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Ulterior Motive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언론이 재난에 관한 보도를 할 때 영웅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Gabrielle Giffords의 비극적인 총격 사건과 이번 1월 애리조나에서 있었던 다른 사건에서도 범인을 제압한 평범한 사람들이 출현한다. 3월에 일본에서 일어난 대규모 지진 후 무너진 건물에서 희생자를 구출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진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그 사람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우리가 현장에 있었다면 그처럼 용감한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당시 상황에 있었던 사람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물론, 현장에 직접 있는 것과 사건을 기사로 읽는 것은 판단을 내리는  시간에서 차이가 있다. 당신이 범죄나 지진을 목격할 경우, 상황은 빠르게 전개된다. 당신은 어떤 조치를 취할지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사건을 신문으로 읽을 땐 당신이 무엇을 해야 옳은 것인지를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Joshua Greene과 동료들은 사람들이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한 경우, 두 가지 추론 시스템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하나는 빠르고 직관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정서적 시스템이다. 도덕적 차원의 성격을 띤 문제의 대부분에서 이 시스템은 상황에 적절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유발한다. 다른 하나는 광범위한 사회적 이득을 고려할 수 있는, 느린 추론시스템이다.



지난 몇 년간, 도덕적 추론에 관한 연구는 이런 두 종류의 판단이 반대방향으로 작동하게끔 만드는 문제들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카리브해에서 유람선을 타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보트의 엔진이 폭발하고 배가 침몰하기 시작한다. 배의 구명보트 몇 개만이 작동 가능하며, 사람들이 그쪽으로 기어 올라가기 시작한다. 당신이 탄 보트는 사람으로 가득차서 가라앉을 것 같다. 하지만 당신이 몇 사람을 밀어버리면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몇몇 사람들을 보트에서 밀어버리면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가 살 수 있다. 그러나, 보트에서 어떤 사람을 밀어버렸다는 것은 당신이 그들의 생존권을 박탈했다는 의미다.


2011년 6월호 Cognition에 실릴 논문에서 Renata Suter와 Ralph Hertwig는 반응시간에 따라서 사람들의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반응이 달라지는지를 조사했다. 한 연구에서, 참가자 중 일부는 딜레마 몇 개를 읽은 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최대한 빠르게 응답하라고 지시받았다. 다른 사람들은 딜레마에 대해 원하는 만큼 생각해본 다음 결정을 내리라고 지시받았다.


실험 결과, 충분한 시간동안 고민한 사람들은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선택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몇사람을 보트에서 밀어버리겠다고 했다. 반대로, 빨리 반응하도록 지시받은 집단은 다른 사람들이 위험해지더라도 소수를 보트에서 밀어버리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이러한 결과는 판단을 내리는 시간이 딜레마 상황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지지한다. 짧은 순간동안, 우리는 다양한 감정에 휘둘린다. 때때로, 짧은 순간의 우리 선택은 인간적으로 보인다(비극의 순간에 다른 사람을 구하고 불구가 되는 경우). 이 감정은 타인이 어떤 상황에서 비도덕적 유혹을 받는 것에 강한 분노를 느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 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두 가지 사고체계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 만약 충분한 시간을 고려할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이성적인 사고체계를 선택할 수 있고, 직관적 감정을 거스르는 합리적 결정(보트에서 사람을 밀어버리는)을 내릴 수도 있다.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어떻게 도덕과 윤리를 결정할까? 우리 선택이 오직 사실에만 근거한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버지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조나단 하이트(Jonathan Haidt)는 우리 도덕판단이 심미적 판단과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그림을 볼 때 자신이 그 그림을 좋아하는지 자동적으로 안다"라고 하이트는 말했다. "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그런 판단의 이유를 묻는다면 당신은 이유를 지어낼 것이다. 도덕판단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어떤 이슈에 대해 확고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들은 먼저 그 문제에 대한 감정을 먼저 느끼고, 합리화는 나중에 일어날 것이다." 즉, 윤리적 판단을 할 때 우리 이성은 과학자처럼 사실을 좇지 않는다. 대신 그것은 변호사와 비슷하다. 우리 내부의 변호사가 사후 합리화를 위한 증거를 찾고, 즉각적인 반응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사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합리화는 단지 외적인, 정교한 자기 기만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를 잘 표현했다. "이성적인 동물은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복잡하진 않지만 훌륭한 연구를 하는 Ed Yong은 최근 PNAS에 실린 논문에서 가석방 판단과 관련된 심적 프로세스를 다루었다.


위 그래프는 Negev에 있는 Ben Gurion 대학의 Shai Danziger가 한 연구결과다. 이 그래프는 이스라엘 가석방 청문회에서 10개월동안 내린 1,112건의 결정을 보여준다. 수직 축은 가석방 허가 판결의 비율이다. 수평축은 하루 중 해당 사건의 재판이 진행된 순서다. 그리고 점선은, 판사가 아침이나 점심을 먹은 시점을 의미한다.

이 그래프는 극적이다. 이 그래프는 처음 재판에 죄수가 가석방 될 확률이 65%에 달하다가 몇 시간뒤에는 급격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각주 참조). 판사들이 휴식에서 돌아온 후, 이 확률은 느닷없이 65%까지 치솟고 다시 떨어진다. 죄수의 운명은 하루 중 재판이 언제 열리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Danziger에 의하면 이 현상은 인간의 잘 알려진 약점에서 비롯되는데, 피곤한 뇌가 디폴트 선택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 상태를 깨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이 들어간다). 판사의 경우 디폴트 선택은 가석방을 거부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건을 하나씩 듣는 동안 그들은 자신의 쉬운 의사결정 전략에 의존하게 되고, 인지적 저항을 덜 받는 길을 택한다. 죄수가 가석방될 이유를 찾으려면 추가적인 정신적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판사는 그렇게 하지 않게 된다. 결국 죄수의 첫인상이 판결을 결정한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어려운 퍼즐을 푼 다음 '예술적으로 어려운'작품을 보려 하지 않는다). 사건의 세부내용은 지쳐버린 전전두피질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법률 판단의 오점을 보고한 심리학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9년 Skidmore College의 Sheldon Solomon은 아리조나 Tucson에서 내린 22개의 사법결정을 연구했다. 그는 판사들에게 자신이 보석금 결정과 개인성격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솔로몬은 교묘하게 질문지 중간에 죽음을 연상시키는 질문을 집어넣었다. 따라서 판사 중 절반은 "당신의 죽음이 일으키는 감정"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판사들이 질문지를 다 작성한 후, Solomon은 성매매로 기소된 여성의 보석을 물어봤다. 통제 조건의 판사들은 -이들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 보석금으로 50$ 낼 것을 결정했다. 이 결정은 아리조나주의 법률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했던 판사들은 훨씬 징벌적인 결정을 내렸다. 그들이 내린 보석금 결정의 평균 액수는 $455였다.


솔로몬에 의하면 죽음에 대한 생각은 판사를 보수적으로 만들고, "문화적 가치를 위반한" 사람에게 훨씬 엄격해진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분야에서도 발견되는 Mortality salience 현상으로 알려져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훨씬 극단적인 도덕 판단을 내리게 된다. (후속 연구에서, 솔로몬은 9/11에 대한 생각을 한 사람들이 공화당을 훨씬 지지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만약 당신이 사람들에게 죽음을 연상시키는 사건에 휘말렸다면, 판사가 점심을 먹고 들어오기 전까지 재판장에 나타나지 않는 게 좋다.


이 결과는 특별히 놀라운 것도 없다. 판사 또한 사람이고, 그들의 결정은 일반적인 감정과 오류에 의해 형성된다. (만약 그들의 도덕 판단이 이런 요소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신기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판사로 하여금 이런 경향성을 인식하게 해서 이 효과들을 줄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도덕적인 결정은 감정과 본능에 의해 형성되지만, 우리의 판단이 항상 휴식 여부에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감정은 다른 것보다 적절할 때가 있다. 그래서 판사들은 자신의 직관에 항상 의문을 제기하고 자기 마음 속 변호사에게 질문을 해봐야 한다. 이 죄수의 가석방 집행을 거절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아니면 단지 배고 고파서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타 인의 행동에 대해서 잘잘못을 따질 때 우리는 어떤 요소를 고려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위자의 내적 상태(mental states)일 것이다. 행위자에게 정말 고의가 있었는지, 발생한 결과에 대해 예상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행위자를 비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내적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어린이에게 힘든 일이지만, 성장과정에서 차츰 발달하며 성인에 이르면 노련해지게 된다.


그 렇다면 뇌의 어떤 부위가 타인의 내적 상태를 파악하는 데 사용될까? fMRi 연구 결과에 의하면 medial prefrontal cortex, precuneus, temporoparietal junction이 타인의 내적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동원된다. 특히 오른쪽 측두정엽(right temporoparietal junction, RTPJ)은 타인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에 대한 믿음(belief)를 가지고 있었는지 판단한다. 예를 들어, 타인을 죽이려는 누군가가 설탕을 독약으로 믿고 커피에 설탕을 탔다면, 행위자는 가루가 독약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RTPJ는 우리가 "행위자의 행위 과정에서 자기 행동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판단할 때 활성화된다.


그 럼, 이 부위가 고장 나서 작동하지 않는다면 행위자에 대한 비난도 감소할까? RTPJ가 마비돼서 행위자의 믿음을 알 수 없다면, 그 사람이 설탕을 독약이라고 믿지 않았다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행동에 대한 비난도 감소할 것이다. 참 재미있는 가정이다. 만약 배심원의 RTPJ를 마비시킬 수만 있다면 희대의 살인마도 무죄로 풀려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배심원들은 "피고가 목을 조르긴 했지만, 죽을거라고 믿지는 않았을 거에요"라고 말할 것이다.



실험


Young, Camprondo, Hauser, Pascual-Leone, Saxe는 이 재미난 생각을 실험으로 입증해보였다. 이들은 피험자에게 일련의 상황을 보여주고 행위자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판단하게 했다.


피험자들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야기를 보게 된다.

 

6초

background

6초

foreshadow

"그 가루는 설탕이었다"

6초

믿음

"그녀는 그 가루가 독약이라고 믿었다"

3초

행동

"그녀는 그 가루를 친구의 커피에 탔다"

3초

도덕적 판단

"그 가루를 커피에 타는 행동은

금지되어야 한다 1-2-3-4-5-6-7 허용가능하다"



피 험자들은 모니터 화면을 통해 각 문장을 6초씩 순서대로 보게 된다.  foreshadow의 경우 부정적인 경우(독약인 경우) 또는 중립적인 경우(설탕)가 제시된다. 믿음 역시 부정적 또는 중립적(독약/설탕이라고 믿었다)인 경우가 제시된다. 따라서 동일한 시나리오에서 2 x 2 =4가지의 이야기 유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피험자들은 총 6개의 이야기를 보는 동안 각 이야기마다 이렇게 4가지의 변형된 이야기를 보게 된다. 결국 총 24가지의 이야기를 보게 되는 셈이다.

각 이야기가 제시되고 난 다음에는 행위자의 행동이 잘못되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그 행위가 정말 해서는 안될 행동이라면 1점, 허용 가능하다면 7점을 주면 된다.


연 구자들은 행위자의 믿음에 관한 문장이 제시되는 순간 참가자의 TMS(경두개 자기 자극)를 이용해서 참가자의 RTPJ를 일시적으로 마비시켰다(전기로 뇌 일부를 마비시킨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이렇게 RTPJ가 마비된다면 행위자의 믿음에 관한 정보가 우리 뇌로 들어오는 것이 차단될 것이고, 참가자는 행위자의 행동이 허용 가능하다고 판단될 것이다.



결과


실험 결과, 연구자의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를 일부 발견했다.




TMS로 RTPJ가 마비된 참가자는 통제조건의 참가자보다 행위자의 행위를 허용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그래프에서 RTPJ-TMS 조건이 전반적으로 점수가 높음에 유의).

큭 히 attemped harm(행위자는 가루를 독약으로 믿었는데 실제로는 설탕이었던 경우, 그래프에는 나와 있지 않음)의 경우 RTPJ가 마비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행위자에 대한 비난을 덜하는 경향을 보였다[independent samples t test: t(81)=2.11, P = 0.038].


그 러나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Belief에 대해서 완전히 생각을 못하게끔 만들지는 못했다. accidental harm(설탕이라고 생각했는데 독약이었던 경우)과 intentional harm(독약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독약이었던 경우)을 비교해 봤을 때 전자가 훨씬 허용가능하다고 응답했던 것이다. 피험자의 뇌를 완벽하게 조작했다면 두 조건간 허용 가능 정도는 똑같았을 것이다.


비록 효과가 약하기는 했지만 우리는 행위자의 믿음을 판단하는 것이 행위의 잘못을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과, 뇌의 특정 부위가 이런 판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았다. 이 런 연구는 어린이의 성장 과정에서 타인의 행동에 대한 판단이 어떻게 성숙하는지, 또 자폐아가 타인의 행동을 판단하는 과정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서, 인간의 도덕판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Reference

Young et al, Disruption of the right temporoparietal junction with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reduces the role of beliefs in moral judgments, PNAS, 2011




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우리는 빠른 판단이 설 때 자신의 판단을 확신한다. 어떤 경우는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당신의 믿음에 대한 확신이 관건이다. 만약 당신이 회의 중인데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면, 최상의 해결책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을 때 의견을 내놓을 것이다. 또, 당신이 확신에 차서 어떤 주장을 할 때 사람들을 쉽게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확신에 관한 몇몇 연구는 당신의 확신이 당신의 사고 속도와 관련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 연구 결과들은 겉보기에는 일관되지 않아 보인다. 어떤 경우는 사람들이 무언가 익숙한 것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자신의 판단 속도를 중요하게 여긴다. 무언가 빠르게 판단했다는 것은 그 대상이 평소에 자주 접했던 익숙한 대상임을 의미하고, 사람들은 익숙한 대상에 대한 판단에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연구들은 사람들이 빠른 결정을 내릴 때 자신의 결정을 더 확신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람들이 신중한 생각에 가치를 두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신중한 사고는 느린 판단으로 이어진다. 이 연구들은 사람들이 느린 결정을 내릴 때 자신의 결정을 더 확신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든 결정에 확신을 갖지는 않는 만큼, 빠른 판단이나 느린 판단이라고 해서 매번 특정 판단에 확신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Zakary Tormala, Joshua Clarkson, Marlone Henderson은 이 문제를 다룬 연구 결과를 2011년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발표했다.


