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The thoughtful animal
번역: 인지심리학 매니아
우리 마음 속 숫자라는 개념은 어디서 출발한 것일까? 수라는 개념은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학습을 통해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것일까?
숫자는 인간의 지식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 개념이다. 삶의 많은 결정들이 수량적 증거에 근거하고 있으며, 가끔은 삶과 죽음이라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Figure 1: Fight or flight?
나는 인간이 '선천적 숫자 개념'을 타고나서 복잡한 수학 개념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경험주의자들은 수 개념에 대해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1)수는 순수하게 개념적이다 - 수는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에 포함됨을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2)수는 추상적이다. 우리는 세 사람, 세 물건, 세 소리, 세 냄새, 3 달러, 3초, 3시간, 3년이라는 단어에서 유사성을 찾아낼 수 있다.
(3)수는 문화간 동일하지 않다. 어떤 문화는 다른 문화보다 훨씬 정교한 수 개념을 가지고 있다.
(4)아기와 원숭이는 긴 나눗셈을 못 한다.
확실히 인간은 특별한 존재인 것 같다. 그러니까 다변량분석을 이해하고 기하학적 지붕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기원부터 시작을 해 보자. 나는 우리의 진화적 조상이 비언어적 표상체계를 통해 개체의 숫자를 파악하는 능려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지식 시스템은 인간과 아기, 원숭이, 쥐, 비둘기 등 다른 모든 종에서 동일하다.
내가 소개할 첫번째 실험에서, 성인 참가자들은 컴퓨터
화면에서 일련의 점들을 보게 된다. 이 점들은 두번째 보여줄 화면의 일부분이다. 이 점들을 보면서 참가자들은 두번째 화면에서
이어지는 점들이 첫 화면의 점들보다 많은지 적은지를 판단하게 된다. 연구자들은 점의 크기, 분포 정도, 모양 등을 통제했다.
참가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Figure
2: Results. They were at chance on trials comparing 32 and 34 dots
(center). All other comparisons, adults demonstrated above-chance
discrimination.
만약 참가자들이 점들의 숫자를 '세어'보았다면, 32 VS 34와 8 VS 10개의 점 비교간 정확도가 동일해야
한다. 또 8 VS 6보다 32 VS 64개의 점을 셀 때 시간이 많이 걸려야 한다. 각 화면을 보여주는 시간은 동일했고
참가자들이 이 두 세트를 모두 잘 구분해냈기 때문에, 점을 일일히 세어보았다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물체 갯수의 많고 적음을 판단할 때는 물체의 갯수가 아니라 두 숫자의 비율에 의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32 VS 64와 8
VS 16은 전부 1:2 비율을 가지고 있다. 이는 우리의 심적 표상이 부정확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의 심적 표상은 정확한
수를 표현한다기 보다는, 대략적인 수 개념으로 이루어져 있다.
Figure
3: Where the ratio was 1:2, responses were perfect. Success rate
decreased as the ratio decreased. When the ratio was 1:1.1, success was
basically at chance, but considerable success at 1:1.15.
이런 현상이 시각적 측면에만 국한될까? 다음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동일한 일련의 점들을 보게 되는데, 그 다음 소리(참가자는 소리
발생의 수와 점의 숫자를 비교하게 되는 것 같다 - 역자 주)를 듣게 된다는 점이 앞 실험과 다르다. 다른 양상(시각-청각) 간
수의 비교는 시각 자극간 비교와 동일한 정확도 수준을 보였다(73%). 참가자들은 또 물체의 갯수를 더해보라는 지시도 받았다.
참가자들에게 두 줄을 연속적으로 보여준 다음, 이 두 줄에 있는 점들의 갯수의 합이 다음에 나온 세번째 점들의 숫자보다 많은지
적은지 판단하게 했다. 그 결과 구분의 정확도는 72%였다. 마지막으로 이 실험을 다른 양상간(시각-청각 간) 실시해 보았다.
