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 http://geopolicraticus.wordpress.com/tag/time-consciousness/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Gianfranco Dalla Barba와 VAlentina La Corte는 2013년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2월호에 게재된 논문[각주:1]에서 해마가 인간의 시간 의식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작화(또는 작화증, Confabulation)란 ‘없었던 일을 마치 있었던 것처럼 확신을 가지고 말하거나, 일어났던 일을 위장하거나 왜곡하는’ 증상을 의미하며, 다양한 뇌 부위의 손상에 의해 발생한다.


작화는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나 미래에 대한 사실도 왜곡한다는 점이다. 둘째, 작화증 환자의 대부분은 해마가 손상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작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환자들의 해마는 최소한 한쪽 면이라도 온전한 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다. 


반면, 기억상실증은 해마의 손상에 의해 일화 기억을 잃어버리는 증상을 일컫는다. 해마가 일부 손상된 기억상실증 환자의 경우 작화를 동반하기도 하지만, 해마가 완전히 손상되면 작화를 겪지 않는다. 이 경우, 환자는 과거의 사건 자체를 떠올리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현재나 미래에 대한 개념도 모두 잃어버린다는 점에서 작화와 다르다. 


논문의 저자는 위 결과를 토대로 해마가 시간 의식(Temporal Consciousness,TC)과 관련있다고 결론지었다. TC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 TC는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특정한 형태의 의식을 말한다. TC는 지각이나 상상 등 다른 유형의 의식과는 구분된다.
  • TC는 ‘개인적 시간'을 의미한다. 작화나 기억상실증 환자는 자신의 과거를 왜곡해서 말하지만, 그 밖의 사실(i,e, 과거에 일어났던 정치적 사건)은 정확히 기억한다.
  • 해마가 완전히 손상된 경우 TC도 완전히 사라지며, 일부가 손상되면 작화처럼 왜곡된 TC를 경험한다.


 

TC의 신경과학적 모델. 출처 : 논문에서 인용


Reference

  1. Dalla Barba, G., & La Corte, V. (2013). The hippocampus, a time machine that makes errors.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본문으로]

글 :  인지심리 매니아


며칠 전부터 생각들이 끝없이 밀려오는 바람에 업무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 지난 과거에 관한 생각,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등등.. 저 사람의 의도는 뭘까, 저 사람은 왜 저럴까 하는 생각 등등.. 수많은 생각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Mind-Wandering은 주말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업무나 학업을 방해하는 Mind Wandering은 언제든 다시 우리 마음으로 침범할 수 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Mind Wandering이 일어날까? 필자는 한동안 소홀히 했던 심리학 논문을 다시 찾아봤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최신 논문 두 편을 찾아냈다.


그 동안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 왔던 대로, 심리학자나 신경과학자들은 Mind Wandering의 주요원인이 default mode network 때문이라고 가정한다. 최근 Trends in Cognitive Sciences에 실린 논문[각주:1]은 기존 연구들을 정리하면서 DMN이 내/외부 지향적 인지과정과 관련있다고 설명한다. default mode network는 우리 뇌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작동하는 일종의 ‘스크린 세이버 모드' 역할을 하며, 이 때 자전적 기억(autoiographical memories) 등 내부 지향적 인지(internally-directed cognition)가 발생한다. 


이 네트워크는 목적 지향적 활동(또는 외부 지향적 인지, Externally-directed cognition)과 부적 상관 관계가 있다. 즉, DMN이 활성화될 경우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만약 DMN의 활성화가 줄어든다면 반대의 경우가 일어날 것이다. 결국 DMN의 활성화는 외부 또는 내부에 대한 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 역시 지금까지 이 설명이 정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Anthony Jack과 동료들은 mind wandering을  내부 VS 외부 주의의 차원으로 설명하는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각주:2]. 이들은 인간이 사회적 정보 처리(Social Information Processing,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를 처리할 때 DMN이 활성화되는 반면, 물체의 운동 등 기계적 메카니즘을 처리할 때는 EAN(Executive Attention Network, 집행 주의 네트워크))이 활성화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한 집단에게 정서적, 도덕적 내용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고, 다른 집단에게는 퍼즐을 풀게 했다. 그리고 각 참가자들의 뇌를 fMRI로 관찰했다. 그 결과, 정서적 내용을 본 참가자의 경우 DMN이 활성화 된 반면, 퍼즐을 푼 참가자는 EAN이 활성화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는 어디까지나 DMN이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활성화된다는 사실만을 보여주었을 뿐, 사회적 정보 처리가 mind-wandering으로 이어지는지는 검증하지 않았다. 필자 역시 이런 해석이 가능할지 망설여진다. 하지만, 사회적 정보 처리->DMN->Mind-Wandering의 연결고리가 발견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Theory of Mind(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의 스위치를 끄는 것이 끊임없는 잡생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의도를 끊임없이 읽으려 하는 과정에서 Mind Wadering의 늪에 빠지는지도 모른다.

