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 http://www.sophia.org/tutorials/interpreting-vocabulary-in-context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단어 암기에서 ‘맥락(context)’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유명한 영어 강사들의 강의를 듣다 보면 단어를 문장과 함께 통째로 외우라는 조언을 한번씩 들을 수 있다. 시중에 나온 영단어 암기장도 이런 통념을 반영하듯 단어를 문장 속에 포함해서 수록한다. 책 제목에도 ‘통암기'라는 문구를 삽입한다.


한편,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정교화(elaboration)' 원리도 맥락의 중요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정교화란 주어진 정보 이외에 부가적으로 연결되는 명제를 생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심리학 관련 연구들은 사람들이 복잡한 문장 맥락에서 단어를 암기했을 때 회상을 더 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속설이나 심리학 연구를 종합해 볼 때, 맥락은 단어 암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학습 현장에서 정말 효과가 있을까? 네덜란드의 한 연구팀은 실제 학습 현장에서 맥락과 테스트가 단어 기억에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했다[각주:1].


연구자들은 자국 언어 중 어려운 단어를 선별해서 네덜란드 초등학생 62명을 대상으로 학습을 실시했다. 학습은 총 7단계로 이루어졌다. 이 때 맥락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단어를 이야기와 함께 또는 단어쌍(ex, baret-muts)으로 제시했다. 또, 테스트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학습 시 단어를 반복 학습하거나 또는 중간에 시험을 보면서 학습하도록 조작했다.


실험 절차

 학습 단계

학습 방식 

 1단계

 단어 제시

 이야기 조건 : 단어를 이야기 속에 포함하여 제시

 단어쌍 조건 : 단어쌍만 제시 (단어-외워야 할 동의어) 

 2단계

 1단계와 동일

 (단어를 화면에 제시하는 점이 다름)

 3단계

 단어쌍 제시 

 4단계

 3단계와 동일

 5단계

 테스트 조건 : 단어쌍 중 일부만 제시. 정답(동의어)를 말해야 함. (ex, baret - ?)

 재학습 조건 : 4단계와 동일 

 6단계

 2단계와 동일

 7단계

 5단계와 동일



학생들은 1주일 뒤 단어 시험을 봤다. 시험은 cued recall 테스트와 선다형 테스트로 구성되었다. cued recall 테스트는 제시된 단어의 동의어를 직접 말하는 방식인 반면, 선다형 테스트는 문장 속에서 강조 표시된 단어의 동의어를 보기에서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테스트 결과는 우리의 직관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cued recall 테스트나 선다형 테스트 모두 단어쌍만 봤던 집단의 점수가 이야기 조건보다 높았던 것이다. 



실험 결과표(정확도 점수)

 

 단어쌍 조건

이야기 조건 

 cued recall 테스트

 0.47(0.21)

 0.39(0.19)

 선다형 테스트

 0.83(0.14)

 0.72(0.16)



필자 역시 단어는 문장과 함께 암기하라고 조언했던 사람 중 하나라서 이 결과가 조금 당황스럽다. 하지만 유사한 연구 결과가 상당수 있는 걸 감안할 때,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맥락 효과는 실제 학습 현장에서 효과가 없을 수도 있으며, 추후 연구가 진행될 때까지 결론내리기 어려울 것 같다.



  1. Goossens, N. A., Camp, G., Verkoeijen, P. P., & Tabbers, H. K. (2013). The Effect of Retrieval Practice in Primary School Vocabulary Learning.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본문으로]


Image : http://geopolicraticus.wordpress.com/tag/time-consciousness/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Gianfranco Dalla Barba와 VAlentina La Corte는 2013년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2월호에 게재된 논문[각주:1]에서 해마가 인간의 시간 의식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작화(또는 작화증, Confabulation)란 ‘없었던 일을 마치 있었던 것처럼 확신을 가지고 말하거나, 일어났던 일을 위장하거나 왜곡하는’ 증상을 의미하며, 다양한 뇌 부위의 손상에 의해 발생한다.


작화는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나 미래에 대한 사실도 왜곡한다는 점이다. 둘째, 작화증 환자의 대부분은 해마가 손상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작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환자들의 해마는 최소한 한쪽 면이라도 온전한 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다. 


반면, 기억상실증은 해마의 손상에 의해 일화 기억을 잃어버리는 증상을 일컫는다. 해마가 일부 손상된 기억상실증 환자의 경우 작화를 동반하기도 하지만, 해마가 완전히 손상되면 작화를 겪지 않는다. 이 경우, 환자는 과거의 사건 자체를 떠올리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현재나 미래에 대한 개념도 모두 잃어버린다는 점에서 작화와 다르다. 


논문의 저자는 위 결과를 토대로 해마가 시간 의식(Temporal Consciousness,TC)과 관련있다고 결론지었다. TC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 TC는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특정한 형태의 의식을 말한다. TC는 지각이나 상상 등 다른 유형의 의식과는 구분된다.
  • TC는 ‘개인적 시간'을 의미한다. 작화나 기억상실증 환자는 자신의 과거를 왜곡해서 말하지만, 그 밖의 사실(i,e, 과거에 일어났던 정치적 사건)은 정확히 기억한다.
  • 해마가 완전히 손상된 경우 TC도 완전히 사라지며, 일부가 손상되면 작화처럼 왜곡된 TC를 경험한다.


 

TC의 신경과학적 모델. 출처 : 논문에서 인용


Reference

  1. Dalla Barba, G., & La Corte, V. (2013). The hippocampus, a time machine that makes errors.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본문으로]



글 : PsyPo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Baycrest Health Sciences’ Rotman Research Institute (RRI)와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과 연구진은 노인들이 건망증을 극복하고 젊은이처럼 높은 기억력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주의를 분산시키는 학습(distraction learning)을 통해 노인들의 건망증을 해결하고 그들의 기억력을 젊은 사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했다. distraction learning이라는 말은 어찌 보면 모순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에 의하면 노인의 뇌는 환경 속에서 관련성이 있거나 없는 정보들을 무의식적으로 처리하는 데 능숙하며, 이 능력이 기억력을 보조한다고 한다.


실험을 진행한 Renée Biss 박사는 “노인의 뇌는 기억력 감퇴를 보완하기 위해 주의를 분산시키는 자극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이 실험에서 우리는 distraction이 노인들의 기억력 향상 시연(Rehearsal)을 촉진하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렇다'라는 결론을 얻었다".


성인과 노인의 주의 및 억제 기능을 연구하는 분야에서 권위 있는 과학자인 Lynn Hasher는 “연속적으로 진행된 세 개의 실험을 통틀어 노화에 의한 건망증을 제거하고 노인들의 기억을 젊은 사람의 수준까지 끌어올린 사실은 매우 놀라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기로 유일한 연구 결과다.”라고 말했다. “ “노인들이 주의 통제력 감퇴는 사실 기억에 도움이 된다.”


2013년 2월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될 이 논문은 노인들이 맞춤형 학습 전략과 적절한 visual distraction 단서를 통해 약속이나 복약 시간 등을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설사 노인들이 시각 단서에 의식적으로 집중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The study


연구자들은 세 개의 실험에서 토론토 대학 학생(17-27세)들과 노인(60-80)들을 대상으로 단어를 암기하게 한 후, 15분 뒤에 Surprise Test(암기 후 단어 시험을 본다는 사실을 사전에 예고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실시하는 회상 테스트)를 실시했다. 15분 동안 참가자의 절반은 주의를 분산시키는 단어(distracter)를 반복한 반면, 나머지 참가자들은 그림을 이용한 간단한 주의력 과제를 실시했다. 

실험 결과, 젊은 참가자의 경우 distracter를 반복하는 것이 기억력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노인의 경우 (비교집단에 비해) 기억력이 30% 증가했다.


“이 결과는 distraction을 효과적으로 배치함으로써 노인들의 기억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방법은 교실, 집, 장기 요양 시설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Biss는 말했다.


만약 노인들이 TV를 보거나 태블릿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면, 특정 스케쥴(전화를 하거나 카드를 보내는 일 등)을 기억하기 위해 화면에 일련의 자극들이 흘러가게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Image : http://56wrtg1150.wikidot.com/clickers



글 : 인지심리 매니아


수업의 목적은 교육이다. 하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구성원에 따라 목적은 달라질 수 있다. 교육자의 입장에선 지식을 짧은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수업의 목적일 것이다. 반면 학생의 입장에선 배운 지식을 오래 기억하고 적절한 때에 응용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이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교육 방법은 없을까? 2012년 Applied Cognitive Psychology에 게재된 새 논문[각주:1]에서, Anderson과 동료들은 ‘Clicker’를 소개했다. Clicker는 일종의 버튼이다. 수업 중 교육자가 학생들에게 다지선다형 문제를 제시하면, 학생들은 Clicker를 이용해서 응답을 한다(퀴즈 프로그램에서 청중이나 패널들이 버튼을 누르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교사는 각 보기의 응답 분포를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 기술이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자는 자신이 낸 문제의 응답 분포를 통해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경우, 교육자는 해당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다음 내용을 가르칠 수 있다. 즉, 교육 시간이 절약되는 것이다. 한편, 학생 역시 Clicker Technique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다. 학습 내용을 오래 기억(retention)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시험(test)'이다. 학생들은 교육자가 끊임없이 내는 문제에 Clicker로 응답하면서 배운 지식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Clicker가 정말 두 가지 목적에 적합한지 검증하고자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1


연구자들은 실험 1에서 Clicker Technique이 교육 시간을 단축하는지 연구했다. 사전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사전 실험자들을 대상으로 64개의 학습 내용(가상 식물에 대한 정의. i,e Pawthra는 아시아산 나무다)을 보여주었다. 그 다음 퀴즈가 바로 이어진다. 참가자들은 이런 (동일한 내용의)학습-퀴즈를 4단계 반복하게 된다. 만약 대부분의 참가자가 특정 단계에서 특정 나무의 이름을 거의 외운 경우, 다음 단계에서는 해당 내용을 재학습하지 않는다. 연구자들은 이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어떤 내용이 어떤 단계에서 거의 완벽하게 학습되는지 파악했다.


본 실험 역시 사전 연구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연구자들은 참가자 조건에 따라 학습 방식을 다르게 조작했다. Full 조건의 경우 4단계 동안 64개의 내용을 반복 학습했다(즉, 동일한 문장을 네 번 보게 된다). Dropout 조건의 경우 각 참가자의 수행 수준에 따라 제시되는 내용이 줄어든다. 만약 참가자 A가 2단계에서 특정 나무의 이름을 맞췄다면, 3단계에서는 해당 나무에 대한 학습을 생략한다. Yoked 조건의 경우 참가자에게 보여지는 학습내용은 자신과 짝지어진 Dropout 조건의 참가자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Dropout 조건의 참가자 A가 2단계에서 특정 나무의 이름을 맞췄다면 Yoked 조건의 참가자 B는 3단계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학습을 생략한다. Clicker 조건의 경우 단계별 제시되는 학습 내용의 수는 사전 연구 데이터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사전 연구의 2단계에서 제시되었던 내용이 총 26개였다면, Clicker 조건에서도 2단계에서 26개의 내용을 보게 된다. 

그 후, 참가자들은 학습한 내용을 테스트하는 검사를 받았다(immediate test). 또 일주일 뒤 동일한 테스트를 다시 받았다(retention test).


실험 결과 Clicker 조건의 평균 효율 점수(test accuracy/number of exposure)는 full 조건보다 높았다. 즉, Clicker 조건의 참가자들이 공부를 훨씬 적게 하면서도 해당 내용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실험 2


연구자들은 실험 2에서 Clicker Technique이 학습 내용의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실험 2는 실험 1과 유사하지만, 이번엔 모두 Clicker 조건으로 통일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어서 학습 방식을 다르게 조작했다. Study-Study 조건의 경우, 전 단계에서 맞추지 못한 문제를 다음 단계에서 다시 학습한다. 하지만 이 때 퀴즈는 풀지 않는다. Study-test의 경우 전 단계에서 맞추지 못한 문제를 다음 단계에서 다시 학습한 후, 퀴즈도 푼다. Test-Test 조건의 경우, 전 단계에서 맞추지 못한 문제를 다음 단계에서 다시 푼다.

실험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실험 1과 동일하게 immediate test와 retention test를 받았다.


Clicker Technique은 학생들에게 내용을 가르치고 퀴즈를 푼 다음, 틀린 내용을 재학습한다는 점에서 Study-test 조건과 유사하다. 따라서 Clicker Technique의 교육 효과가 뛰어나다면, Study-test 조건의 정답률이 가장 높아야 한다. 하지만 실험 결과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구체적 사실을 학습할 경우(i,e Pawthra는 남인도가 원산지인 나무다) Study-Test조건에서 정답률이 높았다.






결론


실험 1은 Clicker Technique 학습 방법이 학습 시간을 단축시키면서도 반복 학습만큼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편, 학습 내용의 기억 측면에서는 특정한 조건 하에서만(일반적 문장보다 구체적 문장을 학습할 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우리 교실은 일방향적 수업 방식만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함께 교육자와 학생이 상호작용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 기술들의 교육적 효과를 검증하고, 그것을 학습 현장에 적용하는 데 끊임없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 Anderson, L. S., Healy, A. F., Kole, J. A. and Bourne, L. E. (2012), The Clicker Technique: Cultivating Efficient Teaching and Successful Learning. Appl. Cognit. Psychol.. doi: 10.1002/acp.2899 [본문으로]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장소법(Method of Loci) 또는 “Memory Palace” 는 기억해야 할 대상을 익숙한 길에 배치하는 상상을 하는 기억술을 말하며, 고대부터 전해져 오는 방법이다. 어떤 대상을 기억하고 싶다면 단순히 길을 걷는 상상을 하면 된다. 이 방법은 우리가 중립적인 정보보다 길에서 본 정보를 잘 기억한다는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 이 방법은 Joshua Foer의 베스트셀러인 “Moonwalking With Einstein”에서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기억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 이 방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 원리를 통제된 심리학 실험으로 밝혀내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 근처, 통학 또는 통근길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 기존 연구의 경우 사람들이 기억술을 사용하는 시간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Eric Legge와 동료들은 가상 현실을 통해 Memory Palace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각주:1].


142명의 참가자들은 단어를 기억하기 전에 컴퓨터를 통해 아파트, 학교, 창고 등 가상 환경을 5분 동안 돌아다녔다. 이들 중 3분의 2는 Memory Palace 방법을 통해 단어를 외우도록 지시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자신에게 익숙한 환경(ex, 집)을 사용해서 외우도록 지시했다. 나머지는 방금 전 봤던 가상 환경을 이용해서 단어를 외우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통제 조건의 참가자에게는 특별한 기억술을 주문하지 않았다. 모든 참가자들은 11개의 무관련 단어가 포함된 10개의 리스트를 암기했다.


실험 결과, Memory Palace  방법을 사용한 집단이 통제 집단보다 단어를 더 많이 기억했다(10~16% 더 정확히 기억했다). 예상과 달리, 단어 목록의 순서와 상관없이 회상을 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점수가 높았다.


중요한 점은, 가상 환경을 사용한 참가자와 익숙한 환경을 사용한 참가자의 점수가 비슷했다는 점이다(어떤 가상 장소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또, 가상 환경을 사용한 참가자가 그렇지 않은 참가자보다 기억술을 지시한대로 잘 활용했다.  


이 결과는 가상 환경을 이용해서 Memory Palace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 사실 사람들은 이 방법을 기존 방법보다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이를 통해 심리학자들은 기억술을 정형화된 환경에서 연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 이 결과는 실제적 활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암기 때문에 고생을 하는 사람들은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다양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연구자는 말했다. “그리고 이 환경에 자신이 암기하고자 하는 물건을 배치할 수 있다"


  1. Legge, E., Madan, C., Ng, E., and Caplan, J. (2012). Building a memory palace in minutes: Equivalent memory performance using virtual versus conventional environments with the Method of Loci. Acta Psychologica, 141 (3), 380-390 DOI: 10.1016/j.actpsy.2012.09.002 [본문으로]


글 : BPS Research Digest

번역 : 인지심리 매니아


보통 ‘자전적 기억’과 ‘기억에 대한 믿음’은 서로 일치한다 - 우리는 지난 주에 컨퍼런스에 갔던 것을 기억하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는다. 한편, 우리는 사건이 일어났었다고 믿지만 - 컨퍼런스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믿지만 -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없을 수도 있다. 컨퍼런스가 지루했거나 술을 많이 마셨기 때문에 세부 기억이 사라졌을 수도 있다. 


자전적 기억 (Autobiographical Memory)


자신의 삶에 관한 개인적 기억. 

예) 어릴 적 길거리에서 엄마를 잊어버렸던 기억


최근, 심리학자들은 위 경우와 정반대되는 사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즉, 사건에 대한 기억은 있는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믿는 경우를 말한다. 최근 한 조사는 1500명의 학부생 중 1/4이 이런 비신뢰(non-belived) 기억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앤드류 클라크와 그의 동료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 실험실에서 비신뢰 기억을 만들어내는 데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흉내와 관련한 실험을 한다고 공고하고 스무 명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연구자는 참가자에게 연구자가 하는 동작(박수를 치거나, 테이블을 문지르거나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등)을 따라하라고 지시한 다음, 실험 장면을 촬영했다. 각 참가자는 총 26개의 행동을 흉내냈다. 


이틀 후, 연구자는 참가자들을 다시 불러서 촬영한 영상을 보여줬다. 이 영상은 참가자 본인이 의자에 앉아있고, 연구자가 12개의 동작을 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참가자는 연구자의 각 동작을 보고 그 동작이 기억나는지, 또 자신이 그 동작을 했다고 얼마나 믿는지 평가했다. 중요한 건, 이 영상이 조작되었다는 점이다. - 원래 실험에는 없었던 두 가지 동작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참가자는 자신이 그 동작도 했을 거라고 믿게 될 것이다. 이런 실험 방법은 오기억을 일으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 결국 68퍼센트의 참가자가 자신이 그 동작을 했다고 응답했다.  


네 시간 후, 참가자들은 마지막 세션으로 돌아와서 이 모든 게 조작된 것임을 들었다. 그 다음 그들에게 각 행동에 대한 "기억"과 "믿음"을 다시 한번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기억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가짜 행동 중 25%에 대해 여전히 강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 즉, 그 행동을 안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동작을 흉내 낸 사실이 분명 기억난다고 생각한 것이다. 


클라크와 동료들은 이 결과가 기억 연구의 윤리적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디브리핑은 조작을 완전히 원상 복구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유도된 오기억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실험실을 떠나는 참가자의 머리 속에 조작된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다면,  그게 정말 윤리적일까요? " 


디브리핑 (Debriefing, 실험 사후 설명)


실험에서 참가자에게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유발하거나 속임수를 사용하는 경우, 연구자가 사후에 해명하는 절차. 

예) 이 실험은 오기억을 유발하기 위해 촬영한 영상 중 일부분을 조작했습니다. 


또, 비신뢰 기억 연구에서 기억에 대한 믿음이 기억의 초기 형성에 필요한지, 아니면 기억이 믿음 없이도 형성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Clark, A., Nash, R., Fincham, G., and Mazzoni, G. (2012). Creating Non-Believed Memories for Recent Autobiographical Events. PLoS ONE, 7 (3) DOI: 10.1371/journal.pone.0032998 




글: Frontal Cortex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조기 교육의 가장 결정적인 시기는 아동이 미처 글을 깨우치기도 전에 찾아온다. 노벨 수상자 James Heckman는 조기 교육의 힘을 여러 차례 주장했다. 그의 연구 중 가장 뛰어난 사례는 Perry Preschool 실험이었다. 이 연구는 미시간의 Yspilanti에 사는 저소득층 흑인 어린이 123명을 관찰했다. (모든 어린이의 IQ는 75에서 85 사이였다). 어린이들은 세살 무렵 수준 높은 조기 교육을 받거나(처치 집단), 조기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 집단(통제 집단)으로 나뉘었다. 그 후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을 수십 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가장 최근에 조사했을 때 참가자들의 나이는 40대였다. 조기교육을 받은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효과는 분명했다: 조기 교육을 받았던 성인은 고등학교 졸업률이 20% 높았고 다섯 번 이상 경찰에 체포될 확률이 19%나 낮았다. 그들은 성적도 훨씬 좋았고, 결혼 생활도 오래 유지하고 있었으며, 복지 프로그램의 의존율도 낮았다. Heckman과 그의 동료들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교육에 투자한 돈이 결국 8배에서 9배의 효과를 낸다고 주장한다.
 

조기 교육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해답은 분명하다 : 어린이는 지적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고, 새로운 습관을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다. 또, 조기 교육의 효과는 항상 동일하지 않다. 조기교육은 빈곤한 가정의 아이들에게 특히 필수적인 것 같다.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 대학의 심리학자인 Elliot Tucker-Drob가 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한 새 논문은 이것이 사실임을 보여준다. 그는 유전자나 환경이 학령 전 아동의 학문적 능력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을 알아내고자 했다. 그의 데이터는 이 연구를 가능하게 했다: Tucker-Drob는 2001년 다양한 소득과 인종에 기반해 600가정에서 태어난 1200명의 일란성, 이란성 쌍둥이를 표본으로 사용했다. 일란성 쌍둥이가 유전자를 100% 공유하고 이란성 쌍둥이는 50%를 공유하기 때문에 연구자는 유전자나 환경이 5세 아동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을 계산할 수 있었다.

