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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인지심리 매니아



정서 예측 실패


예상된 정서(Anticipated emotion)란 미래 사건을 겪을 때 예상되는 정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숙제를 하지 않은 초등학생은 내일 선생님한테 혼날 때 자신이 어떤 기분일지 예상할 수 있다. 신혼여행을 앞둔 부부라면 자신이 몰디브에 도착했을 때 어떤 기분일지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이 예상한 정서와 실제로 경험하는 정서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기말고사를 망치면 기분이 나쁠 거라고 예상하지만, 백지를 제출하고 시험장을 빠져나오면서 홀가분한 기분을 경험을 하기도 한다. 또, 로또에 당첨되면 기분이 좋을 거라고 예상하지만 막상 거액을 수령한 후 오히려 기분이 우울해지기도 한다. 


학자들은 이러한 괴리가 인간의 ‘편향'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대표적 학자인 대니얼 길버트는 자신의 저서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에서 이 문제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인간이 미래를 예측할 때 세부 사항을 임의로 채우거나 중요한 사항을 빠뜨리고(현실주의), 현재를 기준으로 미래를 예상하며(현재주의), 결과 발생 후 심리적 면역 체계를 발동해서 당초 예상과 다른 정서를 경험하기 때문에(합리화) 이런 괴리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저자
대니얼 길버트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06-10-3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인간과 행복 사이의 끝없는 도전과 열망을 날카롭게 해부한 행복에...
가격비교




정서 예측 실패는 적응적이다


그런데 최근 Cognition에 실린 한 논문[각주:1]은 인간의 이러한 편향이 오히려 ‘적응적'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우선, 저자들은 인간의 정서 예측을 참조점(referent)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 즉, 인간이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에 관한 정서도 예상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기말 고사를 망치는 상상을 하면서 ‘백지(결과)를 내고 나오면 기분이 참 나쁠 거야'라고 예상할 수도 있지만, ‘그 동안 공부를 게을리 한 사실(과정)을 후회하게 될 거야’라고 상상하기도 한다. 


그 다음, 저자들은 인간의 편향이 결과와 참조점에 따라 어떻게 적응적일 수 있는지 설명한다. 만약 부정적 결과가 예상된다면, 인간이 그 결과를 피하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들이도록 만드는 게 적응적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노력(즉 과정)'에 대해 집중하게 만드는 메카니즘이 필요하다. 따라서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과대추정하는 경향을 가진다면 적응적 행동도 가능하다.


반면 긍정적 결과가 예상된다면, 인간이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추후에도 노력을 계속 하도록 만드는 것이 적응적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결과를 얻었을 때 상향 비교를 통해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하게 만드는 메카니즘이 필요하다. 인간이 결과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실제보다 과소추정하게끔 만들면 이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 결과를 접했을 때 부정적 정서가 생각보다 크다면(Ex, 이것보다 더 잘 할 수도 있었는데..), 다음 번엔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저자들의 논리에 의하면 부정적 결과가 예상될 경우 사람들은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후회를 과대추정할 것이다(가설1). 반면, 긍정적 결과가 예상될 경우 과정보다 결과에 대한 후회를 과소추정할 것이다(가설2).



실험


저자들은 가설 1을 검증하기 위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최후통첩 게임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제안을 하고 난 다음, 자신의 제안이 거부되었을 때 결과/과정에 대해 얼마나 후회하거나 실망할지 7점 척도로 평정했다(예상된 정서). 얼마 후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본인의 제안이 거절당했다고(사실 게임의 상대방은 처음부터 없었다) 말해줬다. 그 다음 4개의 문항을 다시 측정했다(실제 정서).


실험 결과, 과정에 대한 PEI (prediction error index = 예상된 정서 - 실제 정서)점수는 결과의 경우보다 유의미하게 컸다. F(1,178)=10.16, p=.002, η2=.01 이 결과는 부정적 결과의 경우 과정에 대한 후회를 과대추정할 것이라는 연구자의 예상과 일치했다.


두 번째 실험은 가설 2를 검증하기 위해 보다 자연스런 상황에서 진행되었다. 연구자들은 중간고사를 앞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 성적 예상에 대한 6개 문항[정서(후회, 실망, 기쁨) X 참조점(과정, 결과)]을 평정하게 했다.


실험 결과, 본인의 예측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들의 경우 결과에 대한 (후회)PEI 점수가 과정의 경우보다 유의미하게 작았다. F(1,102)=8.38, p=.005, η2=.08 이 결과는 긍정적 결과의 경우 결과에 대한 후회를 과소추정할 것이라는 연구자의 예상과 일치했다.




