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인지심리 매니아


지난 19일 아침, 필자는 ‘마음과 뇌'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마로니에 공원에서 고등과학원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마음과 뇌'라는 주제를 놓고 강연을 했다. 그 중 흥미로운 내용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글로 적어 봤다(발표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서 글에 오류가 있더라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




고등과학원 '마음과 뇌' 컨퍼런스. 사진 : 인지심리 매니아



첫 시간은 카이스트의 Christopher D. Fiorillo 교수가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연구자들이 뉴런을 연구할 때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또 뇌가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는지 설명하고자 했다.


기존 물리학이나 심리학은 대상을 연구할 때 대상에게 주어지는 input이나 output을 관찰했다(심리학에서는 스키너가 대표적일 것이다). 하지만 발표자는 뉴런을 관찰 ‘대상(object)’로 취급하는 극단적인 입장을 지양하고자 했다. 대신 뉴런을 인간과 같은 ‘관찰자(observer)’로 보는 관점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전달하는 대상이 아닌 주체적 정보처리자로 보자는 것이다. 


따라서 뉴런을 연구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뉴런이 단순한 물체가 아니라면 물리학 실험 같은 기존 연구 방식은 적절치 않을 것이다. 대신, 인간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뉴런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발표자는 마음 이론(Theory of mind, 인간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방식에 관한 이론)이 인간 뿐만 아니라 뉴런 연구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발표자는 뇌라는 물리적 구조물이 어떻게 다른 물리적 구조물(예,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뇌는 환경으로부터 정보(확률)를 얻고 이를 통해 예측, 추론을 하며, 이런 정보처리 방식은 베이지안적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더불어 그는 인간의 뇌를 구성하는 뉴런이 각각의 관찰자 역할을 담당하며, 결국 뇌는 수많은 관찰자가 정보를 포착,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최적의 의사 결정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점심 식사 후 재개된 오후 강연은 컬럼비아 대학의 Hakwan Lau 교수가 발표를 맡았다. 발표자는 인간의 메타 인지(metacognition)의 불완전성, 메타 인지의 영역특수성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고자 했다. 


그가 인용한 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시각 또는 단어 기억 과제를 낸 다음, 참가자들의 메타인지를 측정해서 d’(신호탐지이론을 참고할 것)을 계산했다. 분석 결과 시각과 기억 점수 간 상관이 발견되었다. 이는 메타인지가 영역 일반적임음을 증명해주는 듯 하다. 하지만, 뇌영상 결과는 두 과제에서 다른 부위가  활성화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 결과를 통해 각기 다른 유형의 메타 인지가 존재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다양한 종류의 메타 인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필자에게 다소 혼란스러웠다. 바우마에스터는 의지력이나 통제력이 단일한 resource에 기반하며 영역 일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주의력이 영역 일반적이라는 연구 결과들도 알고 있다. 따라서 이런 사실들을 메타 인지에도 자연스럽게 유추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던 셈이다.




마지막 발표자인 옥스포드 대학의 Neil Levy 교수는 강연을 통해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결정론적 관점을 반박하고 인간의 자율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최근 인간의 자유 의지가 뇌의 발화에 따른 현상일 뿐이며, 우리 행동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조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발표자는 이를 반박하는 연구 자료를 통해 자유 의지가 위협받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자유 의지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던 리벳(Libet)의 연구를 예로 들어보자. 리벳은 Readiness potential(RP)이 행동을 취하려는 의도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점을 들어 인간의 자유 의지를 의심한다. 그러나 RP는 행동이 일어나지 않을 때 관찰되기도 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RP는 무선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RP가 의지 또는 예상된 행동과 상관 관계가 없다는 결과도 있다.


결국 행동에 대한 자발적 의도를 지각하기 전에 뇌의 발화가 선행했다는 사실만으로 자유 의지를 부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발표자는 신경과학연구가 인간의 자유 의지를 부정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벗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식 액센트에 유독 약한 필자의 영어 실력 때문에 발표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자유의지’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데카르트의 오류'와 '스피노자의 뇌'의 저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 교수의 강연 동영상입니다.
인간의 의식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신경과학적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자통신연구소의 박문호 박사님이 영어를 친히 번역해 주셨네요.

