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Cognition & the Art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 리 부모님은 눈이 좋아지려면 당근을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어느날 나와 동생은 깜깜한 곳에서도 눈이 잘 보이는지 당근을 엄청나게 먹어봤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당근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눈이 잘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눈을 잘 보이게 하는 것은 안경, 렌즈, 라식 수술, 그리고 게임이다!


Renjie Li와 동료들은 게임이 대비(contrast)에 대한 민감성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능력은 균일한 배경화면에서 회색 그림자가 미세하게 변하는 정도를 탐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만약 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해보고 싶다면, 아래 있는 Campbell-Robson Contrast Sensitivity function Chart를 사용해봐도 좋다. 사진에서 검은 줄무늬와 회색 배경이 더 이상 구분되지 않을 때까지 아래에서 위로 초점을 이동하면 된다. 보통 뒤집어진 U자 모양의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이는 대비 민감성이 중간 정도의 공간 주파수에서 가장 좋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연구자들이 발견한 사실에 의하면, 게임광들의 경우 이 그래프가 훨씬 위쪽에서 그려진다는 것이다.



여 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왜 우리가 대비 민감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가스불이 희미하게 남아있다던지, 깜깜한 방에서 물건을 찾는다든지, 안개 낀 밤에 운전을 하는 경우 낮은 대비에서 물건을 식별해야 한다. 더군다나 대비를 찾아내는 것이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도 있다. 파일럿이 야간비행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또는 MRI 영상결과를 보고 종양이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하는 경우도 생각해보자. 두 경우 모두 대비의 변화를 포착하는 데 민감해야 한다.


이 모든 예는 contrast sensitivity가 우리 시각 지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이 능력은 나이를 먹으면서 쇠퇴한다. Li와 동료들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런 능력의 쇠퇴가 단지 시각 체계의 변화만을 반영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뇌 기능의 변화가 대표적인 예다. 연구자들은 뇌의 가소성이 시각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 자들은 게임광들과 게임을 잘 하지 않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contrast sensitivity를 테스트했다. 이들은 각 집단의 나이를 동일하게 만들어서, 나이가 시각에 미치는 영향을 두 집단간 동일하게 만들었다. 측정 결과 젊은 사람중에서도 게임광들은 contrast sensitivity가 뛰어났다. 특히 intermediate나 high spatial frequencies에서 그랬다.


결과를 토대로 연구자들은 이 관계가 인과적 관계인지 확인하기 위해 또 다른 실험을 만들었다. 평소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들을 선정해서 9주 동안 50시간 게임을 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액션 게임을 하거나(Unreal Tournament 2004 by Atari and Call of Duty 2 by Infinity Ward) 비액션게임(심즈 2)을 하는 조건으로 나뉘어졌다. 참가자 개개인의 민감도 정도는 사전에 측정되었고, 트레이닝이 끝난 후에도 측정되었다.


나처럼 게임에 문외한인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에 그림을 첨부한다.

(왼쪽부터 Call of duty, Unreal Tournament 2004, 심즈)



연 구팀은 액션게임을 했던 집단의 contrast sensitivity가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래 그래프에서 막대가 짧아지는 것은 contrast sensitivity가 높음을 의미한다(대비를 빨리 찾아냈다는 뜻이다). 액션 게임을 훈련했던 참가자는 처음보다 민감성이 향상되었다. 비액션 게임의 경우 민감성이 향상되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효과가 1년 뒤까지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이 향상은 젊고 건강하며 정상적인 시력을 가진 성인에게서 관찰되었다. 짐작컨데, 이 훈련효과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각 능력의 감퇴를 막는 일반적 절차와 병행해서 게임을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 나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이 연구에서 대비에 대한 민감성이 향상된 건 사실이지만, 어느 게임이나 동일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실험에 사용된 게임은 복잡한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떤 요소가 시각적 능력의 향상을 가져왔는지 알 수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비액션 게임의 경우 (보통 게임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이런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이 게임들은 너무 폭력적이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 적절한 무기를 고르는 정확성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학자들은 폭력적인 게임이 어린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우리가 지금 하는 얘기와는 상관없지만 말이다.