즉, 점들의 개수+소리의 개수 VS 또 다른 점들의 개수를 비교할 때는 어떻게 되었을까? 정확도는 역시 74%였다. 정확도는 모든
실험조건에서 비슷했다. 이는 숫자적 표상이 추상적임을 보여준다. 또 추상적 숫자 개념이 덧셈에 기여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Figure 4: Results. Equal success for each condition.
그러나 경험주의자들은 이 표상들이 언어적 수 개념에 매핑될 수 있다고 반박할지 모른다. 우리가 설사 대략적인 점들의
개수만을 파악하고 있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 우리는 "대충 50개 정도가 있군", "300개 정도는
되겠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실험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은 다년간 수학을 배운 성인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런 경험주의자들의 반론에 대해 자연주의자들(nativist: 선천적 숫자 개념이 있다고 주장하는 쪽)은 이렇게 말한다.
"좋아. 그렇다면 유아들이나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해 보자"
그래서 우리는 언어를 배우지 않은 6개월된 아기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우리는 아기에게 어떤 줄의 점들이 더 많냐고 물어볼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행동적 패러다임을 사용하기로
했다. 우리는 아기들에게 동일한 수의 점들을 보여주고(예를 들어 8개의 점), 아기들이 이 자극에 질려서 자극을 쳐다보는 빈도가
줄어들 때까지 기다렸다. 그 다음 우리는 새로운 점들의 줄을 보여주었다(예를 들어 16개의 점). 아기들은 새 자극으로 16개의
점이 나온 경우 10개가 나온 경우보다 더 신기해 할까?(16은 8과 비교해서 두배나 가까운 수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 10개는
8개와 별 차이가 없어서 흥미롭지 않을 것이다. - 역자 주) 만약 이 가정이 맞다면 아기들은 16개의 점들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이 가정인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기들은 8 vs. 16, 16 vs.
32, and 4 vs 8개간 비교를 하는 경우 새 자극을 많이 쳐다봤다. 그러나 8 vs. 12, 16 vs. 24, or 4
vs. 6개의 경우 새 자극에 관심이 없었다. 결국 아기들 역시 숫자간 비율을 통해 수를 비교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물론 아기들은 성인의 경우인 1:1.5보다 큰 비율은 1:2일 때서야 구분을 할 수 있었지만).
이 능력을 어떻게 일반화 할 수 있을까? 이 현상은 소리에도 적용되는가? 6개월, 9개월 된 아기들을 대상으로 다시 한
실험에서 아기들은 두 개의 스피커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아기들은 소리가 나는 스피커 쪽으로 고개를 돌릴 것이다. 이를 이용해
유아가 소리가 발생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횟수를 측정했다. 예를 들어 아기들은 8개나 16번 발생하는 소리를 들은 다음(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다시 8번(또는 16번) 발생하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실험 결과 아기들의 숫자 구분은 시각 자극의
경우와 유사했다.
개월 된 아기들은 8 vs. 16 and 4 vs. 8개의 소리는 구분했지만 8 vs. 12 and 4 vs. 6개의 소리 간 구분은 실패했다. 9개월 아기의 경우 vs. 12 and 4
vs. 6는 성공, 8 vs. 10 and 4 vs. 5는 실패했다. 이번에도 아기들의 숫자 간 크기 비교는 비율에 의해 결정되었다.
조금 더 깊게 파고들어가보자. 시각적 물체나 소리의 갯수를 대략적 숫자 표상으로 파악하는 것은 알았다. 그럼 동작의 경우도 적용되는가?
유아들은 토끼가 4번 또는 8번 점프하는 만화를 보게 된다. 4번이든 8번이든 간에 점프해서 착지하는 최종지점은 전부
동일하다(결국 4번 점프할 때는 점프 간격이 길어질 것이다). 이는 아기들이 점프 거리를 통해 숫자를 파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실험 결관는 점이나 소리를 사용한 경우와 동일했다. 숫자의 표상은 확실히 추상적이다.