  1. Anticevic, A., Cole, M. W., Murray, J. D., Corlett, P. R., Wang, X. J., & Krystal, J. H. (2012). The role of default network deactivation in cognition and disease.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본문으로]
  2. Jack, A. I., Dawson, A., Begany, K., Leckie, R. L., Barry, K., Ciccia, A., & Snyder, A. (2012). fMRI reveals reciprocal inhibition between social and physical cognitive domains. NeuroImage. [본문으로]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왜 우리는 음악을 듣고 감동할까? 음악은 순수하게 추상적인 예술 양식이며, 언어나 구체적인 개념이 없다. 음악이 전달하는 메세지는 애매모호하고 문맥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감동받는다.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때 우리 신체는 정서적으로 각성된다. 동공이 확장되고, 맥박과 혈압이 상승하고, 피부의 전기 전도성이 느려지며, 신체 운동과 관련된 뇌 영역인 소뇌가 이상하게 활성화된다. 혈액도 다리 근육으로 다시 이동한다. (일부 사람들은 이것이 우리가 발을 구르는 이유라고 추측한다.) 즉, 소리는 우리의 생물학적 뿌리를 자극한다.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우리는 현악기로 고문당하는 존재다".


섹스, 코카인, 음악의 공통점-도파민

우리는 이제 이러한 감정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공간 속의 공기진동이 어떻게 이런 강렬한 상태를 만들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몬트리올의 연구자들이 Nature Neuroscience에 게재한 새 논문은 음악이 왜 '즐거운 자극'인지 밝히는 데 초석이 되었다. 이 연구는 fMRI와 ligand-based 양전자 단층 촬영 (PET) 검사 등 화려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험 자체는 오히려 간단했다. 과학자들은 먼저 217명의 참가자 중 연주곡을 들으며 '감동'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을 걸러내서 10명으로 압축했다(음악을 들을때마다 일관성있게 감동을 맏는 행운아들이었다.). 과학자들은 그 다음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목록을 가져오게 한 다음 - 거의 모든 장르가 망라되었다. 테크노에서부터 탱고에 이르기까지 - 참가자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동시에 그들의 뇌활동을 관찰했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론을 사용해서(PET와 fMRI) 음악에 반응하는 뇌를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그들의 (ligand-based PET를 사용한) 첫번째 발견은 음악이 배측과 복측 선조체에서 도파민을 방출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특별히 놀라운 일이 아니다 : 이 부위는 그동안 즐거운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섹스를 하던 코카인을 흡입하던 Kanye의 음악을 듣던 마찬가지다. 이런 행동들이 세포들을 자극하기 시작하면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행복은 여기서 시작된다.


이 반응들의 시간차를 유심히 관찰한 결과 놀라운 결과를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피험자가 감동을 받기 몇 초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나는 정확한 뇌신경 간 상관관계까지 다루지 않을 생각이다 - 단지 당신이 다음 번에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땐 당신의 오른쪽 NAcc에 감사하라고만 말하고 싶다 - 그 대신 이 실험에서 발견된 흥미로운 구분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나는 다음 마디에 어떤 음이 올지 알 수 있어!


과학자들은 우리가 음악을 통해 감동 받기에 앞서 미상(caudate)의 활동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상 단계'라고 불리는 이 현상의 목적은 음악에서 가장 좋은 파트가 나올 것을 예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정적 반응이 최고조에 이르기 직전에 미상에서 왕성한 도파민 활동이 발생했다. 이 선조체의 하부는 감각, 운동,연상을 담당하는 뇌 부위와 연결되어 있으며, 자극-반응으로 이어지는 학습과 관련되어 있고, 음식 등 보상을 통한 강화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추상적인 음정이 원시적 보상 단서, 우리를 침 흘리게 만드는 벨소리와 문화적 등가물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

예상 단계는 즐거운 청각자극이 다가온다는 시간적 단서로부터 시작하며, 기분좋은 감정을 일으키고 보상에 대한 기대를 만든다. 이 보상은 전적으로 추상적이며, 지연된 예상과 해결(음악에서 불협화음 등이 협화음으로 이동하는 것. Resolution)이라는 요인이 포함되어 있다. 사실, 작곡가와 연출가는 이 현상을 자주 사용한다.  예상된 결과를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기대를 위반하여 정서적 각성을 일으킨 다음(예를 들면, 예상치 못한 음을 삽입하거나 템포를 느리게 하는 등) 이를 해결해서 완성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음악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들을 때 정서적 반응이 정점에 이르는 것은 우리의 기대가 충족되고 정확한 보상이 주어진 것임을 나타낸다. 