이 연구는 인간의 정서 예측 실패가 편향이라기보다 적응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또, 인간이 감정을 통해 자신의 행동-결과를 통제하는 메카니즘을 밝히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


Reference

  1. Kwong, J. Y., Wong, K. F. E., & Tang, S. K. (2013). Comparing predicted and actual affective responses to process versus outcome: An emotion-as-feedback perspective. Cognition, 129(1), 42-50. [본문으로]


Epilogue: 인지심리 매니아

나는 최근 어려운 의사결정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어떤 대상을 선택할지 말지를 결정할 일이 생겼는데, 내 머리 속에서 두 가지 의견이 충돌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내 정서는 대상에 강한 매력을 느끼고 그 대상을 선택하라고 속삭인다. 반면 내 이성은 대상에 대해 반대의견을 늘어놓으며, 선택을 하지 말라고 속삭인다. 즉, 직관과 이성의 평가가 서로 충돌해서 선택을 쉽사리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정서(또는 직관)와 이성이 충돌해서 그 대안을 쉽사리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은 주변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정서와 이성 중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만약 여러분이 이와 같은 상황에 빠진다면, 정서와 이성 중 누구의 의견을 들을 것인가?

이 문제를 고민을 하던 중, 며칠 전 Wired가 소개한 새 논문이 눈에 띄였다.


글: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복잡한 의사결정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사소한 의사결정 하나-심지어 치약을 고를 때도-에도 온 신경을 써야 한다. 왜냐하면 마켓에서 취급하는 치약이 무려 200종이나 있기 때문이다. 불소 함유량이 많은 치약을 고르는 게 좋을까? 화이트닝 기능이 있는 치약을 골라야 할까? Crest는 Colgate와 다를까? 그 결과 평범한 선택을 할 때도 인지적 노력을 많이 들이게 되었다. 모든 대안을 평가할 때 고려할 변수를 행렬로 만들어서 점수를 매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치약 고르기 뿐만 아니다. 생수에서 청바지, 주식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판단에서 이런 과정이 요구된다. 간단한 선택이란 건 없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복잡하게 만들어 놨다.

어떻게 이 어려운 의사결정을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는 무한한 선택지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대안을 탐색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수천년 동안 분명해 보였다. 딜레마와 마주쳤을 때는, 선택지를 주의깊게 평가하고 주어진 정보를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약을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유용성과 비용 대비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합리적인 존재다. - 우리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합리성이 먹혀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 만약 직관에 의존할 때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한다면 어떻게 할까? 인간의 정서가 지니는 지혜는 수많은 문헌에서 다뤄졌지만, 정서 시스템(Type 1 사고라고도 한다)이 복잡한 의사결정에서 빛을 발한다는 사실은 최근 연구를 통해 비로소 밝혀졌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무의식이 복잡한 과제에서 의식적인 뇌보다 훨씬 뛰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이라고 평가했던 사고체계가 사실 이성적인 숙고보다 더 '현명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의식이 수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인간의 이성은 매우 좁은 병목을 가지고 있어서 한번에 제한된 정보만을 처리할 수 있다). 만약 치약 코너에서 수많은 대안 때문에 방황하고 있다면, 가장 괜찮게 '느끼는' 대안을 선택하면 된다.

이 이론과 관련해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연구는 2006년 Sience에 실렸던 압 데윅스테르하위스(Ap Dijksterhuis)의 연구다. (나는 이 연구를 탁월한 결정의 비밀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실험은 다음과 같다: 데윅스테르하위스는 자동차를 사려는 독일 사람들에게 네 가지 다른 자동차를 소개했다. 참가자는 각 자동차에 부여된 네 가지 평가항목 점수를 봤다. 예를 들어 1번 자동차의 경우 연비가 좋지만, 변속기가 조잡하고 카 스테레오가 별로였다. 2번 자동차는 핸들감이 별로지만, 공간이 넓었다. 데윅스테르하위스는 그 중 한 자동차가 다른 차보다 객관적으로 우월하게끔 만들어놨다. 자동차에 대한 평가를 보여준 다음,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몇 분 동안 어떤 차를 살지 생각해 보라고 지시했다. 이 '쉬운'조건의 경우, 절반 이상의 참가자가 가장 좋은 차를 골랐다.

그 다음 연구자는 같은 자동차들을 다른 두 집단의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엔 참가자가 의식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본 다음, 참가자는 간단한 단어 게임을 하게 된다. 연구자는 참가자가 게임을 하는 도중에 느닷없이 끼어들어서 어떤 자동차를 고를 거냐고 물어봤다. 연구자가 이렇게 한 목적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들의 의식적 주의는 단어 퍼즐을 푸는 데 쏠려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참가자는 의식적으로 의사결정을 한 경우보다 나쁜 대안을 골랐다.