그의 주요 연구 결과는 다소 역설적으로 보인다. 데이터에 의하면, 가정 환경 요인 - 교육의 양육적 측면 - 은 조기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어린이들의 검사 점수 변량의 70%를 설명했다. 반면, 조기교육에 참여했던 어린이들의 경우 가정적요인은 변량의 45%만을 설명했다.

어떻게 조기 교육이 본성과 양육의 상대적 기여도를 바꿀 수 있을까? 그리고 왜 학령 전 교육이 유전자의 중요도를 더 높이는 걸까? 조기교육의 헤택은 부유한 가정과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의 경험적 차이(환경 - 역자 주)를 줄이는 것이고, 따라서 남아 있는 변수(유전자 - 역자 주)가 더 중요해 지는 것이다.

이 효과는 표준화된 검사 데이터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Tucker-Drob는 조기교육이 부유층과 가난한 집 아이들의 차이를 줄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 점수 차의 감소는 가난한 집 아이의 점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유한 집에서 자란 어린이는 조기교육으로 큰 혜택을 보지 못했으며, 검사 점수에서도 변동이 없었다. 이미 이 아이들은 집에서 풍부한 인지적 자극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조기교육이 별 필요가 없었다. 그들의 두뇌는 이미 정점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부모의 영향이 사회경제적 지위에 상당 부분 의존함을 보여준다. 그는 작년에 750쌍의 미국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10개월 때와 2세 때 각각 지적 능력 검사를 실시했다. 이번 최신 연구와 마찬가지로, Tucker - Drob는 본성과 양육의 영향력을 사회경제적 지위별로 나누어봤다. 그가 발견한 첫번째 사실은, 10개월 된 유아의 지적 능력의 경우 사회경제적 지위를 불문하고 가정 환경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점이다. 이는 너무 놀랄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아기는 집에 묶여 있으며, 그들의 삶은 그들 부모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러나 2세 아동의 결과는 극적으로 달랐다. 가난한 가정의 아동은 부모의 결정이 여전히 중요했다. 연구자들은 가정 환경이 2세 아동의 지적 능력 변량 중 80%를 설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전자의 효과는 무시할 만 했다.

하지만 부유층 2세 아동의 경우 상반된 패턴이 발견되었다. 이 아이들의 경우 수행은 주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었으며, 유전자가 지적 능력의 전체 변량 중 50%를 설명했다. 즉, 부가 증가할수록 부모는 자녀의 지적 능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여기에 두 가지 교훈이 있다. 첫 번째 교훈은 상류층 부모가 지나친 걱정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육아의 세부 사항에 노심초사하는 경향이 있는데 - 피아노를 가르치는 게 좋을까, 바이올린이 좋을까? 내가 Tiger mom이 되는 게 좋을까, Parisian mom이 되는 게 좋을까? - 이런 세부사항은 대부분 중요하지 않다. 긴 안목에서 볼 때, 돈의 장점은 자녀에게 풍부한 환경을 제공하고 그로 하여금 유전적 잠재력을 최대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 교훈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효과가 비교적 이른 나이에 관찰된다는 점이다.Tucker-Drob이 보여준 바와 같이, 아동의 나이가 고작 2세일지라도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지적 능력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저소득층의 경우 그들의 잠재력은 정체된다.

그래서 우리는 조기교육이 필요하다. 조기교육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그 효과는 교육적 질에 따라 다양하다. 하지만 조기교육은 불평등을 제거할 수 있는 필수적 조치다. 인생은 불공평하다; 어떤 아이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린이들이 잠재력을 펼칠 기회를 줘야 한다.


Image : http://www.child-development-guide.com/



글: 인지심리 매니아



어린이는 왜 말을 빨리 배울까?

요즘 대학생들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어학 연수를 많이 간다. 그런데 고민이 된다.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미리 하고 가는 게 좋을까, 그냥 가는 게 좋을까? 

Kersten et al(2001)은 성인이라면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굳이 이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 주장이 사실임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기본적인 영어 단어도 모른 체 현지에 바로 가면 학습 효율이 떨어진다. 영어 교육을 받지 않은 성인이나 노인들이 현지 언어를 배우는 데 곤란을 겪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설득력 있는 주장처럼 보인다. 반면, 어린이는 사전 교육 없이도 현지 언어를 빠르게 습득한다. 영어 단어를 철저히 공부하고 해외로 나간 대학생들보다 훨씬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그 이유가 뭘까? 성인은 기초 공부를 열심히 하고도 외국어를 간신히 배우는 반면, 왜 어린이는 별 노력 없이 언어를 빠르게 배울까? 

Kersten 등은 Newport(1988, 1990)의 “Less is more” 가설을 통해 이 현상을 설명한다. Newport는 어린이의 미숙한 작업 기억 능력이 역설적으로 언어 습득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작업 기억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는 문장의 일부분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개별 단어나 형태소의 기능에 민감하다. 따라서, 복잡한 뜻의 문장을 만들 때 문장 구성 요소들을 적절히 조합할 수 있다.
 
반면, 작업 기억이 성숙한 성인은 문장 전체를 처리할 수 있다. 그래서 상황을 설명하는 문장을 통째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렇게 기억하면 개별 단어나 형태소의 기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문장을 만들 때 실수를 하게 된다. 
(예전에 필자는 영어책에서 봤던 문장 “I want you to.....”을 통째로 외웠다가 다른 상황[“I want to”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바람에 외국인을 당황하게 만든 적이 있다.)

미국에 처음 간 한국 어린이에게 누군가 개를 가리키며 “A dog runs fast”라고 말했다고 상상해 보자. 어린이는 이 문장 전체를 처리할 능력이 없다. 아이가 오로지 기억하는 건 ‘dog’라는 단어 뿐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dog’라는 단어가 눈 앞에 펼쳐진 상황과 관련 있다는 것만 짐작할 뿐이다. 만약 며칠 뒤 누군가가 비슷한 생물체를 보고 “what a cute dog....”이라고 말했다면, 아이는 이제 이 생물체의 이름이 ‘dog’라고 확신할 것이다. 지난 번 상황과 비교해 봤을 때 생물체의 움직임이나 속도가 변한 반면(정지해 있다), 생물체는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번 문장과 비교했을 때 바뀌지 않은 단어는 ‘dog’ 뿐이다. 따라서 어린이는 ‘dog’가 생물체를 가리키는게 분명하다고 결론짓는다.

반면, 성인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성인은 “A dog runs fast”라는 문장 전체를 눈 앞에 보이는 상황과 연결 짓는다. 따라서 어떤 단어가 상황의 어떤 요소를 언급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만약 며칠 뒤 누군가가 비슷한 생물체를 보고 “what a cute dog”이라고 한다면 성인은 혼란에 빠진다. 이번 경우 역시 각 단어가 언급하는 바를 모르기 때문이다. 성인은 ‘cute’가 생물체의 움직임을 말하는 것인지, 생물체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생물체의 귀여운 표정을 말하는 건지 알 수 없다.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성인은 어학 공부를 위해 외국에 가기 전 사전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문장의 세부 요소를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단어를 외우거나 문법을 익혀서 세부적 요소를 미리 익히는 것이다. 만약 성인이 미국으로 오기 전 ‘dog=개'라는 사실을 공부했다면 ‘cute’는 개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럼 이 단어는 생물체의 움직임 또는 귀여운 표정을 의미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만큼 말을 배우는 속도는 빨라진다.



성인이 어린이의 학습 방법을 따라한다면?

여기서 또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혹, 성인도 어린이처럼 학습하면 말을 빨리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즉, 어린이처럼 말의 세부 요소에 집중하며 말을 배운다면? Kersten 등(2001)[각주:1]은 이 가설이 참인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일련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준 뒤, 이 애니메이션의 상황을 설명하는 ‘인공 언어'를 함께 제시했다. 

그림 1 : 문장이 표현하는 속성의 유형



그림 2 : 애니메이션 예시




예를 들어, 참가자는 그림 2과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동시에 스피커를 통해 “geseju elnugop doochatig”라는 문장을 듣는다. 연구자들은 각 요소를 조합하여(물체, 움직이는 방식, 방향) 총 72가지의 상황을 참가자에게 제시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를 두 집단으로 나눈 다음, 문장을 들려주는 방식을 집단마다 다르게 조작했다. 한 집단(Sentence 조건)의 경우 문장 전체를 다 들려줬다. 다른 집단(Individual Word 조건)의 경우 처음에 한 단어씩 들려주다가 점차 긴 문장을 제시했다. 이 경우, 처음에는 ‘object words’만 들려주다가 나중에는 ‘ object+Manner’, ‘object+manner+path’를 들려줬다(즉, 한 단어씩 학습할 수 있게 제시했다). 

두 집단 중 누가 인공 언어를 빨리 배웠을까? 분석 결과, Individual Word 조건의 학습자가 개별 단어 테스트, 문장과 알맞는 상황 고르기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연구 결과는 문장의 개별 요소에 집중하면 언어를 빨리 익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실험 참가자들이 성인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만 놓고 성인이 어린이의 학습 방식을 모방할 때 언어를 빨리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관련 연구 결과들이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논문 참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사전 학습을 하고 어학 연수를 가는 것이다. 사전학습은 문장의 세부 요소에 민감하지 못한 성인 학습자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원어민과 대화할 때 단어나 문법이 정리되어 있으면, 학습 속도는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1. Alan W. Kersten, Julie L. Earles, Less Really Is More for Adults Learning a Miniature Artificial Language, Journal of Memory and Language, Volume 44, Issue 2, February 2001, Pages 250-273, [본문으로]

글: 인지심리 매니아

평소 클래식을 좋아하던 필자는 어느 날 쇼팽의 추격이라는 곡을 듣고 나서 큰 감명을 받았다연주자의 손가락이 피아노 위를 날아다닐 때마다 경이로운 소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그만 반한 것이다(쇼팽의 곡은 언제나 그렇지만). 연주자의 우아한 손놀림에 반해서 동영상을 수십번이나 반복해서 보던 중문득 저 곡을 칠 수만 있다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부터 이 말도 안되는 계획은 실행에 옮겨졌다. 하지만, 노다메 칸타빌레에도 삽입되었던 이 곡은(Etude 10-4) 연주하기가 정말 까다롭다. 선생님의 지도도 없이 초보자가 이런 대곡을 연주하겠다는 포부는 무모해보였다.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한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연습에 진전이 없었던 것이다. 그나마 간신히 메트로늄으로 120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연주의 정확성은 형편없었다. 슈베르트 즉흥곡 Op 90 No. 3을 완성하고 No. 2를 연습할 동안에도 쇼팽의 곡은 진전이 없었다. 다른 작품 2개를 완성할 동안 쇼팽의 곡 하나를 완성하지 못한 것이다.

어느 날, 무작정 연습을 하던 필자는 잠시 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왜 연습을 해도 효과가 없는 거지?” 그때부터 무작정 건반을 두들기는 대신, 연습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우선, 어떤 부분에서 연주가 막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유난히 연주하기 어려운 특정 소절을 알아냈다. 그 다음 해당 부분을 연주하기 어려운 이유가 뭔지 고민해 봤다. 이유를 찾았다면 그 부분을 잘 연주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써야 할지도 함께 생각해봤다.

그 때부터 어떤 구절에서 손목 스냅을 쓸지, 힘이 약한 약지를 어떻게 보완할지, 어떤 구절이 실수를 유발하는지 의식하면서 연습하기 시작했다. 고군분투한 끝에, 연주 상태는 전보다 나아졌다. 아직도 원곡과 판이하게 다르지만, 두 배 정도 느리게 치면 그나마 정확히 칠 수 있다.

 

초보자가 주변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악기를 배우는 것은 고된 일이다. 초보자는 전문가에 비해 연습 방법이 서툴기 때문에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심지어 잘못된 습관을 습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불쌍한 사람들의 연습 효과를 향상시킬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일까?

메타인지 능력을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음악에서 말하는 메타인지는 곡의 특성이나 자신의 장단점, 어려운 소절을 만났을 때의 대응 전략을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는 자신이 어떤 구절에 강하고 어떤 기술에 약한지 잘 알고 있다. , 문제를 만났을 때 거기에 알맞은 대응전략을 신속히 생각해낸다. 만약 초보자나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메타인지 능력을 활용한다면 외부의 피드백 없이도 자신의 기량을 점검할 수 있고, 연습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정말 그럴까?

 

Applied Cognitive Psychology에 실린 한 연구[각주:1]그렇다라고 답했다. 연구자들은 음악을 전공하는 4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전통적 교수법과 메타인지를 강조하는 교수법을 병행해서 실시했다. Order 1에 속한 학생들은 메타인지 교수법을 먼저 접한 다음, 나중에 전통적 교수법으로 교육받은 반면, Order 2에 속한 학생들은 반대 순서로 교육을 받았다.
 




메타인지를 강조하는 수업은 아래 그림처럼 네 단계를 강조한다. 계획하기 단계에서는 연습하려는 곡의 특징, 패턴, 어려운 부분등을 파악한다. 그 다음 연주 단계에서는 자신의 연주를 귀기울여 들을 것을 강조한다. 평가 단계에선 자신의 연주에서 장단점을 파악하고 연주에서 사용한 전략을 되짚어본다. 마지막으로 새 전략 단계에선 효율적이지 않은 전략 대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한다. 이 교수법의 핵심은 학생이 자신의 연주상태를 스스로 모니터링하게 하는 데 있다.


실험 결과 메타인지 교육의 우수성이 입증됐다. 첫 단계(Time 1)만 놓고 비교해 봤을 때, 메타인지 교육을 받은 학생은 전통적 교수법으로 배운 학생보다 리듬 면에서 우수했다. 하지만 두번째 단계(Time 2)에서는 차이가 사라졌다. , 모든 집단이 메타인지 교육을 받은 다음부터는 차이가 없어진 것이다.

, 전통적 교수법을 먼저 접한 다음 나중에 메타인지 교육을 받은 학생은 수행이 큰 폭으로 향상했다. 이는 메타인지 교육이 일반 교수법보다 우수함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메타인지 교육을 받은 학생의 경우 나중에 전통적 교수법으로 배우더라도 초반에 얻었던 교육의 효과를 잃지 않았다.

 
 
메타인지는 전문가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아닌 것 같다. 초보자나 전공생이라도 자신의 실력을 꾸준히 모니터링한다면 연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음악을 전업으로 삼지 않는 일반인의 경우 연습량이 매우 적은 편인 만큼, 메타인지를 적극 활용해서 효율을 높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1. MEGHAN BATHGATE, JUDITH SIMS-KNIGHT, CHRISTIAN SCHUNN, Thoughts on Thinking: Engaging Novice Music Students in Metacognition,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2011 [본문으로]

읽어볼 생각이 있는가?




글: 인지심리 매니아

지난 주에 시험이 끝나고 나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사실 시험 1~2주 전까지만 해도 방대한 양의 학습자료를 어떻게 소화할지 고민이었다. 하지만 자료를 정리하고 정리하고 또 정리하자 자료가 서서히 간결해지기 시작했다. 간결해진 자료를 보니까 그나마 공부가 수월했고, 덕분에 백지 답안을 내는 파국적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학습자료의 정리는 시험성적을 좌우하는 요인 중에 하나다. 그런데 학습자료를 정리하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도대체 어떤 정리방법이 효과가 있는 것일까? 긴 문장을 짧게 줄이면 공부하기 편할까? 그림을 집어넣으면 공부하기 편할까?
사람들이 많이 채택하는 전략 중 하나가 바로 '분절(segmentation)'이다. 공부할 자료가 여백도 없이 깨알같은 글씨로 무한 발산한다면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긴 텍스트를 의미있는 조직 단위로 묶는다. 이를 위해 문단 사이마다 여백을 삽입한다. 그럼, 분절을 한 학습자료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


분절의 효과

분절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은 주로 dynamic visualization(예.,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학습 자료)에서 다루어왔다. 애니메이션은 어린 아이부터 고등학생까지 넓은 층이 선호하는 학습 자료다. 글만 빼곡히 써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영상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애니메이션의 학습 효과를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특히 학습 내용이 어려울수록 애니메이션이나 동영상의 학습 효과는 감소한다. 그 이유는 바로 '분절'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이 어려운 내용을 설명한 경우, 학생은 이해를 위해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동영상이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영상은 다음 내용을 바로 보여주기 때문에 앞 전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할 시간이 부족하다. 결국 학습 효과가 저조하다.

그래서 '분절'의 효과는 중요하다. 최근에는 플래쉬 등의 기술을 통해 연속적인 학습자료의 분절이 가능해졌다. 최근 학습 자료들은 하나의 개념을 소개한 다음, 학생이 내용을 이해하고 'next'버튼을 누를 때까지 기다려준다. 이렇게 내용을 분절할 경우, 앞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학습심리학 연구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각주:1]

그런데, 분절의 효과는 텍스트에서도 나타날까? 긴 텍스트를 의미있는 문단끼리 묶고, 각 문단 사이에 여백을 두면 학습 효과가 증가할까? 또, 이미 정리가 되어 있는 자료를 보는 게 더 좋을까, 아니면 자신이 자료를 직접 분절하는 게 학습에 더 도움이 될까?


실험

최근, 이 주제를 연구한 논문[각주:2]이 Applied Cognitive Psychology에  게재되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확률에 관한 학습자료를 나누어주었다. 이 학습자료는 이야기를 들려준 다음, 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구하는 절차를 단계별로 소개한다. 참가자 중 일부는 풀이 절차가 blank line으로 구분된 자료를 본 반면, 다른 집단은 blank line 없이 붙여서 적어놓은 자료를 봤다. 또 다른 집단은, blank line 없는 자료를 보되, 자신이 직접 여백을 집어넣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예)분절이 되 있는 학습자료

‘Together with your friend, you go on a two-day mountain bike trip. Each day the instructor brings five helmets, which each have a different color: blue, green, yellow, red and silver. The helmets are distributed randomly and are given back to the instructor at the end of the day. On both days you get a helmet first and your friend second.
What is the probability that on the first day, you will get the blue helmet and your friend will get the green helmet?’

풀이 절차

1. 헬멧을 고르는 순서..........

2. 복원추출/비복원추출........
.
(풀이 절차가 여백으로 나뉘어져있다).


학습자료를 다 읽고 난 다음, 학생들은 유인물과 유사한 확률 문제를 풀었다.  그 결과, 세 집단 간 점수의 차이는 없었다. 그런데, 정리된 자료를 본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훨씬 적은 노력을 들이고도 동일한 점수를 취득했다. 즉, 학습의 효율성이 높았던 것이다. 또, 자료를 직접 정리한 집단은 다른 집단보다 인지적 노력만 낭비했을 뿐, 학습 성취에 별다른 이점을 얻지 못했다.


Conclusion

결과적으로, 각 내용이 blank line으로 구분된 학습자료가 줄줄이 씌여있는 문장보다 효과적이다. 또, 자신이 자료를 직접 정리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왜 분절이 학습을 효율적으로 만들까? 연구자들은 분할이 중요한 내용을 눈에 잘 띄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본인들도 인정했듯이 pause의 효과 때문일 수도 있다. 책을 보다가도 이해가 잘 안 되면 잠깐 멈추고 생각을 하지 않는가? 분절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백을 만날 때마다 이전 내용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정리하게끔 만들 수도 있다.


분절은 텍스트로 구성된 학습자료에도 효과가 있지만, 아직 그 원인은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것 같다. pause와 highlighting 중 어떤 것이 학습에 영향을 주었는지 알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Notice
이 '분절' 전략은 해당 분야의 초보자에게만 효과가 있는 전략이다. 이미 학습 내용을 다 알고 있는 학생이라면, 분절이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1. Ayres & Paas, 2007b; Mayer & Moreno, 2003; Moreno & Mayer, 2007; Wouters, Paas, & Van Merriënboer, 2008 [본문으로]
  2. Spanjers, I. A. E., van Gog, T. and van Merriënboer, J. J. G. (2011), Segmentation of Worked Examples: Effects on Cognitive Load and Learning.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doi: 10.1002/acp.1832 [본문으로]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플린 효과는 언제나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다. 정치 학자 제임스 플린에 의해 처음 알려진 이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IQ 점수가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능 점수는 - Des Moines와 Scotland의 레이븐 누진 행렬 검사 - 지난100년 동안 계속 증가했다. 가장 독특한 점은 점수가 증가한 방식이다.

1) 지능 테스트 중 문제 해결 부분에서 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하고 있다.
2) 비언어 점수가 계속 상승하는 동안 언어 지능은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있다.
3) 지능 향상은 모든 연령 대에 걸쳐 발생했다.
4) 주로 학습이 쉽지 않은 부분에서 점수가 상승했다.