인간은 불완전한 패턴을 완성시키려 한다


이 뉴런은 왜 음악이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기 15초 전에 활성화되는 것일까? 우리는 실질적 보상을 얻는 과정에서 도파민의 증가를 즐거움과 연결시킨다. 그리고 미상에 있는 이 세포들의 집합은 음악적 감동에 도달하기 전, 즉 멜로디 패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활성화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신경을 관찰하는 게 아니라 음악을 살펴보는 것이다. 음악은 보통 복잡한 패턴의 미로(최소한 문외한에게는)와 같다. - 음악은 수학적인 예술이다 - 교향곡을 포함한 모든 곡들의 가장 중요한 부분들은 이런 패턴이 깨질 때이며, 소리가 예측불가능할 때이다. 음악이 너무 뻔한 경우, 알람 시계처럼 지루하다(우리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있다면 우리는 흥분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작곡가들은 음악의 도입 부분에만 으뜸음을 사용하다가 끝날때까지 사용을 미룬다. 우리가 예상하는 패턴에서 오래 벗어날수록, 패턴이 정상적으로 돌아왔을 때 정서적 분출은 극대화된다. 그래서 우리가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음악 심리학자인 Leonard Meyer는 그의 고전적인 책 Emotion and Meaning in Music에서 베토벤의 String Quartet in C-sharp minor,Op. 131. 5악장을 분석하며 이런 심리학적 원칙들을 증명하고자 했다. Meyer는 음악이 어떻게 우리의 기대를 희롱하는지 -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 보여주고자 했다. 이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메이어는 베토벤의 작품을 50개로 나누어서 도입부가 전형적인 리듬, 하모니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 다음 복잡한 음의 변화를 통해 전형적인 음들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E 장조라면, 베토벤은 불완전한 E 장조 화음을 사용하여서 직설적인 표현을 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음악에서 불확실한 요소를 보존하고 싶어했고, 우리 뇌가 불충분한 음계를 보완하도록 요구하게 만든다. 베토벤은 마지막까지 그 화음을 보류한다.


메이어에 따르면, 이런 음악의 긴장감(우리의 충족되지 않은 기대가 증가함에 따라)이 음악을 들으며 느끼는 감정의 근원이 된다고 한다. 이런 '체화된 의미'는 교향곡이 사용하거나 무시하는 패턴, 교향곡의 형식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에서 발생한다. 메이어는 "인간에게 있어 이런 의심과 혼란은 비정상적인 것이다. 우리 마음은 이런 혼란과 직면할 때 문제들을 명확하게 해결하려고 시도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베토벤이 만들어 놓은 패턴들 속에서 E 장조가 완성되기를 기다린다. 우리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동안 - 이것이 미상에서 도파민의 증가를 촉발한다 - 불확실성이 감정을 만들어낸다. 우리 신경은 이상한 배열 속을 탐색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음의 일부분을 예측할 수 있지만 전부를 예측할 수는 없다. 이것이 우리가 음악을 계속 듣고 보상을 기다리는 이유다. 음악은 규칙을 위반하면서 의미를 가지는 형식인 것이다.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작가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샌드라 블레이크스리
출판
바다출판사
발매
2007.01.18

난이도:

대상: 뇌에 관심있는 일반인

        인지심리학 교재에 나오는 환자들의 사례를 쉽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


인 지심리학 교재를 볼 때 건너뛰기 쉬운 부분이 환자들을 다룬 사례다. 우리가 의사도 아닌데, 긴 명칭을 가진 환자들의 병명을 외워가며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느낀다. 환자들의 증상과 인지심리학 이론이 어떤 관련성을 가지는지 이해도 안 간다. '주의'편에서 나오면 주의와 관련되어 있구나, '기억'편에서 나오면 '기억'과 관련이 있구나 짐작할 뿐, 병의 증상과 그것이 의미하는 심리학적 원칙 간 연결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인지심리학 교재는 역시 재미없다는 편견이 강화된다.


이 책은 거의 대부분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사례를 다룬다. 심리학 전공자 뿐만 아니라, 호기심에 이 리뷰를 보는 일반인도 들으면 기겁할 소리다. 하지만 저자가 책을 재미있게 쓰는 바람에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다.

이 책에선 교재에서 볼 수 있었던 환자들의 사례를 보다 생생히 접할 수 있다. 편측무시, 부정, 기억상실증 등이 그렇다. 더 나아가서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사례도 있다. 카프그라나 찰스 보넷 증후군, 거울인식 불능증은 이름처럼 생소할 뿐더러 증상 또한 신비롭다.

인지심리학에 나온 환자들의 사례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학생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교과서보다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에게도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저 자는 이 증상들을 관찰함으로써 인간의 근본적인 본성을 파헤친다. 저자가 무엇보다 역점을 두는 부분은 '나'라는 존재가 내 머리 속 어디에 있는지를 파헤치는 것이다. 사례 속에서 환자들의 뇌에는 자신과 다른 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맹시(blindsight)의 경우, 환자는 물체를 보지 못해도 무의식적으로 물체를 잡을 수 있다. 물체를 보는 것 외에 물체를 잡는 '내'가 따로 있단 말인가? 부정 환자의 경우 마치 우리 머리 속 '변명하는 존재'가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자신을 합리화하는 자기가 머리 속에 따로 존재한다는 말인가?