이 저자들은 빠르거나 느린 판단의 유용함이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처음 접하는 대상에 대해 의견을 형성할 때는 느린 판단이 더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신중한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예전부터 접해왔던 대상에 대한 견해를 형성할 때는 빠른 판단이 더 좋을 것이다. 이 경우, 판단의 속도는 이전에 대상에 대해 내렸던 평가가 얼마나 잘 기억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세 가지 실험을 통해 이런 가능성을 연구했다.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12점의 그림을 각각 10초 동안 본 후 기억 테스트를 받게 된다. 그 다음, 참가자들에게 그림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이 그림이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평가하게 한다. 어떤 참가자들은 그들이 실험 초기에 봤던 그림을 다시 보게 된다.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이전 단계에서 보지 않았던 그림을 제시했다.


그림에 대한 평가를 마친 후, 참가자는 실험에 사용된 소프트웨어가 자신이 판단을 내리는데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 다음 자신이 그림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까지 걸린 시간이 제시된다. 절반의 참가자는 자신이 다른 학생보다 빠른 판단을 했다는 (가짜)피드백을 준 반면, 나머지 참가자에게는 자신들의 판단 속도가 느렸다는 피드백을 주었다. 이 피드백을 준 후, 참가자들은 자신이 그림에 대해 내린 평가에 얼마나 확신하는지 평정을 하게 된다.


판단 속도가 참가자의 믿음에 미치는 영향은 그림의 친숙성에 따라 달라졌다. 친숙한 그림을 본 사람들은 자신이 빠른 판단을 내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 확신이 증가했다. 익숙하지 않은 그림을 본 사람들은 반대의 패턴을 보여주었다 - 이들은 자신이 느린 판단을 내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 확신이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들 대부분이 판단에 대한 자신감을 형성할 때 두 가지 다른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이미 알고 형성한 믿음을 표현하는 경우, 우리는 자신의 직관이 정확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새로운 대상에 대한 평가를 내릴 경우, 신중한 사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결과들은 우리가 판단을 얼마나 빠르게 해야 할지 기준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 이 논문에서 보고한 연구들의 경우, 참가자들은 판단을 내릴 때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았다. 참가자는 연구자가 알려준 반응시간을 토대로 자신의 판단 속도를 인식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우리의 판단 속도를 비교할 객관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결국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당신이 어떤 방에 다른 네 사람과 함께 있는데, 한 사람은 잔뜩 화가 난 상태지만 나머지 사람은 차분한 상태라고 상상해보자. 이 사람들 중 누가 가장 이성적일까?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화가 난 사람이 가장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한다. 왜? 화가 난 사람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 자신의 견해를 지지하는 정보만 찾는 경향 - 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Maia Young과 동료들은 97명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두 개의 실험을 진행했다. 첫번째 실험의 경우 참가자에게 자신이 가장 화가 났던 기억(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키기 위함이다), 슬픈 기억, 또는 평범했던 일상을 떠올리게 한 후 종이에 적게 했다.

그 다음, 모든 참가자는 운전 중 핸즈 프리 전화기 사용이 안전한지에 관한 논쟁을 읽게 된다. 모든 참가자는 사전 조사에서 핸즈 프리 사용이 안전하다고 응답했던 사람들이다. 그 다음 실험의 가장 중요한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참가자들로 하여금 8개의 기사요약을 고르게 한다. 기사들은 핸즈 프리 사용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으로 나누어진다. 참가자는 총 5개의 기사를 고른다음 기사의 전체내용을 다 읽어야 한다.

어떤 참가자가 자신의 견해에 반하는 기사를 많이 골랐을까? 바로 실험 초기에 분노를 경험했던 참가자들이었다. 또, 실험 종료 전에 참가자의 태도를 다시 측정한 결과 분노를 경험한 참가자가 자신의 초기견해를 훨씬 많이 바꾼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연구는 89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에 의해 지지되었는데, 이 연구는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에 관한 논쟁을 다루었다(2008년 대선). 지난 연구와 마찬가지로, 분노를 느꼈던 참가자들은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기사를 고르는 경향이 있었다(오바마 또는 매케인). 실험에서 참가자가 경험한 분노는 연구자들이 'moving against' tendency 라고 말하는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었다. 이는 참가자에게 분노 유발 후 '나는 물건이나 사람을 공격하고 싶다' 같은 문장에 얼마나 동의하는지로 측정할 수 있다.

Young과 동료들은 분노가 편향을 줄이는 인지적 패턴을 낳는다고 설명한다. 분노는 공격적 행동, 반대 견해에 대해 맞서려는 경향을 낳지만, 결과적으로 보다 나은 정보처리를 낳기도 한다'.

이 결과가 실생활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연구진은 의사결정을 향상시키려고 누군가를 화나게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업무 회의에서 누군가 화가 난 상태라면, 그 사람은 그룹의 의견과 맞서서 반대 견해를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화가 난 사람에게 집단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들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그 집단은 다양한 견해들을 가질 수 있고 균형잡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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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M., Tiedens, L., Jung, H., and Tsai, M. (2011). Mad enough to see the other side: Anger and the search for disconfirming information. Cognition and Emotion, 25 (1), 10-21 DOI: 10.1080/02699930903534105


출처: Homo Consumericus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1995 년, 나는 노르웨이의 베르겐에서 개최된 Internatoinal Association for Research in Economic Psychology에서 논문을 발표했다. 그 때 난 카네기 멜론 대학의 행동 결정 이론가인 George Lowenstein의 말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의사결정 전문가들이 내적인 충동(배고픔이나 정욕)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은 내 마음에 와 닿았고 진화심리와 소비심리를 연구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Lowenstein은 그의 아이디어를 1996년 논문으로 발표했고 이 논문은 지금까지 1000번 가까이 인용되고 있다.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릴 최근 논문에서, Mirjam A. Tuk, Debra Trampe, Luk Warlop은 의사결정 연구에서 전무후무할 변수를 관찰했다. 바로 '소변'이었다. 우리가 과학 저널에서 거의 거론하지 않는 인간의 본능이 몇 가지 있다. 지난 포스트에서, 나는 설탕 섭취가 충동적인 소비와 관련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를 소개했었다. 특히 당장 작은 돈을 받는 대안과 나중에 큰 돈을 받는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설탕 섭취는 사람으로 하여금 나중을 위해 기다리게 만든다.
Tuk과 동료들은 이와 동일한 패러다임을 사용했지만, 종속변인이 피험자의 '화장실 가고 싶은 정도'였다는 점이 다르다.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사전에 음료수를 마시게 해서 변의를 조절했다. 연구자들은 방광이 가득 찬 상태에서는 억제하고자 하는 통제가 필요하기 때문에(소변을 참는 행동), 이런 통제가 다른 메카니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가설과 일치하게도, 참가자는 방광이 꽉 찬 상태일 때 당장 받는 보수보다 나중에 더 큰 돈을 받는 것을 선호했다. "소변"억제는 그들의 금전적 욕망(당장이라도 작은 돈을 받고 싶은)을 억제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결과는 꽤 놀랍다. 나는 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변이 마려운 것은 즉각 해결되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즉각 일을 처리하려는' 자세가 다른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소변이 마려운 사람은 미래의 큰 보상에 관심이 없을 것이다(당장 작은 돈을 받으려 할 것이다).


이 논문 결과를 내가 소개한 논문 결과와 함께 종합해 보면, 충동적인 금전적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려면 설탕이 많이 들은 음료수를 마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화장실이 급하면 다른 욕망도 참게 되는 걸까? 아니면 다른 욕망도 빨리 해결하고자 할까?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내가 지금 블로그를 작성하는 이유는 호텔 인터넷 요금으로 16.95달러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나는 스타벅스를 돌아다니고 커피를 마시는 동안 이메일 보내기 위해 호텔 인터넷을 사용한다. 아아, 난 스타벅스 없이는 미국에서 절대 살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나는 말도 안되는 금액을 인터넷 요금으로 낸다.

 

이 문제는 비단 인터넷에 국한되지 않는다. 만약 내가 호텔방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로 결심했다면, 차 한장 당 8달러를 지불할 것이다. 베이컨과 토스트와 달걀은 22달러를 지불하게 만들 것이다. 훈제 연어? 28달러다. Cheerios 한 그릇? 12달러일 것이다. 거기에다가 세금, 팁, 그리고 4달러의 배달 요금도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왜 호텔에선 이런 엄청난 요금을 지불해야만 할까?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편리함에 있다 - 난 호텔 침대에서 아침을 먹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경비와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여행자들은 아침을 먹거나 인터넷을 사용할 때 값싼 것을 선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요금은 다른 누군가의 신용 카드로 결제될 테니 말이다.

 

그리고, 난 이런 합리적 설명이 20달러짜리 시리얼같은 어이없는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M&M에 관련된 최근 실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2006 년 펜실베니아 대학의 심리학자들은 아파트 건물에서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어느날, 연구자들은 작은 숟가락과 초콜릿 사탕 한 그릇을 놓아두었다. 다음날 그들은 M & M 그릇을 리필하면서 그 옆에 훨씬 큰 숟가락을 놔두었다. 맥도날드 프라이나 Big Gulp soda를 먹어 본 사람이라면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숟가락 크기가 증가한 경우, 66%의 사람들이 M&M를 훨씬 많이 소비했다. 한번에 제공되는 음식의 양이 늘어나면 과식하게 되는 것처럼, 숟가락이 커질 때 사람들도 더욱 게걸스러워지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심적 계산(mental accounting)"이라고 부른다. 이 현상은 사람들이 세상을 '한 숟가락'처럼 특정 단위로 저울해서 봄을 말한다. 심적 계산은 우리 사고를 효율적으로 만들어주지만, - 작은 M&M을 일일히 세는 것보다 한 숟가락으로 세는 것이 훨씬 빠르다 - 우리 의사결정을 왜곡하기도 한다. 시카고 대학의 행동 경제학자인 리차드 탈러(Richard Thaler)는 이런 비이성적 행동의 결과를 연구한 최초의 경제학자다. 그는 간단한 질문을 통해 심적 계산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증명해 보였다.

당신이 영화를 보러가려고 10달러짜리 티켓을 샀다고 상상해 보라. 당신은 입장하려는 순간 티켓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좌석은 아직 다 차지 않았고, 티켓은 다시 발급되지 않는다. 당신은 티켓을 다시 사기 위해 10달러를 지불하겠는가?

탈러가 이 설문을 실시한 결과, 46%의 사람들이 영화표를 다시 사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그가 유사한 질문을 다시 했을 때,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당신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 표가 10달러인 영화관을 찾아갔다고 가정해보자. 극장에 들어가려는 순간, 당신은 10달러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래도 영화표를 사기 위해 10달러를 지불하겠는가?

두번째 시나리오가 첫번째와 동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 어찌됐든 사람들은 10달러를 잃어버린 셈이다 - 88퍼센트의 사람들이 극장표를 사겠다고 응답했다. 왜 이렇게 결과가 뒤바뀐 걸까? 탈러에 따르면, 영화 보러 가는 행위는 영화를 보는 경험과 티켓의 비용 간 교환이 이루어지는 '거래'로 여겨진다. 두번째 티켓을 사는 것은 영화보는 행위를 비싼 것처럼 만드는데, 마치 티켓 한장이 20달러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현금의 분실은 영화와는 무관한 것이므로, 영화표를 위해 10달러를 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행동은 합리적이지 않다. 우리는 티켓을 잃어버리면 인색해지는 반면 돈을 잃어버리면 그렇지 않다. 이런 모순된 결정은 고전경제학의 중요 원칙을 위반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돈은 어디까지나 돈이기 때문이다. (돈은 대체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가 심적 계산을 수행하는 동안, 우리는 돈을 조금 다르게 취급한다. 예를 들어, 참가자들에게 15달러짜리 계산기를 5달러 할인받기 위해 차를 끌고 20분을 나갈 건지 물어보자 68%가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125달러 가죽 자켓을 5달러 할인받기 위해 차 타고 20분을 갈지 물었을 때, 오직 29%가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들은 결정은 금액의 절대적 액수보다 결정이 이루어지는 순간의 '심적 계산'에 의존한다. 만약 싸구려 계산기같은 물건을 사고자 할 때는 소량의 액수를 계산하는 심적 계산을 동반되고, 사람들은 할인을 위해 차를 몰고 나갈 것이다. 하지만 보다 큰 액수의 물건을 구입할 때는 똑같은 5달러가 다른 의미를 가진다(별 의미가 없어진다). 자동차 판매원들이 차를 팔면서 원치도 않는 옵션을 집어넣거나, 가전 제품을 살 때 원치 않는 보증기간을 위해 추가 금액을 지불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심적 계산은 내가 인터넷 사용을 위해 비싼 요금을 내는 이유도 설명한다. 결국, Cheerio나 와이파이 사용을 위해 지불하는 금액이 호텔 숙박비에 비하면 세발의 피라는 것이다. 그 결과, 그 정도 지출은 크게 와닿지 않는다. (이 원리는 숙박비가 싼 호텔이 무료 인터넷 사용이나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이유도 설명해준다). 경우에 따라서 우리는 지불한 금액보다 훨씬 많은 걸 받기도 한다.

 

나는 행동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고전적 경제 모델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어떤 부분은 우리 이성으로 이해하기 힘들어 보인다. 우리의 의식적 사고는 한번에 몇 가지 밖에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보들을 묶어서(Chunk) 복잡성을 피하려고 한다. M&M의 개수를 일일이 세지 않고, 숟가락 단위로 세는 것이다. 우리가 쓰는 돈을 일일이 세기 보단, '호텔 숙박비'처럼 특정 범주에 지출하는 비용을 고려하게 된다. 우리는 계산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다 실수투성이인 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사람들은 왜 복권을 살까? 대답은 뻔하다. 우리는 3$를 내고 15초 동안 비이성적인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순식간에 백만장자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는 즐거움 말이다. 대부분의 복권 구매자는 자신이 복권에 당첨될 리가 없음을 알고 있지만 - 그럴 확률은 희박 하다 -, 복권을 통해 백일몽을 꿀 수 있고, 더 나은 삶에 대해 상상할 수 있다.