동영상 보러가기




역자 서문


서 울에서의 삶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서울은 인간 지옥이다. 출근길 만원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시달리다가 일터나 학교에 도착하고, 하루종일 수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가 다시 만원지하철이나 버스로 퇴근하는 일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어딜 가나 음식점은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서야 하고,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을 찾는 건 불가능하다 


그 뿐만 아니다. 서울은 소음 지옥이다. 번화가에서는 옆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큰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고 길가에서는 차량이 지나가는 소리가 전투기에 버금간다.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행사에 축제에 시위로 인해 소리를 분별하기가 불가능하다.


서울은 환경도 최악이다. 서울 공기는 끈끈이처럼 끈적하다. 바닷가에서부는 청량한 바람 대신 젤리처럼 찐덕찐덕한 바람이 얼굴에 달라붙는다. 각 건물에서 트는 에어컨은 필터가 청소가 안 되서 연신 재채기를 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신기할 정도로 이런 스트레스를 잘 견디며 살아간다. 도시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시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일까? 아니면, 사람들은 도시가 정말 마음에 드는 것일까?


이유야 어쨌든 우리는 도시 생활에 잘 적응하며 살아간다. 불행한 건, 인간의 뇌가 도시 생활로 인해 예민해져 있다는 것이다.



출처: Choke(시안 베일록)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2050년에는 전 인류의 69%가 도시에서 살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에 거주하면 보다 부유한 삶을 살 수 있고 건강 등 기타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기도 쉽지만, 부작용도 감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은 시골에서 자란 사람보다 정신 질환을 겪기 쉽다. 이 사실은 사실 새롭지도 않다. 과학자들은 그 동안 도시 생활과 정신 질환 간 관계를 밝혀냈다. 하지만 도시 생활이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었다.


몇 주전 네이처는 도시 사람과 시골 사람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양상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특히,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사는 사람은 인구가 적은 도시에서 산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부정적 정서를 처리하는 뇌 부위의 활성화가 증가한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신경과학자들은 생활 환경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로 했다. 이들은 참가자에게 제한된 시간 동안 수학 문제를 풀게 하고 그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관찰했다. 수학 문제는 매우 어려웠다. - 참가자들의 정답률은 평균 25%에서 40% 사이였다. 그리고, 참가자는 문제를 틀릴 경우 헤드폰을 통해 부정적 피드백을 받았다.


이 실험 절차는 사회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목적으로 고안된 것이다. 그리고 연구자의 의도는 성공적이었다. 참가자들은 과제 완수를 독촉받지 않은 집단에 비해 코티졸 수치가 높았다. 부신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인 cortisol은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 때 분비된다. 이 때문에 cortisol은 종종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어려운 수학 문제는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의 특정 뇌 영역 활성화와 관련있었다. 현재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의 경우 수학 문제를 푸는 동안 편도의 활성화가 증가했다. 전에 블로그에서 설명했다시피, 편도는 아몬드 형태를 띠고 뇌 영역 깊숙히 자리잡고 있으며 인간의 정서적 반응과 관련있다. 편도의 활성화는 불쾌한 정서적 반응과 함께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산 사람들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편도 및 부정적 정서 프로세스를 조절하는 대상 피질의 활성화가 증가했다.


도시 생활은 분명히 이점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한 감수성 역시 증가시킨다. 도시 생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도시 생활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부작용을 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Reference


F Lederbogen et al(2011), City living and urban upbringing affect neural social stress processing in humans, Nature 474, 498–501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
작가
크리스티안 베버, 베르너 지퍼
출판
들녘
발매
2007.10.17


난이도:

대상: '내'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궁금한 사람들


'나'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우주를 떠돌던 영혼이 육체를 빌어 세상에 태어나게 된 것일까? 그럼 나란 존재는 내 육체와 별개인가? 아니면 뇌세포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나'라는 자각이 생겨난 것일까?


이 책은 환자들의 사례를 들기 시작해서 기억, 진화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연구들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인지심리나 사회심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된 연구를 모두 설명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소 산만해 보인다. 하지만 연구들이 하나의 정점을 향해 수렴한다. 이 책은 '나'라는 개념이 진화를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었으며, 수많은 하위체계(뇌세포 등)활동의 집합으로 이루어져다고 설명한다.