저 자는 개개 챕터에서 소개한 사례들을 토대로 인간의 자아가 구성되는 방식을 정리한다. 책 후반부에는 자아의 몇 가지 특징을 설명해 놓고 있다. 궁극적으로,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두뇌활동의 결과물임을 설명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정신활동은 인과적으로 필연적인 결과일 뿐인가? 우리가 말하는 '자유의지'라는 것은 정말 있는 것인가?  이를 설명하기 위해 감각질, 의식에 관한 설명도 하고 있다.


내 안의 수많은 '나'를 분해하면 결국 나라는 존재도 별 것 아닌 존재다. 우리의 정신활동도 어쩌면 육체와 두뇌에 국한된 물리, 화학적 작용일 뿐일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동물과 다른 특별한 존재가 아니며, 나 또한 거대한 자연 현상의 일부일 뿐이라는 깊은 깨달음을 준다.


 
 
 


출처: Brain Po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신경과학 주제를 주로 다루는 Nature Reviews Neuroscience는 최근 1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을 소개했다. 이 방법을 통해 각 년도별로 어떤 논문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2009년에 가장 많이 인용되었던 논문은 Dr. A.D. Craig의 논문인 “How do you feel—now? The anterior insula and human awareness”이었다.


Dr. Craig의 논문은 섬엽(insula)으로 알려진 부위의 관한 지식들을 소개했다. 이 부위는 전대상이랑(anterior cingulate gurys, ACC)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숨은 층이다. 전대상이랑은 정서 처리를 담당하는 부위로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섬엽과 전대상이랑은 여러 뇌 기능과 관련하여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섬엽은 그 동안 gut이나 신체 감각을 담당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었다. 최근 새로운 영상학, 해부학 연구는 섬엽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로 발견했다.
  • 내부감각(sensing state of gut, heart, pain etc)
  • 신체 움직임
  • Self-recognition
  • 발성이나 음악
  • 정서 지각
  • 위험, 불확실성이나 예상
  • 움직임의 시각, 청각적 자각
  • 시간 지각
  • 주의
  • 지각적 의사결정
  • 인지적 통제나 수행 모니터링

논문은 새로 밝혀진 섬엽의 기능들을 입증한 논문들을 요약하고 있다. 저자는 새로 밝혀진 이 역할이 제임스-랑게 설(James-Lang) 을 지지한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은 19세기 윌리엄 제임스와 칼 랑게에 의해 독자적으로 발전한 정서 이론이다. 이들은 정서의 경험이 신경시스템의 변화에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뒤따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1.곰을 본 후 2.공포를 느끼고 3. 심장이 뛰는 것이 아니라 1.곰을 본 후 2.심장이 뛰고 3.공포를 느낀다는 것이다.


섬엽과 관련한 연구 결과들은 아이오와 대학의 안토니오 다마지오가 주장한 "somatic marker 이론"과도 일맥상통한다. 다마지오는 의사 결정이 소마틱/정서적 과정에 의해 편향된다고 주장했다. 소마틱/정서적 처리는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t에서 일어난다고 가정하고 있다.


또한 연구들은 섬엽에 손상이 가져오는 임상적 장애도 밝혀냈다. 섬엽과 관련한 장애는 다음과 같다.
  • 자폐증
  • ADHD
  • 니코틴 의존을 포함한 중독
  • 거식증
  • 우울증
  • 통증 장애
  • 알츠하이머

개인적으로 10주년 논문과 함께 2009년 섬엽 관련 연구를 개관한 논문을 같이 추천한다.



Reference


Craig AD (2009). How do you feel--now? The anterior insula and human awareness. Nature reviews. Neuroscience, 10 (1), 59-70 PMID: 19096369

Luo L, Rodriguez E, Jerbi K, Lachaux JP, Martinerie J, Corbetta M, Shulman GL, Piomelli D, Turrigiano GG, Nelson SB, Joëls M, de Kloet ER, Holsboer F, Amodio DM, Frith CD, Block ML, Zecca L, Hong JS, Dantzer R, Kelley KW, & Bud Craig AD (2010). Ten years of Nature Reviews Neuroscience: insights from the highly cited. Nature reviews. Neuroscience, 11 (10), 718-26 PMID: 20852655

 


출처: Harvard Business Review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기억을 과거 경험으로의 재방문으로 여긴다. 열대지방으로 갔던 휴가, 잘못 내렸던 의사결정, 차 키를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는 경우 등등.... 신경과학자들은 오래동안 이런 일화기억(episodic memory) 회로가 과거의 사건들을 기억하는 데에만 활성화된다고 믿었다. 신경영상 연구들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정보를 인출할 때 활성화되는 특정 부위를 구분해 왔다. 이 영역은 주로 전전두엽, medial temporal lobes, 그리고 팽대후부피질(retrosplenial cortex)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 영역들이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할 때도 활성화된다고 한다.



이 영역들이 두 가지 기제에서 겹치는 것에 흥미를 가진 몇몇 연구자들은 종전 기억에 대한 개념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뇌의 신경구조는 과거만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상상하고 예상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도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관점에 의하면 당신의 뇌는 과거의 체험을 통합하여 미래를 예상하는 'proactive' 시스템인 것이다.