지금까지는 결과가 명확해 보인다. 이성적인 분석이 의사결정을 최적화한 것이다. 이 데이터는 전통적인 지혜를 확인시켜준다: 합리적인 것은 언제나 좋은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워밍업에 불과하다. 연구자는 이 실험을 반복했는데, 이번에는 각 자동차를 12가지 항목으로 평가한 자료를 사용했다. (이 어려운 조건은 우리가 실제로 자동차를 사는 상황과 비슷하다. 현실에서는 수많은 정보 때문에 차를 고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변속이나 연비 외에 컵홀더의 개수, 트렁크의 크기 같은 정보도 접하게 되었다. 그들의 뇌는 48가지나 되는 정보를 처리해야 했다.

의식적인 심사숙고가 최적의 의사결정으로 이어졌을까? 데윅스테르하위스는 이성적으로 생각한 집단이 좋은 차를 고를 확률은 25퍼센트 이하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그들은 우연 확률보다도 더 못한 수행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몇 분 동안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렸던 집단은 좋은 차를 고를 확률이 60퍼센트 가까이 되었다. (이 결과는 Ikea나 가죽 소파를 사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발견되었다)그들은 혼란 속에서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이상적인 선택지를 찾아낸 것이다. 데윅스테르하위스는 이 데이터가 가지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이 연구의 핵심은... 의사결정 시 모든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의식적인 노력을 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의식적인 노력으로 정보를 분석하려고 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대신, 당신의 무의식이 정보를 소화할 때까지 잠시 여행을 떠나라. 당신의 직관이 내놓은 선택은 최적의 선택이 될 확률이 높다.

데윅스테르하위스의 연구는 수 많은 논란을 일으켰고, 몇몇 연구결과는 이를 반복검증하는 데 실패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은 무의식적인 사고의 이점이 단순히 실험에서 발생한 우연에 불과하거나, 부화(incubation)의 결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달 Emotion에 실린 코넬 대학 연구팀의 새 논문[각주:1]은, 복잡한 의사결정에서 정서 사용이 이득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연구자들은 먼저 데윅스테르하위스의 자동차 실험을 단순 반복해봤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주의를 다른 곳에 돌리는 대신, 연구자들은 참가자를 '감정에 집중'하는 집단과 '디테일에 집중'하는 집단으로 나누었다. 감정 집단의 경우 각 자동차가 어떻게 느껴지는지에 초점을 두었다 - 트렁크가 큰 걸 좋아하세요? - 반면 디테일 집단의 경우 각 자동차의 속성에 초점을 맞추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들의 가정은 자신의 감정에 집중한 사람이 무의식에 의존하는 반면, 디테일에 집중한 사람은 이성적인 사고방식을 사용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디테일에 집중했던 그룹은 간단한 의사결정에서 수행이 월등했다. 이들은 16개의 정보가 주어진 경우 의사결정의 질이 20퍼센트 정도 높았다. 하지만, 복잡한 조건의 경우 감정에 집중했던 사람들이 더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렸다. 의식적인 결정을 내린 집단이 좋은 차를 고를 확률이 50퍼센트 정도였던 반면, 감정에 의존했던 집단은 확률이 70퍼센트나 되었던 것이다. 참가자가 의사결정 후 느끼는 주관적 만족도의 경우도 동일한 결과가 관찰되었다. 자신의 정서에 의존해서 결정을 했던 사람의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연구자들은 마지막 실험에서 정서를 통한 의사결정의 이점이 합리적인 생각을 하면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국, 만약 우리가 어떤 정보를 고려할 때 강한 직감을 느꼈다면, 그 직감을 의심하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그들은 이 현상이 자동차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것도 발견했다. 우리 감정은 아파트를 고를 때나 여행 장소를 고를 때도 유용하다.

이 새로운 연구는 무의식이 복잡한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논쟁을 지속시킬 것이다. 정서의 이점에 대한 증거들은 아직 잠정적이지만, 확실한 건 정서에 대한 기존 관점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본능,정서,직관이 비이성적이고 무책임하며, 과거 인간이란 동물에서 물려받은 퇴화된 유산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덕분에 우리 정서 또한 논리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본능은 무의식이 가진 처리 능력에 기반하고 있다. Type 1 시스템의 막대한 계산 능력은 - 수천 비트의 데이터를 병렬적으로 처리하는 - 대안을 평가할 때 관련 정보를 분석할 수 있게 만든다. 그 결과, 우리는 치약 코너에 있는 무수한 선택지에다가 정서적 태그를 붙일 수 있다. 가장 좋은 대안이 가장 긍정적인 정서와 연합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 우리의 감정은 우리에게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과학자들의 다음 결론을 들어보자.