결 국 나는 깨지기 쉬운 임시적인 개념인 것이다. 기억이 없다면 나는 '나'라는 개념을 만들어낼 수 없다.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오늘 할 일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고,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모든 일들일 단편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기억 하나만 손상을 입어도 '나'라는 존재를 형성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 뿐 아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제한되어 있다. 어쩌면 우리는 운명이라는 틀 속에 움직이면서도 자신이 '자유의지'에 의해 행동하고 있다고 착각하는지 모른다. 책에 소개된 연구들은 인간의 자유의지가 제한되어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자유의지를 가진 '내'가 허구일 수도 있음을 일깨워준다.


' 나'라는 존재는 사실 허구의 존재다. 나를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하위요소 중 어느 하나만 무너져도 '나'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불교의 가르침을 새삼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인간은 무아를 알지 못하고 '나'라는 존재가 영원불멸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죽어도 영원히 구천을 떠도는 불멸의 영혼이라기보다 진화과정에서 탄생한, 그리고 언젠가는 변하고 사라질 임시적인 존재다.  나라는 존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우연치 않게 생겨났으며, 불완전하고,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내가 자연의 지극히 작은 일부임을 깨닫게 되면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 때부터 나라는 존재에 대한 집착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 같다.


세로토닌하라!
작가
이시형
출판
중앙북스
발매
2010.07.15

 

 

난이도

대상

일반인 누구나

내용

  • 현대인의 문제
  • 뇌의 신경전달물질:
  • 노르아드레날린
  • 도파민
  • 세로토닌
  • 세로토닌 강화의 방법




그 동안 '인지심리 매니아'에서는 도파민이 인간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도파민은 학습을 담당하고 인간의 '예측'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지나치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특히 도파민이 지나치면 일정한 패턴이 없는 무선적인 경우에서조차 패턴을 찾으려고 시도할 수 있다. 그 결과 도박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등 허황된 자신감에 빠지기도 한다. 또 도파민은 자가 억제 능력이 없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이 책은 어쩌면 현대인의 일상에서 과잉분비되고 있을지 모르는 노르아드레날린이나 도파민을 대체할 물질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세로토닌을 자극하는 삶과 너무 동떨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책에서 권하는 조언을 따라보자. 심신을 안정시킬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TIP

앞부분에 세로토닌의 장점을 다소 장황하게 늘어놓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구체적인 방법이 후반부에 나오니까 인내심을 갖고 책을 읽기 바란다. 세로토닌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이나 뇌과학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은 다른 책을 읽기를 권한다.

출처: NeuroKüz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책 을 두 번째 읽을 때 내용이 이해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경험은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책을 두 번째 읽는 동안 독자는 책의 어떤 부분이 기억나고 어떤 부분이 기억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현상의 중간 단계쯤 되는 현상을 겪기도 한다. 즉, 이 부분을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확실하지 않은 경우다. 아마도 당신이 낯익다고 생각하는 그 부분은 책을 첫 번째 읽었을 때 훑고 지나간 부분일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무지를 깨닫게 되고 자신이 경험한 이 친숙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질문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일련의 평가들이 불일치한 경우가 바로 데자뷰 현상의 핵심이다. 이 현상은 과거에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사건을 경험했다고 의식하는 경우를 말한다. Chris Moulin과 Akira O’Connor는 실험실에서 데자뷰 현상을 연구해왔으며, 최근에는 이 주관적 현상에 관한 연구동향이나 한계점을 요약한 paper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데자뷰 현상에 관한 연구들을 임상적 전집(e.g. 간질이나 치매)을 대상으로 하거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크게 나누었다.

 