놀랍지 않겠지만, 돈이 없는 사람일수록 복권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다. 내가 얼마 전 썼던 기사에서 통계학자인 Mohan Srivastava는 주에서 발행하는 복권이 일종의 '세금'과 같이 변했다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연간 수입이 12,400$ 이하인 사람이 수입의 5%를 복권 구입에 쓴다.


이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이다. 돈이 없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힘들게 번 돈을 복권에 낭비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복권의 당첨확률은 워낙 낮기 때문에 차라리 슬롯 머신을 하는 게 더 나을 정도다.). 그러나, 카네기 멜론 대학의 행동 경제학자 Emily Haisley, Romel Mostafa, George Loewenstein은 2008년 논문에서 왜 가난한 사람이 복권을 더 사려고 하는지 밝혀했다. 자신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이 문제였다.

저소득층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다른 계층과의 암묵적인 소득비교가 저소득층으로 하여금 복권을 더 구매하게 만드는지 알아봤다. 실험에서 1. 참가자들은 자신의 수입이 암묵적인 기준보다 낮다고 지각할 때 복권을 더 사려는 경향이 있었다. 실험 2에서, 참가자들은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동등하다고 생각될 때 복권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 연구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복권의 악순환 고리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복권은 그 성질상 가난한 사람들에게 매력을 띄게 되고, 저소득층은 결국 자신의 수입과 비교할 때 불합리한 액수를 복권에 소비한다. 그 결과 그들은 더욱 가난해지게 되고, 더 많은 복권을 사게 된다. 이 연구가 발표된 직후, 나는 이메일을 통해 Loewenstein과 이 결과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해봤다.

LEHRER :당신은 이 실험을 통해 복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까? 당신은 복권 운영 방식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LOEWENSTEIN : 복권에 대한 수요는 늘 존재하며, 사람들은 이를 통해 무언가를 얻는게 분명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계속해서 복권을 사지도 않을 겁니다. 하지만 복권 시스템은 다른 계층에 비해 저소득층이 복권 구매에 많은 금액을 지출하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결국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복권을 통해 가난한 사람이 세금을 더 내는 셈이 되죠.


우리는 첫번째 연구를 통해 인간이 자신을 가난하다고 여길 때 복권을 더 많이 구입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불행한 일입니다. 저소득층이 복권에 몰두하는 이런 성향은 그들의 가난을 더욱 심화시키게 됩니다. 물론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가난한 사람을 대상으로 복권을 선전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범죄 조직보다 정부가 복권 판매를 관리하는 것이 더 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정부가 광고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복권 구매를 부추긴다면 되겠습니까?


정부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복권을 판매할 것이 아니라 부유층을 대상으로 게임들을 홍보할 수 있습니다(예를 들자면 Powerball). 또 다른 확실한 해결책은 (실행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정부가 중간 등수의 당첨 금액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대안은 금융 기관이 복권과 비슷한 투자 상품을 마련하는 겁니다(예를 들어 작은 투자만으로도 큰 이익이 돌아오는). 이 상품은 수익만 있고 손실이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큰 부담을 짊어지지 않고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prize bonds"나 다른 저축 상품은 정기적인 이자 외에 복권 당첨과 같은 기능을 겸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이런 상품 개발에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오늘은 최근 Trends in Cognitive Science에 실린 개관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Risk-taking behavior 연구 방법과 사용된 과제들을 살펴보고 문제점을 짚어본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위험이란?

경제학에서의 위험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위험'과 조금 다르다. 경제학은 장래 기대되는 이익의 분산(변동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을 위험이라고 가정한다. 만약 어떤 주식이 다른 주식에 비해 등락폭이 심하다면(그리고 두 주식의 평균 가격이 동일하다고 가정한다면) 전자는 후자보다 훨씬 '위험'한 주식이다.

반면 일반인이 생각하는 위험은 확률적이지 않다. 일반인은 나쁜 결과가 예상되는 것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재앙이 닥치거나,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무언가가 벌어지면 그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뇌 부위가 위험을 감지하는가?

경제학자들은 mean-variance 에 근거한 위험 지각이 뇌의 어느 부위에서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anterior cingulate cortex, lateral 안와전두엽(OFC), 뇌섬엽(insula), 배외측전전두엽(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가 위험 지각과 관련있었다.  또 같은 부위 안에서도 보상을 지각하는 것과 보상의 변동폭을 지각할 때 시간차이가 나는 점을 관찰했는데, 이는 우리 뇌가 보상과 보상의 변동을 구분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경제적 관점이 아닌)우리가 실제로 위험에 처했을 때도 위와 같은 뇌활동을 보일까? 몇몇 연구는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Tobler et al.의 경우 위험을 회피하는 사람의 경우 lateral OFC,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medial OFC의 활동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또 배외측전전두엽이 위험 회피 행동과 관련 있음을 발견했다. 배외측전전두엽은 자기 통제를 담당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모험을 감수하고자 하는 의지를 억제할 때 활성화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인 '위험'판단과 우리의 실제 판단과정은 여전히 다를 수 있다. 위 연구들은 경제적인 '위험' 개념에 입각한 실험들이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위험 판단은 확률적, 수량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위험 판단은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또 판단자의 감정 상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화난 사람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도 불사한다).

 

 

경제학과 실제 생활의 다리 놓기

최근에는 신경경제학 연구에서 보다 현실적인 상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런 연구 방법을 통해 경제학적 모델과 실생활의 행동간 괴리를 좁힐 수 있을 것이다. 연구에서 사용한 과제 중 그나마 외적 타당도가 높은 과제는 Iowa gambling task Balloon Analogue risk task가 있다.


아이오와 갬블링 태스크 4장의 카드를 뒤집어놓고 참가자에게 그 중 하나를 고르게 한다. 이 중 특정 위치에 놓인 카드는 항상 높은 수익과 높은 위험(돈을 크게 잃는 경우)이 공존한다. 반면 나머지 두 위치에 놓인 카드는 항상 낮은 수익과 낮은 위험(그러나 평균 이득은 위험이 높은 카드보다 높다)을 가지고 있다. 실생활에서 위험한 행동을 구분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이 과제를 잘 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 과제는 실생활의 위험 감수 행동을 잘 예측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제는 두 종류의 카드간 평균 기대가치(EV)가 다른 문제, 또 위험한 카드와 안전한 카드를 알기 까지 참가자가 카드 뽑기를 반복(즉 학습)해야 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의 위험 감수 행동이 학습이나 위험에 대한 태도, 이득이나 손해의 정도 등 어떤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구분이 어려운 것이다.


또 다른 과제로는 Balloon Analogue Risk task(BART)가 있다. 이 과제는 참가자에게 펌프를 이용해서 (가상)풍선에  바람을 넣어보라고 지시한다. 펌프질을 할 때마다 받을 수 있는 보상이 늘어나지만 풍선이 터질 확률도 증가한다. 만약 풍선이 터지게 되면, 돈은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참가자는 풍선이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바람을 넣으며 자신이 받을 이익을 늘리게 된다.

이 과제는 일상 생활에서의 위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go'를 할지 'stop'을 할지 결정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모험은 자칫 화를 부를 수 있다. 따라서 모험을 감행하면 불안도 증폭된다. 이 과제에서 참가자는 풍선이 터질지 모른다는 위험 때문에 불안해 하면서도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 실제로 이 과제는 음주,흡연,절도 등 실제 위험 감수 행동과 높은 상관을 보였다는 점에서 외적 타당도가 높다고 평가된다.  또 행동을 억제하는 DLPFC 활동 수준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과제 역시 기대가치가 서로 다르고, 풍선이 언제 터질지 확률을 모르며, 반복을 통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이오와 갬블링 태스크와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두 과제가 주로 부정적인 감정-위험 행동간 관계를 살펴보았다면, 'near-miss' 패러다임은 긍정적 정서가 위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수 있는 과제이다. 이 과제는 슬롯머신처럼 두 개의 reel을 제시한다. 참가자는 그 중 첫 번째 릴의 그림을 선택한 다음 두 번째 릴을 돌리게 된다. 두 번째 릴의 그림이 자신이 고른 그림과 일치하면 보상이 주어진다. 연구자들은 이 과제에서 'near-miss'가 인간의 도파민 활성과 관련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이 고른 그림과 돌려서 나온 그림이 매우 근사한 차이로 벗어났다면(near-miss) dopaminergic midbrain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 활성화는 사람으로 하여금 과제에 계속 빠져들게 만드는 동기를 제공한다. 이 과제는 사람마다 위험한 행동을 하는 데 차이가 나는 이유가 바로 이 도파민 시스템의 차이에서 비롯됨을 보여준다.

 

연구들이 인간의 실제 행동을 잘 예측하려면?

저자는 경제학적 모델에 입각한 연구가 실제 생활을 잘 예측하기 위한 기준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연구에 사용될 과제가 다음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우선 인지,신경적 메커니즘을 구분해서 볼 수 있어야 한다(decomposable). 또 실제 생활에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externally valid). 마지막으로 정서적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봤던 연구에서 이 세가지 요소를 모두 반영한 경우는 드물었다. 위에 소개했던 세 가지 과제는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문제점이 있다. 추후에는 세 가지 기준을 모두 갖춘 과제를 사용해서 경제학과 실제 생활의 괴리를 좁혀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Reference

Tom Schonberg, CraigR.Fox, RussellA.Poldrack, Mind thegap: bridging economicand naturalistic risk-taking with cognitive neuroscience, Trends in Cognitive Science, 2010





출처: Wired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불확실성은 왜 위험할까? 우리는 왜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새 근로자를 모집하는 일(즉, 불확실한 투자)에 인색할까? Caltech의 신경경제학자인 Colin Camerer가 Science 저널에 게재한 최근 논문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 준다. Camerer붉은색과 검은색이 섞인 20장의 카드를 고르면서 다음 카드가 어떤 색일지 알아맞추는 도박(Ellsberg paradox)을 하는 동안 사람들의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처음에는 참가자들에게 20장 중 빨강과 검정 카드가 몇 장 있는지를 말해준다. 따라서 참가자는 다음 카드가 어떤 색일지 대략적인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두번째 게임은 조금 더 어렵다. 참가자들은 총 카드의 장수만 알 수 있고 빨강과 검정 카드가 몇 장인지는 모른 체 도박을 하게 된다.  


첫번째 도박에서 참가자들은 불확실한 위험에 직면하지만 수학적 계산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다. 예상대로 첫번째 도박게임에 참가자가 카드가 나올 확률과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보상과 관련된 뇌의 특정 부분(striatum)이 활성화되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실생활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미래가 모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사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한다 하더라도 아주 작은 부분만을 예측할 수 있다. 연구자가 보다 현실적인 도박 게임을 진행시키자(두번째 도박), 참가자의 뇌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아주 적은 정보만을 가지고 있을 때 참가자의 편도(amygdala)가 활성화 되었는데, 이 부위는 공포 조건화(conditioning)와 관련된 부분이다. 결국 우리는 무언가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면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설명불가능한 공포가 -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정서적 부산물 - 미래의 보상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


불확실에 대한 공포는 인간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2006년 경제학자인 Uri Gneezy, John List, George Wu 발표한 논문을 살펴보자. 이들은 소위 "Uncertainty Effect"라는 것을 확인해보고자 했다. 이 현상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utility theory에 의하면 인간은 발생가능한 모든 대안을 평가해서 위험한 의사결정에 반영한다. 만약 동전의 앞, 뒷면을 선택하는 문제가 주어졌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앞면이 나오면 당신은 1.05달러를 받는다. 뒷면이 나온다면 1달러를 읽게 된다. 결국 이 도박의 기대된 효용은(expected utility) 우리에게 유리하다. - 동전을 무수히 던진다면 앞뒷면이 나올 확률은 반반이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5센트를 벌게 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카네만과 트베르스키가 수십년 전에 확인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손실에 대한 가능성이(그리고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불안한 감정 때문에) 5센트를 벌고자 하는 유혹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Gneezy, et al.은 이런 불확실 효과가 사람들로 하여금 우스꽝스러운 결정을 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반즈 노블스 상품권 두장(50 달러 짜리와 100달러 짜리)을 주고 이를 얼마에 살 의향이 있는지 물어봤다(이 실험은 두 상품권을 획득할 확률을 조작했다. 50달러 짜리 상품권을 확실히 받을 확률이 99%인 경우 100달러짜리를 받을 확률은 1%가 된다. 이렇게 1 대 99에서 50 대 50, 다시 99 대 1까지 확률이 다양하게 변화시켰다 - 역자 주). 참가자들은 이 상품권을 2주 안에 써야 한다는 설명을 추가로 들었다.


예 상대로 사람들은 100달러짜리 상품권을 받을 확률이 거의 확실할 때 가장 많은 액수를 지불하고자 했다. 이 경우 참가자들이 제시한 액수는 평균 45달러였다. 50달러 짜리를 확실히 받을 경우 참가자들이 제시한 액수는 평균 26.1달러였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경제학 모델의 예측이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불확실성 개념을 집어넣기 시작하자 참가자들이 이상한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서 50달러 짜리 상품권을 받을 확률이 50%이고 100달러 짜리 상품권을 받을 확률도 50%라고 말하자 사람들은 이 기회를 16달러 주고 사겠다고 한 것이다. 즉, 최악의 결과보다 기대된 효용이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훨씬 적은 액수를 제시한 것이다(50달러 짜리를 받을 확률이 100%이고 100달러 짜리를 받을 확률이 0%라면 결국 값어치는 50 X 1 + 100 X 0 = 50달러이다. 50달러와 100달러짜리를 받을 확률이 모두 50%이라면 50 X 0.5 + 100 X 0.5 = 75달러가 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두번째 경우에 더 많은 액수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첫번째 경우에 261.달러를 지불하고 두번째 경우에는 17달러를 지불한 것이다. -역자 주). 두 상품권을 받을 확률이 반반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값어치가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낮게 평가된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편향이 현재 경제에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의사결정은 불확실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예상된 보상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 편도체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감정이 반즈 노블즈 상품권을 얻을 찬스를 놓치게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불확실성의 저주다. 불확실함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탁월한 결정의 비밀
작가
조나 레러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09.10.20

 

 


Posted by 인지심리 매니아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한 친구가 수능 모의고사가 끝난 다음 나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상해. 처음에 쓴 답이 미심쩍어서 고쳐쓰면 꼭 틀린단 말이야. 처음에 쓴 답이 오히려 신중하게 생각할 때보다 정답인 경우가 많더라고."