이 일반적 지능의 증가가 수수께끼처럼 보이는 것은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혹자는 아이큐 점수의 증가가 결정지능 부분에서 일어났다고 추측하겠지만 - 특정 영역의 지식을 말함. 숫자를 세거나 단어를 암기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 실제로 점수가 향상된 부분은 추상적 문제를 해결하는 유동지능이었다. 이 때문에 Ian Dreary 같은 심리학자들은 "서로 비슷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이전 세대와 지금 세대 간 지능 점수에서 차이가 발생했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플린은 이 효과의 마술같은 항상성에 감탄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점수를 계속 올리는 것 같다"고 그는 적었다.

물론 보이지 않는 손 같은 건 없다. 최근 많은 심리학자들은 '다중성 가설(multiplicity hypothesis)을 주장하기 시작했는데, 이 가설은 플린 효과가 조기 교육 실시(특히 여자), 납 페인트 감소, 정교한 검사 개발, 테스트에 임하는 태도의 개선, 충분한 영영 공급 등 수많은 변인들에 의해 설명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플린 효과에 대한 폭발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질문이 있다 :​​ 이 효과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까? 구체적으로, 이 현상이 전체 분포(IQ 정규분포를 의미- 역자 주)의 오른쪽에 위치한 사람들에게도 해당되거나, IQ 테스트에서 상위 5% 안에 드는 사람에게도 적용될까? 이 미스테리에 특히 주목할만한 이유는 플린 효과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 종형 곡선의 왼쪽, 또는 평균 이하의 사람들과 관련있기 때문이다. 종전 주장은 지능의 증가가 하위계층(low hanging fruit)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해서 수백만의 아이들이 충분히 영양섭취를 하고, 교육받고, 의료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문제에 관해 진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플린 효과는 최소한 선진국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Tyler Cowen에 의하면 나무 아래 달려있는 과일들은 모두 사라졌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몇몇 연구는 플린 효과가 덴마크와 노르웨이, 영국에서 사라졌다고 결론내렸다.

최근 듀크 대학의 Jonathan Wai가 진행한 새 연구 "The Flynn Effect Puzzle"가 Intelligence에 실렸다. 이 연구는 분포의 오른쪽 꼬리를 평가할 재미있는 방법을 찾았다. 심리학자들은 1981년부터 2000년까지 수백만명의 7학년들을 대상으로 얻은 SAT, ACT 점수와 5,6학년의 EXPLORE 검사 점수를 살펴봄으로써 종형곡선의 오른쪽에서도 플린 효과가 나타나는지 조사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

상위 5% 역시 일반 분포와 일정한 비율로 플린 효과를 보이고 있었고, 이는 분포 전체가 일정한 비율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첫번째 증거다. 이 효과는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에게도 발견되었으며 계속 진행중이었다. 특히 증가세는 SAT나 ACT, EXPLORE의 수학점수에 집중되어 있었고, 곡선 오른쪽에 위치한 5,6,7학년이 모두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즉, 플린 효과는 정규분포의 가장 낮은 집단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이 현상은 아이큐 상위 5% 집단에서도 나타나고 있었다. 똑똑한 사람 역시 계속 똑똑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플린 효과를 유발할까? 확실히 low haning fruit 가설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이번 연구의 대상 학생들은(심지어 1981년의 경우에도) 영양상태가 충분한 상태였고 수학 교육도 잘 받았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환경적 자극"을 유력한 설명으로 내놓았다.

Rowe와 Rodgers(2002)는 만약 똑똑한 사람이 더 똑똑해졌기 때문에 지능 점수의 평균이 증가했다면, 그 이유는 새로운 형태의 환경적 자극이 양적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분포의 점수가 증가했다면, 분포 내 사람들에게 모두 똑같이 적용되는 원인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전체 분포 평균의 증가는 부분적으로 똑똑한 학생이 더 똑똑해졌기 때문임을 알았다. 이는 특정 환경적 자극이 분포의 오른쪽에 해당되는 사람들에게 적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 무엇이 이 자극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이 자극은 극단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이 분명한데, 그 이유는 IQ의 증가가 전체 전집에서 일어나고 있기 떄문이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요인은 엔터테인먼트의 복잡성 증가다. 이 요인으로 인해 추상적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플린이 스스로 이야기했듯이, 사람들은 로스트나 해리포터 시리즈,WOW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논리 퍼즐을 푸는 능력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복잡한 문화는 작업 기억과 주의 할당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때로는 HBO(미국 드라마를 만드는 엔터테인먼트사 - 역자 주)가 인지적 운동을 위해 유용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환경적 자극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불충분한 설명으로 남아있다. 분포의 오른쪽에 위치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요인으로 인해 지능이 향상될 수 있다. 그것은 블로그의 발달일 수도 있고 social multiplier effect 때문일 수도 있다(똑똑한 사람이 다른 똑똑한 사람과 어울리는 현상). (또는 학교 내 영재교육이 상위 5%의 지능을 더 올려줄 수도 있다. 인터넷 역시 도움을 줄 것이다). 궁금한 점은 이런 요인들이 정말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가이다. 똑똑한 사람들이 다른 똑똑한 사람들과 상호작용 하기 쉽게 변화되었는가? IQ 분포 곡선의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이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쉽지 않지만 꼭 해결되야 하는 질문이다.

플린 자신이 관찰한 것처럼 "어느 누구도 IQ 향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 수 없다".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지난 번 포스트에서는 Mayer가 주장한 모델과 인지부하의 정의를 살펴봤다. 이번 글에서는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 부하의 유형을 살펴보고 각 유형에 적합한 해결책을 설명하고자 한다.


Essential processing에서 발생하는 인지부하


1. 한 채널에서 일어나는 인지부하


극장에서 외국영화를 보면 화면과 함께 자막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런 생각 해 본 적은 없는가? '자막 보느라 바빠서 화면에 집중하기 힘드네..'

주 위에서 이런 말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봤을 것이다. 맞다. 영화관람시 화면과 자막을 동시에 보는 것은 화면만 보는 것보다 인지부하가 크다. 그 이유는 한 채널이 두 가지 정보를 모두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각을 처리하는 채널이 영상과 자막을 모두 처리하기 벅찬 것이다.

그 런데, 멀티미디어 학습에서는 영상과 함께 자막을 같이 내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글 읽는 것이 익숙한 어른들의 경우 이 정도의 인지부하는 지나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글을 막 배우는 어린아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애니메이션과 글을 동시에 처리하기 힘들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Mayer 는 이 경우 정보를 두 채널로 분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이나 그림을 제시할 때는 상황을 설명하는 자막을 내보내는 대신 나레이터의 설명을 들려주면 된다. 이렇게 언어 정보를 청각으로 제시하면 영상을 처리하는 시각 채널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다.


2. 양 채널에서 일어나는 인지부하


요즈음엔 학원 강의 뿐만 아니라 학교 강의도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학생들이 동영상이나 학습 자료를 컴퓨터 화면으로 접하게 된다.

문 제는 학습 자료가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거나, 제시 속도가 빠른 경우다. 학생들이 내용을 다 이해하기도 전에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경우 제대로된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난 번 포스트에서 설명한 Essential processing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정보를 selecting하고, 자료를 의미있게 organizing하고, 정보들을 integrating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다 일어나기도 전에 다음 자료를 넘어가게 되면 deep processing이 방해받는 것이다.

Mayer는 이를 위해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학습 자료를 잘게 나눌 것(segmenting) 을 권장하고 있다. 학습 자료를 잘게 나누면 그 만큼 이해하기가 편하다. 큰 케이크를 먹기 좋게 잘게 써는 것과 유사하다. 또 학습자가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권장한다. 예를 들어, 학습 설계자는 학습자가 이해를 다 마친 다음 next 버튼을 누르면 다음 자료가 제시되게끔 만드는 것이 좋다. 아이가 케이크를 다 씹어 넘긴 다음 또 다른 케이크를 주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두 가지 방법을 잘 활용하면 essential processing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데 무리가 없다.

또 다른 방법으로 학습자에게 주요 개념을 사전에 가르치는(Pretraining)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학습자가 주요 개념을 사전에 학습하면, 실제 학습시에는 개념 간 관계를 파악하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인지부하가 최소화된다.


Incidental Processing에서 발생하는 인지부하


1. Extraneous material


대 학생들의 프리젠테이션 능력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감탄할 부분은 그들의 PPT 실력이다. 디자인에서부터 각종 효과와 음향까지.... 요즘 대학생들이 만든 PPT를 보고 있으면 한 편에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PPT를 보고 나면 머리가 멍해진다. "근데, 주제가 뭐였지?" 뭔가 근사하긴 했는데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학 습과 필요없는 정보를 Extraneous material이라고 한다. 이 정보들은 사실 학습과는 관련이 없다. 방금 예로 든 PPT 발표에서 발표내용이 Essential mterial이라면 PPT의 디자인이나 효과는 Extraneous material에 해당한다.

문 제는 Extraneous material이 사람의 주의를 잘 끈다는 점이다. 따라서 청중은 PPT의 디자인이나 효과에 집중하게 되고, 정작 중요한 내용에 관심을 둘 인지 자원이 줄어든다. 그래서 요란한 PPT의 내용전달력이 오히려 줄어들었던 것이다.

이 런 상황은 멀티미디어 학습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은 각종 Extraneous material로 가득하다. 버튼을 클릭하거나 등장인물이 등장할 때 나오는 효과음, 현란한 디자인 등은 아이들의 시선을 내용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게끔 만들 것이다. 학습이 방해를 받는 것이다.

Mayer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불필요한 자료를 제거(Weeding)할 것을 권장한다. 그렇다. 불필요한 정보나 효과는 과감히 지우는 것이다. 재미난 디자인과 효과를 모두 제거한 학습 자료는 보기에는 심심해 보여도, 학습 효과는 좋을 것이다. 단순함의 미학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또, 불가피하게 불필요한 자극을 학습 내용과 같이 제시해야 한다면 중요한 정보를 강조(Signaling)하는 방법도 권고하고 있다. 학습자가 정말 주의를 두어야 할 곳을 표시해 줌으로써 주의가 분산되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중요한 글자에 밑줄이나 highlight 표시를 하는 방법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 Essential Material의 제시방식


꼭 필요한 내용만을 학습 자료에 포함시켰다 하더라도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이 내용들의 제시 방식에 따라서 추가적인 인지부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Separated presentation이다. 가끔 우리는 책을 앞장으로 넘겼다 뒷장으로 넘기기를 반복하는 학생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진 제시를 앞장에 해 놓고 설명하는 글은 뒷장에 적어 놨기 때문이다. 이런 자료 제시는 탐색 시간을 길게 해서 학습을 저해한다.

redundant presentation도 문제가 된다. 우리는 이 문제를 뉴스 인터뷰에서 관찰할 수 있다. 대부분의 뉴스 보도는 인터뷰 대상자의 말을 자막처리한다. 같은 한국 사람의 말인데 굳이 자막을 처리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이렇게 언어 정보가 청각(말)과 시각(자막)으로 이중부호화 된 경우를 redundant하다고 표현한다.

문 제는 redundant presentation의 교육적 효과이다. 같은 정보를 두 개의 다른 채널로 모두 전송했다면, 교육적 효과는 2배가 되어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Mayer의 연구 결과는 redundant한 제시방식이 학습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Mayer 는 Separated presentation의 경우 관련 자료를 가까이 배치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림과 관련된 글은 최대한 그림과 가까이 배치해야 한다. 더 극단적인 경우, 아예 그림 속에다가 설명글을 적어놓는 것도 괜찮다. 이렇게 말이다.

사진 출처: Head First Javascript


redundant presentation의 경우 언어자료를 청각으로만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에서 나레이션 외에 굳이 자막을 따로 둘 필요는 없다. 화면에는 관련 그림이나 동영상만 있으면 적절하다.


3. Information Holding


질 문을 하겠다. 내가 이전 포스트에서 설명했던 Mayer의 모델이 기억나는가? 아까 전 Essential processing에 해당하는 세 가지 과정(Selecting, Organizing, Integrating)을 설명할 때 이 그림을 떠올리며 어떤 부분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는가?

참 으로 미안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Mayer가 권고하지 않는 방식을 사용했다. 바로 Information Holding이다. Information Holding은 특정 학습자료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동시에 현재 주어지는 자료를 이해하며 과거 자료와 통합해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이전 포스트에서 내가 제시했던 모델의 그림을 떠올린 채로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들어야 한다. 그런데 Information Holding은 인지 부하가 증가하는 원인이다. 한편으로는 이전 정보를 작업 기억에 로딩시켜 놓고, 한편으로는 이해를 해야 하는 작업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Mayer는 Information Holding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동시에 제시할 것(Syncronizing)을 권장한다. 이렇게 하면, 한 자료를 기억 속에 떠올린 채 다른 작업을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우 리는 공부 못하는 학생을 나무랄 때 항상 학생 탓을 한다. 혹 학생이 학습 환경이나 교재를 탓하면 '공부 못하는 학생이 꼭 연장 탓을 한다'고 더더욱 혼을 낸다. 하지만 학생들의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학생들이 받는 고통의 일부는 학습 자료를 잘못 만든 어른들의 탓도 있다.  만약 어른들이 조금만 신경 써서 학습 Material의 인지부하를 최소한으로 줄여준다면, 학생들의 '공부하는 고통'이 그만큼 줄어든다. 그런 점에서 Mayer의 권고는 더욱 빛을 발한다.

출처: The Big Question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당신이 아는 누군가가 복권에 당첨되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그가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부도덕하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무언가 부정적인 일이 당신에게 일어났다고 상상해 보자. 이 사건이 당신의 기억에 영향을 미칠까?


최근 일련의 연구들은 이런 궁금증을 연구했다.

한 연구에서, 참가자는 각 조건에 무선적으로 배정된 다음 어떤 사람이 공정하게(지원자가 자격을 갖추었기 때문에), 또는 불공정하게 고용된 사례(회사의 실수로 고용된 경우)를 읽게 된다. 한 주 후에,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이야기 속 지원자가 고용된 이유를 다시 한번 물어본다. 공정하게 고용이 된 사례를 읽은 참가자는 고용 이유를 정확히 기억했다. 그러나 불공정하게 고용된 사례를 읽었던 참가자들은 고용 이유가 공정했다고 잘못 기억했다. 즉, 우리는 사건을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잘못 기억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 참가자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불행한 일을 겪거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좋은 일을 겪었다. 그 다음 참가자에게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좋은 기억이나 나쁜 기억을 회상해 보라고 요청했다. 긍정적인 결과를 겪은 참가자들은 과거 기억 역시 좋은 기억들만을 떠올렸다. 즉, 현재 나쁜 일을 겪을 때보다 좋은 일을 겪고 있다면 과거에 대한 기억 역시 좋은 쪽으로 왜곡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세상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본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 이 연구는 기억이 복사기처럼 사실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기억은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것, 물리적 환경, 냄새, 소리, 정서, 편견, 공정에 대한 욕구가 혼합되어 있다.


우리는 세상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보고 싶어한다. 따라서 우리는 착한 사람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나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났던 경우만 기억한다. 그리고 만약 어떤 일이 일어나면, 우리 기억은 그 사건이 공정하고 정의로웠다고 기억한다.


물론 우리가 언제나 사건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억은 이런 방식으로 편향되기 쉽다는 것이다.


Reference


Mitchell J. Callan, Aaron C. Kay, Nicolas Davidenko, John H. Ellard, The effects of justice motivation on memory for self- and other-relevant event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Volume 45, Issue 4, July 2009, Pages 614-623, ISSN 0022-1031, DOI: 10.1016/j.jesp.2009.02.013.


Aaron C. Kay, Maria C. Jimenez, and John T. Jost, Sour Grapes, Sweet Lemons, and the Anticipatory Rationalization of the Status Quo Pers Soc Psychol Bull September 2002 28: 1300-1312, doi:10.1177/01461672022812014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정부가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교육업체들이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수 년 뒤에는 각 학교에서 학생들이 컴퓨터를 보며 수업을 받는 풍경을 볼지 모른다.

그런데, 디지털교과서가 정말 효과 있는 것일까? 디지털교재는 콘텐츠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득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디지털교재가 선생님처럼 유연한 피드백이나 지식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엄청난 예산만 낭비하고 교육효과는 거두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교재를 만들기 전에 학생들에게 최적의 교육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교재 구성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Mayer라는 학자는 멀티미디어 학습과 관련하여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오늘은 Mayer와 Moreno가 2003년에 발표했던 'Nine ways to reduce cognitive load in multimedia learning' 논문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디지털 교과서 설계와 관련하여 사전연구나 가이드라인이 미비한 상황에서, 메이어의 연구는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멀티미디어 학습 상황을 통해 우리는 학생이 Meaningful learning을 하기 원한다. Meaningful learning이란 말 그대로 학습 자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뜻하며, 지식을 조직하고 자신의 기존 지식과 학습 내용을 통합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학생들이 이렇게만 해 준다면 참 좋을 것이다.

문 제는 Meaningful Learning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인지적 부하(cognitive load)다. 만약 학습을 하는 데 필요한 인지적 부하가 학습자의 인지 능력을 초과한다면, 학습은 부진해 질 것이다. 따라서 교재를 구성할 때는 인지적 부하가 최소가 되도록 설계하는 게 관건이다.

그럼, 학습을 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델을 보면서 인지 부하가 어떤 경우에 발생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기본가정




메이어는 학습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위와 같은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인지심리학 연구를 통해 형성된 이론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dual channels model이 다. 인간이 청각을 처리하는 과정과 시각을 처리하는 과정은 다르다. 그것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신체 기관(눈이나 귀)의 차이 뿐만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 또한 다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작업기억(working memory)의 경우  청각, 특히 말소리를 처리하는 하위 체계와 시각을 처리하는 체계가 분리되어 있다. 그림에서 Words는 청각/언어 채널을 통해 처리되며, Pictures는 시각/그림채널을 통해 처리됨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이론은 Limited capacity 이론이다. 이 이론은 각 채널의 정보처리용량이 제한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정보를 처리하는 각 채널(청각, 시각)의 용량이 제한되어 있고, 정보를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업 기억 역시 용량이 제한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인간의 정보 처리능력을 통신망에 비유해 볼 수 있다. 청각과 시각정보를 전달하는 두 개의 통신케이블(channel)은 처리용량이 제한되어 있어서, 만약 용량을 초과하는 정보가 유입될 경우 통신망이 마비될 것이다. 또, 통신망에서 들어온 정보를 처리하는 컴퓨터(작업기억) 역시 제한된 용량으로 인해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없을 것이다.

세 번째 이론은 cognitive processing이 다. 이 모델은 인간이 정보를 받아서 처리하는 과정을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먼저, 눈이나 귀를 통해 들어온 정보는 잠시 동안 감각 등록기에 저장되어 있다가 가장 중요한 정보만이 주의를 끌게 되고 작업 기억으로 이송된다. 이 과정을 Selecting이라고 한다. 일 단 정보가 작업 기억으로 전달되면, 작업 기억은 일련의 정보를 의미있는 구조로 조직화한다. 이를 organizing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각 채널에서 조직화된 정보를 통합하고, 여기에 학습자의 기존 지식까지 통합하는 과정을 Integrating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그림을 보면서 선생님의 설명은 들은 학생은 작업 기억에서 선생님의 말과 그림을 따로 처리한 다음, 두 정보를 서로 연결시킨다. 거기에 덧붙여서, 자신이 이전에 배웠던 내용이 현재 학습 내용과 어떻게 관련 있는지를 생각해 볼 것이다. 즉, Integrating이 일어난 것이다.


인지부하


문제는 학습 과정에서 인지 부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먼저, 학습에 꼭 필요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 부하가 있다. Selecting, Organizing, Integrating은 학습에 꼭 필요한 과정(Essential processing)이지만, 이 경우에도 인지 부하가 발생한다. 또, 학습 이해와 관련 없는 과정으로 인지 부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Incidental processing이라고 한다. Incidental processing은 주로 학습 재료를 잘못 구성했을 때 발생한다. 따라서 불필요한 인지 부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representational holding으로 발생하는 인지 부하가 있다. representation holding은 말 그대로 '표상을 간직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내용을 이해하는 동시에 위에서 보여준 그림을 머리 속에 떠올리며 글의 내용과 그림을 연결하려 할 것이다. 이렇게 그림을 머리 속에 떠올리고 있는 것이 바로 representational holding이다. 해 보면 알겠지만, 어떤 표상을 머리 속에 간직하고자 할 때는 상당한 정신적 노력이 들어간다.


만 약 Essential processing, Incidental processing, representational holding에서 발생한 인지부하의 총량이 학습자의 능력을 넘어버리면, 학습이 방해된다. 따라서 학습 설계자는 인지 부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ssential processing은 학습이 꼭 필요한 과정이므로 여기서 발생하는 인지 부하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Incidental processing이나 representational holding은 학습 자료를 잘 설계하면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두 경우에 발생하는 인지부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출처: the big question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부조리나 의미없는 이야기에 노출된 사람은 학습을 더 잘할까?


도식(schema)은 사람의 기대를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포커 카드 중 하트는 빨강이며, 스페이드는 검정이라는 도식을 가지고 있다. 만약 색깔이 뒤바뀌면, 당신의 도식은 깨진다.