이들은 이 두 부류의 연구들이 서로 구분되며, 이 둘을 비교할 때 주의를 요한다고 설명한다. 임상적 전집을 대상으로 한 데자뷰 연구는 엄밀하게 말해서 진짜 데자뷰 연구라기보다는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déjà vecu( 보통 작화증(recollective confabulation)이라고 한다)현상이다. 이 현상은 데자뷰처럼 부적절한 친숙함을 경험하는데, 본인은 이 친숙함이 부적절하다는 인식을 반드시 하지는 않는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일반적인 데자뷰 현상에 확장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최근 인지심리학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데자뷰 현상 연구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연구들은 최면 암시를 이용하거나, 기존에 봤거나 보지 못한 그림을 보여준 후 친숙성 질문에 답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런 실험방법들을 사용한 연구는 그 수가 적어서 실험 결과를 일반적인 데자뷰 현상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 국 데자뷰 현상에 관한 과학적 이론은 사실 없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신경과학 연구에서 데자뷰 현상을 설명할 만한 단서를 포착했다. 뇌를 직접 자극하거나 뇌 특정 부분을 절개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brain lesion studies)들이 mesial temporal cortex가 데자뷰 현상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Moulin과 O’Connor는 그렇다고 해서 mesial temporal cortex를 데자뷰 cortex라고 부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데자뷰 현상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다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이 부위가 전체 신경 네트워크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저자들은 hippocampo-cortical network가 특정 자극을 재인하지 못하더라도 mesial temporal structure에서 친숙한 느낌을 받는다면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가정했다.

 


당 신이 책을 처음 읽은 다음 책의 몇몇 부분이 수정되었다고 가정하자. 여러분이 다시 책을 읽을 때 뇌의 나머지 부분들이 이런 문장을 읽은 기억이 없다고 말함에도 불구하고 mesial temporal regions은 여전히 이 대목이 친숙하다고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뇌의 나머지 부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왜 뇌가 이렇게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지 알기 위해선 추후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O'Connor AR, & Moulin CJ (2010). Recognition without identification, erroneous familiarity, and déjà vu. Current psychiatry reports, 12 (3), 165-73 PMID: 20425276




출처: Brain Po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2011년 4월 오클라호마 Tulsa에서 열린 Warren Frontiers in Neurosciene 강연에서 Jerome Grafman은 "인간 믿음의 근원이 되는 뇌 부위"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나는 보통 이런 강연들을 한 포스트에 전부 요약하곤 했다. 그러나 이 발표가 워낙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관계로, 나는 이 내용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요약하고자 한다. 또 강연 내용을 소개하는 동시에 Grafman과 그의 연구팀이 진행했던 연구를 같이 살펴볼 생각이다.


'도덕'같이 추상적인 개념을 연구할 때는 주요 개념을 정의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다. 이런 방법은 종교나 정치적 신념을 연구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Grafman 박사는 이론적인 관점보다 양적인 데이터를 선호한다. 그가 사용한 Moral Sentiment Task는 98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참가자는 주어진 상황(도덕적 시나리오가 주어진다)에서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4개의 응답 중 하나를 고르게 된다. 대규모 전집 데이터를 통해, 이 연구에서 나온 응답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로 분류할 수 있었다.

친사회적 감정
  • 당황
  • 동정
  • 죄의식
중요 감정
  • 분노
  • 역겨움
Jorge Moll와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Grafman은 frontotemporal dementia(FTD) 환자를 대상으로 PET 영상을 촬영하는 동시에 Moral Sentiment Task를 진행했다. FTD 환자는 일반적으로 부적절한 행위(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행동을 오판하는) 등 사회적 행동에 장애를 보인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은 보통 간병인을 당혹하게 만들고 FTD 환자를 알츠하이머 치매보다 다루기 어렵게 만든다. 전두엽은 도덕적 신념과 판단에 기여하기 때문에, 전두엽에 불규칙한 영향을 미치는 질병은 이 부위가 정말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지 확인하는데 유용할 것이다.

특정 뇌 부위의 저조한 활성화와 Moral Semtiment test에서 내리는 부정확한 결정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FTD 환자가 실험에 참여했다. 예상대로, FTD 환자는 통제 조건에 비해 전두엽에서 포도당 이용이 감소했다. 상관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 medial frontopolar cortex에서의 포도당 수치 감소는 친사회적 정서의 감소와 관계가 있었다.
  • septum에서의 포도당 수치 감소는 친사회적 정서의 장애와 관계가 있었다.
  • dorsal medial prefrontal cortex와 amygdala에서의 포도당 수치 감소는 중요 정서 점수의 감소와 관련 있었다.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리뷰에서 Forbes와 Grafman은 사회 인지와 도덕 판단에서 전전두엽이 하는 역할을 요약했다. 그들은 사회적 인식과 도덕적 판단 과정이 상당 부분 중복된다고 설명했다. 사회 인지는 한 종의 다른 구성원에 관한 정보를 부호화, 저장, 인출하는 것을 말한다.