여 러 친구들이 모여서 어떤 전략이 더 현명한 방법일지 궁리해 봤지만 답은 찾을 수 없었다. 나도 뾰족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어느 쪽이 맞는 말일까? 처음에 생각 난 답과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쳐 쓴 답 중 정답이 될 확률은 어느 쪽이 높을까?


10년이 지난 다음 우연히 조나 레러의 '탁월한 결정의 비밀'을 읽다가 실마리를 발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옛 친구들은 이미 대학에 진학한 상태다. 그래도 이와 동일한 궁금증을 갖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이 책은 도파민을 통한 '경험적 학습'이 직관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예상이 적중했을 때 도파민이 왕성해지고 반대로 무언가 예상과 다를 때는 negative 신호가 주어져서 일련의 학습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학습된 지식은 우리의 직관을 이루게 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 발휘된다.

이 직관은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식적인 사고의 수준을 뛰어넘기도 한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10년 전 고등학교 친구는 당시 엄청난 양의 공부를 소화하고 있었다. 수없이 많은 문제집을 푸는 과정에서 친구는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정보를 기억 어딘가에 저장했을 것이다(정답이 맞았을 때 느끼는 도파민 분출과 틀렸을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말이다). 그리고 같은 문제가 나왔을 때 친구의 직관은 신속하게 해답을 내놓은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의식이 이런 gut feeling을 방해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친구는 바로 그 점에서 실수를 한 것이다. 때로는 전전두피질이 변연계의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게 좋을 때도 있다. 전전두피질의 능력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친구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해답을 내놓고도 다시 의식을 써서 답을 망친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의사결정에서 이성과 감정이 담당하는 역할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심리학이나 신경과학 연구결과들을 다루고 있지만 내용이 재미있어서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는 '보기 드문' 책이다.

의사결정은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의사결정이란 언제나 어려운 것이다. 우리는 의사결정의 종류에 따라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고민한다. 마트에서 라면을 살 때는 뇌의 어떤 부위를 사용해야 하는가? 수능 시험에 정답을 고칠까 말까 고민할 때는? 이 여자랑 결혼을 할지 말지는?

완 벽한 결론은 없지만, 저자는 어느 정도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위에서 든 친구의 사례처럼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이 활용될 때는 속에서 우러나오는 직관(감정)을 믿어봐도 괜찮다는 것이다. 반면, 새로운 상황이거나 우리의 작업기억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가 주어진 상황이라면 이성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그래도 의사결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영역이다. 우리는 신이 아니기에 앞날을 예측할 수 없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쉽다. 결국 이성과 감정이라는 두 개의 도구를 어떻게 적절히 사용하는지가 핵심이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플라톤이 말한 마부와 말을 화해시켜서 의사결정 너머에 있는 저 이데아에 도착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세계 경제가 암흑기를 벗어나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는 요즘, 흥미로운 논무 한편이 게재되었다. 이 논문은 지능이 높은 사람이 경제학자(즉, 시장경제적 사고관) 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고 설명한다. 즉, 이들은 경제에 대해서 낙관적이고, 정부의 개입이 없는 자유시장체제의 이점을 높이 평가하며, 해외무역과 외국인 노동자의 이점을 인정하며, 적은 인력으로 높은 생산성을 구현하는 것을 가치있다고 평가한다. 이 논문의 저자인 Bryan CaplanGeorge Mason 대학의 경제학자다.



기존 연구는 오랜 교육을 받은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경제관이 경제학자들의 그것과 일치한다고 설명해왔다(pdf). Caplan와 그의 동료 Stephen Miller는 이런 연구들이 지능이라는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교육기간도 길 뿐더러, 지능이 경제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자들은 General Social Survey(GSS, 미국에서 2년마다 시행하는 전국적인 설문조사를 말한다 - 역자 주)의 응답을 분석했다. 이 설문지의 문항 중에는 경제와 관련된 문항뿐 아니라 언어적 아이큐를 묻는 테스트도 포함되어 있다.



저자들은 학력과 경제관의 관계가 지능이라는 요소를 고려하자 약해지는 것을 발견하고 지능이 경제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결론지었다. 물론, 경제관과 지능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교육이 지능을 바꾸지 못하지만 지능은 교육기간에 영향을 미친다면 지능이 경제관에 미치는 영향력은 교육보다 크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설사 교육이 지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더라도, '지능은 경제관을 예측하는 주요한 요인이다'라고 저자들은 설명했다.



높은 지능과 '시장경제적 사고'간 상관관계는 결국 경제학자들이 옳고 대중이 바보임을 의미할까? 이 질문에 저자들은 예일대 의사결정 전문가인 Shane Frederick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문제에 관해서라면 '지능이 높은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이 낫다. 하지만, '사과와 오렌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아인슈타인이 사과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의사결정에 불필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저 자들은 Frederick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경제학자와 높은 지능의 사람이 유사한 생각을 한다는 사실은 "경제학자가 옳고 대중이 틀렸다"라는 문장을 놓고 일반인과 전문가가 갈라지는 이유를 알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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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lan, B., and Miller, S. (2010). Intelligence makes people think like economists: Evidence from the General Social Survey. Intelligence, 38 (6), 636-647 DOI: 10.1016/j.intell.2010.09.005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 매니아


바리새인은  서서 따로 기도하여 이르되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 하고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이르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에 저 바리새인이 아니고 이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고 그의 집으로 내려갔느니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18장

더러워진 손을 깨끗이 씻을 때 인간은 신체적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깨끗해졌다고 느낀다. 그런데 도덕적으로 무결하다는 느낌이 다른 사람에 대한 가혹한 도덕 판단으로 이어진다. Chen-Bo Zhong 연구팀은 58명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실험실에 초대했다. 참가자 중 절반에게는 소독제로 손을 씻게 해서 실험실 장비들을 더럽히지 않게 했다. 그 다음 모든 학생들은 포르노나 쓰레기 투척같은 여섯 가지 이야기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했다. 참가자 중 손을 씼었던 학생들은 이야기에 대해 훨씬 가혹한 도덕적 비난을 했다.


이어진 실험에서는 수백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 참가자 중 일부에게는 "내 머리가 깨끗해지고 밝아진다. 내 숨이 상쾌해진다..."라고 적힌 짧은 문장을 읽게 해서 'clean'을 점화시켰다. 이 학생들은 더러움에 관한 문장을 읽은 학생들보다 16가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도덕적 비난을 강하게 했다.


세번째 실험은 두번째 실험과 동일하지만, 문장을 읽은 후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서 자신의 지능, 매력, 도덕적 특성에 순위를 매기게 했다. 두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깨끗함'에 관한 문장을 읽은 학생들은 가혹한 도덕적 비난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경향은 자신이 다른 참가자보다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우월성과 관련이 있었다(즉, 지능, 매력 등 다른 원인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청결의 행동은 자신의 도덕적 위상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 일종의 권리를 주는 것 같다'라고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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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hong, C., Strejcek, B., & Sivanathan, N. (2010). A clean self can render harsh moral judgment.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46 (5), 859-862 DOI: 10.1016/j.jesp.2010.04.003



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나는 리조트에서 2주동안 휴가를 보내고 돌아왔다. 나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다양한 음식의 유혹을 어떻게 이겨내는가였다. 그 중 몇 가지만 집어먹는다 해도,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훌쩍 뛰어넘었을 것이다.


내년에 출간될 he Consuming Instinct: What Juicy Burgers, Ferraris, Pornography, and Gift Giving Reveal About Human Nature (Prometheus Books, 2011)의 2장에서, 나는 음식을 소비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모두 탐색해봤다. 그 중 한 가지 요인인 다양성 효과(variety effect, see Remick, Polivy, & Pliner, 2009 for an excellent review of relevant studies)는 부페에서 제공된는 다양한 음식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여기 지난번에 올린 중국 부페에 관한 글을 참조해도 좋다.


다 양성 효과는 여러 방법을 통해 입증되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한 가지 맛인 요구르트보다 세 가지 맛의 요구르트를 제공받았을 때 훨씬 많은 양을 먹는다. 이 결과들에서 주목할 점은 음식의 맛, 질감, 향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각적 단서가 다양성 효과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한 가지 색의 M&M 캔디를 제공한다면 세 가지 색의 캔디를 제공할 때보다 적게 먹을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파스타의 모양은(한 가지 모양 VS 여러가지 모양) 파스타 소비량에 영향을 미친다. 캔디의 색이나 파스타의 모양은 음식의 질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지만, 다양성을 추구하는 우리 욕구를 촉발시킨다는 것이다.


음식 심리학자인 Paul Rozin은 인간이 음식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1)음식에 있을지 모르는 독성이나 병균으로부터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 (2) 몸에 필요한 다양한 성분을 고루 섭취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결국 음식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은 일종의 적응으로 볼 수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부적절한 현상일 수도 있다.


다양성은 흥미롭지만 위험할수도 있다. 나는 휴가 동안 음식의 유혹을 최대한 잘 참아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60~90분의 운동을 매일 해야만 했다.


Ciao for now.



출처: CBC News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빠른 의사결정은 당신의 뇌가 광대역인지 일반 전화선인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적으로 조직된 연구진이 화요일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린 논문을 통해 의사결정의 유연성이 뇌의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As you get older, the bandwidth gets slower and slower.'— Scott Brown
빠른 의사결정은 오류를 범하기 쉬운 반면 심사숙고는 속도가 느리지만 정확하다고 호주 연구팀인 Scott Brown(associate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Newcastle's cognition laboratory)은 말했다.

이런 속도-정확성 간 trade-off는 사람들이 두 가지 의사결정 방법을 때에 따라 적절히 스위칭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인지적 유연성이 어떤 신경학적 근거에서 비롯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Broadband or dial-up?


영 국, 독일, 네덜란드의 연구진으로 이루어진 이 연구팀은 의사결정의 유연성을 설명해줄 뇌 기제를 찾았다. 그들은 뇌의 피질과 기저핵(basal ganglia)의 선조(striatum)를 연결하는 뉴런의 두께가 인지적 유연성을 설명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치 광대역이나 일반 전화망을 사용하는 경우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단순한 물리적 측정만으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브라운은 개인마다 뇌의 연결망 두께가 왜 다른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마 뇌를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되는 원리와 같을 겁니다".

또 그들은 이 뇌 속의 연결망이 노화와 함께 얇아진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당신이 나이를 먹을 수록 광대역망이 점점 느려지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MRI scans measure fibre thickness


실험을 위해 참가자들은 MRI 스캔을 받았고 연구자들은 피질과 선조를 연결하는 'fibres'의 두께를 측정했다.

브라운은 이 기술이 회백질을 관통하는 미세한 신경섬유까지 추적할 수 있고, 섬유의 숫자와 두께까지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측정은 참가자가 의사결정을 하고 있지 않을 때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또 즉각적인 의사결정 또는 심사숙고하는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연구팀은 뇌 부위간 두꺼운 연결망이 빠른-심사숙고하는 의사결정간 스위칭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연구가 9명의 참가자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기존 연구(MRI 스캔을 포함하는)를 통해 이 발견을 다시 검증했다.


'Train the brain'


브라운은 자신들의 연구가 노화에 따른 인지적 퇴화를 도울 수 있다고 말한다.

"노화를 겪는 단계에서 사람은 느려진게 됩니다. 우리가 이 느려짐을 이해할 수 있다면 효과를 분리해서 볼 수 있게 되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존 견해는 노인들이 느리고 신중한 이유는 그들이 스스로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연구는 노인들의 의사결정이 뇌 연결이 얇아지면서 느리고 신중하게 변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브라운은 노인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는지 연구를 진행중이다.

 

 

출처: Psychology Today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자신을 죽이는 선택

 

우리는 우리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자신을 죽일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특히 담배나 폭음, 과식처럼 중독성 있는 대상의 경우가 그렇다. 담배를 피거나 폭식할 때마다 보다 바람직한 대안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최근 behavioral economist Dan Ariely가 블로그에 소개한 논문에 의하면, 미국에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의 44.5%가 개인적 의사결정 때문인 것이라고 한다. 1900년의 경우 자신의 실수로 죽는 사람이 5%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이 결과는 한편으로 우리가 죽음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operations research 교수인 Ralph Keeney가 쓴 이 논문(pdf here) 은, 개인적 의사결정을 '개인이 둘 또는 그 이상의 대안을 선택할 수 있고 개인이 이를 자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공공기관이나 기존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논문은 사망률과 개인적 의사결정 간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분석 결과 2000년도에 사망한 240만명 중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사망했고, 대부분 다른 대안을 선택했으면 사망을 피할 수 있는 경우였다. 개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 사망원인의 46%는 심장관련 문제였고 66%가 암으로 인한 사망이었으며 이들 대부분 개인적 의사결정으로 인한 것이었다. 15-64세 사망의 55% 역시 잘못된 의사결정에 의한 것이었으며, 총 94%의 사망이 자신의 의사결정으로 인한 결과였다.

이중 흡연과 비만으로 인한 사망이 당연 큰 비중을 차지했다(40%). 그 뒤를 이어 음주(6%), 교통사고와 같이 피할 수 없는 사고(4%), 자살(3%) 순이었다.