도식은 인지적으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도식은 매 초마다 접하는 수많은 정보를 별 노력없이 빠르게 처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곳에 갔다고 생각해보자. 도식 없이 오직 노력으로 이해하려면 금방 지치게 될 것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는 자신이 가진 도식을 유지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한 연구 중 하나가 'meaning maintenance model'(Steven Heine, Travis Proulx & Kathleen Vohs)이다. 이 관점에 의할 때, 사람들은 모든 것을 이해(자신의 도식이나 기대와 일관되거나 의미가 있는)하려는 욕구가 강해서, 만약 이것이 방해를 받을 경우 자신의 '의미있는 틀'을 회복하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는 실험이 진행되는 중간에 실험자가 바뀌었다. 실험자가 갑자기 바뀜으로써 의미/도식의 위협을 받은 참가자들은 도덕적 신념을 위반한 사람들에게 더 가혹한 경향이 있었다(성매매 위반자를 보석으로 석방하는 데 반대했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를 방어함으로써 세상을 의미있게 해석하려는 성향을 유지했다.


그럼 이것이 학습과 어떻게 관련있을까?


Proulx와 Heine의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프란츠 카프카의 이야기를 읽었다. 이 이야기는 명확한 스토리 라인으로 시작하지만(의사가 어린 아이의 치통을 도와주고자 했다), 의미없는 문장들로 끝을 맺는다. meaning maintenance model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는 참가자로 하여금 자신의 도식과 기대를 더욱 고수하게 만들것이다.


이 연구에서, 이런 현상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참가자는 일련의 숫자 목록을 보고난 다음 카프카의 부조리하거나 의미없는 이야기를 읽으면 인공문법의 패턴을 잘 파악하는 경향이 있었다.

즉,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도식에 위협을 받게 되면 사람들의 학습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 이 연구는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도식은 유용한 기능을 많이 제공한다. 그러나 도식이 깨졌을 때 사람들의 학습 능력이 향상된다. 아마 사람들은 자신의 학습 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도식을 고수하려는 경향을 극복하는 것 같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만약 사람들이 자신의 도식을 지키기 위해 외부 정보와 유리될 경우 타인의 관점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도 배우지 못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의미체계가 위협을 받을 때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점은 참 흥미로운 것 같다.


역자 후기

저 는 얼마전에 Proulx et al., 2010 의 논문을 이미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때는 도식의 위협이 신념의 강화로 이어진다는 설명만을 했는데, 학습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기사를 발견하고 번역해 봅니다. 지난 블로그를 참고하실 분은 엮인글을 보시면 됩니다. ^.^

출처: All about addiction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지난 수십년 동안, 학습과 기억 연구자들은 실험실 연구결과를 학습 현장에 적용하는데 관심 있었다. 특히 요즘같은 교육 위기 상황에서는 과학적 지식과 학습 방법 사이에 다리를 놓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Robert Bjork의 'desirable difficulties' 개념은 지난 20년 간 학교 교수법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 지금까지의 심리학 연구와 달리, 이 이론은 학습 단계 동안 방해물(어려움)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몇가지 주목할 만한 예는 다음과 같다.


  • 구분: 학습을 한꺼번에 하지 말고 나눠서 해라(Baddeley, Longman, 1978; Dempster, 1990)
  • 검사: 단순히 재학습하는 것보다 학습 자료에 대해 테스트를 해라(Roediger & Karpicke, 2006)
  • 학습자료를 수동적으로 읽기 보다 퍼즐을 푸는 등 능동적인 과정을 통해 학습 자료를 스스로 만들게 해라(McDaniel et al., 1994)
  • 학습이 일어나는 환경을 다양하게 해라(Smith, Glenberg & Bjork, 1978)
  • 학습 자료를 덜 명확하게 만들어라(McNamara et al., 1996)
  • 약간 읽기 힘든 글씨체를 사용해라(Diemand-Yauman, Oppenheimer, & Vaughan, in press)

이렇게 학습 내용을 조금 어렵게 만들면 쉬운 학습자료보다 자료를 깊게 처리하게 된다. 물론 학생은 학습을 쉽게 하기 원하고, 선생님 또한 자료를 쉽게 만드려고 한다. 만약 강사가 어떤 개념이나 자료를 가르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써 본다면, 학생의 실력향상이 즉시 나타나는 방법이 최고라고 결론내릴 것이다. 하지만, 교사가 학습을 가능한 쉽게 만드려고 할 때, 단기적 수행은 향상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 기억은 감소한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학습난이도를 제거함으로써 손해를 보는 것이다.


적당히 높은 난이도가 왜 바람직한지 알아보기 위해선 먼저 수행 - 학습과 검사 단계에서 관찰할 수 있는 - 과 실제 학습 그 자체 - 장기적인 과정으로 측정이 힘든 - 를 구분해야 한다. 역사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일어난 사건과 날짜를 외우는 예를 생각해보자. 심리학 용어에 의하면, 우리는 그 학생이 단서(사건)와 반응(날짜)를 연상시켰다고 말할 수 있다. 학생은 암기한 당일 자신의 수행이 빠르게 향상되고 학습 기간 동안 기억이 자주, 확실하게 난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하지만 만약 학생이 목록을 한번만 공부했다면, 암기한 당일 아무리 기억이 잘 나더라도 며칠 뒤에는 그 중 일부만 기억할 것이다. 학습을 한 당일은 새로 배운 내용이 잘 기억난다. 따라서 만약 학생이 기억을 잘 한다면 그 날 기억은 잘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정보에 접근하는 능력이 향상될지는 보장하지 못한다. 그 날 학습한 것은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쉽게 기억할 수 있지만, 추가적인 학습 없이는 새로운 정보가 쉽게 사라진다. 하지만 잊어버린 것을 다시 학습할 때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Bjork와 Bjork(1992)는 그들의 "New Theory of Disuse"를 통해 인출 강도, 즉 특정 시점에서의 즉각적 접근성과 저장 강도, 정보가 장기간에 걸쳐 얼마나 많이 접근됐는지를 구분한다. 저장 강도는 이론적으로 무한하지만(우리는 배우고 싶은 것을 다 배울 수 있다), 수행 능력과 직접 관련있지 않다. 수행능력처럼 특정 시점에서 특정 정보에 접근(기억)하는 능력은 현재의 인출 강도에 의해 좌우된다. 저장 강도는 향상만 가능한 반면, 인출 강도는 점점 사라지는 경향이 있으며 저장 강도가 약하다면 이런 현상이 가속화된다.


NTD 를 위 사례에 적용해 보자면, 그날 그날의 인출 강도는 학습하는 시간동안 급격하게 증가해서 기억을 완벽하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장 강도는 점진적으로 발달하며, 학습 초기에 저장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인출 강도 역시 급격히 감소한다. 따라서 학습 시간 종료 즈음에 기억을 잘 하는 것은 인출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며, 이것이 꼭 장기적인 기억력(저장 강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저장과 인출 강도 간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Bjork & Bjork, 1993년 논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학습난이도가 너무 낮으면 인출 강도를 높여서 학습자로 하여금 자만심을 가지게 하고, 장기 기억을 돕는 깊은 처리를 방해하게 된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바람직한 '어려움'을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는 교사와 학생에게 이런 '어려움'이 바람직하다고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습이 어렵다면 사람들은 더 많은 실수를 하게 될 것이고, 이 교육 방법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봤을 땐 어려움이 수행을 저해하거나 실수를 낳고 기억도 저조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잊어버림'이 학습자의 장기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잊어버렸던 내용을 다시 학습할 땐 학습률이 훨씬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잊어버린 다음 재학습할 때 발생하는 "절약률(Savings)"은 120년 전에 처음 보고되었다(에빙하우스, 1885/1964). 하지만 이 원칙은 아직까지 교육에서 잘 활용되지 않을 뿐더러, 일반인 사이에서도 이해가 부족하다. 그 이유는 이 방법의 장기적 학습 효과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간격효과는 여러 학습 분야에 걸쳐 견고한(robust) 효과가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벼락치기 전략을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Bjork, 1994). 현실에서는, 벼락치기를 통한 단기적 이익이 있을 수 있지만(시험 전날 벼락치기를 하면 다음날 시험은 통과할 수 있다), 간격 학습이 장기 기억 파지율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교육은 학생이 평생 사용할 학습 전략과 교육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결국 교사는 장기 기억률을 향상시킬 방법을 활용하고, 그 방법을 쉽게 적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몇몇 학생들은 학습 내용이 어려우면 포기를 해 버린다; '어려움'이 모든 학생에게 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 개혁자들은 교사와 정부가 교육 과정을 쉽게 만듦으로써 단기 기억을 향상시킬지 몰라도, 장기기억은 손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바람직한 어려움에 관한 과학적 지식이 축적됨에 따라 교육 현장에서의 적용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바람직한 어려움을 연구하는 동시에, 과학자와 교사가 대화를 통해 학습 방법을 향상시킬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Citations:


Baddeley, A.D., & Longman, D.J.A. (1978). The influence of length and frequency of training session on the rate of learning to type. Ergonomics, 21, 627-635.


Bjork, R.A. (1994). Memory and metamemory considerations in the training of human beings. In J.
Metcalfe & A. Shimamura (Eds.), Metacognition: Knowing about knowing (pp. 185-205). Cambridge,
MA: MIT Press.




출처: Ulterior Motive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학습은 평생 지속되는 과정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면서 역사, 수학, 과학 등 새로운 주제를 접한다. 성인들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거나 직장에서 새로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인다.


어떤 경우는 학습할 내용이 쉬운 때도 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2011년 일어난 정치적 사건들을 본 사람들의 대부분은 시민들이 정부에 대항하기 전까지 튀니지나 이집트 정부에 대해 아는 게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독재자에 의해 수십년 간 통치를 받았고, 시민들이 정부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정보도 있다. 일본은 엄청난 지진과 쓰나미가 덮친 뒤  원자력 발전소 때문에 위기를 맞았다. 핵연료가 왜 가열되고 있고, 엔지니어와 비상근무자들이 손상된 원자로를 복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이유를 알려면 원자력과 원자로 내부 디자인의 복잡한 측면을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개념은 우리 대부분에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배우기 어렵다고 느낀다.


자신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믿음은 학습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어떤 영향을 끼칠까?

David Miele, Bridgid Finn, Daniel Molden은 이 궁금증을 탐색한 논문을 2011년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했다.


그들은 자신의 지능에 대한 믿음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있었다. 나는 이전 포스트에서 Carol Dweck과 동료들이 믿음에 관해 진행한 연구를 쓴 적이 있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지능을 재능 또는 기술로 믿는다고 주장한다. 지능이 재능(talents)이라고 생각할 경우, 당신이 지닌 특정 수준의 지능은 당신의 사고 수준을 결정할 것이다. 지능을 기술(skill)이라고 생각할 경우, 당신은 성취하기 위해 노력만하면 무엇이든 습득할 수 있다고 가정할 것이다.


이러한 신념은 학습에서 느껴지는 어려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능이 재능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학습에서 어려움을 느끼면 능력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배울 수 없다고 믿는다. 지능을 기술로 믿는 사람들은 학습에서 만나는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이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Miele, Finn, Molden은 사람들에게 영어 단어와 같은 뜻의 인도네시아 단어를 배우게 해 봤다. 어떤 단어 쌍은 쉬운 반면(Police-polisi), 다른 단어쌍들은 완전히 중립적이다(Bandage-Pembalut). 사람들에게 단어들을 원하는 시간 만큼 학습하게 한다음 이 단어들을 얼마나 잘 학습할 수 있을지 평가하게 했다. 실험이 끝났을 때, 사람들은 지능이 타고나는 것인지 또는 기술인지 질문을 받았다.


실험 결과, 쉬워 보이는 단어쌍이 실제로 학습하기 쉬웠다. 지능을 타고난 것으로 믿는 사람들은 쉽다는 느낌을 통해 자신이 학습을 얼마나 잘 하는지 평가했다. 지능이 기술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반대의 효과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과도한 자신감 때문에 그들이 어려운 항목을 나중까지 잘 기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당신의 실제능력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나쁜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능을 타고나는 것으로 믿은 사람은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학습에서 학습률이 저조했다. 지능이 기술이라고 믿은 사람들은, 어려운 과제를 만나도 노력을 한다면 잘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많은 증거들이 지능은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즉, 더 열심히 공부할수록 더 많이 배운다. 그래서, 당신이 무언가 어려운 것과 마주하게 되면, 당신 능력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 또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저조한 학습으로 이어지기 보다 우수한 학습률로 이어진다고 믿는 것이 좋다.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기 이해 추가적인 노력을 들임으로써 당신은 더 많은 지식을 쌓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학습의 이런 측면은 스스로 성장한다. 당신이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은 것을 배우면, 추후에 새로운 것을 학습하기가 더 쉽다. 당신이 학습하기 위해 들인 노력은 나중에 새로운 것을 용이하게 학습함으로써 보상을 받을 것이다.




출처: Thoughts of Neo Academic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최근 Loken, Heiberger, Junco는 트위터가 학생들의 수업 참여와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논문을 Computer Assisted Learning저널에 실었다. Junco et al. 은 수업에 트위터를 사용하면 학생 참여도와 학기 성적이 향상된다고 결론내렸다.


이 실험의 설계는 다소 특이하다. 일곱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진 1학점짜리 pre-health 과목이 실험을 위해 선정되었다. 참가자 중 일부는 이 섹션들 중 네 개에 무선으로 할당되고, 나머지 세 개의 섹션에는 통제 집단의 학생이 배정된다. 실험집단의 경우 수업의 일부로 트위터를 사용하게 되고, 통제집단은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 섹션은 칠판이나 WebCT, Moodle같은 일반적인 학습관리 시스템 대신 Ning을 사용했다. 학생들이 조건에 무선적으로 할당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실험은 준실험(quasi-experiment)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실험의 경우 학생 구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연구자는 이를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표본의 98%가 18~19세였으며, 여성이 60%, 백인이 91%, 72%가 부모 중 한명이 학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를 통해 학생의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고, 특히 어떤 유형의 학생이 트위터의 도움을 더 많이 받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트위터는 어떤 식으로 사용되었을까? 수업이 진행되는 첫 2주 안에 학생들은 1시간 동안 트위터 사용법을 배우게 되고, 학기 동안 트윗을 필수적으로 올려야 했다. 그 다음 주 수업부터 질의문답이 시작되었다. 트위터는 11가지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다.

  • 수업 토론을 온라인에서 계속하기
  • 질문이 있을 때 올리기
  • 필요한 책에 관해 토론하기
  • 수업 관련 알림을 제공하기
  • 학교 관련 알림을 제공하기
  • 교내 행사와 자원 (학교 교육 센터에 대한 정보 등)에 대한 정보 제공
  • 수업과 관련하여 학생들 간 연결을 돕기
  • service learning 조직하기
  • 스터디 그룹 조직하기
  • 추가적인 과제 올리기(트위터가 꼭 필요함)
  • 필수 과제 올리기(이 역시 트위터가 꼭 필요함)

여기서, 우리는 실험과 관련된 일반적인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즉 추가적인 학습 기회와 트위터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한 효과를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 이 학생들은 추가적인 과제, 추가적인 관심 등을 받았다. 관찰된 결과가 추가적인 기회 제공이 아닌 트위터의 효과로 인한 것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실험 결과 작지만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Mixed ANOVA분석할 때 조건에 nested되어 있는 '섹션 요인'을 분석함으로써 처치 조건과 섞여있는 섹션의 효과를 분리하고자 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실험은 준실험이었다). 연구자들은 처치 집단이 통제 집단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고, 학생 참여도도 트위터를 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았음을 발견했다.


"학기 평점"의 차이도 찾을 수 있었다. 이것이 전체 학기 평점인지 해당 과목의 평점인지는 의문이다. 어쨌든, 이번에도 차이가 발견 되었다 -2.28 VS 2.79. 연구팀은 또 유사 실험을 사용해서 발생할 수 있는 편향을 살펴보기 위해 고등학교 평점을 종속변인으로 하여 관찰해봤다. 통계적으로 중요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고, 따라서 논문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 실험은 실험자 편향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에, 연구자들도 결과를 해석하기가 까다롭다고 시인한다. 트위터의 사용이 교수자로 하여금 실험 집단 학생의 참여도를 더 유도해서 학생들의 지각, 참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트위터가 열성적인 교육자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보다 더 큰 효과가 있을지는 추후 연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이다.


Reference

  1. Junco, R., Heiberger, G., & Loken, E. (2011). The effect of Twitter on college student engagement and grades Journal of Computer Assisted Learning, 27 (2), 119-132 DOI: 10.1111/j.1365-2729.2010.00387.x []

출처: Psychology today

저자: Peter Gray

(a research professor of psychology at Boston College, is a specialist in developmental and evolutionary psychology and author of an introductory textbook, Psychology)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지난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나는 다소 불편함을 느꼈다. 나는 여러 차례에 걸쳐 "학교는 감옥"이라고 말했다.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는 학교가 나와 지인들에게 있어서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지인들과 마찬가지로 12년 동안 공교육에 몸 담아왔다. 어머니는 몇 년 동안 공립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셨다. 사랑하는 내 이복 여동생은 공립 학교 교사다. 내 친구들과 사촌들 역시 공립 학교 교사들이다. 어떻게 이 사람들이 - 아이들을 사랑하고 끊임없이 도와주는 - 아이들을 옥죄는 시스템에 소속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내 마지막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보건데 학교가 감옥같다고 말한 내 발언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 것 같다.


가끔은, 나와 다른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과 상관없이 진실을 말해야 할 때가 있다. 우리가 사실을  완곡하게 말하려고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학교는 문자 그대로 감옥이다. 특정 연령이 된 사람은(특히 ~16세) 자신의 가장 좋은 시절을 학교에서 보내도록 법의 규제를 받는다. 학교는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말해주고, 이 명령은 강제적 성격을 띤다. 학생들은 자신이 따라야 하는 규칙에 대해 어떤 반발도 할 수 없다. 감옥은 - 일반적인 정의에 따르면 - 비자발적인 감금이 이루어지고 자유를 제한하는 장소를 말한다.


설사 당신이 학교가 좋은 곳이라고 주장하더라도, 학교가 감옥이 아니라고는 주장하지 못할 것이다. 후자를 반박하는 것은 현 상황(강제적 교육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여기서 말하는 감옥이라는 단어가 일반적 정의와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할 수 있다. 진지한 논의를 위해서 이 단어의 정의를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규칙을 따르거나 즐겁지 않은 일을 할 때 감옥이라는 단어를 은유로 사용한다. 이런 관점에서, 몇몇 성인들은 그들의 직장 또는 결혼생활이 감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예들은 자발적인 행동의 결과이기 때문에 용례에 적합하지 않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강제로 일을 시키거나 원치 않는 결혼을 하는 것은 법에 위배된다. 하지만 아이를 억지로 학교에 보내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오히려 학교에 강제로 보내지 않는 경우가 법에 저촉된다. 결국, 직장이나 결혼생활이 감옥이 될 수 있겠지만 학교는 일반적으로 감옥이다.


또 하나 논의해야 할 용어가 있다. 바로 강요된 교육이다. 감옥이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이 단어는 가혹하게 들린다. 하지만 우리가 강압적인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강요된 교육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강압적(compulsory)이라는 단어는 사람에게 어떤 결정권도 주어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논의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강요된 교육 - 그리고 계속적으로 어린이들을 감금하는 것 - 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나쁘다고 생각한다. 나는 강요된 교육의 '일곱가지 죄악(seven sins)' 목록을 통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1.연령을 기준으로 한 자유의 억압


내 가치관이나  민주적인 사고방식에 비추어 봤을 때, 특정 이유 없이 누군가로부터 자유를 빼앗는 건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법정에서 누군가가 범죄를 저질렀거나 다른 사람을 심각하게 위협했음을 입증해야 그 사람을 감금할 수 있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단지 그들의 나이 때문에 학교에 감금한다. 이것이 강요된 교육의 가장 뻔뻔한 죄가 될 것이다.



2.수치심과 자만심을 조장


어떤 사람에게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학교는 이제 예전처럼 매를 들지 않지만, 여전히 시험, 평가, 순위를 통해 학생들을 비교한다. 우리는 수치심이나 자존심같은 인간의 감정을 왜곡시켜서 아이들이 공부를 하게끔 만든다. 아이들은 자신의 성적이 또래보다 떨어지면 부끄러워하고, 잘하면 자만심을 갖는다. 수치심은 학생들의 학업 열의를 감소시키고, class clown이 되거나 다른 학생을 괴롭히거나 마약에 손을 대게끔 만든다. 또 A라는 하찮은 성취를 이룬 학생은 거만해지게 되고, 다른 학생들을 무시하고, 민주적 가치와 절차를 무시하게 된다.