요컨대, 이번 연구의 결과는 정서적 전략이 의사결정을 최적화하는 수단이라고 말해준다. 이 연구 결과는 정서가 의사결정에 이익을 준다는 사실을 지지한다. 또, 이 결과는 우리가 언제 어디서 어떤 전략을 써야 하는지 알려준다. 많은 질문들이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아있지만, 이 결과는 복잡한 문제를 만났을 때 당신의 직관을 따르라고 말해준다. 또, 결정을 할 때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도 말해준다.



이 글의 내용이 현재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처한 딜레마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녔기 때문에 위 결과를 적용하기 힘들어 보였다(아래는 개인적인 견해를 적은 것이다)

첫째, 선택지(옵션이나 대상)가 물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 연구 결과가 물건 뿐 아니라 다른 성질의 대안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어떻게 장담할 것인가?

둘째, 고려할 변수의 숫자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위 실험의 경우 실험자가 참가자에게 고려할 변수를 직접 지정해 주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굉장히 인위적이며, 현실세계와 동떨어져 보인다. 현실의 경우 고려할 변수를 본인이 직접 선택해야 하며, 따라서 적절한 변수의 수를 정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직관과 이성 중 어떤 전략을 써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직관-이성 전략을 선택하려면 적절한 변수의 '선택'이 선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적절한 변수의 선택을 위해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 규칙은 없는 것 같다(문제마다 상황과 성격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딜레마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한 가지 교훈을 얻기는 했다. 지금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어쩌면 직관에 따르는 게 현명할 수도 있다는 것.




  1. Mikels, Joseph A, Maglio, Sam J, Reed, Andrew E, Kaplowitz, Lee J, Should I go with my gut? Investigating the benefits of emotion-focused decision making, Emotion, Vol 11(4), Aug 2011, 743-753. doi: 10.1037/a0023986 [본문으로]

 

 

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잡지를 펴 보면 옷, 신발, 자동차, 술과 관련된 광고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TV를 켜면 웃는 얼굴의 누군가가 비누, 치약, 캔디를 선전한다. 심지어 정치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2010 년 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게제된 논문을 통해 Melanie Dempsey와 Andrew Mitchel은 이런 광고가 인간 생활에 장밋빛 전망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이 두 번의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광고 속에 노출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 리는 광고가 보통 제품의 특성을 선전한다고 생각한다. 특정 세제는 자사의 제품이 경쟁사 제품보다 얼룩을 잘 지운다고 선전할 것이다. 또는 냄새가 좋다거나, 빨래 후 옷에서 느껴지는 촉감이 좋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제품의 속성들이 구매 선택에서 고려될 사항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광고는 다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케팅 전략 중 하나는 제품을 우리가 긍정적으로 느끼는 무언가와 같이 배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제 광고에 꽃이나 아기, 햇살이 같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가 평소 긍정적으로 느끼는 대상들이다. 세제와 긍정저거 대상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세제 에 대해서도 긍정적 감정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한가지 대상에 대한 감정이 다른 대상으로 전이되는 것을 affective conditioning이라고 한다.



연 구자들은 실험에서 두 회사의 펜을 사용했다. 둘 중 한 펜은 다른 것보다 기능이 좋았다.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면 참가자가 당연히 좋은 기능의 펜을 선택해야 한다. 펜을 고르는 과제를 주기 전에 참가자 중 몇몇은 실험과 무관한 영상을 봤다. 참가자들은 스크린을 통해 빠르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장면들을 응시했다. 스크린에 나타나는 사진들은 성능이 좋지 않았던 펜의 이름이었고,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다른 대상들과 번갈아가며 제시되었다. 이런 절차는 create affective conditioning이라고 알려져 있다.


참가자들은 두 가지 펜 중 한가지가 다른 것보다 기능이 좋다는 말을 듣게 된다. 당연한 결과지만, 정서적 조건화에 참여하지 않은 참가자들은 성능이 우수한 펜을 골랐다.


그러나 정서 조건화 절차를 거친 참가자들은 긍정적 대상과 짝지워졌던 부실한 펜을 고르는 경향이 강했다. 심지어 다른 펜의 기능이 훨씬 좋다는 말을 들었을때도 참가자들은 그렇게 행동했다. 두 실험을 통해 연구자들은 정서 조건화를 거친 참가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시간을 충분히 준 경우, 최적의 선택을 하게끔 유도한 경우, 자신이 펜을 고른 이유를 설명하게 한 경우마저 기능이 좋지 않은 펜을 고른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결과는 광고의 가장 큰 효과가 제품에 대해 긍정적 감정을 심어주는 것임을 알려준다. 또 정서 조건화는 우리가 이를 눈치채지 못했을 때 가장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우리가 TV에 나오는 광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광고의 효과를 더 증폭시키는 것이다.