 

 

 

현명한 선택

 

우리의 의사결정이 자신의 조기사망률과 관련있다면,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어떻게 하면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

 

Ariely는 우리가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여러 차원에서 분석해봤다. 그는 Keeney의 연구를 보고 "우리 수명을 연장하는 외부적 요인에 의존하지 말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는 법을 배워서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그는 이를 위해서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경제적 요인

 

분명히 이는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새로 나온 연구들이 모두 외부적 환경을 고려대상에서 제외하지는 않는다. 사회에는 분명 우리의 복지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힘이 있다.

 

예를 들면, 비만은 전체 인구 중에서 유독 빈곤층에서 더 심각하다. 이는 가난한 사람들이 건강한 식단을 유지할 돈이 없기 때문일까? 분명 이런 이유는 빈곤층 비만의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작가인 Ta-Nehisi Coates가 지적했듯이, 빈곤층의 경우 가난에 허덕이는 와중에 잠시라도 먹는 것(특히 단 음식)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The Persistence of Poverty (Hardcover)

Karelis|Charles

YALEUNIVPR 2007.01.26

지난 주 Vaughan Bell 는 철학자인 Charles Karelis가 쓴 'The Persistence of Poverty'를 소개했다. 저자는 가난이 가난을 낳는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만약 당신이 삶에서 많은 짐을 지고 있다면 - 실업, 비만, 범죄 등 - 그 중 한 가지를 해결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기 때문에 결국 아무것도 해결하려 들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 Boston Globe가 이 책에 대해 내놓은 리뷰를 인용한다.

 

Karelis의 주장대로 우리가 가난한 경우, 우리가 보는 세상은 소비해야 할 물건들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보이기 시작한다. 이는 벌 하나가 날아들어오는 것과 유사하다. 벌이 한 마리만 날아들면 이를 쫓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벌 수십마리가 달려들면 한 마리를 쫓기 위한 동기가 줄어들게 된다(어차피 다른 녀석이 쏠 테니까). 우리가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을 수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기 쉽다.

이는 사회경제적 힘이 개인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그러나 평론가들은 이 이론을 지지할만한 실제적 증거가 많지 않다고 비판한다. 즉 검증이 아직 덜 된 것이다. 사회 과학자들이 이런 개인의 의사결정 문제를 좀 더 연구해야 할 것이다.

출처: BPS Research Digest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동물은 배가 고플수록 음식을 찾는 과정에서 위험을 감수하기 쉽다. Mkael Symmonds은 대사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인간의 본능이 재정과 관련된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9명의 남성 참가자들은 도박에 참여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세 집단으로 분류되었다. 한 집단은 아침을 먹은지 14시간이 지난 상태였고, 두번째 집단은 밥을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세번째 집단은 식사 후 1시간 반이 경과한 상태였다. 참가자들은 도박과제에서 두 가지 옵션을 선택하게 된다. 그 중 하나는 다른 대안보다 훨씬 위험하지만(돈을 잃을 위험이 있을 것이다 - 역자 주) 재수가 좋을 경우 훨씬 많은 돈을 딸 수 있는 대안이다.

식사의 효과는 위험 회피(risk aversion)와 관계가 있었다. 지방조직이 많고 렙틴(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의 기저수준이 높은 남성의 경우 위험한 대안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식사 직후 과제를 수행한 경우 위험한 옵션을 피하는 경향이 있음을 말해준다. 반면 지방 조직이 적고 렙틴 수준이 낮은 사람은 위험 회피를 덜 보였는데, 재미있는 건 식사를 하고 나면 이런 모험 감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어쨌든 인간의 행동은 배고픈 동물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행동과 유사한 것 같다.

식사 후 한시간 정도 지나면 호르몬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예상한대로 식사 후 한시간이 지나나 남성은 acyl-ghrelin(식욕을 높이는 호르몬) 수치가 떨어졌고 도박 게임에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 결과는 동물의 먹이 탐색과 비슷하다'라고 연구자는 말했다. '대사 수준의 변화는 행동의 변화를 유발해서 대사 수준의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배가 고프면 위험을 감수하는 반면, 배가 부르면 위험을 회피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경향이 경제 영역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가 다이어트 하는 사람, 비만인 사람, 섭식 장애를 겪는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Prandial ghrelin 억제는 비만을 줄인다' Symmonds와 동료들은 말했다. Thus we predict greater risk-seeking in obese individuals following feeding, augmented by larger immediate post-prandial effects on risk taking due to higher baseline adiposity(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뚱뚱한 사람은 항상 배가 고파서 위험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 같다 - 역자 주). 이 기제는 비만인 사람이 충동적이거나 보상을 구하는 등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이유를 지지한다. 우리는 또 매우 낮은 수준의 에너지를 보유한 사람(i.e. 섭식장애를 겪고 있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의 의사결정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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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monds, M., Emmanuel, J., Drew, M., Batterham, R., & Dolan, R. (2010). Metabolic State Alters Economic Decision Making under Risk in Humans. PLoS ONE, 5 (6) DOI: 10.1371/journal.pone.0011090

출처:


직 업을 구하는 중인가? 당신의 이력서를 철해놓은 클립보드의 무게가 구직을 좌우할 수 있다. 에누리 중인가? 딱딱한 의자에 앉는 것이 흥정을 쉽게 만들 수도 있다. 이 논라운 두 결론을 실은 논문이 Science에 실렸다. 이 논문은 우리가 만지는 물체의 감각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Josh Ackerman과 하버드와 예일대 심리학교수인 Chris Nocera, John Bargh는 6개의 실험을 통해 물체의 무게, 질감, 딱딱함이 이와 관련없는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했다. 이들의 결과는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 이 개념은 신체의 감각이 우리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 실험에서 54명의 참가자는 구직자의 이력서를 보고 구직자를 판단하게 된다. 이 때 이력서는 무거운 클립보드 또는 가벼운 클립보드로 철 했다. 무거운 클립보드 조건의 참가자들은 가벼운 조건보다 구직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해당 직위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또 이들은 가벼운 클립보드를 받은 사람보다 구직자 평가는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이를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들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무거운 클립보드를 제시받은 집단은 구직자가 취직 후 동료들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이 결과는 무게가 구직자의 능력이나 신중함에 영향을 미쳤지만, 사회적 관계와는 관련이 없음을 보여준다. 이는 참가자의 의사결정이 외부적 요인에 의해 영향 받았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체의 무게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두번째 실험이 진행되었다. 이번에는 43명의 참가자가 'social action survey'라는 설문지를 작성했다. 이 설문지는 여러가지 공공정책이 정부로부터 얼마만큼의 자금을 지원받아야 하는지를 물어보고 있다. 이번에도 클립보드의 무게는 참가자들의 반응에 영향을 미쳤고,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남자는 설문지가 무거운 클립보드와 함께 제시된 경우 더 많은 돈을 기부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은 무겁거나 가볍거나 의사결정에 차이가 없었다.


그 다음, 연구자는 물체의 질감이 사회적 상호작용의 지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참가자는 다소 관계가 불투명한 두 사람의 상호작용을 기술한 문장을 읽게 된다. 그 후 이 상황에 대한 인상을 평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적대적이었는지 아니면 우호적이었는지, 경쟁적이거나 협력적이었는지를 평가한다. 그 전에, 참가자들은 다섯 조각의 퍼즐을 완성하는 과제를 먼저 하게 된다. 그 중 한가지 버젼은 퍼즐조각이 거친 사포로 만든 것이었고, 다른 버전은 표면이 매끄러운 퍼즐조각이었다. 거친 퍼즐조각을 수행했던 집단은 두 사람의 관계를 훨씬 적대적이고 경쟁적으로 인식했다.


질감은 사회적 상황에 대한 판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참가자들은 거칠거나 매끄러운 퍼즐조각을 맞추는 과제를 수행한 뒤 Ultimatum 게임을 하게 된다. 이 게임에서 참가자들은 5만원짜리 복권 10장을 받게 되고 또 다른 참가자에게 10장중 주고 싶은 만큼을 줄 수 있다. 만약 또 다른 참가자가 이를 받지 않고 거부하면 모든 복권(첫번째 참가자의 복권까지 포함해서)이 몰수된다(따라서 첫번째 참가자가 욕심을 부리고 인색하게 군다면, 두번째 참가자는 이 제안을 거부해서 첫번째 참가자를 응징할 수 있는 것이다- 역자 주). 거친 질감의 퍼즐조각을 맞췄던 참가자들은 또 다른 참가자에게 티켓을 많이 주는 경향이 있었다. 거친 촉감이 이들로 하여금 상황이 비우호적이라고 판단하게 만들었고, 결국 참가자는 또 다른 참가자가 복권 받기를 거부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훨씬 많은 티켓을 준 것이다.


연구자들은 다음으로 물체의 딱딱함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한 무리의 참가자들에게 마술을 보여준 뒤 이 마술을 어떻게 했는지 알아내 보라고 물어봤다. 마술을 보기 전에 참가자들은 마술에 사용된 물체를 직접 검사할 기회를 가졌다. 마술에 사용된 물체는 부드러운 담요 조각과 딱딱한 나무 블록이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에게 마술은 잠시 접어두고 두 사람(상사와 직원)의 대화를 본 다음  받은 인상을 평가하라고 지시한다. 담요를 검사했던 집단은 나무 블록을 검사했던 참가자보다 직원이 친절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질감은 물건 값을 흥정하는 상황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위 연구들의 경우 참가자가 물건을 직접 만져보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간접적인 접촉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딱딱한 나무 의자나 푹신한 쿠션에 앉게 된다. 참가자가 할 일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가상의 직원이 주는 인상을 평가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할일은 $16,500짜리 새 차를 사면서 흥정 하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이다. 상상속에서 참가자들은 두 가지 제안을 하게 되는데 첫번째 제안은 물건 값을 너무 깎는 것이라 판매자가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딱딱한 의자에 앉았던 집단은 푹신한 의자에 앉은 집단보다 안정적이고 덜 정서적이었다. 이들은 첫번째로 제안했던 값보다 물건 값을 덜 깎는 경향을 보였다.


이 연구들은 촉감이 연관 없어 보이는 인상 형성과 의사결정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딱딱함은 엄격함, 거침, 어려움과 관련이 있고 무거운 물건은 seriousness와 관련이 있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은유는 이런 연상관계를 뒷받침한다. 우리는 가끔 저 사람이 'hard hearted'일고 표현하고, "rough day"라는 표현을 쓰거나 심각한 일을 "weighty"라고 표현한다. 무게와 질감, 경도는 우리 머리 속에서 특정 생각을 점화하는 역할을 하고, 연관되는 개념들을 불러내는 것 같다. 이 결과는 '촉각적 전술'이 구직이나 마케팅, 협상에 유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Reference
Ackerman, J., et al. (2010). Incidental Haptic Sensations Influence Social Judgments and Decisions. Science 328: 1712-1715. DOI: 10.1126/science.1189993.

Posted by 인지심리학 Mania

 

다음 진술을 생각해보자.

"red if and only if square, or else red."

[여기서 if and only if는 필충조건(red->square가 참이면 square->red도 참인 경우)을 말하며, or else는 배타적 이접(a가 참이면 b는 거짓이어야 하고, b가 참이면 a가 거짓이어야 한다)을 말한다]

 

이 진술을 참이라고 충족시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몇 가지 있을까?

사람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상상한다.

1. red & square인 경우

2. red인 경우

 

사람들이 생각한 경우의 수 중 1번은 틀렸다. red & square인 경우 콤마 앞 문장은 참임을 충족하지만, 콤마 뒷 문장도 참임을 충족하기 때문이다(다시한번 말하지만, 배타적 이접인 경우 두 문장 중 하나는 참이고 나머지는 거짓이어야 한다).

정답을 제대로 가려내기 위해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따져봐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1. red & square

2. red & ~square

3. ~red & square

4. ~red & ~square

(~은 부정을 의미)

진술문이 참임을 충족하는 경우는 2번과 4번의 경우다.

 

그럼 사람들은 왜 이런 오류를 범할까?

Mental model 이론은 사람들이 작업기억의 한계 때문에 연역 추리에서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떠올리지 못한다고 한다. 특히 위 문제처럼 복잡한 문제가 주어지면, 콤마 앞 문장을 근거로 가능한 수를 떠올리거나 콤마 뒷 문장을 충족하는 경우만을 생각한다고 한다. 또, 부정 사례(~)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떠올린 경우의 수가 정답과 운 좋게 일치한다면 다행이지만, 자신이 생각 못한 경우의 수 중 참임을 충족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경우의 수가 복잡한 문제일 수록 틀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험

 

오늘 소개할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세 가지 종류의 질문을 참가자에게 보여줬다.

 

basic control 문제는 사람들이 떠올린 정답과 실제 정답이 우연히 맞아떨어지는 경우다.

if a then b, and a

subset control 문제는 사람들이 떠올린 정답이 실제 정답인 경우의 수 중 일부와 일치하는 경우다.

a if and only if b, or b

illusion 조건의 문제는 사람들이 떠올린 정답이 실제 정답인 경우의 수와 하나도 일치하지 않는 경우다.

a if and only if b, or else b

 

   Mental model이 예상한 사람들의 정답 정답(가능한 경우를 모두 고려해야 알 수 있음)
 basic control  a b a b 
 subset control

 a

 a b

 ~a ~b

   a ~b

   a   b

 illusion

 a b

    b

 ~a ~b

 

 

 

 

참가자는 문제를 보고 진술이 참임을 충족하는 경우의 수를 모두 나열해야 한다. 그 다음 참가자의 답과 실제 답을 비교해서 정답률을 확인해봤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실험 결과 illusions 조건에서 정답률이 저조했다. 결국 인간은 mental model이 설명하는 방식대로 경우의 수를 제한적으로 떠올림을 의미한다. 만약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떠올렸다면 정답률이 낮아지지 않았을 것이다.

 

 

논의

 

인간의 지식은 수많은 불린(Boolean)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야구경기에서 '볼'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은 상태에서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경우'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개념은 이렇게 여러 조건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며, 그 결합에는 부정(e.g., '않은')을 포함한다.