결론적으로, 유아들은 수를 세고 셈을 배우기 전에 큰 숫자를 구분하는 법을 알고 있다. 이들의 표상은 대략적이고 비율에
의존한다. 이 표상은 추상적이고, 동일한 비율이 물체, 소리, 동작에 적용된다. 이 능력은 어릴 적부터 나고나며, 정확도는 발달과
함께 증가한다.
이번에는 동물의 경우를 살펴보자.
1950년대와 60년대에 Dr. Francis Mechner는 쥐를 훈련시켜서 일련의 실험을 진행했다. 한 실험에서, 쥐는
보상을 받기 위해 레버를 4, 8, 12, 16번 누르도록 훈련받았다. 이 때 레버의 텐션을 조절해서 쥐가 총 투입한 노력을 레버
누르는 횟수와 연관시키지 못하게 통제했다.
Figure 5: Presses on the lever by rats.
이 데이터는 쥐 역시 불완전하고, 대략적인 숫자 표상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이 표상이 숫자간 비율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확도는 레버 누르기 목표횟수가 증가하면서 감소했다.
몇 년 후, 하버드 연구진이 타마린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또 한번 검증해봤다. 이들은 전에 유아에게 했던 방식과 동일하게
원숭이에게 소리를 들려주었다. 원숭이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에도 연구자들은 원숭이가 고개를
돌리는 행동을 숫자를 구분하는 행동으로 간주했다. 원숭이들의 수행은 9개월된 아기들의 행동과 유사했다. 원숭이들은 4 vs. 6
and 8 VS 12개를 구분했지만, 4
vs. 5 or 8 vs. 10개는 구분하지 못했다. 이들은 2:3의비율은 구분했지만, 4:5의 비율은 구분하지 못했다.
진화적 조상의 경우는 어떨까? 우리와 타마린 원숭이의 공통조상은 어류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Italian fish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Figure 6: Eastern mosquitofish (Gambusia holbrooki). This one is about 4cm long.
암놈 모기고기는 다른 암놈과 어울려 다님으로써 수컷이 추근덕 대는 것을 방지한다. 우리는
암놈 모기고기의 행동 패턴을 이용할 수 있다. 아래 그림처럼 어항을 3등분 한 뒤, 양쪽 끝에 암놈 모기고기 무리를 집어넣는
것이다. 중앙에는 암놈 고기를 한 마리만 집어넣는다.
Figure 7: Something like this.
그리고 수컷 고기를 몇 주일 동안 혼자 지내게 한다음, 이 어항 가운데에 집어넣는다. 아마도 이 수컷은 암컷 고기를 필사적으로 따라다닐 것이다.
수
컷이 암컷에서 추근덕거리는 동안, 연구자들은 이 암컷이 어느 암컷 집단쪽으로 도망가려했는지를 관찰했다. 암컷은 아마도 집단수가 큰
무리를 선호할 것이다. 두 그룹의 개체수가 1:2 비율일 때, 암컷 고기는 항상 큰 쪽 집단쪽으로 향하려 했다. 그러나 비율이
2:3이 되자, 암컷은 집단을 무선적으로 선택했다. 원숭이, 인간의 경우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Figure 8: Success for 1:2 ratios, but not for 2:3 ratios.
이 일련의 실험으로 우리가 얻은 결론은 무엇일까?
동물과 인간은 4보다 큰 수를 추상적, 대략적 숫자로 표상할 수 있다. 동물과 인간의 아기, 성인은 이 때
비율을 사용한다. 서어인 타마린 원숭이는 9개월된 인간의 아기능력고 비슷하다. 나이를 먹거나 훈련을 통해 이 능력은 점점
정확해지며 critical ratio는 줄어든다.
큰 숫자를 파악하는 인지적 능력은 진화적으로 오래되었으며, 비언어적이고, 선천적인 것 같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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