우 리는 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고르게 되는가? 세상은 참 바쁜 곳이다. 우리는 제품이든 사람이든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힘들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편하고 좋다고 느끼는 것을 고르는 것이다. 좋은 느낌의 대상은 안전하고 좋은 것으로 판명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긍정적 느낌을 주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일 상 생활에 대부분에서 이런 전략은 잘 들어맞는다. 긍정적 느낌은 우리가 과거 그 대상에 대해 긍정적 경험을 했던 것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무차별적 광고에 우리 정신을 열어놓았다는 점이다. 광고는 우리에게 어떤 것이 좋은 느낌인지 무의식중에 정보를 흘려보낸다. 이 정보들은 결국 우리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심지어 우리가 그것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먼저 다음 투표를 해 본 다음 아래 글을 읽어보자.



배 우자의 잔소리는 누구 귀에든 따갑게 들릴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건, 잔소리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상대편이 목소리의 강도를 점점 높이지만, 그것 또한 곧 적응되어 버린다. 나중에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도의 경지에 다다른다. 결국 상대방은 점점 큰소리를 내게 되고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렇게 화내는 목소리에 적응(Adaptation)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2010년 Cognition에 게재된 한 논문이 이런 현상의 인지적 증거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논문의 주장은 특정 감정이 실린 목소리에 계속 노출될 경우, 다른 감각기관과 마찬가지로 적응이 된다는 것이다.


보통 시각적 적응과 aftereffects, 잔상에 대해선 익히 알려져 있다. 빨간 색을 계속 보고 있다가 다른 곳을 쳐다보면 녹색잔상이 계속 남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현상은 특정 색을 지각하는 세포가 계속적인 자극 노출에 피로해지지만 상응하는 반대 세포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 즉 대비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색깔에 국한되지 않고 얼굴 같은 고차원적 시각 자극에도 적용된다. 홀쭉한 얼굴을 보고 있다가 큰바위 얼굴을 쳐다보면, 실제 얼굴보다 더 큰 얼굴처럼 지각하는 것이다.


그 런데 청각의 경우에도 이런 대비효과가 나타날까? 저차원 수준에서는 이런 대비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Schweinberger et al. (2008)의 실험에서  남성의 목소리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사람은, 남녀 목소리를 섞어서(몰핑이라고 한다) 성별 구분이 어려운 음성 자극을 여성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했다(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보다 고차원적인 잔상효과를 연구한 경우는 드물다. 특히 감정이 섞인 목소리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해당 감정에 순응하는 지는 알 수 없다.






연 구자들은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했다. 이들은 분노 또는 공포에 섞인 목소리에 사람들을 적응시킨다음 애매모호한 자극을 정서적 범주로 분류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의 가설이 맞다면, 분노섞인 목소리에 오래 적응된 사람은 이 자극을 공포에 섞인 목소리로 판단할 것이다(말 그대로 분노에 적응되어서 왠만한 분노에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또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 험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번째는 특정 정서에 적응시키지 않고 애매한 자극(컴퓨터로 분노-공포 목소리를 합성했다. 5%/95%, 20%/80%..... 95%/5%의 비율로 섞어서 총 7개의 음성 파일을 만들었다)이 분노인지 공포인지 판단하게 했다. 두번째 실험은 다시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한번은 분노 또는 공포에 섞인 목소리에 네번씩 노출된 다음, 애매한 자극의 정서적 범주를 판단하게 했다. 다른 한 실험은 분노나 공포섞인 목소리를 조금 과장되게 만들어서 정서적 각성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실험조건


통제조건

실험1: 정서적응(분노/공포) X 성별(남/여) = 4조건

실험2: 정서적응(분노/공포) X 성별(남/여) X 자극의 종류(일반/과장된 목소리) = 8조건



실험결과


실험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각 그래프에 있는 별표모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별표는 PSE(The point of subjective equality)를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분노-공포가 반반씩 섞인 것 같다고 판단한 지점이다. 왼쪽 큰 그래프를 보자. 공포에 섞인 목소리에 계속적으로 노출된 사람의 PSE는 통제집단(검은색)의 경우보다 좌표상 오른쪽에 치우쳐 있다. 이는 애매한 자극에 공포가 섞인 비율이 65%는 되야 반반이라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공포에 적응이 되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명백히 공포라고 판단되지 않는 한, 분노라고 판단해 버리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빨간 색 별표는 검은색 별표보다 왼쪽에 치우쳐 있다. 분노에 적응된 사람은 분노-공포 비율이 반반씩 섞인 경우 그 목소리를 공포라고 판단한다. 이 사람이 자극을 분노라고 판단하려면 최소 분노가 60% 정도는 섞여야 하는 것이다.