문제는 개념이 조금만 복잡해져도 인간이 쉽게 오류에 빠진다는 점이다. 배타적 이접같은 복잡한 진술을 접하게 되면 언급이 빠져있는 사례를 떠올리지 못하거나, 부정 사례를 떠올리지 못하는 경향으로 인해 복잡한 개념을 오해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이 논문의 세번째 실험에서는 인간의 일반적 지식이 이런 오류를 피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논문을 참조하길 바란다.

 

Reference

Geoffrey P.Goodwin, P.N. Johnson-Laird(2010), Conceptual illusion, Cognition,

출처: Research Blogging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램프 고르기


당 신이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떨어졌다고 상상해보자. 그 곳에는 램프 두 개가 있다. 하나는 3개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램프다. 나머지 다른 하나는 다소 변덕스러운 램프다. 어떤 경우는 1개의 소원만 들어주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7개의 소원을 들어준다. 결국 이 램프를 문지를 때 소원이 1개만 이루어질지 7개가 이루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 우리가 있는 곳은 '램프가 희귀한' 사막이다. 내일 다시 이와 동일한 두 개의 램프와 맞닥뜨릴 수 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이 램프와 다시 조우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당신은 두 개의 램프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Figure 1: If you're lucky, the genie will have the voice of Robin Williams and will sing to you.


종전 연구들은 우리가 위험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무언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인간은 보다 안전한 대안을 선택한다. 그러나 '램프가 희귀한 사막'에서라면 인간은 모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 이 램프와 언제 다시 마주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원은 희소성이라는 속성을 가진다. 기회는 흔한 것이 아니므로 할 수 있을 때 많은 소원을 빌어야 할 것이다.


동물들도 우리와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음식을 얻고 맹수를 피한다는 점에서는 인간과 다르지만 말이다. 자연 선택은 진화 과정에서 환경에 적합한 특정 의사결정 메카니즘을 선호했을 것이다. 동물들의 위험 선호(Risk preference)의 정도는 각각 다르다. 이런 변산성은 동물들이 자신에 환경에 맞게끔 의사결정 전략을 바꾼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만약 위험한 대안의 위험성이 그다지 크지 않고, 다른 자원들을 주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면 위험한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동물들에게는 최선의 결정일 것이다.



침팬지와 보노보의 차이


그 럼 정말 먹이를 구하는 생태와 의사결정 메카니즘은 연관이 있을까? 아니면 종 간의 의사결정 차이가 단순히 요구특성(참가자들이 특정 방식, 대개 독립변인의 수준과 무관하게 실험의 가설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반응하게끔 만드는 실험자의 특성- 역자 주)을 반영한 것일까? 하버드와 듀크대의 연구자들은 이 문제를 파헤쳐보고자 했다. 이들은 침팬지와 보노보(피그미 침팬지)의 먹이 생태가 위험 선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가정했다.


침팬지와 보노보는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나왔지만 몇가지 다른 점이 있다. 이들은 다른 지역에서 서식하며, 다른 자원을 사용한다. 침팬지와 보노보는 채식이 위주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보노보의 경우 먹이를 사시사철 아무곳에서나 구할 수 있는 곳에 산다. 이런 풍족한 환경에서 살다보니 보노보는 먹이를 구하는 행동과 관련해서 위험을 피하는 반면, 침팬지는 먹이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


또 다른 차이점은 침팬지의 경우 먹이를 구하기 위해 원숭이도 사냥한다는 점이다. 이 대안은 확실히 위험하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보노보는 먹이가 풍부한 반면 침팬지는 다소 궁핍한 삶을 영위하며 따라서 경쟁이 발생한다. 따라서 보노보는 침팬지에 비해 위험을 피하는 성향이 강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아까 예로 든 이야기를 빌려오자면, 보노보는 '램프가 풍성한 사막'에 살고 있는 것이다. 1 or 7이라는 위험한 대안보다는 3개의 소원을 들어주는 확실한 램프를 선호하는 것이다. 반면 침팬지는 '램프가 희귀한 사막'에 살고 있다. 3개의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보다 위험하더라도 7개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대박을 노리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런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실험


Figure 2: Researcher Brian Hare with Malou, a bonobo from Lola. Click to embiggen.


독일 라이프치히 동물원의 Primate Research Center는 5마리의 침팬지와 5마리의 보노보(각각 남 3, 여 2로 구성)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10마리는 모두 사육되었으며 사육과정에서 먹이를 항상 제공했고 물도 마음대로 마실 수 있었다. 10마리 모두 이전에 인지/행동과 관련된 실험에 참가한 경험이 있었다. 원숭이들에게는 야채와 과일을 매일 제공했고 고기도 일주일당 1번 꼴로 제공했다(이 패턴은 테스트를 하는 동안에도 유지되었다). 원숭이들이 우리에 갇혀서 지냈고 음식을 정기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험 결과에서 두 종 간 차이가 난다면 이는 전적으로 유전적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먼저 연구자들은 원숭이들이 숫자를 구분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원숭이들이 포도 네 송이와 일곱 송이를 구분할 수 있을까? 원숭이들은 전부 이 차이를 구분할 수 있었고, 연구자들은 실험을 진행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Figure 3: Experimental Apparatus. Chimps and bonobos chose between fixed and risky rewards, hidden under the bowls.


실험에서 원숭이들은 각각 다른 색상과 모양을 가진 2개의 그릇이 엎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한 그릇 아래에는 언제나 포도 4송이가 있다. 두번째 그릇 아래에는 포도가 1송이만 있거나 7송이가 있다. 확률은 각각 50%이다. 전자는 고정된 보상을, 후자는 위험한 대안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험을 진행하기 전, 연구자들은 그릇과 보상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원숭이들을 학습시켰다. 어떤 경우는 포도 4송이를 의미하는 그릇만 제시했고, 다른 경우는 '1 or 7' 그릇만 제시했다. 원숭이들이 이 그릇과 익숙해지도록 만든 다음, 총 3 세션에 걸쳐 실험이 진행되었다. 한 세션당 20 trial이 진행된다.


Figure 4: Results. Bonobos in slashed bars, chimpanzees in black bars. Values represent the proportion of trials when the fixed option was chosen, with standard error.


결과는 매우 명확했다. 침팬지는 실험 전체에 걸쳐 위험을 추구했다(1 or 7). 침팬지는 회기가 계속될수록 위험을 점점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보노보는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었다(포도 4송이를 선택). 두 집단을 비교했을 때 침팬지는 보노보보다 위험을 더 추구했다. 5마리 중 4마리가 위험을 선호했으며, 보노보는 5마리 모두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외에 성별이나 나이에 따른 영향은 없었다.


이런 차이는 원숭이들이 숫자 계산을 못 하기 때문이 아니다(원숭이들이 4송이와 7송이를 구분할 수 있었음을 기억해보자). 원숭이들이 일관되게 큰 수의 포도송이를 고른 것을 보면, 이 결과가 원숭이의 동기로 인한 결과도 아님을 보여준다.



논의


침 팬지와 보노보는 동일한 과제에서 전혀 다른 의사결정 전략을 사용했다. 침팬지가 위험 선호를 추구하는 반면, 보노보는 안전을 선택했다. 물론 이 결과는 두 종이 동물원의 다른 곳에서 살고있으며, 두 종간 문화가 다르다는 사실을 반영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종이 모두 우리에 갇혀서 사육되었고 음식을 정기적으로 제공받은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런 차이가 선천적 - 즉 진화 과정에서 발달한 인지 전략 - 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불어, 이 연구를 뒷받침하는 수렴적 증거가 있다. 다른 연구결과는 침팬지가 보노보에 비해 더 큰 보상을 얻기 위해서 오래 기다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서 보상의 지연이 증가함은 '위험'을 의미한다. 침팬지가 더 오래 기다렸다는 사실을 위험을 더 감수한다는 의미이다.


이 시점에서 독자는 왜 우리가 원숭이의 의사결정 전략을 연구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지 모른다. 한가지 대답은 인간 역시 이들의 의사결정과 다를 바 없는 전략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은 먹이를 구하거나 기타 진화에 적합한 방식으로 발전했다. 경제적 선호에 관한 진화적 접근은 인간의 본성을 보다 예리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해 준다.


Reference

Heilbronner, S., Rosati, A., Stevens, J., Hare, B., & Hauser, M. (2008). A fruit in the hand or two in the bush? Divergent risk preferences in chimpanzees and bonobos Biology Letters, 4 (3), 246-249 DOI: 10.1098/rsbl.2008.0081

출처: scienceDaily (May 28, 2010)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최 근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MGH)의 과학자들이 PLoS ONE에 게재한 논문에 의하면, 인간이 환경 속에서 특정 대상에 접근/회피하는 행동은 수학적 패턴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이런 패턴들은 과학적 법칙과 같은 엄격한 기준에 부합하는 것처럼 보인다. 추후 연구가 진행된다면 이를 통해 심리적 장애를 진단하는 도구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논문의 저자인 Hans Breiter(principal investigator of the MGH Phenotype Genotype Project in Addiction and Mood Disorder http://pgp.mgh.harvard.edu) 는'과학에서는 현상을 예측하기 위해 엄격한 법칙을 적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중요하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을 수학같은 법칙을 적용해서 설명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무의식적 선호가 이렇게 법칙에 의거해 결정된다는 이번 발견은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 패턴 -- 연구자들은 이를 상대적 선호 이론(relative preference theory)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 은 보상과 회피에 관한 기존 이론들을 하나로 통합하여 설명한다.


연구자들은 몇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건강한 참가자들은 일련의 사진을 보게 되는데, 다음 사진을 보려면 키보드를 눌러야 한다(따라서 참가자마다 각 사진을 응시하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 집단의 참가자들은 사람 얼굴을 보게 된다(평균한 남자 얼굴, 평균한 여자 얼굴, 매력적인 남자 얼굴, 매력적인 여자얼굴). 두번째 집단은 어린이, 음식, 스포츠, 악기에서부터 전쟁, 재해, 마약 주입 도구 사진을 보게 된다. 세번째 집단은 이틀에 걸쳐 4가지의 다른 음식을 보게 된다. 그 중 두 사진은 일반적인 음식인 반면, 나머지 하나는 이상한 색상을 띤 음식, 나머지 하나는 아직 조리되지 않은 상태의 식재료이다. 세번째 집단은 배고픈 채로 사진들을 보거나, 식사 직후 사진들을 보게 된다.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특정 사진을 보는 시간이 증가했는지, 감소했는지, 변화가 없었는지를 관찰하게 된다.


세가지 실험 결과 집단이나 개인에게서 동일한 패턴이 관찰되었고, 사람간 다소 차이가 있는 패턴도 발견되었다. 이 패턴들은 집단이나 개인이 특정 대상에 어떻게 접근하거나 피하는지, 대상에 대한 가치가 어떻게 부여되는지, 특정 대상에 대한 가치가 동종의 대상에게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떻게 특정 대상을 강하게 선호하거나 피하는지 말해주고 있다.


저자들은 이 패턴들이 보상과 회피에 관한 세 가지 이론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망이론은 사람들이 긍정적 결과를 얻는 것보다 부정적 결과를 회피하는 쪽으로 편향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the matching law, which describes how the rates of response to multiple stimuli are proportional to the amount of reward attributed to each stimulus. alliesthesia는 특정 대상의 가치가 그 대상의 희소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배고픈 사람은 배부른 사람보다 음식에 더 큰 가치를 둔다.


relative preference theory(RPT)는 대상의 내재적 가치가 선호와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함으로써 외재적 힘에 의해 가치가 부여된다고 설명하는 기존이론과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전반적인 경제가 달러의 가치를 어떻게 결정하는지 -- 이 논문에서 발견한 패턴은 집단이나 개인에서 동일하게 관찰되었다(이런 관계를 scaling이라고 한다)


Anne Blood는 "행동 패턴이 정형화된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면 이 패턴들은 수학적으로 기술될 수 있어야 하며, 여러 종류의 대상에서 반복해서 관찰되어야 하고, 통계적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어야 하며, 여러 수준의 측정에서도 scaling을 보여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ive preference theory는 이런 기준을 충족시킨다. 하지만 이번 관찰들은 추후 다른 연구를 통해 검증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우리 연구팀은 이 RPT 패턴이 우울증이나 중독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의 최종 목적은 RPT를 심리적 장애를 진단하는 인터넷 도구로 활용하려는 데 있다" MGH의 초기 연구는 RPT와 뇌의 보상계 간 연결고리가 있음을 fMRI를 통해 밝혀냈으며, 유전적 변산성의 정도와도 연결시켰다.


Additional co -authors of the PLoS ONE paper are lead author Byoungwoo Kim, MGH Imaging and Psychiatry; Myungjoo Lee, and Sang Lee, MGH Imaging and Psychiatry; David Kennedy, PhD, MGH Neurology; Roy Perlis, MD, Jordan Smoller, MD and Maurizio Fava, MD, MGH Psychiatry; Robert Morris, MGH Imaging; David Kennedy, MGH Neurology; and Joseph Lehar, PhD, Boston University Bioinformatics. The research was funded by grants from the White House Office of National Drug Control Policy, the 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 the National Institute of Neurological Disorders and Stroke, and the National Center for Research Resources.


Reference
Byoung Woo Kim, David N. Kennedy, Joseph Lehár, Myung Joo Lee, Anne J. Blood, Sang Lee, Roy H. Perlis, Jordan W. Smoller, Robert Morris, Maurizio Fava, Hans C. Breiter, for the Phenotype Genotype Project in Addiction and Mood Disorders (PGP). Recurrent, Robust and Scalable Patterns Underlie Human Approach and Avoidance. PLoS ONE, 2010; DOI: 10.1371/journal.pone.0010613
Posted by 인지심리학 매니아




당신이 판사라고 가정하자. 사건 기록을 읽으려고 하는데 글씨가 너무 희미해서 잘 읽을 수가 없다. 한참을 봐도 글씨가 희미해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제 다른 사건 기록을 읽는다. 이번에는 글씨가 선명하고 읽기가 수월하다.

글씨가 선명했던 사건기록의 피고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형량을 덜 받을까? 정답을 맞춰보라.