3.협동과 배려심 저해


우리는 서로 협력하게끔 디자인 된 지극히 사회적인 존재다. 어린이들은 선천적으로 자신의 친구들을 도와주려고 하며 학교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순위와 등급을 매기는 경쟁 기반 시스템은 학생들로 하여금 협동과 반하게끔 만든다. 한 학생이 친구를 도와줘도 상대방이 속임수를 쓰는 경우가 무척 많다. 남을 돕는 행위는 자기 성적을 떨어뜨리거나 자신의 위치를 격하시키는 등 자신에게 손해를 일으킨다. 학교 안에서 성공하기를 강하게 열망하는 학생들은 이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들은 무자비한 성취자로 변한다. 또, 지난 포스트에서 이야기했듯이 (2008년 9월 24일자) 강제적인 연령 분리는 경쟁과 괴롭힘을 조장하고 배려심의 발달을 억제한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자신보다 어린 사람과 상호작용하면서 도움과 보살핌을 학습했다. 연령 등급의 학교 제도는 이러한 기회를 빼앗아버린다.



4.개인적 책임과 자기 주도성 발달의 저해


내 블로그의 가장 큰 주제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끔 생물학적으로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2008년 7월 16일). 어린이들은 놀이를 하고 탐색하는 과정에서 자기 주변의 사회적, 물리적 세상을 학습한다. 그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 단계를 밟는다. 아이들을 학교와 성인 감독자에게 맡긴 체 아이들의 시간을 과제물로 채워버린다면, 우리는 아이 스스로 져야할 책임을 박탈하는 것이다. 또, 강요된 교육 체계에서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만 잘 하면, 모든게 잘 될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학생은 이런 생각을 가질 때 자신의 학습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것을 그만두게 된다. 학생들은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성공적인 어른이 되기 위한 길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고,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할 필요를 못 느낀다. 만약 그들의 인생이 잘 풀리지 않으면, 학생들은 학교를 원망하게 된다. "학교(또는 부모나 사회)가 나를 버렸기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어."



5.학습을 공포, 혐오, 고역과  연계


학교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학습과 불안을 연합시킨다. 남들보다 읽기 능력이 다소 부진한 학생은 타인 앞에서 글 읽기를 두려워한다. 시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학생은 불안해 한다. 실패에 대한 공포와 수치심은 막대한 불안으로 이어진다. 나는 통계를 가르치면서 엘리트 대학의 학생 상당수가 수학 공포증을 겪고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학교에서 수학과 관련해서 받은 모욕이 원인이었다. 한가지 근본적인 심리적 원리는 불안이 학습을 저해한다는 사실이다. 학습은 놀이와 같은 환경에서 최적의 효과를 거두고, 불안은 놀이를 저해한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강압적 교육은 학습을 일로 만들어버린다. 심지어 교사도 학습을 일이라고 말한다. "너는 놀기 전에 너가 할 일을 해야 돼." 결국 아이들에게 선천적으로 내재된 능력인 학습은 수고로 변한다. 가능한 피하고 싶은 일거리가 되는 것이다.



6.비판적 사고의 억제


교육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비판적 사고를 장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육자들이 립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비판적 사고를 피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자신의 일일뿐 비판적 사고는 시간낭비라고 배운다. 좋은 성적을 얻으려면, 우리는 선생님이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거기에 따라야 한다. 나는 이런 생각들을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으로부터 수도 없이 들었다. 나는 대학에서 비판적 사고를 장려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나는 비판적 사고를 장려하는 교수법, 작문법을 개발했고 컨퍼런스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나는 앞으로 이 주제에 관해 포스트 두 개를 더 쓸 것이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우리 교육 시스템의 가장 큰 동기(motivation)인 등급제도는 교실에서 비판적이고 진솔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걸 방해한다. 우리 교사들이 학생들을 등급 매기는 체계 하에서는, 소수의 학생만이 교사의 생각에 의문을 품거나 비판을 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비판을 유도하기 위해 점수를 부여한다면, 그 역시 잘못된 비판을 만들어 낼 것이다.



7.기술, 지식, 사고 방식의 다양성 감소


우리는 모든 학생들에게 동일한 표준 교과 과정을 적용함으로써 대안적인 방법을 모색할 기회를 잃어버린다. 학교 교과 과정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하위 기술, 지식을 대변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한정된 지식만 배운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왜 모두가 똑같은 것을 배워야 할까? 아이들은 자유가 주어질 때 - Sudbury Valley School와 기타 unschooler의 예를 보면서 - 새롭고 다양하고 예측 못했던 경로를 찾기 시작한다. 그들은 자신만의 관심사에 열정을 보이고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서 결국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갈 것이다. 학생들에게 강요된 표준적인 교과 과정은 자신만의 관심사를 추구하는 시간을 빼앗고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게 한다. 오직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시행하는 시험뿐이다. 몇몇 학생들은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지만, 대다수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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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죄악' 목록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나와 대화했던 많은 교사들이 강요된 교육의 문제점들을 잘 알고 있고, 이에 대응하려는 시도도 많이 있었다. 그 중 일부는 교육 시스템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자유로운 분위기와 놀이를 가르쳐주고자 했다. 또 실패에서 오는 수치심이나 불안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서로 협력하고 돕는 자세를 고양하고자 했다. 또 비판적인 사고를 하도록 독려했다. 하지만 교육 시스템은 이런 노력과 정반대로 돌아간다. 솔직히 말하면, 현 교육 시스템에선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배우는 것보다 선생님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가르치는 게 더 어렵다. (하지만 선생님은 이런 시도를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다는 점에서 감옥은 아니다.)


사람은, 특히 어린이는, 놀랄 정도로 적응적이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강요된 교육에서 오는 부정적 경험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들은 죄악과 싸운다. 그들은 서로 협력할 방법, 놀이를 할 방법, 다른 사람을 돕고 수치심을 극복할 방법, 자만심을 버리는 방법, 괴롭힘에 대항하는 방법,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방법, 자신만의 관심사를 찾는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학교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충족하는 동시에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은 힘든 일이기 때문에 대부분 실패한다.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과제에 시간을 들여야 하고 학교의 요구에 따라야 하므로, 자기 자신을 위한 교육에 투자할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나는 오늘 강요된 교육제도의 '일곱 가지 죄악'을 열거했는데, 죄악은 일곱가지로 한정되지 않는다. 일곱 개 이상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작정 학교를 등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스스로 학습할 수 있지만, 어른인 우리들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 그게 나의 다음 포스트 주제다.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몇 달 전, 나는 e-reader에 관한 사색적인 블로그글을 썼다. 나는 킨들을 좋아하지만, 나는 이 새로운 기계가 독서를 너무 쉽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또 시각적으로 읽기 쉬운 특성 때문에 언젠가 글에 대한 몰입이 약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내가 소개할 Cognition에 실린 논문에서 프린스톤의 심리학자들(Connor Diemand-Yauman, Daniel M. Oppenheimer and Erikka B. Vaughan)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실제적 증거까지 가지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이 문제를 교실에서의 교수법 차원에서 조망했다. 그들은 교육자들의 핵심 가정을 연구 목표로 삼았다.

많은 교육 연구자와 실무자들은 외생적 인지 부하를 줄이는 것이 학습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즉, 만약 학생들이 새로운 수업이나 개념을 수월하게 배운다면, 학생과 교육자 모두 학습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것이다.

이치에 맞는 말처럼 들린다, 최대한 쉽고 노력없이 학습하면 좋은 거 아닌가? 불행하게도, 이러한 가정은 대부분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연구들은 자료를 학습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 연구자들은 이를 disfluency라고 부른다 - 장기적인 학습이나 파지를 향상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disfluency가 기억의 유지와 학습 수행을 향상시킨다는 강력한 이론적 설명이 있다. Disfluency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보를 훨씬 깊게, 훨씬 추상적으로, 훨씬 주의깊게 처리하게 만들고, 이해를 향상시킨다. 이 모든 것들이 효과적인 학습에서 중요하다.

이 새로운 논문은 disfluency의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관찰하고자 했다. 난 이들의 두번째 실험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다. 이 실험은 오하이오주 체스터 필드의 실제 교실에서 실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자들은 제일 먼저 파워포인트, 유인물, 문제지같은 학습 자료들을 교사들로부터 얻었다(과목은 영어, 물리, 미국 역사, 화학이었다.). 그런 다음, 연구자들은 모든 자료들의 글자를 보기 어렵게 바꾸었다. 모든 교사들이 같은 과목을 두 클래스로 나누어서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에, 연구자가 집단을 둘로 나누어서 비교하기가 쉬웠다. 학생 중 한 집단에는 읽기 힘든 글자로 된 학습자료를 주었고, 다른 집단에게는 Helvetica와 Arial로 된 자료를 주었다. 글꼴 크기는 동일했다.

화학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disfluent 자료를 본 학생들은 알아보기 쉬운 글꼴을 본 학생들보다 더 많은 걸 기억했다. * 여기는 그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다 :

이 연구는 읽기 힘든 글자처럼 자연적인 학습자료가 기억의 파지를 향상시킴을 증명했고, 이 효과는 과목(과학과 인류학 과목)과 난이도(보통 또는 고급과목)에 상관없이 두루 나타났다. 인지적 개입을 통한 학습 향상의 잠재적 효과는 무한하다. 만약 단순히 글자체를 바꾸는 게 학생의 학습을 향상시킨다면,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인지적 개입방법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Fluency 연구는 학생과 교욱 시스템 전체에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오래간만에 동네 도서관을 찾아갔다. 나는 전공이 심리학인지라 도서관에 가면 제일 먼저 심리학 코너로 향하는 버릇이 있다. 한 쪽 구석에 있는 심리학 코너로 다가가서 새로 나온 책들이 없는지 살펴보는데 문득 주목을 끄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그 건 앨런 배들리가 쓴 '당신의 기억'이었다. 기억 연구에 평생을 바친 석학이 2009년에 새롭게 쓴 책이었다. 그간 기억에 관해 진행되었던 연구들과 함께 최근에 밝혀진 사실까지 덧붙여진 듯 했다. 이런 책을 출간된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다니 조금 아쉬웠다.


그 러나 그 책은 진가에 걸맞지 않게 아무도 손을 댄 흔적이 없었다. 도서관 열람실에는 수많은 중고등학생이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아무도 이 책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문득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공부한 내용을 잘 기억할 수 있을까 전전긍긍한다. 기억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시급한 사람이 학생들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머리 속에 지식을 집어넣는 데에는 급급하고, 기억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


나 는 먼지가 쌓인 새 책을 다시 제자리에 꽂아두었다. 다음주에는 도서관에 들러서 이 책을 빌려가야겠다. 공부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오면서, 나는 정말 값진 책은 우리 주변에 숨어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뉴욕타임즈에 실린 기억 방법에 관한 고찰을 번역해 봤다. 기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전에 이 투표를 한번 해 보길 권장한다.



출처: 뉴욕 타임즈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매 년 9월이 될 때마다 수많은 학부모들이 마술을 부리려고 노력한다. 여름 방학동안 놀기에 정신없던 아이를 모범생으로 바꿀 수 없을까, 컴퓨터에 빠져 있는 아이를 책벌레로 만들 수 없을 까 고민한다. 이들이 알고 있는 조언은 거의 대부분 익숙하다. 조용한 공부 공간을 만들어 주어라. 숙제를 미루지 마라. 목표를 정해라. 기간을 정해라. 아이를 돈으로 유혹하지 마라(긴급상황을 제외하고).


교실을 한번 둘러보자. 자녀의 학습 스타일이 새 학기에 새로 만난 선생님과 잘 맞는가? 학교의 교육 방침과는 잘 맞는가? 아닐 수도 있다.


자 녀교육에 대한 학습법들은 뚜렷한 교육지침을 제시하지 않는 거 보통이다. 게다가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학생의 특성과 선생님의 교육 방식은 확실히 상호작용한다. 게다가 자녀의 성격과 가정의 분위기도 또다른 변수가 된다. 결국 학습법이 그 집 자녀에게 반드시 효과를 발휘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학생에게 효과를 발휘할 만한 전략들이 존재하기는 한다. 최근 인지 과학자들은 간단한 방법으로 학습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있음을 주장해왔다.


이 런 연구 결과들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눗셈과 씨름하는 초등학생부터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퇴직인까지 모두 해당된다. 그런데 학자들이 주장하는 방법 대부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천하기가 망설여진다.


예를 들어, 한 장소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공부 장소를 바꿔주는 것이 기억을 돕는다. 또 학습과 구분되지만 관련되는 기술이나 개념을 익히는 것이, 한 가지 학습자료에 집중하는 것보다 도움이 된다.


"이런 원칙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학교가 이 방법을 채택하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 또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이를 배우지 못하는 것도 의아하다"라고 Robert A. Bjork(a psychologist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는 말했다. "대신 우리는 검증되지 않은 학습방법을 헤매다가 효과를 보지 못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특정 학습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그렇다. 소위 "시각 학습 스타일"이나 "청각 학습 스타일", "좌뇌형 학생", "우뇌형 학생"이 대표적이다.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린 연구결과에 의하면, 심리학자들은 이런 주장이 전혀 근거없음을 밝혀냈다. "지구상에 수많은 학습 방법이 있는데도 그 효과를 검증한 경우는 드물다"라고 연구자들은 결론지었다.


선 생님의 교육방법도 마찬가지다. 어떤 교사는 폴스타프처럼 칠판 앞을 깡총깡총 뛰어다니면서 가르친다. 반면 어떤 교사는 수줍음을 잃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교육 방법이 학습 효과에 도움이 되는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Daniel T. Willingham(a psychologist at the University of Virginia and author of the book “Why Don’t Students Like School?)은 말했다. 


그 러나 개인의 학습 방법은 또 다른 문제다. 심리학자들은 학생들의 학습방법으로 신성화되고 있는 원칙들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많은 학생들이 특정 장소, 특정 방이나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걸 고집한다. 연구자들은 그 반대로 주장한다. 1978년 진행되었던 고전적 실험에서 심리학자들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40개의 단어를 암기하게 했다. 참가자 중 일부는 두 개의 방에서 -창이 없는 방과 뜰이 보이는 현대적 느낌의 방 - 단어를 암기했다. 이 학생들은 같은 방에서 단어를 두번씩 본 학생들보다 시험점수가 좋았다. 그 이후의 연구들도 이같은 효과를 다양한 주제에서 발견했다.


우 리 뇌는 지금 공부하고 있는 것과 공부하고 있는 '배경'을 연합시킨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우리 지각이 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와 상관이 없다. 우리 뇌는 Versailles Treaty에 관한 내용을 기숙사 공부방과 연결시키거나, 마셜 플랜에 관한 내용을 정원의 버드나무와 연결시킨다. 뇌가 한 가지 학습내용을 다른 여러 내용과 연결시키는 것은 튼튼한 뉴런 뼈대를 만드는 것과 같다.


"학습하는 환경이 다양할 경우, 정보가 풍부해져서 망각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Bjork는 말했다.


한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는 경우에도 여러 형태의 학습물을 접하는 것 - 단어를 새로운 언어로 읽거나 말해 보는 것 - 은 뇌에 보다 깊은 인상을 준다. 음악가들은 이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여러개의 스케일이나 리듬을 섞어서 연습을 한다. 운동선수 역시 강도, 스피드, 기술을 섞어서 연습한다.


이런 방법의 이점은 놀라울 정도다. 최근 Applied Cognitive Pssychology에 게재된 논문에 서, South Florida대학 교수인 Doug Rohrer와 Kelli Taylor는 4학년에게 4가지 수학공식을 가르쳐봤다. 이 공식들은 프리짐의 여러 양상을 계산하는 것이었다. 참가자 중 절반은 한가지 공식을 반복적으로 익혔다. 이들은 주어진 값에 따라 Prism face의 숫자를 계산하고, 그 다음 공식으로 넘어간 뒤 다시 예제를 반복해서 익히는 방식을 취했다. 다른 학생들은 공식을 모두 섞어서 배웠다. Both groups solved sample problems along the way, as they studied.


하 루 뒤,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어제 푼 것과 비슷한 문제를 주고 테스트를 해 봤다. 공식을 섞어서 배웠던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두배나 잘했다(77 VS 38%). 연구자들은 이 결과가 성인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동일하게 나타남을 발견했다.


" 학생들이 일련의 문제들을 보게 되면, 문제를 읽기도 전에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할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연구자는 말했다. 혼합된 방식은 "자전거 타기를 보조바퀴와 함께 연습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연습 단계에서 혼합방식을 사용했던 학생들은 각 문제가 지난 번에 봤던 문제와 다르기 때문에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바로 이런 능력이 시험에서 요구되는 능력입니다."


이 결과는 비단 수학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예술적 직관에도 적용된다. 지난 달 Journal Psychology and Aging에 게재된 논문에 서, 연구자들은 대학생들과 정년퇴직한 사람들이 익숙치 않은 12명의 미술가가 그린 그림을 구분하는 능력을 연구했다. 그 결과 다양한 그림을(12명의 작품) 혼합해서 봤던 집단은 한 사람의 미술가가 그린 12개의 작품을 본 경우보다 그림을 구분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런 결과들은 창조적인 분야에서 집중만을 강조하는 방법이 최선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Nate Kornell(a psychologist at Williams College and the lead author of the study)은 말했다. "여러가지 화가의 그림을 본 경우 뇌가 복잡한 패턴을 추출해 낸 겁니다. 어떤 것이 서로 비슷하고 다른지를 뽑아낸 거죠".


인 지과학자들은 벼락치기 공부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쉬지않고 머리속에 꾹꾹 눌러넣는 공부방식은 단기적으로 좋지만, 결국 내용을 전부 잊어버리게 된다. 고학년으로 올라감에도 불구하고"많은 학생이 학습내용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마치 그 내용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는 표정이죠."라고 Henry L. Roediger III(a psychologist at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가 말했다.


만 약 우리가 지식을 지속적으로 차근차근 축적하면 기억이 꽤 오래 간다. 예를 들어 오늘 한 시간 공부하고, 주말에 한 시간 공부하고, 다른 주에 한번 공부하는 것이다. 소위 spacing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기억을 돕는다. 학생들이 시험 기간이 닥쳐서 벼락치기를 하기 위해 고도의 집중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 학습법의 효과가 어디에 기인하는지는 모른다. 아마 뇌가 반복을 통해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기 전에 해당 기억을 굳히는 작업을 하는 지도 모른다(self reinforcing).


"망각은 기억의 친구다"라고 Kornell 박사는 말했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잊어버린다면, 당신은 그걸 다시 학습하게 되고, 그 다음번에는 재학습 하는데 노력이 훨씬 덜 들어가게 된다."

인 지과학자들이 '시험'을 좋은 학습 도구로 여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억을 인출한는 과정은 책을 서재에서 꺼내는 것과 다르다. 기억을 꺼내는 과정은 기억이 저장되어 있는 방식을 변화시키게 되고, 이 기억을 추후에 더 접근하기 쉽게 만든다.


Roediger 박사는 물리학의 Heisenberg uncertainty principle을 비유로 든다. 이 법칙에 의하면 입자의 성질을 측정하는 행위가 그 입자의 성질을 변화시킨다. "시험은 지식을 측정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꿔놓기도 합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그 변화로 인해 기억은 더욱 공고해진다. 그의 실험에 서, Roediger 박사와 Jeffrey Karpicke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능력을 실시하면서 과학에 관련된 문장들을 읽게 했다. 만약 학생들이 두 세션동안 동일 자료를 '학습'하기만 했다면, 그 다음 치뤄진 시험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겠지만 그 후부터 내용을 잊어버린다


그러나 첫번째는 학습으로, 두번째는 시험을 학습을 한 경우 이틀 뒤 치뤄진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뿐더러, 일주일이 지난 뒤에도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았다.


"보통 시험은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표준화로써의 테스트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 개념을 다르게 불러야 할 것이다. 시험은 강력한 학습도구라는 것이다"라고 박사는 말했다.


사 람들이 시험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험 준비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시험이 사람들 힘들게 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학습도구라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어떤 내용을 힘들게 기억한 경우, 나중에 까먹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효과를 학자들은 "desirable difficulty'라고 부른다.


정 신적인 노력이 더 많이 들수록, 나중에 기억 속에 단단히 뿌리가 내린다. 그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이런 전략들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 공부 환경 바꾸기, 학습 자료를 섞어서 공부하기, 일정한 기간으로 나누어서 학습하기, 자기가 스스로 시험을 보기 -. 그러나 이 외에도 동기적 요소나, 훌륭한 친구를 두는 것도 학습의 관건이 될 것이다.


"연구실에 진행하는 실험은 참가자가 학습 하는 것 외에 다른 모든 요소들을 통제할 수 있다"라고 Willingham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교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다른 모든 요소들이 학습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어찌됐든, 위에서 설명한 인지적 전략들이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학생의 학습전략은 증거를 통해 입증된 방법에 의해서 해야지, 길거리에 떠도는 뜬소문에 근거하면 안될 것이다.

이정모 교수님이 최근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기억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네요.



어떻게 하면 기억을 잘 하는가?:

- 처리 깊이와 냉엄한 인지세계 -

 

 

How memory works:

Deeper Processing and the no nonsense world of Cogn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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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1980년. 11월. 25일 [고대신문] 1면 학술기사로 기고한 [기억과 처리깊이] 원고 내용을 기초로 하고 일반 독자를 위하여 수정, 보완, 확장, 재편집한 글이다. 이 글의 기억전략 관련 일부분은 성균관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05년 5월 19일에 이공계 학생들을 위하여 한 [학습 및 사고 기술 개발]학부세미나의 일부의 내용이다. 이 세미나 발표 내용은 후에 편집하여 다른 텍스트 파일로 공개하겠다.