경제 영역에서 미래의 수요를 예측하는 것은 중요하다. 정확한 예측만이 성공을 보장한다. 미래를 그리는 능력은 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 이익을 위해 단기적 보상을 포기할 줄 아는 능력과도 관련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뇌는 과거 경험의 구체적 예들을 조합하여 유추를 통해 당신이 어디에 있고,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해준다. 우리는 이 능력을 통해 미래 변화를 미리 파악해 볼 수 있다.



우리 뇌가 미래를 예측하는 데 천부적이긴 하지만, 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아래 적은 팁을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많은 경험을 쌓아라. 자신을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노출시켜라. 경험의 폭이 다양해지면 새로운 환경에서 미래를 예상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 대화, 독서,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빌려와라.
  • 미래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상해보라. 조직이나 개인의 목표를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라. 이를 통해 우리 뇌가 목표를 구체화하게 되고 목표 달성을 쉽게 만든다.
  • 미래의 목표가 이루어지는 것을 상상하라. 장기적 결과의 열매를 풍부하게 상상한다면 단기적인 보상에 유혹받지 않을 것이다.
  • 마음이 떠돌아다닐 때 잠시 시간을 주어서 그 생각이 방해받지 않도록 해보자. 이렇게 하면 뇌의 기억 시스템이 우리의 과거 경험을 재구성할 시간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조언이 당신의 잃어버린 차 열쇠를 찾아주지는 않겠지만, 미래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Jeff Brown is a board-certified cognitive-behavioral psychologist on the faculty at Harvard Medical School. Mark Fenske is a neuroscientist at the University of Guelph. They are the authors of The Winners Brain, a Harvard Health Publications book published this year by DaCapo Life Long Books.

 


출처: Neuroskeptic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fMRI 스캔만으로 당신의 나이를 알 수 있다


당신은 얼마나 성숙한 사람인가? 만약 5분 동안의 뇌스캔을 통해 당신의 뇌연령을 알 수 있다면 할 의향이 있는가? 이제는 실현가능한 이야기다. Science 저녈에 실린 Prediction of Individual Brain Maturity Using fMRI.이라는 논문에서 이 문제를 연구했다.
이 연구는 support vector machine(SVM)이라는 방법을 잘 활용한 예에 속할 것이다. 이 방법은 내가 예전에 올렸던 "the brain scan to diagnose autism"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의 뇌영상 자료와 실제 연령이 input data가 되었다. SVM은 이 자료를 통해 참가자의 나이와 뇌의 복잡한 파라미터간 관계에서 패턴을 찾아내게 된다.


이 실험은 resting state(휴지기) functional connectivity fMRI를 통해 측정을 했다. 이 방법은 fMRI 통 속에서 참가자가 누워 있는 동안(쉬고 있는, 즉 휴지기) 뇌의 다른 부위가 동시에 활성화되거나 비활성화되는 정도를 알아본다. 만약 두 부위 간 강한 연결이 있다면 우리는 '그 두 부위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라고 추측할 수 있다. 물론 필연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방법은 잘 먹힌 것 같다.

SVM 은 resting state scan을 통해서 7세에서 30세까지로 구성된 참가자 238명의 나이를  거의 완벽하게 예측했다. 이 그래프는 실제 나이와 예측한 나이(연구자들은 이 종속변수를 fcMI라고 부른다)를 비교한 결과다. 굉장히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R square=0.55


연구자들은 다른 데이터도 살펴보기로 했다. 하나는 휴지기를 측정한 데이터지만 그다지 약하지 않은 파워(테슬라라고 한다)에서 실시했다(1.5T VS 3.0T). 다른 하나는 원래 휴지기를 측정할 목적이 아니었지만 우연히 휴지기 자료가 포함된 데이터였다(n=186). 이 자료들이 실험으로부터 얻어낸 자료와 다름에도 불구하고 SVM은 연령을 꽤 잘 예측했다. r square가 0.5를 상회했다.


*



연구의 함의


이 연구가 어떤 값어치가 있을까? 글세, 좋은 질문이다. 어찌 보면 대답이 너무 간단할 있다. 뭐, 친구들의 뇌를 검사해봐서, 너의 뇌연령을 12세 정도 된다고 설명해 주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이다.


하 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것이 결국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친구들의 뇌연령을 알고 있다. 우리는 그 친구의 나이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뇌연령은 당신의 나이와 같다. 위 실험의 데이터는 일부 참가자가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성숙한 뇌연령을 가진 경우가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이 가정은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는 잠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 연구가 뇌에 대한 이해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SVM은 복잡한 데이터에서 비선형적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강력한 수학도구다. 하지만 단순히 데이터에 SVM을 적용한다고 해서 우리가 거기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SVM은 어디까지나 기계 학습 알고리즘이다. 이 알고리즘에 의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은 '이해 없는 과학'이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나는 지난 포스트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사 실 이 연구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실험 결과는 꽤 깔끔한 편이었다. 그들은 인간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뇌의 넓은 영역에서의 기능적 연결은 강해지는 반면, 좁은 영역에서 뇌 부위간 상호작용은 약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이런 지역적 disconnection은 노화를 예측하는 신뢰성 있는 지표가 되는 것이다.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long connection은 점점 강해지고(오렌지색) short connection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녹색). 이는 뇌 전체에 걸쳐서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


뭐라고 비유해야 할까. 마치 어릴적에는 옆집 사는 친구와 같이 놀다가, 커서는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과 인터넷으로 대화를 하면서도 정작 이웃과는 한마디도 안 하는 그런 상황에 비유한다면 맞을까?