정답은 놀랍게도 '그렇다'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1. Processing fluency
사 람이 어떤 정보를 처리하면서 '이해하기 쉽다' 또는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느끼는 것을 Processing fluency라고 한다. 즉, 인지적 처리과정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 난이도를 말한다. 공부를 하는데 책이 너무 어려우면 그 책은 disfluent한 책이고, 쉽다면 fluent한 책이다.

정보처리가 용이한 정보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 쉽다(Hedonic marking hypothesis). 복잡한 내용을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 호감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또 Naive theory에 의하면 쉽게 처리되는 내용은 친숙하거나 진실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보통 두번 본 책은 한 번 본 책보다 이해가 쉽다. 친숙하기 때문에 이해가 쉬운 것이다. 이런 사실 때문에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무언가를 발견하면 그 이유는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이 Processing fluency가 도덕적 판단과 무슨 상관 있을까? Hedonic marking 가설에 의하면 쉽게 처리되는 정보는 비난을 덜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해하기 쉬운 사건기록의 피고인은 형량을 가볍게 받을 것이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이것 외에도 fluency가 불일치하는 경우(Discrepant fluency)가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판단했다. 지저분하게 씌여진 사건기록만 보다가 깨끗하게 씌여진 기록을 봤을 때, 그 피고인에게 가벼운 형량을 주기 쉽다는 것이다. 즉, 일종의 대비효과인 셈이다.

이 두 가설이 과연 맞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2. 실험
실험 참가자들은 6개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읽게 된다.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는 유인물에는 Punch 스토리(다른 사람을 주먹으로 때리다), Flag 스토리(교사가 국기를 불태우다) 등 비도덕적 행동을 적혀 있다.
그런데 어떤 경우는 이야기가 적힌 종이의 음영을 조절해서 글씨가 잘 안 보이게 해 놨다. 다른 경우는 글씨가 선명하게 조작했다. Perceptual fluency를 조작한 것이다.



참가자 1에게 나눠준 유인물의 스토리 순서
Punch
Flag
Deface
Dog
 Hitler Kiss
참가자 2의 경우
 Punch Flag
Deface
Dog
Hitler
Kiss
(회색 음영: 글씨가 잘 안 보이는 경우)

실험 결과 글씨가 잘 보이는 경우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비난이 감소했다. Hedonic marking 가설이 지지된 것이다. 또 4번 스토리(특히 글씨가 잘 안 보이다가 갑자기 잘 보이는 경우; 참가자 2)의 경우 비난이 현저히 감소했다. 이는 Discrepant fluency가 지지된 것이다. 일종의 대비효과로 인해, 글씨가 잘 보이는 경우 비난을 덜 받게 된 것이다.






3. 논의
인 간의 도덕적 판단에 대해 기존 학설은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해 왔다. 글씨를 잘 썼는지, 내용이 기분 나쁜지 등 기타 요인은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합리적이므로 오로지 내용의 객관적 사실만을 근거로 도덕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Haidt가 인간의 도덕적 판단이 직관에 의존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도덕적 판단은 합리적이라기 보다는 직관적이며, 내용 외에 다른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물리적 지각이 수월한지 여부가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이 논문은 물리적 지각만을 다루었다. 그러나 conceptual fluency의 경우도 이와 동일할까? '내용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정보가 긍정적 평가를 받을까? 추후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파출소에 가서 사건 경위서를 쓸 때는 최대한 또박또박, 알아보기 쉽게 써야 한다. 또 내용도 이해하기 쉽게 써야 할지 모른다(만약 conceptual fluency도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면).


Simon M. Laham et al, Easy on the mind, easy on the wrongdoer: Discrepantly fluent violations
are deemed less morally wrong, Cognition, 2009

출처: Ingenious Monkey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당신은 몇 년 전 youtube videos를 통해 Food Network의 유명한 TV show인 “The Iron Chef”에서 역하자극을 이용해 맥도날드 광고를 했던 영상을 봤을 것이다(Food Network는 맥도날드 로고를 깜박거리면서 계속 보여줬던 이 영상이 기술적 문제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a statement).

 

그런데, 이렇게 맥도날드의 황금 아치 로고를 계속 보여줄 경우 사람들이 인내심을 잃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린 이 논문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실험1

연 구자는 첫 번째 실험에서 토론토 대학 학생들에게 컴퓨터 화면 한 가운데를 주시하라고 말했다. 이 모니터에서 특정 이미지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겨우 80ms, 즉 80/1000초). 이 자극은 굉장히 빨라서 설사 눈에 보여질지라도 자극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의식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참가자의 절반에게 보여준 그림은 잘 알려진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맥도날드, KFC, Subway, TacoBell, 버거킹, Wendy’s)이었고, 나머지 참가자들은 사각형을 봤다.

이렇게 무의식적 점화를 한 다음, 참가자들은 29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지시문을 읽고, 320단어로 이루어진 토론토에 대한 설명을 읽었다. 글을 다 읽으면 컴퓨터 키를 눌러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방식이 사용되었다.

 

참가자가 글 읽는 속도를 비교해본 결과, 패스트푸드 로고에 노출되었던 집단은 다른 집단보다 글 읽는 속도가 14초 정도 빨랐다. (70second VS 84 second)

이런 차이는 연구자가 참가자마다 글 읽는 속도의 차이가 있음을 고려하더라도(참가자의의 글 읽는 속도(baseline)를 사전에 측정했음)유의미한 결과였다.

 

실험2

이 결과가 특정 과제에서 얻은 결과인 만큼, 연구자는 또 다른 실험을 진행해 봤다. 이번에는 로고가 참가자들의 time-saving 제품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패스트 푸드를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거나, 식료품점에 갔던 일을 떠올리게 된다. 그 다음 참가자들은 일련의 제품들 중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질문 받게 된다.

 

패 스트 푸드를 먹었던 기억을 떠올렸던 집단은 time-saving 제품(2-1 샴푸 라던지 ‘four slice toaster’)을 선호했다. 반면 식료품점에 갔던 일을 떠올린 집단은 일반적인 샴푸나 ‘single slice toaster”를 선택했다.

 

따라서

“패스트 푸드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 참을성을 잃게 되고 일들을 되도록 빨리 처리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실험3

연구자들은 행동경제학자들의 관심사를 위해 또 다른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패스트 푸드 점화가 시간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이 실험에서 58명의 학부생들은 4개의 다른 로고에 노출되었다. 로고 중 두 개는 그다지 비싸지 않은 식당이었고, 나머지 둘은 맥도날드와 KFC 로고였다.


이 로고의 미적 가치에 대해 평가하게 한 다음,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

“당신은 오늘 당장 3달러를 받기 원합니까, 아니면 일주일 뒤에 X 달러를 받기 원합니까?”. 이 때 X는 3.05부터 7달러까지 다양하게 제시된다.

 

사람들이 3달러로 만족하는 경우의 최저 X값을 조사한 결과, 연구자들은 패스트 푸드 조건이 훨씬 참을성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This time, participants who had rated the fast food logo expressed preferences that were equivalent to a 17% interest rate in order to wait for their reward. In comparison, those participants who rated the diner logos revealed preferences equivalent to an 11% interest rate.

 

 

결론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패스트 푸드는 시간 효율성과 즉각적 만족을 대표하는 현대 문화를 반영하는 아이콘이다”

“시간효율성 원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패스트 푸드는 사람이 인내심을 잃고 조급하게 만든다”

“이 결과는 모순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시간 절약이라는 목표가 시간 효율을 달성함에도 불구하고, 이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선택하는 패스트푸드는 문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패스트 푸드는 그 사람이 일터이건, 휴식을 취해야 할 집이건 상관하지 않고 글 읽는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패스트 푸드나 이와 관련된 상징은 즉각적 만족이나 인내심 결여를 강화하고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Main Reference:

Chen-Bo Zhong, & Sanford E. DeVoe (2010). You Are How You Eat: Fast Food and Impatience Psycholgoical Science, 21 : 10.1177/0956797610366090

출처: Ideas for a deeper sense of life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며칠 전 카오스 복잡계 이론가인 Steven Strogatz가 뉴욕 타임즈에 확률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기사를 실었다. 특히 그는 ‘조건부 확률’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조명했다. 그는 제시한 해법은 설득력이 있어 보이고, 인간의 직관으로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기존 학생들처럼 베이즈 공식을 쓰거나 규범적인 수학 공식을 쓰지 말 것을 추천했다. 그는 이번 글에서 유방암을 찾아내는 mammogram 양성 반응 문제를 예시로 들면서 Gerd Gigerenzer(Max Planck Institute for Human Development in Berlin의 인지 심리학자)의 연구에서 찾아낸 방법들을 제시했다.


이 방법은 사람들에게 확률적인 방식보다 '빈도수’를 세는 방식을 권유하고 있다. 즉 퍼센트나 분수, 확률을 사용하지 말고 숫자를 사용하라는 뜻이다(e.g, 20% 대신 100명 중 20명이라고 표현하라). 물론 수학책을 비롯한 교과서에서는 보다 복잡하고 수학적인 공식들을 사용하지만, 단순히 빈도수를 사용하는 게 인간의 직관에 보다 잘 맞는다는 설명이다.


Ernő Téglás, Vittorio Girotto, Michel Gonzalez, and Luca L. Bonatti는 2007년에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인간이 어린 시기에 어떻게 확률을 지각하는지 밝혀냈다. 유아들은 4개의 영화를 보게 되는데(두 편은 확률적으로 그럴듯하고 나머지 두 편은 확률적으로 있을법하지 않은 장면), 실험 결과 유아들은 그럴듯하지 않은 결과를 볼 때 화면을 오래 응시했다.


그 러나 유아들이 확률적 추론과 관련 없는 어림법(heuristic)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그들은 추가 실험을 진행한 다음 그럴듯한 VS 그럴듯하지 않은 조건에서의 반응시간(reaction time, RT)을 비교했다. 그 결과 유아들은 처음에 (확률적으로)그럴듯한 동영상에서 나왔던 물체가 (확률적으로)그럴듯하지 않은 사건에 다시 나온 경우에도 화면을 오래 응시했다(즉, 첫 번째 실험이 특정 object로 인한 어림법 사용의 결과가 아니라는 뜻 – 역자 주)


이 두 실험은 인간이 미래에 일어날 특정 사건의 확률을 예측하는 ‘선천적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위 두 사람의 연구를 살펴볼 때 확률을 이해하고 배우는 손쉬운 방법은 유아들이나 아이들이 사용하는 방식과 같은 방식을 따를 필요가 있다. 복잡한 수학 공식보다는 단순히 빈도수를 세는 것이 그것이다.


Teglas, E., Girotto, V., Gonzalez, M., & Bonatti, L. (2007). Intuitions of probabilities shape expectations about the future at 12 months and beyond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4 (48), 19156-19159 DOI: 10.1073/pnas.0700271104

출처: Ingenious Monkey | Twenty-2-Five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다음 문제를 잘 생각해 보자: 당신이라면 20달러를 확실히 받는 쪽을 택할 것인가?, 40달러를 받을 확률이 반반인 복권(즉, 40달러를 받거나 아예 못 받거나)을 받을 것인가? 어떤 쪽을 택할 것인가?

이번엔 여자 실험 진행자가 당신의 어깨를 부드럽게 만지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여자가 나가기 전에 위 문제가 주어졌다고 생각해보라. 복권 쪽이 훨씬 당기는가?

 


확 실히 이런 사고 실험만으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나리오의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린 이번 논문에 의하면 여성에 의한 신체적 접촉이 금전적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이 들이 진행한 첫 번째 실험은 우리가 앞서 상상했던 사고실험과 유사한 상황이었다. 67명의 참가자 중 절반은 여성 실험 진행자가 가벼운 신체적 접촉을 시도한 반면, 나머지 참가자들과는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 그 후 두 그룹은 이 글 맨 처음에 소개했던 선택문제를 접하게 된다.

 

두 그룹은 금전적으로 위험한 선택을 선택하는 경향에 있어서 서로 달랐다.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조건은 위험한 대안을 평균 6.47회 선택한 반면, 비접촉조건은 4.1회에 그쳤던 것이다.

 

연 구자들은 여성에 의한 신체적 접촉이 사람들로 하여금 안전함을 느끼게 해서 보다 위험한 대안을 선택하게 만든다고 가정했다. [This is very much in accord with other psychological research on the importance of physical touch and its effects on psychological well-being, child development and even NBA basketball success].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첫 번째 실험을 살짝 수정한 새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5달러를 4% 고정이율의 채권에 투자할지 아니면 수익이 불확실한 주식에 투자할지 선택하게 된다. 참가자 중 절반은 여자 실험 보조자, 나머지는 남자 보조자와 인사를 하게 된다. 실험 보조자는 참가자와 악수를 하거나, 어깨를 만지거나, 신체적 접촉을 전혀 하지 않게 된다.

각각의 처치 조건이 미친 영향이 아래 그래프에 표시되어 있다.


 


그 래프에서 보이듯 남자 보조자와 만났던 참가자의 위험한 대안 선택은 인사방법과 무관하게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보조자가 여자였던 경우 악수한 경우는 통제조건보다, 어깨를 만진 경우는 악수한 경우보다 위험한 대안 선택의 경향이 증가했다. 이는 참가자의 성별을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작용했다.

 

또, 여자 실험 보조자가 만진 경우 접촉 방법이 주관적 안전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적 결과는 참가자의 성별을 통제한 경우이다(여성에 의한 신체적 접촉의 효과는 대상이 남자이건 여자이건 동일했다). 결국 이 결과를 두고 연구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특정 방식의 신체적 접촉과 재정적 위험 감수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

 

그리고

 

“이런 연관성은 단지 어깨를 가볍게 만지는 것만으로도 나타난다”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 성이 어깨를 가볍게 토닥거려주는 행위는 유아가 엄마와의 신체적 접촉으로부터 느끼는 안전감과 유사한 정서를 경험하게 한다. 물론 이 실험에서 느낀 안전감은 일시적으로 조작된 감정에 불과하지만, 실험 데이터는 참가자들이 정말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 느낌이 위험 감수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One final thing that ABSOLUTELY needs to be mentioned in connection to this study is this...