추 가적인 분석에서는 정서적으로 과장된 목소리가 일반적인 정서적 목소리에 비해 PSE간 차이를 더 크게 만들지 않았다. 이는 목소리의 음향학적 수준을 조작한다고 해서 사람들의 적응 정도가 달라지지 않음을 뜻한다. 더 나아가서 인간이 정서에 적응되는 것은 저차원 수준이 아닌 고차원 수준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쉽게,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화내는 것과 작은 목소리로 화내는 것 둘다 분노에 적응시키는 효과는 똑같다는 것이다. 이 목소리가 '화났다'라는 생각, 즉 고차원적 인지에서 적응이 일어난다고 저자들은 말하는 것이다).



결론


이 논문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우리는 의사소통에서 지나치게 감정적인 목소리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면 상대방이 보다 내 심정을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은 나의 분노나 공포에 금방 무뎌져 버린다. 

소리만 지를 것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대화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의문점


긍정적 감정의 경우는 어떤가? 행복한 목소리에도 적응되면 무뎌질까?

음악으로 유발되는 정서 또한 적응되면 무뎌질까?





Reference

Bestelmeyer, P. E. G., et al. Auditory adaptation in vocal affect perception. Cognition (2010), doi:10.1016/
j.cognition.2010.08.008





출처: Neurocritic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Forgetting Emotional Information Is Hard


정서적인 사건은 중립적인 사건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 사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에서 중요한 문제다. 어떻게 부정적인 기억을 머리 속에서 지울 수 있을까? 실험 연구에 의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건이 발생한 순간에 부호화를 의도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Nowicka의 연구는 사건이 일어난 당시 의도적으로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보여준다. 이 과정은 노력이 필요하고, 특히 억제하려는 기억이 정서적인 사건이 경우 뇌의 많은 부분이 개입된다(i.e, International Affective Picture System, 또는 IAPS에서 부정적인 사진을 제시한 경우).

(실험의 자극)학습 단계의 경우, 부정적 기억을 효과적으로 잊어버리는 것은 우반구의 앞뒤 영역에 걸쳐 광범위한 활성화가 일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반면 중립적인 사건의 경우 오른쪽 lingual gyrus[occipital cortex]의 한 부분에서 일어나는 활성화와 관계가 있었다. 따라서 정서적인 정보를 잊어버리는 것은 광범위한 신경 네트워크를 동원해야 하는 힘든 일인 것이다. 뒤이은 검사단계의 경우, 부정적 기억의 망각은 뇌의 어떤 부위와도 관계가 없었다. 이 결과는 부호화 단계에서 기억을 억압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사건을 그 당시 상황에서 억압하는 방법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 이런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에 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e.g., Terr vs. Loftus). 관련 연구들은 대부분 부정적 기억의 '부호화'보다 '인출'에 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해왔다(Anderson & Levy, 2009; Geraerts & McNally, 2008; Levy & Anderson, 2008).



How to Forget

사 람을 대상으로 외상을 겪을 만한 끔찍한 사건을 보여주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그 대신, 실험에서는 item-method directed forgetting task를 수행하게 하고, fMRI를 통해 뇌를 관찰한다. 23명의 참가자는 IAPS의 사진을 보게 되는데 이 사진 패키지들은 정서적이거나 중립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부호화 단계에서 참가자들은 사진 제시 후 나타나는 지시(cue)에 따라 자신이 본 사진을 기억하거나 그 자리에서 잊어버려야 한다. 그 다음 기억 테스트 단계에서 이전에 봤던 사진들이 새로운 사진들과 섞여서 제시된다. 참가자들은 이 사진들이 전에 봤던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면 된다.

각 데이터는 task instruction(Remember or Forget)과 기억의 결과(Remembered of Forgotten)에 따라 분류되었다. 그 자리에서 기억을 잊게 하는, 즉 directed forgetting 조작은 성공적이었다. 참가자들은 기억해야 할 항목(To-be-remembered, TBR)보다 잊어버려야 할 항목(To-be-forgotten, TBF)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정서적 조작 역시 효과적이었다. 참가자들은 중립적 사건보다 정서적 사건을 잘 기억했다. 하지만 정서적 사진의 경우 false alarm(새로운 사진을 전에 봤다고 착각한 경우)을 일으킬 확률이 높았다. 이는 일종의 응답 편향이다. 참가자들은 정서적 사진의 경우 전에 본 사진이라고 할 확률이 높다.