Link: Also blogged about here.

Dosenbach NU, Nardos B, Cohen AL, Fair DA, Power JD, Church JA, Nelson SM, Wig GS, Vogel AC, Lessov-Schlaggar CN, Barnes KA, Dubis JW, Feczko E, Coalson RS, Pruett JR Jr, Barch DM, Petersen SE, & Schlaggar BL (2010). Prediction of individual brain maturity using fMRI. Science (New York, N.Y.), 329 (5997), 1358-61 PMID: 20829489

출처: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Skeptic 잡지의 발행인인 Michael Shermer은 최근 TED에서 한 발표를 통해 왜 사람들이 자기 기만에 빠지는지 그 이유를 설명했다. 사람들 중 몇몇은 이런 자기 기만에 특히 취약하다. 그는 이 취약성이 패턴을 인식하거나 노이즈 속에서 신호를 찾아내는 뇌의 역할과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동영상 링크)
http://www.ted.com/talks/view/id/884
Shermer는 지난 번 발표에서 이상한 믿음에 대한 설명을 한 적도 있다. 그는 또 "Why People Believe Strange Things"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내가 포스팅 했던 가장 최근 발표 동영상은 특히 인상적이다. 비디오를 끝까지 보기 귀찮아할 사람을 위해, 여기 발표 내용을 요약해 놓기로 한다.

  • 뇌는 '믿음' 엔진이다: 패턴을 찾는  영장류는 연상 학습을 발전시켰다
  • 믿음은 잘못될 수 있으며 잘못된 의사결정을 낳을 수 있다.
  • 뇌의 신경회로는 잘못된 믿음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 뇌는 patternicity에 우선순위를 둔다 - 의미가 있는 신호나 의미 없는 노이즈의 경우 모두에서 의미있는 패턴을 찾고자 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 그러나 믿음은 일종오류(false positive)와 이종오류(false negative)의 가능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Patternicity는 일종오류에 따르는 비용이 이종오류의 비용보다 적을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뇌는 기본적으로 모든 패턴이 진실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전대상회(Anterior cingluate cortex)는 패턴인식을 담당하는 뇌 부위이다.
  • 패턴을 추구하는 경향은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느낄 때 더 심해진다
  • 비정상적인 믿음이 강한 사람은 의미있는 패턴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 우뇌는 패턴 처리에 더 민감하다(pattern effective)
  • 도파민은 패턴 인식을 증가시킨다.
  • 항정신병약물은 Patternicity를 감소시킨다. 정신병은 패턴을 잘못 인식하는 것이다.
  • 도파민은 신호대 잡음 비율(signal to noise ratio)를 증가시킨다
  • Facial recognition is highlighted in the brain and is a human pattern bias
  • Fusiform gurus는 얼굴 인식에 중요한 뇌 부위이다.
  • Agenticity: 특정 패턴에 의미나 고의, 주체성을 부여하는 경향을 말하며, 주로 보이지 않는 존재나 from the top down(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대로 적음 - 역자 주). 외계인이나 미신, 종교적 믿음과 관련이 있다.
  • Temporal lobe를 자극하면 유체이탈을 경험할 수 있다.
  • 강한 믿음이나 기대는 패턴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스위스의 Krummenacher 와 동료들은 도파민과 비정상적 믿음, 의미있는 자극을 탐지하는 것에 관한논문을 최근에 발표했다.

이들은 비정상적 체험을 했고 이를 믿는 집단과 회의적인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L-dopa를 투여한 결과 회의적인 사람들은 별 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비정상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의 경우 훨씬 보수적으로 변했다. 연구자들은 비정상적인 관념화가 '중요한 개인특성의 한 차원이며 노이즈에서 신호를 찾는 연구 논문을 통해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상적이거나 의심이 가는 대상을 믿는 경향은 분열형 장애로 기술된다. 나는 이것이 그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개인의 특성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Krummenacher P, Mohr C, Haker H, & Brugger P (2010). Dopamine, paranormal belief, and the detection of meaningful stimuli.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22 (8), 1670-81 PMID: 19642883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뇌 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뇌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심리학이나 신경과학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 중 하나가 음악가의 뇌이다. 예를 들어 현악기나 건반 연주자들은 손을 통제하는 뇌 조직이 일반인보다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전문적인 '가수'의 뇌가 어떻게 재조직되는지 연구한 경우는 적었다.