** 이 글은 2008년 8월 4일 EBS 교양 프로그램 [다큐프라임] 에서 방영된

[『다큐프라임』 공부의 왕도 - <제1부> 인지세계는 냉엄하다 (48분 길이) ]

http://www.ebs.co.kr/actions/TvSubIntro?menu_id=highlight&media_code=A&onair_date=20080804&highlight_seq=26002 (김경은 PD, 박계영 작가 구성) -

와 함께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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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심 리학의 중요 문제 중의 하나는 「인간은 어떻게 아는가」하는 문제이다. 어떻게 아는가를 물음에 있어서 우리는 기억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거의 모든 앎이란 우리의 기억에 집적된 경험에 비추어봐서 그것이 무엇인가를 재인(再認; recognize)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집적된 경험을 근거로 새로이 형성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험은 기억 속에 어떻게 쌓이며 또 어떻게 활용되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은 앎과 기억의 문제를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들의 중심물음이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연구들 중의 하나가 기억의 정도의 차이를 중심으로 한 연구이다.

일 상생활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건과 대상들과 접하게 된다. 이러한 사상(事象) 중의 어떤 것들은 우리의 기억에 분명하게 남아 기억할 수 있으며 어떤 것은 약간 모호하게 기억되고 어떤 것은 아주 완전하게 망각되어 버린다. 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왜 어떤 것은 더 잘 기억되고 어떤 것은 더 잘 기억되지 않는 것일까.

 

이 러한 기억의 차이의 이유를 상식적으로 이야기하여 단순히 흥미 또는 관심의 정도 차이에 따른 차이로 설명할 수도 있겠으나, 이러한 설명은 흥미 또는 관심의 정도가 같은 대상들 사이의 기억되는 정도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며, 또 흥미나 관심의 정도가 차이가 남에 따라서 우리의 기억과정에서 어떠한 독특한 심리과정이 일어나서 기억의 차이를 가져오는 지를 밝히지 못하기에, 불확실한 설명이라고 하겠다. 상식적 설명을 떠나 고전적 심리학의 언어학습과 기억의 연구에서 세워진 기억흔적이론이나 간섭이론을 끌어들여, 더 잘 기억되는 것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보다 지속적이고 강한 기억흔적을 남겨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흔적 소멸속도가 비교적 느리기 때문에 더 잘 기억된다고설명하거나, 더 잘 기억되는 것들은 다른 것들에 의한 간섭 또는 혼동을 적게 받았기 때문에 더 잘 기억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그 러나 전자(前者)의 설명은 비슷한 사상들이 어째서 어떤 것은 강한 흔적을 남기며 어떤 것은 약한 흔적을 남기는지를 설명하지 않고는 미흡한 설명이 되며 후자(後者)의 설명은 혼동 또는 간섭을 일으키는 것들의 양이 비슷한데도 불구하고 일어나는 기억정도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기에 부족한 설명이 된다고 하겠다. 하지만 위의 두 설명의 무엇보다도 큰 결점은, 기억을 마치 사진을 찍고 필름을 저장했다 꺼내는 것 같은 수동적인(passive) 흔적의 저장과 되꺼냄(retrieval)으로 본다는 점에 있다.

 

 

2. 기억과 초기 처리 깊이 이론

 

기 억이란 오히려 능동적으로 자극을 해석처리 해 넣고 그것을 후에 다시 재구성하여 내어 놓는 과정임이 1970년대 이후의 기억연구에서 밝혀졌는데, 이는 위의 두 이론의 입장과는 맞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같은 정도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다른 것들로부터 같은 정도의 간섭을 받는 사건이나 대상들에 대한 기억정도에 왜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우리는 왜 어떤 것을 다른 것보다 더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 같은 특성을 지닌 자극들이 왜 어떤 것은 더 잘 기억되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은가?

이 에 대하여 과거의 행동주의심리학은 아무런 해답을 주지 못하였다. 이러한 행동주의; 심리학의 한계 상태가 지속되다가, 1960년대 이후에 정보처리 이론과 개념이 심리학에 도입되어 인지심리학이라는 하나의 새로운 보는 틀이 형성됨에 따라 기억을 보는 관점의 변혁을 맞게 되고 앞서 제기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한 이론의 형성과 실험적 연구들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정 보처리적 인지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어떻게 무엇을 어떻게 아는가 하는 문제를 그 주제로 삼으며, 이를 인간이 어떻게 각종 환경자극을 처리하여 정보를 추출, 저장, 활용하는가의 문제로써 접근하여 이해하려 한다. 또한 기억과정을 앎의 중심과정으로서 간주하고 기억과정에서 어떻게 각종 자극 대상이 뇌 속에 심적 내용으로서 표상(表象; representation)되고 저장, 보유(파지(把指); retention)되며, 후에 필요한 때에 되찾아 꺼내어지는가 하는 관계에서 「앎」의 심리적 과정을 연구하려하고 있다. 인지심리학은 환경자극의 특성보다는 자극의 인지적 정보처리 과정에 더 관심을 지닌다.

 

이 러한 인지심리학적 이론 틀 내에서의 기억에 관한 연구들은 자연히 자극에 대하여 가하여진 정보처리(information processing) 과정 특성에 따라 기억이 달라지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환경의 각종 자극에 대하여 인간이 어떠한 정보처리적 작용(연산, operations)을 가하였는가에 따라서 그 자극에 대한 이해, 기억, 활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렇다면 동등한 부류의 자극들이 어떤 것은 잘 기억되고 어떤 것은 잘 기억되지 않는다는 이유는 각각의 자극을 처리함에 있어서 이루어진 어떠한 인지적 정보처리 과정의 차이 떄문인가?

 

캐 나다 Toronto 대학의 F. Craik 등은 이러한 정보처리의 특성의 차이를, 정보처리 특히 지각적 분석처리의 깊이 또는 수준의 차이로서 개념화하여 [Levels of Processing]이라는 이론을 내놓았다. 이 이론의 요점은, 어떠한 입력(input)된 자극 대상/사건의 기억이란 그 자극에 가하여진 정보처리의 수준의 함수이며 정보처리 깊이가 깊을수록 그 자극은 더 잘 기억된다는 것이다.

 

다 시 말하여, 기억이 잘된다는 것은 목표 자극의 기억 흔적의 명료성과 지속성의 함수로 보며, 이 지속성은 그 자극에 대하여 정보처리의 일환으로 가하여진 지각적(知覺的) 분석 처리 수준의 산물로써 보며 이 지각적 분석수준이 깊을수록 보다 다양하고 또렷하며 지속적인 기억 흔적을 남기게 되며 따라서 그 자극은 기억이 잘 된다는 것이다.

 

Craik 등은 이 지각적 분석 처리수준을 3개의 주요 수준으로 나누어, 하위의 수준을 시각형태적 분석수준, 중간 수준의 분석 수준을 음성, 운률적 분석 수준, 상위의 분석 수준을 의미적 분석수준으로 규정하여놓고, 「어떤 자극을 의미수준에서 분석 정보처리하는 것이 음성, 운율적 수준에서 분석처리하는 것보다 기억을 더 좋게 하고, 음성-운률적 정보처리는 또 시각적 형태적 분석처리하는 것 보다 더 강하고 지속적인 기억흔적을 낳게 하고 따라서 더 잘 기억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언어의 기억 실험을 통하여 입증하려 하였다.

 

 

3. 처리 깊이 이론의 재구성

 

이 러한 시도는 많은 연구를 낳기는 했으나 반론에 부딪쳐 점차 그 문제점이 드러나게 되었다. 즉 지각적 분석처리수준이론이 정보처리의 깊이의 함수로서 기억의 차이를 개념화하려는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도 있으나, 정보처리의 깊이를 단순한 지각적 분석처리수준의 차이로 환원시키려한 것은 잘못된 것이며 의미적 정보처리 수준의 차이로 새롭게 개념화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의 미적 수준의 정보처리는 이를 정보처리적 개념으로 줄여서 이야기한다면, 자극을 정보처리함에 있어서 우리의 지식의 저장고에서 동원된 또는 활용된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후에 그 자극을 되찾아 꺼낼수 있는 길(인출 통로)이 많아지며 또한 다른 자극과 혼동되지 않게 하여 주는 근거들이 많아져서 기억이 잘된다는 말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즉 「정보처리의 깊이」라는 것은 입력(Input)된 자극대상을 받아들여 의미분석 처리하기 위해 우리의 장기기억(LTM; Tong Term Memory)에서 동원한 각종단위의 정보의 양의 많고 적음으로 바꾸어 볼 수 있으며 (이것은 심리학자 E. Martin 교수의 부호화 변이성(Encoding Variability) 이론의 변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떤 자극의 기억이 잘되고 안 되는 것은 그 자극을 우리의 인지과정에서 처리함에 있어서 동원된 정보들의 총량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다음과 같이 함수 관계로 표현하여 볼 수 있다.

【기억= f (정보처리의 깊이);

정보처리의 깊이= f (동원된 정보의 양)】

 

그 런데 정보처리의 깊이는 과연 단순히 동원된 정보처리의 양에 의하여서만 결정되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아닐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아무 관련성, 연결성 없이 산만하게 제시된 단어, 문장보다는 어떠한 특성이나 관계성에 의해 범주로 묶을 수 있는 것이 더 잘 기억되며, 글의 의미의 상위 구조에 있는 내용들이 하위의 것보다 더 잘 기억됐다.

 

이 러한 연구들은 우리가 「정보처리의 깊이」를 개념화함에 있어서 동원된 정보들을 그 양뿐만 아니라 동원된 정보들이 조직화된 정도와, 그 조직화(연결하여 묶음)의 결과가 어떠한 새 상위 수준의 의미 정보로(더 높은 추상화 수준의 정보로) 새롭게 저장되었는가도 함께 고려하여야 함을 시사한다.

 

즉 자극의 기억의 잘, 잘못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는 정보처리의 깊이란 것은 자극을 의미 분석 처리함에 있어서 동원된 각종 정보의 총량과 그 정보들이 어떤 일관성을 가지고 하나의 상위 의미 수준의 정보단위로 묶이어진 정도와 그렇게 묶이어진 정보들이 의미 추상화 수준에 있어서 얼마나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개념. 명제 등을 이루고 있느냐의 함수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추상화 수준의 한 예: 콩나물 가격에 대한 일반 주부의 생각은 낮은 수준의 추상화의 한 예이고, 국가 경제정책 입안자가 국가 경제 관리 차원에서 보는 콩나물 가격에 대한 생각은 거시적 측면을 고려하고 보다 놓은 상위 추상수준의 생각임). 이를 함수 관계로 다시 정리하여 나타내자면 다음과 같다.

 

【기억= f (정보처리의 깊이),

정보처리깊이 = f (자극의 의미분석처리에 동원된 정보의 양)

X (조직화 정도)

X (조직화 결과의 추상화 수준)】.

 

이렇게 재개념화한 「정보처리의 깊이」의 개념화는 「지각수준의 깊이」로서 개념화 했던 Craik 등의 설명적 약점을 극복하고, 의미분석의 차원에서 정보처리의 「깊이」에 대하여 포괄적이면서도 실험검증 가능한 이론을 제시한다고 하겠다.

 

자 극을 처리하기 위하여 동원된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그리고 더 잘 조직화될수록, 또 상위의 추상화 수준에 이를수록, 그 자극(사건, 대상)에 대한 표상이 보다 특유하고 상세한 형태로 보다 높은 수준의 지식과 결합되어 저장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기억 표상(흔적)은 다른 표상들에 의한 혼동을 적게 받으며, 보다 많은 인출 통로를 제공하며, 그 기억 흔적(표상)을 구성하고 있는 내용의 일부만 회상되어도 전체가 쉽게 재구성되어 질수 있으며, 상위 추상 수준의 내용들이 독립적인 회상단서로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기억 표상이 나타내는 자극이 쉽게 기억되어 꺼낼 질 수 있다는 것이다.

 

 

4. 기억과 의미에의 노력

 

기 억에서의 정보처리의 깊이의 차이와 그 작용의 인지과정 메커니즘에 대한 이상의 논의는, 기억을 정체된 수동적 의식내용이라기 보다는, 역동적으로 환경자극에서 의미를 찾아 구하는 ‘의미에의 노력’(Effort after meaning: 1930년대의 영국의 실험심리학자 F. C. Bartlett 교수의 용어)의 활동으로 본 것이며, 기억을 대상에 대한 「앎」 또는 「이해」를 결정하는 인지과정의(더 나아가서는) 주축으로 본 것이다. 즉, 자극대상을 기억해 넣을 때나 기억해 낼 때나 우리는 항상 능동적으로 지식을 적용하여 자극에 대한 각종 의미정보를 짜내어 넣고 또 짜내어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자 극 대상에 대한 사진, 복사를 하여 사진판을 떠서 저장했다가 그대로 꺼내는 것이 아니라, 자극대상에 대한 개인 자기 나름대로의 스케치(Sketch-1) 또는 지도를 그려 넣고(구성하기; construction) 또 꺼낼 때에도 새롭게 스케치(Sketch-2)를 재구성하여(reconstruction)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꺼낼 때의 스케치(2)가 얼마나 잘 이루어져 나올 것인가는 넣을 때의 스케치(1)가 얼마나 상세히 또 잘 조직되고, 또 재구성하기 쉽게 그려 넣어졌는가에 달린 것이다.

 

 

5. 기억해 넣을 때와 낼 때의 단서의 합치도

 

그 런데, 기억 해 낼 때에 어떻게 하면 재구성하기가 쉬울까?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자로 1970년대 이후 기억 심리학이론 학계의 중요한 인물이었던 Endel Tulving 교수는 ‘부호화 특수성이론(Encoding Specificity Theory)’을 제시하였다.

우 리가 무엇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 무엇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제시된 배경 맥락과 함께 기억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학교에서 한 반에서 같이 공부하던 학생도 남대문 시장 한 가운데서 새벽에 마주치면, 아는 사람 같기는 한데, 누구인지, 어디서 보았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생각이 안 날 수가 있다. 또 술에 취해서 집에 돌아와 둔 열쇄를 그 이튿날 아침 술이 깬 말짱한 정신으로는 어디에 두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 안날 수 있다. 그러나 다시 이틀째 밤에도 술을 마시고 집을 들어서서 문지방을 넘자마자 ‘아하’ 하고 열쇄를 둔 곳이 생각날 수 있다. 기억해 넣을 때의 상황맥락과 기억해 내려 할 때의 상황 맥락 단서가 부합되어야 기억이 좋다는 이 이론을 지지하는 사례이다.

 

‘부 호화 특수성 이론’은 ‘단서의존적(cue-dependent) 기억’임을 주장하는 이론이다. 우리가 기억할 때에 배경 단서 맥락들을 함께 기억 한다는 것이다. 기억해야 할 내용과 어떤 단서가 연합되었으면, 그 단서가 다시 주어져야 회상기억이 잘 된다는 주장이다. 단서가 틀려지면 기억해낼 수가 없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잘 기억하기 위하여는 기억해 넣을 때에 (되기억해 낼 때에 사용할) 좋은 단서와 연결지어 넣는 것이 필요하다. 시험보기 전에 커닝 페이퍼를 만든다거나, 시각적 이미지와 연결해 기억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모두 이러한 기억 단서들, 다시 말하여 나중에 기억해내기 위한 ‘인출 단서’들을 만들어 내서 기억하는 것이다.

 

따 라서 기억의 잘잘못은 인출단서, 즉 기억 흔적의 재구성 단서의 좋고 나쁨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인출단서가 쉽게 떠오르느냐, 그것과 목표 내용과 연결이 잘되어 있느냐, 기억 단서가 많은가 등에 따라 기억의 잘잘못이 가려 질 것이다.

 

그 런데, 우리의 많은 기억 중에서 가장 잘 떠오르는 것은 자신에 관련된(self-related) 내용이다. 다른 것은 다 잊어버려도 누가 자신을 칭찬한 것, 욕한 것은 잊지 않는 것이다. 자신에 관련된 내용은 우리 자신의 뇌의 기억저장고의 가장 위에(출구에 가까운 곳에)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억을 잘하기 위하여는 기억해야 할 내용을 자기 자신과 관련된 정보와 연결지어 넣는 것도 한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6. 기억 능력의 개인차를 결정하는 요인들

 

그러면 그래도 기억의 개인차이 나는 원인이 되는 요인들은 무엇일까?

기억을 잘하고 잘못하는 개인 차이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징에서 온다고 하겠다.

 

a. 보유하고 있는 일반지식의 양적 차이 (다양성의 차이)

b. 보유하고 있는 일반지식의 질적 차이 (조직화, 추상화 수준 정도)

c. 작업기억(Working Memory) 또는 단기기억 처리 전략의 풍부성의 차이

d. 주의 할당 전략의 효율성의 차이

e. 부호화처리 능력의 차이 - 깊이 처리 인지전략의 차이.

- 이것은 기억해 넣을 때에 자극을 능동적으로 정보처리(즉 부호화) 함에 있어서, 자신이 이미 지니고 있던 지식에 기초하여, 살붙이기, 가다듬기, 조직화 등의 부가적 인지적 정보처리하기인 정교화(elaboration) 처리 전략의 풍부성과 그 깊이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은 면이다.

 

e-1. 기억해야 할 것을 많은 정보를 동원하여(다양한 맥락) 정보처리하기

e-2. 기억해야 할 것을 의미있는 덩이들로 조직화 (가능한 덩이 수가 적을 것)

e-3. 기억해야 할 것을 보다 더 높은 상위의미 수준으로 조직화 하여 넣기

e-4. 기억해야 할 것을 자기와 관련된 의미 내용으로 정보처리하여 넣기

 

f.. 기억해 넣을 때와 꺼낼 때의 단서를 합치시키는 능력의 차이

- 후에 기억해 낼 때에 사용할 맥락과 관련되는 단서들이 처음 기억 해 넣을 때에 얼마나 풍부하게, 적절하게 연결되어 기억 처리가 되는가와, 이 단서들이 실제로 기억해 낼(인출) 단계에서 사용될 수 있는(available) 가의 차이를 지칭한다.

- 이는 자극을 기억해 넣을 때에, 후에 되꺼낼 때의 인출 맥락이 될 단서들을 미리 연결하여 처리하여(부호화하여) 넣는 능력의 차이와, 다양한 맥락 정보의 활용 능력의 차이, 되꺼낼(인출할) 때에 틀린 부적절한 인출 단서에의 고착(편향) 경향으로부터의 얼마나 쉽게 벗어날 수 있는가 여부, 곧 인출 융통성 차이이다. 또한 부호화-인출 단서간의 부합 여부를 미리 생각,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도 포함된다.

g. 기억 연습 양의 차이

- 기억 흔적이 많이 쇠약하여 지기 전에(즉 학습한 이후에 오랜 시간이 흐르기 전에) 목표 자극에 대한 반복된 인출(기억에서 되꺼내기) 연습 양의 차이이다. 이 때 목표 자극에 대한 인출 연습 뿐만 아니라, 인출 단서의 활용하기, 인출 인지전략 사용하기의 익히기 등의 연습 활동이 포함된다.

 

 

7. 냉엄한 인지 세계의 원리와 기억 전략

 

- 인지의 세계는 냉엄하다. 빈익빈 부익부의 원리가 철저히 지켜진다. 경제의 세계, 부의 세계에서는 하루 사이에 복권에 당첨되거나 거대한 유산을 물려받거나, 다른 횡재의 가능성이 있지만, 인지의 세계에는 그런 갑작스런 변화라는 것이 절대 불가능한 빈익빈, 부익부의 원리가 철저히 지켜지는 세계이다.

- 우리가 무엇을 이해한다, 기억한다 라고 하는 인지적 작용은 자동적으로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해, 기억, 사고의 인지의 과정에는 항상 개인의 지식과 추론이 동원된다.

- 교과서, 참고서, 일반 책, 강의 등에서 이루어지는 언어 이해란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자동적으로 기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해에는 추론, 예측이 필요하다. 그리고 추론, 예측에는 관련 지식이 필요하다. 살인사건의 탐정과 수사 진행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탐정소설이나 TV방영 수사드라마를 읽거나 본다고 하자. 전혀 이해를 못할 것이다. 시골 벽지에서 자라나 미래에 대한 아무런 생각을 못하여 본 사람들이 현대판 공상과학 소설을 읽고 있다고 하자. 이해를 못할 것이다. 예측과 추론을 할 지식이 없으니까 그렇다. 책이나 강의, 드라마에서 나오는 언어 표현(글, 말)이란 그 자체가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니다. 그 언어 표현이란 우리가 그것들을 단서로 하여 우리의 뇌(기억 저장고)에서 어떤 지식을 동원하여 추론, 예측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단서, 신호 표지에 지나지 않는다. 주제에 관련된 적절한 지식이 없다면 이해가 잘 안 된다.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의 경우, 관련 주제에 대한 관심, 따라서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학생이 이해를 잘 못한다는 현상은 당연한 것이다.

