난이도

대상

일반인 누구나

내용

  • 현대인의 문제
  • 뇌의 신경전달물질:
  • 노르아드레날린
  • 도파민
  • 세로토닌
  • 세로토닌 강화의 방법




그 동안 '인지심리 매니아'에서는 도파민이 인간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도파민은 학습을 담당하고 인간의 '예측'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지나치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특히 도파민이 지나치면 일정한 패턴이 없는 무선적인 경우에서조차 패턴을 찾으려고 시도할 수 있다. 그 결과 도박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등 허황된 자신감에 빠지기도 한다. 또 도파민은 자가 억제 능력이 없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이 책은 어쩌면 현대인의 일상에서 과잉분비되고 있을지 모르는 노르아드레날린이나 도파민을 대체할 물질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세로토닌을 자극하는 삶과 너무 동떨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책에서 권하는 조언을 따라보자. 심신을 안정시킬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TIP

앞부분에 세로토닌의 장점을 다소 장황하게 늘어놓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구체적인 방법이 후반부에 나오니까 인내심을 갖고 책을 읽기 바란다. 세로토닌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이나 뇌과학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은 다른 책을 읽기를 권한다.

창의성 101
작가
James C. Kaufman
출판
시그마프레스
발매
2010.01.22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창 의성 연구에 있어서 sternberg와 더불어 유명한 학자인 Kaufman의 새 책이다. 이 책은 그 동안 심리학계에서 진행되었던 창의성 연구를 개괄하고 있다. 일반인이 읽기에는 다소 따분한 책일 수도 있겠지만, 심리학 전공자, 특히 창의성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책 은 초창기 연구에서부터 창의성 연구 역사를 언급한 다음, 현대 창의성 의론과 더불어 창의성이 영역 일반적 또는 영역 특수적인지, 성격이나 동기 지능 등 다른 요인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리고 정신이상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아 무래도 인지심리를 공부하는 사람이다보니 창의성과 지능의 연관성을 설명한 부분이 관심간다. 주위를 잘 둘러보면, 머리가 좋은 것 같은데 창의성은 제로인 것 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생각을 꼭 해 봤을 것이다. "머리가 좋다고 창의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가정과 관련된 심리학 연구들은 다소 혼란스러워보인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 창의적인지 알아보고자 한다면 먼저 창의성이 지식 수준과 관련성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CHC(Cattell-Horn_Carroll) 이론은 최근 창의성이 Glr(장기 저장과 인출)의 한 성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지는 여전히 의심스럽다. 이런 주장은 전문가에 대한 연구에서 발견한 결과들과 다를 바가 없다. 결국 창의성은 지식 축적의 결과인가? 그것은 영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책에서 언급한 것 처럼 과학 등 전문적인 분야에서는 지식 축적이 필요한 반면, 다른 분야에서는 지식이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머 리 좋은 사람이 창의적인지 알아보는 두번째 방법은 창의성이 IQ와 상관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기존의 '문지방' 이론은 지능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창의성과 정적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다. 즉, 너무 똑똑하면 덜 창의적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는 이를 반박한다. Sligh et al(2005)는 Gf(유동적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훨씬 창의적이라고 설명한다. 이 연구는 앞서 설명했던 우리의 직관에 반한다. 똑똑한 아이들은 덜 창의적인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일까? 결국 똑똑한 사람일수록 더 창의적인 것일까?


창의성 연구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듯 하다. 이 영역은 개념의 애매모호함과 연구 결과의 비일관성으로 인해 학자들이 연구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창의성은 심리학이 풀지 못한 숙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 지만 언제까지 이 영역을 미지의 세계로 놔둘 수는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보다 명확한 개념 정의와 구체적인 방법론이 필요하다. 만약 우리가 창의성이라는 떠 다니는 구름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을 마련한다면, 회사나 학교에서 인사 선발 기준으로 창의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창의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수학 잘하는 학생을 시험 점수로 예측하고 있지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될 수 있는 학생을 예측하는 도구는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탁월한 결정의 비밀
작가
조나 레러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09.10.20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한 친구가 수능 모의고사가 끝난 다음 나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상해. 처음에 쓴 답이 미심쩍어서 고쳐쓰면 꼭 틀린단 말이야. 처음에 쓴 답이 오히려 신중하게 생각할 때보다 정답인 경우가 많더라고."

여 러 친구들이 모여서 어떤 전략이 더 현명한 방법일지 궁리해 봤지만 답은 찾을 수 없었다. 나도 뾰족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어느 쪽이 맞는 말일까? 처음에 생각 난 답과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쳐 쓴 답 중 정답이 될 확률은 어느 쪽이 높을까?