Figure 1B (modified from Nowicka et al., 2010). Percentage of correctly recognized TBR and TBF images (TBR_R and TBF_R, respectively) and percentage of false alarms for the group of 16 subjects included in the fMRI analyses. Bars represent SD; E, emotionally negative images; N, neutral images.

false alarm을 수정(correct라는 표현을 썼는데 어떤 통계적 절차를 거쳤다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 역자 주)했을 때, 잊어버리라고 지시한 부정적 사진의 경우 재인의 정확성이 낮았다. 이는 참가자들이 정서적 기억을 잊어버렸음을 뜻한다.

fMRi 연구에서는 기억 또는 잊어버리라는 지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보았다. 정서적 사건과 중립적 사건을 잊어버리고자 노력할 때, 둘 간에 차이가 있을까? Figure 2A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정서적 사진의 경우 bilateral occipital cortex와 우반구의 나머지 영역이 활성화되었다. 반면 중립적 사진의 경우 occipital cortex의 일부만이 활성화되었다.



Figure 2 (modified from Nowicka et al., 2010). The study phase. (A) Effect of memory instruction: intention to forget contrasted with intention to remember (F instruction > R instruction for all trials). Significant group activations are superimposed on a normalized single subject's T1 image.

이 는 정서적 사건을 잊어버리려는 노력이(자동차 사고나 처참한 시신을 본 경우) 중립적 사건의 경우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억 테스트의 경우, 당신이 기억을 의도적으로 지워버렸는지 우연히 잊어버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뇌는 잊어버린 사진을 새로 본 사진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결국 이런 item-method directed forgetting과 관련된 뇌영상 연구는 정서적 사건의 망각이 광범위한 뇌 부위와 관련되어 있으며,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런 차이는 학습 단계(즉 사건을 접하는 단계)에서 나타나지만 검사 단계(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단계)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망각의 효과가 기억의 인출 단계보다 부호화 단계에서 나타남을 말해준다(but see: Ullsperger et al. 2000; Nowicka et al., 2009). 우리 결과는 기억의 유연한 통제가 정서적 사건의 경우에도 유효함을 보여주지만, 중립적 사건보다는 더 힘이 든다는 것도 보여준다.



References

Anderson MC, Levy BJ. (2009). Suppressing unwanted memories. Curr Dir Psychol Sci. 18:184-194.

Geraerts E, McNally RJ. (2008). Forgetting unwanted memories: directed forgetting and thought suppression methods. Acta Psychol (Amst). 127:614-22.

Joslyn S, Carlin L, Loftus EF. (1997). Remembering and forgetting childhood sexual abuse. Memory 5:703-24.

Levy BJ, Anderson MC. (2008). Individual differences in the suppression of unwanted memories: the executive deficit hypothesis. Acta Psychol (Amst). 127:623-35.

Nowicka, A., Marchewka, A., Jednorog, K., Tacikowski, P., & Brechmann, A. (2010). Forgetting of Emotional Information Is Hard: An fMRI Study of Directed Forgetting Cerebral Cortex DOI: 10.1093/cercor/bhq117

Terr LC (1991). Childhood traumas: An outline and overview. Am J Psychiatry 148:10–20.
출처: Psychology today
        posted by Paul Thagard,
(Professor of Philosophy at the University of Waterloo and author of The Brain and the Meaning of Life)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체화는 최근들어 심리학과 철학에서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사고는 지각이나 정서와 같은 생리적 과정에 영향을 받는다. 체화는 사고를 심적 표상으로 설명하는 인지 이론을 확장시켜주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이론은 아니다.


1960 년대부터 인지 심리학은 사고를 '심적 표상을 수학적 과정을 통해 처리하는 것'으로 설명해왔다. 이런 표상은 단어, 개념, 문장과 같은 언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이미지와 신경 네트워크를 포함한다. 지난 수십년동안 많은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은 이런 접근방식이 인지과정에서 인간의 신체가 미치는 역할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개념은 컴퓨터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 수학적 구조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신체의 감각 시스템에 의존하는 지각 정보와 결합된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Lawrence Barsalou같은 심리학자들은 개념이 지각적 상징 시스템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라는 개념은 일반적인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언어적 기술들 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생김새, 소리, 냄새, 감정 등의 감각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정서에 관한 연구는 이런 체화적 관점과 일관된 결과를 보여준다. 사고는 정서와 분리할 수 없으며, 정서는 심박수, 호흡, 피부 반응, 호르몬 수치 등 생리적 변화를 야기한다. 정서는 효율적 인지과정을 방해하기 보다 행동의 가치나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서는 인간이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상황의 적절성을 추상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뇌로 하여금 신체적 변화를 일으키게 한다.