Li, R., Polat, U., Makous, W., & Bavelier, D. (2009). Enhancing the contrast sensitivity function through action video game training Nature Neuroscience, 12 (5), 549-551 DOI: 10.1038/nn.2296

Caplovitz, G., & Kastner, S. (2009). Carrot sticks or joysticks: video games improve vision Nature Neuroscience, 12 (5), 527-528 DOI: 10.1038/nn0509-527




출처: neurotopia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우리는 게임이 유익하다는 소식을 가끔 접한다. 보통 게임은 폭력성, 중독성이 강하고 사회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게임이 특정 능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그 중에는 비디오 게임을 복강경 수술에 이용하는 경우처럼 유익한 경우도 있다. 누가 이런 게임을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결과가 궁금해진다.


비디오 게임의 다른 이점도 있다. 비디오 게임을 수술 훈련에 이용하는 아이디어는 게임이 눈과 손의 협응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몇몇 연구는 게임이 반응 속도나 공간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얻기도 했다.




실험


이 논문의 저자들은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에 관심이 있었다. 이 논문에서 인지적 유연성은 복잡한 시나리오 상에서 주의를 빠르게 전환시키고, 빠르게 반응하고, 여러가지 과제에 주의를 적절히 배치하는 능력을 말한다. 연구자들은 특히 FPS 게임이 초점을 맞췄다.


FPS는 first-person shooter의 약자이다. Doom, Halo, Moder Warfare 2같은 게임이 여기에 속한다. 유저들은 흔히 게임 속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으며, 이 주인공의 눈을 통해 주위 사물을 보게 된다.



  Doom


Halo 2



연구자들은 평소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 17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 17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IQ와 연령이 비슷한 사람들로 선정해서 연구 결과에 이런 요인이 혼입되지 않도록 했다). 특히 1인칭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연구자들은 이들에게 실시한 테스트는 과제 전환과 반응 시간을 알아보는 테스트였다.


위 그림이 일련의 실험 절차이다. 화면에는 직사각형(왼쪽)과 정사각형(오른쪽)이 제시된다. 그 다음 목표자극이 나온다. 목표자극이 직사각형이라면 왼쪽버튼, 정사각형이라면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된다. local cue의 경우 보기(크기가 작다)와 목표자극이 화면 위에 제시되고, global cue의 경우 보기(크기가 크다)와 목표자극이 화면 아래에 제시된다.



이 과제에서 인지적 유연성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참가자는 두 종류의 cue중 하나만 제시받게 된다. 이 cue에 익숙해질 때 쯤 다른 cue가 제시된다. 그 다음 다시 cue가 바꾼다. 즉 자극들이 화면 위에서 나왔다가 아래에서 나왔다가 하기 때문에 참가자는 주의를 즉각적으로 스위칭해야 한다. cue가 바뀔 때 반응속도가 얼마나 느려지는지를 측정하는데, 이것이 인지적 유연성을 나타낸다.


y축은 반응시간이다. x축의 repeated는 동일한 cue가 반복되어 나타난 경우다(즉 자극들이 계속 같은 위치에 나왔던 경우). alternated는 다른 cue들이 섞여 나온 경우다(자극들이 위치를 계속 바꿔가며 제시된 경우). 반응시간은 짧을수록 빠르게 반응했음을 의미한다. 게이머들의 경우(VPGs)와 non-gamer(NVPSs)들은 repeated조건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자극의 위치가 계속 바뀌는 alternated 조건에서는 게임을 많이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빠르게 반응했다.





결론


결국 게임을 많이 한 사람은 task-switching에 관련된 인지적 유연성이 뛰어나다. 물론 게이머들이 반응이 항상 정답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게이머들의 특정 능력이 뛰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일인칭 게임이 인지적 유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이 실험 결과는 노화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인지적 유연성이 노화가 진행되면서 퇴화된다면, 게임을 통해서 이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실험은 비교적 훌륭한 편이지만, 그럼에도 몇가지 의문점이 있다. 먼저, task-switching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1인칭 게임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1인칭 게임을 해서 task-switching 능력이 뛰어난가? 평소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몇달동안 게임을 하게 한 뒤 그 결과를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몇몇 실험에서 얻은 결과에 의하면 이 경우 공간적 능력에 향상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인지적 유연성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두번째로, 1인칭 게임 말고 다른 게임은 효과가 없을까? 게임에 1인칭이라는 요소가 꼭 필요할까?


아무튼 1인칭 시점 게임이 인지적 유연성을 발달시키거나, 노화로 인한 기능 감퇴를 막을 수 있다. 할머니에게 Halo 2를 가르쳐주는 것은 어떨까?



Reference

Colzato, L. (2010). DOOM'd to switch: superior cognitive flexibility in players of first person shooter games Frontiers in Psychology, 1 DOI: 10.3389/fpsyg.2010.0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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