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인지심리학 Mania
다음 진술을 생각해보자.
"red if and only if square, or else red."
[여기서 if and only if는 필충조건(red->square가 참이면 square->red도 참인 경우)을 말하며, or else는 배타적 이접(a가 참이면 b는 거짓이어야 하고, b가 참이면 a가 거짓이어야 한다)을 말한다]
이 진술을 참이라고 충족시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몇 가지 있을까?
사람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상상한다.
1. red & square인 경우
2. red인 경우
사람들이 생각한 경우의 수 중 1번은 틀렸다. red & square인 경우 콤마 앞 문장은 참임을 충족하지만, 콤마 뒷 문장도 참임을 충족하기 때문이다(다시한번 말하지만, 배타적 이접인 경우 두 문장 중 하나는 참이고 나머지는 거짓이어야 한다).
정답을 제대로 가려내기 위해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따져봐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1. red & square
2. red & ~square
3. ~red & square
4. ~red & ~square
(~은 부정을 의미)
진술문이 참임을 충족하는 경우는 2번과 4번의 경우다.
그럼 사람들은 왜 이런 오류를 범할까?
Mental model 이론은 사람들이 작업기억의 한계 때문에 연역 추리에서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떠올리지 못한다고 한다. 특히 위 문제처럼 복잡한 문제가 주어지면, 콤마 앞 문장을 근거로 가능한 수를 떠올리거나 콤마 뒷 문장을 충족하는 경우만을 생각한다고 한다. 또, 부정 사례(~)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떠올린 경우의 수가 정답과 운 좋게 일치한다면 다행이지만, 자신이 생각 못한 경우의 수 중 참임을 충족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경우의 수가 복잡한 문제일 수록 틀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험
오늘 소개할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세 가지 종류의 질문을 참가자에게 보여줬다.
basic control 문제는 사람들이 떠올린 정답과 실제 정답이 우연히 맞아떨어지는 경우다.
if a then b, and a
subset control 문제는 사람들이 떠올린 정답이 실제 정답인 경우의 수 중 일부와 일치하는 경우다.
a if and only if b, or b
illusion 조건의 문제는 사람들이 떠올린 정답이 실제 정답인 경우의 수와 하나도 일치하지 않는 경우다.
a if and only if b, or else b
Mental model이 예상한 사람들의 정답 | 정답(가능한 경우를 모두 고려해야 알 수 있음) | |
basic control | a b | a b |
subset control |
a a b |
~a ~b a ~b a b |
illusion |
a b b |
~a ~b
|
참가자는 문제를 보고 진술이 참임을 충족하는 경우의 수를 모두 나열해야 한다. 그 다음 참가자의 답과 실제 답을 비교해서 정답률을 확인해봤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실험 결과 illusions 조건에서 정답률이 저조했다. 결국 인간은 mental model이 설명하는 방식대로 경우의 수를 제한적으로 떠올림을 의미한다. 만약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떠올렸다면 정답률이 낮아지지 않았을 것이다.
논의
인간의 지식은 수많은 불린(Boolean)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야구경기에서 '볼'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은 상태에서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경우'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개념은 이렇게 여러 조건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며, 그 결합에는 부정(e.g., '않은')을 포함한다.
문제는 개념이 조금만 복잡해져도 인간이 쉽게 오류에 빠진다는 점이다. 배타적 이접같은 복잡한 진술을 접하게 되면 언급이 빠져있는 사례를 떠올리지 못하거나, 부정 사례를 떠올리지 못하는 경향으로 인해 복잡한 개념을 오해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이 논문의 세번째 실험에서는 인간의 일반적 지식이 이런 오류를 피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논문을 참조하길 바란다.
Reference
Geoffrey P.Goodwin, P.N. Johnson-Laird(2010), Conceptual illusion, Cogn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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