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
업을 구하는 중인가? 당신의 이력서를 철해놓은 클립보드의 무게가 구직을 좌우할 수 있다. 에누리 중인가? 딱딱한 의자에 앉는 것이
흥정을 쉽게 만들 수도 있다. 이 논라운 두 결론을 실은 논문이 Science에 실렸다. 이 논문은 우리가 만지는 물체의 감각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의 Josh
Ackerman과 하버드와 예일대 심리학교수인 Chris Nocera, John Bargh는
6개의 실험을 통해 물체의 무게, 질감, 딱딱함이 이와 관련없는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했다. 이들의 결과는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 이 개념은 신체의 감각이 우리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 실험에서 54명의 참가자는 구직자의 이력서를 보고 구직자를 판단하게 된다. 이 때 이력서는 무거운 클립보드 또는 가벼운
클립보드로 철 했다. 무거운 클립보드 조건의 참가자들은 가벼운 조건보다 구직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해당 직위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또 이들은 가벼운 클립보드를 받은 사람보다 구직자 평가는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이를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들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무거운 클립보드를 제시받은 집단은 구직자가 취직 후 동료들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이 결과는 무게가 구직자의 능력이나 신중함에 영향을 미쳤지만, 사회적 관계와는 관련이 없음을 보여준다. 이는
참가자의 의사결정이 외부적 요인에 의해 영향 받았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체의 무게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두번째 실험이 진행되었다. 이번에는
43명의 참가자가 'social action survey'라는 설문지를 작성했다. 이 설문지는 여러가지 공공정책이 정부로부터
얼마만큼의 자금을 지원받아야 하는지를 물어보고 있다. 이번에도 클립보드의 무게는 참가자들의 반응에 영향을 미쳤고,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남자는 설문지가 무거운 클립보드와 함께 제시된 경우 더 많은 돈을 기부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은 무겁거나
가볍거나 의사결정에 차이가 없었다.
그 다음, 연구자는 물체의 질감이 사회적 상호작용의 지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참가자는 다소 관계가 불투명한 두 사람의 상호작용을 기술한 문장을 읽게 된다. 그 후 이 상황에 대한 인상을 평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적대적이었는지 아니면 우호적이었는지, 경쟁적이거나 협력적이었는지를 평가한다. 그 전에, 참가자들은 다섯 조각의 퍼즐을 완성하는 과제를 먼저 하게 된다. 그 중 한가지 버젼은 퍼즐조각이 거친 사포로 만든 것이었고, 다른 버전은 표면이 매끄러운 퍼즐조각이었다. 거친 퍼즐조각을 수행했던 집단은 두 사람의 관계를 훨씬 적대적이고 경쟁적으로 인식했다.
질감은 사회적 상황에 대한 판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참가자들은 거칠거나 매끄러운 퍼즐조각을
맞추는 과제를 수행한 뒤 Ultimatum 게임을 하게 된다. 이 게임에서 참가자들은 5만원짜리 복권 10장을 받게 되고 또 다른
참가자에게 10장중 주고 싶은 만큼을 줄 수 있다. 만약 또 다른 참가자가 이를 받지 않고 거부하면 모든 복권(첫번째 참가자의
복권까지 포함해서)이 몰수된다(따라서 첫번째 참가자가 욕심을 부리고 인색하게 군다면, 두번째 참가자는 이 제안을 거부해서 첫번째
참가자를 응징할 수 있는 것이다- 역자 주). 거친 질감의 퍼즐조각을 맞췄던 참가자들은 또 다른 참가자에게 티켓을 많이 주는
경향이 있었다. 거친 촉감이 이들로 하여금 상황이 비우호적이라고 판단하게 만들었고, 결국 참가자는 또 다른 참가자가 복권 받기를
거부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훨씬 많은 티켓을 준 것이다.
연구자들은 다음으로 물체의 딱딱함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한 무리의 참가자들에게 마술을
보여준 뒤 이 마술을 어떻게 했는지 알아내 보라고 물어봤다. 마술을 보기 전에 참가자들은 마술에 사용된 물체를 직접 검사할 기회를
가졌다. 마술에 사용된 물체는 부드러운 담요 조각과 딱딱한 나무 블록이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마술은 잠시 접어두고 두
사람(상사와 직원)의 대화를 본 다음 받은 인상을 평가하라고 지시한다. 담요를 검사했던 집단은 나무 블록을 검사했던 참가자보다
직원이 친절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질감은 물건 값을 흥정하는 상황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위 연구들의 경우 참가자가
물건을 직접 만져보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간접적인 접촉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딱딱한 나무 의자나 푹신한 쿠션에
앉게 된다. 참가자가 할 일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가상의 직원이 주는 인상을 평가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할일은 $16,500짜리
새 차를 사면서 흥정 하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이다. 상상속에서 참가자들은 두 가지 제안을 하게 되는데 첫번째 제안은 물건 값을
너무 깎는 것이라 판매자가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딱딱한 의자에 앉았던 집단은 푹신한 의자에 앉은 집단보다 안정적이고 덜
정서적이었다. 이들은 첫번째로 제안했던 값보다 물건 값을 덜 깎는 경향을 보였다.
Reference
Ackerman, J., et al. (2010). Incidental Haptic Sensations Influence Social Judgments and Decisions. Science 328: 1712-1715. DOI: 10.1126/science.1189993.
'인지심리기사 > 의사결정/추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못된 의사결정을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0) | 2011.08.03 |
---|---|
배가 고프면 위험한 의사결정을 한다 (0) | 2011.08.03 |
인간은 연역 추리를 잘 못한다 (0) | 2011.08.03 |
의사결정 전략의 진화적 접근 (0) | 2011.08.03 |
인간의 선호 행동은 수학같은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 (0) | 2011.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