악기 연주와 마찬가지로 노래도 숙련된 근육 운동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노래를 하는 동안 100개 이상이 넘는 근육이 사용된다. 그러나 악기 연주와 노래는 몇가지 차이가 있다. 우리는 건반을 누르는 손가락을 볼 수 있지만 노래를 하는 동안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는 없다.

Boris Kleber의 연구진은 성악가 10명과 21명의 학생, 18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탈리아 아리아인 'Cara mio ben'의 6 구절을 부르게 하는 동시에 뇌 영상사진을 촬영했다.

가 장 흥미로운 점은 성악가의 경우 노래를 하는 동안 somatosensory cortex가 많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이다. 이 부위는 몸에서 나오는 신호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결과는 숙련된 가수가 성대 근육의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남을 말해준다. 노래하는 동안 성대 근육을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부위가 활성화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예상대로 악기 연주를 배운 사람의 경우 primary motor cortex(근육으로 명령을 보내는 역할을 한다)의 활성화가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 부위의 활성화가 가장 큰 사람은 가장 숙련된 성악가였다.













또 성악가의 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가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부위는 작업기억을 포함하고 있다. 성악가는 보통 노래하는 동시에 동작을 같이 하기 때문에 자신의 연출을 모니터링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따라서 이런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추측했다.












노 래에 숙련된 사람은 inferior parietal cortex의 활성화도 두드러졌다. 이 부위는 소리의 운동감각의 피드백을 본인이 예상한 감각과 비교하는 역할을 한다. 또 소뇌의 활성화도 눈에 띄었다. 소뇌는 뇌의 끝에 위치해 있으며 coordination을 담당한다.






'성악가는 노래하는 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일반적이지 않은 동작과 함께 내야 한다. 따라서 이런 요구에 대처하기 위해 소뇌의 활성화가 일어나는 것 같다.'라고 연구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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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ber, B., Veit, R., Birbaumer, N., Gruzelier, J., & Lotze, M. (2009). The Brain of Opera Singers: Experience-Dependent Changes in Functional Activation. Cerebral Cortex, 20 (5), 1144-1152 DOI: 10.1093/cercor/bhp177
탁월한 결정의 비밀
작가
조나 레러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09.10.20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한 친구가 수능 모의고사가 끝난 다음 나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상해. 처음에 쓴 답이 미심쩍어서 고쳐쓰면 꼭 틀린단 말이야. 처음에 쓴 답이 오히려 신중하게 생각할 때보다 정답인 경우가 많더라고."

여 러 친구들이 모여서 어떤 전략이 더 현명한 방법일지 궁리해 봤지만 답은 찾을 수 없었다. 나도 뾰족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어느 쪽이 맞는 말일까? 처음에 생각 난 답과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쳐 쓴 답 중 정답이 될 확률은 어느 쪽이 높을까?


10년이 지난 다음 우연히 조나 레러의 '탁월한 결정의 비밀'을 읽다가 실마리를 발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옛 친구들은 이미 대학에 진학한 상태다. 그래도 이와 동일한 궁금증을 갖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이 책은 도파민을 통한 '경험적 학습'이 직관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예상이 적중했을 때 도파민이 왕성해지고 반대로 무언가 예상과 다를 때는 negative 신호가 주어져서 일련의 학습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학습된 지식은 우리의 직관을 이루게 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 발휘된다.

이 직관은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식적인 사고의 수준을 뛰어넘기도 한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10년 전 고등학교 친구는 당시 엄청난 양의 공부를 소화하고 있었다. 수없이 많은 문제집을 푸는 과정에서 친구는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정보를 기억 어딘가에 저장했을 것이다(정답이 맞았을 때 느끼는 도파민 분출과 틀렸을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말이다). 그리고 같은 문제가 나왔을 때 친구의 직관은 신속하게 해답을 내놓은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의식이 이런 gut feeling을 방해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친구는 바로 그 점에서 실수를 한 것이다. 때로는 전전두피질이 변연계의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게 좋을 때도 있다. 전전두피질의 능력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친구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해답을 내놓고도 다시 의식을 써서 답을 망친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의사결정에서 이성과 감정이 담당하는 역할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심리학이나 신경과학 연구결과들을 다루고 있지만 내용이 재미있어서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는 '보기 드문' 책이다.

의사결정은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의사결정이란 언제나 어려운 것이다. 우리는 의사결정의 종류에 따라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고민한다. 마트에서 라면을 살 때는 뇌의 어떤 부위를 사용해야 하는가? 수능 시험에 정답을 고칠까 말까 고민할 때는? 이 여자랑 결혼을 할지 말지는?