 

- 기억도 마찬가지이다. 지식이 있어야 기억을 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기억은 사진을 찍어서, 복사판을 만들어서 뇌에 집어넣었다가 후에 그 사진, 복사판이 들어 있는 곳의 주소를 찾아 그대로 기계적으로 꺼내는 일이 아니다.

지 식 동원, 활용이 중요하다. 기억해 넣을 때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동원하여, 그리고 환경 맥락의 단서를 활용하여 자기 나름대로 기억 내용을 구성하여 자신의 생각 틀, 언어로 기억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후에 기억해 낸다는 것도 뇌에 있는 것을 기계적으로 꺼내는 것이 아니다. 기억 해 낼 때의 환경 맥락에 주어져 있는 단서들을 활용하여(또는 이러한 단서들을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내어서) 그리고 자신의 지식 저장고에서 적절한 지식을 동원하여, 저장되었을 기억 내용을 이렇게 저렇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실 상 기억해 낼 때에 목표 자극 하나만 재구성해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여서 그렇지 우리의 뇌 안에서는 기억해내야 할 것에 대한 여러 후보들을 재구성하여 그 중에서 가장 그럴듯한 것을 골라내는 통계적 판단 과정이 우리의 의식 수준 이하에서 진행된다. 기억해 낼 때에 재구성되는 이들 여러 후보들 중에 특정한 재구성물에 대하여 ‘아하, 이것이다’라고 통계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전혀 의식이 안 된 채, 의식 이하의 수준에서 자기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무의식적(하의식; subconscious) 인지과정이다. “내가 재구성한 이것이(A) 맞는 답(기억)일 가능성이 95%이니 이보다 확률이 낮은 것들, 즉 내가 재구성한 B(80%), C(70%), ...의 다른 후보 구성물들은 제쳐 놓고 이것이 기억된 바라고 하여 내어 놓자” 라고 무의식적으로 판단과 결정을 하여 최종기억을 해 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억 오류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기억은 지식에 의해 결정된다.

그 렇기에 지식이 많은 사람은 많은 지식, 여러 인지적 전략을 동원하여, 자극 대상에 대하여 ‘깊은 정보처리’를 하여 풍부한 정보를 지닌 기억 흔적을 만들어 저장하고, 풍부한 정보를 지닌 이 기억 흔적은 후에 기억해 낼 때에 그 기억 흔적이 보다 더 명료하며, 또한 여러 정보에 바탕을 둔 여러 인출 통로가 있기 때문에 잘 꺼내어진다(재구성이 잘된다). 그렇게 하여 잘 기억하니까 더 좋은, 더 많은 지식을 보유하게 되고, 그리고 그 더 좋은 지식이 또 다른 더 좋은 기억을 낳고, 이것이 더 좋은 지식을 낳고, 그것이 더 좋은 기억을 낳고, .... 눈덩이 불어나듯이 지식과 기억이 불어나는 것이다. 인지적 부익부이다.

그 런데 지식이 적은 사람은 기억처리를 할 때에 동원할 마땅한 지식이 없기에, 기억해야 할 내용에 대하여 깊은 정보처리를 할 수가 없고, 표면적 처리만 하여 기억 저장고에 빈약한 기억흔적으로 저장하게 된다. 기억흔적이 빈약하니까 후에 기억해 내려고 하여도 기억이 잘 안되고, 기억이 잘 안되니까, 이 기억 흔적을 사용하여 잘 정보처리하여 새 지식을 만들어야 할 상황인데 새로운 정보처리가 잘 안되어 얕은 정보처리만 하여 새 정보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니 그 지식이 좋을 리가 없고 기억이 잘 될 리가 없다. 기억과 지식이 빈약하니 그 다음 단계의 이해와 기억 처리가 잘 될 이유가 없고, 결과적으로 빈약한 지식을 낳고, 따라서 그 사람은 인지적 빈익빈의 악순환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인지의 세계는 이러한 인지적 빈익빈, 부익부의 원리가 냉엄하게 지켜지는 세계이다. 로또 당첨과 같은 이변(pop-out) 가능성은 전혀 없는 냉엄한 세계이다.

 

이 러한 상황에 변화를 일으키려고 하면, 꾸준히 지식(특정 영역에 대한 일반 지식과, 이해 및 기억 관련 인지적 전략 기술)을 쌓고 갈고 닦아야한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운 좋게도 일찍이 이런 것을 (대부분의 경우에 무의식적으로) 체득하여 이러한 인지적 습관을 계속 자기도 모르게 갈고 닦아 더 좋은 인지적 전략을 그리고 지식을 키워 온 사람일 뿐이다.

 

이 러한 이야기의 메시지는, ‘누구나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 하는 데에는 높은 지능지수(IQ)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자기가 처한 상황에 적절한 주제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그를 잘 기억하는 자기만의 인지적 전략 기술을 얼마나 잘 개발하였으며, 이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이 지식과 인지적 전략기술을 얼마나 계속 향상,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자신의 지식 수준과 인지적 전략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이러한 인지적 기술 또는 지식을 인지심리학에서는 메타인지적인 지식 또는 기술이라 한다. 공부를 잘 하고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바로 이러한 메타인지적 지식/기술이 있느냐 여부와 그것이 좋은 지식/기술인가 여부일 뿐이다.

 

 

8.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한 인지 기술 / 전략

 

그러면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위에서 제시한 원리들에 바탕을 두고 기억의 인지전략을 짠다면 어떤 전략/ 기술이 될까? 또 기억을 좋게 하기 위하여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습관을 키워야 할까? 여기에서는 기억 과정과 관련된 [8A. 기억의 인지기술과], [8B.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한 일상의 습관 전략] 으로 나누어 개요식으로 설명하겠다.

 

[8A. 기억 인지기술의 개요]

 

어떤 것을 기억하고자 할 때, 그 과제에 가장 잘 맞는 인지기술들을 선택하여, 이 기술들을 조합해서 사용하여야 한다. 기억의 과정별로 처방적 인지기술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1]. 기억기술 1: 학습할 (기억해 넣을) 때

 

(1) 주의 집중하라

(2) 의미를 점검하라

(3) 분산 학습하라

(4) 조직화하라

(5) 인출을 위한 다양한 단서들을 생성하라

(6) 많은 학습을 하라

(7) 정신과 신체 건강을 잘 유지하라

(8)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평가하라

(9) 학습의 쉽고 어려움을 평가하라

(10) 학습과정(획득과정)을 계속 점검하라

(11) 가능하다면, 외부의 보조 기억 수단을 사용하라

(12) 현재 학습중인 과제에 적절한 기억술 방법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라

(13) 가능하면 이미지를 사용하라

 

[2]. 기억기술2: 기억저장하고 있는(retention) 동안

 

(1) 기억이 변화할 수 있는 방식에 주의하라

(2) 추론이 개입된다. 추론된 내용을 실제기억으로부터 분리하도록 하라

(3) 가능하면, 주기적으로 반복하라

(4) 알고 있다는 느낌에 대한 평가 판단을 하여라.

 

[3]. 기억 기술3: 기억해 낼(인출할) 때

 

(1) 기억에 대한 과신을 조심하라

(2) 기억해 낸 내용에 오류가 없는지 점검하라

(3) 학습할 때 만들었던 단서들을 사용하라

(4) 계속 인출하려고 노력하라

(5) 회상이 정확한지 그 신뢰성을 판단하라

(6) 학습할 때 사용했던 기억전략을 사용하라

(7) 학습할 때 사용했던 외부 보조 수단을 활용하라

(8) 회상하려는 정보를 상상하라

 

8B.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한 일상의 습관 전략

 

- 이에 대하여 다음의 사이트에 있는 정보를 편집, 수정하여 제시한다.

http://www.wikihow.com/Improve-Your-Memory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한 습관 형성 전략

1. 나의 기억력은 괜찮은 편이며 더 향상될 수 있다는 확신을 지니기

2. 뇌를 활용하는 활동을 규칙적으로 하기 (Exercise your brain. Regularly)

외국어나 악기를 배우거나 뇌 게임 등

3 매일 유산소 운동하기

4 스트레스 줄이기

-스트레스는 뇌의 해마를 자극하여 송과선을 가동시키고 이는 (ACTH)홀몬을 분비시키고 이는 기억의 주 기관인 해마의 혈행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5 건강식 섭생

6. 좋은 영상적 기억을 하려도 노력하기 (사진으로 연습하기)

7. 기억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이기

8. 일상애서 생생한 이미지로 기억하기

9. 배워야 할 것, 학습해야 할 것은 반복하기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어서)

10. 기억해야 할 것을 덩이로 묶어 조직하여 기억하기

11. 일상의 생활의 일, 대상들을 짜임새 있게 하기, 조직화하기

12. 명상하기

13. 충분한 숙면

14. 기억 기술 전략 창고 만들기

15. 기억을 능동적으로 접근하고, 실수에서 배우기

 

- “기억에 대한 좋은 기쁜 소식은,

누구나 시간을 들여서 연습을 하면 기억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임.”

 

 

9. 기억 과 뇌

 

기 억은 어떻게 하여 이루어지는가? 가만히 생각하여 보면 기억이란 주로 우리의 뇌가 작동하여서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의 인지 이론에 의하면 뇌가 파악하고 통제하지 못하는 것도 몸은 기억한다고 한다. 우리의 뇌와 몸이 다 기억에 관여한다고 하겠다. 특히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의 일부분은 우리의 몸이 기억한다고 할 수 있ㄷ.

그 렇기는 하지만 기억의 과정 및 저장고 역할은 거의 대부분이 뇌가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뇌와 기억에 대한 초기 연구의 물음은 흔히 뇌의 어떤 특정 부위가 기억을 담당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점차 기억 관련 신경과학적 물음은 어떠한 종류의 기억, 어떠한 종류의 기억처리과정을 뇌의 어떤 부위가 어떤 다른 위와 연결되어서 주로 담당하는가의 물음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다. 뇌의 작용과 기억 관련 내용은 이미 국내에 많이 나온 뇌과학 관련 서적들에서 다루어지고 있기에 여기에서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다음의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 Marie T. Banich (지음)/ 김명선, 강은주, 강연욱, 김현택 (옮김). [인지 신경과학과 신경 심리학 (제2판)]. (시그마프레스, 2008). 제10장 기억.

* 에릭 캔델 (지음)/ 전대호 (역). [기억을 찾아서].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 BERNARD J. BAARS,NICOLE M. GAGE (저)/강봉균 역 [인지 뇌 의식 : 인지신경과 학 입문서] (교보문고, 2010). 9장. 학습과 기억

* 이정모 (지음). 인지과학: 학문간 융합의 원리와 응용.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09)

10장. 학습과 기억. 12절. 학습과 기억의 신경적 기초 (464-472쪽)

 

 

10. 뇌, 기억을 좋게하는 건강식 그리고 노령화의 문제

 

[뇌에 좋은 음식]: 감자, 귤, 기름뺀 소고기, 달걀, 두부, 땅콩버터, 밀 배아, 바나나, 발효이스트, 브로콜리, 상치, 아마 기름, 아바카도, 양배추, 양상치, 연어, 오트밀, 완두콩, 요거트, 우유,

참치, 치즈, 닭 살, 칠면조 고기, 캔털로프, 콩, 현미 등

 

[뇌에 해로운 음식]: 술, 담배, 인공채색 음식, 인공감미제, 콜라, 옥수수시럽, 과자, 빵에 입힌 설탕, 고당류 음료, 단 과자, 흰 빵, 그리고 과식

 

[기억에 좋은 음식]

1. 오메가-3 지방산; 뇌세포의 회질세포의 요소가 되면 신경기능, 신경막, 시냅스, 뇌세포의 신경활동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야생 연어, 참치, 고등어, 청어 등. 좋은 생선 기름은 뇌와 기억을 좋게 한다.

2. 항산화물: 항산화성 식품은 연령증가에 따른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급격한 뇌세포 손상을 완화시킨다. 신선하고 색깔이 뚜렷한 야채와 과일 등에 많다. 제일 좋은 항산화 물질은 딸기(일반딸기, 불루베리, 산딸기, 검은나무딸기)와 상치, 방울양배추, 서양자두, 브로콜리, 붉은무우(비트), 아바카도, 오랜지, 붉은 고추, 버찌 등이다. 다양한 색깔의 야채와 과일을 먹는 것은 다양한 항산화물질이 뇌에 영양분을 주고 보호하게 하는 것이다.

- 이외에도 호두, 잣, 참깨, 콩, 사과, 홍삼 등을 권장한다. 참깨의 레시틴 성분은 혈액의 순환을 도와 두뇌활동에 필요한 산소와 포도당 공급을 도우며, 사과에는 기억을 돕는 아연이 다소 포함되어 있다. 홍삼이 포도당 흡수를 도와 학습기억력 뇌활동 증진에 도움되며, 콩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뇌세포의 신경정달화학물질인 아세틸콜린을 합성하고 뇌에 해를 주는 물질을 분해하는 콜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3. 기억, 학습 및 언어 기술 증진 영양제

알 파리포산, 비타민 E, 비타민 C 등은 기억에 좋다. 두잎은행은 뇌 혈액순환을 증진시키고, 기억려과 집중력을 증진시킨다. 인산염계의 Phosphatidylserine 약이 노년기의 기억, 정서, 인지기능을 강화시킨다는 보고가 있으나 미국 FSA는 유보적이다.

 

[기억에 해로운 음식]

위에서 열거한 뇌에 해로운 음식들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인공색깔, 인공감미료, 포화지방 등이 들어간 것이 기억에 해롭다

 

[기억과 노령화]: 기억과 집중력은 나이가 든다고 하여 감소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뇌기능의 급격한 변화는 정상적 노령화의 증상이라기 보다는 질병이 진행된다는 것의 표징이다. 뇌는 정상적으로 기능하여 작용하기 위하여는 건강식과 맑은 물이 필요하다. 가족 중에 알짜이머 질환의 사람이 있었다면, 그리고 자신이 과거에 뇌손상 병력이 있었다면 뇌영양제를 사용하고 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의사와 상의하여 구체적 추천안을 받는 것이 좋고, 기억을 잘하는 일생이 되기 위하여 가능한 한 일찍부터 건강한 뇌 습관을 유지하여야 한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는 조금 다른 지침이 필요할 것이다.

 

 

11. 맺는 말

 

우 리의 기억은 인지작용의 결과이다. 인지는 우리의 마음의 큰 부분이 작동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원시시대부터 인류가 기나긴 진화과정에서 동물과는 달리 발달시켜온 우리 인간의 중심 기능이다. 따라서 기억은 인지의 원리, 곧 마음의 일반적 작동 원리를 따라 작용한다.

그 런데 동물과는 달리 독특한 특성을 지닌 기능을 지닌 것으로 진화시켜온 인간의 마음은 어떤 기능을 하기 위하여 진화되었을까? 다른 가능성도 있겠지만 인간의 마음의 주 기능의 하나는 자연세계의 온갖 정보들을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정보양을 감소시키도록, 관련되는 것을 한 덩이로 묶고 또 쉽게 처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목적에서 자극 사건/대상과 사건/대상 사이에 의미적 관계를 지어(공간적 관계, 시간적 관계, 인과적 관계, 이야기적 관계) 한 덩이로 묶음으로써 처리하여야 할 정보의 양을 줄였을 것이다. 그러한 마음의 원리는 바로 Bartlett 교수의 말대로 ‘의미에의 노력(effort after meaning)'이었을 것이고, 이것이 인간 인지의, 그리고 기억의 작동 메커니즘의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그 런데, 의미에의 노력은 곧 ‘구성’이다. 그리고 구성은 ‘관련 지식을 동원 하여야만’ 가능하다. 그래서 인간 기억의 핵심은 곧 ‘지식’과 ‘구성’이다. 이것이 인간의 인지능력의 진화의 원리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식’과 ‘구성’의 기억 작동 원리를 무시한 채, 지식의 습득과 활용에의 노력 없이, 그저 수동적으로 자극을 받아들여, 구성의 인지적 전략이나 기술을 사용함이 없이 정보처리하거나 기억하려는 사람은 인류 진화사의 원리를 거슬러 가겠다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 마음 작동 원리 이하 수준에서 살려는 ‘무지막지한’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

인지적 빈익빈일 수밖에 없다.

당 신은 언젠가 아침에 일어나서 세상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물론 일생의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몇몇 사람은 컵속에 차 있는 물을 보고 '반이 찼다'라고 말하는 대신 '반이 비었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심리학 연구를 통해 이런 현상이 과연 중요한 현상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컵에 물이 반이나 비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인가?


우리는 지식 혁명의 정점에 살고 있으며, 이 지식혁명은 직장, 관계, 교육, 노년 등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작업기억은 매우 중요해서 이것 없이는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기 힘들다. 작업기억은 뇌에 달린 '포스트잇'이라고 설명하면 쉬울 것이다. 우리는 특정 정보를 기억하고 이를 토대로 일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차를 운전하면서 방향을 기억한다든지 또는 전화번호를 기억해야 할 때가 그런 경우다. 작업 기억 없이는 우리는 이 모든 능력을 잃게 된다. 우리는 중요한 회의 장소에 어떻게 갈지 헤매게 될 것이고 중요한 연락처를 잊어버릴 수도 있다. 작업 기억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읽기, 산수에서부터 건물 안을 돌아다니는 등 간단한 일에도 필요하다.


작업 기억은 교실 벽 역할 이상을 하기도 한다. 작업기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좋은 직장,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거나 행복한 삶을 사는 경향이 있다. 작업기억이 나쁜 사람은 직장에서 고전하거나, 사람 간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법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쉽다. 최근의 연구들은 작업기억이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근 나는 컵에 물이 반밖에 없다고 말하는 20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부정적 견해(컵에 물이 반밖에 없다)에도 불구하고 작업 기억이 뛰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을 덜 겪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결국 물이 반밖에 없다는 부정적 견해를 가져도 뛰어난 작업 기억이 우울증으로부터 보호하는 '버퍼'역할을 하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작업기억의 당신의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현재 우리가 온라인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참여하면 당신의 작업기억에 대해 알 수 있다. 여기 몇가지 당부사항을 적어놓는다.


1. 먼저, 몇가지 기억 테스트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걱정은 하지 말자. 나는 당신이 차 키를 잊어버린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을 까먹는 횟수를 알고 싶은 건 아니다. 당신의 해야 할 과제는 그것보다 훨씬 쉽다. 당신은 어떤 모양을 보고 그 모양이 그리드의 어느 지점에서 나타났는지를 기억하면 된다. 이 과제를 실수없이 최대한 빨리 하면 된다.


2. 그 다음, 여러가지 문장을 보여줄 것이다(예: 나는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나는 평소에 생각도 하지 않던 일들 때문에 신경이 쓰인 적이 있다). 이 문장 진술이 당신의 지난 1주일동안 얼마나 많이 일어났는지 평가하면 된다. 보기는 다음과 같다.

a. rarely or none of the time (less than once day);
b. some or a lit­tle of the time (1–2 days);
c. occa­sion­ally or a mod­er­ate amount of time (3–4 days);
d. most or all of the time (5–7 days).


이 연구는 British Sci­ence Fes­ti­va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이 연구에 참여하고 싶으면 Here를 클릭하면 된다.


Tracy Pack­iam Alloway, PhD, is the Direc­tor of the Cen­ter for Mem­ory and Learn­ing in the Lifes­pan at the Uni­ver­sity of Stir­ling, UK. She is the author of over 75 sci­en­tific arti­cles and books on work­ing mem­ory and learn­ing, and has devel­oped the world’s first stan­dard­ized working-memory tests for edu­ca­tors pub­lished by Pear­son. She has pub­lished aca­d­e­mic books, as well as books for the layper­son on Improv­ing Work­ing Mem­ory (Sage, 2010) and Train­ing Your Brain for Dum­mies (Wiley, 2010). Her research has received wide­spread inter­na­tional cov­er­age, appear­ing in out­lets such as the Sci­en­tific Amer­i­can, Forbes, US News, ABC News, NBC, BBC, Guardian, and Daily Mail. She is a much in demand inter­na­tional speaker in North Amer­ica, Europe, Asia and Aus­tralia and is an advi­sor to the World Bank on the impor­tance of work­ing mem­ory. She was the 2009 win­ner of the pres­ti­gious Joseph Lis­ter Award by the British Sci­ence Asso­ci­a­tion for bring­ing her sci­en­tific dis­cov­er­ies to a wide audience.

About the British Sci­ence Fes­ti­val: The British Sci­ence Fes­ti­val is one of Europe’s largest sci­ence fes­ti­vals and reg­u­larly attracts over 350 of the UK’s top sci­en­tists and speak­ers to dis­cuss the lat­est devel­op­ments in sci­ence with the pub­lic. Over 50,000 vis­i­tors reg­u­larly attend the talks, dis­cus­sions and work­shops. The Fes­ti­val takes place at a dif­fer­ent loca­tion each year.