그 러나 이런 체화가 수학적-표상적 접근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과장되면 안된다. 바퀴벌레도 체화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다지 똑똑하지 않다. 우리는 언어와 사고가 체화된 행동으로부터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체화의 약한(moderate) 입장과 사고는 곧 체화된 행위이며 표상이나 계산적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강한 입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극단적 입장은 하이데거적 철학자(Heideggerian philosophers)들이 지지하고 있으며, 일부 심리학자들도 뇌가 수학적이기 보다는 역동적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분명 뇌는 역동적 시스템임에 틀림없지만, 동일한 경우인 은하계나 생태계의 경우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인간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추론하고, 언어를 사용하는지는 표상을 다루는 정교한 계산적 과정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결국 신체의 지각과 정서와 관련하여 축적된 결과들은 극단적 입장이 아닌 약한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다른 글에 서, 나는 인지적 평가와 신체적 지각을 결합하는 정서적 관점을 지지했었다. 영어에는 감정을 표현하는 수백개의 단어가 있으며, 정서는 생리적 현상과 구분지을 수 없다. 인지적 평가는 공포나 분노같은 기본적 정서를 구분하기 위해서 필요하며, 특히 자존감, 거만, 당황, 부끄러움, 죄책감 등 사회적 정서를 구분지을 때 더욱 그러하다. 결국 체화는 인간의 사고의 중요한 단면이지만,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Posted by Princess Ojiaku at 9:14 AM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우 리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여러 종류의 감정을 느낀다. 특히, 음악을 듣는 도중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 ‘소름 돋는’ 경험은 대체 무엇일까? 어떤 이유 때문에 우리는 음악 감상을 좋아하는 것일까? 일단의 연구자들은 음악 감상 도중 경험하는 좋은 느낌이 신체의 감정적 반응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해 봤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26명의 참가자들에게 신체 반응을 측정하는 장비들을 착용하게 했다. 이 장비들은 사람들이 다양한 음악을 듣는 동안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측정하게 된다. 이 장비들을 아래 그림과 같다.



로 봇의 손처럼 생긴 장비와 몸통에 착용하는 장비는 청취자의 심장 박동수와 호흡수, 체온, galvanic skin response(GSR), bllod volume pulse(BVP) amplitude를 측정한다. 청취자들은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곡을 듣게 되므로 정서적 고양이 되기 쉬울 것이다. 연구자들은 통제조건으로 청취자들에게 중립적이거나 지루한 음악(사전에 참가자들이 평정을 했다)을 들려주고 신체반응을 측정했다.

실험자들이 방음이 되는 방에서 음악을 듣는 동안 장비들이 신체 반응을 측정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음악이 재생되는 동안 손에 부착한 장비에 있는 버튼을 눌러서(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음- 역자주) 자신의 감정 상태를 체크하게 된다. 척도는 1-3(1=중립 2=low pleasure 3=high pleasure)까지 이며 4는 “chills"(최고조 상태)를 나타낸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위에서 언급한 신체적 반응들은 청취자가 지루한 상태일 때와 즐거운 상태일 때 완전히 달랐다. 좋아하는 음악의 경우 청취자의 신체 반응이 전반적으로 높은 상태인 반면 지루한 음악은 그렇지 않았다. 재미없는 음악을 들을 때 내 심장이 뛰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또 참가자들이 가장 즐거운 상태라고 보고한 시점에서 chill을 많이 보고했다. 80%의 chill은 최고로 즐거운 상태일 때 보고되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chill이 발생한 시점과 정서적 신체 반응이 일어난 시점이 일치한다는 점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자.



각 박스는 5개의 신체 측정치를 나타낸다. chill을 경험할 때 모든 신체 반응이 정점에 이른다. 오직 skin surface temperature과 BVP amplitude만이 예외였다. 하지만 이 반응들은 chill을 경험할 때 가장 ‘낮은’반응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연구자들은 이 연구를 통해 음악을 들을 때 주관적인 정서 상태와 객관적 신체 상태간 높은 상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음악 청취 시 강한 정서적 즐거움을 경험할 때는 신체 반응 또한 수반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런 사실은 상식에 가깝지만, 이 결과는 과학자들에게 “왜 음악이 신체/정서적 반응을 일으키지”라는 물음을 던져준다.


일 반적으로 정서적 반응은 기능적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음식을 섭취하는 즐거움은 인간의 활동을 유지해주며 친구와의 유대는 우리를 기쁘게 만들고 사람 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감정은 우리 생존에 필요한 행위들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음악은 인간의 생존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면서도 우리를 즐겁게 하는 유일한 예외이다.


P.S. Another fun thing to do with the paper is to check out what music the initial pool of subjects picked for the study as their favorites (this link opens a doc file with the full list). As with any wide pool of people, the results range widely!

Salimpoor VN, Benovoy M, Longo G, Cooperstock JR, & Zatorre RJ (2009). The rewarding aspects of music listening are related to degree of emotional arousal. PloS one, 4 (10) PMID: 19834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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