완 벽한 결론은 없지만, 저자는 어느 정도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위에서 든 친구의 사례처럼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이 활용될 때는 속에서 우러나오는 직관(감정)을 믿어봐도 괜찮다는 것이다. 반면, 새로운 상황이거나 우리의 작업기억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가 주어진 상황이라면 이성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그래도 의사결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영역이다. 우리는 신이 아니기에 앞날을 예측할 수 없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쉽다. 결국 이성과 감정이라는 두 개의 도구를 어떻게 적절히 사용하는지가 핵심이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플라톤이 말한 마부와 말을 화해시켜서 의사결정 너머에 있는 저 이데아에 도착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출처: Neuroskeptic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당신이 무언가 끔찍하거나 당황스러운 사건을 겪었다고 상상해보자. 이런 부정적 기억을 머리 속에서 깨끗이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당신 머리에 electrodes를 심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런던 Institute of Psychiatry의 Lacruz는 Single pulse 전기 자극을 해마에 가할 경우 인간의 일화기억이 손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자는 간질로 뇌를 절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해마에 단 한번의 전기적 자극을 가할
경우 일시적인 기억상실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환자들은 전기자극을 받은 뒤 곧 바로 제시된(150밀리세컨드 이내) 단어나 사진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 런 기억상실증은 해마의 오른쪽과 왼쪽이 전부 전기자극을 받았을 때 발생했다. 만약 한쪽만 전기자극을 받았다면 기억에 손상을 입지 않는다. 이는 한쪽에서 받은 전기충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른 한쪽이 기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해 마의 손상이 기억상실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60년이 흘렀다. 전기자극을 이용한 기존 연구들은 몇 차례의 반복적인 충격 후에 기억상실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단 한번의 전기충격으로 단기 기억이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추가 연구에서는 이 전기자극이 오직 기억에만 영향을 미치고 물체의 지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참가자에게 대상을 기억하라고 지시하기 전 가한 전기자극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이는 해마가 부호화 단계에만 관여할 뿐 인출에는 관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실험은 해마가 우리 기억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봤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이 결과만으로 해마를 'memory module'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해마는 공간 지각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실험은 간질환자가 왜 현대 신경과학의 숨은 영웅인지 보여준다. 윤리적 측면에서 이런 종류의 실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바로 간질환자이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간질환자의 치료를 위해 뇌 이곳저곳에 자극을 가해야 한다(그 이유는 뇌의 중요한 부분을 병소로 여겨서 절단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 역자 주). 만약 정상인을 대상으로 두개골을 열고 회질을 건드리는 실험을 한다면 난리가 나겠지만, 간질환자의 경우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뇌를 자극해야 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실험을 병행할 수 있는 것이다.

Lacruz ME, Valentín A, Seoane JJ, Morris RG, Selway RP, & Alarcón G (2010). Single pulse electrical stimulation of the hippocampus is sufficient to impair human episodic memory. Neuroscience PMID: 20643192

 
 

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위에 추상화 2점을 관찰해보자. 오른쪽 그림은 마르셀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2'이다. 왼쪽은 몬드리안의 '회색나무'다. 어떤 그림이 훨씬 운동감 있는가?


Chai-Youn Kim과 Randolph blake의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관찰자는 뒤샹의 그림이 더 운동감 있다고 말할 것이다. 뒤샹의 위 그림은 그가 처음 시도했던 운동감을 표현하는 기법이 적용되었다. 그림 속 인물의 여러 이미지 - 각 이미지는 시간별 인물의 위치를 묘사하고 있다 - 가 한장의 그림에 겹쳐져 있다. 마치 다중노출로 촬영한 사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연속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화가가 한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묘사했음을 알 수 있다.


Étienne Jules Marey, 'Chronographic Study of a Man Pole Vaulting' (1890) albumin print.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추상화를 두 집단으로 분류했다. 한 집단은 뒤샹의 기법처럼 겹쳐진 이미지(superimposed images)를 사용한 그림들이었다. 다른 집단은 회색 나무처럼 superimposing image는 사용하지 않아서 운동감이 없는 그림들이었다. 참가자들은 각 그림이 얼마나 운동감 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운동감을 표현하는 기법을 사용한 그림이 더 운동감 있다고 평가했다. 이 결과는 평소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건 문외한이건 동일했다. 하지만 이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운동감을 더 강하게 느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fMRI를 사용하여 그림을 보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과 문외한에게 운동감이 묘사된 그림과 그렇지 않은 그림을 보여주는 동시에 fMRI를 통해 스캐닝을 했다. 운동감이 묘사된 그림은 움직임의 지각을 담당하는 MT+ (middle temporal 영역과 medial superior temporal (MST)영역을 모두 지칭하는 뜻 같다 - 역자 주)영역의 활성화를 증가시켰다. 하지만 이 효과는 추상화에 조예가 있는 사람에 한했다. 문외한의 경우, 운동감을 묘사한 그림이나 그렇지 않은 그림 모두 MT+의 활성화 수준에서 차이가 없었다.


결 국 대부분 뒤샹의 그림이 몬드리안의 그림보다 운동감 있다고 인정하겠지만, 평가자의 신경 수준은 추상화에 대한 친숙도와 관련있는 듯 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연구는 현대 미술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의 머리 속이 어떨지 상상하게 만든다. 추상화에 깊은 인상을 받은 사람은 운동감을 묘사하기 위해 그림에 사용된 화법을 관찰해 볼 것이다. 그러나 오직 추상화에 조예가 깊은 사람만 실제 눈으로 지각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그림에서 운동감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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