출처: ScienceDaily (July 27, 2010)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잡 생각을 하게 되면 백일몽에 빠지기 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기 어렵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우리가 멀리 떨어진 과거나 장소를 생각할수록 이 효과가 강해진다고 한다. - 예를 들면 해외로 여행갔던 일이나 먼 과거의 일을 떠올리는 경우 말이다.


심 리학자들은 기억에서 문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우리가 기억이 만들어진 곳에서 벗어나게 되면 - 즉 문맥에서 벗어나게 되면 -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일이 어렵게 된다. 기존 연구들은 무언가 딴 생각을 하는 것이 - 백일몽이나 마음이 이곳저곳 방황하는 경우 - 최근에 형성된 기억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Greensboro에 있는 North Carolina 대학의 Peter F. Delaney, Lili Sahakyan와 Florida State University의 Colleen M. Kelley,Carissa A. Zimmerman은 백일몽의 내용이 최근 기억에 접근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첫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일련의 단어를 하나씩 보게 된다. 그 다음 참가자에게 집 -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있었던 - 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부모님의 집 -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적이 최소 몇 주 전일 것이다 - 을 생각하게 했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두번째 단어집을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는 두 단어리스트에서 기억나는 단어를 모두 말하면 된다. 불과 몇 시간 전의 일을 생각했던 참가자는 몇 주 전 일을 생각했던 참가자보다 더 많은 단어를 기억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장소에 관한 기억을 조작해봤는데 결과가 역시 같았다.  미국 내에서 했던 여행을 기억한 집단은 해외로 여행갔던 일을 회상한 집단보다 더 많은 단어를 기억했다. 이 연구는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되었다.


이 연구의 실용적 가치는 무언가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을 가진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만약 생각하기 싫은 무언가가 있다면 가까운 사건보다 먼 시점의 사건을 기억하면 될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그 생각을 잠시 제쳐둘 수 있을 것이다"라고 Delaney는 말했다.



Journal Reference:

  1. Peter F. Delaney, Lili Sahakyan, Colleen M. Kelley and Carissa A. Zimmerman. Remembering to Forget: The Amnesic Effect of Daydreaming. Psychological Science, (in press)

출처: Neuroskeptic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당신이 무언가 끔찍하거나 당황스러운 사건을 겪었다고 상상해보자. 이런 부정적 기억을 머리 속에서 깨끗이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당신 머리에 electrodes를 심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런던 Institute of Psychiatry의 Lacruz는 Single pulse 전기 자극을 해마에 가할 경우 인간의 일화기억이 손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자는 간질로 뇌를 절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해마에 단 한번의 전기적 자극을 가할
경우 일시적인 기억상실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환자들은 전기자극을 받은 뒤 곧 바로 제시된(150밀리세컨드 이내) 단어나 사진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 런 기억상실증은 해마의 오른쪽과 왼쪽이 전부 전기자극을 받았을 때 발생했다. 만약 한쪽만 전기자극을 받았다면 기억에 손상을 입지 않는다. 이는 한쪽에서 받은 전기충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른 한쪽이 기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해 마의 손상이 기억상실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60년이 흘렀다. 전기자극을 이용한 기존 연구들은 몇 차례의 반복적인 충격 후에 기억상실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단 한번의 전기충격으로 단기 기억이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추가 연구에서는 이 전기자극이 오직 기억에만 영향을 미치고 물체의 지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참가자에게 대상을 기억하라고 지시하기 전 가한 전기자극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이는 해마가 부호화 단계에만 관여할 뿐 인출에는 관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실험은 해마가 우리 기억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봤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이 결과만으로 해마를 'memory module'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해마는 공간 지각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실험은 간질환자가 왜 현대 신경과학의 숨은 영웅인지 보여준다. 윤리적 측면에서 이런 종류의 실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바로 간질환자이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간질환자의 치료를 위해 뇌 이곳저곳에 자극을 가해야 한다(그 이유는 뇌의 중요한 부분을 병소로 여겨서 절단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 역자 주). 만약 정상인을 대상으로 두개골을 열고 회질을 건드리는 실험을 한다면 난리가 나겠지만, 간질환자의 경우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뇌를 자극해야 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실험을 병행할 수 있는 것이다.

Lacruz ME, Valentín A, Seoane JJ, Morris RG, Selway RP, & Alarcón G (2010). Single pulse electrical stimulation of the hippocampus is sufficient to impair human episodic memory. Neuroscience PMID: 20643192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이 효과적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유인물을 나눠주면 학생들은 필기를 적게 한다. 따라서 선생님의 수업을 그냥 듣기만 한다. 유인물이 없는 경우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을 받아적기 위해 필기를 하게 되며, 따라서 수업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잡생각을 안 하게 될 것이다.


Elizabeth Marsh와 Holli Sink는 대학생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이 문제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의 평가는 분명했다. 74%의 학생이 수업시간에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에 찬성했다. 노트 필기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였다. 강의자의 의견은 견해가 나뉘었다. 응답자 중 50%는 자신의 강의시간에 유인물을 나눠준다고 응답했지만, 21%는 유인물을 한번도 나눠준 적이 없으며 29%는 강의가 끝난 다음에 나눠준다고 응답했다. 유인물 나눠주기를 꺼리는 이유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가설이 참인지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12분짜리 동영상 강의를 보여줬다. 이 동영상은 12분짜리 과학 강좌이며 강의에 파워포인트를 사용했다. 어떤 경우는 강의 중간에 유인물을 나눠줬다. 어떤 경우는 강의가 끝난 다음 유인물을 나눠줬다. 학생들의 절반은 강의가 끝난 후 12분 후에 학습한 내용에 관한 테스트를 받았다. 나머지 학생들은 1주일 뒤에 테스트를 받았다. 두 집단 모두 검사하기 몇분 전에 자신의 필기와 유인물을 보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몇몇 학생의 경우 유인물을 이 때서야 받았다). 그 결과 수업 중간에 유인물을 받았던 학생과 검사 몇 분 전 유인물을 받았던 학생 간 점수 차이는 없었다. 수업 중간에 유인물을 받은 학생이 필기는 적게 했지만, 그렇다고 뒤이은 검사에서 나쁜 점수를 받지는 않았다.


추가 연구는 첫번째 실험과 유사하지만 검사를 12분 뒤에 하는 것으로 통일했다. 이번에도 검사 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며, 참가자 중 절반은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하고 나머지 절반은 2분만 주었다. 강의 중 유인물을 받은 학생들은 필기를 훨씬 적게 했지만, 강의 후에 유인물을 받은 집단보다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결과는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강의가 끝날 때까지 유인물을 나눠주지 않으면 학생들이 필기를 열심히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 경우 기억의 지속을 돕는 '깊은 부호화(deep encoding)'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유인물 없는 학생들의 노트필기가 오히려 이런 과정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논문 결과는 이 문제에 관한 완전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라고 연구자는 결론지었다. '어쨌거나 강의 도중 유인물을 나눠주는 행위는 시험 점수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두 집단간 점수 차이가 없었다는 의미는, 유인물을 받은 학생들이 노트필기를 하지 않고도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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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h, E., & Sink, H. (2009). Access to handouts of presentation slides during lecture: Consequences for learning.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24 (5), 691-706 DOI: 10.1002/acp.1579





출처: Neurocritic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Forgetting Emotional Information Is Hard


정서적인 사건은 중립적인 사건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 사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에서 중요한 문제다. 어떻게 부정적인 기억을 머리 속에서 지울 수 있을까? 실험 연구에 의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건이 발생한 순간에 부호화를 의도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Nowicka의 연구는 사건이 일어난 당시 의도적으로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보여준다. 이 과정은 노력이 필요하고, 특히 억제하려는 기억이 정서적인 사건이 경우 뇌의 많은 부분이 개입된다(i.e, International Affective Picture System, 또는 IAPS에서 부정적인 사진을 제시한 경우).

(실험의 자극)학습 단계의 경우, 부정적 기억을 효과적으로 잊어버리는 것은 우반구의 앞뒤 영역에 걸쳐 광범위한 활성화가 일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반면 중립적인 사건의 경우 오른쪽 lingual gyrus[occipital cortex]의 한 부분에서 일어나는 활성화와 관계가 있었다. 따라서 정서적인 정보를 잊어버리는 것은 광범위한 신경 네트워크를 동원해야 하는 힘든 일인 것이다. 뒤이은 검사단계의 경우, 부정적 기억의 망각은 뇌의 어떤 부위와도 관계가 없었다. 이 결과는 부호화 단계에서 기억을 억압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사건을 그 당시 상황에서 억압하는 방법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 이런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에 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e.g., Terr vs. Loftus). 관련 연구들은 대부분 부정적 기억의 '부호화'보다 '인출'에 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해왔다(Anderson & Levy, 2009; Geraerts & McNally, 2008; Levy & Anderson, 2008).



How to Forget

사 람을 대상으로 외상을 겪을 만한 끔찍한 사건을 보여주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그 대신, 실험에서는 item-method directed forgetting task를 수행하게 하고, fMRI를 통해 뇌를 관찰한다. 23명의 참가자는 IAPS의 사진을 보게 되는데 이 사진 패키지들은 정서적이거나 중립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부호화 단계에서 참가자들은 사진 제시 후 나타나는 지시(cue)에 따라 자신이 본 사진을 기억하거나 그 자리에서 잊어버려야 한다. 그 다음 기억 테스트 단계에서 이전에 봤던 사진들이 새로운 사진들과 섞여서 제시된다. 참가자들은 이 사진들이 전에 봤던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면 된다.

각 데이터는 task instruction(Remember or Forget)과 기억의 결과(Remembered of Forgotten)에 따라 분류되었다. 그 자리에서 기억을 잊게 하는, 즉 directed forgetting 조작은 성공적이었다. 참가자들은 기억해야 할 항목(To-be-remembered, TBR)보다 잊어버려야 할 항목(To-be-forgotten, TBF)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정서적 조작 역시 효과적이었다. 참가자들은 중립적 사건보다 정서적 사건을 잘 기억했다. 하지만 정서적 사진의 경우 false alarm(새로운 사진을 전에 봤다고 착각한 경우)을 일으킬 확률이 높았다. 이는 일종의 응답 편향이다. 참가자들은 정서적 사진의 경우 전에 본 사진이라고 할 확률이 높다.


Figure 1B (modified from Nowicka et al., 2010). Percentage of correctly recognized TBR and TBF images (TBR_R and TBF_R, respectively) and percentage of false alarms for the group of 16 subjects included in the fMRI analyses. Bars represent SD; E, emotionally negative images; N, neutral images.

false alarm을 수정(correct라는 표현을 썼는데 어떤 통계적 절차를 거쳤다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 역자 주)했을 때, 잊어버리라고 지시한 부정적 사진의 경우 재인의 정확성이 낮았다. 이는 참가자들이 정서적 기억을 잊어버렸음을 뜻한다.

fMRi 연구에서는 기억 또는 잊어버리라는 지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보았다. 정서적 사건과 중립적 사건을 잊어버리고자 노력할 때, 둘 간에 차이가 있을까? Figure 2A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정서적 사진의 경우 bilateral occipital cortex와 우반구의 나머지 영역이 활성화되었다. 반면 중립적 사진의 경우 occipital cortex의 일부만이 활성화되었다.



Figure 2 (modified from Nowicka et al., 2010). The study phase. (A) Effect of memory instruction: intention to forget contrasted with intention to remember (F instruction > R instruction for all trials). Significant group activations are superimposed on a normalized single subject's T1 image.

이 는 정서적 사건을 잊어버리려는 노력이(자동차 사고나 처참한 시신을 본 경우) 중립적 사건의 경우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억 테스트의 경우, 당신이 기억을 의도적으로 지워버렸는지 우연히 잊어버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뇌는 잊어버린 사진을 새로 본 사진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결국 이런 item-method directed forgetting과 관련된 뇌영상 연구는 정서적 사건의 망각이 광범위한 뇌 부위와 관련되어 있으며,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런 차이는 학습 단계(즉 사건을 접하는 단계)에서 나타나지만 검사 단계(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단계)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망각의 효과가 기억의 인출 단계보다 부호화 단계에서 나타남을 말해준다(but see: Ullsperger et al. 2000; Nowicka et al., 2009). 우리 결과는 기억의 유연한 통제가 정서적 사건의 경우에도 유효함을 보여주지만, 중립적 사건보다는 더 힘이 든다는 것도 보여준다.



References

Anderson MC, Levy BJ. (2009). Suppressing unwanted memories. Curr Dir Psychol Sci. 18:184-194.

Geraerts E, McNally RJ. (2008). Forgetting unwanted memories: directed forgetting and thought suppression methods. Acta Psychol (Amst). 127:614-22.

Joslyn S, Carlin L, Loftus EF. (1997). Remembering and forgetting childhood sexual abuse. Memory 5:703-24.

Levy BJ, Anderson MC. (2008). Individual differences in the suppression of unwanted memories: the executive deficit hypothesis. Acta Psychol (Amst). 127:623-35.

Nowicka, A., Marchewka, A., Jednorog, K., Tacikowski, P., & Brechmann, A. (2010). Forgetting of Emotional Information Is Hard: An fMRI Study of Directed Forgetting Cerebral Cortex DOI: 10.1093/cercor/bhq117

Terr LC (1991). Childhood traumas: An outline and overview. Am J Psychiatry 148:10–20.


출처:


내 나이 또래의 내과의들은 학교에서 summative evaluation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다. 공부를 한 다음 시험을 쳐서 통과 여부를 판가름하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그때까지 배운 것을 정리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최근의 의대생들은 formative evaluation 방식으로 교육을 받는다. 학기 동안 지속적인 평가가 진행된다. formative evaluation은 직접적이며, 선생은 이 평가자료를 근거로 교육방식을 수정하거나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Formative evaluation은 신뢰성 있는 평가를 위해 평가횟수가 잦은 편이다. 따라서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결국 많은 자료와 비용이 든다는 말이다. 한 가지 해결책은 e-포트폴리오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온라인 포트폴리오는 학생에 대한 평가 내용이 제시되어 있다(한마디로 전자 성적표같은 건가? - 역자 주)


트위터가 이 e-포트폴리오를 대체할 수 있을까? 트위터는 여러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즉각적 대화라는 점, 오직 팔로워만 메세지를 볼 수 있다는 점, 별명을 사용할 경우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트위터에서의 direct massage가 formative elavulation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학생과 선생은 트위터상에서 별명을 사용하여 익명성을 유지했다. 이들은 트위터에서 direct messsage를 이용했다. 학생과 선생은 상대방의 메세지를 팔로윙하기 위해 permission을 요청했다. 선생은 학생들의 메세지를 읽을 수 있었고, 학생들도 선생님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학생은 다른 학생의 글을 볼 수 없다.


연구 결과 트위터상의 formative evaluation은 summative evaluation에서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을 측정가능하게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summative evaluation의 결과는 동일했다. formative evaluation은 summative evaluation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결국 트위터상에서의 formative evaluation은 summative evaluation이 평가하기 힘든 것들을 평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논문은 오직 트위터상의 formative evaluation만을 다루었다. 따라서 오프라인 상에서도 비용과 인력을 줄이는 formative evaluation의 방법을 다루지는 않았다. 저자는 트위터 상에서 formative evaluation과 관련한 실제적 경험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위터가 formative evaluation 도구로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Stefan Stieger, D.Sc., & Christoph Burger (2010). Let’s Go Formative: Continuous Student Ratings with Web 2.0 Application Twitter 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 163-167 : 10.1089/cyber.2009.0128

출처: Ingenious Monkey

 

볼드모트가 가까이 오자, 해리는 그의 투명 망토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Introduction

기억이라는 것은 참 재미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릴 적 사소한 일들을 잘 기억하는가 하면, 정말 중요한 일을 기억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생생히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시골길에 널려있는 볏짚(번역을 살짝 수정했음- 역자주) 사이를 달리는 자동차가 얼마나 빠를까?’라는 문장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비디오에서 보지도 않았던 헛간을 봤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사람들은 ‘침대, 피곤, 휴식’같은 단어를 봤을 경우 ‘잠’이라는 단어도 봤다고 주장한다.

 

아래 있는 문장의 빈칸을 채워보라.

볼드모트가 가까이 오자, 해리는 그의 투명 망토 속으로 __________.

 

오 기억(false memory)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기억과 반대되는 증거가 제시되어도 유지된다는 점이다. Lisa Fazio와 Elisabeth Marsh는 어떤 종류의 오기억이 반증이 제시될 때 쉽게 지워지는지를 연구했다.

위에서 했던 문장 완성 과제를 다시 떠올려보자. 당신은 정답을 썼을 수도 있고(‘미끄러져 들어갔다’), 오답을 적었을 수도 있고(‘무릎을 구부리다’), 오답을 추론했을 수도 있다(‘숨었다’).

 

당신은 자신의 답이 얼마나 정확한지 어느 정도 느꼈을 것이다.

 

 

 

실험

연구자들에 의하면 우리가 범하는 기억 오류의 유형과 오기억에 대한 자신감이 상호작용해서 오기억 유지에 기여한다고 한다.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린 이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지식 영역에서의 hypercorrection(e,g. 아인슈타인의 고등학교 성적이 안 좋았다고 아는 사람들은 성적이 좋았다고 알고 있던 사람보다 ‘아인슈타인이 우등생이었다’라는 정보를 훨씬 잘 기억한다)이 기억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존 지식이 부정확함을 인식했을 때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일 거라고 예상했다.

 

“확실하다고 믿었던 오기억이 다른 오기억보다 쉽게 수정될 것이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46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라데 챔피언이 콘크리트 블록을 내리쳤다"’같은 48개의 문장을 보게 한 후, 우리가 위에서 했던 (해리포터)문장과 같은 형태의 문제를 풀게 했다.

또 이 정답을 얼마나 확신하는지 7점 척도로 응답하게 했다. 

빈칸을 채우게 하고 자신감을 평정하면 원래 문장이 4초 동안 다시 제시된다. 이런 식으로 48개 문장의 빈칸을 모두 완성한 후, 이 문제를 다시 풀게 한다.

 

첫 번째 문장 완성 과제의 경우 51%가 non-studied inference(e.g. 가라데 문장에서 ‘내리 쳤다 ‘발로 찼다’라고 추론해서 답하는 경우. 즉 문장의 의미에 맞게 정답을 추론하는 경우를 말한다)였고, 25%가 정답을 말했다. 그런데 두 번째 문장완성과제(즉, 정답을 보고 난 후 실시한 과제)에서 학생들의 74%가 정답을 맞췄다(14%만이 정답을 추론해서 응답했다).

 

 

결론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높은 확실성을 가지고 있던 오기억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정되기가 쉽다.”

“오기억은 상반되는 피드백이 주어질 때 수정되기 쉽다. 오기억의 Hypercorrection은 상반된 피드백을 접할 때 사람들이 주의를 더 기울인다는 사실과도 잘 들어맞는다.”

연구자들은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가능성도 염두에 두었다.

“hypercorrection 효과는 오기억에 대한 자신감이 해당 영역의 지식과 상관이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예를 들어, 이 블로그의 독자들은 화학보다 심리학 관련 질문에 더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심리학 관련 질문의 답이 틀렸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기억을 더 잘 할 것이다. 왜냐하면 심리학과 관련한 자신의 오답 피드백은 기존 지식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위 설명이 맞을 가능성을 고려해서, 이 연구는 배경 지식을 통제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오기억은 의미적 구조의 활성화에 의존한다. […] 이는 일화 기억에 대한 자신감과 상관이 없다. 이번 연구에서 나온 hypercorrection은 배경 지식 차이에 의한 결과로 설명하기 힘들다.”

 

Main Reference:

Lisa K. Fazio, & Elizabeth J. Marsh (2010). Correcting False Memories Psychological Science : 10.1177/0956797610371341

 

출처: Dr. Shock md Phd A Neurostimulating blog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특 정 향기나 냄새가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는 이 기억이 굉장히 오래 남아서 회상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다. 무엇 때문에 우리는 좋은 향기를 오래 동안 기억할 수 있을까? But is this also evidence based or just sentimental crap?

 

최근 논문에 의하면 이런 기억에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이 논문이 흥미를 끄는 이유는 독창적인 실험 방법과 기억에 관한 이론에 시사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전생애를 걸친 자전적 기억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나뉘게 된다. childhood amnesia, the bump, and recency or forgetting. Childhood amnesia는 10세 이전 기억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하며, bump(회고절정 – 역자주)는 10-30세까지 자전적 기억의 회상이 빈번한 현상을 말한다. recency는 최근 10년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잘 기억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정보들은 언어적 단서에 의존한다. 나이든 사람의 경우 후각을 통해 회고절정시기의 기억을 회상해 냈지만 젊은 사람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또 냄새나 단어를 제시한 다음 이 단서와 관련된 기억을 회상시켰을 때, 장년층의 경우 생애 첫 10년에 있었던 일을 냄새로 회상하는 반면 젊은 층은 성인기 초반의 일들을 단어로 인출했다. 후각으로 회상할 수 있는 기억은 10세 이전까지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는데, 이는 언어적 단서가 주어진 경우와 대조를 이룬다.

 

 

So it seems these sentimental observations seem to be true especially with increasing age, what do you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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