사회 인지 기능의 요소는 암묵적 프로세스 (인지적 노력이 적게 들고 우리 의식에서 처리되지 않는)와 외현적 프로세스( 의도적이고, 인지적으로 노력이 들며 의식적으로 접근이 가능한)로 이루어져 있다. 암묵적 사회 인지는 진화적으로 초기에 생겨난 것으로 보이며 posterior cortex나 피질하 구조와 관련있다. 외현적 사회 인지는 진화적으로 나중에 발달되었으며 주로 전전두엽(PFC)에 의존한다.

전전두엽 피질은 도덕 판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fMRI로 관찰해보면 PFC 영역은 도덕적 문제를 처리할 때 활성화된다. 재미있는 건, PFC의 특정 영역이 비개인적인(Impersonal) 도덕적 딜레마(기차의 선로를 바꿔서 다섯 사람을 구하는 대신 다른 선로에 있는 한 사람을 죽일 것인지)와 개인적인 도덕적 딜레마(자신의 아이 입을 막아서 질식시키는 대신 군인들에게 발각되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것인지)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Forbes와 Grafman은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과 판단은 진화적 압력과 환경적 사회적 상황에 기반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와 같은 진화는 진행중이며 연구자들은 페이스북이나 텍스트 문자처럼 비개인적(impersonal)인 발전이 젊은 세대의 뇌 시스템을 "즉각적 결과와 만족"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꿀지 궁금해한다. 아무튼, 사회 신경과학의 출현은 neuroanatomical, genetic, 환경적 영향이 우리의 사회 발전과 도덕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Reference


Moll J, Zahn R, de Oliveira-Souza R, Bramati IE, Krueger F, Tura B, Cavanagh AL, & Grafman J (2011). Impairment of prosocial sentiments is associated with frontopolar and septal damage in frontotemporal dementia. NeuroImage, 54 (2), 1735-42 PMID: 20728544

Forbes, C., & Grafman, J. (2010). The Role of the Human Prefrontal Cortex in Social Cognition and Moral Judgment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33 (1), 299-324 DOI: 10.1146/annurev-neuro-060909-153230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오늘은 최근 Trends in Cognitive Science에 실린 개관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Risk-taking behavior 연구 방법과 사용된 과제들을 살펴보고 문제점을 짚어본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위험이란?

경제학에서의 위험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위험'과 조금 다르다. 경제학은 장래 기대되는 이익의 분산(변동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을 위험이라고 가정한다. 만약 어떤 주식이 다른 주식에 비해 등락폭이 심하다면(그리고 두 주식의 평균 가격이 동일하다고 가정한다면) 전자는 후자보다 훨씬 '위험'한 주식이다.

반면 일반인이 생각하는 위험은 확률적이지 않다. 일반인은 나쁜 결과가 예상되는 것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재앙이 닥치거나,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무언가가 벌어지면 그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뇌 부위가 위험을 감지하는가?

경제학자들은 mean-variance 에 근거한 위험 지각이 뇌의 어느 부위에서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anterior cingulate cortex, lateral 안와전두엽(OFC), 뇌섬엽(insula), 배외측전전두엽(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가 위험 지각과 관련있었다.  또 같은 부위 안에서도 보상을 지각하는 것과 보상의 변동폭을 지각할 때 시간차이가 나는 점을 관찰했는데, 이는 우리 뇌가 보상과 보상의 변동을 구분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경제적 관점이 아닌)우리가 실제로 위험에 처했을 때도 위와 같은 뇌활동을 보일까? 몇몇 연구는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Tobler et al.의 경우 위험을 회피하는 사람의 경우 lateral OFC,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medial OFC의 활동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또 배외측전전두엽이 위험 회피 행동과 관련 있음을 발견했다. 배외측전전두엽은 자기 통제를 담당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모험을 감수하고자 하는 의지를 억제할 때 활성화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인 '위험'판단과 우리의 실제 판단과정은 여전히 다를 수 있다. 위 연구들은 경제적인 '위험' 개념에 입각한 실험들이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위험 판단은 확률적, 수량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위험 판단은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또 판단자의 감정 상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화난 사람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도 불사한다).