 

Main Reference:

Jonathan Levav, & Jennifer Argo (2010). Physical Contact and Financial Risk Taking Psychological Science : 10.1177/095679761039493

당신이 길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고 상상해보자. 고통스러워하는 그 사람을 봤을 때 당신은 다가가서 도와줄 것인가, 무언가 무서움을 느끼고 도망갈 것인가?

최 근의 뇌영상 연구들은 인간이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을 보인다는 결과를 얻고 있다. 이 공감은 부분적으로는 자동적인 sensorimotor resonance에 의존하고, 부분적으로는 인지적 요소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즉 다른 사람의 고통을 봤을 때 즉각적인 반응과 함께, 그 사람과 나의 관계가 함께 고려된다는 것이다(친구의 고통은 원수의 고통보다 훨씬 공감을 형성할 것이다).

그러나 ‘pain’이라는 것은 진화적인 관점에서 피하고 싶은 요소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발견했다면, 주변에 숨어있을 위협을 피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도망쳐야 한다(사자에게 동료가 잡아 먹히는 것을 본 가젤들이 전부 도망치는 것을 상상해보라).

그렇다면, 고통에 반응하는 뇌 회로는 ‘도망’과 연결되어 있을까? ‘공감’과 연결되어 있을까?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 봤다. 고통의 인식이 공감능력과 연결되어 있다면, 친구의 고통스러운 표정은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보다 빨리 인식될 것이다(친구->공감->고통 인식 촉진). 고통의 인식이 ‘도망’과 관련되어 있다면 싫어하는 사람의 고통스러운 표정이 친구의 경우보다 빨리 인식될 것이다(싫어하는 사람->부정적 정서(즉 도망가고 싶은 감정)->고통 인식 촉진).

 

실험 진행은 다음과 같다

각 시행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친다

 

비 점화조건에서는 Prime 단계에서 무작위 단어가 나오는 반면, 점화조건에서는 뒤에 나올 사람과 일관된 단어들이 나온다(사람1의 경우 긍정적 단어, 사람2의 경우 부정적 단어…). 결국 실험의 핵심은 특정 사람 얼굴을 호의적, 또는 적대적으로 만들었을 때 고통스러운 표정이 어느 조건에서 빨리 인식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사진 속 인물은 행복하거나, 중립적이거나,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참가자의 과제는 사진 속 인물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지 마우스로 반응하는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

 

신 호탐지분석을 한 결과 비점화조건보다 점화조건 참가자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훨씬 잘 찾아냈다. 또 점화조건 중 싫어하는 사람(부정적 정서와 연합된 사람)의 표정을 고통스럽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경향은 The fantasy scale of the IRI(개인의 수줍음, 외로움, 사회공포증 등을 검사하는 도구다)점수와 높은 상관을 보였다.

 

결 국 고통스러운 표정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도와주러 가기보다는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우선하는 것이다. 역으로, 자신을 위협하거나 부정적 관계에 있는 사람(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만드는)의 고통스러운 표정은 빨리 인식하게 된다. 또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특히 Social Anxiety)의 경우 부정적 표정을 훨씬 잘 포착해내는 것 같다.

from BPS Research Digest by Digest

번역:인지심리학 매니아

우 리 집 근처에 있는 take-away restaurant은 직접 음식을 가져갈 경우 가격을 10% 할인해 준다. 배달하는 대신 10%가 더 비싼 경우보다는 앞의 경우가 훨씬 이득인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바로 ‘framing’의 힘이다. David Hardisty와 그의 동료들은 틀효과가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또 사람들이 생각하는 순서를 바꿈으로써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연구했다.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비행기표, 컴퓨터 등 여러 대안을 선택하는 과제에 참여했다. 이들은 보다 싼 대안을 선택하거나 조금 비싼 greener option(자연 보호를 위해 추가비용이 드는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한 ‘세금’이라고 설명하거나 offset(즉 자연보호를 위해 가격을 올려 받는 경우)이라고 설명했다.

이 비싼 대안이 세금 또는 오프셋으로 framing된 경우 민주주의자(left-wing)은 별 차이가 없었다. 반면 공화주의자(right-wing)과 무소속은 ‘세금’이라고 설명한 경우 비싼 대안을 덜 선택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concurrent  thought listing’이라는 과제를 추가했다. 이 과제는 참여자들이 대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실 험 결과 비싼 대안이 ‘세금’때문이라고 한 경우 공화주의자와 무소속은 greener 대안의 이득을 생각하기 전에 가격이 저렴한 대안의 이득을 먼저 고려했다. 기존 실험들은 사람들이 대안을 순차적으로 평가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한 대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화주의자들은 ‘세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렴한 대안을 먼저 고려하고 그것을 지지하는 증거들을 만들어내게 했다. 반면 greener option을 ‘오프셋’때문에 비싸다고 들은 경우 정치적 성향은 고려하는 대안의 순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각 대안을 지지하는 증거 중 특정 증거에 가중치를 두지 않았다.

 

마지막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대안을 고려하는 순서가 의사결정에 정말 영향을 미치는지, 즉 인과관계가 있는지 연구했다. 참여자들은 greener옵션(즉 비싼 옵션)을 먼저 생각하라고 지시를 받았다. 이런 지시에도 불구하고 54%의 공화주의자들은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지시를 따른 공화주의자들의 경우 정치적 성향과 대안고려의 순서의 관계가 사라졌다. 즉, 공화주의자들이 비싼 대안을 먼저 고려한 경우 설사 그 대안이 ‘세금’때문에 비싸다고 하더라도 그 대안을 선택하는 경향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정책 입안자들은 어떤 그룹에 정치적 색깔을 부여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문자적 의미가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Hardisty, D., Johnson, E., & Weber, E. (2009). A Dirty Word or a Dirty World?: Attribute Framing, Political Affiliation, and Query Theory. Psychological Science, 21 (1), 86-92 DOI: 10.1177/0956797609355572

출처: Sciencedaily

번역: 인지심리학 Mania

 

단지 친환경제품 주변에 있는 것 만으로도 사람들이 훨씬 이타적이 된다는 주장의 논문이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되었다.

 

그러나 친환경 제품을 '구입'한 경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연구자들은 친환경 제품을 구입한 사람들이 이타적 행동을 덜 보였고, 심지어 기존 제품을 구입한 사람보다 절도, 거짓말을 훨씬 많이 했다. 환경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친환경제품이 사람들 마음속에 '도덕적 credentials'를 심어주게 되고 이기적 행동에 대한 면죄부가 된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는 친환경제품을 구입한 사람들을 비난하게 위해 한 건 아닙니다. 여기에는 중대한 메세지가 담겨 있습니다"라고 nina mazar(a marketing professor at University of Toronto’s Rotman School of Management and a self-admitted green consumer)는 말했다. "우리가 한가지 도덕적 일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다음번엔 더 도덕적이 될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mazar와 Chen-Bo Zhong( an assistant professor of organizational behaviour at the Rotman School)은 세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기존 제품 구매자에 비해 친환경 제품 구매자들을 훨씬 협력적, 이타적, 도덕적이라고 생각했다. 두번째 실험에선 green store에서 단순히 친환경 제품에 노출된 사람들이 뒤이은 실험에서 돈을 많이 공유한 반면, 친환경 제품을 구입한 사람은 돈을 적게 공유했다. 마지막 실험에선 친환경제품을 구입한 사람이 뒤이은 실험실 게임에서 거짓말, 돈 훔치기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친환경제품 구매를 도덕적 '손씻기'로, 더 나아가서 윤리적 기준을 어기는 행동에 대한 일종의 면죄부라고 생각할까? 미래에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

 

Nina Mazar, Chen-Bo Zhong. Do Green Products Make Us Better People? Psychological Science, in press

출처: Cognitive Daily

번역: 인지심리학 Mania

 

아래에 4세 아동은 할 수 있지만 3세 아동은 할 수 없는 과제가 있다. 그림 속 샐리는 볼을 가지고 놀다가 볼을 박스에 넣고 무언가를 마시러 부엌으로 갔다. 그가 간 사이 빌이 볼을 박스에서 꺼내서 양동이에 넣었다. 샐리가 돌아왔을 때 그녀는 공을 찾기 위해 어디를 살펴봤을까?




대부분의 3세 아동들은 샐리가 양동이를 봤을 거라고 대답한다. 이 아동들은 샐리가 빌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몇몇 연구자들은 이 현상을 아동이 'theory of mind'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동은 자신의 생각과 남의 생각을 구분해서 사고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Susan Birch와 Paul Bloom은 성인 또한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찾아냈다.

 

 

 

다음 문제를 생각해보자.




위 그림 속 샐리는 볼을 가지고 놀다가 볼을 박스에 넣었다. 그리고 그녀는 밖으로 놀러 나갔다. 샐리가 나간 사이 그녀의 동생인 데니스가 볼을 다른 용기에 넣었다. 그리고 데니스는 용기들을 아래그림처럼 다시 옮겨놨다.




샐리가 다시 돌아와서 공을 가지고 놀고자 했다. 샐리는 공을 찾기 위해 어떤 용기를 살펴봤을까?

 

 

 

아래 그래프는 성인들의 응답이다.




다른 집단의 실험에선 위와 동일한 그림을 봤지만, 위 실험과 내용이 다른 텍스트를 제공받았다. 이번엔 '데니스가 공을 양동이에 넣었다'라고 적혀 있다. 나머지 내용들은 위의 경우와 동일하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이번엔 상당수 사람들이 샐리가 공을 찾기 위해 양동이를 살펴봤다고 답했다. -샐리는 두 실험 모두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 현상을 'the curse of knowledge'라고 이름붙였다. 피험자들은 공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샐리가 양동이를 볼 것이라고 잘못 생각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연구가 3세 아동들이 다른 사람의 관점을 갖지 못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지만, 무언가 다른 요인이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린 아동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저주'에 취약하기 때문에 실수를 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Birch, S., & Bloom, P. (2007). The Curse of Knowledge in Reasoning About False Beliefs Psychological Science, 18 (5), 382-386 DOI: 10.1111/j.1467-9280.2007.01909.x

 

영어원문: http://scienceblogs.com/cognitivedaily/2009/08/the_curse_of_knowledge_mistaki_1.php


Intro

지 난번 글에서 의사결정자가 다른 사람의 조언보다 자신의 견해에 치중한다는 사실을 다뤘다. 이번 논문 Receiving other peoples advice: Influence and benefit은 동일한 연구자가 2004년에 게재한 것이다. 지난 논문을 기본 전제로 이번에는 1)의사결정자의 지식 2)의사결정자와 조언자의 견해차와 의사결정의 관계를 살펴봤다.

실험

실 험은 지난 논문과 동일한 방식으로 행해졌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적 사실의 연대를 추정하게 했다. 학생들은 정답과 함께 최고-최저 예상치를 함께 적는다(e,g 조선 건국 년도는? 정답:1392 최고 예상치:1398 최저 예상치:1380)

이 렇게 15문제를 푼다음 두번째 실험에서는 종전에 답했던 것을 스크린에 다시 보여준다. 그러나 화면에는 피험자의 정답과 함게 조언자가 내놓은 정답이 함께 제공된다. 피험자는 이 조언을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학생들은 정답의 정확도에 따라 소정의 돈을 지급받게 된다.

실험1: 벼는 익을수록 귀를 막는다?

실 험1은 판단자의 지식 수준에 따라 다른 사람의 조언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지를 알아봤다. 그 결과 지식이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조언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식이 많거나 적은 사람 모두 조언을 들었을 때 정확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실험2: 내 의견과 다르면 귀를 막는다?

실 험2는 다소 복잡하다. 실험 2에서는 피험자에게 조언을 보여줄 때 이전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피험자들의 정답)을 추출해서 보여줬다. 이 때 의도적으로 조언자의 정답과의 차이를 조절했다. 'Near'조건은 데이터에서 피험자의 정답과 근접한 상위 20%의 답을, 'Intermediate'조건은 50%, 'Far'조건은 90% 수준에서 조언을 제시했다. 결국 피험자와 조언자의 의견에 차이를 두어 피험자가 이를 반영하는지를 관찰한 것이다.

이 결과 지식이 많은 사람은 자신의 의견과 거리가 먼 의견일수록 의사결정에 반영을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식이 없는 사람은 이런 패턴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은 지식이 없는 사람의 경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조건 수용하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실험3: 내 의견과 다르면 귀를 막는다2?

실 험 3은 실험2와 유사하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조언자의 조언이 피험자의 정답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빼기를 한 값이라는 점이다. 'Near'조건은 피험자 정답에서 +15 +18 +20, 'Intermediate'조건은 +40 +43 +45, 'Far'조건은 +70 +72 +75를 한 것이다. 실험 2는 조언이 일반인의 데이터에서 추출된 것이므로 실제 세계와 동일한 경우를 반영한 반면, 실험 3은 다소 인위적인 조언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실험에서도 지식이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덜 반영했다. 더불어 사람들은 정확한 조언을 그렇지 않은 조언보다 더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사 람들이 다른 사람보다 자신의 의견에 더 비중을 두는 이유는 정보의 '접근성' 때문이라고 지난번에 설명했다. 특히 지식이 많은 사람이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의 견해를 지지하는 증거가 기억에서 쉽게 인출되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더 의지하게 된다. 반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지지하는 증거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다른 사람의 머리 속을 들어갔다 올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HIgh knowledge 사람은 자기 의견을 더 존중하는 것이다.

또 한 사람은 자신의 견해로부터 심하게 떨어진 듯한 견해를 채택하지 않는다. 이는 정보를 구할 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stereotype을 형성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에 대한 일정한 인상이 형성되고 난 뒤라면, 그와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증거가 나타났을 때에도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쉽사리 바꾸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인상과 합치되는 증거만이 채택되는 것이다.

그 러나 다른 사람의 조언을 반영하는 것은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중요하다. 위 실험과 같이 수량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 여러 사람의 조언을 듣게 되면 변산성이 줄어들어서 정답에 가까워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험 1,2,3 모두 조언을 듣게 된 후 정확성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다. 물론 질적인 측면의 의사결정에서도 이런 효과가 나타날지는 확실치 않지만 말이다.

자기 지식에만 의존하기보다, 자기 견해와 동떨어진 견해라도 수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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