10년이 지난 다음 우연히 조나 레러의 '탁월한 결정의 비밀'을 읽다가 실마리를 발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옛 친구들은 이미 대학에 진학한 상태다. 그래도 이와 동일한 궁금증을 갖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이 책은 도파민을 통한 '경험적 학습'이 직관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예상이 적중했을 때 도파민이 왕성해지고 반대로 무언가 예상과 다를 때는 negative 신호가 주어져서 일련의 학습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학습된 지식은 우리의 직관을 이루게 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 발휘된다.

이 직관은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식적인 사고의 수준을 뛰어넘기도 한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10년 전 고등학교 친구는 당시 엄청난 양의 공부를 소화하고 있었다. 수없이 많은 문제집을 푸는 과정에서 친구는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정보를 기억 어딘가에 저장했을 것이다(정답이 맞았을 때 느끼는 도파민 분출과 틀렸을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말이다). 그리고 같은 문제가 나왔을 때 친구의 직관은 신속하게 해답을 내놓은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의식이 이런 gut feeling을 방해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친구는 바로 그 점에서 실수를 한 것이다. 때로는 전전두피질이 변연계의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게 좋을 때도 있다. 전전두피질의 능력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친구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해답을 내놓고도 다시 의식을 써서 답을 망친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의사결정에서 이성과 감정이 담당하는 역할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심리학이나 신경과학 연구결과들을 다루고 있지만 내용이 재미있어서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는 '보기 드문' 책이다.

의사결정은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의사결정이란 언제나 어려운 것이다. 우리는 의사결정의 종류에 따라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고민한다. 마트에서 라면을 살 때는 뇌의 어떤 부위를 사용해야 하는가? 수능 시험에 정답을 고칠까 말까 고민할 때는? 이 여자랑 결혼을 할지 말지는?

완 벽한 결론은 없지만, 저자는 어느 정도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위에서 든 친구의 사례처럼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이 활용될 때는 속에서 우러나오는 직관(감정)을 믿어봐도 괜찮다는 것이다. 반면, 새로운 상황이거나 우리의 작업기억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가 주어진 상황이라면 이성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그래도 의사결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영역이다. 우리는 신이 아니기에 앞날을 예측할 수 없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쉽다. 결국 이성과 감정이라는 두 개의 도구를 어떻게 적절히 사용하는지가 핵심이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플라톤이 말한 마부와 말을 화해시켜서 의사결정 너머에 있는 저 이데아에 도착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나는 '마음챙김'이라는 책을 다시 읽고 있다.


마음 챙김

작가
장현갑
출판
미다스북스
발매
200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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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조건 중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구절이 새롭게 다가온다. 누구나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수용하는 마음은 폭이 좁은 시야를 가지게 한다. 그건 우리 마음의 시야를 좁게 만드는 행동이다. 속 좁은 마음은 남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자기 자신에게도 손해가 되는지 모른다.

글쓴이는 수용하는 마음을 가질 때 판단이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순간을 완전하게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글을 읽던 중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수용하는 마음이 사물의 지각에 정말 영향을 미칠까? 보다 구체적으로, 수용하는 마음이 지각의 범위를 넓게 만드는가? 지각 뿐만 아니라 주의력에도 영향을 미칠까?



어 쩌면 이와 관련된 논문이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와 관련된 논문이 없다면, 실험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지난 번에 나는 공동체를 강조하는 종교가 Global Precedence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적이 있다. 개인주의 성향을 띄는 네덜란드의 neo-칼뱅파의 경우 사물의 지역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카톨릭이나 정통 유대교인은 전역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이 두 종교는 공동체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종교의 교리의 인간의 지각적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이에 덧붙여서 수용하는 마음이 지각 능력의 범위를 확장시킬 거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주의의 범위 또한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수용하는 마음을 점화시킨 다음, 사진을 짧은 시간 동안 보여준 다음 회상검사를 해 본다면, 보다 많은 항목을 기억해 낼지도 모른다. 아니면, Global Precedence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해 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내 주장은 어디까지나 추측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위와 같은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MP3에 넣어두고 듣지도 않던 음악을 어느날 자세히 들어보고 새로운 감명을 받기도 한다(누구나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더러는 친구로만 여겼던 사람이 어느날 주의깊게 살펴 본 후 이성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수용하는 마음은 인지적 능력을 확장시킬 지도 모른다.



만약 내 주장과 관련된 논문을 발견한 사람이 있다면, 댓글로 꼭 알려주길 바란다. 과연 내 주장이 맞을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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