 

 

경제학과 실제 생활의 다리 놓기

최근에는 신경경제학 연구에서 보다 현실적인 상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런 연구 방법을 통해 경제학적 모델과 실생활의 행동간 괴리를 좁힐 수 있을 것이다. 연구에서 사용한 과제 중 그나마 외적 타당도가 높은 과제는 Iowa gambling task Balloon Analogue risk task가 있다.


아이오와 갬블링 태스크 4장의 카드를 뒤집어놓고 참가자에게 그 중 하나를 고르게 한다. 이 중 특정 위치에 놓인 카드는 항상 높은 수익과 높은 위험(돈을 크게 잃는 경우)이 공존한다. 반면 나머지 두 위치에 놓인 카드는 항상 낮은 수익과 낮은 위험(그러나 평균 이득은 위험이 높은 카드보다 높다)을 가지고 있다. 실생활에서 위험한 행동을 구분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이 과제를 잘 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 과제는 실생활의 위험 감수 행동을 잘 예측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제는 두 종류의 카드간 평균 기대가치(EV)가 다른 문제, 또 위험한 카드와 안전한 카드를 알기 까지 참가자가 카드 뽑기를 반복(즉 학습)해야 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의 위험 감수 행동이 학습이나 위험에 대한 태도, 이득이나 손해의 정도 등 어떤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구분이 어려운 것이다.


또 다른 과제로는 Balloon Analogue Risk task(BART)가 있다. 이 과제는 참가자에게 펌프를 이용해서 (가상)풍선에  바람을 넣어보라고 지시한다. 펌프질을 할 때마다 받을 수 있는 보상이 늘어나지만 풍선이 터질 확률도 증가한다. 만약 풍선이 터지게 되면, 돈은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참가자는 풍선이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바람을 넣으며 자신이 받을 이익을 늘리게 된다.

이 과제는 일상 생활에서의 위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go'를 할지 'stop'을 할지 결정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모험은 자칫 화를 부를 수 있다. 따라서 모험을 감행하면 불안도 증폭된다. 이 과제에서 참가자는 풍선이 터질지 모른다는 위험 때문에 불안해 하면서도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 실제로 이 과제는 음주,흡연,절도 등 실제 위험 감수 행동과 높은 상관을 보였다는 점에서 외적 타당도가 높다고 평가된다.  또 행동을 억제하는 DLPFC 활동 수준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과제 역시 기대가치가 서로 다르고, 풍선이 언제 터질지 확률을 모르며, 반복을 통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이오와 갬블링 태스크와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두 과제가 주로 부정적인 감정-위험 행동간 관계를 살펴보았다면, 'near-miss' 패러다임은 긍정적 정서가 위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수 있는 과제이다. 이 과제는 슬롯머신처럼 두 개의 reel을 제시한다. 참가자는 그 중 첫 번째 릴의 그림을 선택한 다음 두 번째 릴을 돌리게 된다. 두 번째 릴의 그림이 자신이 고른 그림과 일치하면 보상이 주어진다. 연구자들은 이 과제에서 'near-miss'가 인간의 도파민 활성과 관련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이 고른 그림과 돌려서 나온 그림이 매우 근사한 차이로 벗어났다면(near-miss) dopaminergic midbrain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 활성화는 사람으로 하여금 과제에 계속 빠져들게 만드는 동기를 제공한다. 이 과제는 사람마다 위험한 행동을 하는 데 차이가 나는 이유가 바로 이 도파민 시스템의 차이에서 비롯됨을 보여준다.

 

연구들이 인간의 실제 행동을 잘 예측하려면?

저자는 경제학적 모델에 입각한 연구가 실제 생활을 잘 예측하기 위한 기준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연구에 사용될 과제가 다음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우선 인지,신경적 메커니즘을 구분해서 볼 수 있어야 한다(decomposable). 또 실제 생활에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externally valid). 마지막으로 정서적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봤던 연구에서 이 세가지 요소를 모두 반영한 경우는 드물었다. 위에 소개했던 세 가지 과제는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문제점이 있다. 추후에는 세 가지 기준을 모두 갖춘 과제를 사용해서 경제학과 실제 생활의 괴리를 좁혀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Reference

Tom Schonberg, CraigR.Fox, RussellA.Poldrack, Mind thegap: bridging economicand naturalistic risk-taking with cognitive neuroscience, Trends in Cognitive Science, 20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